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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6일 월요일

예술에 대한 글쓰기


<나는 고발한다(J’accuse)>라는 기고문으로 유명한 에밀 졸라의 미술비평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술비평가로서의 에밀 졸라를 접할 수 있다. 미술비평가로서 그는 당시 화단에서 인정받지 못하던 인상주의 화가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또한 당대에 권위를 인정받으면서도 안이하고 관례적인 미술비평 방식에 안주하고 있던 집단·개인을 단호하게 공격했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19세기 프랑스 미술비평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의 미술비평이 지니는 가치를 재평가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내용들이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졸라의 미술비평의 이론적 토대는 예술가가 자신의 스승들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사실이라는 점, 현대 예술에서 풍경은 각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 우리의 일상생활은 예술의 중요한 소재라는 점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가장 훌륭한 예술적 주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주제들, 말하자면 우리의 생활 속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발견되는 삶의 현장에 대한 것들이라고 본다. 이런 테마를 통해 그는 삶의 에너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발견해 내려고 했다. 그는 작품이 제공하는 생명의 소리, 냄새, 느낌 등을 통해 세상의 진실을 포착했다.

졸라의 비평은 화가의 ‘개성’ 또는 ‘기질’을 중심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설명하려 했다는 특징을 지닌다. 그가 즐겨 사용한 ‘개성’이나 ‘기질’이란 용어는 그것이 미술 작품의 내재적 특성을 강조한다는 차원에서 미술의 자율성 인정에 대한 문제와 연결된다. 그리고 미술의 자율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졸라의 주장은 미술 작품의 미학적 가치를 작품의 내재적인 구조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관점이 되므로, 결국 그의 미술비평은 더 이상 미술 작품의 평가 기준 설정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그 평가 기준에 대한 인식론적 차원으로 발전해 나간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옮긴이는, 에밀 졸라의 미술비평이 애매모호하게 정형화되어 있는 미적 판단의 법칙과 기준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며 예술의 범주에서 인식론의 범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 책 속으로

오늘날 살롱은 예술가들을 위한 축제가 아니다. 그것은 심사위원들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차갑고 어슴푸레한 이 긴 전시실의 실질적 주인공인 심사위원들을 먼저 평하고자 하는데, 이들이 만들어낸 이 공간에는 강렬한 조명 아래 온갖 종류의 보잘것없는 초라함과 도둑질한 명성이 모두 전시되어 있다. - 39쪽.

내가 작품을 대하면서 제일 먼저 확인하려는 것, 그것은 인간이지 그림이 아니다. - 57쪽.

내가 두 눈으로 감상하고 싶은 것은 예술에 의해서 재생되는 인간적인 체험들, 자연 앞에서,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그 창조의 절대적인 필요성을 인간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모든 사물과 인간들이다. 그래서 나의 미학적 관점은 나를 유혹하고 감동시키는 부분이 있는 거대한 스펙터클이다. - 126쪽.


☑ 지은이 소개

에밀 졸라(Émile Zola, 1840~1902)

프랑스의 영원한 지성 에밀 졸라는 1840년 4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인 어머니와 이탈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1842년부터 프랑스 남동부의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에 정착하였고, 훗날 인상주의 화가로서 크게 유명해지는 폴 세잔(Paul Cézanne)과 친구가 된다.

대학 입학시험에 두 번이나 실패한 졸라는 결국 일자리를 찾다가 아셰트(Hachette) 출판사에 취직한다. 이 시기에 그는 많은 책을 접하면서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던 문학적 재능에 신뢰를 갖기 시작한다. 24세부터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1865년 생리학자 클로드 베르나르(Claude Bernard)의 저서 ≪실험 의학 개론(Introduction à la Médecine expérimentale)≫에 심취한다. 이때부터 에밀 졸라는 정신에 미치는 육체의 영향과 유전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그의 대표작 ≪루공ᐨ마카르 총서, 제2제정 시대 어느 집안의 자연적·사회적 역사(Rougon-Macquart, Histoire naturelle et sociale d’une famille sous le Second Empire)≫는 바로 이 문제를 증명하기 위해서 집필된 실험소설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는 자연주의의 대표적 주자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 작품집의 제7권인 ≪목로주점(L’Assommoir)≫과 제13권인 ≪제르미날(Germinal)≫은 자연주의 소설의 정수로 알려져 있다.


☑ 옮긴이 소개

조병준

인하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루앙대학교(Université de Rouen)에서 프랑스 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인하대학교 서양어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5년에는 프랑스 르아브르대학교(Université du Havre)에서 교환교수를, 2009년에는 캐나다 오타와대학교(Université d'Ottawa)에서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그리스 신화 패러다임≫, ≪프랑스 문학 속의 여성 그리고 사랑≫ 등이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프랑스 파리의 라르마탕(L’Harmattan) 출판사와 메조뇌브 에 라로즈(Maisonneuve & Larose) 출판사에서 각각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Le Front contre la fenêtre)≫와 ≪사랑(Amour)≫ 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출판한 바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어떤 자살
나의 살롱
내 친구 폴 세잔에게
심사위원단 1
심사위원단 2
예술의 시점
마네
살롱의 사실주의자들
추락
어느 예술비평가의 고별사
에두아르 마네
전기 연구와 비평
1. 인간 마네와 예술가 마네
2. 작품 세계
3. 대중
옮긴이에 대해

2011년 3월 4일 금요일

체험의 창조적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배우의 작업 Работа актера над собойв творческом процессе переживания

테크닉보다는 진정성, 스타니슬랍스키시스템을 맛본다.  

이 책은 스타니슬랍스키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의 내적 경험을 창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작가는 직접 연극 이론을 설명하기보다는 인물과 상황을 창조해서 자기 이론을 소설적으로 구현해 냈다. 배우가 진정한 무대의 주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내적 체험들이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처음 연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실제로 겪을 만한 에피소드들이 흥미로워 연기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 책 소개

이 책은 모스크바에서 발간된 총 8권의 스타니슬랍스키 전집 중 제2권에 해당하는 ≪체험의 창조적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배우의 작업≫을 원전으로 삼아 약 14%를 발췌해 번역한 것이다. 역자인 이진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연극원에서 공부한 학자로 이 책이 담고 있는 스타니슬랍스키시스템의 핵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발췌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연기 이론으로서 스타니슬랍스키시스템은 옹호를 받기도 하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스타니슬랍스키를 거치지 않고서는 연기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스타니슬랍스키가 현대 연극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기 때문이다. 도제식으로 전수되거나, 개인의 역량에 맡겨지던 배우의 연기를 처음으로 이론화하고 체계를 부여한 사람이 바로 스타니슬랍스키다.  

오늘날 배우가 서는 자리는 이전에 비해 훨씬 넓어졌다. 연극뿐만 아니라,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더 많은 자본과 기술이 투여된 무대가 널려 있다. 때문에 배우의 위상은 그때그때 달라지며, 각종 매체 편집 기술에 의해 다분히 객체가 되어버리기도 한다(영화 <아바타>에서 배우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장악하고 관객의 시선을 휘어잡는 배우에 대한 선망과 갈증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그가 바로 하나의 이야기며 예술임을 알기 때문이다. 스타, 흥행의 보증수표, ‘누가 나오는 ’영화는 바로 그렇게 탄생한다. 그러한 배우들은  학습된 연기를 반복하지 않고 매순간을 창조해 내기에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 어떻게 그러한 창조적인 연기가 가능한가? 스타니슬랍스키가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바다.

상투적이지만, 그가 말하는 배우 연기의 요체를 ‘진정성’이라는 개념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나로부터 벗어나 정말로 작품 속의 인물이 되는 것, 연기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체험적으로 알거나 신비적으로 설명되던 것들을 개념화한 것이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퍽 흥미롭게 읽히는 책이다.

☑ 책 속으로

Лишь топько артист добьется этого, он
приблизится к роли и начнет одинаково с нею
чувствовать. (…) Нет подлинного искусства без
переживания.

배우는 역할에 가깝게 다가가고 그와 하나가 되어 느끼기 시작하는
것, 오로지 바로 이것에 도달하고자 해야 합니다. …체험 없이 진정한
예술은 없습니다.

☑ 지은이 소개


콘스탄틴 세르게예비치 스타니슬랍스키
콘스탄틴 세르게예비치 스타니슬랍스키(Константин Сергее-вич Станиславский, 1863∼1938)는 뛰어난 연출가이자 배우이며 위대한 연극 교육자다. 그는 현대적인 배우 연기술의 체계를 세워 20세기 이후 연극예술에 큰 혁신을 가져왔다. 그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연기술을 확립하고 이것을 체계적인 교육 방법으로 만들기 위해 생의 많은 부분을 바쳤는데, 그 결과가 오늘날까지도 배우예술의 기초가 되는 스타니슬랍스키의 ‘시스템’이다.
스타니슬랍스키는 1863년 모스크바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예술을 사랑했고 가족 극장을 지어 무대예술을 즐기기도 했다. 이런 환경 덕분에 스타니슬랍스키는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연극 및 문학 서클을 조직하고 집안 연극 무대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그는 1898년, 연출가인 네미로비치ᐨ단첸코와 함께 모스크바 예술극장을 설립한다. 모스크바 예술극장은 현대 연출사에서 기념비적 의미를 지니는 여러 공연을 올렸는데, 특히 안톤 체호프의 성공적 공연은 이후 페호프 무대화의 일종의 시원적 해석이 된다. 스타니슬랍스키는 체호프 작품의 핵심이 성취한 진실한 감정과 체험, 내면적 정신의 창조를 높이 평가했는데, 이는 스타니슬랍스키가 궁극적으로 배우예술, 무대예술을 통해 이루려고 했던 바이기도 했다.
그는 상징주의 작품을 비롯해 새로운 연극적 실험에도 큰 관심을 가져, 안드레예프, 마테를링크 등 상징주의 극작가의 작품을 공연하기도 하고, 메이예르홀트, 고든 크레이그 등을 초청해 자신의 극단에서 새로운 연극을 실험하도록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연출가, 배우 등 수많은 제자를 길렀는데, 특히 20세기 연극예술에 혁신을 가져온 연출가이자 이론가인 브세볼로트 메이예르홀트, 예브게니 바흐탄고프, 미하일 체호프 등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은 스타니슬랍스키의 시스템에 저항하거나 이를 창조적으로 계승하면서 자신들의 독자적 예술관과 연출관을 형성해 갔다.
스타니슬랍스키는 자신의 시스템을 체계화하기 위한 일련의 저서를 남겼는데, 그중 첫 번째가 자서전인 ≪나의 예술 인생≫으로 그의 예술관과 연출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되는 책이다.
스타니슬랍스키는 죽기 바로 전해에 제정된 소비에트 연방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은 최초의 예술인이 되었으며, 1938년 75세가 되던 해 모스크바에서 평화롭게 생을 마쳤다.

☑ 옮긴이 소개


이진아
이진아(李珍妸)는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현대 희곡을 전공했으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연극원에서 연극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극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 연극과 한국 연극에 대한 다수의 논문과 저서가 있다. 대표적 저서로는 ≪한국 근․현대 연극 100년사≫(공저, 2009), ≪동시대 연극비평의 방법론과 실제≫(공저, 2009), ≪가면의 진실≫(2008), ≪동시대 연출가론≫(공저, 2007) 등이 있으며, <탈식민적 상황에서의 한국연극의 자기 재현>, <도스토예프스키 연극과 페테르부르크 테마>, <김우진의 ≪난파≫ 다시 읽기>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1.머리말
2.딜레탕티슴
3.무대예술과 무대 기능
4.행동, ‘만약에’, ‘제시된 상황’
5.상상력
6.무대적 주의 집중
7.근육의 이완
8.부분과 목표
9.진실감과 믿음
10.정서적 기억
11.교감
12.적응과 그 밖의 요소, 특징, 기량과 배우의 재능
13.심리적 원동력
14.심리적 원동력의 지향선
15.내적인 무대 감각
16.초목표, 관통하는 행동
17.배우의 무대 감각에서의 잠재의식

옮긴이에 대해

2011년 3월 3일 목요일

살롱 salons

미술 비평의 효시 디드로, 
18세기 프랑스 살롱에 모인 화가들을 논하다

계몽주의 사상가로 잘 알려진 디드로는 <문학통신>이라는 문예지를 통해서 미술 비평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당시 루브르 궁전의 살롱에서는 매년 미술 전시회가 열렸는데, 디드로는 여기 출품된 작품들에 대해 글을 썼고, 이것이 전시회에 오지 못한 사람들에게 작품과 화가, 미술계의 일화들을 전하는 역할을 했다. 도판 없이 글로만 그림을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디드로의 화려한 문체가 잘 느껴지는 책이다. 편지글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미술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도 한 편의 에세이를 읽는 것처럼 감상할 수 있다.




☑ 책 소개


최초의 예술 비평가, 디드로
디드로는 1759년부터 1781년까지 미술 비평 ≪살롱(Salon)≫을 집필해 ‘예술 비평의 아버지’로 평가되는데 이는 그가 예술 비평이라는 장르를 문학에 최초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1759년, 막역한 친구인 프리드리히 멜히오르 그림(Friedrich Melchior Grimm)은 그에게 자신이 편집장으로 있는 <문학통신>에 예술 비평을 게재해 보도록 제안한다. 17세기 중반, 프랑스 회화·조각 아카데미는 매년 또는 격년으로 왕궁이 베르사유 궁전으로 이전하면서 비게 된 루브르 궁전의 응접실에서 미술 전시회를 열었다. 디드로는 친구의 간청에 의해 여태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화가들의 말을 번역하는 일종의 실험을 하게 된다.

우선 그림을 묘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림이 발행하는 <문학통신>은 국외의 독자들, 즉 작센 고타의 공작부인이나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2세 등 유럽의 귀족이나 왕족들이 보는 문예지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미술 작품에 대한 디드로의 묘사와 비평은 파리의 루브르 궁전에서 열리는 전시회의 미술 작품을 직접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묘사체의 글로써 그들에게 미술 작품을 보여주어야 했던 디드로는 작품의 전체적 모습을 독자의 눈앞에 펼치기 위해 일화, 여담, 희곡, 콩트, 편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림을 묘사한다.

동시대 미술에 대한 성실한 관찰자. 
디드로는 필리프 도를레앙 섭정 시대와 퐁파두르 치세의 ‘아양 떠는 잔치들(fêtes galantes)’부터 신고전주의 직전까지 그의 시대를 표현했고 또 동시대인들과 강렬하게 소통했다. 로코코 회화를 대표하는 화가 프랑수아 부셰는 그가 악평을 멈추지 않았던 ‘철천지원수’였다. 그는 그뢰즈의 그림에서 부르주아적 비장미를 발견하고, 샤르댕에게서는 사실성뿐만 아니라 조잡한 대상들이 어떻게 예술이 되는지 탐구하게 된다. 풍경화가들의 작품들에서는 폐허와 무덤들의 우아함, 하늘, 나무들, 바다와 맑은 물의 낭만주의가 빛을 발하며 그에게 다가온다. 베르네는 그에게 대기, 빛, 안개 낀 하늘, 달빛, 아침, 저녁의 어스름한 빛을 보여준다.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위베르 로베르는 그로 하여금 폐허에서조차 시적 서정을 느끼고, 문학 이론을 확립하게 한다. 1781년, 그는 다비드의 <벨리사리우스>를 보고 화가로서의 역량과 꼿꼿함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공쿠르 형제는 디드로를 두고 한 세기의 예술을 가로질러 그의 영혼이 나타난다고 했다.

디드로의 비평은 편협한 감식안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비평은 풍부한 경험과 심오한 연구를 바탕으로 삼았고, 감수성과 천재성에다 예언력까지 갖추었다. 이처럼 디드로는 비평으로 통하는 모든 길을 거쳐서 예술로 접근해 갔다. 근·현대 비평의 대표 인물들인 샤토브리앙과 보들레르, 졸라, 공쿠르 형제, 아폴리네르, 바레스, 프루스트 이전에 이미 디드로는 예술 비평의 형태를 잡았던 것이다.



☑ 책 속으로

C'est la tache que vous m'avez proposee qui a fixe mes yeux sur la toile et qui m'a fait tourner autour du marbre. J'ai donne le temps à l'impression d'arriver et d'entrer. J'ai ouvert mon ame aux effets, je m'en suis laisse penetrer... J'ai compris ce que c'etait que finesse de dessin et verite de nature. J'ai connu la magie de la lumière et des ombres. J'ai connu la couleur; j'ai acquis le sentiment de la chair. Seul, j'ai medite ce que j'ai vu et entendu; et ces termes de l'art, unite, variete, contraste, symetrie, ordonnance, composition, caractères, expression, si familiers dans ma bouche, si vagues dans mon esprit, se sont fixes.

제가 화폭에 시선을 고정하도록, 대리석 상(像) 주위로 향하도록 한 것은 당신의 노력입니다. 저는 제게로 와서 스며드는 인상에 시간을 내주었을 뿐입니다. 제 영혼이 그 인상에 반응하도록 마음을 열었으며, 그 반응이 제 영혼 안으로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었을 뿐입니다. (…) 저는 데생의 미묘함, 자연 그대로의 진실을 이해했습니다. 빛과 음영의 마술을 알게 되었습니다. 색을 알았습니다. 피부의 감각을 터득했습니다. 혼자서 제가 보고 들은 것을 명상했습니다. 또 제 입에는 그토록 친밀하지만, 정신 속에서는 너무나 희미했던 ‘통일, 다양성, 대조, 대칭, 질서, 조화, 특징, 표현’이라는 예술 용어들이 이제 분명하게 뿌리내렸습니다.



☑ 지은이 소개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 1713∼1784)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는 1713년에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수도인 랑그르에서 태어나 1784년에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18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계몽주의 철학자로 ≪백과전서≫을 편찬 및 출판했고 ≪회의적인 사람의 산보≫,≪맹인서한≫,≪벙어리와 귀머거리에 관한 편지≫,≪자연해석론≫ 등의 철학적 저서를 집필했다. 이후 그의 관심은 연극으로 향한다. 희곡인 ≪사생아≫,≪도르발과의 대담≫, ≪가장≫, 연극 이론서인 ≪극시론≫ 등을 집필했는데, 이는 디드로가 희곡 창작뿐만 아니라 연극 이론에도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서 그는‘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게 된다. 소시민 가정을 극의 소재로 하는‘드라마’에 대한 디드로의 관심은 확대되어 소설 장르로 이어진다. 그가 그림의 제안으로 처음 시도한 예술 비평 ≪살롱≫을 집필하게 되는 1759년 무렵, 소설≪수녀≫의 집필을 시작한 것으로 볼 때, ≪살롱≫은 소설에 대한 그의 관심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 그는 1775년에는 예카테리나 2세가 의뢰한 ≪러시아를 위한 대학 계획≫을 작성했으며, 여제는 디드로에게서 11월 29일 ≪러시아 연구론≫을, 다음해1월 20일 ≪대학 계획서≫를 전달받는다. 디드로는 자신의 도서와 수사본을 러시아왕립도서관에 팔았다. 디드로는 말년에 파리 근처 세브르 등에서 집필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1781년에는 고향 랑그르의 시청에 우동(Jean Antoine Houdon)이 조각한 그의 동상이 세워졌고, 그해 스코틀랜드 고고학회의 명예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한다. 그는 파리의 리슐리외 거리에 있는 브종 저택으로 이사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예카테리나 2세는 디드로의 미망인에게 1000루블을 하사하기도 했다. 1785년, 디드로의 유일한 자식인 마담 드방될은 예카테리나 2세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소장했던 수사본을 모두 헌납하겠다는 편지를 보낸다. 이에 따라 11월 5일 디드로의 도서와 수사본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전달된다.



☑ 옮긴이 소개


백찬욱
백찬욱은 1960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와 경희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프랑스 파리3대학교 소르본 누벨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남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노인의 문화적 정체성≫(공저)등이 있고, 역서로는 카사노바 자서전≪불멸의 유혹≫(공역),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한영 대조)≫ 등이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1. 부셰
2. 샤르댕
3. 라투르
4. 그뢰즈
5. 베르네
6. 카사노바
7. 루테르부르
8. 로베르

옮긴이에 대해

배우의 길 Путь актера


새로운 배우가 연극을 구원한다

스타니슬랍스키의 연기가
배역의 연기라면
체호프의 연기는 배우의 연기다.
현대 연극과 배우 예술에
초감각적 차원을 부여한
새로운 연기론,
<<배우의 길>>은
그가 36살에 쓴 자서전이다.








배우 연기술의 선구자 미하일 체호프의 독창적 연극 예술 세계

국내 처음 번역이다. 러시아의 연극 예술가 미하일 체호프는 육체와 정신의 이분법적 사고를 깨고 상상과 직관으로 배우의 힘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새로운 연기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일상과 개인적 체험에 갇혀 있던 연극과 배우를 깨워 초감각적 차원에 펼쳐놓은 그만의 연극예술을 통해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연기란, 또 연극이란 무엇이었는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 책 소개


미하일 체호프의 연기론
미하일 체호프의 연극 세계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는 비단 그가 형식주의자·신비주의자로 비난받았기 때문만은 아니고, 그가 연출가로서 보여준 작업이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창조한 연기술은 요절한 천재 연출가 바흐탄고프에 비추어 보아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인간의 직관과 상상력이 연기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영혼과 육체의 이분법적 구분을 극복하고자 했으며 인간이 가진 직관과 영적 능력을 연기술에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
현대 연기술에서 거의 잊혀갔던 무의식과 영혼의 세계, 그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영감과 직관을 체계적으로 훈련시켜 이를 배우의 창조적 영역에 포함시켰다. 일상적 체험에 갇혀 있던 연극과 배우 예술을 정신적이고 초감각적 차원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향해 펼쳐놓은 것은 배우이자 연출가였던 미하일 체호프가 현대 연극 예술계에 이루어 놓은 가장 큰 공헌이다.

미하일 체호프와 스타니슬랍스키
러시아의 많은 연극 예술가들이 그렇듯 미하일 체호프의 탐구 역시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그조차 자신 나름의 것으로 받아들인다.그의 연기론은 스타니슬랍스키와는 다른 것이었다. 만약 스타니스랍스키가 돈키호테 역할을 준비하고자 한다면 그는 돈키호테의 주변을 상상하고 바로 돈키호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미하일 체호프는 본인 스스로 돈키호테를 상상한다. 우선 돈키호테를 즐기는 것 외에 할 일은 없다. 그의 연기론이 스타니슬랍스키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배우의 개인적 체험과 내면으로부터 역할의 구현을 이끌어내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는 점에 있다. 미하일 체호프의 배우는 상상력과 직관의 힘으로 극중 인물로부터 이상적인 형상을 도출하고, 이 인물의 형상과 배우가 끊임없는 소통의 과정을 진행함으로써 최종적으로 무대 위의 형상을 완성한다. 미하일 체호프의 배우는 자신이 만들 형상을 이미 상상 속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에 스타니슬랍스키의 배우와는 달리 자신의 역에 심리적으로 함몰되지 않는다.


☑ 책 속으로

Мне ясно, что ближайшей задачей актера является переработка себя самого, своей техники, своего актерского сушества. Театр спасет не только новый репертуар, но и новый актер!

나에게는 분명하다. 배우의 최우선 과제는 그 자신을 재정비하는 작업, 자신의 테크닉, 자신의 배우적 현존을 재정비하는 작업이어야 할 것이다. 연극을 구원하는 것은 새로운 레퍼토리가 아니라, 바로 새로운 배우다!


☑ 지은이 소개


미하일 체호프(Михаил Чехов, 1891∼1955)
미하일 체호프는 러시아의 배우이자 연출가이며, 20세기 배우 연기술의 발전에서 중요한 메소드 중 하나를 확립한 이론가이기도 하다. 그는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호프의 조카로서, 철학자이며 발명가이기도 했던 아버지와 작가인 삼촌으로부터 다양한 재능을 물려받았다.
어려서부터 상상력이 풍부했던 미하일 체호프는 1907년 알렉세이 수보린 연극 학교에 들어갔고, 1912년 안톤 체호프의 아내이자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주연 배우였던 올가 크니페르ᐨ체호바의 추천으로 모스크바 예술극장에 입단했다. 모스크바 예술극장 제1스튜디오에서 미하일 체호프는 스타니슬랍스키를 비롯하여 술레르지츠키 등 훌륭한 스승을 만나 큰 영향을 받았는데, 무엇보다도 그의 연극 인생에서 매우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연출가 바흐탄고프를 만나, 그의 제자이자 동료이자 친구로서 그가 암으로 일찍 세상을 뜰 때까지 깊은 예술적 교감을 나눈다.
미하일 체호프는 체험과 정서 기억으로부터 출발하는 배우 연기술의 위험성과 한계성을 느끼고, 배우의 개인적 삶과 현실을 넘어서는 창조적 원동력을 탐구했다. 그 결과 그는 역할 창조 과정에서 배우의 작업 영역을 무의식과 영적인 차원으로 확장시킨다. 스스로 자신의 연기론을 ‘영감의 연기’로 설명하는 미하일 체호프는, 스타니슬랍스키식의 체험과 정서 기억으로부터 탈피하여 상상력과 직관을 중요한 창조적 원천으로 삼았다. 상상력, 이미지, 심리적 제스처, 상상의 신체와 중심 등 그의 연기론의 중요한 개념은, 현대 연극과 배우 예술에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초감각적 세계의 차원을 부여한 것이다.


☑ 옮긴이 소개


이진아
이진아(李珍妸)는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현대희곡문학을 전공했으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연극원에서 연극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극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원예술소위원회 위원(2∼3기)을 역임했다.
러시아 연극과 한국 연극에 대한 다수의 논문과 저서가 있다. 대표적 저서로는 ≪한국 근현대 연극 100년사≫(공저, 2009), ≪동시대 연극비평론의 방법론과 실제≫(공저, 2009), ≪가면의 진실≫(2008), ≪동시대 연출가론≫(공저, 2007) 등이 있으며, <탈식민적 상황에서의 한국연극의 자기 재현>, <도스토옙스키 연극과 페테르부르크 테마>, <김우진의 ≪난파≫ 다시 읽기>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배우의 길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