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술비평가로서의 에밀 졸라를 접할 수 있다. 미술비평가로서 그는 당시 화단에서 인정받지 못하던 인상주의 화가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또한 당대에 권위를 인정받으면서도 안이하고 관례적인 미술비평 방식에 안주하고 있던 집단·개인을 단호하게 공격했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19세기 프랑스 미술비평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의 미술비평이 지니는 가치를 재평가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내용들이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졸라의 미술비평의 이론적 토대는 예술가가 자신의 스승들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사실이라는 점, 현대 예술에서 풍경은 각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 우리의 일상생활은 예술의 중요한 소재라는 점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가장 훌륭한 예술적 주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주제들, 말하자면 우리의 생활 속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발견되는 삶의 현장에 대한 것들이라고 본다. 이런 테마를 통해 그는 삶의 에너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발견해 내려고 했다. 그는 작품이 제공하는 생명의 소리, 냄새, 느낌 등을 통해 세상의 진실을 포착했다.
졸라의 비평은 화가의 ‘개성’ 또는 ‘기질’을 중심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설명하려 했다는 특징을 지닌다. 그가 즐겨 사용한 ‘개성’이나 ‘기질’이란 용어는 그것이 미술 작품의 내재적 특성을 강조한다는 차원에서 미술의 자율성 인정에 대한 문제와 연결된다. 그리고 미술의 자율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졸라의 주장은 미술 작품의 미학적 가치를 작품의 내재적인 구조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관점이 되므로, 결국 그의 미술비평은 더 이상 미술 작품의 평가 기준 설정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그 평가 기준에 대한 인식론적 차원으로 발전해 나간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옮긴이는, 에밀 졸라의 미술비평이 애매모호하게 정형화되어 있는 미적 판단의 법칙과 기준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며 예술의 범주에서 인식론의 범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 책 속으로
오늘날 살롱은 예술가들을 위한 축제가 아니다. 그것은 심사위원들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차갑고 어슴푸레한 이 긴 전시실의 실질적 주인공인 심사위원들을 먼저 평하고자 하는데, 이들이 만들어낸 이 공간에는 강렬한 조명 아래 온갖 종류의 보잘것없는 초라함과 도둑질한 명성이 모두 전시되어 있다. - 39쪽.
내가 작품을 대하면서 제일 먼저 확인하려는 것, 그것은 인간이지 그림이 아니다. - 57쪽.
내가 두 눈으로 감상하고 싶은 것은 예술에 의해서 재생되는 인간적인 체험들, 자연 앞에서,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그 창조의 절대적인 필요성을 인간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모든 사물과 인간들이다. 그래서 나의 미학적 관점은 나를 유혹하고 감동시키는 부분이 있는 거대한 스펙터클이다. - 126쪽.
☑ 지은이 소개
에밀 졸라(Émile Zola, 1840~1902)
프랑스의 영원한 지성 에밀 졸라는 1840년 4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인 어머니와 이탈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1842년부터 프랑스 남동부의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에 정착하였고, 훗날 인상주의 화가로서 크게 유명해지는 폴 세잔(Paul Cézanne)과 친구가 된다.
대학 입학시험에 두 번이나 실패한 졸라는 결국 일자리를 찾다가 아셰트(Hachette) 출판사에 취직한다. 이 시기에 그는 많은 책을 접하면서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던 문학적 재능에 신뢰를 갖기 시작한다. 24세부터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1865년 생리학자 클로드 베르나르(Claude Bernard)의 저서 ≪실험 의학 개론(Introduction à la Médecine expérimentale)≫에 심취한다. 이때부터 에밀 졸라는 정신에 미치는 육체의 영향과 유전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그의 대표작 ≪루공ᐨ마카르 총서, 제2제정 시대 어느 집안의 자연적·사회적 역사(Rougon-Macquart, Histoire naturelle et sociale d’une famille sous le Second Empire)≫는 바로 이 문제를 증명하기 위해서 집필된 실험소설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는 자연주의의 대표적 주자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 작품집의 제7권인 ≪목로주점(L’Assommoir)≫과 제13권인 ≪제르미날(Germinal)≫은 자연주의 소설의 정수로 알려져 있다.
☑ 옮긴이 소개
조병준
인하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루앙대학교(Université de Rouen)에서 프랑스 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인하대학교 서양어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5년에는 프랑스 르아브르대학교(Université du Havre)에서 교환교수를, 2009년에는 캐나다 오타와대학교(Université d'Ottawa)에서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그리스 신화 패러다임≫, ≪프랑스 문학 속의 여성 그리고 사랑≫ 등이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프랑스 파리의 라르마탕(L’Harmattan) 출판사와 메조뇌브 에 라로즈(Maisonneuve & Larose) 출판사에서 각각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Le Front contre la fenêtre)≫와 ≪사랑(Amour)≫ 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출판한 바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어떤 자살
나의 살롱
내 친구 폴 세잔에게
심사위원단 1
심사위원단 2
예술의 시점
마네
살롱의 사실주의자들
추락
어느 예술비평가의 고별사
에두아르 마네
전기 연구와 비평
1. 인간 마네와 예술가 마네
2. 작품 세계
3. 대중
옮긴이에 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