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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3일 수요일

박타령


도서명 : 박타령
지은이 : 신재효(申在孝)
옮긴이 : 김창진
분야 : 한국 고소설
출간일 : 2012년 5월 21일
ISBN : 978-89-6680-404-7 00810
가격 : 14,500원
규격 : A5    제본 : 무선제본    쪽 : 184쪽



☑ 책 소개


≪춘향전≫, ≪심청전≫과 함께 3대 판소리계 소설로 일컬어지는 ≪흥부전≫은 특히 이 책이 원전으로 삼은 신재효(申在孝)본 ≪박타령≫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 책은 원전의 표현 그대로 싣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현대어로 옮겼기 때문에 고전을 맛과 멋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흥부전≫은 한국 독자에게 매우 친숙한 소설이면서도,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있는 독자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흥부는 ‘착한 사람’, 놀부는 ‘악한 사람’의 전형으로 보아 왔으며, 최근에는 흥부를 ‘게으르고 무능하며 의지가 약한 사람’, 놀부를 ‘부지런하고 유능하며 의지가 강한 사람’으로 보는 경향도 생겨났다. 이와 같은 인물상의 단순한 이분법은 작품의 원전을 읽지 않고 줄거리만 가지고 제멋대로 추측하는 데서 빚어지는 오해다.

≪흥부전≫은 흥부와 놀부라는 뛰어난 두 인물을 창조했다. ‘흥부’의 이름은 원래 ‘흥보(興甫)’로서 ‘흥할 사람’이라는 뜻이다. ‘놀부’는 ‘놀보’로서 ‘놀 사람, 노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놀부는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며, 많은 재산을 가지고 편하게 놀고먹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갖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괴롭히고 착취하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냉혹한 사람이다. 반면에 흥부는 놀부에게 쫓겨나온 뒤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온갖 품팔이를 하며 부지런히 산다. 심지어는 목숨 걸고 매품까지 팔려고 했을 정도로 책임감도 강하다. 또한 이웃의 불행을 자기의 불행으로 알고 구원하려 애쓰며, 나아가 제비 같은 미물에게마저도 동정심을 잃지 않는 따뜻한 사람이다.

이와 같은 인물의 형상화 외에도 이 작품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가치를 지닌다.

첫째로, 이 작품은 해학(諧謔)이 뛰어나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웃음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흥부가 박을 타는 장면은 물론이고, 흥부가 죽기 살기로 매품을 파는 괴로운 상황이나 굶주림에 시달리는 슬픈 상황에서도 해학을 잃지 않는다. 이는 과거 우리 민족이 지녔던 삶의 슬기와 여유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둘째로, 조선 후기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놀부에게 쫓겨나 떠돌아다니며 살아가는 흥부의 삶 속에는 집과 땅 없이 떠돌던 유랑민의 모습이 잘 담겨 있다. 또한 작은 오막살이집에서 자주 끼니를 거르며 먹고살기조차 힘겨운 흥부 가족의 삶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부자로 사치스럽게 편히 놀고먹으며 사는 놀부의 모습에는 돈 많은 지주(地主)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떠돌아다니며 놀이를 팔아먹고 살던 놀이패들의 모습도 잘 그려져 있다.

셋째로, 사상의 우수성이 돋보인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윤리가 중요한가, 돈이 중요한가?’를 묻고 있다. 흥부는 윤리는 있되 돈이 없고, 놀부는 윤리는 없되 돈이 있다. 과연 어떤 게 잘 사는 삶인가? 이 작품은 둘 다 옳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 어떤 게 정답인가? 윤리가 중심이 되되 돈도 있어야 잘 사는 삶이다. 이게 흥부가 부자가 된 뒤의 모습인 지상선(地上仙)이다. 그러면 흥부는 어떻게 해서 돈을 벌 수 있었을까? 흥부는 남과 더불어 착하게 열심히 살다 보니, 이웃이 은혜를 갚아 도와주어 부자가 될 수 있었다. 반대로 놀부는 자기 혼자 잘 살려고 남에게는 피해를 입히면서 살다 보니, 결국 남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또 자기 욕심이 지나쳐서 끝내는 망하고 말았다. 따라서 혼자만 잘 살려는 생각보다는 남과 더불어 잘 살려는 생각이 인생의 승리자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놀부의 생각은 ‘배타주의(排他主義)’라고 부를 수 있다. 한편 흥부의 생각은 ‘더불어 살기주의’ 또는 ‘공존공영주의(共存共榮主義)’라고 부를 수 있다. 이처럼 ≪흥부전≫은 우리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덕목인 ‘더불어 살기’를 가르쳐주고 있다. ≪흥부전≫은 흥부와 놀부라는 보편적인 인물들을 창조한 것과 동시에, ‘공존공영주의(共存共榮主義)’라는 보편적인 사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위대한 작품이며, 영원히 한국인의 고전으로 남을 작품이다.


☑ 책 속으로

1.
하늘이 사람 낼 제 정한 분복(分福) 각기 있어, 잘난 놈은 부자 되고 못난 놈은 가난하니, 내가 이리 잘살기를 네 복을 뺏었느냐?

2.
어찌하면 잘사는지, 세상 난 연후에 불의(不義) 행사 아니하고, 밤낮으로 벌어도 삼순구식(三旬九食)할 수 없고, 일 년 사철 헌 옷이라. 내 몸은 고사하고 가장은 부황(浮黃) 나고 자식들은 아사지경(餓死之境), 사람 차마 못 보겠네!

3.
급급(急急)히 쫓고 보니 제비 새끼 여섯에서 다섯 먹고 하나 남아, 혈혈(孑孑)이 아니 죽고 날기를 공부타가 대발 틈에 발이 빠져 거의 죽게 되었거늘, 흥보 보고 대경(大驚)하여 제비 새끼 손에 놓고 무한(無限)히 탄식한다.

“가긍(可矜)한 너의 목숨 대명에게 안 죽기에 완명(頑命)으로 알았더니, 절각지환(折脚之患) 웬일이냐? 전생(前生)의 죄악이냐, 잠시의 횡액(橫厄)이냐? 삼백 우족(羽族) 많은 중에 죄 없는 게 제비로다. 네 알이 아니런들 은(殷)나라가 없으렷다. 네 턱이 아니면은 만 리 봉후(封侯) 어이 하리? 백곡(百穀)에 해가 없고 사람을 별로 따라, ‘공량낙연니(空梁落燕泥)’는 문장의 수단이요, ‘연어조량만(燕語雕梁晩)’은 정부(情婦)의 수심(愁心)이라. 네 경색 가긍하니 기어이 살리리라.”

4.
“요순우탕(堯舜禹湯) 태평 시의 인심들이 순박(淳朴), 공맹안증(孔孟顔曾) 성인(聖人)님은
행실들이 검박(儉朴), 밀화(蜜花)가 늙어 호박(琥珀), 구슬발은 주박(珠箔).”

“어기여라 톱질이야.”

“근래 풍속 그리 소박(疎薄), 사람마다 모두 경박(輕薄), 남의 말을 대고 타박(打撲), 형제간에 몹시 구박(驅迫).”

“어기여라 톱질이야.”

“흥보의 심은 박, 제비 은혜 받는 박, 놀보의 심은 박, 제비 원수 받는 박, 양반 나와 바로 결박(結縛), 걸인 나와 무수 공박(攻駁).”

“어기여라 톱질이야.”

“네 정경(情景)이 저리 민박(憫迫), 네 사세(事勢)가 하도 망박(忙迫), 불의로 모은 재물 부서지기 쪽박.”


☑ 지은이 소개

신재효[申在孝, 1812(순조 12)∼1884(고종 21)]

자는 백원(百源), 호는 동리(桐里)이고, 본관은 평산(平山)으로 전라북도 고창(高敞)에서 출생했다. 오위장(五衛將) 벼슬을 지냈다.

중인(中人)에 천석꾼의 재산을 이룬 사람으로서 생활에 여유가 있고 판소리에 관심과 조예가 깊었으며, 판소리 명창(名唱)들을 후원(後援)해 좋은 명창들을 많이 길러냈다. 뿐만 아니라 전부터 전해오던 판소리 <춘향가(春香歌)>, <심청가(沈淸歌)>, <박타령>, <토별가(兎鼈歌)>, <적벽가(赤壁歌)>, <변강쇠가> 등 여섯 작품을 개작(改作)했다. 그전에 광대들이 만든 거칠고 발랄한 판소리 사설(辭說)을 중인(中人)의 시각에서 좀 더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재구성했다. 이로써 판소리가 상민(常民)들의 예술에서 벗어나 중인(中人) 이상 양반(兩班)도 즐길 수 있는 민족문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또 판소리의 이론적 체계도 모색해 <광대가(廣大歌)>를 지어서 인물, 사설, 득음(得音), 너름새라는 4대 법례를 마련했다. 판소리 사설 외에도 30여 편의 단가(短歌) 또는 허두가(虛頭歌)라고 하는 짧은 노래도 지었다.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이 경복궁(景福宮)을 중수하고 낙성연(落成宴)을 할 때, <경복궁타령>과 <방아타령> 등을 지어서 제자인 진채선(陳彩仙)에게 부르게 하여, 여자도 판소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기도 했다. 이처럼 신재효는 오늘날 판소리가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한국의 셰익스피어’로 불리기도 한다.


☑ 옮긴이 소개

김창진(金昌辰)

서울교대와 국제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논문이 <‘흥부전’의 이본과 구성 연구>이며, 그 뒤에도 ≪흥부전≫ 관련 논문을 20여 편 써서 우리나라에서 ≪흥부전≫ 관련 논문을 가장 많이 발표한 학자가 되었다. 그 밖에도 판소리계 소설과 관념적 시공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 초당대학교(草堂大學校) 교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한자·한문교육학회 부회장 및 한국어문교육연구회 전남 지역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국어 바르고 아름답게 말하기 운동본부 사무국장도 맡고 있으며, 다음 카페 ‘김창진의 방송언어 바로잡기’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에 종문화사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흥부전≫ 풀이본을 낸 바 있다. 또한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2008년에 ≪박타령≫과 ≪배비장전≫ 교주본을 낸 바 있다. 2009년에는 ≪변강쇠가≫와 ≪두껍전≫ 교주본을 내놓게 되었다. 그 밖에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흥부전≫, ≪토끼전≫, ≪두껍전≫, ≪금오신화≫ 등의 풀이본을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목차

놀보가 흥보를 내쫓다

흥보가 떠돌다가 복덕촌에 정착하다

흥보가 놀보를 찾아갔다 매만 맞고 돌아오다

흥보 부부가 품을 팔아 열심히 살아가다

흥보가 제비 다리를 고쳐주어 큰 부자가 되다

놀보가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쫄딱 망하다

놀보가 회개하고 흥보와 우애를 회복하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5년 3월 13일 금요일

토별산수록(토별산슈록)


도서명 : 토별산수록(토별산슈록)
지은이 : 미상
옮긴이 : 김동건
분야 : 한국 고소설
출간일 : 2012년 4월 30일
ISBN : 978-89-6680-328-6 00810 
가격 : 12000원
규격 : A5    제본 : 무선제본    쪽 : 136쪽




☑ 책 소개

융통성 없는 자라와 꾀 많은 토끼, 충직한 자라와 요설스런 토끼. 시선의 각도에 따라 해석도 가지가지인 토끼전은 삼국시대 이래로 많은 이들에게 재미와 깨달음을 선사해 왔다. 풍자와 더불어 해학이 넘치는 토끼전 중에서도 풍부한 이야기를 자랑하는 새로운 이본 <토별산수록>을 통해 토끼전 혹은 별주부전을 새롭게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이 책은 김동욱 편, ≪나손본 필사본 고소설 자료 총서≫ 75권(보경문화사, 1994)에 영인된 김동욱 소장의 국문필사본 <토별산슈록>을 원전으로 하였다. 이 작품은 ≪토끼전≫ 이본의 하나로 현대역으로는 처음 출간되는 것이다.
이 책은 <토별산수록> 전체를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장황하게 부연된 몇몇 부분은 구절을 약간 생략하였다.
≪토끼전≫은 <구토지설>이라는 짧은 이야기에 근원을 두고 판소리 혹은 소설로 확장된, 조선 후기 판소리계 소설이면서 우화소설이다.
백제의 원수를 갚기 위해 고구려에 청병을 하러 갔던 김춘추는 보장왕으로부터 마목령과 죽령을 돌려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받게 된다. 이에 김춘추는 신하가 국가의 토지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답하였다가 옥에 갇혀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다. 이때 선도해라는 고구려의 대신이 김춘추를 찾아와 해준 이야기가 바로 <구토지설>이다.
이 <구토지설>은 석가의 전생 수행담인 인도의 본생설화나 중국의 불전설화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구토지설>은 이들 설화들과 동궤의 것이면서도 많은 차이를 지니고 있는데, 우선 석가모니 본생설화는 현재 이야기와 과거의 이야기, 그리고 현재 이야기의 인물과 과거 이야기의 주인공을 연결하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한역 경전 또한 동일한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이러한 종교설화로서의 형식은 우리나라에 들어와 민간설화화하면서 완전히 탈색되어 과거의 이야기만 남아 있다. 이처럼 종교성이 탈각되고, 토끼와 별주부의 지략 대결이 중심이 된 한국화한 설화로 자리 잡으면서 <구토지설>은 수궁가의 시초를 마련하였던 것이다. 여기에 나이 다툼 설화, 토끼의 위기 극복 설화 등 다양한 설화를 수용하면서 부연, 변용, 창작 과정을 거쳐 ≪수궁가≫ 혹은 ≪토끼전≫이라는 판소리, 소설 작품으로 발전하였다.


☑ 책 속으로

고금의 일너스되 이 쥭는 거시  곱만 못다 니 너는 츙셩연니와 는 무 일이요  일을 각면 만경청파에 이 몸이 내 등에 올안져 무니 도라오니 일단 졍표 바니업시 그져 도라가는 거시 도리어 셥셥다 용왕이 무도지 네야 무  잇요 우리 두른 험의 마셰

고금의 일렀으되 ‘남이 죽는 것이 내 고뿔만 못하다’ 하니 너는 충성하려니와 나는 무슨 일이뇨? 내 일을 생각하면 만경청파에 이내 몸이 네 등에 올라앉아 무사히 돌아오니 일단 정표 바이없이 그저 돌아가는 것이 도리어 섭섭하다. 용왕이 무도하지, 너야 무슨 죄 있느뇨? 우리 둘은 혐의 마세.


☑ 옮긴이 소개

김동건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하고 현재 경희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판소리 이본전집, 판소리작품 교주서, 판소리 창본집, 판소리문화사전 발간 작업을 공동으로 했고, 단독으로 쓴 책으로는 ≪토끼전 연구≫(2003), ≪수궁가·토끼전의 연변양상 연구≫(2007) 등이 있다.


☑ 목차

해설

용왕이 병을 얻다
도사가 토간을 지시하다
별주부가 사신으로 택출되다
별주부가 육지로 나가다
별주부가 호랑이 위기를 극복하다
별주부가 토끼를 유혹하다
별주부가 토끼를 따라 수궁으로 들어가다
토끼가 수궁 위기를 극복하다
토끼가 별주부와 함께 육지로 돌아오다
토끼가 별주부를 희롱하다
남해 관음보살이 별주부에게 신약을 주다
토끼가 그물 위기와 독수리 위기를 벗어나다

옮긴이에 대해



2013년 7월 16일 화요일

심청전(심쳥젼)



도서명 : 심청전(심쳥젼)
지은이 : 미상
옮긴이 : 최운식 
분야 : 한국 고소설
출간일 : 2013년 7월 15일
ISBN : 978-89-6680-514-3 03810
14,500원 / 사륙판(128*188)_무선 / 168쪽




☑ 책 소개

조선시대에 나온 고소설이다. 1905년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립도서관 소장 완판 <심쳥젼> 71장본을 원전으로 하여 현대문으로 고쳐 썼다. 더불어 887개에 달하는 각주가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 출판사 책 소개

≪심청전≫은 ≪춘향전≫과 함께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읽혔던 고소설 작품이다. 아버지를 위하여 자기의 모든 것을 바친 심청의 효성은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다. 그리고 하느님과 부처님·용왕을 감동하게 했다. 그래서 이적(異蹟)이 일어나 죽었던 심청이 다시 살아나고, 왕비가 되어 눈을 뜬 아버지와 행복을 누린다. 이 이야기에서 효는 사람이 지켜야 할 최고의 도덕적 가치로 여겨지고, 이를 실천하면 사람과 신은 물론 동식물까지도 감동하게 된다. 그래서 이적을 일으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 한국인의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심청전≫은 필사본(筆寫本), 판각본(板刻本), 활자본(活字本)으로 전해오는데, 모두 80여 종이 된다. 판각본은 ‘한남본 계열’, ‘송동본 계열’, ‘완판본 계열’로 나눌 수 있다.
‘한남본 계열’은 간소한 내용을 단순하고 차분하게 구성하였다. 문체는 간결하고 소박한 산문체로 되어 있다. 배경은 명나라 시대의 남군 땅으로 되어 있다. 등장인물 중 심 봉사의 이름은 ‘심현’, 그의 처는 ‘정씨’라고 하였다. 한남본 계열의 이본에는 장 승상 부인, 뺑덕 어미, 안씨 맹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송동본 계열’은 문장이 율문체로 되어 있다. 배경은 송나라 시대의 황주 도화동으로 되어 있다. 심 봉사의 이름은 ‘심학규’, 그의 처는 ‘곽씨’라고 하였다. 여기에는 곽씨 부인이 아기를 갖게 해달라고 비는 이야기, 심 봉사가 순산과 아기의 장래를 축원하는 이야기, 뺑덕 어미 이야기, 안씨 맹인 이야기 등 한남본 계열에 없는 내용이 첨가되어 있다. 이런 내용은 뒤에 나온 완판본과 활자본에 그대로 들어 있다.
‘완판본 계열’은 내용이나 문체 면에서 송동본과 대체적으로 같으나 몇 가지 차이점도 있다. 첫째, 완판본 계열에는 송동본에 없는 삽입 가요(揷入歌謠), 잔사설, 고사성어(故事成語), 한시(漢詩) 등이 많이 나온다. 둘째, 송동본에 없는 장 승상 부인 이야기가 나온다. 셋째, 심청이 배를 타고 인당수에 가기까지의 항해 경로와 오래전에 죽은 유명한 사람의 영혼을 만나는 이야기가 첨가되어 있다. 넷째, 맹인 잔치에 가는 심 봉사가 목동과 방아 찧는 여인을 만나고, <목동가>와 <방아타령>을 부르는 이야기가 첨가되어 있다. 다섯째, 심 봉사가 눈을 뜰 때 모든 맹인이 함께 눈을 뜨는 이야기, 심청이 아버지를 만난 후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가 첨가되어 있다.
필사본 중에는 위에 적은 세 계열 중 어느 하나와 관련이 있는 이본도 있고, 두 계열의 내용이 함께 들어 있는 이본도 있다. 그런가 하면, 어느 한 계열과도 깊은 관련을 맺지 않은 이본도 있다.
이 책은 1905년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립도서관 소장 완판 <심쳥젼> 71장본을 원전으로 하여 현대문으로 고쳐 썼다. 장황한 설명이나 삽입 가요의 일부를 축약하거나 생략한 것 외에는 되도록 원문을 그대로 살려 적었다.


☑ 책 속으로

**≪심청전≫ 62~64쪽

어느덧 동방(東方)이 밝아오니, 심청이 저의 부친 진지나 망종 지어드리리라 하고 문을 열고 나서니, 벌써 선인들이 사립 밖에서 하는 말이,
“오늘이 행선(行船) 날이오니 쉬이 가게 하옵소서.”
하거늘, 심청이 이 말을 듣고 얼굴에 빛이 없어지고, 사지(四肢)의 맥이 없어, 목이 메고 정신이 어질하여 선인들을 겨우 불러,
“여보시오 선인님네, 나도 오늘이 행선 날인 줄 이미 알거니와 내 몸 팔린 줄을 우리 부친이 아직 모르시오니, 만일 아시게 되면 지레 야단이 날 것이니 잠깐 지체하옵소서. 부친 진지나 망종 지어 잡수신 연후에 말씀 여쭙고 떠나게 하오리다.”
하니, 선인들이,
“그리하옵소서.”
하였다.
심청이 들어와 눈물로 밥을 지어 부친께 올리고 상머리에 마주 앉아 아무쪼록 진지 많이 잡수시게 하느라고 자반도 떼어 입에 넣고, 김쌈도 싸서 수저에 놓으며,
“진지를 많이 잡수시오.”
심 봉사는 철도 모르고,
“야, 오늘은 반찬이 매우 좋구나. 뉘 집 제사 지냈느냐?”
그날 꿈을 꾸니, 이는 부자간 천륜이라 몽조(夢兆)가 있는 것이었다.
“아가 아가, 이상한 일도 있다. 간밤에 꿈을 꾸니, 네가 큰 수레를 타고 한없이 가 보이니, 수레라 하는 것이 귀한 사람이 타느니라. 우리 집에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보다. 그렇지 아니하면 장 승상 댁에서 가마 태워 가려는가 보다.”
심청이는 저 죽을 꿈인 줄 짐작하고 거짓,
“그 꿈 좋사이다.”
하고, 진짓상을 물려내고, 담뱃대에 불을 붙여드린 후에 그 진짓상을 대하여 먹으려 하니, 간장이 썩는 눈물은 눈으로 솟아나고, 부친 신세 생각하며 저 죽을 일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하고, 몸이 떨려 밥을 못 먹고 물린 후에, 심청이 사당에 하직 차로 들어갈 제, 다시 세수하고 사당 문 가만히 열고 하직하는 말이,
“불초(不肖) 여손(女孫) 심청이는 아비 눈 뜨기를 위하여 인당수 제수로 몸을 팔아 가오매, 조종향화를 이로 좇아 끊게 되오니 불승영모(不勝永慕)하옵니다.”
울며 하직하고 사당 문 닫친 후에 부친 앞에 나아와 두 손을 부여잡고 기색(氣塞)하니, 심 봉사 깜짝 놀라,
“아가 아가, 이게 웬일이냐? 정신 차려 말하여라.”
심청이 여쭈오되,
“내가 불초 여식(女息)이 아버지를 속였소. 공양미 삼백 석을 뉘라서 나를 주겠소. 남경 선인들에게 인당수 제수로 내 몸을 팔아 오늘이 떠나는 날이오니 나를 망종 보옵소서.”


☑ 지은이 소개

작자 미상.


☑ 옮긴이 소개

최운식은 서울교육대학교 및 서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경대와 한국교원대 교수, 한국민속학회 회장, 국제어문학회 회장, 청람어문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이면서 터키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객원교수로 있다. 저서에는 ≪심청전 연구≫, ≪한국 고소설 연구≫, ≪한국 설화 연구≫, ≪한국 서사의 전통과 설화문학≫, ≪전래동화 교육의 이론과 실제≫, ≪한국인의 삶과 문화≫, ≪함께 떠나는 이야기 여행≫, ≪다시 떠나는 이야기 여행≫, ≪한국의 민담≫, ≪옛날 옛적에≫, ≪가을 햇빛 비치는 창가에서≫ 등 50여 권이 있다.


☑ 목차

선녀가 심청으로 태어나다
곽씨 부인이 산후병으로 세상을 떠나다
심 봉사가 젖동냥으로 심청을 기르다
심청이 동냥과 품팔이로 아버지를 봉양하다
장 승상 부인이 심청을 수양딸 삼으려 하다
심 봉사가 공양미 삼백 석 시주를 약속하다
심청이 몸을 팔아 공양미 삼백 석을 시주하다
심청이 인당수로 떠나다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다
용왕이 심청을 용궁으로 모셔 들이다
연꽃을 타고 돌아온 심청이 황제와 혼인하다
심청이 맹인 잔치를 열다
심 봉사가 황성 맹인 잔치에 가다
심청이 아버지를 만나고, 심 봉사는 눈을 뜨다
심청 부녀가 부귀영화를 누리다

해설
옮긴이에 대해

2013년 3월 6일 수요일

금방울전(금방울젼)


 
도서명 : 금방울전(금방울젼)
지은이 : 미상
옮긴이 : 최운식
분야 : 한국 고소설
출간일 : 2013년 3월 7일
ISBN : 978-89-6680-356-9 03810
14,500원 / 사륙판(128*188) / 127쪽




☑ 책 소개

조선시대에 나온 고소설이다. 금방울이 신기한 능력을 발휘해 고난을 이겨 내고 부귀영화를 얻는다. 여러 종류의 이본(異本)이 있고, 20세기 들어서는 구활자본(일명 딱지본, 육전소설)으로도 많이 나왔다.


☑ 출판사 책 소개

≪금방울전≫은 남주인공 ‘해룡’과 여주인공 ‘금령’이 온갖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혼인해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의 고소설 작품이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널리 읽혔다.
남녀 주인공 해룡과 금령은 원래 동해용왕의 아들과 남해용왕의 딸이었다. 용자와 용녀는 혼인을 하고 신행길에 나섰다. 그런데 용녀는 요괴의 공격을 받아서 죽임을 당했고, 용자는 장원 부인의 몸속으로 몸을 피했다. 그 후 용자는 장원의 아들 해룡으로 태어났으며, 용녀는 과부 막씨의 몸에서 금방울로 태어났다.
해룡은 세 살 때 피난을 가다가 부모를 잃고 장삼의 양육을 받았다. 장삼이 죽자 그의 처 변씨는 해룡을 몹시 학대했고, 심지어 죽이려 했다. 그래서 해룡은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맞았는데, 그때마다 금방울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금령은 과부의 몸에서 방울의 모습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신선들로부터 받은 신이한 능력을 발휘해 막씨를 보호했고, 그녀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병을 얻어 죽은 해룡의 어머니 장 부인을 살렸으며, 장원 부부의 사랑을 받았다. 금령은 장원에게 족자를 가져다준 뒤에 행방을 감추었다.
해룡은 금령의 도움으로 지하국 요괴에게 납치된 금선공주를 구했고, 금선공주와 혼인했다. 그 후 해룡은 전장에 나가서, 금령의 도움을 받아 적을 물리쳐 큰 공을 세우고 개선했다.
금선공주의 사랑을 받던 금령은 해룡이 개선하여 돌아오기에 앞서, 해룡에게 전해달라며 족자를 맡겨 놓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막씨와 장원 부부에게 되돌아온 금령은 허물을 벗고 예쁜 처녀로 변신했다.
해룡은 어사가 되어 지방을 순시하던 중에, 꿈속에서 만난 노인의 지시와 족자를 매개로 어릴 때 헤어진 부모를 만났다. 그리고 금령이 방울에서 나와 미인으로 변신했음을 알았다.
해룡의 보고를 받은 황제는 금령을 양녀로 삼아서 ‘금령공주’라 부르고, 해룡과 혼인하게 해 주었다. 해룡은 금령공주와 혼인했으며, 금선공주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았다.
남녀 주인공 해룡과 금령이 지향하는 가치와 목표는 ‘남녀 결합’과 ‘부귀 획득’이다. 이 작품의 작가가 추구하는 가치인 동시에 그 시대 독자들의 행복에 대한 관점을 반영한 것이다.
금령은 해룡을 적극적으로 도와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황제의 부마가 되게 해 준다. 금령의 적극적인 활동과 남녀 간의 애정 성취는 당시 여성 독자들의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그리고 해룡이 황제의 부마가 되어 전쟁에 나가 공을 세우고, 신분 상승에 따르는 특권을 누리게 된 것은 권력에서 소외된 피지배계층 독자들의 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주인공의 고난과 시련은 이런 독자들의 고통 받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이처럼 ≪금방울전≫은 작가와 당대 독자들의 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필사본이 전할 뿐 아니라, 목판본과 활자본으로 수차 간행되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 책은 ≪금방울전≫ 목판 경판본 28장짜리를 저본으로 삼았으며 기타 20장본, 16장본 및 일부 구활자본을 참조했다.


☑ 책 속으로

**≪금방울전≫ 21~22쪽
동리에 묵손이란 사람이 가세(家勢) 부요(富饒)하되 무진(無盡)한 욕심과 불측(不測)한 거동(擧動)이 인륜(人倫)에 벗어난 놈이라. 막씨의 방울을 도적하려 하고, 막씨 없는 사이를 타 가만히 방울을 도적하여 가지고 집에 돌아와 처자에게 자랑하며 감추었더니, 그날 밤에 난데없이 불이 일어나 온 집을 둘렀는지라. 묵손이 놀라 미처 옷을 입지 못하고 적신(赤身)으로 뛰어 내달아 보니, 불꽃이 하늘에 닿았고, 바람은 화세(火勢)를 돕는지라. 어찌할 길 없어 재물(財物)이며 세간을 다 재를 만들매, 묵손 부처(夫妻)가 실성통곡(失性痛哭)하며, 그중에도 방울을 잊지 못하여 불붙은 터의 재를 헤치고 방울을 찾으니, 재 속에서 방울이 튀어 내달아 묵손의 처 치마에 싸이거늘, 거두어 가지고 왔더니, 그날 밤에 묵손의 처 추위를 견디지 못하여 하거늘, 묵손이 가로되,
“이 같은 성열(盛熱)에 어찌 저리 추워하는가?”
그 처 왈,
“이 방울이 전에는 그리 덥더니, 지금은 차기 얼음 같아서 아무리 떼려 하여도 살에 박힌 듯하여 떨어지지 아니한다.”
하거늘, 묵손이 달려들어 잡아떼려 한즉, 도리어 덥기 불같아서 손을 대지 못하는지라. 그 처를 꾸짖어 왈,
“끓는 듯하거늘 어찌 차다 하느뇨?”
하고 서로 다투니, 이 방울이 천지조화(天地造化)를 가졌는지라. 한편은 차기 얼음 같고, 한편은 덥기가 불 같아서 변화가 이러한 줄 모르다가 그제야 깨달아 이르되,
“우리 무상(無狀)하여 하늘이 내신 것을 모르고 도적하여 왔더니, 도리어 변을 당하니 이제는 하릴없으매, 도로 막씨에게 가 빌어 보리라.”
하고, 차야(此夜)에 초막에 가니라.
이때 막씨 방울을 잃고 울고 앉았더니, 묵손의 부처 와 엎드려 애걸하거늘, 막씨 급히 방울을 부르니, 언미필(言未畢)에 방울이 굴러 방으로 들어오는지라.


☑ 지은이 소개

작자 미상.


☑ 옮긴이 소개

최운식은 서울교육대학교 및 서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경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한국민속학회 회장, 국제어문학회 회장, 청람어문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이면서 터키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객원교수로 있다. 저서에는 ≪심청전 연구≫, ≪한국 고소설 연구≫, ≪한국 설화 연구≫, ≪한국 서사의 전통과 설화문학≫, ≪전래동화 교육의 이론과 실제≫, ≪한국인의 삶과 문화≫, ≪함께 떠나는 이야기 여행≫, ≪다시 떠나는 이야기 여행≫, ≪한국의 민담≫, ≪옛날 옛적에≫, ≪가을 햇빛 비치는 창가에서≫ 등 50여 권이 있다.


☑ 목차

동해용왕의 아들이 장원의 아들 해룡으로 태어나다
해룡이 피난 중에 부모를 잃고 장삼의 구함을 받다
남해용왕의 딸이 막씨에게서 금방울로 태어나다
금령이 죽은 장 부인을 살리고, 족자를 가져다주다
금선공주가 요괴에게 납치되다
해룡이 금령의 도움으로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다
해룡이 금령의 도움으로 요괴를 물리치고 금선공주를 구하여 혼인하다
해룡이 출전하여 금령의 도움으로 큰 공을 세우다
금령이 해룡에게 족자를 남기고, 미인으로 변신하다
해룡이 변씨를 만나 은혜를 갚고, 부모를 만나다
해룡이 금령과 혼인하여 행복하게 살다
해설
옮긴이에 대해

2012년 9월 10일 월요일

장끼전

장끼전
작자 미상 / 최진형 옮김
분야 : 한국 고소설
출간일 : 2011년 10월 11일
ISBN : 978-89-6406-818-2
12,000원 /  A5 제본 / 111쪽


☑ 200자 핵심요약

졸지에 과부가 된 까투리의 선택은? 동물 우화소설 <장끼전>의 결말은 다양하다. <장끼전>의 주제를 다양하게 인식했던 당대인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작품 향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열린 결말’을 통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시험하면서 흥미롭고 쉽게 원전을 접할 수 있다.


☑ 책 소개

<장끼전>은 엄동설한에 굶주림을 이기지 못한 장끼가 까투리의 만류를 듣지 않고 붉은 콩을 먹다가 덫에 걸려 죽자, 홀로 된 까투리에게 각종 새들이 와서 구혼을 하지만, 까투리는 결국 수절하거나 다른 장끼나 혹은 오리와 재혼한다는 내용의 동물 우화소설이다.

다양한 결말
장끼의 장례식에 문상 온 뭇 새들이 까투리에게 재혼을 요구하는 <장끼전>의 후반부에서 까투리가 보이는 반응이 여러 이본의 각편(各篇)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결말이 다양하게 나타나면 나타날수록 작품의 주제 역시 다양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다양한 결말만큼이나 다양한 주제를 지닌 <장끼전>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결말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은 이 작품이 과부의 재가 문제를 다룬 동물 우화였기 때문일 것이다. 우화에는 여러 의미가 겹쳐 있어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마련인데 <장끼전> 역시 동물의 생태적 속성과 중첩되면서 여러 가지 의미를 낳았던 것 같다. 게다가 과부의 ‘재혼’이라는 관심거리가 중심 문제로 다루어졌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과 처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었고, 이것이 작품에 대한 관심을 키웠을 것이다. 말하자면, 졸지에 과부가 된 까투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행해야만 했던 ‘선택의 향방’을 둘러싼 당대인들의 지대한 관심과 그 관심이 반영된 필사(筆寫)라는 ‘향유 행위’로 인해 <장끼전>의 각편이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전승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유형의 필사본이 생성·유통·향유된 결과 현재 알려진 <장끼전>의 각편은 60여 종에 달한다.
이 책에서는 다른 결말의 이본 중 세 편(학산문고 소장 필사본/ 이수봉 교수 소장 필사본/ 조동일 교수 소장 필사본)을 선정해 결말 부분을 싣고 서로 비교하여 볼 수 있게 했다.


☑ 책 속으로

자갈밭에 자락머리 풀어놓고 당글당글 구르면서 가슴 치고, 일어나 앉아 잔디 풀을 쥐어뜯어 애통하며 두발로 땅땅 구르면서 성붕지통(城崩之痛) 극진하다.
“독한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좋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일을 행하는 데 이롭다 하였으니 당신도 내 말 들었으면 저런 변 당할쏜가. 답답하고 불쌍하다. 우리 양주 좋은 금슬 누구에게 말할쏘냐? 슬피 서서 통곡하니 눈물은 못이 되고 한숨은 풍우(風雨)된다. 가슴에 불이 붙네. 이 내 평생 어찌할꼬?”


☑ 옮긴이 소개

최진형
최진형은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하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주로 판소리와 고소설 관련 분야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였다.
단독으로 쓴 책으로는 ≪판소리의 미학과 장르 실현≫(2002), ≪서사 문학과 문화 담론≫(2008)이 있다.
최근에는 고소설이 출판물로 유통되고 향유되었던 상황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여, <심청전의 전승 양상>, <흥부전의 전승 양상>, <출판문화와 토끼전의 전승> 등의 논문을 연이어 썼다.


☑ 목차

장끼와 까투리가 눈 덮인 들판으로 먹이 찾아 나서다
장끼와 까투리가 붉은 콩을 앞에 두고 치열하게 말다툼하다
까투리의 간곡한 충고를 무시한 장끼가 차위에 치여 최후를 맞이하다
뭇 새가 찾아온 장끼의 장례식장은 난장판이 되다
까투리가 드디어 최종 선택을 하다

장끼전 원문

부록: 장끼전의 다른 결말들
다른 결말 1: 오리의 청혼을 물리친 까투리가 수절하다
다른 결말 2: 뭇 새의 청혼을 견디다 못한 까투리가 동해로 향하다
다른 결말 3: 까투리가 오리와 재혼하다

해설
옮긴이에 대해

2012년 5월 22일 화요일

배비장전



☑ 책 소개


<배비장 타령(裵裨將打令)>에서 비롯한 판소리계 소설 중 하나. 대대로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해온 ‘구대정남’이 옷[衣]도 입지 못한[非] 배(裴) 비장으로 망신당한 사연이다. 등장인물 이름부터 이야기 전반에 넘치는 풍자와 해학은 타령에서 발전한 ≪배비장전≫의 묘미이기도 하다. 위선과 유식한 척으로 사방에 적을 만드는 배 비장이 제 꾀에 속아 망신을 당해도 끝까지 큰소리칠 수 있을지 한번 두고 볼 일이다.



☑ 출판사 책 소개

1754년(영조 30년)에 만화(晩華) 유진한(柳振漢)이 판소리 <춘향가(春香歌)>를 듣고 한시(漢詩)로 남긴 <만화본 춘향가(晩華本春香歌)>에 <배비장 타령>이 언급된 것이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이로써 늦어도 18세기 중반에는 판소리 <배비장 타령>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밖에 1810년 무렵 송만재(宋晩載)가 쓴 <관우희(觀優戱)>와 조재삼(趙在三)이 쓴 ≪송남잡지(松南雜識)≫(1855), 신재효(申在孝)가 쓴 <오섬가(烏蟾歌)> 등에도 <배비장 타령>이 언급되어 있다. <배비장 타령>은 20세기 들어와서 판소리로서 전승은 거의 끊겼다. 고(故) 박동진(朴東鎭) 명창이 가끔 공연했을 뿐 다른 명창들은 거의 공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창극으로는 20세기 들어 여러 번 공연되었고, 현재도 가끔씩 마당극이나 창극으로는 상연되고 있다.

한편 현재 전하는 소설 ≪배비장전≫은 20세기 이후 만들어진 활자본으로 현재 2종의 한글본만 남아 있다. 1916년에 간행된 구활자본 신구서림본(新舊書林本)과 1950년에 간행된 국제문화관본(國際文化館本, 일명 김삼불 교주본)이다.

소설 ≪배비장전≫은 현재 전하는 내용으로 보면 19세기 조선 시대를 반영하고 풍자하는 작품이다. 작품의 전체적인 짜임은 남자가 정절을 잃은 ‘남성 훼절담(男性毁節談)’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작은 삽화들이 들어 있다. 기생이 관리를 농락한 이야기인 ‘기롱설화(妓弄說話)’, 사람이 쌀뒤주 속에 들어간 이야기인 ‘미궤설화(米櫃說話)’, 이를 뽑히는 이야기인 ‘발치설화(拔齒說話)’ 등이 들어 있다. 또 배 비장과 방자가 하는 ‘내기’가 들어 있고, 제주 목사(濟州牧使) 및 관리들과 기생들이 하는 ‘공모(共謀)’도 들어 있다.

≪배비장전≫의 주인공은 배 비장인 것 같지만, 실은 그는 풍자의 대상일 뿐이다. 실제 ≪배비장전≫의 주인공은 애랑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첫머리가 애랑의 인물 소개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그것을 말해준다. 또 제주 목사 일행이 제주에 도착하여 첫 번째로 보게 된 사건도 애랑이 떠나가는 정 비장을 데리고 노는 장면이다. 또 그 뒤에 펼쳐지는 ≪배비장전≫의 내용도 애랑이 배 비장을 희롱한 사건들이다. 그러니 애랑이야말로 육지에서 온 관리들에 맞서는 제주도의 슬기로운 여성을 상징하는 인물로서, ≪배비장전≫의 참다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국제문화관본’을 원전으로 삼았다.

첫째로 ‘국제문화관본’이 가장 오래된 이본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국제문화관본은 ‘김삼불(金三不) 교주본(校註本)’이라고도 하는데, 예부터 전해오던 원고를 1950년에 김삼불 선생이 손질하여 간행한 이본이다. 그런데 그 원본은 42년 전, 곧 1908년에 박헌옥(朴憲玉) 씨가 전사(轉寫)한 원고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그 원고는 1908년보다도 더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원고를 박헌옥 씨가 베껴 쓴 것이다. 따라서 국제문화관본의 원본은 1800년대의 판소리 사설(辭說)로서 1916년에 간행된 ‘신구서림본’보다 실은 더 오래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둘째로는 국제문화관본이 신구서림본보다 더 판소리 창본에 가까워서 사설이 발랄하기 때문이다. 국제문화관본은 판소리 사설체로서 대체로 짧고 가벼우며 생생한 느낌이 든다. 그에 반해 신구서림본은 다소 문어체로, 출판을 염두에 두고 근대적 소설체로 다듬은 흔적이 엿보인다.

김삼불 교주본인 국제문화관본은 다시 1974년에 서울대 정병욱(鄭炳昱) 교수가 조금 손을 보아 신구문화사(新丘文化社)에서 재간행한 바 있다. 본 번역서는 그 신구문화사 간행한 ≪배비장전·옹고집전≫을 원전으로 삼되, 문장의 원형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표기만 현대어로 옮기며, 오자(誤字)는 바로잡고, 교주가 미상(未詳)으로 되어 있던 것은 빈틈없이 찾아서 모두 밝혀 채워 넣었다. 그래서 ≪배비장전≫의 현대어 교주본으로서 최선본(最善本)을 만들고자 힘썼다.


☑ 책 속으로

1
배(裵) 비장(裨將)이 눈에 불이 번쩍 나서 두 눈을 뜨며 살펴보니, 동헌(東軒)에 사또 앉고 대청(臺廳)에 호장(戶長)·이방(吏房)·수형리(首刑吏)며 전후좌우(前後左右)에 기생(妓生)들과 육방(六房) 관속(官屬)·관노(官奴)·사령(使令) 무리가 일시(一時)에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참는 것이 웃음이라.

2
배 비장이 눈에 불이 번쩍 나서 두 눈을 뜨며 살펴보니, 동헌에 사또 앉고 대청에 삼공형이며 전후좌우에 기생들과 육방 관속 노령배가 일시에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참는 것이 웃음이라.


☑ 옮긴이 소개

김창진

김창진(金昌辰)은 서울교대와 국제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논문이 <“흥부전”의 이본과 구성 연구>이며, 그 뒤에도 ≪흥부전≫ 관련 논문을 20여 편 써서 우리나라에서 ≪흥부전≫ 관련 논문을 가장 많이 발표한 학자가 되었다. 그 밖에도 판소리계 소설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옮긴이는 현재 초당대학교(草堂大學校) 교양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도서관장을 맡고 있다. 또한 한국 한자·한문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어 바르고 아름답게 말하기 운동본부 사무국장도 맡고 있다. 또한 다음 카페와 조선일보 블로그에서 ‘김창진의 방송언어 바로잡기’도 운영하고 있다.

옮긴이는 2006년에 종문화사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흥부전≫ 풀이본을 낸 바 있다. 또한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는 2012년에 ≪박타령≫ 주석본을 냈다.


☑ 목차

배 선달이 비장이 되어 제주도로 가다

정 비장이 이별하며 애랑에게 다 털리다

배 비장이 여자를 멀리하겠다 장담하다

배 비장이 애랑의 꼬임에 빠져들다

배 비장이 애랑 집 찾아갔다 망신당하다

배 비장이 애랑에게 사과 받고 원님이 되다

해설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