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한국 고전소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한국 고전소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5년 6월 16일 화요일

장용학 작품집


도서명 : 장용학 작품집 
지은이 : 장용학
엮은이 : 홍용희
분야 : 한국 소설
출간일 : 2010년 3월 15일
ISBN : 9788964063354
가격 : 12000원
사륙판(128*188) / 양장본 / 261쪽



☑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고전선집> 0536『장용학 작품집』. 이 시리즈는 점점 사라져가는 원본을 재출간한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해 그 작품을 수록한 책이다. 이번 책에서는 장용학의「요한 시집」,「원형의 전설」,「현대의 야」,「상립신화」를 소개한다.


☑ 지은이 소개

저자 장용학은 1921년 4월 25일 함경북도 부령군 부령면 부령동 357번지에서 부친 장지원과 모친 박숙자 사이에서 출생했다. 그는 1940년에 경성공립중학교를 졸업하고 1942년 일본 와세다대학 상과에 입학한다. 장용학의 일본 유학은 훗날 그의 소설에서 한자 사용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1945년 해방을 맞아 귀국한 이후 청진의 지방 문단에서 김진수, 강소천 등과 어울려 학교 연극의 각본 연출을 맡기도 한다. 그가 월남한 것은 1947년 9월이었다. 그는 월남한 이유에 대해 “공산주의가 싫고, 희곡을 쓰고 싶어서”라고 했다.
1949년 단편 <희화(戱畵)>(<연합신문>, 1949. 11. 19)를 발표한 데 이어 1950년 <지동설(地動說)>, 1952년 <미련 소묘(未練素描)>가 <문예>에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그러나 소설가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단편 <요한 시집>(<현대문학>, 1955. 7)과 중편 <비인 탄생(非人誕生)>(<사상계>, 1956. 10∼1957. 1)을 발표한 후다. 그는 대표작 <요한 시집>을 집필하게 된 동기를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포로 석방이 있는 해의 여름방학이라고 기억해요. 책방에서 우연히 ≪포로 생활 수기(手記)≫인가 하는 책이 있기에 거기 서서 몇 장면을 읽었는데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변소에 가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손이 쑥 나와 있었다는 것과 죽은 사람의 머리를 다시 바위로 으깨어버렸다는 장면이에요. 그런 충격을 받고 보수산에 있는 하코방에 돌아와 희미한 거제도(巨濟島) 쪽을 바라보면서 거기서 하나의 작품이, 그것도 얼마든지 스케일을 크게 잡을 수 있는 작품이 생겨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일이 있은 며칠 후 얼마 전까지 강사(講師)로 나가 있었던 모(某) 고등학교(高等學校)의 학생이 사르트르의 ≪구토(嘔吐)≫를 읽어보라고 두고 갔어요. 그땐 실존주의(實存主義)의 작품을 읽을 시간이 있으면 고전(古典)을 읽겠다고 하던 때여서 며칠은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가 읽게 되었는데 어느 사이에 빠져들었지만 모색(摸索)하던 것에 방향을 제시해 준 것 같았어요.

장용학은 과다한 한자 사용과 관념에의 치중, 우화를 통한 주제 암시, 등장인물의 기괴함 등으로 당시 한국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중편 <역성 서설(易姓序說)>(<사상계>, 1958. 3∼6), 희곡 <일부변경선 근처(日附變更線近處)>(<현대문학>, 1959. 7∼9), 장편 ≪원형의 전설≫(<사상계>, 1962. 3∼11)을 발표했다. 그는 한자 사용을 고집해 이희승·이가원 등과 함께 한국어문교육연구회(1969)의 창립 멤버가 되었다.
이 밖에 주요 작품으로 단편 <현대의 야(野)>(<사상계>, 1960. 3), <유피(遺皮)>(<사상계>, 1961. 8), ≪청동기≫(<세대>, 1967. 8∼1968. 5, 1968. 7∼12), <잔인의 계절>(<문학사상>, 1972. 11), <상흔(傷痕)>(<현대문학>, 1974. 11), 중편 <효자 점경(孝子點景)>(<한국문학>, 1979. 1), <오늘의 풍물고(風物考)>(<현대문학>, 1985. 6), 교양서 ≪허구의 나라 일본≫(일월서각, 1984) 등이 있다.
장용학은 1987년 단편 <하여가행>을 끝으로 절필 상태에 들어갔으며, 서울 갈현동 자택에서 은자와도 같이 생활했다. 그는 “군사 정권 때는 체제에 대한 저항 의식이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자유로워진 지금은 그 대상을 상실했기 때문에 글을 쓸 여력이 없어졌다”고 했다. 1999년 8월 31일 그는 간암으로 사망한다. 그의 마지막 주소는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 462번지 44호다. 생전의 그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토로한 적이 거의 없었으며 다만 누나에 대해서만은 깊은 그리움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유작으로 <가제 빙하 기행>(<문학사상>, 1999. 10, 장용학 특집호), <천도시야비야>(<한국문학>, 2001. 가을호) 등이 있다.


☑ 엮은이 소개

역자 홍용희는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되었고 편운문학상, 젊은 평론가상, 시와 시학상, 애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 연구서 ≪김지하 문학 연구≫, 평론집 ≪꽃과 어둠의 산조≫, ≪아름다운 결핍의 신화≫, ≪대지의 문법과 시적 상상≫이 있고 편저로 ≪한국문화와 예술적 상상력≫이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요한 시집(詩集)
원형(圓形)의 전설(傳說)
현대(現代)의 야(野)
상립신화(喪笠新話)

작가 연보
엮은이에 대해

2015년 2월 26일 목요일

현덕 작품집


도서명 : 현덕 작품집 
지은이 : 현덕
옮긴이 : 고봉준
분  야 : 인문 고전
출간일 : 2010년 3월 15일
ISBN : 978896406350
가격 : 12,000원
규격 : 135 * 195 mm   제본 : 양장본    쪽 : 220쪽




☑ 책 소개

『현덕 작품집』은 「지식을 만드는 지식 고전선집」 시리즈로, 사라져 가는 한국 근현대 소설 100종의 원본을 담았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를 엮은이로 추천했다. 또한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 책 속으로

담벼락의 모래알을 뜨더내며 “아버지는 영 죽엇다”하고 입 박게 내여 외여본다. 그리고 되도록 우름이 나오라고 슬픈 생각을 만든다. 허나 머리속에는 담배불뿌리를 찻노라 방바닥을 더듬는 아버지가 나타난다. 거미발 가튼 손가락이다. 창 박게서 쿵쿵 발을 구르며 먼지를 터는 아버지가 나타난다. 그러나 아무리해도 얼굴은 형용을 잡을 수 업다. 그보다는 오늘 노마가 나무 올라가기에 성공한 그 장면이 똑똑이 나타나 덥는다. 갑작이 노마의 키가 자라나듯시픈 그만큼 보는 세상이 달러지는 감이다. 노마는 부지중 마음이 기뻐진다. 어쩔 수 업는 기쁨이다. 아아 그러나 이것은 아버지에게 죄스런 마음이다. 
-<남생이> 


☑ 지은이  소개

현덕
저자 현덕은 1909년 2월 15일 서울 삼청동에서 현동철(玄東轍)과 전주 이씨의 3남 2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본명은 현경윤(玄敬允)이고 본관은 연주(延州)다. 제일고보 학적부에는 아버지의 직업은 상인이고, 출신 성분은 양반이며, 본적은 경성부 통의동 38번지로 기록되어 있다. 현덕의 조부 현흥택은 민영익의 수행인 자격으로 1883년 최초의 대미 외교 사절단 보빙사에 참여했고, 1895년에는 시위대 연대장에 임명된 바 있다. 또한 그는 정동구락부의 일원으로 독립협회에도 참여했다. 현덕이 쓴 <자서 소전>에는 출생 당시 집안 형편이 나쁘지 않았으나, 그의 출생 후 가세가 기울어 사글세를 면하지 못했고, 부모님은 불화했던 것으로 나와 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사업의 꿈을 포기할 줄 몰랐던 아버지 탓에 살림은 어머니가 도맡아야 했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 이사 횟수가 이십여 회에 달했으며, 가족이 각자도생으로 헤어지길 수삼 회였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집안 형편 때문에 인천 가까운 대부도(大阜島)의 친척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현덕은 1923년 인천의 대부공립보통학교에 들어갔으나, 1924년 중퇴하고 중동학교 속성과 1년을 다녔다. 1925년 제일고보(현 경기고등학교)에 들어갔으나 집안 형편이 어려워 그해에 중퇴했는데, 학적부에는 전체 수업 일수 245일 가운데 165일을 결석한 것으로 나와 있다. 당시 주소는 경성 관수동 45번지였다. 
현덕은 192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달에서 떨어진 토끼>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일반적으로 현덕의 등단작은 193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가작 입선한 <고무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그의 등단 지면은 <조선일보> 신춘문예다. 이 무렵 현덕은 수원 발안 근방의 매립 공사장에서 토공 생활을 했고, 이후 현해탄을 건너가 교토, 오사카 등지를 떠돌며 하층민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흙 바구니를 짊어지지 못하고 쓰러지는 통에 공사장에서 쫓겨났고, 그 일을 계기로 문학의 길에 대한 꿈을 현실화하기에 이르렀다. 1936년 막노동판을 떠돌다가 문학에 뜻을 둔 후 작가 김유정을 만나 절친한 사이가 되었으며, 현덕은<자서 소전>의 말미에서 김유정과의 관계를 “지기 고 김유정 형을 얻어 문학을 향한 뜻을 굳게 하고 그 길을 밟던 중, 금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그 길에 자신 같은 것을 가져보며 현재에 이르렀다”라고 술회하고 있다.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남생이>가 당선되어 정식 등단했으며, <경칩>(1938), <층>(1938), <두꺼비가 먹은 돈>(1938)을 연이어 발표했다. 1939년 1월 월간 <조광>에 실린 <신진 작가 좌담회>에서 현덕은 등단작 <남생이>가 인천에 있을 때 <조선일보> 신춘문예 사고(社告)를 보고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보기 위해 쓴 작품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로 미루어 당시 현덕의 거주지는 인천이었고, <남생이>의 배경 또한 인천 해안의 빈민굴이었음을 알 수 있다. 
현덕은 1939년 인천에서 서울로 상경해서 동대문 부근의 빈민촌인 경성부 창신정 600의 9번지에 거처를 정했고, 이해에 <골목>(<조광>), <잣을 까는 집>(<여성>), <녹성좌>(<조선일보>)를 발표했다. 이 시기에 발표된 그의 수필과 소설에는 변변한 생업마저 없었던 청춘의 불행한 운명과 극도로 위축된 인텔리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해방 이후 현덕은 임화와 교제하며 문단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1946년에는 조선문학가동맹의 소설부, 아동문학부, 대중화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했고, 소설집 ≪집을 나간 소년≫(아문각), 동화집 ≪포도와 구슬≫(정음사) 등을 간행했다. 1947년에는 조선문학가동맹의 기관지 <문학>의 편집 겸 발행인, 조선문학가동맹의 서울지부 소설부 위원장을 지냈다. 그리고 소설집 ≪남생이≫(아문각), 동화집 ≪토끼 삼형제≫(을유문화사)를 출판했다. 현덕은 1950년 9·28 서울 수복 때 월북했다. 호적부에는 1951년 9월 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38번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1951년 북한에서 여러 작품을 발표한 것으로 미루어 보면 월북 이후에도 꽤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현덕은 1962년 북한에서 한설야가 숙청될 때 그의 추종 세력들과 함께 숙청되었고, 이후의 삶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없다. 


☑ 옮긴이 소개

고봉준
역자 고봉준은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나 충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9년 부산외국어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1995년 같은 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해방기 전위시의 양식 선택과 세계 인식>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2005년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미적 근대성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06년 제12회 고석규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책으로는 ≪반대자의 윤리≫, ≪다른 목소리들≫, ≪모더니티의 이면≫ 등이 있다. 현재 반연간 <작가와비평> 편집동인, 계간 <딩하돌하>, <통>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으며, 경희대학교(국제캠퍼스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남생이 
경칩(驚蟄) 
층(層) 
두꺼비가 먹은 돈 
골목 
잣을 까는 집 

엮은이에 대해 


2014년 7월 21일 월요일

명사십리


도서명 : 명사십리
지은이 : 모름
현대어로 옮긴이 : 박인희
분야 : 한국 고전소설
출간일 : 2014년 6월 24일
ISBN : 979-11-304-1833-9  (03810)
가격 : 14,500원
규격 : 사륙판(128*188)     제본 : 무선     쪽 : 260쪽



☑ 책 소개

이 책은 개화기 때 간행된 구활자본 고전소설을 현대어로 옮긴 것이다. 시은과 보은을 주제로 다룸으로써 인간으로 해야 할 도리를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현대어로 옮긴이가 공을 들여 현대어로 풀고 주석을 붙임으로써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만들었다.



☑ 출판사 책 소개

≪명사십리(明沙十里)≫는 개화기 때 간행된 구활자본 고전소설이다. 1918년 간행된 이래 수차례 재간행되었고, 작품 주인공의 이름으로 제목을 삼은 필사본 ≪장유성전(張遺星傳)≫도 전해진다. 필사본 ≪장유성전≫은 필사기로 보아 ≪명사십리≫를 필사한 것으로 보인다. ≪명사십리≫는 후반부에 군담이 비중 있게 다루어져서 군담소설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 전체에 걸쳐 시은(施恩)과 보은(報恩)의 관계가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는 점에서 윤리 소설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일찍이 김태준은 ≪조선소설사≫에서 ≪명사십리≫를 언급하면서 영·정조 때 작품으로까지 추정한 바 있다. 하지만 현전하는 ≪명사십리≫ 중에서 구활자본으로 간행된 1918년 이전의 것으로 볼 수 있는 이본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작품 속에 ‘전기 광선’이란 단어를 발견할 수 있는데, 전기는 고종 때 경복궁에 최초로 사용되었으므로 영·정조 때 작품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현재로서는 신소설과 고전소설이 함께 간행되던 20세기 초에 지어진 작품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명사십리≫와 관련해 주목할 작품들이 있다. 바로 ≪보심록(報心錄)≫과 ≪금낭이산(錦囊二山)≫이다. 이 두 작품의 내용은 ≪명사십리≫와 흡사하다. ≪보심록≫과 ≪금낭이산≫ 두 작품은 비슷한 시기에 간행되었다고 알려졌으며, 등장인물의 이름도 거의 같다는 점에서 이 두 작품은 영향 관계에 있었으리라 보인다. 이에 비한다면 ≪명사십리≫는 이 두 작품보다 몇 년 후에 간행되었으며 등장인물의 이름도 두 작품과는 확연히 다르다. 전체적인 내용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몇 군데 확연한 차이가 있기도 하다. 이런 점들 때문에 세 작품을 대상으로 영향 관계에 대한 논의가 분분했다.
논의에서 다루어진 중요 내용을 정리하면, ≪명사십리≫가 가장 고전소설답지만 가장 늦게 간행되었고, ≪금낭이산≫은 가장 먼저 간행되었지만 축약이나 생략처럼 보이는 서술상의 문제와 신소설의 기법을 받아들인 것을 발견할 수 있으며, ≪보심록≫은 ≪금낭이산≫보다 몇 개월 후에 간행되었고 분량은 늘어났지만 ≪금낭이산≫을 저본으로 내용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과 현전하는 이본만으로는 세 작품의 영향 관계를 명백히 밝히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세 작품의 내용이 유사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 관계가 있었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20세기 들어 등장한 ≪명사십리≫와 ≪보심록≫, ≪금낭이산≫은 비슷한 내용이면서도 여러 차례 다시 인쇄되었던 작품이었다. 어려운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고, 받은 은혜를 갚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도리다. 하지만 살다 보면 은혜를 베푸는 것도 어렵고, 받은 은혜를 갚는 것도 쉽지가 않다. 시은과 보은을 내용으로 한 세 작품이 여러 차례 인쇄되었던 것은 인간으로 해야 할 도리를 잘 보여 줬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러면서도 작품의 후반부에 군담을 등장시킴으로써 대중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작품들이 널리 읽혀진 것을 통해 고전소설이, 혹은 고전소설의 틀을 갖춘 작품들이 20세기 초반까지도 널리 유행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책 속으로


“들으니 상공께서 학사의 병 때문에 불원천리(不遠千里)하고 구화산에 가셨다 하니 무슨 약을 구하여 오셨습니까?”
시랑이 말했다.
“과연 신속한 약이 있으니 염려 마십시오.”
집으로 돌아와 생각했다.
‘사람의 고기는 재물로도 구하지 못하니 장차 어찌할까? 그러나 한 점 살을 아끼다 학사의 병을 구하지 아니하면 서로 우애하는 정이라 하기는 어렵다.’
하고 한편으로 후원 별당으로 들어가 찼던 칼로 그 다리 살을 베고, 또 수염을 깎아 한데 넣어 약을 달여 학사 집으로 보냈더니 윤 학사는 무슨 약인지 모르고 단숨에 마시자 병이 그만 씻은 듯이 나았다. 학사 부부가 신기하여 시랑께 와서 감사하다는 뜻을 표하려고 하였다. 이때 왕 부인이 시비 등이 전하는 말을 들으니, 시랑이 윤 학사를 위하여 살을 베어 낸 것을 알고 몹시 놀라 별당으로 들어가니 과연 피가 흘러 자리에 흥건하였다. 부인이 비창(悲愴)함을 마지아니하였는데, 이때 윤 학사가 이 소식을 듣고 급히 들어와서 시랑을 붙들고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부자 형제간에도 행하기 어려운 일을 조그마한 친구를 위하여 몸을 아끼지 아니하시니 태산 같은 은혜를 장차 어찌합니까?”
-43~44쪽



☑ 현대어로 옮긴이 소개

박인희

박인희는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수료(문학박사)하고, 안양대학교 교양대학 조교수를 거쳐 현재는 국민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공은 고전 시가(향가)로 <처용의 정체와 ‘처용가’>, <‘우적가’ 연구>, <신충괘관과 ‘원가’ 연구> 등의 논문을 썼다. 최근에는 향가 외에도 관심을 가지고 <‘황조가’의 배경 연구>, <‘도이장가’의 창작 배경 연구> 등의 논문을 썼다.
대학원에서 필사본 고전소설 강독을 하면서 고전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어 ≪김성운전≫과 ≪양소저전≫의 교주본을 내기도 했다. 고전소설과 관련해 <“장유성전”의 연원과 특징>, <“이정난전”의 영웅소설적 성격 연구> 등의 논문을 썼으며,  지금도 고전소설에 관심을 갖고 희구본을 중심으로 읽고 있다.



☑ 목차

명사십리

해설

참고 문헌
현대어로 옮긴이에 대해




2014년 5월 21일 수요일

도술이 유명한 서화담


도서명 : 도술이 유명한 서화담
지은이 : 잘 모름
풀어 쓴 이 : 송진한
분야 : 한국 고전소설
출간일 : 2014년 4월 20일
ISBN : 979-11-304-1224-5 03810 
가격 : 14,500원
규격 : 사륙판(128*188)     제본 : 무선     쪽 : 152쪽



☑ 책 소개

이 책은 1926년 광동서국에서 구활자본으로 간행된 ≪도술이 유명한 서화담≫을 현대 우리말로 풀어 쓴 소설이다. 화담 서경덕이 도술을 부리는 도사로 등장해 죽은 사람이 살아나게 도와주고, 자신의 제자를 시켜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처자를 구해 준다. 이 책에서 서화담은 일반적으로 지배층을 희화화하고 약하고 착한 백성들을 돕는 행동하는 영웅인 전우치와 달리 학구적이고 사유적이며 덕을 닦는 데 열정과 의지를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 출판사 책 소개

이 책의 주인공인 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 성종(成宗) 20(1489)~명종(明宗) 1(1546)]은 조선 중기 성리학자다. 그는 개성(開城) 출신으로, 본관은 당성(唐城)이며, 화담은 그의 호다. 그는 이(理)보다 기(氣)를 중시하는 주기론자로 기일원론(氣一元論)을 수립해 주창했다.
전승된 서화담 이야기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편차가 있게 제시된다. 대략 17세기 중반 이전의 이야기에는 그리 심각한 대결이 드러나지 않고, 서화담의 능력과 재주가 뛰어나다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같은 세기 중반 이후부터는 줄거리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강화된다. 이는 당대인들이 현실적 좌절을 서화담을 통해 극복하며 세상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도록 상징화하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대체로 서화담은 시대적 상황을 회피하거나 될 수 있는 한 숨는 태도를 지향하면서 내면적으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세상에 우회적으로 저항하며 대처한다.
서화담은 전승에서 초기에는 유학자로 기술되고 있으나, 후기에 올수록 도가적 인물로 묘사된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대부분 활동적인 도가적 인물로 제시되는데 일부에서는 절제와 탐구의 유학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그는 ≪전우치전≫과 대비되어 일반적으로 지배층을 희화화하고 약하고 착한 백성들을 돕는 행동하는 영웅인 전우치와 달리 학구적이고 사유적이며 덕을 닦는 데 열정과 의지를 가진 인물이라고 언급된다.
이 책은 실기나 설화가 수용된 소설을 원문으로 해서 풀어 썼다. 이 소설은 실기와 설화와는 달리 일대기적 구성의 완성도가 높고, 설화의 각 편이 삽화적으로 편집화해 일정 부분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고 제시된다. 이에 대해 좀 더 기술하면 소재는 초반에는 유학적인 성향을 띠다가 점차적으로 도가적 요소가 가미되어 제시된다. 여기에는 대립과 갈등이 심각하게 드러나지 않고 전개되는데, 서화담은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기는 하지만 그 스스로 세상을 멀리하고 피하면서 가르치고 타이르는 방식으로 기술된다.
이에 따라 전승된 서화담 이야기의 소재나 성격, 인물이나 사건 등을 유형화해서 보통 도술소설, 사회소설, 역사소설, 이인(異人)소설, 일사(逸士)소설이라고 규정한다.


☑ 책 속으로

하루는 선생이 화담 옆에 있는 정자나무 밑에서 더위를 피하는데, 허운이 모시고 앉아 있었다. 마침 어디서 키가 크고 얼굴이 사납게 생긴 스님 하나가 와서 바랑을 벗어 놓고 갓을 숙여 쓰고 두 손을 모아 합장하여 선생께 문안을 드리며,
“소승이 오늘은 갈 곳이 있는데, 선생께 옳은지 그른지 그 결정을 묻고자 왔습니다.”
하니 선생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신다. 그 스님이 선생께 작별을 고하고 간 후에 허운이 의심이 나서 선생께 여쭙기를,
“지금 왔다가 간 스님은 어디서 온 스님이며, 어디로 가는 스님입니까?”
선생은 눈을 들어 허운을 보다가 손을 들어 송악산을 가리키며,
“그 스님은 저 산속에서 내려온 스님인데, 실은 사람이 아니라 수백 년 묵은 호랑이가 사람의 모습으로 바꿔서 다니는 것이니라. 오늘 가겠다고 하는 곳은 해주(海州) 서면(西面) 청산리(靑山里)에 사는 장 부자 기연(基淵)의 집이다. 장기연의 딸이 십팔 세로 이름은 소애(小愛)니라. 그녀는 오늘 밤에 호랑이에게 당하는 해를 만나 죽을 수가 있으므로, 그 중이 산신의 허락을 받아서 그 여자를 잡아먹으러 가는 길에 나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몰라서 알고자 하여 온 것이니라. 그러나 하늘의 마음은 살리기를 좋아하고 죽이기를 싫어하시며 또 사람의 목숨이 중대하니, 사나운 짐승이 죄 없는 사람을 해치려 할 바에는 알고서 도와주지 아니함은 천리와 인정에 어긋나는 것이니라. 내가 그 호랑이에게 쾌히 허락한 일이 없으니, 네가 급히 그곳에 가서 그 호랑이를 마음대로 다루어 그 여자를 살려라. 그 호랑이는 신통술을 가진 호랑이이므로, 창이나 칼로는 마음대로 다루기 어려우니, 하늘과 땅에 도술 그물을 치고 부적을 붙인 후 주문을 읽으면서 네가 그 여자의 곁을 떠나지 아니하여야 구하리라. 여기서 그곳이 이백여 리니 오늘 오후 세 시 전에 도달하여 미비함이 없이 일을 처리하였다가 오는 새벽 한 시만 지나면 무사할 것이니 지체 말고 어서 길을 떠나거라.”
―<허운으로 하여금 신부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를 물리치게 하고 그녀와 결혼하게 하다> 중에서


☑ 풀어 쓴 이 소개

송진한은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다. 주요 저서로는 ≪조선조 연의 소설의 세계≫(2003), ≪한국 고소설의 창작방법 연구≫(공저, 2005) 등이 있고, 역서로는 ≪비교 문학≫(2012)이 있다.


☑ 목차

지은이의 머리말이 시작되다
태몽과 출생, 그리고 성장 이야기가 제시되다
학업을 닦는 데 스승이 따라가지 못하다
하늘이 멀리 가까이 보이는 이치와 종달새가 위아래로 나는 원리를 터득하다
신분을 갈고닦으며 품성을 기르다
신선을 만나 천서를 얻어 수학하다
결혼하는 날 밤 처녀 귀신의 한을 풀어 주다
도술로 가난 타령을 하는 아내에게 빈곤의 덧없음을 깨우쳐 주다
죽은 최씨 효자를 살려 내다
도술을 함부로 부리는 아우를 도술로 타일러 깨우치다
간신들의 음모를 지혜로 피하다
도술을 자랑하는 조카를 타일러 깨우치다
기녀의 유혹을 뿌리치다
박을 심어 운명을 점쳐 보다
구미호에게 홀린 제자 허운을 구하다
허운으로 하여금 신부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를 물리치게 하고 그녀와 결혼하게 하다
아내에게 도술을 보여 주고 천지자연의 도를 깨우쳐 주다
원문
해설
풀어 쓴 이에 대해

2013년 10월 25일 금요일

박만득 박금단전


도서명 : 박만득 박금단전
지은이 : 미상
옮긴이 : 조재현
분  야 : 한국 고전소설
출간일 : 2013년 10월 28일
ISBN : 979-11-304-1171-2 03810
가격 : 12,500원
사륙판 / 무선제본 / 174쪽





☑ 책 소개

≪박만득 박금단전≫은 홍윤표 선생(전 연세대 국문과 교수) 개인 소장본으로, 현재까지 다른 이본을 찾아볼 수 없는 유일본 고전소설이다. 박만득이란 남주인공뿐 아니라 박금단이라는 여주인공의 삶 역시 동등하게 조명하는 이색적인 작품으로, 두 남매의 눈물겨운 우애를 보여 준다. 또한 이 작품은 낭독의 참맛을 알려 주는 고전소설이다.   


☑ 출판사 책 소개

≪박만득 박금단전≫은 홍윤표 선생(전 연세대 국문과 교수) 개인 소장본으로, 현재까지 다른 이본을 찾아볼 수 없는 유일본 고전소설이다. 작품 분량은 1책, 매 쪽 12줄, 총 60쪽(30장)으로 작품 말미에 무술년(戊戌年) 2월 21일에 필사를 마쳤다는 기록이 있으나, 필사자나 창작자를 추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서는 찾아볼 수 없다. 실제 작품의 상태를 보면 얇은 붓으로 흘려 쓴 한글로 필사되어 있으며, 종이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글자를 알아보기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이 작품은 박만득․박금단 두 남매가 어려서 부모를 여읜 후 노비들의 모반으로 집을 도망 나와 서로 헤어졌으나, 고난을 극복하고 성장하여 남매가 상봉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의 서사적 골격은 ‘노비들이 반란을 일으켜 위기에 처한 주인(양반 계층)이 집을 떠나 갖은 고초를 겪다가 마침내 고난을 극복하고 노비들을 처벌’하는 추노담(推奴談, 도망간 노비를 찾는 이야기)이다. 이와 비슷한 서사적 구성을 기반으로 창작된 고전소설을 일컬어 ‘추노계 소설’이라 하는데, 즉 ‘도망한 노비의 행적을 둘러싸고 주인과 노비 사이의 갈등, 대립, 해결 양상이 서사 전개의 중심축을 이루는 소설’을 의미한다. 추노계 소설은 조선 중기 이후 신분 질서가 붕괴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계층 간 갈등을 문학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연구된 추노계 소설 주인공은 남성 주인공 한 명만 등장한다. 그러나 ≪박만득 박금단전≫은 박만득이란 남주인공뿐 아니라, 박금단이라는 여주인공의 삶 역시 동등하게 조명한다. 작품을 읽어 보면 알 수 있듯, 서사의 골격은 추노담이지만, 이 작품이 지향하는 바는 두 남매의 눈물겨운 우애임을 깨달을 수 있다. 노비들을 피해 집을 나와 산속으로 달아나는 장면을 보면, 겨우 부모 품을 벗어난 남자아이가 어린 여동생을 업고 추운 겨울 가쁜 숨을 몰아쉬며 깊은 산을 방황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더욱이 금단이가 혼자 남아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를 느끼면서도, 오빠에게, ‘자신을 두고 도망가라’며 흐느끼는 대목에서는 울컥하는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작품에 등장하는 어린 남매는 열 살 남짓한 나이에 죽을 고비를 넘기며 천지 사방으로 방황한다. 남주인공 박만득의 인생 노정을 살펴보면 ‘경주-김해 거제-평양 연광정-충주 탄금대-한양-거제-경주-과천-경주’로 나타나며, 박금단 또한 오빠와 경주에서 헤어진 후 몇 년 동안 방황하며 갖은 고초를 겪다 경기도 과천까지 가게 되는 기나긴 여정을 보여 준다. 이처럼 먼 길을 돌아 몇 번의 위기를 넘기면서도, 오빠와 여동생이 서로 그리워하는 마음은 한결같이 절절하다. ≪박만득 박금단전≫에는 서로를 그리워하고 서로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애틋한 가족 서사가 존재한다. 이는 이 작품이 백여 년의 시간을 건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지친 마음에 특별한 울림을 전해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 ≪박만득 박금단전≫은 낭독의 참맛을 알려 주는 고전소설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창작자는 낭독의 리듬감을 염두에 두고 문장을 집필하였다. 따라서 소리 내어 읽어 본다면, 마치 판소리 사설이나 잡가의 한 대목을 읽는 느낌이 들 것이다. 등장인물이 신세를 한탄하거나 박만득이 죽은 아내를 위해 제문을 읊는 부분에서는 그 운율감이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특징은 독자로 하여금 읽는 맛과 함께 작품의 내용을 기억하고 이해하도록 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 책 속으로

“여보시오, 낭군님은 인간의 대장부라. 6대 독자 귀중한 몸이 죽기가 뼈에 사무치게 원통하니, 소첩은 여자라. 첩이 대신 죽을 터이니 낭군님 의복을 벗어서 내게 주오. 첩이 입고 저 문 앞에 누웠으면 낭군인 줄 알고 죽일 터이니, 낭군님은 첩의 의복을 바꾸어 입고 윗목에 누웠다가 첩이 죽어 나가거든 곧바로 뛰어가서 다른 집에 가지 말고 저 건너 장 참판 집에 가서 어제 새로 오신 장 참판 둘째 며느님 방에 가야 살 것이오. 만일 살아가시거든 좋은 경치 구경하고 봄바람처럼 이리저리 다니다가 좋은 인연을 다시 맺어 만년토록 영화를 누리실 때 칼에 죽은 나의 혼령 객귀(客鬼)나 면케 하여 주소.”
만득이 하는 말이,
“목숨은 다 같은 것인데 꽃 같은 시절에 비루한 나를 위해 천금 같은 목숨이 애매히 죽으려 하니, 죽는 너는 절개려니와 살아가는 나의 마음은 앞이 막혀 갈 수 있나?”
김 낭자 하는 말이,
“시간이 바쁘니 의복을 바꾸어 입고 불을 끄고 누웁시다.”
하면서 입던 의복을 고이 벗어 낭군의 의복은 김 낭자가 입고 구름같이 고운 머리 낭자를 설설 풀어 상투를 튼 후에 내외간에 마주 앉아 울고 보고 보고 울며 가련하게 하는 말이,
“원통하다, 낭군님아! ‘백년해로하자’ 하고 태산같이 믿었더니 오늘 밤이 백 년인가? 영영 이별이 웬 말인고? 칼에 죽은 내 목숨은 황천으로 들어가서 혼령이 되고, 살아서 가는 낭군님은 천만 가지 방법으로 몸을 귀히 보존하다가 하늘이 정해 준 수명대로 별세하여 저승에 들어와서 눈물로 서로 만나 세세한 이야기 가지가지 나눕시다!”
이렇듯이 서러운 모습을 목석(木石)인들 차마 보리. 간장에 품은 서러운 마음 시간이 바쁜 까닭에 서로 이야기 다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불을 끄더라. 만득이는 책상 앞에 눕게 하고 김 낭자는 문 앞으로 마주 누워 시간을 기다릴 때 문 앞에 은근한 발자국 소리가 천천히 들리더니, 소리 없이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와서 더듬더듬 만지더니, 칼로 목을 자르는 소리 혼비백산(魂飛魄散)하는지라.
-25~27쪽


☑ 옮긴이 소개

조재현
조재현은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입학, “고전소설에 나타나는 환상계 연구”로 2006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특성과 의미를 조명할 뿐 아니라, 희구본(稀舊本) 고전소설을 다각도로 발굴·분석하여 문학사적 가치와 의의를 밝히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2009년 AKSE(유럽한국학회)에서 <한국의 괴물, 불가살이의 연원과 성격 연구>(네덜란드 라이덴 대학)를 발표하였으며, 이 외에도 <흥낭전과 금봉채기 비교연구>(2008), <정해경전에 나타나는 모친탐색의 양상과 의미 연구>(2008), <양소저전 연구-작품교섭양상과 주인공의 여성영웅적 성격을 중심으로>(2010), <뿌리깊은나무 박물관 소장 필사본 유황후전 연구>(2012), <임상국부자삼취기 연구-가문시조설화적 성격과 다문화 가문 계승의 의미를 중심으로>(2013) 등 관련 연구 논문을 활발히 발표하고 있다.
또한 인천 지역 교사를 대상으로 “상상, 환상의 키워드로 본 인문학과 과학-고전소설에 나타나는 환상 세계”(상상 스펙트럼-2012 선생님을 위한 문화 교실) 강연을 하는 등 학문의 나눔과 소통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경기북부 구전자료집 Ⅱ≫(공저, 2001, 문화관광부 우수추천도서), ≪편옥기우기≫(공저, 2002), ≪곰배령 너머 그대에게 간다≫(공동 시집, 2002), ≪계축일기≫(2003), ≪영남 구전자료집 7,8≫(공편, 2003, 문화관광부 우수추천도서), ≪산늪≫(공동 시집, 2005), ≪영남 구전민요 자료집 2, 3≫(공편, 2005, 문화관광부 우수추천도서), ≪고전소설의 환상 세계≫(2009), ≪호남 구전자료집 3~5≫(공편, 2010)이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 목차

박만득 박금단전
원문

해설
참고 문헌
옮긴이에 대해


2013년 8월 7일 수요일

서동지전


도서명 : 서동지전
지은이 : 작자 미상
옮긴이 : 최진형
분야 : 한국 고전소설
출간일 : 2010년 4월 5일
가격 : 12,000원
쪽 : 111쪽




☑ 책 소개

이 책은 쥐와 다람쥐 사이에 일어난 ‘양식 다툼’을 ‘송사’로써 해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부요한 서대쥐를 찾아가 양식을 얻었던 다람쥐는 이듬해에 또 찾아갔다가 거절당하게 되고, 이에 앙심을 품고 ‘송사’를 일으킴으로써 두 인물의 갈등은 증폭되어 결국 판관 앞에 서게 된다는 이야기다.


☑ 출판사 책 소개

우화소설로서의 <서동지전>
변동기 사회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작품은 흥미로운 요소를 여럿 지니고 있어서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부를 소유한 인물과 굶어 죽을 지경에 처한 인물의 극단적 대립, 이들의 날카로운 갈등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소지와 송사, 그리고 관권의 개입에 이르기까지 매우 자극적인 설정과 상황이 흥미롭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관권에 의하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었던 부자와 빈자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 분해로 치달았던 변동기 사회의 암울한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본의 세 가지 계열
‘양식 다툼’과 ‘송사’는 이 작품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데, 인물 간의 ‘양식 다툼’은 갈등의 ‘계기’로, 관권에 의한 ‘송사’는 갈등의 ‘해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갈등의 원인과 해결 양상이 이본마다 서로 다르게 나타나 있으므로 이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할 때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본에 따라 송사의 실상이 다양한데, 다람쥐의 ‘소지’가 ‘무고’로 밝혀지는가 하면 반대로 다람쥐의 억울함을 밝혀내지 못해 ‘관권의 무능’이 폭로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편차가 생기게 된 원인은 작품이 문제 삼았던 대상이 어느 한쪽으로 단정할 수 없는 민감한 것인데다가 우화소설이라는 작품의 특성이 겹쳐지면서 독자의 입장에 따라 해석이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서동지전>의 이본은 내용의 유사성과 전승·유통의 유사성을 고려해 한글 필사본(약 7종), 한문본(약 3종), 활자본(약 2종) 등 세 가지 계열로 나눌 수 있다.

어떻게 감상할 것인가?
<서동지전>은 이본이 그리 많지 않은 데 비해 작품의 내용에 편차가 크고 주제도 엇갈리는 편이어서 좀 더 정확하고 바람직한 감상을 위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고소설은 필사(筆寫)라는 방식을 통해 전승·유통되었는데, 필사는 일회적 독서나 단순 향유가 아닌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향유 방식이다. 왜냐하면 필사 과정에 향유자의 입장이나 의식이 개입되기 마련이어서 글자나 표현 차원의 단순한 개작은 물론이고 인물 묘사나 내용의 변개, 특히 결말 개작을 통한 주제의 변개 등 심각하고 전면적인 개작이 일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동지전>의 경우도 계열 사이에서 상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러한 유통 방식과 연관이 깊다.


☑ 책 속으로

?개 만물에 경?을 알고져 ?진? 져울만 갓흐미 업고 송?의 곡직을 알고져 ?진? 양언을 드름만 갓흐미 업?니 일편에 말만 듯고 션불션을 가?야이 판결치 못?지라. 소진의 말노써 진나라를 ?반?이 엇지 올타?며 쟝의의 말노써 진나라를 셤기미 엇지 그르다 ?리오 소장양인에 말을 갓치 드른 연후에야 종횡을 쾌히 결단?리니 달암?? 아즉 옥으로 나리고 서대?를 즉각 착??여 상대? 연후에야 가히 변??리라

“대개 만물의 경중을 알고자 할진대 저울만 같음이 없고 송사의 곡직(曲直)을 알고자 할진대 양언(兩言)을 들음만 같음이 없나니 일편의 말만 듣고 선불선(善不善)을 가볍게 판결치 못할지라. 소진(蘇秦)의 말로써 진나라를 배반함이 어찌 옳다하며, 장의(張儀)의 말로써 진나라를 섬김이 어찌 그르다 하리오. 소장(蘇張) 양인(兩人)의 말을 같이 들은 연후에야 종횡(縱橫)을 쾌히 결단하리니, 다람쥐는 아직 옥으로 내리고, 서대쥐를 즉각 착래(捉來)하여 상대한 연후에 가히 변백(辨白)하리라.”


☑ 지은이 소개

작자 미상


☑ 옮긴이 소개

최진형
역자 최진형은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하고 현재 덕성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동안 주로 판소리와 고소설 관련 분야에 관심을 두고 연구했다. 단독으로 쓴 책으로는 ≪판소리의 미학과 장르 실현≫(2002), ≪서사 문학과 문화 담론≫(2008)이 있다. 최근에는 고소설이나 판소리가 출판물로 유통되고 향유되었던 상황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 <심청전의 전승 양상>, <흥부전의 전승 양상>, <출판문화와 토끼전의 전승>, <판소리 서사체의 주제에 대한 일 고찰> 등의 논문을 썼다.


☑ 목차

해설

서대쥐가 자손들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당 천자의 교지를 받아 동지(同知)가 되다
서대쥐를 축하하기 위해 당상 잔치를 열다
다람쥐가 서대쥐를 찾아가 양식을 얻다
빌린 양식을 다 먹은 다람쥐가 다시 한 번 서대쥐를 찾아가다
거절당한 다람쥐가 홧김에 송사를 준비하다
백호산군을 찾아간 다람쥐가 소지를 올리다
오소리와 너구리가 서대쥐를 잡으러 가다
서대쥐가 백호산군에게 무죄를 주장하다
백호산군이 판결을 내리다

옮긴이에 대해


2013년 7월 16일 화요일

경판 조웅전(경판 됴웅젼)



도서명 : 경판 조웅전(경판 됴웅젼)
지은이 : 미상
옮긴이 : 조희웅 
분야 : 한국 고전소설
출간일 : 2013년 7월 15일
ISBN : 978-89-6680-535-8 03810
14,500원 / 사륙판(128*188) _ 무선 / 130쪽




☑ 책 소개

조선시대에 나온 대표적인 군담소설이다. 경판 30장 단책본을 저본으로 하여 전문을 현대어로 바꾸고 주석을 붙였다. 695개에 달하는 주석을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 출판사 책 소개

≪조웅전(됴웅젼)≫은 군담소설 즉 ‘전쟁 이야기’다. 이본 역시 많다. ≪조웅전≫이 완판·경판·안성판에 모두 들어 있고, 또 많은 이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단적으로 이 작품이 그만큼 인기가 있었고, 많이 읽혀졌다는 근거가 된다. 현재까지 조사된 이본은 판각본 경판 3종, 완판 약 15종, 안성판 1종, 필사본 약 50여 종, 활판본 약 10여 종으로, 도합 80여 종을 헤아린다.
≪조웅전≫의 작자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난삽한 고사성어·한문구·삽입 가요들의 빈번한 사용은 이 작품의 작자의 계층에 대하여 어느 정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즉 ≪조웅전≫의 작자는 한문 식자층으로 가상된다. 여기서 좀 더 추측을 진전시켜, 자유연애·육정적(肉情的)인 표현 등 전통적인 유교 이념에 배치되는 내용들이나, 전편에 걸쳐 독자의 흥미를 돋우려 했던 작가의 의식적인 배려 등으로 미루어 본다면, ≪조웅전≫은 소설 작법의 기교가 어느 정도 발달한 시기에 상당히 전문적인 작가에 의해서 창작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조웅전≫은 작자뿐만 아니라 창작 연대도 불확실하다. ≪조웅전≫은 이태조의 역성혁명(易姓革命)을 증오한 어떤 사람이 이를 풍자할 목적으로 지은 것이라는 속설이 있다. 즉 이태조를 이두병에, 이방원을 이관에 비했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믿을 수 없는 이야기겠지만, 설사 이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조웅전≫의 창작 연대를 추정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일찍이 조윤제는 ≪조웅전≫을 비롯한 군담소설들이 임·병 양란 후에 창작되었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추정 역시 너무나 막연하다. 그래도 여러 가지 상황을 판단한 결과, ≪조웅전≫의 창작 연대가 기껏해야 지금으로부터 2세기 이상을 더 올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근거는 고전소설 제명의 구체적 언급으로 자주 거론되는 조수삼(趙秀三, 1762~1849)의 ≪추재집≫이나 소전기오랑(小田幾五郞)의 ≪상서기문≫(1794)에 ≪조웅전≫의 이름이 실려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두 저작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당시에 없었다는 단정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이 저작들에 ≪소대성전≫·≪설인귀전≫·≪장풍운전≫·≪장박전≫(≪장백전≫?) 등이 인용되고 있는 터에, ≪조웅전≫과 같은 인기 소설이 빠져 있다는 사실은 시사점이 크다.
≪조웅전≫의 내용상 특징 중 하나는, 주인공의 탄생에서 기자(祈子) 정성이나 태몽이라든가 천상인의 하강과 같은 모티브가 전연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군담소설들이 발단부에서 하나의 투식으로 기자·태몽이 제시되고, 주인공의 신분이 고귀하고 그 능력이 초월적임을 예시하기 위하여, 천상 선관 또는 ‘아무 별[某星]’의 적강(謫降)을 보이는 데 대해, ≪조웅전≫에서는 이것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작가의 의도적인 배려로 보인다. 즉 작가는 조웅의 비범한 능력이 선천적인 것이 아닌 후천적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군담의 묘사에 있어서도 다른 군담소설에서와 같은 바람과 비를 부르거나[呼風喚雨] 범과 표범으로 변하는[作虎作豹] 것과 같은 도술전이 거의 거세되어 있어 덜 환상적이다.


☑ 책 속으로

**≪조웅전≫ 4~7쪽

세월이 여류(如流)하여 여러 해 되매 조정(朝廷)의 정사(政事)가 산란하매, 간신 두병이 전권(專權)하여 조정을 자로 참소(讒訴)하니, 승상이 해를 면치 못할 줄 알고 스스로 약을 먹고 죽으니, 슬프다. 사람이 어짊으로 악인을 이기지 못하고 죽으매, 이런 고로 천자가 화상(畵像)을 걸고 그 충절(忠節)을 빛내시더니, 이때 추절(秋節)을 당하매 상이 친행(親行)하사 제(祭)하시고 석사(昔事)를 추감(追感)하사 슬허하실새, 차시(此時) 병부시랑(兵部侍郞) 두관은 두병의 아들이라 상을 모셨더니, 상이 슬허하심을 보고 분심(忿心)이 복발(復發)하여 주(奏) 왈(曰),
“조정이 비록 공은 있사오나, 조신(朝臣)이 다 조정만 못하지 아니하오니, 어찌 조정만 이같이 하시리이꼬. 묘호(廟號)를 거두심이 마땅하여이다.”
상이 노(怒) 왈,
“신자(臣子)가 되어 충효가 으뜸이라. 조정은 국가의 큰 공신이거늘, 네 충량(忠良)을 시기하니 어찌 분한(忿恨)치 않으리오.”
두관이 황공(惶恐) 퇴조(退朝)하더라. 상이 환궁(還宮)하시고 승상부에 전교(傳敎) 왈,
“충렬공의 아들이 있거든 빨리 입시(入侍)하라.”
하시다.
선시(先時)에 왕부인이 잉태 칠삭(七朔) 만에 승상이 기세(棄世)하매 망극(罔極)하나, 복중아(腹中兒)를 보전(保全)하여 십삭(十朔) 만에 생(生)하니, 얼굴이 비범하여 산천 수기(秀氣)를 품었으니 일세 기남자(奇男子)라. 이름을 웅(雄)이라 하고 장중보옥(掌中寶玉)같이 사랑하는지라.


☑ 지은이 소개

작자 미상.


☑ 옮긴이 소개

조희웅은 1943년 서울에서 출생하였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양대학교 전임강사와 국민대학교 교수, 미국 하버드(Harvard) 대학교 객원교수, 일본 규슈대학 객원교수를 지냈다. 국민대학교 문과대학 학장과 대학원장으로 활동하였으며, 한국구비문학회 회장과 한국고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그동안의 저서로는 ≪구비문학 개설≫(공저, 1971), ≪조웅전≫(1978), ≪조선 후기 문헌설화의 연구≫(1980), ≪설화학 강요≫(1989), ≪이야기문학의 모꼬지≫(1995), ≪한국설화의 유형≫(1996), ≪고전소설 이본목록≫(1999), ≪고전소설 작품연구 총람≫(2000), ≪고전소설 문헌정보≫(2000), ≪Korean Folktales≫(2001), ≪고전소설 줄거리 집성 1·2≫(2002), ≪편옥기우기≫(공저, 2002), ≪영남 구전자료집 1-8≫(공편, 2003), ≪영남 구전민요 자료집 1-2≫(공편, 2005), ≪고전소설 연구보정(상·하)≫(2006) 등이 있으며, <원생몽유록 작자 재고>(1963) 이후 현재까지 100여 편의 논문이 있다.
최근에는 ≪고전소설 등장인물 사전(전 25책)≫(지식을만드는지식, 2012)을 낸 바 있다.


☑ 목차

경판 조웅전

해설
옮긴이에 대해

2012년 11월 16일 금요일

박씨전



박씨전
지은이 : 작자 미상
옮긴이 : 정창권
분 야 : 한국 고전소설
출간일 : 2012년 11월 19일
ISBN : 978-89-6680-433-7 03810
14,500원 / A5 무선제본 / 132쪽
  

☑ 책 소개

조선 후기 대표적인 영웅소설로, 조선 후기 여성 독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박씨 부인이 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영웅적 면모를 보여 주는,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영웅소설이기 때문이다. 역자는 현대어로 쉽게 풀어 쓰되 원전을 거의 그대로 살리고자 최대한 노력했다. 특히 화설이나 차설, 각설 등 이야기 방식이나 ‘-하니라’, ‘-하더라’, ‘-하나이까’ 등 예스러운 어미들을 그대로 살려 고전소설 특유의 맛을 살리고자 했다.


☑ 출판사 책 소개

<박씨전>은 조선 후기 여성 독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신비한 능력을 갖춘 박씨 부인의 활약상을 다룬 소설이다. 그러면서도 병자호란이라는 실제 역사와 이시백, 임경업 등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역사소설이자 군담소설이다. 박씨가 이시백과 결혼해 한동안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박대를 당하다가 훗날 허물을 벗고 미인이 된 후 부부가 화합하고, 국가의 치욕인 병자호란을 당해 신이한 능력으로 영웅적인 활약상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박씨전>은 당시 여타 소설에 비해서 특이한 점을 지니고 있다. 먼저 박씨 부인이 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다는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 주므로 영웅소설이라고 한다면, 그중에서도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여성 영웅소설이라는 것이다. 또한 박씨의 비범한 능력이 자신의 애정 문제나 가정 내에서 역할, 국난 해결까지 두루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자신을 박대하는 남편에 대해 끈질기게 감내하다가 변신을 통해 미색을 얻게 되고, 남편과 화락을 이룰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여성으로서 자신의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더 나아가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신묘한 도술로 국난을 극복한다.

<박씨전>에는 역사적인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이시백, 임경업, 김자점, 인조 등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들이다. 그러나 임경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능하고 나약하며 부정적인 인물로 그려져 있다. 따라서 이야기는 이러한 실존 인물들을 따라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만든 허구적 인물인 박씨를 통해 병자호란이라는 씻을 수 없을 만큼 치욕스러운 전쟁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조선 후기에 작품 내적이나 외적으로 여성들이 소설의 창작이나 유통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적극적으로 등장하는 여성 영웅소설은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꿈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람들은 전란으로 입은 상처와 전란을 겪고 나서의 생활고 등으로 힘들 때마다 초인적 능력을 가진 누군가가 나타나 고통을 치유해 주었으면 하고 상상했을 것이다. <박씨전>은 바로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특히 여성들의 의식이나 소망이 반영되어 나타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조선 후기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여러 현실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항거 의식에 초인적인 예지와 도술이 가미되어 새로운 여성상을 만들었는데, 그러한 여성상이 최초로 등장한 것이 바로 <박씨전>이다.

대부분의 여성 영웅소설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은 남장(男裝)을 하며, 과거급제를 통해 출세한 후 시댁 가문의 적이자 결연의 방해자를 처단하는 등 여성 주도로 남녀이합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박씨전>은 여성 영웅소설의 시발(始發)이 되는 작품으로 여성의 활동이 가정적 범주에서 벗어나 사회적·정치적 문제까지 확산되어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선진적인 여성상을 보인다. 또한 이시백이나 인조, 임경업, 김자점 등 역사적으로 실재한 남성들의 능력에 대비되는 여성의 잠재적 능력을 드러내고, 호왕이나 호장과 민족적 대립에서도 우월성을 보인다. 여성을 하나의 정물적 존재로 보는 시각이 강하던 당시 풍토에서 이러한 박씨의 능력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며, 그 점에서 <박씨전>은 전통적 여성관과 어느 정도 구별되는 시각을 보여 준다. <박씨전>에는 내외법에 따라 엄격하게 제한되었던 여성의 역할과 직분에서 벗어나 여성의 사회적, 정치적 참여 의지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박씨전>은 일종의 조선판 페미니즘 소설로 보아도 무방하다 하겠다.


☑ 책 속으로

“부인의 침소에 여러 날 들어왔으나 언제나 정색하고 마음을 풀지 않는데, 이는 다 나의 잘못이라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리오. 부인을 삼사 년 독수공방케 한 죄는 지금 뭐라 말씀할 길이 없사오나, 마음을 돌이켜 사람을 구하소서. 죽기는 싫지 아니하오나 양친께 불효를 끼치어 어린 나이에 비명횡사하면 그 죄가 막심할 것이며, 지하에 간들 무슨 면목으로 조상의 혼령을 뵈리오. 이렇게 생각하면 심히 힘든지라 부인은 다시 생각하소서.”

그러고는 슬프게 눈물을 흘리더라. 박씨가 이 말을 들으니 불쌍하고 가엾은 마음이 없지 아니하나 꽃 같은 얼굴을 더욱 씩씩하게 하고 책망하기를,

“조선은 예의의 나라라 했는데, 사람이 오륜을 모르면 어찌 예의를 알리오. 그대는 아내가 박색이라 해 삼사 년을 천대했으니 부부유별이 어디 있으리오. 옛사람이 ‘조강지처는 불하당이라’ 했거늘 그대는 미색만 생각하고 부부간 오륜은 생각하지 않으니 어찌 덕을 알며, 처자의 마음속도 모르거늘 어찌 입신양명해 나라를 돕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리오. 지식이 저렇게 없을진대 효와 충을 어찌 알며, 백성을 편안히 할 길을 어찌 알리오. 이후는 효도를 다해 수신제가를 명심하소서. 첩은 비록 아녀자나 낭군 같은 남자는 부러워 아니하나이다.”

언어가 정직하고 굳세니, 시백이 자기가 한 일을 생각하고서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더라. 부끄러운 마음을 억지로 참고 누누이 사죄할 뿐이라. 박씨가 자세히 쳐다보다가 얼마 후에 말하기를,

“첩이 본래 모습을 감추고 추하게 하기는 군자를 미혹당하지 못하게 해 일심(一心)으로 공부하게 하려는 것이요, 그사이에 말하지 않음은 군자를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게 하고 책망하려는 것이오. 지금 본래 모습을 가졌으나 한평생 마음을 풀지 아니하고자 했으나, 여자의 연약한 마음으로 장부를 속이지 못해 과거사를 풀어 버리거늘 부디 이후로는 명심하옵소서.”

-<제5회 박씨 부인이 하루아침에 허물을 벗으며, 이시백이 박대한 것을 사죄하고 금실이 흡족하다> 중에서


☑ 옮긴이 소개

정창권

정창권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2000년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교양교직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여성이나 장애인,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층을 재조명해, 출판과 방송, 영화, 공연, 전시 등 각종 콘텐츠로 개발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역사 속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거상 김만덕, 꽃으로 피기보다 새가 되어 날아가리≫(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 도서),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문화관광부 추천 도서), ≪향랑, 산유화로 지다≫(한국백상출판문화상 후보작), ≪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한국출판인회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 도서) 등이 있다.

또한 21세기 신(新)성장 동력인 콘텐츠와 스토리텔링, 융복합 등에 대해 연구하면서, 저술과 강의(강연), 방송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문화콘텐츠학 강의≫(깊이 이해하기), ≪문화콘텐츠학 강의≫(쉽게 개발하기), ≪미래를 열어 가는 창조 사업가들≫, ≪문화콘텐츠 교육학≫(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등이 있다.


☑ 목차

제1회 이공(李公)이 선인을 만나 서로 바둑과 퉁소로 화답하며, 이시백이 금강산에 들어가 박씨와 혼인하다

제2회 온 집안이 신부의 용모가 더럽고 지저분함을 우습게 여기며, 이공이 식견이 있어 시백을 크게 꾸짖다

제3회 박씨 부인이 하룻밤 만에 조복을 짓고, 300금으로 3만 금짜리 용마(龍馬)를 사다

제4회 박씨 부인이 길몽을 꾼 후 이시백에게 푸른 옥 연적(硯滴)을 주며, 이시백이 과거에 장원급제하다

제5회 박씨 부인이 하루아침에 허물을 벗으며, 이시백이 박대한 것을 사죄하고 금실이 흡족하다제6회 여러 부인 중에서 박씨가 재주를 나타내고, 이시백이 평안감사로 선치(善治)하다

제7회 호왕(胡王)이 조선의 신인(神人)과 임경업이 두려워 일등 여자 자객을 보내다

제8회 충렬부인이 지혜로 기홍대를 놀래고, 임경업에게 이 소식을 알리다

제9회 호병이 물밀듯이 성안으로 들어오고, 용골대가 피화당을 엄습했다가 크게 놀라다

제10회 신인(神人)이 도술로 적장을 죽이고, 용골대가 피화당을 갑자기 크게 습격하다

제11회 용울대가 대군(大軍)과 모든 부인을 노략해 본국으로 돌아가다

제12회 임 장군이 도중에 분을 풀며, 이 승상 부부가 여든을 살고 승천하다

해설

참고 문헌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