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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9일 월요일

초판본 이용악 시선




☑ 책 소개


이용악은 일제 식민 치하라는 비극적인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1930년대 북방 유이민의 참혹한 실상을 담은 서사를 시에 도입한다. 자신이 나고 자란 북방에 줄곧 눈을 떼지 않으며, 이를 핍진하게 ‘생활의 노래’로 승화함으로써 근대 시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당대의 핵심적인 문제를 짚어 내며 맞서는 그의 시 세계와 문학적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 출판사 책 소개

이용악은 1930년대를 풍미한 모더니즘의 세례 속에서 출발했으면서도 암울한 당대의 상황에 나름대로 응전하며 독특한 시 세계를 일군 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을 수 있다. 개인적인 전망이 좌절된 데 따른 유폐된 자아와 그것으로부터 시작되는 내면 의식 탐구로 요약되는 초기 시의 모더니즘적 요소들은 1937년 상재한 첫 시집 ≪분수령(分水嶺)≫에 이르러 자취를 감춘다. 실질적인 이용악 시 세계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분수령≫에는 법이나 언어의 기교 그리고 세련성 차원에서의 모더니즘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 1930년대 후반부터 민족 최대의 수난이라 할 대규모로 발생한 유이민(流移民)과 그 현장인 북방의 비극적 현실을 담은 서사를 시에 도입하는 방식으로 뚜렷한 문학적 성취를 이룩하기 시작한다.

이용악이 주목한 것은 193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 극심해진 일제의 수탈과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일어난 유이민 문제였다. 그는 일제 식민 치하라는 비극적인 시대상을 인식하고 날로 심해져 가는 일제 말의 극심한 수탈과 이로 인한 민중의 처참한 삶, 그리고 이에 뒤따라 발생한 대규모 유이민 문제가 펼쳐진 북방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이를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시에 담아낸 것이다. 그는 북방을 배경으로 고대의 영화로운 거대 서사 복원을 꿈꾸거나 북방을 시원의 이상 공간으로 그리는 것이 아닌, 고통 받고 절박한 상황에 내몰린 유이민의 삶을 구체적이면서도 담담한 목소리로 형상화했다. 그의 목소리는 분노하거나 감정에 함몰되지 않고 일정한 거리감을 확보함으로써 더 큰 울림을 이루어 내는 시적 성취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같이 유이민이 가장 대규모로 일어난 비극의 현장인 북방을 배경으로 당대의 핵심적인 문제를 짚어 내고 통찰한 역사의식과 문학적 성취는 이용악 시 세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용악의 시편에 나타나는 북방은 당대의 비극과 이로 인해 발생한 유이민의 비극적인 현실과 대체로 일치한다. 이 공간은 생활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나들다 비참한 최후를 맞는 북방민들의 비극적 가족사가 서린 시름 많은 가난과 불모의 땅일 뿐만 아니라, 대규모 유이민이 펼쳐진 슬픈 민족사의 현장이다. 그리고 해방을 맞아 귀향한 뒤에도 끝나지 않는 모순과 비극을 잉태하는 무고한 고난이 수백 년에 걸쳐 반복되는 역사적 굴레를 쓴 곳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용악의 시는 궁핍하고 비극적인 개인과 비극의 현장인 유배지로서의 고향, 북방에 대한 자각에서 출발해 개인과 가족의 비극에서 동시대 이웃과 민족의 비극으로 확장되는 비극의 현장 북방, 그리고 해방 후에도 계속되는 비극을 잉태한 북방과 모순 가득한 민족의 현실에 대한 인식의 단계로 확대되고 이행하는 과정을 보인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용악의 선택은 이념과 현실 참여의 길이다. ‘조선문학가동맹’의 가담과 남로당에 가입했고, ‘남로당 서울시 문련 예술과 사건’으로 검거되어 10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어 복역 중이던 1950년 6월 28일 북한군의 서울 점령 때 풀려 나와 고향인 북을 선택한 것이다. 이후 남긴 일련의 시들은 생경한 이데올로기가 앞선, 그럼으로써 이전의 그가 보인 시적 특징을 살리지 못하거나 문학적 성취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귀결된다.

1930년대 유이민의 비극과 민중의 비참한 삶을 시적 대상으로 삼고 형상화한 이용악의 시 세계는 1920년대 카프 진영의 작가들과 맥이 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참혹하고 비극적인 민중들의 삶을 관념이나 구호에 경사되지 않고 쉽고 구체적인 일상어와 토속어로 그려 냄으로써 호소력과 공감을 끌어내었다. 이 점은 앞선 세대인 카프 시인들이 수없이 시도했으나 도달하지 못한 실패를 딛고 이룩한 민중의 서사성과 서정성의 성취라는 점에서, 값진 것이자 1930년 후반 시문학의 전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이용악의 시적 성취는 리얼리즘이나 모더니즘, 어느 한쪽을 편수용한 결과가 아니라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균형 있는 수용과 조화에 기초를 둠으로써 이룩한 값진 성과다.


☑ 책 속으로

1.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 않었것만
오랑캐꽃
너는 돌가마도 털 메투리도 몰으는 오랑캐꽃
두 팔로 해빛을 막아 줄께
울어 보렴 목 놓아 울어나 보렴 오랑캐꽃
-<오랑캐꽃> 중에서

2.
북쪽은 고향
그 북쪽은 女人이 팔녀 간 나라
머언 山脈에 바람이 얼어붓틀 
다시 풀릴 
시름 만흔 북쪽 하눌에
마음은 눈 감을 줄 몰으다
-<北쪽> 중에서


☑ 지은이 소개

이용악(李庸岳, 1914∼1971)

이용악은 아버지의 객사 후에는 어머니가 꾸린 궁핍한 가정에서 성장했다. 1928년 함북 부령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경성농업학교에 입학했으나 19세에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같은 해 일본 히로시마의 고분(興文)중학교 4학년으로 편입해 1933년에 졸업했고 이어 니혼(日本)대학 예술학과 1학년을 수료했다. 그 후 약 2년 동안 생활고를 겪으며 막노동에 종사했다. 1936년 4월부터 1939년 3월까지 일본 조치(上智)대학 신문학과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도 막노동을 병행해야 했으며, 방학이면 돌아와 고향의 문인들과 어울리곤 했다.

문학에 꿈을 품은 그는 1935년 ≪신인문학≫에 <패배자의 소원>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유학지인 도쿄에서 동향(함북 명천)의 시인 김종한(金鍾漢, 1916∼1944)과 함께 동인지 ≪이인(二人)≫을 5∼6회 발행했으며, 형 송산(松山)과 동생 용해(庸海)와 함께 삼형제가 시를 썼다. 도쿄의 산분샤(三文社)에서 두 권의 시집 ≪분수령≫(1937)과 ≪낡은 집≫(1938)을 잇따라 펴냄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1940년대 초반에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서정주·오장환과 더불어 “문단의 삼재(三才)”로 꼽힐 정도로 문단 중심에 진입했다. 1939년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 최재서(崔載瑞)가 주관한 당대의 문예지 ≪인문평론≫에 기자로 몸담았으나 생활은 여전히 밑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1941년 ≪인문평론≫이 폐간된 후 귀향해 한동안 함북 지역의 유일한 신문이자 일본어 신문인 ≪청진일보(淸津日報)≫의 기자 생활과 주을(朱乙) 면사무소 서기 생활을 했으며, 문필 활동을 중단하고 칩거하기도 했다.

1945년 해방이 되자 급거 서울로 돌아와 ‘조선문화건설본부’에 참여하는 한편 11월경부터 약 1년간 당시의 대표적 좌익지인 ≪중앙신문≫의 기자로 근무했다. 이듬해 2월 8일 결성된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해서 활동했으며 이 단체가 개최한 ‘전국문학자대회’에 참석하고 <전국문학자대회(全國文學者大會) 인상기(印象記)>를 썼다. 1947년에 세 번째 시집 ≪오랑캐꽃≫을 아문각(雅文閣)에서, 1949년에 네 번째 시집 ≪이용악집(李庸岳集)≫을 동지사(同志社)에서 각각 상재했다. 1947년 남로당에 입당했으며 이후 월북 시인인 배호(裵澔)와 함께 ‘조선문화단체총연맹’ 서울시지부 예술과의 핵심 요원으로 선전·선동 활동에 종사했다. 1949년 8월 ‘남로당 서울시 문련 예술과 사건’으로 검거되어 10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복역하다가 1950년 6월 28일 북한군의 서울 점령 때 풀려 나와 고향인 북을 선택했다. 1953년 임화 등 남로당계 인사들이 숙청당할 때 “공산주의를 말로만 신봉하고 월북한 문화인”으로 지목되어 한동안 집필을 금지당했다. 이후 <평남관개시초(平南灌漑詩抄)> 제작(1956)과 ≪역대악부시가≫를 번역하고 발간하는 데 참여했고, 1971년 58세에 지병인 폐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엮은이 소개

곽효환

곽효환(郭孝桓)은 1967년 전북 전주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랐다. 건국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했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6년 ≪세계일보≫에 <벽화 속의 고양이 3>을, 2002년 ≪시평≫에 <수락산> 외 5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서울국제문학포럼, 동아시아문학포럼 등의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시 창작과 연구를 하며 고려대·경기대 등에 출강하고 있고, ≪대산문화≫ 주간과 ≪문학나무≫·≪우리문화≫ 편집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인디오 여인≫(2006)·≪지도에 없는 집≫(2010), 시론집 ≪한국 근대 시의 북방 의식≫(2008), 편저 ≪아버지, 그리운 당신≫(2009)·≪구보 박태원의 시와 시론≫(2011) 등을 비롯해 여러 권의 공동 시집, 공저, 편저, 논문이 있다.


☑ 목차

分水嶺

北

나를 만나거던

도망하는 밤

풀버렛소리 가득 차 잇섯다

葡萄園

國境

冬眠하는 昆蟲의 노래

天痴의 江아

길손의 봄

제비 갓흔 少女야

晩秋

雙頭馬車


낡은 집

검은 구름이 모혀든다

너는 피를 토하는 슬푼 동무였다

아이야 돌다리 위로 가자

그래도 남으로만 달린다

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고향아 꽃은 피지 못했다

낡은 집


오랑캐꽃

오랑캐꽃



노래 끝나면



꽃가루 속에

달 있는 제사

강ㅅ가

다리 우에서

버드나무

벽을 향하면



무자리와 꽃

다시 항구에 와서

절라도 가시내

두메산곬(1)

두메산곬(2)

두메산곬(3)

두메산곬(4)

슬픈 사람들끼리

뒷ㅅ길로 가자

항구에서


李庸岳集

오월에의 노래

노한 눈들

우리의 거리

하나씩의 별

그리움

하늘만 곱구나

나라에 슬픔 있을 때

거리에서

막차 갈 때마다

등잔 밑

시골 사람의 노래



빗발 속에서

유정에게


리용악 시선집

어선 민청호

석탄

욕된 나날

연풍 저수지

두 강물을 한 곬으로


시집 미수록 작품

敗北者의 所願

北國의 가을

슬픈 일 많으면

눈 나리는 거리에서

機關區에서

다시 오월에의 노래

듬보비쨔

영예 군인 공장촌에서

빛나는 한나절

봄의 속삭임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2014년 5월 29일 목요일

초판본 김규동 시선


도서명 : 초판본 김규동 시선
지은이 : 김규동
엮은이 : 이혜진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4년 4월 25일
ISBN : 979-11-304-1229-0 03810 
가격 : 16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300쪽


☑ 책 소개

전후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시인 김규동. 그는 당대 ‘우리’의 현실이 직면한 특수한 모순과 부조리를 날것 그대로 조명함으로써 현실을 직시하고 그 폐해를 극복해 가는 수단으로 삼고자 했다. 민족의 분단 현실과 민중의 질곡을 체현하는 그의 시는 곧 당대의 시대정신을 대표한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김규동은 현실과 괴리된 자아 분열에 따른 인간의 실존 문제를 비롯해 분단 체제 아래 남한 사회의 현실, 소비 자본주의적 물질 만능과 인간 삶의 속도 변화가 가져온 근대 문명 비판, 그리고 민족 공동의 염원인 통일에 대한 전망을 기저로 하는 시적 형상화를 일관되게 추구했던 대표적인 전후 모더니스트다. 즉, 1948년 문단에 데뷔한 이래 1951∼1953년 부산에서 피난 생활을 하던 중 박인환, 김수영, 김경린, 이봉래, 조향 등과 함께 <후반기(後半紀)> 동인으로 활약했던 그는 전후의 불안 의식과 인간의 실존, 현대인의 내면 의식과 허무, 그리고 실향민으로서의 내적 체험과 통일에 대한 민족적 염원을 호소하는 등 당대 남한 사회의 이념적 기조를 기반으로 한 시들을 창작함으로써 전후 세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1948년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과 재학 중에 2∼3년 후 돌아갈 심산으로 월남해 영원히 귀향하지 못한 김규동은 당시 자신의 입지를 심장을 축일 한 모금의 샘물도 없는 허망한 광장에서 돌진 방향을 상실한 ‘흰 나비’가 피 묻은 육체의 파편을 굽어보고 있는 장면으로 묘사한 바 있다.
기성 문학 전통에 대한 대타 의식과 권위에 대한 저항 의식에 기반을 둔 전후 모더니즘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김규동의 초기 시는 1930년대에 본격적인 원형을 갖추며 한국 문단을 풍미했지만 관념성과 지적 형상화, 그리고 현실에 대한 부정 정신을 특징으로 하는 전형적인 모더니즘 시에서 크게 벗어난다고는 말할 수 없다. 가령 합리성과 속도를 강조하는 근대적 현실로부터의 소외 혹은 격리에 의한 격차, 그리고 서구적·도시적 감수성에 입각한 과장된 수사와 과잉된 자의식을 의식의 흐름 수법이나 객관적 상관물을 통해 형상화한다거나, 소비 자본주의가 가져온 인간 삶의 폐해와 구조적 모순에 대한 저항으로서 자아 분열의 병적 징후 등을 묘사하는 점은 1930년대 모더니즘 시와 구별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전후 현실의 시대적 암흑면과 내적 심리의 어두운 면을 재현한 그의 초기 시는 주제 의식의 빈곤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군사 정권의 총칼 아래서 혼돈과 무질서의 현상들을 직접 체험하게 되면서부터 시대에 대한 시인의 사명과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서 그의 시는 견고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즉, 김규동은 “시인이란 현실 위에서 그가 겪은 체험을 가장 높고 아름다운 언어로써 그 아무도 쉽사리 흉내 낼 수 없는 방법으로써 향수자에게 전달해 주는 임무”를 가진 자라는 시인의 사회적 책무를 엄격히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시를 이 땅의 현실에 대한 직시에서 더 나아가 현실을 재생산하는 수단으로 삼고자 했던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체제와 한국 전쟁으로 인한 민족 분단, 그리고 이승만과 박정희 독재 정권, 산업화와 민주화 운동 등 한국 현대사 반세기의 주요 사건들을 몸소 체험했던 김규동은 사실 문단 생활 첫 시작부터 시의 사회적 역할과 시인의 사명을 진취적으로 사고하면서 시 창작의 방법론에 대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었다. ‘청록파’로 대표되는 당시 기성 시단에 대한 부정과 이전 세대와의 단절을 표방했던 그의 ‘새로운 시론’이 이른바 ‘세대론’과 ‘전통 단절론’으로 파악되었던 점, 그리고 그의 시가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양쪽 모두에서 호평을 받았던 근본적인 원인은 시란 “오늘이란 특수한 현실”이라는 시간성을 “하나의 특수한 체험”으로 반영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스스로 직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전후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김규동은 자신의 시가 당대 ‘우리’의 현실이 직면하고 있었던 특수한 모순과 부조리를 날것 그대로 조명함으로써 현실을 직시하고 더 나아가 그것의 폐해를 극복해 가는 수단으로 삼고자 했다.


☑ 책 속으로

●나비와 廣場

眩氣症 나는 滑走路의
最後의 絶頂에서 흰 나비는
突進의 方向을 잊어버리고
피 묻은 肉體의 破片들을 굽어본다.

機械처럼 灼熱한 작은 心臟을 추길
한 목음 샘물도 없는 虛妄한 廣場에서
어린 나비의 眼膜을 遮斷하는 건
透明한 光線의 바다뿐이었기에-

眞空의 海岸에서처럼 寡黙한 墓地 사이사이
숨 가쁜 Z機의 白線과 移動하는 季節 속-
불길처럼 일어나는 燐光의 潮水에 밀려
이제 흰 나비는 말없이 이즈러진 날개를 파다거린다.

하−얀 未來의 어느 地点에
아름다운 領土는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푸르른 滑走路의 어느 地標에
華麗한 希望은 피고 있는 것일까.

神도 奇蹟도 이미
昇天하여 버린 지 오랜 流域-
그 어느 마지막 終点을 向하여 흰 나비는
또 한 번 스스로의 神話와 더부러 對決하여 본다.


●四月의 어머니

이 허전한 마음은
지옥의 入口같이 스산한
현실을 살아서 헤매고 있다는
유일한 증거다
아, 들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가련한 生物같이 지친
인간의 머리 위를
한 떨기 목련이
초롱불 켜 들고 머뭇거릴 뿐이다
흰 구름 끝없이 흘러
봄풀만 새로운데
어머닌 작은 길을 돌아
또 들에 나선다
책가방을 들고
어머니를 부르며 뛰어들던 네가
내 기억 속에서
웃고 있구나
괴로울 때도 슬플 때도
엄마를 불러 다오
네가 사는 곳엔
人情도 빛도 많아서
아, 빈 들에서 너를 만나면
그저 눈물이 앞을 가려
우린 무슨 말을 하여야 옳으냐
自由 그리고 民主主義
바로 너희들이 외치던 소리는
넓은 하늘가에 그대로 남아 있는데
총탄에 뚫린 네 가슴의 상처
아 내 흰 저고리로 가리우마
하지만 이 지구의 어딘가에
네가 부르는 소리 남아 있을 것만 같아
빈 들을 달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革命의 날이여
4·19
너는 잊어선 안 된다


●하나의 세상

쌀 반 되
시금치 한 단
두부 한 모
고추장 반 숟갈
애호박 한 개
일금 1,630원
둘이 먹을 밥을 짓는다
밥이 끓는 소리를 들으며
비로소 내가 나를 찬찬히 돌이켜 본다
공부도 해 봤고
홀어머님께 불효도 저질렀으며
죽을 고비 몇 번 넘기고
일도 했다
두 눈이 침침한 이 나이 되도록
고향 땅엔 종내 못 가고
40년의 길동무 위해
밥을 한다
젊어서는
발레리도 읽고 릴케와 에세닌도 애독했으나
정신 분석이니
쉬르레알리즘 선언 따위도 흥미로왔으나
지금은
쌀을 앉히고 불을 켜
군말 없이 밥 짓는 일에 애정을 바친다
그리고 생각한다
고문과 분신과 한 맺힌 싸움으로
막내아이보다 어린 젊은것들이 죽고
국토의 분단은 그대로인 채
장차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나날 속에서
시인은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곰곰 생각해 본다
헛된 상상력은 허공중을 날고
두려움은 무겁게 쌓여
핵폭탄 깔린 땅에서
밥이 끓는 소리를 들으면
이것만은 믿을 수 있는 말을 전해 주는데
남도 북도 없는 하나의 세상
그것은 아직도 아득히 머나
간소한 저녁상을 대하고 앉아
따뜻한 밥을 먹고 있으면
갑자기 무엇인가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
가냘프게 그러나 또렷이
내 혈관 속에
그 무슨 커다란 변혁이
일어나고 있음을 깨닫는다.


●다시 고향에

아흔아홉 골짜기
머루빛
능선에 일어선 구름
저승 소식 들리네
원을 그리는 솔개
너는 몇 대손 함경도 솔개냐
우물가의 느릅나무
노목 되어 낯이 설고
가족들 도란거리는 소리
들리네 가슴 깊이
우리 집 있던 자리는 바로 여기
길과 나무와 바람의 향기 아직 남아 있네
돌 밑에 숨은 귀신
그에게 묻는다
저 집에 살던
나의 노모를 알지 못하는가요
“모르오”
우리 뒤켠에 살던
태호와 행준이네를
혹시 아시나요
“모르오 세월이 너무 많이 가서
이젠 모두 모르오”
모르오 모르오 모르오
남북의 벌어짐
50년이여
저승의 산 자들이
손꼽아 우리를 기다린다.


☑ 지은이 소개

김규동(1925∼2011)
김규동은 1925년 2월 13일 함경북도 종성에서 태어났다. 1940년 3월 16세에 함경북도 경성의 경성고보에 입학, 이때 이 학교 영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던 김기림을 만났다. 1944년 20세에 경성고보를 졸업하고 그해 2월 경성제대 예과(을)에 응시했으나 낙방했다. 그 후 의사인 매형에게 해부학, 생리학, 내과학, 외과학, 임상학, 산과학, 약물학 등의 의학서를 빌려 의사 검정시험을 준비했다. 같은 해 5월 연변의대 학장이었던 그의 친척 김광찬의 도움으로 연변의대 2학년 과정을 청강생 자격으로 수학할 기회를 얻었다. 1945년 함경북도 회령의 삼성병원(三聖病院)에서 임상학과 진찰법 등을 배우다 해방 후 ‘청진 문학 동맹’ 소속의 소설가 현경준의 지도로 농민 연극 운동에 참여하면서 소인극 <춘향전>의 연출을 맡았으며, ‘민주 청년 동맹’에서 맹활약하면서 두만강 일대에서 독보회(讀報會)와 시국 강연회, 마르크스 레닌주의 강좌 등을 열기도 했다.
1947년 연변의대 청강생 생활을 청산하고 본격적으로 문학을 공부해 보자는 생각으로 그해 1월 평양으로 가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과 2학년에 편입했다. 11월 시인 박세영이 심사위원장으로 있던 ‘문학 동맹’의 가입 심사에서 김기림의 제자라는 사실이 문제가 되어 가입이 무산되었다. 이때 ≪대학신문≫ 창간호에 처음으로 습작시 <아침의 그라운드>를 발표했다. 1948년 2월 읽을 책도 구하고 김기림도 만나 봐야겠다는 심산으로, 김일성종합대학 의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아우 김규천이 준 노잣돈을 들고 단신으로 월남했다. 그해 3월 당시 중앙대 교수로 있던 김기림의 주선으로 경성상공중학(중대부고의 전신) 교사로 부임하면서 남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김일성종합대학을 중퇴한 사실을 오랫동안 비밀에 부쳤다. 이 무렵 김기림, 김광균, 장만영 등과 함께 모더니즘 시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시 <강>이 ≪예술조선≫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1950년 6·25전쟁의 발발로 경성상공중학 교사직을 사퇴하고 부산에서 피난 생활을 하던 중 박인환, 조향, 김경린, 김차영, 이봉래 등과 ‘후반기’ 동인을 결성하고 모더니즘 문학 운동을 전개했다.
1955년 ≪한국일보≫에 시 <우리는 살리라>가, ≪조선일보≫에 <포대가 있는 풍경>이 각각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같은 해 10월 20일 김규동의 첫 시집 ≪나비와 광장≫(산호장)이 출간되었다. 1957년 11월 ≪한국일보≫를 사직하고 12월부터 도서출판 삼중당의 편집 주간으로 근무했다. 이 무렵 출판사의 호황으로 잠시 생활의 안정을 얻게 되면서 글을 많이 쓸 수 있었다. 1958년 12월 20일 두 번째 시집 ≪현대의 신화≫(덕연문화사)가 출간되었고, 1959년 7월 30일에 시론집 ≪새로운 시론≫(산호장)이 간행되었다. 그해 7월 삼중당을 사직한 뒤 8월에 곧바로 한일출판사를 차렸다. 편집 주간으로는 시인 임진수를, 편집장에 박상집을 등용해 함께 일하면서 대중 잡지와 단행본 등을 출간했다.
1962년 4월 20일 수필집 ≪지폐와 피아노≫(한일출판사)를 출간하고, 12월 25일 평론집 ≪지성과 고독의 문학≫(한일출판사)을 간행했다. 출판사 경영이 호황을 맞자 1966년 사원 중심 체제로 경영을 일임한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독서와 번역 작업에 매진했다. 수년에 걸쳐 하이데거 전집과 야스퍼스, 릴케, 카뮈, 사르트르 등을 통독하면서 야스퍼스의 ≪공자와 노자≫를 번역하기도 했다.
1972년 3월 1일 ≪현대시의 연구≫(한일출판사) 출간과 함께 10여 년간 멈추었던 작품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1974년 11월 27일 윤보선, 김대중, 김영삼 중심의 유신 독재에 반대하는 민주회복국민회의의 ‘민주회복국민선언대회’에 이헌구, 김정한, 고은, 김병걸, 백낙청, 김윤수 등과 함께 참가했다. 1975년 3월 15일 자유실천문인협회의 ‘165인 문인 선언’ 이후 자유실천문인협회 고문에 추대되었다. 그해 5월 15일 한일출판사에서 간행된 김철의 ≪오늘의 민족 노선≫이 북한을 찬양 고무했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연행되어 일주일간 심문을 받고 책 2000부를 압수당했다. 1976년 3월 시인 최정인과 처남 강덕주에게 한일출판사를 넘겨주면서 출판사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1977년 8월 10일 시집 ≪죽음 속의 영웅≫(근역서재)을 출간했다. 1978년 3월부터 야스퍼스의 ≪실천철학≫을 번역하기 시작했고, 헤겔의 ≪역사철학≫과 ≪대논리학≫을 정독하는 등 독서에 몰두했다. 1979년 6월 미국의 카터 대통령 방한 반대 데모를 벌이면서 문동환, 고은, 김병걸, 박태순, 안재웅, 이석표 등과 함께 열흘 구류 처분을 받았다. 8월 24일 내외 기자회견에서 자유실천문인협회를 대표해 박태순이 작성한 <문학인 선언>을 낭독했다. 그해 10월 15일 평론집 ≪어두운 시대의 마지막 언어≫(백미사)를 출간했다. 1980년 <지식인 134인 시국 선언>에 참가하고, 1984년 ‘민주통일국민회의’ 창립 대회에서 중앙의원으로 피선되었으며 그해 12월 자유실천문인협회가 확대 개편되면서 다시 고문으로 추대되는 등 시국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1985년 3월 10일 회갑 기념 시선집 ≪깨끗한 희망≫(창작과비평사)을 출간했다. 1987년 1월 28일에 산문집 ≪어머님 전상서≫(한길사)를, 11월 10일에 시선집 ≪하나의 세상≫(자유문학사)을 출간했다. 1988년 3월 64세의 나이에 시를 목각에 새기는 시각[詩刻] 작업을 시작, 도연명, 두보, 이백, 백거이 등의 작품을 완성하면서 종종 작품전을 열기도 했다. 1989년 5월 31일 시집 ≪오늘 밤 기러기 떼는≫(동광출판사)을 출간했으며, 민족문학작가회의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의 고문을 맡았다. 1991년 9월 15일 수필집 ≪어머니 지금 몇 시인가요≫(도서출판 나루)와 10월 5일 시집 ≪생명의 노래≫(한길사), 그리고 10월 30일에 시선집 ≪길은 멀어도≫(미래사)가 출간되었다. 1994년 5월 28일 산문집 ≪시인의 빈손: 어느 모더니스트의 변신≫(소담출판사)을 출간했다. 1996년 10월 19일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02년 11월 22일 폐기종으로 처음 입원을 한 뒤 수년간 입퇴원을 반복했다. 2005년 4월 20일 시집 ≪느릅나무에게≫(창비)를 출간했다. 2006년 11월 29일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2011년 2월 18일 60여 년간 써 온 시를 모아 ≪김규동 시전집≫(창비)을 출간하고 같은 해 9월 28일 폐렴이 악화되면서 향년 87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 엮은이 소개

이혜진
이혜진(李慧眞)은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일본 도쿄외국어대학 총합국제학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공부했다. 현재는 세명대학교 교양과정부에서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음악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최재서 비평연구>, <내선일체의 차질>, <1920년대 자연주의문학론의 메타내러티브>, <문인동원의 병참학> 등이 있고, 저서로 ≪사상으로서의 조선문학: 전시체제기 한국문학의 윤리≫가 있으며, 역서로 ≪정인택 작품집≫(편역), ≪화폐 인문학≫, ≪자유란 무엇인가≫, ≪최재서 일본어 소설집≫ 등이 있다.



☑ 목차

≪나비와 광장≫
花河의 밤 ·····················3
戰爭과 나비 ····················6
뉴−스는 눈발처럼 휘날리고 ············8
검은 날개 ····················11
原色의 海岸에 피는 薔薇의 詩 ···········13
나비와 廣場 ···················16
不安의 速度 ···················18
밤의 階梯에서 ··················20
對位 ······················22
BOILER 事件의 眞狀 ···············24
葬送의 노래 ···················26
砲台가 있는 風景 ·················28
列車를 기다려서 ·················30
獻詞 ······················32
눈 나리는 밤의 詩 ················35
故鄕 ······················37
참으로 難解한 詩 ·················38
戰爭은 출렁이는 海峽처럼 ·············41
헤리콥타처럼 下降하는 POÉSIE는 우리들의 機關銃 陣地를 타고 ··················43
가을과 罪囚 ···················44

≪현대의 신화≫
危機를 담은 電車 ·················49
裸體 속을 뚫고 가는 無數한 嘔吐 ··········52
거리에서 흘러오는 숨소리는 ············54
내 가슴속에 機械가 ················56
除夜의 詩 ····················58
사라센 幻想 ···················61
沈黙의 소리 ···················63
七月의 노래 ···················65
風景으로 代身하는 診斷書 ············68
軍 墓地 ·····················70

≪죽음 속의 영웅≫
죽음 속의 英雄 ··················75
한 時代 ·····················86
運動 ······················88
寫生 ······················90
세계의 낮과 밤에 ·················91
反오브제 ····················94
달리는 線 ····················98
3·1 萬歲 ···················103
四月의 어머니 ··················105
북에서 온 어머님 편지 ··············107
선회하는 視點 ··················108
不在의 論理 ··················110
흐르는 生命 ···················112
溶解되어 가는 立像 ···············114
倦怠 ······················116
運命 ······················119
肉體의 物理 ··················121
아버지의 植木 ··················123
서글픈 武器 ···················125

≪깨끗한 희망≫
노래 ······················131
修身齊家 ····················133
통일의 얼굴 ···················137
分斷 ······················141

≪하나의 세상≫
豆滿江 ·····················145
하나의 세상 ···················147
고호의 구두 ···················150

≪오늘 밤 기러기 떼는≫
통일의 빛살 ···················155
돌아가야 하리 ··················158
새 세상 ·····················160
시여, 정신이여 ·················163
마지막 도시 ···················165
신년의 편지 ···················167
통일의 아침에 축복을 ··············169
빛살 속에서 ···················171
하산하신 님께 ··················173
우리 가야 할 길 ·················175


≪생명의 노래≫
세계 속의 우리 지도 ···············181
용광로에 불을 ··················183
그 자리 ·····················186
고백 ······················188
남북의 새 아침 ·················191
해방의 날 ····················193
코리아 일기 ···················196
김기림 ·····················198

≪길은 멀어도≫
남북 시인 회담 날에 ···············203

≪느릅나무에게≫
이북에 내리는 눈 ················209
존재와 말 ····················211
고향 가는 길 ··················213
다시 고향에 ···················215
그것도 현실은 현실이다 ·············217
용기 ······················220
모순의 황제 ···················222
운명 앞에서 ···················230
죽여 주옵소서 ··················233
하늘 꼭대기에 닿는 것은 깃대뿐이냐 ········235
끌려가는 삶 ···················241
플라워 다방 ···················243
악의 시, 피눈물의 시 ···············249

≪김규동 시전집≫
환영의 거리 ···················255
정지용의 서울 나들이 ··············258
알 수 없는 시 불행한 시 ·············259
강물이 가고 있소 ················261
지하철은 가고 ··················263

해설 ······················265
지은이에 대해 ··················281
엮은이에 대해 ··················288

2014년 5월 26일 월요일

초판본 오일도 시선



도서명 : 초판본 오일도 시선
지은이 : 오일도
엮은이 : 김학중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4년 4월 28일
ISBN : 978-89-6680-414-6 03810 
가격 : 16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144쪽



☑ 책 소개

범시단적 성격의 시 전문 문예 잡지 ≪시원≫을 발행해 예술지상주의를 꽃피웠다. ≪을해 명시 선집≫과 조동진의 유고 시집 ≪세림 시집≫을 편집 발간했다. 그러나 시인 오일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순수의 상실, 고향의 상실에서 오는 비극적 낭만성을 드러내는 그의 시를 통해 1930년대 우리 문학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시인 오일도는 그동안 우리 문학 연구에서 주로 시집과 잡지 발행인으로 평가해 왔다. 그는 1935년 2월에 시 전문 문예지 ≪시원≫을 창간했다. ≪시원≫은 범시단적 성격의 잡지로 출범하면서 당시 시단에 신선한 자극을 불러일으켰다. 창간호에 참여한 시인들의 면면을 보아도 당시 ≪시원≫이 추구했던 바를 짐작할 수 있다. 김기림, 노천명, 모윤숙, 이은상, 이하윤, 조희순, 함대훈 등이 필자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를 보아도 유파에 관계없이 당대 시인들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카프 계열 시인들의 참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과 통권 5호로 잡지를 출간한 지 한 해도 되지 못한 채 12월에 종간되었다는 점 등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카프 해산 이후 모더니즘과 시문학파 등 다양한 시류로 갈라지고 있던 1930년 문단에서 당시 시의 조류를 모두 아우르고자 했다는 시도는 높이 평가받고 있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시원≫을 주도했던 오일도에 대한 평가가 이루지고 있다. 더불어 오일도가 1936년에 국내외 신문, 잡지 등의 시들을 선별해 ≪을해 명시 선집(乙亥明詩選集)≫을 묶어 낸 것과 조지훈의 형 조동진의 유고 시집으로 ≪세림 시집≫을 1938년에 간행한 것 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을해 명시 선집≫에선 ≪시원≫에 싣지 못한 카프 계열 시인들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어 오일도가 우리 문단에 대해 넓은 관심을 지니고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잡지 발행인으로서 오일도의 넓은 시야나 편집자로서 뛰어난 능력과 달리 시인으로서 오일도는 그동안 거의 다루어지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그가 생전에 시집을 내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 수가 적다는 점도 한몫했다.
오일도는 1925년 ≪조선문단≫에 <한가람 백사장(白沙場)에서>를 발표하며 등단했는데,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던 시기는 1930년대였다. 이 시기 자신이 간행하던 ≪시원≫을 통해 시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발표작은 그리 많지 않다. 해방 후에도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창작에 몰두할 수 없었다. 1946년 오일도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시 작품은 유고 형태로 조지훈에게 건네졌다. 그러나 오일도의 시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 뒤로도 한참이 지나서였다. 처음 그의 유고가 세상의 빛을 본 것은 1973년이었다. ≪현대시학≫에 그의 유고가 특집 형태로 실렸다. 거기에 실린 시는 29편이었다. 오일도가 보여 준 시에 대한 열정에 비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누락된 원고들을 추슬러서 1976년에 발간한 유고 시집 ≪저녁놀≫에 실린 시 작품도 39편이 전부였다. 이에 반해 한시는 78수에 달할 정도라 오일도의 현대시에 대한 평가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 밖에도 오일도의 시가 1930년대의 특정 유파와 연관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 그간의 시사가 주요 시인들의 연구에 중심을 두고 있었다는 점 등 때문에 오일도의 시에 대한 연구가 부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그에 대한 연구가 조금씩 시도되고 있다. 오일도의 현대시를 한시와 연관성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도나 오일도 시 세계의 흐름에 대한 고찰을 시도하는 논문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시도들에도 불구하고 오일도의 시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는 앞으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들에도 불구하고 오일도의 시 세계를 되도록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은 우리 문학사의 다양성을 풍부하게 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동안의 연구에 따르면 오일도의 시는 고향 상실 의식과 감상적 낭만주의, 현실 대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오일도의 시가 1930년대 우리 문학사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가리킨다. 고향 상실 의식은 1930년대 우리 시단의 주요 특징 중 하나였다. 감상적 낭만주의는 시문학파의 연관성을 가리킨다. 또한 현실 대결 의식은 일제에 대한 대항 의식으로 읽을 수 있는데, 이 또한 1930년대 우리 시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드러나는 주제 의식이다. 그런 점에서 오일도가 당시 시단의 유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대 문학의 흐름과 긴밀한 관계를 가졌음을 볼 수 있다.


☑ 책 속으로

●도요새
물가에 노는
한 쌍 도요새.

어느 나라에서 날아왔니?
너의 方言을 내 알 수 없고
내 말 너 또한 모르리!
물가에 노는
한 쌍 도요새.
너 작은 나래가
푸른 鄕愁에 젖었구나.
물 마시고는
하늘을 왜 쳐다보니?
물가에 노는
한 쌍 도요새.
이 모래밭에서
물 마시고 사랑하다가
물결이 치면
포트럭 저 모래밭으로.


●흰 구름
가을 大空에
흰 구름은
千 里!
萬 里!
저 흰 구름은
山을 넘고 江을 건너
우리 고향 가건마는
나는 언제나

●내 소녀
빈 가지에 바구니 걸어 놓고
내 少女는 어디 갔느뇨.
………………………
薄紗의 아지랭이
오늘도 가지 앞에 아른거리다.

●저녁놀
작은 방 안에
장미를 피우려다 장미는 못 피우고
저녁놀 타고 나는 간다.
모가지 앞은 잊어버려라
하늘 저편으로
둥둥 떠가는
저녁놀!
이 宇宙에
저보담 더 아름다운 것이 또 무엇이랴!
저녁놀 타고
나는 간다.
붉은 꽃밭 속으로
붉은 꿈나라로.


☑ 지은이 소개

오일도(1901∼1946)
시인 오일도는 1901년에 경북 영양에서 태어났다. 영양의 천석 거부 오익휴의 차남으로 본명은 희병(熙秉)이었다. 일도는 아명이었는데, 후에 필명으로 사용했다. 한학에 대한 조예가 깊은 집안이라 8세부터 14세까지 한학을 공부했다. 이때 공부한 한학의 영향으로 한시를 창작했으며 한시 78수를 남겼다. 아들의 증언에 따르면 굉장히 과묵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17세에 영양보통학교를 다니면서 근대 교육 체계 속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학습에 뛰어난 성취를 보여 1922년 18세 때에 경성제일고보에 진학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릿쿄대학 철학과에 진학했다. 유학 중이던 1925년 ≪조선문단≫을 통해 <한가람 백사장에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초기 시들은 비극적인 낭만성과 압축미가 있어 높은 미학적 완성도를 보여 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릿쿄대학(立敎大學)을 졸업하고 1929년 조선으로 돌아왔다. 귀국 후에 중앙, 휘문 등 여러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고 전하나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오일도가 집안이 부유해서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73년 ≪현대시학≫에 그의 유고가 발표되면서 함께 실린 김해성(金海星)의 <오일도의 시>에 그가 교편을 잡았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과 유고 시집 ≪저녁놀≫에도 그러한 기록이 실린 것으로 보아 한동안 교편을 잡고 학생들을 가르쳤던 것이 사실로 보인다.
귀국 후 여러 시인들과 교우를 쌓았다. 특히 이하윤과는 절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0년대는 오일도가 시인으로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시기다. 이는 특히 그가 1935년 시 전문 문예지 ≪시원≫을 창간한 것과 관련이 깊다. ≪시원≫은 범시단적 잡지로 출범하면서 여러 시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카프 계열의 시인들 작품을 싣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오일도는 ≪시원≫을 발간하면서 잡지 발행인으로 뛰어난 능력을 보여 주지만 안타깝게도 ≪시원≫은 5호를 마지막으로 종간되었다. 채 1년이 못 되는 기간 동안 총 5호 정도만 발간했지만 ≪시원≫은 1930년대 한국 문단에 커다란 영향을 남겼다. 그 외에 1936년에 ≪을해 명시 선집(乙亥明詩選集)≫과 1938년에 조동진의 유고 시집 ≪세림 시집≫을 발간하는 등 편집자로서의 재능도 발휘했다. 이들 시집은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자료들로 평가되고 있다.
≪시원≫의 종간은 오일도의 심신에 큰 충격을 남겼다. 그는 이후 폭음 등으로 건강을 상했으며 결국 1942년 고향으로 낙향해 요양하게 된다. 1945년 해방을 맞이해 서울로 올라가 ≪시원≫을 복간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심화되어 ≪시원≫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게다가 건강이 악화되면서 오일도는 귀향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결국 1946년 고향 영양에서 투병 중에 병세가 악화되면서 여의전병원에서 운명했다. 사인은 과도한 폭음으로 인한 간경화로 추정된다.
오일도 시인의 대표작으로는 <내 소녀>, <도요새>, <지하실(地下室)의 달> 등이 있다.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오일도 시인은 ≪시원≫을 창간함으로써 1930년대 문단에 다양성을 가져오고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과 함께 문학사적으로 조명받고 있다. 1973년 ≪현대시학≫을 통해 유고 시들이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년 뒤엔 1976년 유고 시집 ≪저녁놀≫이 근역서재에서 발간되었다. 이들 유고는 오일도 시인이 생전에 조지훈 선생에게 맡겨 두었던 것인데, 조지훈 선생 사후 조지훈 선생의 고모인 시조 시인 조애영 선생이 묶었다. 이후에 ≪지하실의 달≫이 문화공론사에서 출간되었으며 1988년에는 영양 출신 시인 이병각, 조지훈, 조동진, 오일도 네 사람의 시를 묶어 낸 ≪영양 시선집≫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경북 영양에는 오일도 생가가 보존되어 있으며 그 인근에 오일도 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 엮은이 소개

김학중
김학중은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 박사 과정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2009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해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설한 책으로는 ≪정원석 동화선집≫, ≪한윤이 동화선집≫ 등이 있다.


☑ 목차

내 창이 바다에 향했기에 ··············3
가을 하늘 ·····················5
코스모스꽃 ····················6
地下室의 달 ····················8
봄 아침 ·····················10
봄비 ······················11
바람이 붑니다 ··················12
十月의 井頭園 ··················13
松園의 밤 ····················15
별 ·······················16
도요새 ·····················17
白沫 ······················19
五月 花壇 ····················20
누른 葡萄잎 ···················22
노랑 가랑잎 ···················23
壁書 ······················24
내 戀人이여! 가까이 오렴! ·············25
가을은 ·····················27
人生의 曠野 ···················29
눈이여! 어서 나려 다오 ··············30
窓을 남쪽으로 ··················32
아기의 눈 ····················34
올빼미 ·····················36
돌팔매 ·····················38
爐邊 哀歌 ····················39
解放의 거리 ···················41
멀리 오시는 님 어이 맞으오리까 ··········45
찬 壁 ······················51
검은 구름 ····················53
그믐밤[除夕] ···················55
꽃에 물 주는 뜻은 ·················57
새해 아침 ····················60
물의 誘惑 ····················61
한가람 白沙場에서 ················62
흰 구름 ·····················63
저녁놀 ·····················64


부록

積雪 ······················67
江村雪月夜逢故人 ················68
滿洲行一束 ···················69
    夜發大邱驛 ··················69
    鴨綠江 ····················70
    胡馬 ·····················71
    胡酒 ·····················72
    寄舍兄 ····················73
    戱與王道書院長 ················74
    幼子 ·····················75
    賭博軍 ····················76
    靑樓怨(過間島靑樓街見朝鮮女人有感) ······77
    隣家喪(見隣家平壤人喪老母有感) ········78
    歲暮 ·····················79
    又 ······················79
    南飛雁 ····················80
    病窓錄 三篇 ··················81
    夏夜苦 ····················82
    霖雨 ·····················83
    暮春 ·····················84
    夕暮 ·····················85
    秋感(懷) ···················86
    酒後愁 ····················87
    自傷 ·····················88
    悲秋 ·····················89
    城邊柳 ····················90
    春色 ·····················91
    園中匏 ····················92
    春日 ·····················93
    雨後江村 ···················94
    白雲 ·····················95
    白鷗 ·····················96
    別恨 ·····················97
    春恨 ·····················98
    籬下菊 ····················99
    招友人圍碁 ·················100
    秋雨 ·····················101
    西峯月 ····················102
    寒梅 ·····················103
    春暖 ·····················104
    有客叩門 ··················105
    苽(瓜)亭(오이집) ···············106
    述懷 ·····················107
    小屋成 ····················108
    幽居 ·····················109
    江山逢故人 ·················110
    春日三兒 ··················111
    夜無火 ····················112
    螢火 ·····················113
    迎春燕 ····················114
해설 ······················115
지은이에 대해 ··················129
엮은이에 대해 ··················133

2014년 4월 25일 금요일

쇠기러기의 깃털 (이동순 육필시집)



도서명 : 쇠기러기의 깃털 (이동순 육필시집)
지은이 : 이동순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2년 1월 10일
ISBN :  978-89-6406-280-7 (00810)
가격 : 15000원
규격 : A5    제본 : 무선제본    쪽 : 178쪽



☑ 책 소개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마왕의 잠>이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이동순 시인의 육필 시집.
표제시 <쇠기러기의 깃털>을 비롯한 58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습니다.
글씨 한 자 글획 한 획에 시인의 숨결과 영혼이 담겼습니다.


☑ 출판사 책 소개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연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44종을 출간합니다.
43명 시인의 육필시집과 각각의 표제시를 한 권에 묶은 ≪시인이 시를 쓰다≫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엄선해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과 독자가 시심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시집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현재 한국 시단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들이 자기들의 대표시를 손수 골라 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눌러 쓴 시집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이미 작고하셔서 유필이 된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시인의 시집도 있습니다.
시인들조차 대부분이 원고를 컴퓨터로 작성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인들의 글씨를 통해 시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글씨에서 시를 쓰는 과정에서의 시인의 고뇌, 땀과 노력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론을 떨치고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시인이 직접 골라 손으로 쓴 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들이 지금까지 쓴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라 A4용지에 손으로 직접 썼습니다. 말하자면 시인의 시선집입니다. 어떤 시인은 만년필로, 어떤 시인은 볼펜으로, 어떤 시인은 붓으로, 또 어떤 시인은 연필로 썼습니다. 시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시인들의 글씨는 천차만별입니다. 또박또박한 글씨, 삐뚤빼뚤한 글씨, 기러기가 날아가듯 흘린 글씨, 동글동글한 글씨, 길쭉길쭉한 글씨, 깨알 같은 글씨... 온갖 글씨들이 다 있습니다. 그 글씨에는 멋있고 잘 쓴 글씨, 못나고 보기 싫은 글씨라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인들의 혼이고 마음이고 시심이고 일생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총 2105편의 시가 수록됩니다. 한 시인 당 50여 편씩의 시를 선정했습니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책머리에 역시 육필로 적었습니다. 육필시집을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쓴 육필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시인의 육필 이외에 그 어떤 장식도 없습니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씨들이 있는데, 독자들이 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맞은 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어주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목록

1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 모음집 ≪시인이 시를 쓰다≫
2 정현종  ≪환합니다≫
3 문충성  ≪마지막 눈이 내릴 때≫
4 이성부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5 박명용  ≪하향성≫
6 이운룡  ≪새벽의 하산≫
7 민영  ≪해가≫
8 신경림  ≪목계장터≫
9 김형영  ≪무엇을 보려고≫
10 이생진  ≪기다림≫
11 김춘수  ≪꽃≫
12 강은교  ≪봄 무사≫
13 문병란  ≪법성포 여자≫
14 김영태  ≪과꽃≫
15 정공채  ≪배 처음 띄우는 날≫
16 정진규  ≪淸洌集≫
17 송수권  ≪초록의 감옥≫
18 나태주  ≪오늘도 그대는 멀리 있다≫
19 황학주  ≪카지아도 정거장≫
20 장경린  ≪간접 프리킥≫
21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22 고재종  ≪방죽가에서 느릿느릿≫
23 이동순  ≪쇠기러기의 깃털≫
24 고진하  ≪호랑나비 돛배≫
25 김철  ≪청노새 우는 언덕≫
26 백무산  ≪그대 없이 저녁은 오고≫
27 윤후명  ≪먼지 같은 사랑≫
28 이기철  ≪별까지는 가야 한다≫
29 오탁번  ≪밥 냄새≫
30 박제천  ≪도깨비가 그리운 날≫
31 이하석  ≪부서진 활주로≫
32 마광수  ≪나는 찢어진 것을 보면 흥분한다≫
33 김준태  ≪형제≫
34 정일근  ≪사과야 미안하다≫
35 이정록  ≪가슴이 시리다≫
36 이승훈  ≪서울에서의 이승훈 씨≫
37 천양희  ≪벌새가 사는 법≫
38 이준관  ≪저녁별≫
39 감태준  ≪사람의 집≫
40 조정권  ≪산정묘지≫
41 장석주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42 최영철  ≪엉겅퀴≫
43 이태수  ≪유등 연지≫
44 오봉옥  ≪나를 던지는 동안≫


☑ 책 속으로

쇠기러기의 깃털
쇠기러기 한 마리
잠시 앉았다 떠난 자리에 가 보니
깃털 하나 떨어져 있다
보숭보숭한 깃털을 주워 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머물다 떠난 자리엔
이런 깃털조차 하나 없을 것이다
하기야 깃털 따위를 남겨 놓은들
어느 누가 나의 깃털을 눈여겨보기나 하리


☑ 시인의 말

아득히 흘러간 시절의 기억이다.
평소 단골로 다니던 어느 고서점의 서가에서 나는 누렇게 빛바랜 원고 뭉치 하나를 발견하였다. 아, 그런데 그것은 뜻밖에도 청마 유치환 시인이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육필 시집 원고였다. 당시 서점 주인은 상상을 뛰어넘는 비싼 가격을 요구했다. 하지만 문학사에 그 이름이 빛나는 시인의 친필 원고를 직접 대한다는 사실은 감격 그 자체였다.
무릇 육필이란 무엇일까? 그 속에 무엇이 깃들어 있기에 원고를 대하면서 마치 저자를 직접 대면한 듯 이렇게도 가슴 떨리고 흥분하게 하는 것일까? 실제로 육필 속에는 글쓴이의 평소 심성과 습관, 취향과 기질 따위가 틀림없이 무르녹아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보게 된다. 김수영이나 윤동주의 친필을 보면서 획을 따라 차분히 음미하노라면 더욱 그런 생각을 갖게 된다. 활자로 인쇄된 시집보다 육필 시집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바로 이런 경험 때문이리라.
이제 세월이 흘러 나도 육필 시집이란 것을 내게 되었다. 내 육필 시집에는 나의 심성과 기질, 취향이나 습관이 과연 얼마나 반영되어 있을까? 이러한 것에 호기심을 지닌 독자들에게 내 육필 시집은 과연 어떤 충족을 줄 수 있을지. 아무튼 여러 날 공들여 한 편 한 편 직접 쓴 원고를 출판사로 떠나보낸다. 마치 딸자식을 시집보내는 심정으로….
- 이동순


☑ 지은이 소개

이동순
1950/ 음력 6월 28일 새벽, 경인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경북 김천시 구성면의 산골인 나실(羅室)이란 곳으로 피난을 갔다가 그곳 산지기 집에서 출생함. 아명은 인출(寅出). 이후 출생지의 지명을 따서 나출(羅出)이란 이름으로도 불림.
1951/ 10개월이 되었을 때 모친 별세.
1962/ 대구 수창초등학교 졸업.
1965/ 대구 대건중학교 졸업.
1968/ 대구농림고등학교 임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경북대 문리대 국어국문학과 입학.
1971/ 대학 재학 중에 시 동인지 ≪선실(船室)≫을 발간함.
1973/ 졸업을 앞두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마왕의 잠>이 당선.
 경북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같은 해 신춘문예 당선시인들의 앤솔러지 ≪1973≫ 동인으로 참가함.
1974/ 시집 ≪백자도≫를 이하석과 함께 발간함.
1975/ 경북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석사과정 졸업(문학석사). 서울에서 동인지 ≪반시(反詩)≫ 동인으로 활동. 이후 2년 6개월 동안 군 복무.
1976/ 대구에서 이태수, 이하석 등과 함께 <자유시(自由詩)> 동인 결성.
1978/ 안동간호전문대학 교수로 부임.
1980/ 제1시집 ≪개밥풀≫(창작과비평사) 발간.
1981/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국문학과 교수로 취임.
1983/ 제2시집 ≪물의 노래≫(실천문학사) 발간.
1985/ 청주 근교 상당산성의 산성리 마을에서 민족서사시 ≪홍범도(洪範圖)≫ 집필 시작.
1986/ 4인(김창완, 김명인, 이동순, 정호승) 시집 ≪마침내 겨울이 가려나 봐요≫ 발간.
1987/ 제3시집 ≪지금 그리운 사람은≫(창작과비평사) 발간. 분단시대 매몰문학인의 한 사람이었던 백석 시인의 시 작품을 수집 정리하여 광복 이후 최초로 ≪백석시전집≫(창작과비평사)을 발간하고 시인을 문학사에 복원시킴.
 제5회 신동엽창작기금 수상.
1988/ 시선집 ≪맨드라미의 하늘≫(문학사상사) 발간.
논문 <일제시대 저항시가의 정신사적 연구>로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음.
1989/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 당선.
1990/ 영남대학교 문과대 국문학과 교수로 취임.
1991/ 제4시집 ≪철조망 조국≫(창작과비평사) 발간.
1992/ 제5시집 ≪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문학과지성사) 발간.
1993/ 편저 ≪한국 현대 대표시선 Ⅲ≫(민영, 최원식, 이동순, 최두석 공편) 발간.
1995/ 제6시집 ≪봄의 설법≫(창작과비평사) 발간.
 제7시집 ≪꿈에 오신 그대≫(문학동네) 발간.
 중국 연길에서 개최된 제1회 국제한민족학술대회에 신경림, 이시영 등과 함께 한국 대표로 참가하고, 백두산, 청산리 등 북간도 일대를 답사함.
1996/ 연구서 ≪민족시의 정신사≫(창비신서 125) 발간.
 편저 ≪여우난골족≫(백석시전집, 솔) 발간.
1997/ 부친 별세.
1998/ 편저 ≪모닥불≫(정본 백석시전집, 솔) 발간.
 평론집 ≪시정신을 찾아서≫(영남대 출판부) 발간.
 편저 분단시대 매몰문학인의 한 사람인 권환 시인의 시 작품을 수집, 정리하여 시전집 ≪깜빡 잊어버린 그 이름≫(솔)을 발간하고 시인을 문학사에 복원시킴.
1999/ 제8시집 ≪가시연꽃≫(창작과비평사) 발간. 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장으로 활동함.
2000/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북미대륙 약 2만 8천 킬로미터를 자동차로 직접 달리며 답사함.
2001/ 제9시집 ≪기차는 달린다≫(만인사) 발간.
 산문집 ≪이동순 교수의 시와 시인 이야기≫(월인) 발간.
 연구서 ≪한국인의 세대별 문학의식≫(아산재단 연구총서 제82집, 집문당) 발간.
 중국의 둔황, 투루판, 우루무치 등을 비롯한 천산남로 일대의 실크로드를 답사함.
 제1회 김삿갓문학상, 제15회 금복문화예술상 수상.
2002/ 기행에세이 ≪시가 있는 미국 기행≫(새미) 발간.
 분단시대 매몰문학인의 한 사람인 이찬 시인, 조벽암 시인의 시 작품을 정리하여 ≪이찬시전집≫, ≪조벽암시전집≫(소명출판) 등을 발간하고 시인을 문학사에 복원시킴.
 미국 시카고대학교 프랭키인문학연구소 청으로 국제인문학 학술대회에 참가하여 시 작품을 낭송하고, <현대 한국에서의 시적 언어의 역할: 백석의 시와 사회성>이란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함.
 타클라마칸 사막과 쿠차, 호탄, 카시, 타시쿠르간 등을 포함한 천산남로 일대의 실크로드를 답사함.
 민족서사시 ≪홍범도≫(전 5부작 10권)를 17년 만에 완성하고, A4 1100매 분량의 작품을 탈고함.
2003/ 민족서사시 ≪홍범도≫(전 5부작 10권, 국학자료원) 발간.
 분단시대 매몰문학인의 한 사람인 조영출(조명암) 시인의 시 작품과 가요 시 작품을 수집 정리하여 ≪조명암시전집≫(선)을 발간하고 시인을 문학사에 복원시킴. 정호승 시인과 몽골의 울란바타르, 몽골 중부지역 및 남부 고비사막 일대를 답사함. 대구MBC 라디오에서 ≪이동순의 재미있는 가요 이야기≫ 프로의 MC를 맡음.
2004/ 기행에세이 ≪실크로드에서의 600시간≫(선) 발간.
 시선집 ≪그대가 별이라면≫(시선사) 발간.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소장 직을 맡음.
 제44회 경북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2005/ 제11시집 ≪미스 사이공≫(랜덤하우스중앙) 발간.
 제12시집 ≪마음의 사막≫(문학동네) 발간.
 문학평론집 ≪잃어버린 문학사의 복원과 현장≫(소명출판) 발간.
 편저 ≪어디서나 보이는 집≫(북한현대대표문학선집, 선) 발간.
2006/ 가요에세이 ≪번지 없는 주막-한국 가요사의 잃어버린 번지를 찾아서≫(선) 발간.
 편저 ≪독도를 보는 한 눈금 차이≫(선) 발간.
 2007/ 문학평론집 ≪우리 시의 얼굴 찾기≫(선) 발간.
 편저 ≪시인의 길-한국현대시 육필공원 시선집≫(선) 발간.
 대구MBC 특집다큐멘터리 <금순아, 어디로 가고> 진행자로 활동함.
2008/ 어른을 위한 동화 ≪나의 기차는 어디로 갔을까≫(문학동네) 발간.
 대구MBC 기획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10부작 <몽골>의 진행자로 활동함.


☑ 목차

시인의 말 7

제1부
그대가 별이라면 10
쇠기러기의 깃털 12
봄비 14
아버님의 일기장 16
가을 저녁 20
양말 22
반딧불이 26
대초원 30
쌍밤 32
혼자 먹는 아침 34
마두금 소리 36
묵호 등대 40
보금자리 44
빈 들판 48

제2부
별 52
얼음 54
홍시 56
풍경 소리 58
별 하나 60
낙타 62
서리 친 아침 66
쥐구멍 68
쓸쓸한 마을 70
청둥오리 72
누란 74
이른 아침 76
바람 부는 날 78
금낭화 80

제3부
숲의 정신 84
봄날 88
아름다운 순간 92
수련 96
별의 생애 98
깊은 밤 100
연꽃 등불 102
토끼 똥 104
반딧불이 108
운문사 112
바람에게 114
저 들판은 누가 차지하는가 116
오징어 배 118
묵호항 122

제4부
눈발 128
눈에 대하여 130
일자일루 132
귀향 136
어머니 138
어머니 품 142
대춘부(待春賦) 144
물의 노래·1 148
미스 사이공 152
비바람 156
마왕의 잠 1 158
마왕의 잠 2 160
마왕의 잠 3 162
마왕의 잠 4 164
마왕의 잠 5 166
마왕의 잠 6 168

시인 연보 171

2014년 4월 15일 화요일

초판본 김상훈 시선


도서명 : 초판본 김상훈 시선
지은이 : 김상훈
엮은이 : 남승원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4년 4월 10일
ISBN :  978-89-6680-387-3 03810 
가격 : 16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142쪽


☑ 책 소개

해방 공간에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전위 시인’으로 나선 김상훈. 그러나 그의 시는 민중 영웅이 아니라 약하고 지친 내 가족, 내 이웃을 노래한다. 문학적 완성도보다도 ‘주위에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모습을 허식 없이’표현하고자 한 진정성이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김상훈은 해방 공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을 했던 시인 중 하나였다. 항일 유격 활동으로 일제에 검거되어 복역 중에 해방을 맞은 그는 채 얼마 지나지 않아 ≪민중조선≫이라는 잡지를 발행한다. 안타깝게도 창간호를 발행하는 데에 그치고 말았지만, 잡지 발간 이후에도 유진오 등 여러 동료와 공동으로 시집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시인의 걸을 걷기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그해 말에 결성된 ‘학병동맹’에서 활동하거나, 연이어 개인 시집 ≪대열≫과 ≪가족≫을 발간하는 등 짧은 기간 동안 왕성한 활동을 통해 이른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전위 시인’의 역할을 자처했다. 좌익 계열 문인들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고, 김상훈 역시 반공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르며 활동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그는 평론을 발표하고 고전을 번역·출간하는 등 문학에 대한 열망을 지속해 나갔다.
우리 근대 문학사의 많은 인물들이 그렇듯 김상훈 역시 당대의 사회·역사적 현실과 떼어 놓고 그의 문학 세계를 논할 수는 없다. 실제 작품들 중 상당수는 직접적인 목적을 가진 소위 ‘행사시’로 쓰이기도 했고, 소재 면에서도 ‘깃발, 노동자, 항쟁’ 등 당시 그가 추구했던 이념적 가치들을 선명하게 연상시키는 것들이 빈번하게 사용되었다. 따라서 김상훈이 작품을 발표하던 당시부터, 그의 문학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80년대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김상훈의 문학은 ‘시대적 이념 구현’이라는 측면을 중심으로 다루어져 왔다.
하지만 이와 같은 관점에서의 문학사적 평가는 때로 우리 근대 문학, 특히 일제 말에서 해방 공간에 이르는 시기의 문학을 대할 때 그 성과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스스로의 모순과 상존한다.
시인은 지식인으로서 먼저 시대적 전형성을 확보하기 위한 객관적 관찰을 통해 시적 대상으로서 ‘무력한 사람들’을 호출해 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관찰의 이면에 그들과 자신의 처지를 동일하게 인식하는 공감과 연민의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의 시는 ‘민중’을 새로운 시대의 주역으로 내세운 동시대 다른 시인들의 작품보다 더 핍진하게 그들의 삶을 그려 내고 있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과 달리 미래의 전망을 향해 선뜻 발걸음을 내딛기보다는 그들의 실제 삶 속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 책 속으로

●新作路 나자 젊은것들 끌어가고
拓植會社에 마지막 世傳畓을 팔든 날
일만 하면 먹여 주는 마름집 소 八字가 부럽다고
石伊는 밤새워 울드니 이날도 亦是 소가 부러운 게다.
왜놈이 쫓겨만 가면 제 것이야 찾을 줄 알었드니
한 마지기 석 섬이 더 나는 이 넓은 들을 또 누가 차지하노!
먹이 찾어 뿔뿔이 흐터지든 무리
빈주먹 쥐고 거지 되여 찾어들며 前生에 지은 罪를 뉘우치고,
壬亂 때부터 살아온 이 마을이 三百 年 동안 쉰 집이 못 찬다고
하라버지 嘆息하야 山禍라 일커르고
病들어도 藥 한 첩 못 써 보고 죽이는 눈알이 까−만 어린것을
惶恐無地하야 山神에게만 빌었다.
朝鮮아 물어보자! 그대의 아들 八割이 굶주리누나
어인 前生에 罪지은 者 이리 많으며
어인 송장의 毒이 이리 크며
어인 神靈의 극성 이리 限없나
아아 農軍은 사람이 아니라니 ‘朝鮮’아 이래야 옳으냐!

●어머니와 함께 간다
어머니는 편지 읽듯이 革命歌를 웨이며
늙었으니 앞장서겠다고 벌판으로 달려간다
동무야 주먹을 쥐자
어머니와 함께 싸우려 가는 길이다

거리마다 피투성이다
누구에게 물려받은 총알인지
거리마다 피투성이다

누덕이 속에서 버리밥을 너흘어
제비 새끼처럼 입 마추어 먹여 길른
이 땅 아들들이 함부로 쓰러지는 것을
어머니를 부르며 “어머니 나라 萬歲!”
풀뿌리를 짓씹으며 쓰러지는 것을
눈보라 얼어붙은 따 우에서
몇 날 몇 밤을 안구 우는 어머니
몬지와 바람과 가난에 결어
어머니의 눈알이 怒해서
怒한 눈알이 도적을 노린다



●어머니는 미치는 듯하다
어머니는 最大 反撥을 敢行할 모양이다
아들이 쓰다 둔 글빨을 날렸다
아들이 하구 싶던 말을 웨첬다
어머니는 아들의 목소리다
어머니는 아들의 意志의 새로운 表現이다

모든 것이 合流하였다
이 偉大한 힘과
이 偉大한 사랑이
合流하여 아우성이 일었다

화살은 번번히 관혁을 마쳤다
사람들은 올밤이처럼 놀라운 눈을 떴다
너무도 正直한 光炎이
뼈속에 깊이 스며드렀다

어머니의 가슴에도
돌팔매가 날러왔다
피가 듣는다 붉고 검은 피!
어머니는 쓰러졌다
살이 찟기우면서도 부르짓고
부르짖으면서 숨이 젔다
“正義는 반드시 이기리다
너희들의 野獸 같은 殘虐으로 하여서도
사랑의 피는 헛되이 흐르지 않으리라.”

아아 世界야
한 女人의 落日같이 悲壯한 最後를 爲하야
모조리 머리를 숙이라
百萬의 兵士로도 어찌한 수 없는
偉大한 母性愛의 燦爛한 開花를 爲하야
모도 손을 잡으라!
든든히 손을 잡고 서라!


●아주머니
그날 밤에 제가 소리 내어 울지나 않았더면
시어머니의 미움이 이토록 甚하지는 않을런지요
媤母와 媤누이는 한편이 되어서
첫날부터 운 년이라고
내가 들어와 이 집에 재수가 없다고…
아아 어데서 온 미움이겠읍니까
애를 말려 죽이고야 말려는
어데서 오는 大罪의 報答이겠읍니까

書堂에 갈 男便의 밥을 늦게 차렸다고
밥상을 들고 세 시간을 서서 罰을 當해야 합니다
시어머니의 옷을 지어 가면
바누질이 나쁘다고 불에 넣습니다
男便은 하눌이라
우러러도 못 보는 것
석 달 동안 한 번도 만나 본 일이 없읍니다
어찌 다 말로 이르오리까
고초 같은 시집사리라 하지마는
고초야 먹고 죽도록 매우면 죽어 버리지요…


☑ 지은이 소개

시인 김상훈(金尙勳, 1919. 7. 10∼1987. 8. 31)
시인 김상훈은 1919년 경남 거창군 가조면에서 빈농이었던 김채완(金采琓)과 부인 안동 권씨 사이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나, 출생 직후 아들이 없던 큰아버지 김채환(金采煥)과 부인 의성 김씨 슬하로 입양되었다. 거창의 지주였던 큰아버지 역시 종가를 지키기 위해 입양된 사람으로서 별다른 차별 대우를 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양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후 시인은 경제적 차이가 나는 두 집안을 보면서 내면적 괴로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학문을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의 엄격함 때문에 독선생을 모시고 어릴 때부터 한학을 익혔던 김상훈은 신동 소리를 들을 정도로 문재가 뛰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신학문을 배우고 싶었던 김상훈은 아버지를 설득해 방과 후에도 한학을 계속 익힌다는 조건으로 뒤늦게 가조보통학교에 입학, 15세인 1933년에 졸업(4회)했다.
18세인 1936년에는 단식을 하면서까지 아버지와 대립한 끝에 서울의 중동중학교(5년제)에 입학해 영어 선생님이던 김광섭의 지도를 받고, 급우인 유진오와 함께 도서반원 활동을 하며 문학을 접하게 된다. 이처럼 아버지와 의견을 달리하던 김상훈은 이후 점차 아버지의 친일 지주적인 면과 강하게 대립하게 되는 한편, 반대로 어머니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연민을 느끼게 된다.
21세가 되던 1939년 11월 27일 ≪조선일보≫에 처녀작 <석별>을, 12월에는 ≪학우구락부≫에 <초추(初秋)>를 연달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1941년에는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 ‘만월’이라는 문학 서클(정준섭, 조세환, 서갑록 등 7명으로 구성)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임화 등과 교류했다. 학교를 조기 졸업한 뒤 1944년에 징용으로 원산의 철도 공장에 끌려가 선반공으로 일하게 된다. 징용 중에 걸린 맹장염으로 긴급 수술을 하게 된 김상훈은 친구인 시인 상민(常民)의 권유로 요양을 핑계 삼아 징용을 탈출해서 항일 무장 단체인 협동당 별동대에 가담해 발군산에 입산한다. 그러나 곧 일본 경찰에 피검되어 구속 수감 중에 해방을 맞게 된다.
출옥 이후 김상훈은 조선학병동맹, 조선문학가동맹 등에 가입하면서 해방 공간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한다. 11월 30일 ≪민중조선≫을 창간하고 발행인 겸 주간으로 일하면서 작품을 발표하고 ‘월요회’를 구성, 1946년에는 김광현, 박산운, 유진오, 이병철 등과 공동 시집 ≪전위 시인집≫(노농사)을 간행한다. 한 사람이 5편씩, 총 25편의 시를 수록한 이 시집에는 임화와 김기림이 서문을, 오장환이 발문을 썼는데 이를 통해 김상훈은 해방 공간에서 가장 촉망받는 신진 시인 중 한 명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른바 ‘전위 시인’으로 불리던 김상훈은 1947년 김광균의 글 <문학 평론의 빈곤>(≪서울신문≫, 3. 4)에 반박해 <빈곤의 논리>(≪독립신보≫, 3. 11)를 발표하고 이어 <시경에서 보는 계급 의식>(≪문학평론≫, 4. 19), <테러 문학론>(≪문학≫ 4호) 등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의식을 보다 구체화한다. 5월에는 26편의 항쟁시를 포함한 시집 ≪대열≫(백우서림)을 발간하고, 강원도 지역을 순회하는 ‘문화 공작대’로도 활약한다. 이듬해 10월 서사시집 ≪가족≫(백우사)을 발간하고 번역 시집을 내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하다가, 끝내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고초를 겪기도 한다. 남한 단독 정부 수립 이후에 좌익 세력 색출 과 통제, 회유를 위해 결성된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하면서 전향하지만, 한국전쟁 발발 이후 다시 북한군에 의해 의용군으로 입대하게 되고, 종군 작가 신분으로 전선에 투입되었다가 10월경 유엔군에 쫓겨 입북한 뒤 그대로 북한에 남는다.
북한에서는 ‘문예총’에 가입해 임화의 도움 아래 ≪문학전선≫ 편집인으로 근무하기도 했으나, 남로당 계열 문인 숙청 때 김상훈 역시 추방되어 한때 사망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후 1962년에 ≪조선문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북한에서 문단 활동을 재개했으며, ‘고전 문학 편찬 위원회’에 소속되어 고전 문학을 한글로 번역하는 일을 주도하면서 이용악과 함께 악시가(樂詩歌) ≪풍요선집≫ 등을 간행했다. 다시 10여 년간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1973년 ≪조선문학≫에 두 편의 시를 발표한 뒤에는 고전 번역 사업에만 종사하면서 후학 양성과 번역집 발간을 하던 끝에 1987년 사망한다.


☑ 옮긴이 소개

남승원
남승원(南勝元)은 문학 평론가다. 경희대학교에서 <한국 근대시의 물신화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대학에서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2010년 ≪서울신문≫에서 등단, 현재 문학계간지 ≪시인동네≫와 ≪포지션≫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 목차

≪前衛 詩人集≫
························3
田園 哀話 ····················4
葬列 ·······················9
旗폭 ······················11
바람 ······················13

≪隊列≫
아버지의 門 앞에서 ················17
市民의 집들 ···················19
어머니 ·····················21
·······················23
勞動者 ·····················25
고개가 삐러진 동무 ···············28
어머니에게 드리는 노래 ··············30
順伊 ······················33
小白山脈 ····················35
東으로 向한 窓 ··················37

≪家族≫
家族 ······················41
小乙이 ·····················78
北風 ······················94
草原 ······················103
獵犬記 ·····················109


해설 ······················119
지은이에 대해 ··················130
엮은이에 대해 ··················135

2014년 2월 5일 수요일

초판본 임화 시선


도서명 : 초판본 임화 시선
지은이 : 임화
옮긴이 : 이형권
분야 : 한국 근현대 시
출간일 : 2012년 5월  25일
ISBN : 978-89-6680-337-8 00810 
가격 : 16000원
A5 / 무선제본 / 206쪽




☑ 책 소개

임화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계급주의 이데올로기만을 앞세우던 당시의 카프 시단에서, 서정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시를 창작해 카프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만큼이나 그의 작품 또한 다양하게 변모한다. 여기에 실린 시들을 통해 임화의 폭 넓은 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1926년부터 발표된 임화의 시는 신경향파 시가 간직했던 관념적 폭로성과 구호조의 수사를 극복하고, 계급주의 사상을 기조로 한 정치적 신념을 감동적인 문학작품으로 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식민화와 현대화가 중첩되는 한국적 특수성에 대한 성찰,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비판, 인민 대중을 사회주의 사상으로 계몽하려는 목적의식 등은 임화 시가 지향한 도드라진 업적이다. 이를 통해 임화는 한국시의 현대성을 제고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당시는 전통적 정서를 현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소월의 ≪진달래꽃≫(1925), 현대시의 정신사적 획을 그은 ≪님의 침묵≫(1926), 정지용의 모더니즘 시가 발표되는 시점이었다. 따라서 임화 시의 리얼리즘적 현대성은 김소월의 전통 정서의 현대성, 정지용의 모더니즘적 현대성, 한용운의 정신사적 현대성 등과 함께 한국 시의 현대성을 확고히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임화 시는 세 단계의 변모 과정을 겪는다. 첫째, 초기 시(카프 해산 이전까지의 시)는 내면적 자기 성찰과 다다이즘적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전자는 <서정소시>, <향수> 등에, 후자는 <설(雪)>, <화가의 시>, <지구(地球)와 ‘빡테리아’> 등에 드러난다. 하지만 임화는 곧바로 일제 치하의 폭압적 시대 현실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시편들을 창작하기 시작한다. <담(曇) ― 1927(一九二七)>에서 비롯된 계급주의 시학은 <네거리의 순이(順伊)>, <우리 옵바와 화로(火爐)>, <우산(雨傘) 밧은 요꼬하마의 부두(埠頭)> 등의 단편 서사시에 이르러 절정을 이룬다. 서사성을 기반으로 일상성과 인민성을 지향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았던 단편 서사시 양식은, 관념적 서술 시로서의 무미건조성을 보여주는 데 급급했던 당시의 다른 카프 시인들의 시에 비해 방법론적 우위성을 확보했다.
중기 시(카프 해산 이후 광복 이전까지의 시)는 초기 시에 드러났던 유물론적 세계관에서 완전히 일탈하지는 않은 채 두 방향으로의 변화를 겪는다. 하나는 <세월>, <해협(海峽)의 로맨티시즘>, <홍수 뒤> 등에서처럼 낭만적 세계관이나 향수 의식 쪽으로, 다른 하나는 <바다의 찬가(讚歌)>, <통곡(慟哭)>, <자고 새면> 등에서와 같이 역사적 암흑기의 비극적 운명에 대한 자각으로 나아간다. 이에 따라서 이 시기의 시편들은 초기 시에 비해 현실 비판의 강도가 현격히 약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두 차례에 걸친 카프 맹원들에 대한 검거 선풍으로 대표되는 일제의 집요한 문화적 탄압과 깊이 관계된다. 임화는 세계문학사에서도 흔치 않은 복자(伏字)의 시대에 시적 화자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즉 일제의 철저한 검열과 탄압 아래서 최소한의 문학 행위를 유지하기 위해 주제적 변모를 시도했던 것이다.
후기 시(광복 이후의 시)는 광복과 전쟁의 시대를 맞이해 시대 현실에 다시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제 치하의 기나긴 질곡의 시대를 밀고 나와 맞이했던 광복과, 곧이어 벌어진 동족상잔의 육이오전쟁이 후기 시의 바탕이 된다. 이 시기 임화의 시는 두 방향으로의 시적 지향점을 갖는다. 하나는 <9월 12일>, <계관시인(桂冠詩人)> 등에서처럼 광복 직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자유 의지나 혼란스런 시대에 대한 비판 정신으로, 다른 하나는 <서울>, <흰 눈을 붉게 물들인 나의 피 위에> 등에서 보이듯이 6·25전쟁과 관련된 비극적 정서나 당파적 승전욕망으로 드러난다.
시대적 상상력과 이데올로기 외에도 임화 시는 문학성을 제고하기 위한 시적 표현이나 형상화 방법도 다양하게 활용했다. 그 구체적 양상으로 우선 주목해 볼 것은 소통 구조와 미적 거리 등의 형상화 기법이다. 소통 구조에서 임화 시에는 표면적 화자와 표면적 청자의 양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면서 화자만 등장하는 형태인 본격적 독백 시나 화자와 청자가 모두 등장하지 않는 사물 시(이미지 시)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 점은 임화가 시의 창작 과정에서 일련의 대화적 ·서술적 담화 구조를 선호했다는 점을 말해준다. 미적 거리는 ‘부족한 거리(대상의 주관화)’, ‘지나친 거리(극적 이야기의 제시)’, ‘적절한 거리(사건의 내면화)’ 등이 다양하게 활용된다. 또한 이미지, 비유, 상징 등의 표현 기법도 빈도 높게 활용했다. 비유는 비교적 간단한 형태인 직유를 자주 사용했으며, 은유는 기본형인 계사형과 조사 활용형인 동·속격 ‘의’형, 그리고 용언 활용형인 동사형을 빈도 높게 활용했다. 이들은 임화 시의 표현미를 고양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으며, 그의 사상 편향의 시 내용에 시성(詩性)을 부여하는 데에 일조를 했다.


☑ 책 속으로

● <해협(海峽)의 로맨티시즘>
藝術, 學問, 움직일 수 없는 眞理…
그의 꿈꾸는 思想이 높다랗게 굽이치는 東京,
모든 것을 배워 모든 것을 익혀,
다시 이 바다 물결 위에 올았을 때, 
나의 슬픈 故鄕의 한밤, 
홰보다도 밝게 타는 별이 되리라.
靑年의 가슴은 바다보다 더 설래었다.

● <학병(學兵) 도라오다>
외로움이 
주검보다 무서운 밤
그대들은 敵과
敵의 敵이 널린
망망한 들 가에
奇蹟처럼
위테로이 서서
絶望 가운데
勇氣를 깨닷는
祖國의 속삭임을 
들었으리라


☑ 지은이 소개

임화(林和, 1908∼1953)
본명은 임인식(林仁植)이다. 그가 사용한 필명은 임화 외에 성아(星兒), 철부(鐵夫), 김철우(金鐵友), 임유(林唯), 청로(靑爐), 쌍수대인(雙樹臺人), 다임다(DA林DA), 임다다(林DADA) 등이 있다.
1926년에 시 작품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고, 카프(KAPF)에 가입해 이후 우리나라 프롤레타리아문학 활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다. 1927년에는 ‘임화’라는 대표적인 필명을 쓰기 시작하면서 다다이즘적인 성격의 시를 발표하기도 한다. 1929년에 동경으로 가서 김남천, 안막 등을 만나 훗날 카프를 장악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 이른바 제3전선파로 불리는 일본 유학파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카프 시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다. 도일을 전후해 단편 서사시 양식을 개척하는데, 서사성(사건적 소재)·일상성(소박한 시어)·대중성(낭독의 용이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단편 서사시는 당시 뚜렷한 양식적 특성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던 카프 시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이 무렵 임화는 영화에도 관심을 보여 <유랑>의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한편 <혼가>를 직접 제작하여 개봉하기도 한다.
그는 계급주의 이념과 서정성이 절실하게 조화를 이룬 수준 높은 시 세계를 보여준 첫 시집 ≪현해탄(玄海灘)≫(1938)을 발간하고, ≪개설 신문학사≫(1939)를 집필해 우리나라 최초로 체계적인 방법론을 갖춘 근대문학사를 탄생시킨다. 일제 치하에서 가장 방대하고 수준 높은 평론집인 ≪문학의 논리≫(1940), 영화 관련 저서인 ≪조선영화연감≫(1944)과 ≪조선영화발달사≫(1944) 등을 집필하기도 한다. 그 외에 제2시집 ≪찬가(讚歌)≫(1947)와 시선집 ≪회상시집(回想詩集)≫(1947), 네 번째 시집 ≪너 어느 곳에 있느냐≫(1951) 등을 발간했다.
1953년 8월 6일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최고재판부에서 미제의 고정간첩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 옮긴이 소개

이형권(李亨權)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 현대시의 이념과 서정≫, ≪현대시와 비평정신≫, ≪타자들, 에움길에 서다≫, ≪사고와 논증≫(공저), ≪좋은 논문 쓰기≫(공저) 등이 있다. 문학비평가로서 문예지 ≪시작≫의 편집 주간, 시 전문지 ≪애지≫와 ≪시인시각≫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목차

무엇 찾니
지구(地球)와 ‘빡테리아’
담(曇) ― 1927(一九二七)
네거리의 순이(順伊)
우리 옵바와 화로(火爐)
우산(雨傘) 밧은 ‘요꼬하마’의 부두(埠頭)
양말(洋襪) 속의 편지
제비
암흑(暗黑)의 정신(精神)
다시 네거리에서
꼴프장(場)
야행차(夜行車) 속
옛 책(冊)
일 년(一年)
적(敵)
해협(海峽)의 로맨티시즘
하늘
지상(地上)의 시(詩)
안개 속
바다의 찬가(讚歌)
내 청춘(靑春)에 바치노라
새 옷을 가라입으며
지도(地圖)
구름은 나의 종복(從僕)이다
너는 아직 어리고
다시 인젠 천공(天空)에 성좌(星座)가 있을 필요(必要)가 없다
밤 갑판(甲板) 위
상륙(上陸)
현해탄(玄海灘)
해상(海上)에서
행복(幸福)은 어디 있었느냐?
황무지(荒蕪地)
한 잔 포도주를
자고 새면
학병(學兵) 도라오다
3월 1일이 온다
나의 눈은 핏발이 서서 감을 수가 없다
제사(祭詞)
기(旗)ㅅ발을 내리자
9월 12일
계관시인(桂冠詩人)
밤의 찬가(讚歌)
우리들의 전구(戰區)
통곡(慟哭)
너 어느 곳에 있느냐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2012년 11월 13일 화요일

초판본 이성선 시선


초판본 이성선 시선
이성선 지음 / 김효은 엮음
분야 : 한국 근현대 시
출간일 : 2012년 9월 30일
ISBN : 978-89-6680-555-6 (03810)
16000원 / A5 무선제본 / 178쪽


☑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 근현대시 초판본 100선’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 출판사 책 소개

이성선은 30여 년의 긴 시작(詩作) 기간 동안 비교적 고르고 일관되게 우주와 자연을 노래해 온 시인이다. 그에게 자연은 유일한 벗이요, 생의 중요한 일부이자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자연 친화와 우주의 신비를 노래해 시의 순결성과 순수 서정을 지향해 왔다손 치더라도, 그리하여 다소 현실에서 멀어져 도피적이고 방어적인 모습을 취했다 할지라도 그 역시 한 인간으로서 근원적 고뇌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생에 대한 욕망을 완전히 놓아 버리진 못했음을, 그 역시 준열한 내적 투쟁을 끊임없이 치러 왔음을 우리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시인은 끊임없이 고뇌하지만, 결코 어둠과 외로움에 굴복하지 않는다. ≪시인의 병풍≫ 외 열 권의 시집에서 이성선의 시 세계를 잘 보여 주는 작품만을 가려 뽑아 이 책에 엮었다.


☑ 책 속으로

(31쪽) <불타는 영혼의 노래>, ‘벌레의 노래’ 부분

영혼의 소리가 내 안에 맑은 리듬으로 터져

불꽃처럼 아름답게 나를 열면

나는 껍질을 벗어요

굶주림의 껍질, 슬픔의 껍질, 욕망의 껍질, 고통의 껍질

죽음의 껍질마저 벗고 어둠을 벗어나요

어둠에서 벗어나 눈을 뜨면

하늘의 맑은 리듬이 샘물처럼 나를 열어요

이 몸이 하늘의 불꽃으로 타올라요

불꽃으로 온 하늘에 타올라

우주여, 당신 품 안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눈빛

불이 되어요, 노래가 되어요.


☑ 지은이 소개

이성선(1941∼2001)

이성선은 1941년 1월 2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성대리 256번지에서 이춘삼과 김월용 사이에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농에 속해 경제적 어려움은 없었으나 1·4 후퇴 때 아버지가 월북해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속초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마치고 1961년 고려대학교 농과대학에 진학했다. 1967년 대학을 졸업한 후, 수원 농촌진흥청 작물시험반에 들어가 콩을 연구하며 지냈다. 1969년 문학 동인 ‘설악문우회’를 결성해 활동하다가 1970년 ≪문화비평≫에 작품 <시인의 병풍>외 4편으로 등단했다. 이듬해 초등학교 교사인 최영숙과 결혼한다. 1972년 ≪시문학≫에 추천을 받아 재등단한다. ‘갈뫼 및 물소리’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1974년 첫 시집 ≪시인의 병풍≫을 현대문학사에서 간행한다. 교사 생활과 병행해 1987년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입학, 국어교육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는다. 1988년 강원도문화상을, 1990년 제22회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한다. 1994년에 제6회 정지용문학상을, 1996년에 제1회 시와시학상(작품상)을 수상한다. 1999년 인도 여행 후 2000년 3월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에 겸임교수로 부임한다. 개인 시집 14권, 공동 시집 4권, 시 선집 2권을 남기고, 2001년 5월 4일 강원도 속초시 교동 799의 93 자택에서 타계했으며, 5월 6일 화장해 설악산 백담사 계곡에 영면했다. 2002년 5월 3일 고성군 토성면 성대리 256번지 생가에 시비가 세워졌으며, 2004년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인 이성선≫을 간행했다. 2005년 시와시학사에서 ≪이성선 시 전집≫이, 2011년에 서정시학에서 ≪이성선 전집 1·2≫가 발간되었다.


☑ 엮은이 소개

김효은(金曉垠)은 1979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출생했다. 이후 유년기를 비롯한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목포에서 보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와 목포제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8년 광주여자대학교에 입학해 문예 창작을 전공했다. 졸업 후 목포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강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해 현대시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0년 전국 시조 공모전에서 차상을, 같은 해 제1회 전국 가사·시조 백일장에서 대상(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해 시조 부문에 등단했다. 2004년에는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집에 관한 단상>이 당선되었다. 이후 2010년 계간 ≪시에≫ 봄 호에 <공명(共鳴)하는 생명의 노래−김형영론>이 문학평론 부문 신인상에 당선되어 평론가로 등단했다. 현재 ≪시에≫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희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박봉우 시 연구>, <한용운 시에 나타난 카오스모스의 생태 시학>, <박남수 초기 시 연구> 등이 있다.


☑ 목차

≪시인의 병풍≫

詩人의 屛風···················5

달 뜨는 동산의 音樂················8

가을······················11

욕망이 피는 아침·················13


≪몸은 지상에 묶여도≫

雪嶽韻·····················19

굴헝······················21

몸은 지상에 묶여도················23

울음소리로 몸을 꿰매고··············24

山賊 1······················26

불타는 영혼의 노래················28

영혼의 피리···················34


≪나의 나무가 너의 나무에게≫

나무 안의 절···················39

별을 지켜 선 밤··················41

별을 보며····················43

한 詩人·····················44


≪하늘 문을 두드리며≫

12·······················47

14·······················48

27·······················49

46·······················51

58·······················52

93·······················53


≪별까지 가면 된다≫

절망······················57

깨어 있는 저녁··················58

내 몸이 비어지면·················60

외로운 사랑···················62

풀잎의 노래···················63

벌레 껍데기의 노래················65


≪새벽 꽃향기≫

우물······················69

하늘은 나의 집··················70

빈산이 젖고 있다·················71

피리 1······················72

피리 3······················73

못난 서정 시인··················74

새벽 강·····················76

외롭지 않은 홀로·················77


≪시간의 샘물≫

시간을 쓸어 내며·················81

하늘까지 가려 한다················83


≪절정의 노래≫

그냥 둔다····················87

산구름꽃····················88

莊子 나비····················90

산양······················92

새벽길·····················93

지리산 밤····················94

그와 나·····················96

절정의 노래 1··················98


≪벌레 시인≫

큰 노래·····················103

산길······················105

벌레 시인····················106

바람이 쓸어 놓은 길···············108

지상의 작은 행복················110


≪산시≫

눈물······················115

문답법을 버리다·················116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우파니샤드···················119

하늘길·····················120

백담사·····················122

흔적······················123

강물······················125

벌레······················127

미시령 노을···················128

고요하다····················129


해설······················131

지은이에 대해··················148

엮은이에 대해··················150

2012년 10월 9일 화요일

초판본 황석우 시선


도서명: 초판본 황석우 시선
박성룡 지음 / 차성연 엮음
분야 : 한국 근현대 시
출간일 : 2012년 9월 30일
ISBN : 978-89-6680-554-9 02810
16000원 / A5 제본 / 208쪽




☑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 근현대시 초판본 100선’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 출판사 책 소개

황석우의 ≪자연송≫은 자연의 조화롭고 아름다운 유토피아적인 모습을 찬양했다. 비유 면에서는 비극적인 현실 인식이 드러나고 있고, 자연 역시 멸망과 죽음이 있다는 점에서 영원하지 않은, 불완전한 것으로 그려진다. 아나키스트였던 황석우의 시가 이런 특징을 띠게 된 것은 자연이 인간 사회에 비유되기 때문이다. 자연 그 자체는 완벽하고 조화로울 수 있으나, 일제시대 조선의 현실에 비유될 때에는 간접적으로나마 비극적인 현실을 반영했다. 이 책에는 1929년 출간된 황석우의 시집 ≪자연송≫에서 동시와 일본어로 작성된 시를 제외하고 시인의 사상이 뚜렷하게 드러난 시를 중심으로 실었다.


☑ 책 속으로

(150쪽) <落葉의 怨魂>

길 지내는 바람 소래 듯고

나무 숩에서

논두렁에서

는 길모ㅅ퉁이 담장 밋헤서

만 앙성히 남은

 慘酷한 落葉은

마ㅅ치 제 목슴 害친

밉운 怨讐를 보고서

길가의 그늘진 곳에서

입 악물고

주먹 웅켜쥐고

싀퍼런 칼날 번득이고

내다러 오는 怨魂과도 갓다


☑ 지은이 소개

황석우(1895∼1959)

황석우는 주요한, 김억과 더불어 상징주의를 수용해 자유시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호는 일민(一民), 상아탑(象牙塔)이었다. 1895년 서울에서 출생했고, 어릴 적에 부모를 잃고 고모 집에서 어린 시절에는 보냈다.


☑ 엮은이 소개

차성연은 1972년 서울에서 출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만주 이주민 소설의 주권 지향성 연구>, <한국 근대문학의 만주 재현 양상 연구> 등이 있다. 1911년 4월에 보성전문학교에 입학했으나, 3학년 때 일제가 보성전문학교 모표를 폐기하도록 한 조처에 반발해 동맹휴학을 주도하다가 퇴학당한다. 1914년에 도일해 염상섭과 교류하고 1920년대 중반까지 동경과 서울을 오가면서 사회 활동과 문학 활동을 했다. 1916년에는 격월간 잡지 ≪근대사조≫를 발간했고, 1918년 일본 상징주의 시인 미키로후의 가르침을 받으며 미래사 동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에 ≪매일신보≫에 문학평론을 기고하고, 1919년부터 ≪태서문예신보≫에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1920년에는 극예술협회의 창립 회원으로 참여했고, 그해 4월에 와세다대학 전문부 정치경제과에 입학했다. 같은 해 7월 ≪폐허≫의 창간에 참여했으나 동인들 간의 견해 차이로 2호부터 탈퇴했다. 1921년 5월 ≪장미촌≫ 창간을 주도하고 동인의 영역을 문단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운동가까지 포함했다. 같은 시기 ≪대중시대≫의 창간에도 간여했는데, 이 잡지는 공산주의자들과 아나키스트가 함께 활동한 잡지였다. 1928년에는 각 지방의 신진 시인들 내지 문학청년들의 투고작을 위주로 엮은 시 전문지인 ≪조선시단≫을 창간했다. 광복 후에는 국민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황석우는 자신의 아나키즘 사상을 실천하기 위해 조직을 만들고, 문예 잡지를 발간하는 일에 힘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은 근대 자유시 형성에 기여했고, 계급문학 또는 마르크스주의 문학에 억눌려 있었던 아나키즘 문학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예술을 위한 예술이나 천재에 의한 예술을 거부하고 대중과 호흡하기 위해 문학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문학 장을 열어 주었으며, 스스로 대중의 수준을 고려한 자연시 창작에 매진했다. 그런 점에서 황석우는 아나키즘을 몸으로 실천한 문학인이었고, 권구현과 더불어 한국의 아나키즘 문학을 형성한 근대 시인이었다.


☑ 목차

太陽系, 地球···················3

小宇宙, 大宇宙··················4

太陽系······················5

불의 宇宙·····················6

宇宙의 구멍····················7

虛空을 메ㅅ구는 計劃···············8

별, 달, 太陽····················9

地球의 닷····················10

내 동무 太陽아··················11

太陽이 가지고 잇는 工場·············12

太陽······················13

거림의 世界···················14

地球, 生物····················15

地球 우의 植物, 人間들··············16

太陽의 分家···················17

空中의 運轉手님·················18

달과 太陽의 交叉·················19

光線의 부ㅅ채··················20

물 자어 올녀 가는 太陽··············21

太陽이 올으면·················22

아ㅅ츰노을···················23

새벽······················24

닙[葉] 우의 아ㅅ츰 이슬··············25

아ㅅ츰 맛임···················26

는 해와 드는 해·················27

두 配達夫····················28

흐린 날의 구름 속에 드는 太陽···········29

右別題·····················30

달과 太陽의 숨박국질···············31

太陽의 괴로운 싸홈················32

太陽系의 故鄕··················33

太陽의 壽命···················34

太陽이 돌아가시옵거든··············36

Gondnawa 大陸!·················37

한울 가운데의 말·················38

한울 가운데의 무섭운 벙어리············39

두 盲人·····················40

한울 가운데의 섬·················41

虛無人의 生物觀, 地球觀·············42

斷想雜曲····················44

葡萄빗의 젓···················45

잠·······················46

의 병아리···················47

밤이 되면 내노아 준다···············48

달 겻에 안즌 별들·················49

별들······················50

별들의 우····················51

별들아 일어나거라················52

그네들의 秘密을 누가 암닛가···········54

彗星······················55

물속에 잠긴 달··················56

空中의 不良輩··················57

달밤의 구름 ··················58

구름 속에서 나오는 달···············59

맑은 밤의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달·········60

江과 바다 우의 달················61

달의 嘆息····················62

月蝕······················64

새벽 해 맛나는 달·················65

달 겅·····················66

三防月夜曲···················67

시내ㅅ물 우의 달(三防에서)············68

번개와 우뢰···················69

아ㅅ츰 참새···················70

새벽녁의 뭇 닭··················71

봄·······················72

봄 別吟·····················73

봄 詩 斷章····················74

왜 그러심닛가··················75

싹·······················76

나와 안어 맛으십시요···············77

나비의 詩····················78

나비 사랑하는 어느 ···············80

이른 아ㅅ츰의 나비의 숩풀 訪問··········82

나비와 버−ㄹ들의 하는 일············83

우리들은 新婚者·················84

제비여·····················87

오오 제비들이여 오너라··············88

이슬······················90

물의 處女····················91

안개······················92

아즈렁이····················93

아즈렁이의 洋傘 밋················94

나비가 날너 여들어 갓소·············95

봄이 오면 (童謠)·················96

내 날게 맨들어 주오 (童謠)············97

세 빗!······················98

봄날의 微風···················99

微風······················100

두 微風·····················101

微風과 아ㅅ츰 湖水···············102

江물 우의 微風·················103

한울의 혀[舌]··················104

한울의 食傷···················105

비ㅅ방울····················106

봄비······················108

數만흔 天文臺·················110

비·······················111

비 오는 한울··················112

地球의 바람 稱讚················113

어느 물의 하소연················114

나무와 풀의 生理解···············116

香氣·····················117

들의 치마···················118

나발[牽牛花]·················119

금잔花·····················120

적은 들의 아ㅅ츰 人事·············121

저믄 山길의 ·················122

사랑의 聖母···················123

아ㅅ츰 이슬에 저진 들·············124

싀ㅅ건 기··················125

 겻의 合奏樂·················126

반듸ㅅ불 (童謠)·················129

다리아와 해바라기················130

뉘에게 싀집보낼가 (上別作)···········131

나무들의 성화··················132

蕪들······················133

가지와 닙파리들·················134

가을날의 코스모−스···············135

學校 가고 오는 길 (童詩)·············136

가을 自然의 舞蹈················138

가을바람과 나무가지들··············139

가을바람과 풀과 나무··············140

가을바람과의 니야기···············141

落葉······················142

귀ㅅ두람이 우는 소리··············143

바람의 作亂···················144

四季의 바람···················145

四季 彈琴···················146

一枚의 書簡··················147

私生兒·····················148

自然의 掃除女·················149

落葉의 怨魂··················150

名歌手·····················151

가을의 囁語···················152

落葉······················153

短想 詩····················154

밤 秋風·····················155

귀여운 달빗···················156

겨울을 尊敬하라·················157

눈의 송이···················158

눈·······················159

消毒灰·····················161

겨울바람의 猛虎·················162

해설······················163

지은이에 대해··················175

엮은이에 대해··················179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초판본 박성룡 시선

초판본 박성룡 시선
박성룡 지음 / 차성연 엮음
분야 : 한국 근현대 시
출간일 : 2012년 9월 25일
ISBN : 978-89-6680-551-8 02810
16000원 / A5 제본 / 164쪽



☑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 근현대시 초판본 100선’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 출판사 책 소개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전쟁 직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박성룡은 1950년대 시문학사에서 전통주의 시인으로 분류되곤 한다. 전후의 불안과 허무를 노래하던 당대 주류 경향 한편에는 내면세계로의 침잠과 존재의 탐구를 서정적인 어조로 노래하던 시인들이 있었고, 박성룡은 비주류 중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시 세계를 보여 주었다. 서정적이고 전통주의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언어 감각을 지니고 있어 대상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전면화했기 때문이다.
오랜 기자 생활과 정년 이후 생활의 변화가 그의 견고한 시적 구조에도 변화를 주었지만 언제나 시를 통해 대상, 나아가 우주의 근원과 본질을 바라보고자 했던 태도는 지속되었다. 그러한 시인으로서의 자세가 현대적인 언어 감각을 지닌 서정 시인으로서 박성룡의 이름을 한국 시문학사에 남기게 했을 것이다.


☑ 책 속으로

(9쪽) <풀잎 II>
꽃보다
고운 이름.

흙보다
가까운 이름.

풀잎이어.
아 너 홀로
살아 있는 이름이어.


☑ 지은이 소개

박성룡(1934∼2002)
박성룡은 1934년 전남 해남에서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광주서중학교와 광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6년 중앙대 영문과를 마쳤다. 6세 즈음 광주로 이사해 한학을 한 백부의 권유로 서당에 다녔는데 그의 시 작품의 특징 중 하나인 특유의 한자어 사용은 이러한 배경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1953년 4월 중앙대학교 영문학과에 입학했고 민재식, 박봉우, 정현웅, 주명영 등 광주 출신 시인 지망생들과 어울렸다. 1955년 전남 광주에서 김정옥, 이일, 박이문, 윤삼하, 민재식, 박봉우 등과 동인지 ≪영도≫를 발간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문학예술≫에 <교외>로 이한직의 추천을 받았고, 1956년 같은 제목의 다른 작품 <교외>가 이한직의 2회 추천을 받았으며, <화병정경(花甁情景)>이 조병화의 최종 추천을 받아 문단에 정식 데뷔한다.
1957년 전남도문화상, 1961년 현대문학 신인상, 1964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했고, 1969년 첫 시집 ≪가을에 잃어버린 것들≫을, 이듬해인 1970년 제2시집 ≪춘하추동≫을 상재했다. 1975년에는 동시 <풀잎>이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이즈음을 시인으로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던 시기로 볼 수 있다. 박성룡은 28세의 나이에 신태양사 기자로 입사해 그 후 ≪한국일보≫와 ≪서울신문≫ 등 여러 신문사를 거치며 기자 생활을 했다. 1962년 1월 이애영과 결혼해 그해 11월 딸 정휘(正彙)를 보았다. 46세 되던 해에 발간한 세 번째 시집 ≪동백꽃≫(1977) 즈음부터 시 세계의 변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신문기자로서 현실 생활을 경험하면서 자연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에서 현실적 세계로 좀 더 시야가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초기 시에서부터 줄곧 이어져 오던 전통과 민족정신에 대한 관심이 더욱 깊어져 ≪민족문학대계≫ 18집에 <白瓷를 노래함>(20편의 연작시)을 발표하기도 한다. 이 작품과 <가을의 引力>(≪시문학≫ 1979년 11월 호)으로 1982년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1989년 국제펜한국본부문학상, 1992년 한국시인협회상,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하고 1998년 시선집 ≪풀잎≫(창작과비평사)을 간행하는 등 말년까지 시와 함께했던 시인 박성룡은 2002년 7월 27일 오전 6시 40분, 경기도 안양시 안양병원에서 숙환으로 사망했다.


☑ 엮은이 소개

차성연은 1972년 서울에서 출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만주 이주민 소설의 주권 지향성 연구>, <한국 근대문학의 만주 재현 양상 연구> 등이 있다.



☑ 목차


가을에 잃어버린 것들
郊外·····················3
능금·····················6
풀잎·····················7
FALL····················10
花甁 風景··················12
바람 부는 날·················14
庭園····················16
霧雨····················18
이슬····················20
손·····················22
楊貴妃꽃··················26
錯覺 一點··················28
바다에서··················29
車窓 風景··················31
가을에 잃어버린 것들·············33
果木····················35
結論····················36
白紙····················38
가을을 듣고 그리기에는············40
倚子 風景··················42
昆蟲學者··················44
抱擁····················45
家族展···················47
處署記···················49
어느 시골길에서···············51
向日性···················53
메밀꽃···················56
어린이 時間·················57
겨울 대낮··················59
發病記···················61
十二月···················63
自畵像···················65
가을 序說··················67
散策길에서·················69
國際空港 近處에 滿發한 코스모스·······71
어느 老詩人에게···············73

白瓷를 노래함
1······················77
2······················80
3······················82
4······················85
5······················87
6······················90
7······················92
8······················95
9······················97
10·····················99
11·····················104
12·····················107
13·····················110
14·····················112
15·····················113
16·····················116
17·····················118
18·····················122
19·····················125
20·····················129

해설····················133
지은이에 대해···············143
엮은이에 대해···············148

2012년 9월 10일 월요일

초판본 가람 시조집

초판본 가람 시조집
이병기 지음 / 권채린 엮음
분야 : 한국 근현대 시
출간일 : 2012년 9월 25일
ISBN : 978-89-6680-540-2 02810
16000원 / A5 제본 / 138쪽


☑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 근현대시 초판본 100선’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 출판사 책 소개

가람 이병기가 남긴 업적은 다방면에 걸쳐 있다. 한국 고전문학에 대한 주석·연구와 ≪국문학 전사≫ 발간 작업 등 초창기 국문학 연구의 기반을 다졌고, 쇠퇴 일로에 있던 시조를 부흥·발전시켰으며, 교육자와 한글 운동가로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이론과 창작, 강의와 학술 작업을 아우르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가람은 한국문학사에서 커다란 공헌을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시조 문학 방면에서 가람은 시조의 현대적 부흥을 위한 이론적 기틀을 마련한 논자였을 뿐 아니라 그 자신이 빼어난 시조 시인이기도 했다. 1939년에 간행된 ≪가람 시조집≫은 가람의 첫 번째 시조집으로, 고시조의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현대적인 시조 미학을 개척한 특징적인 성과로 꼽히고 있다.


☑ 책 속으로

(5쪽) <溪谷>
맑은 시내 따러 그늘 짙은 소나무 숲
높은 가지들은 비껴드는 볕을 받어
가는 닢 은바늘처럼 어지러이 반작인다

靑기아 두어 장을 法堂에 이어 두고
앞뒤 비인 뜰엔 새도 날어 아니 오고
홈으로 나리는 물이 저나 저를 울린다

헝기고 또 헝기어 알알이 닦인 모래
고운 玉과 같이 갈리고 갈린 바위
그려도 더러일가 바 물이 씻어 흐른다

瀑布 소리 듣다 귀를 막어도 보다
돌을 베개 삼어 모래에 누어도 보고
한 손에 해를 가리고 푸른 虛空 바라본다

바위 바위 우로 바위를 업고 안고
또는 넓다 좁다 이리저리 도는 골을
시름도 疲勞도 모르고 물을 밟어 오른다

얼마나 험하다 하리 오르면 오르는 이 길
물소리 끊어지고 힌 구름 일어나고
우럴어 보이든 봉오리 발아래로 놓인다


☑ 지은이 소개

이한직(李漢稷, 1891∼1968)
시조 시인이며 시조 부흥 운동을 주도한 시조 학자이자 국문학자였던 가람(嘉藍) 이병기(李秉岐)는 1891년 전북 익산에서 출생했다. 유교적인 가풍 속에서 자라난 그는 고향 사숙에서 한문을 수학했고 1906년 18세의 나이에 광산 김씨 집안의 수(洙)와 결혼했다. 1910년 전주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한성사범학교를 입학한 이병기는 1912년 조선어 강습원에서 주시경 선생의 조선어 문법 강의를 듣기도 했다. 1913년 한성사범 졸업 후 남양, 전주제2, 여산공립보통학교의 훈도로서 교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문헌을 수집하고 주석 작업을 하던 이병기는 1921년 권덕규, 임덕재 등과 조선어연구회를 발기하고 간사직을 맡아 조직을 이끌었다. 1926년 영도사에서 시조회를 발기해 민족 문학을 보급하는 데 앞장섰다. 1930년 이후 한글맞춤법통일단 제정위원과 조선어표준어사정위원으로 활동하다가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으로 피검되었다. 1943년 기소유예로 출감한 이병기는 귀향해 농업에 종사했다. 해방 후 다시 상경해 군정무 편수관으로 피임되어 활동 중 1946년 서울대 문리과대학교수로 부임했고, 다음 해 단국대학, 신문학원, 예술대학에서, 1948년 동국대, 국민대, 숙명여대 등에서 후진을 양성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고향으로 돌아가 전주 명륜대학, 전북전시연합대학 교수를 지내다 1952년 전북대학교 문리과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1956년 전북대학교에서 정년 퇴임을 맞이한 이후에도 중앙대, 서울대 등에서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57년엔 ≪우리말 큰사전≫이 간행되었으나 기념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뇌일혈이 일어나 이후 고향에서 요양했다. 학술원 공로상(1960), 전북대 명예문학박사학위(1961), 문화포상(1962) 등을 받았다. 10여 년을 병마와 싸우다 향년 78세인 1968년 고향 집 수우재(守愚齋)에서 숨을 거두었다.


☑ 엮은이 소개

권채린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현대문학을 공부했고, 2010년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5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에 문학평론 부문으로 등단한 이후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 목차

溪谷·······················5
大聖庵······················7
道峯·······················9
天磨山峽····················11
朴淵瀑布····················12
迦葉峯·····················13
萬瀑洞·····················14
叢石亭·····················15
海佛庵·····················16
月出山·····················17

蘭草 (一)····················21
蘭草 (二)····················22
蘭草 (三)····················23
蘭草 (四)····················24
梅花······················25
水仙花·····················26
芭蕉······················27
瑞香······················28
梧桐꽃·····················29
함박꽃·····················30
葡萄······················31
玉簪花·····················32
垂松······················33
白松······················34

젖·······················37
돌아가신 날···················38
그리운 그날 (一)·················39
그리운 그날 (二)·················40
故土······················42
시름······················44
白墨······················45
病席······················46
그 뜻······················47
고곰[瘧疾]····················48
詩魔······················49

周時經 先生의 묻엄················53
光陵······················54
石窟庵·····················55
扶蘇山·····················56
松廣寺·····················57
梅窓 뜸·····················59
老石의 涅槃···················61
鼎山을 보내며··················62
曙海를 묻고···················63
追悼 (一)····················64
追悼 (二)····················65
죽음······················66

怪石······················69
뜰·······················70
바람······················71
별·······················72
구름······················73
바다······················74
落葉······················75
밤[栗]······················76
풀버레·····················77
소나기·····················78
비 (一)·····················79
비 (二)·····················80
비 (三)·····················81
우레······················82
밤 (一)·····················83
밤 (二)·····················84
봄 (一)·····················85
봄 (二)·····················86
여름······················87
저므는 가을···················89
겨을밤·····················90
戱題 (一)····················91
戱題 (二)····················92
戱題 (三)····················93
戱題 (四)····················94

해설······················97
지은이에 대해··················105
엮은이에 대해··················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