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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2일 수요일

가르실라소 시전집(Poesías de Garcilaso de la Vega)


도서명 : 가르실라소 시전집(Poesías de Garcilaso de la Vega) 
지은이 :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Garcilaso de la Vega) 
옮긴이 : 최낙원
분야 : 스페인 / 시
출간일 : 2015년 3월 27일
ISBN : 979-11-304-6202-8  03870
가격 : 25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326쪽




☑ 책 소개

16세기 스페인 시의 르네상스를 연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 그는 칸시오네로가 교양시의 주류로 자리잡았던 스페인시에 이탈리아 르네상스 풍의 기법과 운율을 도입했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소네트와 칸시온, 목가시는 물론, 그간 소개되지 않았던 애가와 서간시까지 그의 시 모두를 소개한다.


☑ 출판사 책 소개

이탈리아 르네상스풍의 시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는 기존의 칸시오네로 시의 즉흥적인 궁중적 화려함에 식상해 새로운 시 형식에 목말라했던 스페인 시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련되고 아름답고 자연스러움이 돋보이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는 스페인 시인들을 사로잡았다.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를 받아들여 그의 뛰어난 시적 재능으로 이를 스페인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가 그의 손에 다듬어져 그 진가가 최대한 발휘된 것이다.

페트라르카와 가르실라소
가르실라소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의 대가인 페트라르카의 시학에 충실하여 시적 테마와 형식,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표현이나 자연에 대한 감정 이입에 있어 많은 영향을 받았으나,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고 페트라르카의 문학적 기교에서 온 상투성을 탈피하고 자신의 사랑의 감정을 진솔하게 개인화해 표현했다. 즉 페트라르카를 모방한 부분에다 자신의 독창적 부분을 첨가해 스페인 르네상스 작가들의 기본 원칙인 ‘모방+개성’을 충실히 지켜 낸 것이다.

인생을 즐겨라
가르실라소의 시 중에서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학의 진수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작품이 <소네트 23>이다. 이 작품에서 가르실라소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학의 큰 주제인 ‘인생을 즐겨라’를 여인의 관능적 모습을 통해 능숙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호라티우스식의 ‘인생을 즐겨라’는 삶을 ‘눈물의 골짜기’로 바라보는 중세와는 확연히 다른 시각이다. 이 시는 어찌 보면 청춘의 화려함을 노래하는 것 같지만 어찌 보면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하는 것도 같다.


☑ 책 속으로

·소네트 23

장미와 백합꽃의 색깔이 
당신의 얼굴에 피어날 때
그리고 당신의 뜨겁고, 순진한 눈빛이
그 맑은 빛으로 폭풍이라도 잔잔하게 만들 때

당신의 우뚝 솟아오른
아름답고 흰 목덜미 위로 급한 바람이 지나가
금광맥에서 뽑은 당신의 머리칼이
움직이고, 널리 퍼지고, 흩날릴 때

분노한 세월이
그 아름다운 봉우리를 눈으로 덮기 전에
당신의 즐거운 청춘에서 달콤한 열매를 거두시오.

장미는 차가운 바람에 시들게 되고
쏜살같이 지나가는 세월에 모든 것이 변한다오.
오직 변하지 않는 것은 그 세월의 습관이랍니다.


·소네트 27

사랑이여, 사랑이여, 그대란 옷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를 입었다네.
입을 때는 넉넉했던 그대가 막상 입은 후에는 어찌 그리 
좁고 조이는가.

입기는 입었네만 후회막급이네.
이제 너무 괴로워 
벗으려고 
시도해 보기도 하지만

대체 이 옷으로부터 
그 누가 벗어날 수 있겠는가?
아무리 이 옷과 상반된 본성을 가지고 있다 해도 말일세.

혹 다행히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나 역시 감히 그것을 표현할 수 없다네. 
이 옷을 입어야 할지, 벗어야 할지 나도 헷갈리니 말일세. 


·뜨거운 태양의 열기로
달아오른 건조한 모래가 가득 찬
도저히 살 수 없는 사막 같은 땅에
혹은 얼어붙은 얼음과 
차디찬 눈으로 
도저히 살 수 없는 그러한 곳으로
     어떤 우연한 일로
또는 잔인한 운명의 장난으로
     당신을 그곳으로 옮겨 놓는다 하더라도
또 당신의 냉담한 마음이
     잔인할 정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그곳에 미친 듯이 당신을 찾으러 가겠노라.
설사 당신의 발밑에 엎드러져 죽을지라도.


·거룩한 엘리사여
당신은 지금 불멸의 발길로
하늘을 밟고, 재고 다니겠지요.
그리고 거기서 머물며 하늘의 움직임을 보고 있겠지요.
그런데 왜 당신은 나를 잊어버리고
세월이 빨리 흘러 
내가 육체의 장막을 벗어 버리고 이 육체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간청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해서 셋째 하늘에서
     우리 손에 손을 잡고
     다른 초원을 찾읍시다.
다른 산과 다른 강과
꽃이 피어 있는 다른 계곡과
다른 그늘을 찾읍시다.
그곳에서 안식을 취하며
     항상 내 눈앞에 있는 당신을 보고 싶습니다.
다시는 당신을 갑자기 잃을 걱정 없이.


☑ 지은이 소개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Garcilaso de la Vega, 1503?∼1536)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는 톨레도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1520년 갓 즉위한 독일 태생의 스페인 황제인 카를로스 1세의 신성로마제국 황제 선거 자금 요구에 반발한 귀족들이 일으킨 코무네로스 반란(1520∼1522) 때 황제 편에 서서 싸워 승리를 거둔다. 이후 로도스와 나바라 전투 등 여러 전쟁에 참여한다. 엘레나 데 수니가와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1526년 그라나다에서 거행된 카를로스 1세의 결혼식에서 포르투갈 여인인 이사벨 데 프레이레와 만나게 된다. 이후 가르실라소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많은 시를 썼으며, 3년 후 이사벨이 결혼하자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 그 후 황제가 반대한 조카의 결혼식을 은밀히 추진해 황제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도나우 강변의 섬으로 추방당한다. 황제의 사면을 받은 후, 이탈리아 나폴리에 가서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학을 폭넓게 접한다. 1534년 가르실라소는 산고로 인한 이사벨의 죽음에 다시 한 번 크게 충격을 받는다. 1536년 황제의 명에 따라 프로방스 지방의 무이 성을 공략하다가 머리에 부상을 당한 후 니스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 옮긴이 소개

최낙원
최낙원은 1954년 전주 출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및 동 대학원 스페인어문학과를 졸업한 후, 교육부 파견 국비유학생 자격으로 스페인으로 향발, 국립 마드리드대학(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수학, <스페인 16세기 가르실라소(Garcilaso de la Vega) 시의 종교적 승화 과정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전북대학교 스페인중남미어문학과에서 교편을 잡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국스페인어문학회 부회장, 편집위원장, 전북대학교 인문학연구소장, 학생처장, 한국국제교류재단 중남미 지역 순회강사, 미국 오스틴 소재 텍사스 주립대학(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방문연구교수를 역임했다. 주요 논문으로는 <가르실라소와 세르반테스>, <세르반테스와 보르헤스>, <스페인 망명시 연구>, <세르반테스 텍스트의 메타픽션적 성격>, <치카노 시에 나타난 정체성 연구> 등이 있고, 역서로는 춘향전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La Canción de Chun-hiang≫, 황석영 ≪객지≫의 스페인어판 ≪La Tierra Forastera≫, ≪라사리요 데 토르메스의 삶, 그의 행운과 불운≫, ≪산 후안 데 라 크루스 시집≫, 편저로는 ≪Conexiones de la sociedad coreana y española≫, ≪카탈루냐어ᐨ한국어 사전≫ 등이 있다.


☑ 목차

소네트 1 ·····················3
소네트 2 ·····················4
소네트 3 ·····················5
소네트 4 ·····················6
소네트 5 ·····················7
소네트 6 ·····················8
소네트 7 ·····················9
소네트 8 ·····················11
소네트 9 ·····················12
소네트 10 ····················13
소네트 11 ····················14
소네트 12 ····················15
소네트 13 ····················17
소네트 14 ····················19
소네트 15 ····················20
소네트 16 ····················22
소네트 17 ····················24
소네트 18 ····················25
소네트 19 ····················26
소네트 20 ····················28
소네트 21 ····················29
소네트 22 ····················31
소네트 23 ····················33
소네트 24 ····················34
소네트 25 ····················36
소네트 26 ····················37
소네트 27 ····················38
소네트 28 ····················39
소네트 29 ····················40
소네트 30 ····················42
소네트 31 ····················44
소네트 32 ····················45
소네트 33 ····················46
소네트 34 ····················48
소네트 35 ····················49
소네트 36 ····················51
소네트 37 ····················53
소네트 38 ····················55
소네트 39 ····················56
소네트 40 ····················58
칸시온 1 ·····················59
칸시온 2 ·····················63
칸시온 3 ·····················67
칸시온 4 ·····················71
칸시온 5 ·····················80
애가(哀歌) 1 ···················89
애가 2 ·····················107
보스칸에게 보내는 서간시 ············118
목가시 1 ····················123
목가시 2 ····················150
목가시 3 ····················266

해설 ······················291
지은이에 대해 ··················314
옮긴이에 대해 ··················315

2014년 12월 24일 수요일

산 후안 데 라 크루스 시집 Poesías completas de San Juan de la Cruz


도서명 : 산 후안 데 라 크루스 시집
 Poesías completas de San Juan de la Cruz
지은이 : 산 후안 데 라 크루스(십자가의 성 요한)
옮긴이 : 최낙원
분야 : 시
출간일 : 2011년 8월 17일
ISBN : 978-89-6406-786-4
12,000원 / A5  / 106쪽




☑ 책 소개

스페인어권 모든 시인의 수호성인, 산 후안 데 라 크루스. 가르멜 수도회 개혁의 주역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십자가의 성 요한으로 알려졌다. 중세 신비주의 신학의 대가인 산 후안의 영적 체험을 시로 만난다! 현전하는 산 후안의 시 모두를 번역, 주해한 국내 최초 완역 시집. 최낙원 교수의 친절한 주석과 해설이 난해한 작품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 출판사 책 소개

산 후안 데 라 크루스의 신비주의 신학
산 후안 데 라 크루스(이후 산 후안으로 표기)와 <맨발의 가르멜 수도회>를 만든 산타 테레사 데 헤수스는 수도회 개혁의 동반자로서, 비슷한 성향의 스페인 신비주의 작가로서, 마치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산 후안은 여러 점에서 그의 동반자와 다른 면모를 보여 준다. 산타 테레사가 쇠퇴기에 처한 스페인 가톨릭 교회를 살리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한 반면, 산 후안은 영혼 구원이라는 개인적 측면에 더 치중했다. 산타 테레사가 왕성한 활동가로 주로 행동을 통해 사역을 해 왔다면 산 후안은 행동보다는 이론에 치우친 신학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산타 테레사가 개혁 운동의 집행자였다면 산 후안은 개혁 운동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사람이었다. 이러한 차이점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이것은 결국 수도회 개혁의 완성이라는 공동 목적을 달성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했다.
신비주의 신학에서도 산 후안은 산타 테레사와 의견을 달리한다. 산타 테레사가 신과의 합일에 이르는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한 데 반해 산 후안이 보다 주목한 것은 신의 은혜에 도달하기 위한 영적 빈곤 상태다. ‘어두운 밤’이라 칭하는 이 체험은 신의 영원한 영광의 빛에 사로잡히기 직전 상태로 신의 혹독한 시험을 의미하며 영혼이 신과 합일에 이르기 전 반드시 통과해야 할 과정이다. 따라서 산 후안의 신비주의 신학은 ‘밤’의 상징으로 대별된다. 신과의 합일에 이르는 과정인 ‘정화 단계’와 ‘조명 단계’보다는 오히려 그 중간 단계인 ‘영혼의 밤’에 주목하고 있다. 즉 ‘정화 단계’와 ‘조명 단계’ 사이의 ‘감각의 밤’ 그리고 ‘조명 단계’와 ‘합일’ 사이의 ‘영의 밤’이 그의 신학적 사유의 대상이다. 또 산 후안 신학은 내적 기도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스도의 인성을 가르치는 것은 초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보다 성숙한 신도는 이 내적 기도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산 후안 데 라 크루스의 작품
산 후안은 많은 작품을 남겨 놓지 않았다. 산문으로 된 그의 신학적 주장을 담은 교리서 몇 권과 몇 수의 시가 전부다. 그러나 질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나다. 산 후안의 글들은 성직자로서 사역이 무르익었을 때 남긴 것들이다. 그러므로 그의 글에는 완숙함이 넘쳐 난다. 충분한 경험과 사색을 통해 얻은 것들이기 때문에 글 하나하나에 신을 향한 그의 사랑과 소명에 대한 확신, 사색과 성찰의 열매들이 가득 담겨 있다. 산 후안은 그의 시에 대한 해설서로 산문을 썼다. 그의 시 자체가 고도의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는 상징들을 사용해 그의 신비주의 신학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이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해설서를 쓴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산문 작품은 신비주의 신학의 교리서라고 할 수도 있다.
산 후안은 시를 신과의 내밀한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다. “사랑하는 영혼들이 이해하고, 느끼고, 소원하도록 성령 하느님이 역사하시는 말 못할 그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인간의 언어는 흔치 않다. 따라서 이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특수 언어인 시가 필요하다. 이 시어를 통해 영혼은 그가 느끼는 신비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또한 하느님의 신비와 비밀에 속한 것들이 제공하는 영적 풍성함을 맛볼 수 있다. 시가 지니는 함축성과 리듬은 신의 신비한 메시지를 전하기에 충분하며 이는 이성적 측면보다 감성적 측면에 호소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신과의 신비한 내면적 경험을 중시하는 가르멜 수도회는 시를 영적 체험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산 후안 데 라 크루스와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
산 후안 시의 뿌리는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스페인 카스티야 전통 교양시인 칸시오네로, 또 하나는 가르실라소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풍의 스페인 르네상스 시, 마지막으로 성서의 테마들이다. 이처럼 산 후안이 종교시인임에도 불구하고 세속시의 흐름이 그의 시 작품의 뿌리로 등장한 것은 산 후안이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전달할 도구로 세속시의 형식을 즐겨 취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로 산 후안뿐 아니라 16세기 후반의 많은 종교시인들이 이러한 패턴을 취했다. 특히 산 후안은 당시 스페인 교양시의 흐름을 지배하고 있었던 이탈리아 풍 시들의 형식적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의 신비주의적 종교 체험을 이 시의 형식에 많이 담았다. 산 후안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풍의 세속시를 종교적으로 승화시켜 자신의 신비주의 시학을 표현한 것이다. 특히 세속시인 중에서 산 후안의 마음을 가장 끌었던 시인은 16세기 초 스페인 르네상스 시의 대가인 가르실라소 데 라 베가였다. 산 후안은 가르실라소 시의 여러 구절을 취해 독특한 상징 기법으로 이를 종교적으로 승화시켜 자신의 신비주의 신학의 용기로 사용했다.


☑ 책 속으로

●대기의 흡입
밤꾀꼬리의 달콤한 노래
덤불숲과 그것의 아름다움
적막이 흐르는 밤
근심을 앗아 가는 불길의 소진

●캄캄한 어두운 밤
강렬한 욕망으로 사랑의 불길에 사로잡혀
오, 달콤한 하느님의 은혜여!
아무도 눈치채지 않게
조용히 잠든 집을 빠져나왔다네.

●  비록 밤이지만
  나는 물이 솟아 흐르는 샘을 알고 있다네!
  저 영원한 샘은 숨겨져 있으나
나는 그것의 은신처를 알고 있다네!
    비록 밤이지만.


●당신이 홀로 비밀스럽게
살고 있는 나의 가슴 안에서
너무나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잠에서 깨어나고 있습니다.
축복과 영광이 가득 찬
달콤한 들숨으로
당신은 얼마나 섬세하게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요!


☑ 지은이 소개

산 후안 데 라 크루스(1542∼1591), 십자가의 성 요한.
산 후안 데 라 크루스(1542∼1591)는 스페인 아빌라 폰티베로스의 평범한 가정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후안 데 예페스 알바레스(Juan de Yepes Álvarez)로, 잠시 동안 메디나 병원에서 일한 후 1563년 가르멜 수도회에 입교해 후안 데 산 마티아스(Juan de san Matías), 즉 ‘성 마태의 요한’이라는 수도명을 받았으며 그 후 살라망카에서 수학했다.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맨발의 가르멜 수도회>의 창시자, 산타 테레사 데 헤수스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 후, 그녀의 가장 가까운 조력자가 되어 가르멜 수도회 개혁에 착수한다. 이 때문에 그는 거의 10년 동안 갖은 종류의 핍박을 받게 된다. 1568년, 산 후안 데 라 크루스(San Juan de la Cruz)로 수도명을 바꾸었으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십자가의 성 요한’으로 알려져 있다. 핍박 가운데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전심을 다해 산타 테레사를 돕다가 결국 1575년, 8개월 동안 톨레도 감옥에 갇히는 고통도 당한다.
그러다가 감옥을 탈출, 나머지 삶을 안달루시아에서 보내다가, 로마 교황청이 <맨발의 가르멜 수도회>를 가르멜 수도회로부터 분리할 것을 인허하자, 이 수도회의 몇몇 중책을 맡는다. 그 후 아메리카로 선교하러 가기 직전 안달루시아의 우베다에서 죽음을 맞는다. 
1726년 베네딕토 13세 교황에 의해 시성되었으며 1993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그를 스페인어권의 모든 시인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다.


☑ 옮긴이 소개

최낙원
최낙원은 1954년 전주 출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및 동 대학원 스페인어문학과를 졸업한 후, 교육부 파견 국비유학생 자격으로 스페인으로 향발, 국립 마드리드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수학, <스페인 16세기 가르실라소(Garcilaso de la Vega) 시의 종교적 승화 과정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전북대학교 스페인중남미어문학과에서 교편을 잡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국스페인어문학회 부회장, 편집위원장, 전북대학교 인문학연구소장, 학생처장, 한국국제교류재단 중남미 지역 순회강사, 미국 오스틴 소재 텍사스 주립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방문연구교수를 역임했다. 주요 논문으로는 <가르실라소와 세르반테스>, <세르반테스와 보르헤스>, <스페인 망명시 연구>, <세르반테스 텍스트의 메타픽션적 성격>, <치카노 시에 나타난 정체성 연구> 등이 있고, 역서로 춘향전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La Canción de Chun-hiang≫, ≪라사리요 데 토르메스의 삶, 그의 행운과 불운≫, ≪가르실라소 시선≫. 편저로 ,≪Las conexiones de la sociedad coreana y española≫ ≪카탈루냐어-한국어 사전≫ 등이 있다.


☑ 목차

영혼과 남편 사이의 노래 ··············3
영적 부인(否認)을 통해 하느님과의 합일, 즉 완성의 가장 높은 상태에 도달한 것을 즐거워하는 영혼의 노래 ··18
하느님과 사랑의 연합이 이룬 내적 교감 안에서 영혼이 부른 노래 ··················21
오랫동안의 정관(靜觀)을 통해 얻은 영적 무아경에 관한 노래 ····················23
하느님 보기를 강렬히 원하는 영혼의 노래 ························28
작가의 다른 노래들, 세속 노래를 영적으로 바꾼 노래들 ··················32
동일한 작가의 다른 노래 ·······························35
세속 노래를 영적인 의미로 바꾼 노래 ··························37
믿음으로 하느님 아는 것을 즐거워하는 영혼의 노래 ···················42
세속 노래를 그리스도와 영혼의 영적인 의미로 바꾼 다른 노래들 ···················45
복음서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에 관한 노래: 삼위일체에 대해 ·················47
삼위(三位)의 소통에 관해 ·······························51
로만세 3. 창조에 관해 ·································53
로만세 4(앞에서 계속) ································55
로만세 5(앞에서 계속) ································59
로만세 6(앞에서 계속) ································61
로만세 7. 성육신(聖肉身)(앞에서 계속) ·························63
로만세 8(앞에서 계속) ································66
로만세 9. 탄생(誕生)(앞에서 계속) ···························68
바벨론 강변을 지나는 자의 다른 로만세 ·························70
단가(短歌) ·····································74

해설 ········································77
지은이에 대해 ····································103
옮긴이에 대해 ····································105


2014년 8월 22일 금요일

죽음 혹은 아님(Morir o no)


도서명 : 죽음 혹은 아님(Morir o no)
지은이 : 세르지 벨벨(Sergi Belbel)
옮긴이 : 김선욱
분야 : 희곡
출간일 : 2014년 7월 10일
ISBN : 979-11-304-1028-9  (03870)
가격 : 16500원
규격 : 사륙판(128*188) 제본 : 무선 쪽 : 190쪽



☑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희곡선집>은 인류의 유산으로 남을 만한 작품만을 선정합니다. 오랜 시간 그 작품을 연구한 전문가가 정확한 번역, 전문적인 해설, 풍부한 작가 소개, 친절한 주석을 제공하는 고급 희곡 선집입니다.
 
**현재 스페인을 가장 대표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 세르지 벨벨의 대표작을 초역으로 소개한다.
 
 


☑ 출판사 책 소개
 
<죽음 혹은 아님>에서 세르지 벨벨은 일상과 같은 죽음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일곱 개의 서로 다른 에피소드를 엮었다. 1막 각 장면은 등장인물들의 죽음으로 끝난다. 이들 장면은 서로 연관성도 없어 보인다. 이런 결말이 2막에서 반전된다. 1막의 일곱 개 에피소드가 이번에는 역순으로 진행되면서 1막에서 죽음을 맞았던 인물들을 살려낸다. 이들을 살린 것은 ‘작은 상황 변화’다. 그것은 바로 주변의 관심이었다.
 
세르지 벨벨이 1990년대 후반에 쓴 작품으로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이 반영되어 있다. 각 장면은 짧고 빠르고 독립적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극작품이 보여 주는 특징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시작과 끝이 없으며, 모든 사건이 현재 진행형으로 그려진다. 또한 제목인 ‘죽음 혹은 아님’은 셰익스피어의 "죽느냐 사느냐" 패러디로도 읽힌다.
 
 


☑ 책 속으로

부인: 그럴 순 없어. 정말이지, 죽음 같은 심각한 걸 그렇게 가볍게 처리해서는 안 돼.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당신은 1년을 무기력하게 보냈어. 위축되고, 괴로워하면서, 아무런 의욕도 없이. 이제 알겠어. 당신 상황이 최악이었다는 걸. 당신이 일을 시작했을 땐 희망이 있었어. 돈이 되고 뭔가 강력하고 성숙하고 지적이고 양식 있는 일을 하려고 했으니까. 난 당신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일이 해결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어. 하지만 아니야. 갈수록 별로였어. 그건 그냥 보통 수준의 속임수고 많은 거짓 이야기에 불과해. 더 나쁜 건 그러면서도 우쭐대고, 허망하기까지 하다는 거야. 잘 생각해 봐. 사람을 가지고 그렇게 장난치면 안 돼.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건 아직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이 남들이 하지 못한 뭔가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번에는… 당신은 어떻게 죽음을 그렇게… 저급하고 경박한 방식으로 다룰 수가 있어? 정말이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끔찍해, 그럴 순 없어….
≪죽음 혹은 아님≫ 166∼167쪽
 
 



☑ 지은이 소개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세르지 벨벨은 현재 스페인을 가장 대표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 1980년대 말부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수준 높은 작품을 창작해 오고 있다. 그의 작품 다수가 여러 외국어로 번역되었으며, 스페인을 비롯해, 중남미와 미국, 유럽 각국에서 공연되고 있다. 몇몇 작품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세르지 벨벨은 바르셀로나 아우토노마대학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대학에서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연극을 시작했다. 1985년 <오늘의 만화경과 등대>라는 작품으로 브라도민백작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연극계에 입문했고, 이후 20여 년간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수많은 화제작이 대중은 물론 평단의 호평을 받으면서 스페인에서 가장 촉망받는 극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한데, 1987년 국립연극상, 그라노예시(市)상, 1992년 비평가상, 1993년부터 1995년까지 카탈루냐 주정부 드라마문학상, 1994년 세라드오르상, 1996년 스페인 문화부 드라마문학상, 1999년 몰리에르상, 2000년 카탈루냐 주정부 국립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죽음 혹은 아님> 역시 1994년에 본연극상과 1996년 국립드라마문학상을 수상했다.
또한 연출가로 활동하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1988년부터 바르셀로나 연극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6년 희곡 문학 부문 국가문학상을 받았으며,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카탈루냐 국립극장 예술감독으로 재직했다.
대표작으로 <미니멀 쇼>(1987), <엘사 슈나이더>(1987), <오페라>(1988), <애무>(1991), <죽음 혹은 아님>(1994), <탈렘>(1990), <비 온 다음>(1993), <외지인들>(2005), <토스카나로>(2007) 등이 있다.
 
 

☑ 옮긴이 소개

김선욱은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와 동대학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국립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스페인 연극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고려대학교에서 강의하며 스페인과 중남미 연극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의 연극을 번역하고 무대에 올리는 한편 드라마투르그(문학 감독)와 연극 평론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공연 예술≫(공저), ≪작품으로 읽는 스페인 문학사≫(공저) 등과 역서로 ≪누만시아≫, ≪살라메아 시장≫, ≪푸엔테오베후나≫ 등 다수가 있다. 논문으로는 <연극사 각 시대별 연기 양식 비교 연구: 음악적 대사의 연극적 재현의 역사>, <르네상스와 바로크 과도기 시기 스페인 연극의 관객: 또레스 나아로를 중심으로>, <20세기 라틴아메리카 연극과 연극 축제> 등과 평론으로 <젊은 작가와 극단의 재기발랄한 놀이: 극단 이상한 앨리스의 변기 속 세상>, <사회적 폭력에서 잉태된 개인의 폭력, 그리고 그 치유에 대한 희망: ‘주인이 오셨다’의 텍스트 구조와 의미>, <‘마호로바’의 미덕: 그 구조와 연기 앙상블> 등 다수가 있다. 이외에도 <번역극의 드라마투르그 임무와 역할>과 같은 연극에 관련된 많은 문화 칼럼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 목차

나오는 사람들···················3

제1부 죽음····················5
제2부 혹은 아님·················111

해설······················171

지은이에 대해··················180
옮긴이에 대해··················182


 

2014년 2월 12일 수요일

과수원지기의 개 El perro del hortelano


도서명 : 과수원지기의 개(El perro del hortelano)
지은이 : 로페 데 베가(Lope de Vega)
옮긴이 : 윤용욱
분야 : 스페인 희곡
출간일 : 2011년 6월 10일
ISBN : 978-89-6406-754-3
가격 : 13,000원
A5 / 소프트커버 / 180쪽




☑ 200자 핵심요약

이탈리아의 가공의 도시, 벨플로르에서 펼쳐지는 남녀 간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 17세기 스페인의 극작가 로페 데 베가(Lope de Vega)의 희곡 <과수원지기의 개(El perro del hortelano)>는 작가의 희극적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스페인 ‘궁중 환상극’의 대표작이다.


☑ 책 소개

남녀 간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17세기 스페인의 극작가 로페 데 베가(Lope de Vega)의 희곡 <과수원지기의 개(El perro del hortelano)>는 1613년에 창작되어 1618년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출간된 순수 희극 작품으로, 로페 데 베가의 희극적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된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17세기 초의 스페인 연극은 비극보다는 순수 희극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이 <과수원지기의 개>야말로 당시의 이러한 극적 경향을 가장 온전하게 나타내는 대표적 희극 작품들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연극은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는 이탈리아의 가공(架空)의 도시 벨플로르(Belflor)와 이국적 정취의 이 도시에 위치한 환상적이고 낯선 분위기의 한 성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젊고 아름다운 디아나(Diana) 백작과 그녀의 비서 테오도로(Teodoro) 간의 로맨스를 주제로 한다. 로페 데 베가는 이런 ‘궁중 환상극’ 기법을 통해 당시 관객들에게 자신의 희극 세계를 펼쳐 보였다.
근래에 <과수원지기의 개>는 스페인에서 다른 형태로 개작되어 상업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는 등, 최근의 학자와 비평가들 사이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책 속으로

1.
저는 당신의 천한 사회적 신분 속에서 제가 좋아하는 색깔을 찾았어요. 기쁨은 신분적 고귀함에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원하는 영혼의 결합에 있는 거랍니다. 저는 당신과 결혼할 겁니다.

2.
드시고 싶으면 드시고, 드시기 싫으시면 다른 사람이 먹도록 내버려 두십시오. 저는 이토록 피곤한 희망을 바라보며 살 수는 없습니다. 그 희망이 아무것도 아니라면 저는 저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겠습니다.

3.
아가씨는 천성이 과수원지기의 개야. 먹지도 않고 그렇다고 남이 먹게 내버려 두지도 않는다네. 밖에 있는 것도 아니고 안에 있는 것도 아냐. 의심할 여지가 없어.


☑ 지은이 소개

펠릭스 로페 데 베가 카르피오(Félix Lope de Vega Carpio)는 1562년 11월 25일 마드리드에서 자수(刺繡)를 업으로 하는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복잡한 여자 문제를 안고 있었던 그의 아버지를 닮아 젊어서부터 타고난 여성 편력가였던 로페는 1635년 8월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수많은 여성들과 끊임없이 염문을 뿌렸는데, 이로 말미암아 그의 인생은 각종 불륜과 크고 작은 사건들과 함께 수많은 부침(浮沈)으로 점철되고 말았다. 그러나 방대한 그의 문학작품들이 보여 주는 경이로운 다양성의 자양분이 바로 그의 이러한 파란만장했던 삶이었음은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로페의 문학은 스페인 문학의 황금시대가 전개되었던 르네상스와 바로크라는 두 시대의 미학적 조류가 형성되고 종합되는 연결 고리였다고 할 수 있는데, 세르반테스가 소설의 근대적 모델을 제시하며 세계문학사에서 전무후무한 업적을 이루어 냈다고 한다면, 로페는 이와 동일한 성과를 연극을 비롯한 문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달성해 낸 인물이었다. 특히 로페의 문학사적 업적은 무엇보다도 ‘국민 연극(Teatro nacional)’의 확립을 통한 연극의 대중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16세기까지 소수 엘리트 계층의 전유물이었던 연극을 로페는 철저하게 대중의 기호에 맞는 극작을 통해 대중화에 성공했고, 따라서 로페 이후 스페인 연극은 비로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 예술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던 것이다. 연극의 대중화 이후 스페인 연극은, 아리스토텔레스의 3단일성 원칙의 파기, 두 시간 정도의 공연 시간과 3000행 정도 분량의 3막 연극 정착, ‘익살꾼(gracioso)’의 역할 증대 등, 형식상에서 실로 파격적인 혁신을 이룩하게 된 것이다.
형식적으로 로페는 이와 같이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는 극적 쇄신을 이루었지만, 연극 작품들에서 보이는 그의 신념과 가치관은 스페인의 오랜 전통과 맞닿아 있었다. 즉, 로페는 자신의 수많은 희곡 작품들 안에 스페인의 모든 유형의 인간상과 그들이 살아가는 인생을 용해해 이를 연극 무대를 통해 보여 주었던 것이다. 당시 스페인인들의 관심을 끌 만한 어떤 역사적 혹은 동시대적 주제나 사건, 이데올로기, 또는 인물들 중에서 상상을 초월할 만큼 방대한 로페의 극작품 망에 걸리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였다. 그는 결코 당시의 가치관과 대립하며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당시의 스페인인들이 느꼈던 바를 절묘하게 표현해 이를 연극이라는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여러 가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들로 인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17세기 초 스페인의 위태롭고 처절했던 모습과 이를 타파하기 위한 영웅적 몸부림들을 가장 적절하고 명확하게 묘사했던 것이다.


☑ 옮긴이 소개

윤용욱
윤용욱은 서울 출생으로 1989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했다. 1993년 동 대학원 졸업 후 스페인 국립마드리드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로 유학해서 2002년 17세기 스페인 연극에 대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외대, 덕성여대, 전북대 등에 출강했으며, 현재는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및 스페인어통번역학과 강사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로페 데 베가의 삶과 문학≫(한국외대출판부)이 있고, 역서로 ≪라 셀레스티나≫(지식을만드는지식)가 있으며, 논문으로는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로뻬 데 베가의 ‘복수 없는 처벌’의 비교 연구>, <‘국민연극’ 이전의 로뻬 연극에 대한 고찰>, <띠르소 데 몰리나의 작품에 나타난 여성들과 문화적 개념으로서의 성 역할에 대한 부조리>, <‘환상적 진실’: 17세기 초 스페인 희극에 나타난 바로크적 변증법>, <로르까 비극의 비극성 연구>, <스페인 비극에 나타난 비(非)보수적 전통>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나오는 사람들··················3

제1막······················5
제2막······················57
제3막·····················117

해설······················171
지은이에 대해··················176
옮긴이에 대해··················179


2012년 2월 23일 목요일

히메네스 시선


195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작품을 국내에서 처음 번역, 소개하는 ≪히메네스 시선≫. 지중해 연안 풍경과 함께 성장해 스페인의 근대시파를 창시했던 히메네스의 감성적인 초기 작품부터 형이상학적 의미를 더한 후기 작품까지, 그가 표방했던 순수시를 만나 볼 수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히메네스의 시가 우리에게 쉽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과격하게 문법적 구조를 파괴하고, 은유와 이미지 구성이 전혀 논리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 기준 중의 하나가 대중성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히메네스가 195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 시절에는 이런 난해한 시도 대중적으로 읽혔던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너무 감상적인 시에 길들여져 있는 것일까?

같은 맥락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지만 우리말로 소개된 작품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작품의 대부분이 소개되지 않았지만, 그의 핵심적인 시는 시에 관심이 있는 극소수의 독자들에게 문학잡지를 통해 이따금 소개되었다. 또 그의 순수시가 후대에 미친 영향력은 막대한 것이어서, 그의 시를 접하지 않았더라도 이름이나 개괄적인 시 세계 정도는 우리 문단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앞의 비평에서 말한 것처럼, 히메네스의 시는 감상적 시에서 출발해서 보다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언어를 가지게 된다. 특히 시집 ≪욕망받는 신과 욕망하는 신≫은 시어의 관념성을 극단적으로 밀고 간 실험적 시집이다.

이 번역 시선집은 우리 독자들이 시인의 다양한 시적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초기 작품에서부터 시인 사후(死後)에 발표된 시까지 고르게 채택한 것이다. 시집이 워낙 많아서 시집 모두를 아우르지 못했지만 작품의 변화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시인의 시가 후반으로 갈수록 난해해지기 때문에 우리 독자들의 평균적 가독성을 고려해, 전반부의 감상적 시가 후기의 관념적 시보다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도록 했다.


☑ 책 속으로

●가슴속에는 얼음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다른 이의 시선과 미소와
입맞춤을 그리워하는지…

다정했던 배[船]도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달콤하고 평온했던
풍경조차 안개와 환상을 싣고
사라져 가고 있다.

오늘 밤 하늘 아래는
달도 별도 뜨지 않겠지,
지금 평원은 겨울의 혹독함으로
잠들어 있다.

●안개 속에서 물은 돌에게
자신의 오래된 노래의 고통을 보여 준다.
덩굴 속에서 개똥벌레는
초록빛 비상과 은빛 비상을 꿈꾼다.

하늘을 향해 오르며 가지 사이로
별들의 향기를 머금은 재스민.
안개일까, 우물일까, 하늘일까?
그것은 낭만적인 달에 유혹된
어떤 나이팅게일… 푸른
목소리… 달에게 말을 건네는
새의 마술적 비상…

●조금 전,
마술처럼 새까맣던 세계는
달, 태양으로
혹은 별로 변한다.
이제 우리를 취하게 할
최초의 장미가 다가온다.

그때 돌연히
빛이 다른 빛으로 얼룩지고,
한 떼의 새가 지나간다.

●시간과 기억들은
지름길로 오지 않고,
빛과 바람 타고 온다.

우리는 조용한 바다 위로
미소 지으며 걸어간다.
그 집은 달콤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
그리고 한순간,
우리는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 지은이 소개

후안 라몬 히메네스(Juan Ramón Jiménez, 1881∼1958)

후안 라몬 히메네스(Juan Ramón Jiménez)는 1881년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 모게르(Moguer)에서 출생했다. 유년 시절 그는 친구들과 놀기를 싫어하고 그림과 글쓰기를 중독에 가까울 만큼 좋아하던 병약하고 수줍은 소년이었다. 열네 살에 처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해서, 그의 시가 고향의 문학잡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1900년 마드리드로 이주했고, 얼마 후 시집 ≪슬픈 아리아≫를 발표했다. 그 이전에도 잡지에 산발적으로 시를 발표했지만 시인에게는 공식적인 첫 시집이었다. 이후 다시 건강 때문에 모게르로 귀향하게 되는데, 귀향한 지 얼마 후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한다. 이즈음 신경쇠약과 호흡 장애 등으로 요양소에 입원, 장기 치료를 받았지만 다시 건강을 회복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했으며 프랑스에서는 상징주의 시를 접하게 된다.

1905년부터 1912년까지 고향 모게르에서 ≪봄의 발라드≫, ≪소리 나는 고독≫, ≪엘레지≫, ≪미로≫, ≪일요일≫ 등의 시집을 발표했다.

1912년에 건강을 회복한 시인은 마드리드로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당시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 기숙사이며 전위주의 예술의 산실이었던 레시덴시아 데 에스투디안테스(Residencia de Estudiantes)에 거주하게 된다. 그는 여기서 몇 년 후배였던 가르시아 로르카(García Lorca),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루이스 부뉴엘(Luis Buñuel) 등과 교분을 맺으며 그들에게 큰 예술적 영향을 미친다. 시인으로서는 ≪영적 소네트≫와 ≪여름≫ 같은 시집이 나온 때로, 같은 유형의 반복적인 시가 나오면서 새로운 미학을 모색하고 있던 시기였다.

1916년은 시인의 생애 중 가장 변화가 많았던 한 해였다. 생애 처음으로 미국 여행길에 올랐고, 그곳에서 세노비아 캄프루비 아이마르(Zenobia Camprubí Aymar)와 결혼하게 된다. 그녀는 아내 이상의 지적 동반자였고, 인도를 비롯한 동양 세계에 관심이 높아, 인도 시인 타고르의 시를 스페인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히메네스 시에 동양적 범신론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범신론적인 우주관을 자유시 형식에 담아내는 새로운 변화는,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명시 <풀잎(The leaves of grass)>으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1917년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온 시인은 스페인 내란이 일어나는 1936년까지 이곳에 거주하면서 창작 활동을 한다. 초기 감상적인 시어들이 철학적이고 사념적인 색채를 띠어 간다. ≪신혼 시인의 일기≫, ≪돌과 하늘≫, ≪완전한 계절≫ 같은 시인의 대표적 작품들이 쏟아졌던 시기였다. 시인의 고유한 목소리가 절정에 이르고 난해하면서도 대중적인 매력을 가진 작품들이 탄생했다.

1936년 스페인 시민전쟁이 발발했다. 조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카리브 지역을 떠나 미국의 플로리다에 거주하게 된다. 몇 년 후 동부의 워싱턴 DC로 거주지를 옮기고, 듀크대학과 메릴랜드대학의 칼리지 파크(College Park) 캠퍼스에서 강의에 전념했다. 일상적 언어를 가진 시와 지극히 관념적인 시를 동시에 썼던 시기로, ≪바다 저쪽에는≫, ≪내면적 동물≫, ≪욕망받는 신과 욕망하는 신≫ 그리고 마지막 시집 ≪떠나가는 강물≫이 출판되었다.

1952년 첫 망명지였던 푸에르토리코로 돌아간 시인은 이따금 대학에서 강연이나 강의를 했지만,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한다. 1956년 스웨덴 한림원은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했지만, 수상의 기쁨도 채 지나기 전에 아내 세노비아가 세상을 떠난다. 아내가 유명을 달리한 후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고 마침내 1958년 5월 29일 고국으로 끝내 돌아가지 못한 채 눈을 감는다.


☑ 옮긴이 소개

전기순

전기순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랑에 대한 연구≫(풀빛, 2008), ≪사랑의 행진≫(박영률출판사, 2007), ≪벽에 그려진 얼굴들≫(니카노르 파라 선집, 고려원, 1994) 등 여러 권의 역서가 있고, 저서로 ≪세계의 소설가≫(2000), ≪환멸의 세계와 매혹의 언어: 붐 이후 라틴아메리카 소설≫(2005), ≪스페인 이미지와 기억≫(2010), ≪알모도바르 영화≫(2011)가 있다.

전공 분야는 스페인 현대문학으로, 전후 스페인 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페인 사회시 연구> 외에 중남미 현대소설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있고, 현재는 스페인 황금세기 문학과 스페인 및 중남미 영화와 영화이론 그리고 스페인 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 목차

≪서정의 노래(Rimas)≫ (1898∼1902)
머무름의 깊은 곳에 ··················3
사춘기 ·······················5
백합과 태양 ·····················7
5월의 환희 ·····················8
이별의 대화 ·····················9
소녀의 죽음 ····················11
여인과 장미 ····················13
그 생애 스무 송이 장미 ················14
죽음의 미소 ····················15
입술에 대한 향수(鄕愁) ···············17
잠자는 숲 ·····················18
지친 영혼 ·····················21

≪탄생(Anunciación)≫ (1898∼1900)
흰 암벽들 ·····················25

≪슬픈 아리아(Arias tristes)≫ (1902∼1903)
권태 ························29
별도 새도 날아가 버린 하늘 ··············31
비 그친 하늘 ····················33
달이 뜬 도시 ····················34
시인 ························36
목동 ························38
아침 햇살 ·····················40

≪먼 정원(Jardines lejanos)≫ (1903∼1904)
꽃의 계절 ·····················43

≪목가시(Pastorales)≫ (1903∼1905)
태양이 나뭇잎을 금빛으로 물들이리라 ·········47
안개 속에서 ····················49

≪망각(Olvidanzas)≫ (1906∼1907)
10월의 정원 ····················53

≪봄의 발라드(Baladas de primavera)≫ (1907)
밤의 노래 ·····················57
4월 ························58
첫사랑 여인에 대한 슬픈 발라드 ············60
세 번의 입맞춤에 대한 슬픈 발라드 ··········62

≪비가(悲歌, Elegías)≫ (1907∼1908)
말 탄 시인 ·····················67
일몰 ························69

≪소리 나는 고독(La soledad sonora)≫ (1908)
소리 나는 고독 ···················73

≪짧은 노래(Arte Menor)≫ (1909)
그늘진 음악 ····················77

≪미로(Laberinto)≫ (1910∼1911)
태양과 달처럼, 희고 동시에 금발인 나이팅게일에게 ···83
장미 나무 사이로 여름은 가고 ·············85

≪전원시(Poemas Agrestes)≫ (1910∼1911)
아름다운 것 ····················89
새벽 ························90
마지막 여행 ····················92

≪일요일(Domingos)≫ (1911∼1912)
그중 여덟 번째 시 ··················97

≪순수(Pureza)≫ (1912)
동틀 무렵 ·····················101
가을의 순수 ····················102
마을 ·······················104

≪금의 침묵(El silencio de oro)≫ (1911∼1913)
거대한 시간 ····················109

≪영적 소네트(Sonetos espirituales)≫ (1914∼1915)
10월 ·······················113

≪신혼(新婚) 시인의 일기(Diario de un poeta recién casado)≫ (1916)
모노톤 ······················117
하늘 ·······················119
밤 풍경 ······················120

≪영원한 것들(Eternidades)≫ (1916∼1917)
너와 나 ······················125
물웅덩이 ·····················126
우주 ·······················127
노래 ·······················128
참회 ·······················129

≪돌과 하늘(Piedra y cielo)≫ (1917∼1918)
시 1번 ······················133
시 2번 ······················134

≪아름다움(Belleza)≫ (1917∼1923)
어머니 ······················137
사랑 ·······················138

≪완전한 계절(La estación total)≫ (1923∼1936)
제2의 조물주 ···················143
나 다시 태어나면 ··················144

≪바다 저쪽에는(En el otro costado)≫ (1936∼1942)
마지막 아이 ····················149

≪욕망받는 신과 욕망하는 신(Dios deseado y deseante)≫ (1949)
이름들로부터 얻어진 이름 ··············153
우리의 자연스런 움직임에 대해서 ··········155
사랑으로 채우기 ··················157

≪내면적 동물(Animal de fondo)≫ (1949)
완전한 의식 ····················161

≪벌거벗은 시(La obra desnuda)≫ (1918∼1953)
미래의 책 ·····················165

≪떠나가는 강들(Ríos que se van)≫ (1951∼1953)
네 영혼의 색깔 ···················169
오직 너 ······················170
콘서트 ······················171

≪회상(In Memoriam)≫ (유고 시 모음)
죽음 1 ······················175
죽음 2 ······················176
죽음 3 ······················177
해설 ·······················179
지은이에 대해 ···················197
지은이 연보 ····················201
작품 연보 ·····················204
옮긴이에 대해 ···················207

2011년 12월 21일 수요일

영원한 평화 La Paz Perpetua

전쟁과 폭력의 파괴력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필요악이라는 이유로 이를 정당화하는 일은 빈번하다. 이런 현실에서 폭력에 대항하기 위해 또 다른 폭력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목적이 수단을 합리화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 책 소개

1795년 발표된 칸트의 ≪영구평화론≫은 세계적 평화 또는 영원한 평화의 실현을 위한 철학적 기획으로, 사후에나 가능해 보였던 ‘영원한 평화’가 현실에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세계가 영원한 평화의 길로 나아가지 않으면 전쟁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테러에 대항하는 전쟁이 우리 시대의 표징으로 떠오른 때, 후안 마요르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와 관객에게 “필요악”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마누엘, 오딘, 존존은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기 위해 최고의 엘리트 견만 뽑는 단체 K7 입사 시험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최종 후보들이다. 이들이 통과해야 할 마지막 관문은 테러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을 공격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최고의 안티테러리스트로 뽑히기 위해 테러를 저지르느냐 마느냐의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용의자를 공격함으로써 테러를 사전에 방지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겠지만, 그가 테러와 상관없는 무고한 사람일 경우 테러와 불법에 대항해서 싸운다는 이유로 또 다른 테러, 또 다른 불법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법을 준수하고 테러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그를 공격하지 않았는데 그가 테러를 저지르면, 무고한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게 된다. 작가는 언제나처럼 현실의 사회적 문제를 반영하면서도 ‘개-인간’이라는 상상의 존재를 통해 도덕적 자극이나 교훈적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악이 행해지는 메커니즘을 보여 주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을 필요악에 대한 생각에 초대하고 있다.

☑ 책 속으로

인간: 우리가 그 사람을 건드린다면, 무방비 상태의 사람을 건드린다면, 우리는 세상에 대한 암울한 그의 비전을 정당화해 주는 거 아닌가요? 만약 우리가 법을 무시한다면 우리는 그와 뭐가 다른 겁니까? 그 사람이 권리가 없다면 우리들의 권리, 모든 사람들의 권리, 민주주의도 위험에 처하는 거 아닙니까? 우리는 가치 있는 것들을 위해 싸웁니다. 하지만 죄 없는 사람들이 죽을 위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 지은이 소개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는 1965년 마드리드에서 태어나 현재 스페인, 특히,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극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학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1997년에는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5년간 마드리드와 근교의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현재는 마드리드 왕립 드라마 예술 학교 교수다.
연극은 즐거움과 감동 외에도 관객들이 자신의 삶과 자신이 사는 세상을 조명해 볼 수 있는 뭔가를 던져 주어야 한다고 마요르가는 생각하고 있다. 관객의 상상력이나 감각에 도전하면서 경험을 풍성하게 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비판하며 또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하는 공간이 연극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학과 철학을 전공한 자신의 이력을 증명하듯, 마요르가는 극 언어가 수학처럼 정확하기를 추구하며, “철학은 연극과 정반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위대한 작가들은 사고에 몸을 입혀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며 철학적인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선한 칠인>(1989), <스탈린에게 보내는 연애편지(Cartas de amor a Stalin)>(1999), <뚱뚱이와 홀쭉이(El Gordo y el Flaco)>(2000), <천국으로 가는 길(Himmelweg, Camino del cielo)>(2003), <하멜린Hamelin)>(2005, 국립연극상, 막스상 수상), <끝 줄 소년(El chico de la ú́ltima fila)>(2006, 막스상 수상), <다윈의 거북이(La tortuga de Darwin)>(2008, 막스상 수상) 등이 있다. 이외에도 스페인이나 다른 나라의 고전 작품들을 각색하기도 한다. 참고로, 막스(Max)상은 1998년부터 스페인 작가, 출판인협회 회원들이 같은 분야의 동료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해 동안 무대에 오른 공연물들 중 가장 우수한 작품을 투표로 결정해 수여하는 매우 권위 있는 상이다. 현재 그의 작품들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는 물론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폴란드어, 아랍어, 그리스어 등 21개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각 나라 무대에 소개되고 있다.
한편, 후안 마요르가는 2009년 <다윈의 거북이> 서울 공연(서울시립극단, 김동현 연출)을 위해 한국을 방문해 자신의 연극론에 대해 강연한 바 있다.

☑ 옮긴이 소개

김재선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스페인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한국외대에 출강하고 있다. <부에로 바예호의 정치극에 나타난 억압된 과거와 초자아의 전개>, <80년대 연극을 통한 내전의 기억하기와 기억 만들기>, <세르반테스와 라몬 델 라 끄루스의 막간극에 나타난 웃음의 기능> 등 스페인 연극에 대한 다양한 논문을 썼으며, 저서로는 ≪작품으로 읽는 스페인 문학사≫(공저), ≪Historia del teatro breve en España≫(공저) 등이 있다.

☑ 목차

<영원한 평화>의 한국 출간을 축하하며······7

나오는 사람들················11

영원한 평화·················13

해설····················97
지은이에 대해················101
옮긴이에 대해················105

2011년 12월 19일 월요일

푸엔테오베후나 Fuente ovejuna


정의라는 상대적인 개념을 판별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기준 중 하나는 그것이 얼마나 공동체의 질서 유지에 기여하느냐 하는 것이다. 개념 혹은 약속이란 것이 본래 공동체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푸엔테오베후나≫는 현실적인 이해관계들의 절묘한 균형을 이뤄내는 ‘정의’를 보여준다. 당대 스페인의 정치· 경제· 문화적인 갈등 상황과 해결을 절묘하게 그려낸 로페 데 베가의 대표작이다. 















☑ 책 소개

스페인 정치 현실을 무대화
≪푸엔테오베후나≫는 로페의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1476년 푸엔테오베후나(Fuente ovejuna)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농민 반란을 소재로 삼아서 집단의 심리를 서정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작품의 주제는 귀족의 권력 남용에 대한 민중들의 봉기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당시에 잠재해 있던 봉건귀족과 평민 부르주아 사이의 사회적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부류의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전개 과정을 거친다. 우선 부도덕한 권력자(귀족)가 권력을 남용(주로 평민 여성에 대한 성폭행)한다. 그다음에는 이에 분노한 평민들이 귀족들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고, 마지막 단계에서 국왕이 사건에 개입해 귀족 세력에 대항한 평민들의 손을 들어준다. 국왕은 언제나 최상의 심판자처럼 행동하며 판결을 통해 귀족을 비판하고 평민들의 행동을 정당화해 준다. 그리고 이러한 국왕의 결정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민중들도 사회체제를 바꾸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다만 정의가 실현되기를 원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왕에게 악덕 귀족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의 행동의 정당성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왕은 이를 받아들인다. 
이것은 귀족들의 세력을 억누르고 절대왕정 체제를 공고하게 만들려는 군주와 절대 군주의 비호 아래 세력을 키우며 당시 부상하고 있던 부유한 부르주아 세력이 서로 공통된 이익을 추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중들의 삶을 옹호
왕이 푸엔테오베후나에 파견한 판사가 사실을 밝히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취조하는 장면에서 로페 데 베가는 고문당하는 마을 사람들을 노인과 소년, 여자와 뚱뚱한 겁쟁이 멩고로 설정했다. 즉 가장 약한 사람들을 대표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선택은 마을 사람들의 영웅성을 극대화한다. 이 영웅성이 마을을 살렸다.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가장 돋보이는 작가의 수완은 마을 사람들의 복수의 장면 다음에 고문의 장면을 연이어 배치한 것이다. 복수를 실현한 마을 사람들은 고문의 장면에서 하나가 된다는 의식을 고취한다. 그들의 영웅성을 가장 강렬하게 드러내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결코 복수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다. 복수는 앞서도 살펴보았듯이 왕에게는 하나의 중대한 범죄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웅성으로 인해 그들은 자유를 되찾았다. 당대를 작품 안에 녹여낸, 그러나 시대를 거스르기 어려웠던 로페로서는 평민들의 자유를 옹호하는 연극을 쓰는 것은 불가능했겠지만, 정의가 실현되는 연극과 보통 사람들의 영웅성을 드러내는 연극을 쓰는 것은 가능했던 것이다.

☑ 책 속으로

Jacinta:                     Sí; 
        porque tengo un padre honrado, 
           que si en alto nacimiento 
        no te iguala, en las costumbres 
        te vence.  

(…)

LAURENCIA: Caminad, que el cielo os oye. 
              ¡Ah, mujeres de la villa! 
              ¡Acudid, por que se cobre 
              vuestro honor, acudid todas! 

하신타: 그렇습니다. 제 아비는 명예로우신 분입니다. 각하만큼 고귀한 신분은 아닐지라도, 지금까지 살아오신 동안의 행실은 각하보다 훨씬 더 고귀하십니다.

(…)

라우렌시아: 가세요! 하늘이 당신들을 보고 있어요. 아, 마을의 여인들이여! 이리로 모이세요. 우리들의 명예는 우리들 힘으로 되찾아야 합니다. 모두 모이세요.

☑ 지은이 소개

로페 데 베가 
17세기 스페인 국민극을 확립하고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음은 물론이거니와 당대와 후대의 극작가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 로페 데 베가(Lope de Vega)는 1562년 마드리드의 하류층 가정에서 출생한다. 우선 그는 다작의 작가로 유명하다. 일생동안 1500∼2500편의 장편극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현재까지 425편이 전해진다. 그 밖에 단편극과 시를 더한다면 그의 작품 수는 훨씬 더 많다.
그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이는데, 다섯 살에 스페인어와 라틴어를 읽을 줄 알았으며, 열 살 때는 클라우디아누스의 고전 라틴어 시를 스페인어로 번역했고, 열세 살에는 3막극 <진실한 연인>을 썼을 정도라고 한다. 열네 살에 예수회 학교에 입학했으나 스페인의 포르투갈 원정대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에서 도망쳤다. 이 원정대에 참여하면서 그의 재능을 알아본 아빌라 주교의 눈에 들게 되어 알칼라데에나레스 대학교에서 공부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대부의 길을 따르려 했으나 뭇 여성들과 사랑에 빠지고, 결국 자신은 육체적 순결을 지키면서 수도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수도자가 되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는 일생 동안 수많은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 1583년 해군에 입대해 포르투갈의 아소르스 제도 원정을 다녀온 다음부터 극작가로서 활동하면서 극단주의 딸이자 여배우인 엘레나 오소리오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와의 관계가 정리되면서 그는 1588년 펠리페 2세의 칙사였던 고관의 딸 이사벨 데우르비나와 결혼한다. 결혼 2주 후에 무적함대에 자원입대한 그는 원정이 실패하자 스페인으로 돌아와 당시 한창 연극 활동이 왕성하던 발렌시아에 정착하게 된다. 이후 로페는 왕성한 극작 활동으로 ‘천재 불사조’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로페 데 베가는 당대 관객들에게 대단한 인기와 영향력이 있었고, 극을 만드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 일반적으로 그의 연극은 지나치게 대중적인 성향으로 인해 문학성이나 심오한 철학성, 인간 본질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가 지배층이 주된 관객이었던 기존의 연극 무대에 일반 대중을 불러들여 연극의 관객층을 넓혔다는 공로는 분명히 인정받아야 한다. 그로 인해 17세기 스페인에서는 대중의 존재를 인식하는 연극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양산되었으며, 연극의 지평 또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전주의 미학에서 벗어난 대중 미학으로 연극에 대한 체계화를 시도했다. 그는 당대 스페인 관객들의 요구와 취향에 맞는 연극을 써야 한다고 역설했는데, 그 결과 고상하고 지적인 것으로 대표되는 고전주의 계열의 연극과 대중적 취향의 민중 희극의 부류를 통합해서 관객들이 선호하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 옮긴이 소개

김선욱
김선욱은 고려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서어서문학을 전공하고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국립대학교에서 17세기 스페인 드라마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한 뒤 국내 여러 대학에서 스페인어와 스페인. 중남미 문화, 스페인. 중남미 연극, 일반 연극 이론에 관련한 다양한 강의를 하고 있다. 특히 연극과 문화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다른 한편으로 아직까지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스페인과 중남미 연극을 번역해 공연하고 있다.또한 연극 평론가와 드라마투르기(문예감독)로 활동하는 등 이론과 실제를 넘나드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논문으로<“거짓말 같은”의 주제와 연극성>, <20세기 라틴아메리카 연극과 축제> 등이 있고, 대표적인 역서로 ≪누만시아/사기꾼 페드로≫,≪세상이라는 거대한 연극/살라메아 시장≫,≪보헤미아의 빛≫ 등이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푸엔테오베후나 

옮긴이에 대해

2011년 6월 7일 화요일

인생은 꿈입니다 La vida es sueño

인생은 꿈인가?

스페인 사람은 꿈을 이렇게 이해한다.
1. 자는 행위.
2. 사실상의 것을 밤의 환상이었다고 믿게 하는 속임.
3.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상상 속의 사건.
4. 깨어 이쓴 상태에서 낮에 갖게 되는 상상, 환상.
5. 비실재적, 비이성적, 환상적인 것.
6. 계획을 세워 이루고자 열망하는 것.
7. 사실적이지만 일시적인 것으로, 보통 지상의 것은 하늘의 것에 비해 과장해서 너무 짧다고 표현한다. 죽음 너머의 세상에 맞서 눈에 보이는 현실의 세계를 말하는 것으로 종교적인 의미가 강하다. 영원한 삶과 순간의 삶으로 해석될 수 있다.
8. 앞선 차원까지는 나아가지 않지만 일시적으로 지속되는 무상한 것.



칼데론의 <<인생은 꿈입니다>>는 7번째 해석 위에 서 있다. 옮긴이 안영옥은 "인간 존재에 대해 냄새 맡고자 하는 자들에겜나 은근하게 자신의 비밀을 내보이는 상징의 매력"을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바로크 문학의 완숙기를 대표하는 칼데론 데 라 바르카의 희곡. 작가는 운명에 대항하는 인간 의지의 힘과 인간 존재의 가치 및 감각 세계에 대한 회의를 아름다운 문학적 언어 안에 담아 내고 있다.

<인생은 꿈입니다(La vida es sueño)>는 바로크 문학의 완숙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작품에 사용된 풍부한 상징적 표현들이 도덕적, 신학적, 철학적 내용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상징들은 들꽃의 향기처럼, 인간 존재에 대해 냄새를 맡고자 하는 자에게만 은근하게 자신의 비밀을 내보인다. 때문에 스페인 안팎에서 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져 ≪칼데론과 비평≫이란 이름으로 출판되기까지 했다.

우리는 보통 “인생은 꿈”이라는 대목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환멸이나 회의를 느낄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꿈꾸는 인간도 신에 의해 꿈꾸어진 존재라고 했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이론인가. ‘나’란 존재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신이 잠에서 깨어나면 그분의 기억에서조차 사라져 버리는 존재가 바로 나란 말인가.

그런데 칼데론의 <인생은 꿈입니다>는 제목 자체에서 풍기는 환멸적 냄새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세히스문도의 자유를 위한 투쟁과 예정된 운명에 맞선 승리가 이 작품을 근본적으로 낙관적으로도 볼 수 있게 한다.

이 작품에서 사건은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하나는 세히스문도의 자유와 승리고 다른 하나는 로사우라의 명예 회복이다. 두 개의 테마를 중심으로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야기가 얽히고 연합되어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 책 속으로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나의 환상이자
그림자이며 허구다.
그리고 최대의 선으로도 부족하다.
모든 인생이 꿈이며
꿈은 단지 꿈일 따름이다.

이미 환멸을 맛본 이상
내겐 위장이란 없으며
인생은 꿈이란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도다.

클로탈도,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인간들은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 지은이 소개
칼데론 데 라 바르카(Calderón de la Barca, 1600∼1681)
1600년 1월 17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났다. 예수교에서 운영하는 학교에서 초등 과정을 공부했으며 1610년에 어머니가 출산을 하다 돌아가시자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당시 열네 살이었던 형은 멕시코로 가 버렸고 열두 살 누이 도로테아는 수녀원에 들어갔으며 막내는 외할머니 집으로 보내지고 칼데론과 아버지만이 집에 남게 되었다. 1614년에 칼데론은 알칼라대학교 예술대에 입학했고 같은 해 아버지가 재혼했다. 그러나 1년 뒤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그날 저녁 식사부터 비용을 계산하기 시작한 계모와 삼촌 밑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해 대학에서 교회법을 공부했고 그때 배운 인간의 권리나 결과에 대한 원인론, 인간의 자유의지론, 자연의 법과 영원한 법에 대한 이론들이 그의 작품 세계로 옮겨졌다. 젊은 시절 군인이기도 했으나 1651년에 교단에 입단해 죽는 날까지 성직에 있었다. 1656년에는 마드리드 궁정에 기거하면서 시작 활동도 했지만 무엇보다 극작가로서 명성을 누렸다. 1681년 칼데론의 죽음은 스페인 바로크 문학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

칼데론이 17세기 스페인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이미 스페인 국민극의 아버지인 로페 데 베가와 그의 제자들이 스페인 극을 정상으로 이끌어 가고 있었다. 로페가 스페인 극의 창조기와 청춘기를 대표한다면 칼데론은 그것을 체계화하고 깊이를 더해 완성시켰다고 볼 수 있다.

칼데론의 대표적인 극작품으로는 스페인 역사와 전설에서 테마를 갖고 온 <살라메아의 시장>, 명예와 질투를 이야기한 <자기 명예의 의사>, 사랑과 도피를 그린 <유령의 여인>, 환상적 세계의 이야기인 <바람의 딸>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물음인 <인생은 꿈입니다>가 있다.

스페인 극사에서 바로크 극만의 특징은 성서의 이야기를 우의적으로 보여 주는 성체극의 출현과 완성을 들 수 있다. 바로 칼데론이 이 극의 창시자이자 완성자로 기록되고 있다. 대표작으로 신학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 보인 <세상의 위대한 극장>, 신화의 테마를 그린 <실수의 매혹>, 구약의 이야기를 극화한 <발타사르의 만찬>, 신약상의 내용을 극화한 <너 같은 너의 이웃>, 전설에서 테마를 취한 <미사의 헌신> 그리고 시대극으로 <제2의 부인>이 있다.

칼데론의 작품은 시대와 문체에 따라 두 단계로 분류, 정리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의 작품들은 로페의 사실극, 관습극과 같이 사건과 테마를 이용하고 있는 것들로 로페에게서 보이던 불필요한 요소가 제거되고 극 행위의 전체적인 통일성이 추구되면서 깊이와 논리가 더해진다. 필요 없는 인물들도 배제되고 있다.

두 번째 단계의 작품들은 앞선 사실극에서 빠져나와 상징적으로 철학적, 사상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문학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있다. 인간 운명에 대항한 인간 의지의 힘과 인간 존재의 가치 및 감각 세계에 대한 회의 등을 다룬 철학극인 <인생은 꿈입니다>가 이 단계의 대표작이다.


☑ 옮긴이 소개


안영옥
안영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국립대학교에서 오르테가의 진리 사상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페인 외무부 및 오르테가 이 가세트 재단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스페인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역서로 ≪엘시드의 노래≫, ≪좋은 사랑의 이야기≫, ≪라셀레스티나≫, ≪세비야의 난봉꾼과 석상의 초대: 돈 후안≫, ≪인생은 꿈입니다≫, ≪죽음 저 너머의 사랑≫, ≪죽음의 황소≫, ≪예술의 비인간화≫, ≪세 개의 해트 모자≫, ≪러시아 인형≫, ≪피의 혼례≫, ≪예르마≫,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등이 있고, 저서로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그의 비극적 삶과 죽음, 그리고 작품≫, ≪스페인 문화의 이해≫, ≪올라 에스파냐: 스페인의 자연과 사람들≫, ≪서문법의 이해≫, ≪작품으로 읽는 스페인 문학사≫(공저), ≪열정으로 살다 간 스페인·중남미 여성들≫(공저)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해설 ·······················7
지은이에 대해 ··················22

나오는 사람들 ··················27

제1막 ······················29
제2막 ······················97
제3막 ·····················177

옮긴이에 대해 ··················248

2011년 5월 4일 수요일

스페인 이미지와 기억

스페인 국도에는 검은 황소들이 배회한다.

정열의 나라?
행동이 과격하고 단순하며 심장은 뜨겁지만,
머리는 약간 모자란 그런 나라?
전기순은 스페인의 빛에 놀란 한국 여행가들의 몽상을 깨운다.
그 나라에 싸움소와 플라멩고 말고도 얼마나 많은 것이 있는지를 드러낸다.
소는 싸움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정열의 나라” 스페인은 잊어라. 
그 참모습이 이미지와 기억을 통해 되살아난다.

투우, 플라멩코, 축구, 돈키호테, 무적함대, 벨라스케스, 산티아고 순례길, 알모도바르, 파에야… .
스페인으로 가는 길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이지만, 스페인의 참모습을 보여 주지는 못한다. 각각의 길들이 막힘없이 이어져야 비로소 전체로서의 스페인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여기, 진짜 스페인에 이르는 지도가 있다. 역사의 기억을 더듬어 가며 이 길에서 저 길로, 이베리아반도를 종횡무진 누비노라면 어느새 스페인에 대한 수많은 이미지의 파편들이 제자리를 찾는다. 진짜 스페인의 얼굴을 만나게 된다.

오랜 동안 스페인 문학을 연구하고 스페인 문화와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대학에서 강의해 온 저자는 스페인의 가려진 참모습을 이미지(문화)와 기억(역사)을 통해 알리고 싶어 한다.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정열적”, “다혈질적”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얼마나 아름답고 감성적이며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졌는지, 이방인들에게 얼마나 관용적인 역사를 가졌는지 소개한다. 국내에 스페인 관련 서적으로는 역사서와 여행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스페인의 진정성을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유일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무관의 제왕’이라고 불리던 스페인이 마침내 2010년 월드컵을 거머쥐었다.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로 잘 알려진 스페인 축구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그동안 스페인 축구는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도 좀처럼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 원인의 하나로 ‘지역 갈등’을 꼽곤 했다. 어떻게 지역 갈등이 축구 성적과 관련이 있을까? 다른 지역 사람들이 한 팀에서 뛰어 팀워크가 좋지 않다는 뜻인가? 그 정도로 이해해도 될까?

 스페인은 세계적인 관광 대국답게 자신이 지닌 숱한 이미지로 전 세계인들을 매혹한다.  그러나 그 이미지들은 대체로 관광객들의 지갑과 관계가 있을 뿐 전체로서의 스페인을 보여 주지 못한다. 때문에 스페인을 알고 있는 이들조차도 ‘정열의 나라’라는 상투어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아무리 프리메라 리가가 인기 있더라도 축구 성적을 좌지우지할 만큼 뿌리 깊은 지역주의 전통이 설명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대항해 시대를 이끌었던 스페인의 황금기, 유수한 문학적 전통, 수많은 예술가들도 그저 파편으로서 기억될 따름이다.

 이 책은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그저 이미지로서 소비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던 스페인 문학자의 노력에서 탄생했다. 저자인 전기순은 오랜 세월 동안 스페인 문학을 연구한 학자로서 스페인어권 문화 전반에 걸쳐  관심을 기울이며 한국의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번역과 저술 활동을 해 왔다.  스페인 문화와 역사 전반에 대한 개론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그러한 노력의 결실이라 할 것이다.

 제목이 말하듯이 이미지와 기억은 이 책의 내용을 구성하는 두 가지 축이다. 기억, 즉 스페인의 역사는 독자들이 스페인을 이해할 수 있게끔 커다란 줄거리를 제공한다.  이베리아반도의 원주민들부터 이슬람 문명과의 조우, 레콘키스타, 대항해시대, 스페인 내전에 이르기까지 스페인의 긴 역사를 치우치지 않고, 속도감 있게 조망하고 있다.

 이미지는 우리가 갖고 있는 스페인에 대한 이미지를 뜻한다. 저자는 숱한 이미지들의 뿌리들을 찾아 가는데, 그것들이 역사와 만나 전체의 줄거리 속에서 제자리를 찾게 된다. 투우나 플라멩코처럼 잘 알려진 스페인의 문화적 아이콘 외에도 다양한 식문화와 복권처럼 시시콜콜한 것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스페인적인 것들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느껴진다. 특히 스페인의 세계적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에 대해서는 따로 장을 할애해서 애정의 편지를 띄울 정도다. 그리고 종교화를 위시한 스페인의 회화적 전통도 저자가 독자들을 위해 마련한 스페인의 이미지들인데, 스페인 문화의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렇듯 풍성한 이미지들을 제공하며 스페인의 역사라는 줄거리 위에 그것들을 배치해 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스페인에 대한 대중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책이다.  


☑ 책 속으로

스페인 국도에는 검은 황소들이 배회하고 있다. 이 황소는 거대하기 때문에 멀리서부터 그 모습을 드러낸다. 검은 투우는 두 발을 대지에 단단히 박고 도도하게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언제 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무척 다르다. 해 뜰 무렵에는 투우장에서 보는 바로 그 투우들처럼 도도하고 우아하기까지 하다. 나른한 오후 뜨거운 햇살을 등에 지고 있을 때는 마치 꿈결 속을 지나가는 듯 몽환적으로 보이고, 해 질 녘에는 반사되는 붉은 황혼 속에서 그렇게 쓸쓸해 보일 수가 없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아무도 없는 국도를 달릴 때는 프랑켄슈타인의 애완동물처럼 기괴하게 다가온다.  (1부 1장‘스페인 가면 만나는 것들’중)


강한 지역성은 때로는 스페인 국민들로 하여금 자신의 지역적 정체성을 국가성보다 더 강하게 인식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국가적 민족주의와 지역적 민족주의가 별개로 존재하고. 후자가 더 강하게 나타날 경우가 많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런 감정을 ‘파트리아 치카(patria chica)’, 즉 작은 국가라고 부른다. 파트리아 치카는 심리적 차원에서 국가라는 거대 구조에 비해 더 구체적이며 친밀하게 다가온다. (2부 3장 ‘작은 나라들의 나라’중)


☑ 지은이 소개


전기순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마드리드 국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페인에서의 유학 생활은 텍스트로서의 스페인이 아니라, 뼈와 살을 지닌 진짜 스페인 사람들, 그리고 뜨거운 태양과 메마르고 너른 대지를 지닌 스페인의 자연과 서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책에서 다루는 스페인의 이미지는 상당 부분 유학 시절의 개인적 체험과 감흥에 빚지고 있다. 스페인 내전 이후의 현대시에 대한 연구로 학자로서 첫걸음을 내딛었고, 이후 스페인 시와 중남미 소설, 스페인어권 영화와 문화 등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문화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 관심을 쏟고 있다. ≪사랑에 대한 연구≫(풀빛, 2008), ≪돈 후안≫(을유, 2010), ≪사랑의 행진≫(박영률출판사, 2007)외 여러 권의 역서가 있고, 저서로는 ≪세계의 소설가≫(2000, 공저), ≪환멸의 세계와 매혹의 언어: 붐 이후 라틴아메리카소설≫(2005, 공저)이 있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문화들을 두루 소개해 한국 사회의문화적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학자적 사명감으로 성실한 번역과 저술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목표 아래 탄생한 것이다. 아울러 스페인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에 관한 책을 준비하고 있음을 슬쩍 밝혀 둔다.


☑ 차례

프롤로그

1부 이미지들
1장 이미지
황소 가죽
가톨릭 문화
스페인 가면 만나는 것들
플라멩코

2장 그림 이야기
알타미라와 엘체의 여신
성상화의 기호학
르네상스 화가들
엘그레코와 비잔틴적 환상
바로크의 거장들
벨라스케스와 공기의 재현

2부 기억
1장 문명의 충돌
로마로 가는 길
누만시아의 기억
기독교와 이슬람의 충돌
카미노 데 산티아고
기사 엘시드
안달루시아 이슬람: 코르도바 왕국
이븐 하즘과 ≪비둘기 목걸이≫
그라나다와 알람브라의 추억

2장 모험에서 환멸로
이사벨과 페르난도 그리고 1492년
콜럼버스의 이중성
가르실라소의 은밀한 매력
돈키호테와 돈후안

3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서
스페인과 EU
작은 나라들의 나라
알모도바르에게 보내는 편지

에필로그
찾아보기


도서명 : 스페인 이미지와 기억
지은이 : 전기순
분야 : 인문 > 문화 > 스페인
출간일 : 2010년 7월 20일
ISBN : 978-89-6406-444-3
가격 : 15,000원
규격 : 신국판    제본 : 반양장    쪽 : 2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