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폴란드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폴란드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5년 3월 16일 월요일

로드 짐 Lord Jim


도서명 : 로드 짐 
지은이 : 조지프 콘래드
옮긴이 : 김태숙
분야 : 인문 > 인문학 일반 > 인문학 교양
출간일 : 2009년 6월 15일
ISBN : 978-89-6228-401-0
가격 : 12,000원
규격 : A5    제본 : 양장본    쪽 : 181쪽




200자 핵심요약

콘래드가 전성기에 쓴 소설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작품. 20세기 모더니즘을 선도하는 동시에 모더니즘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소설은 파트나 호와 파투산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일등항해사였던 짐이 파트나 호 침몰과 관련해 양심의 가책과 죄의식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짐의 내면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책 소개

이 소설은 짐에 대한 소개로 시작된다. 목사 가문에서 태어난 짐은 대중문학의 영향을 받아 선원이 되기로 결심한다. 짐은 선원을 양성하는 연습선에서 2년간의 훈련을 무사히 마친 뒤, 낡은 파트나 호에 일등항해사로 취직하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800여 명의 순례자들을 싣고 항해하던 중 파트나 호는 침몰할 위기에 처한다. 선장과 선원들은 도망치고 짐도 이에 연루된다. 이후 재판에서 일등항해서 자격을 박탈당한 짐은 말로의 소개를 받아 스타인을 만나게 되고, 파투산 무역사무소 지배인으로 부임한다. 짐은 파투산의 도라민 부족의 억압받던 사람들을 거둬들여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게 된다. 

전지적 서술자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서사기법에서 탈피
이 소설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서술자다. 소설은 전지적 서술자에 의해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극화된 서술자인 말로의 이야기로 끝난다. 등장인물인 서술자가 독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제한되어 있고,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말로는 전지적 서술자가 아니기 때문에 주관적인 입장에서 짐을 묘사하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짐에 대한 그의 해석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이는 독자들이 말로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콘래드는 말로라는 신뢰할 수 없는 서술자를 등장시킴으로써 전지적 서술자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서사기법에서 탈피한 것이다. 

연대기적 서술 방식에서 탈피
≪로드 짐≫의 두 번째 특징은 이 작품이 연대기적 서술 방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19세기 이전의 소설들이 시간순으로 사건을 배열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이 소설은 현재와 과거, 미래의 사건들이 뒤죽박죽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말로의 이야기는 사건의 순서가 아닌 그의 기억의 순서에 따라 모자이크처럼 구성되어 있다. 

모더니즘을 선도하는 동시에 뛰어넘은 작품 
≪로드 짐≫은 모더니즘 문학의 핵심적인 작품들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 소설을 단지 모더니즘에만 한정하게 되면, 이 소설 또는 콘래드의 참된 가치를 망각하거나 훼손할 우려가 있다. 이 소설은 19세기와 20세기의 문학적 전통과 시대정신을 아우르는 작품이다. 이는 콘래드가 자신이 살았던 시대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동시에 뛰어넘은 작가임을 의미한다. 


☑ 책 속으로

It was solemn, and a little ridiculous too, as they always are, struggles of an individual trying to save from the fire his idea of what his moral identity should be, this precious notion of a convention, only one of the rules of the game, nothing more, but all the same so terribly effective by its assumption of unlimited power over natural instincts, by the awful penalties of its failure.
자신이 생각하는 도덕적 정체성을 불길로부터 구해내려는 개인의 몸부림은, 항상 그러한 것처럼, 진지하면서도 약간 우스꽝스럽네. 이 소중한 관습적 개념은 단지 게임의 규칙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지만, 도덕적 정체성이 자연적 본능에 대하여 무한한 힘을 갖고 있다는 가정 때문에, 도덕적 정체성의 실패에 대한 무서운 형벌 때문에, 여전히 대단히 끔찍스러울 정도로 효과적이지.


☑ 지은이 소개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
폴란드 출신의 영국 작가 조지프 콘래드의 원래 이름은 요제프 테오도르 콘라트 코르제니오브스키(Józef Teodor Konrad Korzeniowski)다. 그는 폴란드가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1857년 12월 3일에 독립투사이자 문필가(시인, 극작가, 번역가)인 아버지 아폴로 코르제니오브스키(Apollo Korzeniowski)와 어머니 에바 코르제니오브스키(Ewa Korzeniowski)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열두 살에 고아가 되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열여섯 살에 학업을 중단하고 선원이 되기 위해 프랑스 마르세유로 갔다. 프랑스에서 수습 선원으로서 4년을 보내는 동안 그는 도박 빚을 지고 권총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1880년과 1884년에는 각각 이등항해사와 일등항해사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1886년 8월에 영국으로 귀화하고, 그해 11월에 일반선장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그는 1894년 1월에 선원으로서의 삶을 마감하고 서른일곱이라는 늦은 나이에 작가로서의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듬해 4월에 그의 첫 번째 소설 ≪올메이어의 어리석은 행동≫(1895)이 조지프 콘래드란 필명으로 언윈 출판사에 의해 출간되었다. 1896년 3월, 그는 언윈 출판사에서 알게 된 제시 조지(Jessie George)와 결혼했다. 그는 20여 권의 소설을 남겼는데, 주요 작품으로는 ≪어둠의 심장≫(1899), ≪로드 짐≫(1900), ≪노스트로모≫(1904), ≪서구인의 눈으로≫(1911) 등이 있다. 1924년 8월 3일, 콘래드는 예순일곱 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 옮긴이 소개

김태숙
김태숙은 전라남도 곡성에서 태어났으며 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강사이며 논문으로는 <≪비밀요원≫과 동일시의 정치학>, <라캉의 네 가지 담론>, <루시디의 정치소설에 나타난 담론과 윤리의 양상>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체호프 단편선≫이 있다. 


☑ 목차

해설 ·······················7
지은이에 대해 ··················18

로드 짐 ·····················21
1장 ·······················23
2장 ·······················37
3장 ·······················46
4장 ·······················63
5장 ·······················85
6장 ······················105
7장 ······················130
8장 ······················144
9장 ······················164

옮긴이에 대해 ·················180



2011년 7월 14일 목요일

원자마을의 결혼식 Wesele w Atomicach

단 한번이라도 그를 만난 적이 있다면

인생의 도식화, 문명의 패러독스, 조야한 교훈주의, 낡은 고정관념은 그의 밥이다. 므로제크는 풍자와 패러독스를 사용해 인간이 만든 비인간성을 요리한다. 단편 소설집 <<원자마을의 결혼식>>은 스파이시하다. 단 한 편이라도 맛본 자는 결코 그를 잊지 못한다. 












므로제크의 대표적인 초기 단편집. ≪코끼리≫에 비해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 1950년대 폴란드의 사정을 모르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기발한 상황 설정, 고정관념의 전복과 반전적인 결말로 웃음을 유발하는 므로제크식 유머를 만끽할 수 있다. 


☑ 차례

파리가 사람에게 ··················3
노출에 대해 ···················7
만남 ······················12
기차역에서 ···················17
떠나기 ·····················30
낮게 더 낮게 ···················37
숲에서 발견된 수기 ················43
로베르트 교수 ··················47
청원서 ·····················57
방학 중에 생긴 일 ················60
죄와 벌 ·····················71
백작의 운명 ···················77
돈가스 송가 ···················84
드라이브 ····················86
누가 누구인가? ·················91
원자마을의 결혼식 ················97
젊은 시절의 기억 ················103

해설 ······················115
지은이에 대해 ·················124
옮긴이에 대해 ··················126


☑ 책 속으로

<파리가 사람에게> 중에서
잘 있게나. 너저분한 플란넬 조각을 걸친 내 거인 친구여! 메리 크리스마스 앤드 해피 뉴 이어! 어느 편이 더 아름다운 삶인지는 이미 결판이 났다. 목전에 다가온 위대한 미완성과 함께 숨을 거두는 삶이냐 아니면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뒤로하고 아마포로 만든 귀마개와 슬리퍼에 굴복하는 삶이냐.

<돈가스 송가> 중에서
돈가스여! 너의 돈(豚) 가문에 대해 부끄러워할 필요 없노라. 점심을 마치고 저녁까지 한참이나 시간이 남아 사교적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조차 누가 감히 너희 가문을 얕잡아 보고, 비난하고, 안 좋게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원자마을의 결혼식> 중에서, 뒤표지글
한 가지 좀 찜찜했던 것은 파티 후에 으레 있는 일이긴 했지만, 내 몸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몸 이곳저곳에 여벌 다리가 세 쌍씩, 이마에는 초록 뿔이, 등뼈에는 각질의 갑옷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 지은이 소개

스와보미르 므로제크(Sławomir Mrożek, 1930∼)
폴란드의 극작가 겸 단편소설가 겸 카툰 작가로 1930년 크라쿠프 근처 보젱치나에서 출생했다. 희곡과 단편소설을 발표하기 전 그는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풍자적인 칼럼을 썼으며, 이러한 이력은 부조리한 상황을 군더더기 없이 무덤덤하게 기술해 반전의 극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문체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기이한 폴란드 가족의 모습을 그린 부조리극 <탱고(Tango)>(1964)와 파리에 거주하는 두 폴란드 이민자의 아이러니한 초상을 그린 <이민자들(Emigranci)>(1974)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1969년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 시 저항 활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1969년부터 1971년까지 그의 작품은 폴란드에서 출판이 금지되기도 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유고슬라비아 및 여러 유럽 국가에 머물렀으며, 1987년 멕시코인 수사나 오코리오 로사스 (Susana Ocorio Rosas)와 결혼해, 1990년 멕시코에 정착했다. 1996년 폴란드 크라쿠프로 돌아와 ≪발타자르(Baltazar)≫(2006)라는 자서전을 비롯해, 발칸반도에서 휴가를 망치게 된 두 유럽 여행자를 다룬 <아름다운 풍경(Piekni widok)>(1998) 등의 희곡 작품과 단편 소설, 만평집을 출간하며, 칼럼니스트와 카툰 작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코시치엘스키재단 문학상, 위무르누아르
상, 오스트리아국가상 유럽 문학 부문, 카프카상, 부다페스트그랑프리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2003년 프랑스에서 레지옹도뇌르 훈장(Chevalier de la Légion d'honneur)을 받기도 했다.


☑ 옮긴이 소개

정정원
정정원은 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모스크바국립대학교 이론응용언어학과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쳤다. 현재 연세대학교, 충북대학교, 경상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에 출강 중이다. 러시아어 의미론, 화용론, 문화언어학, 슬라브어 비교언어학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며,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전공 분야는 러시아 언어학이지만, 슬라브어 비교 연구 및 슬라브 문학 작품에도 관심이 많다. 대학원 석·박사과정에서 제2슬라브어로 폴란드어, 제3슬라브어로 체코어, 제4슬라브어로 불가리아어를 2∼3학기씩 수강했으며, 바르샤바에서 폴란드어 인텐시브 코스를 수료한 바 있다. 역서로는 스와보미르 므로제크의 ≪코끼리≫(지식을만드는지식)가 있다.


☑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원자마을의 결혼식≫은 스와보미르 므로제크의 대표적인 초기 단편집이다. ≪코끼리≫의 성공 이후에 출간된 두 번째 단편집이지만 영미권에서는 ≪코끼리≫보다 먼저 번역·소개되었다. 1950년대 폴란드의 사회·정치적 상황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코끼리≫의 이야기들에 비해 이 이야기들이 보다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단편집에 실린 각각의 이야기들은 풍자와 패러디라는 특징을 공유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원자마을의 결혼식>에서는 고도로 문명화된 현대사회의 이기가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을 과장되고 허풍스럽게 풍자한다. <누가 누구인가>는 자신의 본모습을 숨긴 채 가식적인 모습을 연기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떠나기>는 자신의 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소심한 인간의 모습을, <숲에서 발견된 수기>는 아무도 가두지 않은 감옥에 스스로 갇혀 사는 아이러니를 각각 그리고 있다. 풍자와 패러디가 가득한 므로제크의 단편집 ≪원자마을의 결혼식≫을 한국어로는 처음 소개한다.

2011년 5월 20일 금요일

판타스틱 폴란드

카친스키는 왜 카틴 숲으로 갔을까?


지난 10일 폴란드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정부 고위 인사 96명을 태운 특별기가 러시아 스몰렌스크 공항에 착륙하려다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70년 전인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 스몰렌스크 인근의 카틴 숲에서 소련군에 의해 학살당한 2만 2000명의 폴란드군 장교와 지식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카틴 숲으로 가려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폴란드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 책 ≪판타스틱 폴란드 ― 아흔아홉 개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동유럽의 폴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한 것 백 개 중에서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백 개 다는 아니더라도 아흔아홉 개쯤은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이다. 우선 당장 궁금한 것들, 즉 카친스키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고, 카틴 숲에서는 왜 그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또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유명 인사인 ‘콧수염 대통령’ 바웬사의 근황도 나와 있다.

현장에서 돋보기로 들여다본 폴란드 
지은이의 말마따나 이 책은 폴란드 역사서가 아니다. 폴란드 문화 참고서도 아니다. 여행 가이드북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 모든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폴란드 ‘이야기책’이다. 그것도 바깥에서 먼눈으로 바라본 폴란드가 아니라 짧게는 몇 년, 길게는 20년씩 폴란드에 ‘현직’으로서 터 잡고 살고 있는 한국인 전문가들(‘프로 외교관’, ‘프로 문화꾼’, ‘바르샤바의 큰손’ 등으로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다)이 삶의 현장에서 돋보기로 들여다본 폴란드의 여러 가지 면모를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아흔아홉 개 이야기’ 가운데는 역사, 전쟁, 정치, 경제, 외교, 종교, 문학, 음악, 영화, 스포츠, 음식, 관광 명소 같은 기본적인 메뉴는 물론, 먹을거리, 음담패설, 암살자 얘기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다. 그래서 판타스틱 폴란드다.

“어? 그래”로 읽는 ‘폴란드 논어’  
이 책은 한마디로 ‘폴란드 논어’라고 할 수 있다. 왜 ‘논어’인가?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탄사 ‘어?’를 불러일으킬 만한 이야기를 ‘논’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  다음에는 감탄사 ‘그래!’가 이어진다. 다음과 같은 제목만 봐도 “어? 그래”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폴란드 사람은 결혼을 두 번 한다?’
‘콜럼버스 이전에 폴란드인이 아메리카를 발견했다고?’
‘모스크바 정벌에 설공한 나라는 폴란드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솔리대리티 자유노조를 결성했다고?’
‘폴란드가 노벨 문학상을 네 번 탔다고?’

폴란드를 알면 유럽 전체가 보인다
이 책의 장점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시종일관 유쾌하게 읽을 수 있다. 그러다 보면 폴란드라는 나라와 폴란드 사람들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 폴란드 역사와 우리 역사가 어찌 그리 닮은꼴인지 놀라게도 된다. 폴란드를 알면 유럽 전체가 보인다. 또 폴란드를 알면 거기서 우리 자신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오는 ‘폴란드 유머’를 소개한다. 추락한 폴란드 대통령 특별기 조종사도 이렇게 했더라면 하는 마음에서.

폴란드 여객기가 처음 취항한 외국의 한 공항에 착륙할 준비를 한다. 그런데 기장이 갑자기 외친다. “부기장, 이곳 공항 활주로가 너무 짧은데, 회항해야겠네.” 부기장이 말하기를, “안 됩니다, 기장님. 연료가 부족합니다. 비상착륙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승객들에게 비상착륙 대비를 시키게.” 그러고 기장은 최선을 다해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를 착륙시킨다. 기장 왈, “부기장, 정말 큰일 날 뻔했군. 그런데 무슨 활주로가 이렇게 짧단 말인가?” 부기장 왈,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무슨 활주로 폭이 이렇게 넓지요?”  


지은이 소개

이경렬
1985년부터 외교통상부에 소속된 프로 외교관이다. 그는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베트남, 키르기스스탄에서 일했고 지금은 폴란드에서 돌아다니고 있다.(46개 원고 작성)

김식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1회 졸업생이다. 1991년부터 폴란드에 말뚝을 박고 살아왔다. 바르샤바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서 프로 외교관으로 일하고 있다.(21개 원고 작성)

남창현
김식의 외대 폴란드어과 후배다. 1999년에 폴란드에 뿌리를 내렸다. 김식과 마찬가지로 폴란드 여인과 가정을 이루어 아들 둘을 낳았다. 한국 대사관 소속이다.(11개 원고 작성)

이태식
2008년부터 바르샤바 KOTRA 관장이다. 우리 업체들이 폴란드에 더 많은 상품을 더 쉽게 팔아먹을 수 있도록 온갖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6개 원고 작성)

이수명
1994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 소속된 프로 문화꾼이다. 2010년 1월 바르샤바에 문을 연 한국문화원 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양국 국민 간 소통에 힘을 쏟고 있다.(5개 원고 작성)

최종호
1991년부터 외교부에서 일하는 프로 외교관이다. 폴란드에서 근무하다가 2009년 귀국해 지금은 외국어교육과장을 맡고 있다.(4개 원고 작성)

원병철
2007년부터 바르샤바 수출입은행 소장이다. 우리 업체들이 폴란드에 투자 진출을 해 올 때 가장 결정적인 요소, 즉 자금줄을 쥐고 있다. 바르샤바 큰손이라고도 불린다.(3개 원고 작성)

진동식
2009년 잠시 바르샤바에 살았던 비즈니스맨이다. 그는 이 책에 원고 세 개를 기여하고 돌연 행방을 감추었다.(3개 원고 작성)
차례

1. 항간에 나도는 이야기

없는 게 없다며?
폴란드인은 술 먹는 하마?
러시아어는 폴란드어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
폴란드 소시지는 왜 맛있나?
이름이 ‘스키’로 끝나면 폴란드 사람?

2. 폴란드 사람 이야기

폴란드 사람은 결혼을 두 번 한다?
폴란드에서는 안주가 사과주스?
유태인들이 폴란드에 그렇게 많았었나?
울트라 유태교의 본산이 폴란드?
폴란드 사람은 왜 이리 착한 거야?

3. 말이 잘 안 되는 전설 이야기

폴란드, 체코, 러시아는 삼형제가 세운 나라?
바르샤바는 인어가 세운 도시라는데
폴란드에는 옛날에 용이 살았다는데
콜럼버스 이전에 폴란드인이 아메리카를 발견했다고?
파우스트의 시초 판 트바르도프스키

4. 겨우겨우 나라를 지킨 이야기

타타르족 폴란드를 겁탈하다
대독일제국의 호헨촐레른 왕이 폴란드 왕에게 신하의 예를?
모스크바 정벌에 성공한 나라는 폴란드뿐?
대장 불리바는 폴란드 사람?
대홍수로 나라가 결딴나다
오토만 터키는 폴란드 때문에 망해?
세계 최초 헌법이 폴란드 헌법?

5. 나라를 빼앗긴 이야기

폴란드는 세 번이나 나라를 잃어?
폴란드는 외적을 막을 수 있는 자연장애물이 없어?
폴란드의 마지막 왕은 러시아 예카테리나 여제의 정부?
나폴레옹은 폴란드 미인에 반해 러시아 정벌에 실패?
나라 잃은 시절의 폴란드 영웅
폴란드 사람들은 독립운동 전문가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는 폴란드를 위해 만들었나?

6. 전쟁과 항쟁 이야기

폴란드는 세계대전 때마다 동네북?
아우슈비츠는 ‘Polish Death Camp’가 아니다?
로마 탈환 선봉은 폴란드군?
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묘사한 영화에는 폴란드 군인들이 안 나오나?
바르샤바 봉기가 뭐야?
폴란드가 “에니그마” 암호를 풀었다고?
세기의 스파이 쿠클린스키, 민족의 영웅인가 매국노인가?

7. 요새 정치 이야기

바웬사는 무식쟁이?
폴란드의 원탁회의는 아서 왕 원탁의 기사와 무슨 관계가 있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솔리대리티 자유노조를 결성했다고?
지금도 가톨릭교회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자유노조는 공산당이 무너진 후 뿔뿔이 흩어졌다는데
폴란드 대통령과 총리는 누가 먼저?
폴란드 국회의원들은 선거 유세를 안 한다?

8. 나라 살림 이야기

폴란드가 산유국이라고?
은행까지 다 외국 자본에 팔아치웠다고?
폴란드에 경제 위기가 없다? 충격요법이 뭐야?
폴란드에서 유로화가 통용되나?

9. 이웃과 더불어 사는 이야기

폴란드는 동유럽이야 서유럽이야?
폴란드인은 러시아, 독일 중에서 어디를 더 싫어하나?
바르샤바조약기구에서 나토까지
미국은 폴란드의 혈맹?
폴란드 대통령은 유럽 회의론자라는데

10. 폴란드와 한국 이야기

언제 처음 만났니?
무슨 역사가 왜 그리 비슷한데?
북한을 승인한 세 번째 국가가 폴란드라며?
한국 기업이 폴란드를 주름잡는다는데
2002 월드컵 축구의 악몽

11. 문화와 예술 이야기

쇼팽은 조르주 상드 품 안에서 죽으면서 무슨 유언을?
쇼팽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는 거야?
폴란드가 노벨 문학상을 네 번 탔다고?
폴란드는 영화 강국?
펜데레츠키를 모르면 클래식 음악을 말하지 말라고?
쇼팽 콩쿠르가 그렇게 유명하다며?

12. 과학과 발명 이야기

태양이 아니라 지구가 돈다
스위스 명품 시계의 지존 파테크가 폴란드 출신?
인류 최초의 노벨상 2관왕 퀴리 부인
에스페란토를 발명한 사람이 폴란드인?
인류 4대 논리학자 알프레트 타르스키

13. 폴란드 스포츠 이야기

폴란드가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이겨?
단거리 육상 기록 제조기 이레나 셰빈스카
세계 최강의 맷집 복서 토마시 아다메크
하늘을 나는 스키 점퍼 아담 마위시

14. 볼거리 이야기

폴란드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검은 마돈나는 너의 소원을 들어준다
바다는 먼데 광산에서 소금이 난다고?
완전 평지 폴란드에 백두산만큼 높은 산이 있어?
레닌이 폴란드에서 살았다고?
폴란드의 하롱베이, 마주리아 호수
지옥에나 가라지

15. 먹을거리, 쇼핑거리 이야기

보드카는 폴란드가 원조?
폴란드에도 양곰탕과 족발이 있다면서?
폴란드에도 야채만두가 있었어?
폴란드엔 송이버섯이 지천이라면서?
한국 여인들 녹이는 폴란드 호박

16. 픽션 속의 폴란드 이야기

≪전쟁과 평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나오는 폴란드인
초창기 할리우드의 도도한 여배우 폴라 네그리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말론 브란도가 폴란드인?
≪양철북≫의 오스카가 폴란드 태생?
<디어 헌터>, <쉰들러 리스트>, <피아니스트>에 나오는 폴란드

17. 놀고 즐기는 이야기

이 사람들 뭐 하고 놀아?
폴로네즈가 뭐야? 마주르카는 또 뭐고?
어떻게 폴카나 폴스카가 폴란드 것이 아닐 수 있지?
폴란드의 음담패설과 찬란한 욕설
폴란드에서는 성매매가 불법이 아니라고?

18. 재미없는 폴란드 이야기

이그나치 흐리니에비에츠키,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를 죽이다
레온 촐고시, 미국 매킨리 대통령을 쏘다
로자 룩셈부르크, 노동자 천국을 꿈꾸다
펠릭스 제르진스키, 소련 KGB를 창설하다
엘리기우시 니에비아돔스키, 폴란드 초대 대통령 나루토비치를 쏘다

2011년 2월 10일 목요일

코끼리

여보게, 카뮈. 나 므로제클세.


창살에 갖힌 애완용 진보주의자, 봄바람에 풍선처럼 하늘로 날아간 회사원, 키가 커져 공연을 못하게 된 난쟁이 배우, 철학과 이데올로기로 기린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어른, 술친구를 찾아주는 협동조합, 소심하게 반정부 운동을 하는 현대의 영웅,나무 대신 길에 서서 전보를 전달하는 인간전신주, 공산주의자를 교화하다 공산주의자가 되어버린 신부, 술에 취해직무를 유기한 백조, 작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작가 등급제도,   서랍 속의 작은 인간 그리고 육중한 회색 고무 코끼리...


42개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므로제크의 부조리 소설집, <<코끼리>>.
지만지가 한국어로는 처음 소개합니다.


요약


국내에는 희곡 스트립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작가 스와보미르 므로제크의 단편소설집 코끼리를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했다. 짧은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부조리한 세상을 풍자하고 조롱한다. 작가의 넘치는 유머와 재치를 확인할 수 있다.

책 소개

국내에는 탱고스트립쇼와 같은 희곡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폴란드 작가 스와보미르 므로제크의 단편소설집이다. 짤막한 이야기에는 작가의 번뜩이는 재치와 유머가 담겨 있다. 특히 제목이 되고 있는 코끼리에서는 거대한 회색 고무 코끼리가 등장해 세상의 부조리를 폭로한다. 그 밖에도 술에 취해 호수 공원에서 쫓겨나는 백조, 날마다 자라는 난쟁이 배우, 우연히 학회에 참석했다가 연설가가 되어 버린 농부 등 온갖 우스꽝스러운 인물이 등장해 부조리한 세상을 풍자하고 조롱한다. 무겁고 진지한 현실의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면서, 설교하지 않고 충고하지도 않고 작가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독자들을 웃겨 버린다.
 
회색 고무 코끼리
동물원에 코끼리를 들여놓기로 한다. 그러나 비용이 만만찮다. 코끼리 대신 토끼 3000마리를 갖다 놓을까도 생각했다. 그러다 건국기념일을 맞아 코끼리를 매입할 수 있는 비용이 지원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끼리 매입을 학수고대하던 직원들은 뛸 듯이 기쁘다. 그러나 이런 기쁨도 잠시. 동물원장이 정부에 청원서를 보냈다. 자구적인 노력으로 코끼리를 들여놓겠다고. 한낱 코끼리 때문에 노동자들의 어깨를 무겁게 할 순 없다고. 동물원장이 말하는 자구적인 노력이 정부 관리에게 흔쾌히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동물원엔 회색 고무 코끼리가 놓이게 된다.
 
날마다 자라는 난쟁이 배우
공인 꼬맹이들의 대표 배우에게 어느 날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고민이 생겼다. 최고의 연기로 관중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 모든 주연을 도맡아 하는 공인 꼬맹이들의 간판스타는 자신이 날마다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 절망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동료 배우들을 숨기고 언제까지 주연배우로서 무대에 설 수 있을지. 자라지 않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해 봤다. 신발 밑굽도 떼어 봤지만 허사였다. 그는 결국 극단 공인 꼬맹이들에서 나온다. 그러고도 그는 계속해서 자랐다. 이제 그는 관람석에서 연극을 본다. “조그만 것들이 제법이란 말이야!”
 
호수 공원에서 쫓겨난 백조
호수 공원에 도둑이 들었다. 그가 훔쳐간 것은 공원의 명물, 백조였다. 지방산림청은 감시인을 고용해 밤낮으로 백조를 지키기로 했다. 날씨가 추워지자 감시인은 술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러나 백조를 방치한 채 자리를 비운다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 분명하다. 술 생각을 떨쳐 버리기로 한다. 밤이 깊어지자 밀려드는 고독과 추위에 괴로워하던 감시인은 결국 백조를 데리고 술집으로 향한다. 백조에게도 간단한 먹을거리를 주문해 줬다. 백조는 자기 앞에 놓인 음식을 다 먹고도 감시인을 빤히 쳐다본다. 감시인은 백조에게 술을 한 잔 건넨다. 백조는 기다렸다는 듯 냉큼 받아 마신다. 그리고 며칠, 감시인과 백조는 방문객이 뜸한 저녁 시간에 함께 술집으로 향한다. 백조는 이제 한껏 취해 이상한 노래를 불러 대며 춤추기 시작한다.

책 속에서

코끼리는 잠시 동안 땅 바로 위에서 빙빙 돌다가, 바람을 받아 위로 움직여, 하늘색을 배경으로 그 육중한 몸뚱이를 모두 드러내었다. 코끼리는 계속해서 올라갔고, 아래에서 보기에 따로 떨어진 동그란 네 발바닥과 부푼 배, 그리고 코끝만 남은 것 같아 보였다. 도둑놈이라니 당치도 않은 소리! 지역의회 의장의 창문 앞에다 눈사람을 만들어 놓은 게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거요?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잘 알고 있소. 왜 댁의 아이들이 다른 창문, 예를 들어 아데나워의 창문 앞에 눈사람을 만들지 않았겠소? ? 하하, 아무 말 못하는군. 침묵은 긍정이나 마찬가지. 그것이 어떤 논리적 결론을 이끌어 내는지 명백하지 않소?” 얘들아, 안녕!” 그가 인사를 했다. “참배하려고? 아주 착하구나. 아마 연례행사인가 보지? 그런 숙제가 많지. 정확한 명칭은 기억을 못하겠다만.”아니에요. 저희는 그냥 온 거예요.” 한 사내아이가 대답했다.“‘그냥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남자는 코를 위로 살짝 당겨 콧구멍에 바람을 집어넣었다. “? ‘그냥이라니?”인류의 자유를 위한 투쟁에 목숨을 바친 혁명가들의 정신을 본받고 싶어서요.”, 그러니까 너희들은 동사무소에서 보낸 거구나.”아니요. 저희는 학교에서 왔어요.”그럼, 동사무소에서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거냐?”.”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럼 학교에서 가라고 했나 보구나?”

스와보미르 므로제크(Sławomir Mrożek, 1930)

폴란드의 극작가 겸 단편소설가 겸 카툰 작가로 1930년 크라쿠프 근처 보젱치나에서 출생했다. 희곡과 단편소설을 발표하기 전 그는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풍자적인 칼럼을 썼으며, 이러한 그의 이력은 부조리한 상황을 군더더기 없이 무덤덤하게 기술해 반전의 극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문체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기이한 폴란드 가족의 모습을 그린 부조리극 탱고(Tango)(1964)와 파리에 거주하는 두 폴란드 이민자의 아이러니한 초상을 그린 이민자들(Emigranci)(1974)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1969년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 시 저항 활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1969년부터 1971년까지 그의 작품은 폴란드에서 출판이 금지되기도 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유고슬라비아 및 여러 유럽 국가에 머물렀으며, 1987년 멕시코인 수사나 오코리오 로사스 (Susana Ocorio Rosas)와 결혼해, 1990년 유럽을 떠나 멕시코에 정착했다. 그는 1996년 폴란드 크라쿠프로 돌아와 발타자르(Baltazar)(2006)라는 자서전을 비롯해, 발칸반도에서 휴가를 망치게 된 두 유럽 여행자를 다룬 아름다운 풍경(Piekni widok)(1998) 등의 희곡 작품과 단편 소설, 만평집을 출간하며, 칼럼니스트와 카툰 작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코시치엘스키 재단 문학상, 위무르 누아르 상, 오스트리아 국가상 유럽 문학 부문, 카프카 상, 부다페스트 그랑프리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2003년 프랑스에서 레지옹 도뇌르 훈장(Chevalier de la Légion d'honneur)을 받기도 했다. 2010년 그의 탄생 80년을 맞아 폴란드에서는 여러 가지 행사가 기획되었고, 펭귄출판사에서 코끼리영역본이 재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