레이블이 헝가리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헝가리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1년 12월 19일 월요일

모리츠 단편집 Móricz Zsigmond válogatott novellái

≪모리츠 단편집≫은 헝가리 작가 모리츠 지그몬드의 단편소설 열 편을 담고 있다. 근대화의 과정에서 해체되는 농촌 공동체와 그 안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 세계 근저에는 흔들리지 않는 인간애가 존재한다. 그것이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하는 이유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헝가리 문학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 책 소개

20세기 초 헝가리 농촌의 소외된 현실과 하층민의 억눌린 삶
헝가리의 대표 작가 모리츠 지그몬드의 작품 세계는 주로 농촌을 배경으로 삼는다. 작가 자신이 농부의 아들이기도 했지만, 당시 헝가리의 고통스러운 현실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느 사회와 마찬가지로 헝가리 역시 산업화와 함께 농촌 사회의 공동체는 급격하게 붕괴되었고, 정의적인 인과 관계들이 교환 가치로서 환산되기 시작했다. 문명화를 덜 거친 곳일수록 황금의 힘은 야만적인 방식으로 표출된다. 극심한 궁핍이 먹을 것을 두고 매춘이나 살인이 벌이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모리츠는 한동안 민요 수집을 위해 시골 마을을 돌아다니며 농촌의 비참한 현실을 목격했다. 이러한 경험이 그로 하여금 평생 동안 농촌 현실에 천착하도록 했을 것이다. 그는 헝가리 봉건주의 사회의 병폐와 모순을 사실적으로 그린 리얼리즘 작품들과 주변 환경으로 말미암아 몰락해 가는 인간의 모습을 철저하게 해부한 자연주의 작품들을 남겼다. 
그러나 모리츠가 현실에 대한 비극적인 전망만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암울하고 절망적인 현실 상황 속에서도 희망과 가능성을 말하고자 애를 쓴다. 희망이란 마치 신기루처럼 실제의 현실과는 오히려 멀리 떨어진 채로 존재하지만, 그의 작품 세계에서는 일종의 당위처럼 느껴지는데, 이를 흔히 모리츠의 양면주의 기법이라 칭한다. 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때때로 어처구니없는 순박함이나 전통 사회의 오래된 믿음들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그것들은 현실의 고통과 거리가 있는 가치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가 진부하거나 도덕책처럼 느껴지지 않는 까닭은 구체적인 사실들을 통해서 생동감 있는 인물들을 형상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깊은 어둠은 도저한 희망을 예비한다. 캄캄한 밤이 지날 때 멀리서 보이는 희뿌연 새벽빛과도 같이 그의 휴머니즘은 깊고 튼튼하다. 그의 유머들이 고향의 저녁연기처럼 푸근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 책 속으로

Az emberek jok, de mikor egeszsegesek es jol megy dolguk, az erejuk nem engedi, hogy ennek tudomasara jojjenek.

사람들은 선하다. 그러나 그들이 건강하고 삶이 잘나갈 때면 그들의 힘은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 지은이 소개

모리츠 지그몬드(Móricz Zsigmond, 1897~1942)
모리츠 지그몬드는 1879년에 헝가리 동부에 위치한 서트마르(Szatmár) 주(州)의 작은 마을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홉 형제 중 첫째로 태어난 모리츠는 어려서부터 가난에 찌든 생활을 했다. 그가 어린 시절에 겪은 비참했던 삶은 그의 전 생애에 걸쳐 작품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모리츠의 작품 활동 시기는 자연주의 기법에 의거해 농민의 삶을 열정적으로 그려냈던 초기(1908∼1919), 자신의 어린 시절과 역사적인 사건, 그리고 19세기 귀족 사회의 모습을 그린 중기(1920∼1930), 다시 농민들의 처절한 삶을 객관적으로 그린 후기(1931∼1942)의 세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모리츠는 1908년에 문학잡지 <뉴거트(Nyugat)>에 단편소설 <일곱 개의 동전(Hét krajcár)>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들어섰다. 극도로 가난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한 가정을 그린 이 작품으로 헝가리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후인 1910년에 봉건주의 체제에서 고통받는 소작농의 죽음을 그린 <비극(Tragédia)>을 발표함으로써 그의 이름을 헝가리 문학계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역시 같은 해에 발표된 <순금(Sárarany)>에서는 허영에 들떠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농부의 삶을 통해 20세기 초 헝가리 사회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중기 작품으로는 모리츠 자신의 자전적 소설이며 어린 시절의 아픔을 그린 소설 <끝까지 착하거라(Légy jó mindhalálig>(1920)와 사흘간의 술잔치에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한 사람이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신사의 여흥(Úri muri)>(1927), 헝가리 상류사회의 인맥을 통한 부정부패와 배신을 그린 <친척들(Rokonok)>(1930)이 있으며 <끝까지 착하거라>의 후편 격인 <포도주가 끓는다(Forr a bor)>(1931) 등이 있다. 후기 작품으로는 1932년에 발표된 단편집 ≪야만인들(Barbárok)≫이 대표적인데, 이 책에 소개된 <돼지치기의 가장 더러운 셔츠>와 <야만인들>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 <야만인들>은 모리츠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인간의 잔혹성과 야만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1941년에 발표한 소설 <고아(Árvácska)> 역시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 버림받은 소녀의 비인간적이고 처절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이 외에도 <행복한 사람(Boldog ember)>(1935), <내 삶의 소설(Életem regénye)>(1935) 등이 이 시기에 발표되었다. 
모리츠는 63세가 되던 1942년에 뇌출혈로 부다페스트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헝가리 최고의 문학잡지 <뉴거트>의 제1세대 작가들 가운에서도 특히 뛰어난 작가로 평가받으며, 그의 많은 작품이 현재 헝가리에서 필독서로 읽히고 있다. 

☑ 옮긴이 소개

유진일
유진일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헝가리어과를 졸업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대학교(ELTE)에서 헝가리 <뉴거트> 3세대 작가인 로너이 죄르지(Rónay György)의 아들인 로너이 라슬로(Rónay László) 교수 밑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헝가리어과 대우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발칸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헝가리어과에서 강의한다. 
주요 논문으로는 <헝가리 신화의 아시아적 모티프>, <헝가리 정형시 율격의 구조와 특징>, <좌우 정권 교체에 나타난 중부유럽의 정치문화 갈등>, <케르테스 임레 소설의 구조적 특징: 순환·반복구조와 단절구조>, <턴도리 대죄의 탈전통시 시도−네오아방가르드와 포스트모더니즘 작품을 중심으로> 등 다수가 있다. 저·역서로는 ≪Kagylóhéjak≫, ≪Atigris és a nyúl-Koreai mesék és történetek≫, ≪책으로 읽는 21세기≫(공저), ≪동유럽 영화 이야기≫(공저), ≪눈을 뜨시오,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공역) 등 다수가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유디트와 에스테르
예쁜 사람과 착한 사람
양 구유
허무주의자
인간은 진정 선하다
돼지치기의 가장 더러운 셔츠
이해할 수 없는 일
거짓말쟁이
치베
아르바츠커

옮긴이에 대해

2011년 6월 27일 월요일

경제정책론 Essays on Economic Policy

케인스경제학 부활의 시대에 읽는 케인시언 경제정책론의 고전

오랜만에 번역되어 나온 니컬러스 칼도의 저서다. 이 책에 번역된 논문 다섯 편은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으로, 옮긴이는 현재의 우리나라 독자를 염두에 두고 참고할 만한 함의가 크다고 판단한 글들을 선택했다. 세계적 금융위기로, 한 세대 가까이 주류 경제학의 변방으로 밀려나 있던 케인스경제학의 가치가 새롭게 재평가되는 현시점에서, 칼도의 논문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니컬러스 칼도?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은 물론이고 경제학 전공자 중에서도 30대 이하는 칼도의 이름이 낯선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경제학 전공자들이 많이 보는 맨큐와 로머의 거시경제학 책을 살펴보면, 맨큐의 책에서는 칼도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고 로머의 책에서는 본문에서 단 한 차례 언급될 뿐이다. 두 학자 모두 거시경제학파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케인스에 우호적인 소위 신케인스학파(New Keynesian)에 속하는 학자임에도 이 정도다. 그만큼 칼도, 더 넓게는 포스트 케인스학파는 현대 주류 경제학에서 거의 잊힌 존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케인스경제학이다.
1980년대 이후 최근까지새고전파 경제학이 현대 거시경제학의 주도적 흐름을 형성하면서 케인스경제학의 위상은 점차 쇠락해 갔다. 일부 새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케인스경제학의 학술적 내지 정책적 가치를 전적으로 부정하기에 이르러, 루커스는 “케인스경제학은 너무 엉성해 학술적으로는 더 이상 진지하게 다루어지지 않으며”, 같은 시카고 대학교의 존 코크런은 “케인스의 생각은 오류로 판명된 동화 같은 이야기”로, “1960년대 이래 더 이상 대학원 과정에서는 가르치지 않는다”고 주장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 같은 경제학의 흐름은 이번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가시적인 변화는 무엇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경기 침체에 대응해 전 세계적으로 케인스적인 처방−총수요 부양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이 시행되면서 케인스경제학이 화려하게 부활하는 양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최근의 유럽 재정 위기 문제에서 보듯이 대규모 경기 부양의 여파로 재정 악화와 국가 채무 문제라는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 이후 세계경제학의 최종적인 변화가 반드시 케인스경제학으로의 회귀로 귀결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적어도 변화의 기본 방향은 1980년대에서 이번 위기 이전에 이르는 세계경제학의 탈케인스 및 고전파로의 회귀 흐름과는 역방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 책 속으로

Just as the events under the Labor Government showed that the policy can not be safeguarded by the use of fiscal policy alone, so recent experience under the Conservative Government suggests that it would be equally futile to place the main reliance on monetary policy without deliberately using fiscal measures. The main danger is that once governments count on the use of both these methods, political pressures will force them to put increasing reliance on the monetary controls which are relatively harmless and to shrink from using the fiscal measures which are politically unattractive.

노동당 정부하에서의 경험들이 재정정책 수단만으로는 적절한 완전고용정책이 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수당 정부하에서의 최근 경험은 유효수요를 관리하는 데 재정정책을 배제하고 금융정책에만 의존하는 것도 똑같이 부질없음을 보여 주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이 두 가지 정책 수단을 모두 사용하고자 할 경우, 정치적인 압력이 정부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금융정책적 수단에 점점 더 의존하게 하고 정치적으로 인기가 적은 재정정책의 사용을 점점 더 위축시킬 것이라는 점에 있다.


☑ 지은이 소개


니컬러스 칼도(Nicholas Kaldor, 1908∼1986)
니컬러스 칼도는 헝가리에서 태어나 20세기 중반에 영국에서 주로 활약했던 경제학자다. 그는 처음에는 신고전파적 전통이 강한 런던경제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에 재직하면서 명성을 얻었으나, 케인스의 일반이론이 출간되자 케인스 혁명에 적극 동조해 조앤 로빈슨 등과 더불어 소위 케임브리지학파 내지 포스트 케인스학파의 선두 주자로서 활약했다.
칼도의 학문적 기여는 경제학의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있어서, 젊은 시절에는 미시경제학, 특히 후생경제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이 분야의 중요한 학술적 기여로 칼도ᐨ힉스 보상원리(Kaldor-Hicks Compensation principle)를 들 수 있다], 케인스 혁명 이후에는 거시경제학 분야에서 많은 저작을 남겼다. 특히 그는 경제성장론 분야에서 기술 진보의 내생성이라든가 규모수확체증(Increasing returns to scale)에 주목해 소위 내생적 성장론의 관점을 선구적으로 제시했고, 그 밖에 경기변동론이나 거시적 분배론 등의 분야에서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
경제 이론 연구뿐 아니라 현실 참여도 활발해 이 책에서도 보듯 직접 경제정책 입안에 참여하기도 했고 여러 분야와 관련된 경제정책 관련 논문도 왕성하게 집필했다. 1960년대에는 영국 노동당 정부의 경제정책 자문관으로 활약했고, 이후에는 인도 등 개도국들에서 조세개혁이나 경제 발전 관련 자문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74년에는 영국 정부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았으며, 1986년 78세를 일기로 타계하기까지 케인스경제학을 옹호하고 신고전파적 방법론을 비판하는 저술 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 옮긴이 소개


강두용
강두용은 1982년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1994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책연구소인 산업연구원의 동향분석실장으로 재직 중이며, 거시경제, 동아시아 경제, 산업구조 및 정책 등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일본형 자본주의 연구≫(1996), ≪고도성장의 종료≫(1998), ≪정보화와 한국경제≫(2001, 공저), ≪우리나라 경기변동의 산업적 특성에 관한 연구≫(2003, 공저)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 <사회적 소비와 과잉 성장>(1997), <고도성장 경제의 기업들은 왜 성장 지향성이 강한가>(1999), <노동 이동의 소진과 고도성장의 종료>(2001), <중국의 부상이 한국 산업 성장에 미치는 영향>(2003), <고용 결정에 수반되는 외부성과 정책적 함의>(2008), <한국경제의 성장 둔화와 경제 성숙화 요인>(2009), <고실업, 강한 재정 제약하에서의 고용 창출 방안 연구>(2010) 등이 있다.


☑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실업 대책으로서의 임금 보조금
완전고용과 복지국가: 전후 영국의 실험에서 얻는 교훈
금융정책과 경제 안정 및 성장
개인 세제의 개혁
경기변동의 국제적 영향


옮긴이에 대해

2011년 6월 9일 목요일

프레스코 Freskó

간결하고 깨끗한 문체

<<프레스코>>의 주인공 어누슈커. 옛 세상과의 단절하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밤 기차를 탄다. 헝거리의 대표작가 서보 머그더는 짧은 문장, 명료한 구성으로 세상의 변화와 인간의 지속을 그려낸다. 국내 초역의 월드 베스트셀러.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되었다. 헝가리 작가로서는 외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작가인 서보 머그더의 대표작이다. 주인공 어누슈커가 9년 만에 고향을 찾은 열세 시간여 동안, 끊임없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가족의 의미, 꿈의 의미, 인생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낯선 헝가리의 작품이지만 왜 훌륭한 작품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깊은 감동을 주는지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전체 원전의 약 30%를 발췌했다.

열세 시간여 동안의 기록
이 소설은 열세 시간여 동안에 일어난 사건의 기록이다. 주인공 어누슈커가 잠에서 깨어 일어나는 6시 45분에서 부다페스트행 밤 기차가 떠나는 저녁 8시까지의 열세 시간여 동안 무슨 일이 그리 많을 수 있으랴 싶지만, 순간순간 무엇과 마주칠 때마다 연상되는 과거가 하나하나 마음속 깊은 잠에서 깨어 새로이 되살아난다. 이리하여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그 흐름을 쫓아가기 위해서는 가끔씩 앞서 읽은 부분으로 돌아가야만 이야기의 구조가 확연해진다. 이렇듯 읽으면서 다시 되돌아보고 정리해야 하는 소설이다. 작가는 장면을 바꿔가며 보여주지만, 전체의 틀은 독자의 몫이다. 독자는 정신을 집중해 이야기를 재구성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헝가리 문학의 성취
유럽이 동서로 갈리면서 공산권의 문학에서 두드러진 작품은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저항과 비평이었고, 저항 정신에 입각한 문학만이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에 서보의 소설에서도 그런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 소설을 접한 서방세계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는 사회주의 건설에의 기여라는 목적이 앞선 나머지 예술이 수준에 미치지 못하던 공산권 헝가리에서 이렇듯 완벽한 문학이 태어났구나 하는 놀라움 때문이었다. 이 책은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상투적인 예술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와 갈등하고 고민하는 인간의 모습을 깊은 이해로 그려 심리학의 연구 대상이 될 인물들을 창조했다.


☑ 책 속으로

Anzsu meglódította, felhágott a vonat lépcsőjére, most éppen egy vonalban volt az arca az Anzsu fejével. Anzsu megcs ó okolta, Annuska kezet csólolt.‘Eriggy, lányom! mondta Anzsu, s Annuska csak ránézett, soha eddig nem tegezte még.

언주는 그녀를 밀어 넣었다. 그녀는 기차의 발판에 올라섰다. 이제 어누슈커의 머리가 언주의 얼굴과 나란한 선 위에 있게 되었다. 언주가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어누슈커는 그의 손에 키스를 했다. “잘 가라! 나의 아가야!” 그가 이렇게 말했다. 어누슈커는 깜짝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그는 그녀에게 한 번도 해라체로 말을 한 적이 없었다.


☑ 지은이 소개


서보 머그더(Szabó Magda 1917∼2007)
헝가리의 작가로서 외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여성 작가 서보 머그더는 제1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고, 그 결과 다뉴브 제국이 세상에서 사라지던 해인 1917년 10월 5일 헝가리의 동부 도시 데브레첸에서 개신교 집안의 딸로 태어났다. 1935년에 그곳의 김나지움을 졸업하고, 코슈트 러요시 대학에 바로 들어가 고전어(라틴어)와 헝가리어문학을 전공했고, 1940년 교사 자격증을 얻으며 철학박사로 졸업했다. 졸업과 함께 시작해 1945년까지 교사로 재직했으며, 이어서 1949년까지는 교육부에서 일했다. 서보 머그더의 문학은 시로 시작된다. 그녀는 <뉴거트>의 전통을 잇는 우이홀드 그룹의 시인이었다. 높은 수준의 순수시를 지향하는 그의 문학은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어울리지 않았고, 그 원인이 부르주아라는 출신 성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 때문에 1949년 저명한 바움가르텐 상을 수상했으나 수상 자체가 바로 무효화되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공무원의 신분을 잃게 되었음은 물론, 이후 10년 동안 작품 발표 금지령이 내려졌다. 1956년 헝가리 혁명의 영향으로 비로소 출판 금지령에서 해제되었고, 그녀는 그 후 전업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2007년 11월 19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을 알린 헝가리의 통신사 <MTI>에 의하면 “헝가리의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하나인 서보 머그더가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평화롭게 잠들었다”고 했다.


☑ 옮긴이 소개


정방규
1948년 전라북도 고창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의 괴팅겐에서 헝가리 문학과 독문학을 공부했다. 1990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헝가리 문학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통일 후 독일 지성인의 심리적 갈등 연구>(<문화예술논총 5>, 1993) 등의 논문과 ≪노루≫(1994), ≪방문객≫(1995), ≪토트 씨네≫(2008), ≪에데시 언너≫(2009) 등의 번역서가 있다.


☑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제1장
제3장
제9장
제13장

옮긴이에 대해

2011년 3월 4일 금요일

등불 A Lámpás

어디다 쓰려고 신은 당신을 창조했습니까?


교리문답은 대답한다.
"내가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에게 봉사하고,
축복을 받아 천당에 가도록 창조했다."
<<등불>>의 가르도니 게저는 묻는다.
"그렇게 하라고 우리가 생겨났단 말인가?
…누가 이렇게 주장하는가? 교회?
아니면 이 교리문답의 저자가?"











헝가리 시골을 그린 역사소설가 가르도니 게저의 계몽주의 소설

헝가리 역사소설가 가르도니 게저의 초기작으로 유년기의 기억을 반영해 시골 모습을 아름답게 그린 소설이다. 가르도니 자신의 경험이 바탕인 이 소설의 주인공은 헝가리 교육제도가 생긴 이후 당시 교회의 권력에 맞서 합리적 인생관으로 계몽주의적 교육을 실현한다. 1894년에 소설로 발표었고 1973년 영화화되었다.


☑ 책 소개

≪등불≫은 ≪에게르의 별≫과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유명한 헝가리 작가 가르도니 게저가 1894년에 발표한  초기작품으로 소설 속 사건들 상당부분이 작가 본인의 경험이다.
주인공은 공장 노동자인 어머니와 살면서 에게르(Eger)에서 교사 양성 과정을 거쳐 교사가 된 후 시골 사람들을 계몽하고 발전시키는데 힘을 쏟는다. 작가의 계몽주의적 종교관은 주인공이 당시 교회의 지배를 받는 교육기관에서 신의 개념에 반발하고 합리적 인생관으로 균형을 갖춘 분야별 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또한 이 소설에서 중요한 요소의 하나는 애국심이다. 주인공은 나라가 곤경에 처하자 “온 나라가 불타고 있는 이 순간에 학교에 남아 흐린 불빛 아래서 ABC를 가르치고 있지는 않겠노라”며 전쟁에 나간다. 부상을 당한 채로 돌아오지만 부인은 남편이 전사한 줄 알고 재혼한 상태다. 다시 교사로 일하며 교장 선생의 딸과 결혼을 꿈꾸지만 교회의 교조주의적 해석으로 그 꿈은 좌절된다. 이후 전쟁터에 함께 있었던 한 신부의 도움으로 예외를 인정받게 되어 부상병일 때 돌봄을 받았던 미망인과 결혼 해 그녀의 가족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된다.


☑ 책 속으로

A Nemzetből kiollóztam emlékül a kis közleméyt, amely Ő Felsége legkegyelmesebb intézkedését közli nevemmel kapcsolatban, s amely így hangzik:
Ő Felsége Kovács Ágoston mátraszéli néptanitónak ötvenévi sikeres működése elismerésé a koronás ezüst érdemkeresztet...

나는 <국가(Nemzet)> 신문에서 작은 공고를 보고 기념으로 간직하려고 그것을 가위로 오려 냈다. 거기에는 폐하께서 내린 조치가 실려 있었고, 내 이름이 거론되어 있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폐하는 마트러셀의 초등학교 선생님 코바치 아고슈톤에게 50년 동안의 훌륭한 업적을 기려 은관 훈장을 수여한다. 은퇴한 황실의 궁정 기자 에밀 라이스 폰 라임부르크에게 여러 해 동안의 훌륭한 업적을 기려 금관 훈장을 수여한다….


☑ 지은이 소개


가르도니 게저(Gárdonyi Géza: 1863~1922)
1863년 헝가리 벨렌체 호숫가 작은 마을 어가르드에서 태어났다. 16세 아버지를 여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에게르 사범학교에 진학했다. 1882~1886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1885년 몰나르 마리어와 결혼해 죄르 지역신문사에서 일하게 된다. 교사와 언론인으로 일하던 때 페슈트의 여러 신문에 시와 소설을 발표했다. 1898년 ≪우리 마을≫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평가를 받기 시작한다.
1892년 몰나르와 이혼한 후 1897년 어머니와 함께 에게르로 이주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책에 파묻힌 은둔생활이 시작된다. 구체제가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면서 과거의 값진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그는 시골, 특히 정다운 옛 마을의 모습을 작품에 담아내는 작가다. 일상과 보편적 인간의 가치, 감성적이고 도덕적인 순수하고 맑은 옛 마을 공동체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에게르로 옮긴 이후 헝가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설로 꼽히는 ≪에게르의 별≫, 가르도니 자신의 최고 작품이라고 꼽는 ≪보이지 않는 사람≫ 등을 발표한다.
1910년 헝가리 학술원 교신회원으로 선출되었고, 1922년 세상을 떠났다. 그가 마지막을 보낸 에게르의 집은 현재 가르도니 게저 박물관으로 보존되고, 거리나 극장, 그와 관련된 학교나 집에서 그를 기리는 헝가리인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 옮긴이 소개


정방규
정방규는 1948년 전라북도 고창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의 괴팅겐에서 헝가리 문학과 독문학을 공부했다. 1990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헝가리 문학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통일 후 독일 지성인의 심리적 갈등 연구>(<문화예술논총 5>, 1993) 등의 논문과 ≪노루≫(1994), ≪방문객≫(1995), ≪토트 씨네≫(2008), ≪에데시 언너≫(2009), ≪프레스코≫(2009) 등의 번역서가 있다.


☑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등불
옮긴이에 대해

2011년 2월 18일 금요일

토트 씨네 Tóték

외르케니 이슈트반 Örkény István (독일, 1864-1918)

외르케니 이슈트반은 1912년 4월 5일 부다페스트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유복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인문계 학교를 마친 후 아버지의 뜻에 따라 부다페스트 공과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여 약사가 되었다. 1937년 단편소설 <윤무>를 발표하면서 당시 잡지를 편집하던 어틸러 요제프와 친교를 맺었다. 1941년 헝가리가 독일과 함께 소련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면서 전쟁에 나갔고 종전 후 소련의 포로수용소에 있다가 늦게 귀국했다. 1946년부터는 주로 작가로 활동했다. 1953년 첫 장편 ≪부부≫를 출간하고 이어서 1955년에 발간한 단편집 ≪폭설≫로 어틸러 요제프 상을 수상했다. 1960년대 중반 연달아 네 권의 책을 출간함으로써 외르케니는 크게 주목을 받았고 성공도 거두었다. ≪예루살렘의 공작≫(1966), ≪파리 잡이 찐득이 위의 신혼여행≫(1967), ≪1분 소설≫(1968), ≪시간에 따라서≫(1971) 등이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들이다.

1960년대 중반부터 외르케니는 연극계에 종사하면서 연극을 위한 대본과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한편 자기 소설을 연극용으로 개작하기도 했다. <글로리아>(1957), <토트 씨네>(1964), <고양이 놀이>(1963) 등. <토트 씨네>와 <고양이 놀이>가 외국에서 자주 공연됨으로써 외르케니의 이름이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특히 <토트 씨네>는 외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헝가리 작품 중 하나다. 1972년 노동훈장, 1973년 코슈트상을 수상했고, 1979년 6월 24일 부다페스트에서 타계했다.


해설          

이 책은 원전의 분량이 많지 않으므로 발췌하지 않고 모두 번역하였습니다.
이 책은 번역의 원전으로 ≪Tóték≫(Magvető, 1974)를 사용하였습니다.

뱀이 자기 스스로를 삼켜버리면, 그런 일은 매우 드문 일이지만, 뱀의 빈자리는 남아 있을까?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 존재의 최후의 마지막 조각까지 다 먹어 치우게 하는 그런 폭력이란 진정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할까? 존재하지 않을까? 존재할까? 어려운 문제로다!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소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있을까? 없을까?’ 중의 하나다. 없다는 쪽으로 기울면 소설은 아름다운 동화의 모습일 터이고, 반대로 있다면 그건 매우 잔혹한 것이리라.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무겁게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그래도 알 수 없다는 의혹이 동시에 떠오른다. 이런 점이 바로 외르케니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를 평가한 어떤 글의 한 대목이다.

‘어느 작가든 그의 예술적 특징은 그 작가의 작품을 한두 개 분석하면 대충 드러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외르케니는 그런 통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늘 새로운 마스크를 쓰고 등장하고, 따라서 그 마스크 속의 얼굴이 누구인지를 수수께끼처럼 찾아야 한다.’ 바로 그러한 수수께끼로 이 소설은 시작한다.

이 번역은 ≪Tóték≫(Magvetö, 1974)를 저본으로 삼아 전문을 옮긴 것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테마는 전쟁이다. 전쟁을 통하여 인간성이 말살되어가는 과정을 이 소설은 보여준다. 외르케니는 인간성을 통째로 삼켜버리는 폭력이 있음을 제시했다. 2차대전에 참여했던 외르케니는 전쟁에 대하여 비판하면서 희극적인 것과 비극적인 것이 동시에 나타나는 희비극에 부조리극적 요소를 혼합한 소설을 썼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미쳐버린 인간들이다. 모든 젊은이들이 전쟁에 나간 뒤, 쓸모없고 모자라는 무지렁이 주리는 우체부가 되어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소식이 오면 쓰레기통에 버리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나쁜 소식은 다 없애버리고 좋은 소식만 배달해 주는 등의 우스꽝스런 행동을 한다. 토트 씨가 심신의 위안을 구하려고 찾아간 토머이 신부님도 마찬가지다. 이미 극도로 심신이 지친 토트 씨를 무조건 꾸짖으면서 비상식적인 엉뚱한 조언을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전쟁 중임을 들어 다 참아야 한다며, 돌출행동을 하지 못하게 개처럼 방울을 달 것을 권유하는 것이다. 전 유럽에서 명성을 떨치는 의사의 처방도 가관이다. 소령보다 키가 커서 소령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듯하다는 얘기에 다리를 반쯤 구부리고 다니라고 말한다.

토트 씨가 신부님과 의사 등을 찾아가는 이유는 소령으로 인하여 고통을 겪으면서 심신이 피폐해졌기 때문이다. 얼굴을 쳐다보면 소령은 뒤에 뭐가 있느냐고 화를 내고, 밤 새워 일을 하다가 하품을 하면 하품을 하지 못하게 입에 전등을 물게 하고, 눈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모자를 눈 아래까지 푹 눌러 쓰게 한다. 토트 씨네는 이렇듯 온갖 수모와 고통을 참아낸다. 오직 참전 중인 아들의 상관인 소령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 고통을 호소하러 찾아간 그 지역의 인사들, 병을 치유하고 사람들을 돌봐야 할 사람, 정신적 어려움에 위로를 주어야 할 성직자들은 더 이상 제정신이 아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엉뚱한 답만 준다. 토트 씨네의 주변 환경은 완전히 정상궤도를 이탈한 것이다. 하나같이 다 미쳐버린 인간들이다.

이렇게 다 미친 세상에 그래도 제정신이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토트 씨 자신이다. 그런데 인간이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세상에서 그래도 아직 인간인 토트 씨, 인간임을 잊어버리지 않고 있는 그 토트 씨가 소령을 죽인다. 작두로 네 도막을 낸다. 세 도막을 냈느냐는 부인의 물음에 네 도막을 냈다고 태연하게 대답하는 장면은 참으로 희극적이다. 살인은 광기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려는 구원의 행위다. 배움이 많고 점잖고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시류에 따라 미쳐가고 있을 때, 인간이 인간임을 보여주는 행위인 것이다.

이처럼 사회를 지탱해야 할 기둥들은 제정신이 아닌 광기에 휩쓸려 있다. 정신이 혼란스러운 보통사람들을 더욱 완벽하게 혼란에 빠뜨리는 지도자들의 행태를 보면서, 독자는 웃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소령이 도착했을 때 아들은 이미 전사한 상태다. 그러나 친절한 우체부의 배려로 그 사실을 모르는 채, 장차 소령이 귀대한 후 전선에서 아들에게 해를 끼칠까 봐 고통을 견뎌내는 장면들은 독자의 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웃음은 필시 보이지 않는 눈물을 동반하게 될 것이다. 극히 비극적인 사건을 세부적인 희극적 요소로 치장한 구성은 참 인상적이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느끼는 감정은,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 존재의 마지막 조각까지 다 먹어 치우게 하는 그런 폭력이 진정 존재한다는 것이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1장
2장
3장
4장

옮긴이에 대해


출판사 서평    

없다면 아름답고 있다면 잔혹한 것. 이것이 바로 폭력이라고 외르케니는 말한다. 그의 소설 <토트 씨네>를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아들의 상관인 버로 소령 앞에서 무릎을 구부린 채 걸어다니고 밤을 새워 상자를 만드는 토트 씨와 가족들.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지 알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 인간성의 최후가 숨어 있다


본문 중에서    

Háromba? Nem. Négy egyforma darabba vágtam... Talán nem jól tettem?
De jól tetted, édes, jó Lajosom - mondta Mariska. - Te mindig tudod, mit hogyan kell csinálni.
Feküdtek, hallgattak, forgolódtak. Oly fáradtak voltak, hogy végül mégiscsak elnyomta őket az álom. Tót azonban alva is forgolódott, rúgott, nyögött, egyszer majd kiesett az ágyból.
Rosszat álmodott talán? Ez azelőtt nem volt.

“세 도막 냈느냐고? 그렇지 않아. 네 도막으로 잘랐소, 그것도 똑같이… 그런데 내가 뭐 잘못한 것이라도 있소?”
“당신도! 당신은 참으로 잘하셨습니다.” 머리슈커가 말했다. “당신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적이 없지요.”
그들은 다시 자리에 누웠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웠다가 다시 뒤척일 뿐이었다. 그들은 엄청나게 피곤했다. 밀려오는 잠을 도무지 이길 수 없을 정도였다. 토트 씨는 그럼에도 다시 한 번 몸을 뒤척였다. 몸을 한번 쭉 뻗어보았다. 신음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순간 그는 하마터면 바닥으로 떨어질 뻔했다.
그가 혹시 잠을 잘못 잔 것일까? 전에는 결코 그런 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옮긴이        

정방규는 전라도 고창에서 1948년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의 괴팅겐에서 헝가리문학과 독문학을 공부했다. 1990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헝가리문학에 대하여 강의하고 있다. <통일 후 독일 지성인의 심리적 갈등 연구>(<문화예술논총 5>, 1993년) 등의 논문이 있고, ≪(서보 머그더의) 노루≫(1994년) 등의 번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