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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6일 화요일

홉킨스 시선 (Selected Poems of Gerard Manley Hopkins)


도서명 : 홉킨스 시선(Selected Poems of Gerard Manley Hopkins)
지은이 : 제라드 홉킨스(Gerard M. Hopkins)
옮긴이 : 김영남
분야 : 영국 / 시
출간일 : 2014년 12월 12일
ISBN : 979-11-304-1976-3 03840
가격 : 18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232쪽




☑ 책 소개

홉킨스는 살아생전 단 한 권의 시집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캐럴 루이스는 그를 현대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평했고 비평가 리비스는 “지금껏 가장 뛰어난 기교 창안자의 한 사람이며 일류 시인”이라고 극찬했다. 시대를 너무나 앞서 나갔던, 빅토리아 시대의 가장 위대한 종교 시인 홉킨스의 시를 모았다.


☑ 출판사 책 소개

제라드 맨리 홉킨스(Gerard Manley Hopkins, 1844∼1889)는 영문학사에서 17세기의 대시인 밀턴 이후 가장 높이 평가되는 종교 시인이다. 그는 평생 자신을 시인이라기보다는 가톨릭 사제로 여겨 신앙 본분에 충실하며 살았고 시는 거부할 수 없는 그의 시적 재능의 발현으로 수확한 일종의 신앙적 결과물 같은 것이었다. 이른바 ‘사제 시인’으로 불리는 그는 사제 수련을 받던 7년여 기간을 제외하면 평생 시 쓰기를 계속했고 그러는 동안 새로운 시를 실험하고 창작함으로써 동시대 시인들의 전통적 시법을 넘어서는 자신만의 시학을 구축했다. 그러나 그가 살았던 빅토리아 시대 후반기의 예술적 상황에서 그의 시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벽’이라고 무시되었고, 결국 그는 평생 단 한 권의 시집도 내지 못했다. 종종 잡지에 기고한 그의 시들은 ‘난해하다’는 이유로 게재가 거부되었고, 가장 가까운 친구이며 문학 동지였던 시인 로버트 브리지스(Robert Bridges)도 그의 시를 두고 ‘희한하다’는 비호의적 평가를 내렸다. 그럼에도 홉킨스는 자신이 쓴 시들을 꾸준히 브리지스에게 보내 평가를 요구하곤 했다. 브리지스는 이 시들을 모아 두었다가 홉킨스가 죽은 지 29년 후인 1918년 자신의 견해를 담은 서문과 헌시를 첨부해 ≪제라드 맨리 홉킨스 시집(Poems of Gerard Manley Hopkins)≫을 출간했으며 이를 계기로 그는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브리지스가 출간한 홉킨스의 첫 시집은 750부가 발행되었으나 이후 10년 동안에도 다 팔리지 않았다. 그러나 1930년 찰스 윌리엄스(Charles Williams)가 열정적인 서문과 함께 두 번째 홉킨스 시집을 출간했을 때 비평계는 그에 대해 보다 진지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시집은 매우 반응이 좋아 단기간에 10회나 출판을 거듭했다. 
홉킨스의 시에 대한 문학적 평가는 모더니즘 문학이 주류를 이루던 193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시인이며 비평가였던 루이스(C. D. Lewis)는 현대시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한 작가로 오언(Wilfred Owen), 엘리엇(T. S. Eliot), 그리고 홉킨스 세 사람을 지목했으며, 비평가 리비스(F. R. Leavis)는 홉킨스를 두고 “지금껏 가장 뛰어난 기교 창안자의 한 사람이며 일류 시인”이라고 극찬하고 그를 후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부 다른 비평가들은 그가 남긴 많지 않은 작품들만으로도 홉킨스는 빅토리아 시대의 대시인인 브라우닝(Robert Browning), 테니슨(Alfred Tennyson), 그리고 아널드(Matthew Arnold)에 필적하는 위대한 시인이라고 예찬했다. 그의 시에 대한 당시 반응은 이 시기에 발간된 ≪페이버 현대 시집(The Faber Book of Modern Verse)≫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편집자인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여기에 <도이칠란트 호의 난파> 전편을 포함한 홉킨스의 시 13편을 수록한 데 반해, 예이츠의 시는 8편, 엘리엇의 시는 5편을 수록했다. 1948년 가드너(W. H. Gardner)는 매우 치밀한 연구를 거친 끝에 ≪제라드 맨리 홉킨스 시집(The Poems of Gerard Manley Hopkins)≫ 제3판을, 1967년에는 홉킨스의 독자 및 연구자들이 최근까지 정전으로 사용해 온 제4판을 출간했다. 가드너는 여기에 홉킨스의 완성 작품 외에도 그의 노트 등에서 발견된 미완성 시, 단편적인 시행, 라틴어 및 그리스어로 쓰인 시 등 모두 183편을 수록하고 권미에 풍부한 주석도 첨부했다. 1974년엔 국제 홉킨스 학회(International Hopkins Society)가 정식 출범했고 계간지 ≪홉킨스 쿼터리(Hopkins Quarterly)≫를 통해 그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지금까지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 책 속으로

·하늘나라 항구
“수녀가 서원을 하다”


  나는 가고 싶었습니다
    샘물이 마르지 않는 곳
매섭고 빗발치는 우박이 내리지 않는 곳
  몇 송이 백합꽃들이 피어나는 들판으로.

  해서 나는 있기를 청했습니다 
    태풍도 오지 않고
녹색 큰 파도가 항구에서 침묵하고
  바다의 횡포에서 벗어난 곳에.



·별이 빛나는 밤


별들을 보라! 보라, 하늘을 올려다보라!
  오, 공중에 앉아 있는 모든 불 사람들을 보라!
  환한 도시들, 그곳에 있는 둥근 성채들!
희미한 숲 속 깊은 곳의 금강석 동굴들! 요정들의 눈!
금이, 수금(水金)이 깔린 잿빛의 차가운 잔디밭들!
  바람을 맞는 백양나무! 섬광에 타는 공기 미루나무들!
  농가에서 깜짝 놀라 떠오르는 눈송이 같은 비둘기 떼!−
아 놀라워라! 모두가 사야 할 것이다, 모두가 경품이로다. 

그러면 사라! 입찰하라!−무엇으로?−기도, 인내, 보시, 서약으로.
보라, 보라. 5월 꽃무리가 과수원 가지들에 맺힌 듯하다!
  보라! 3월의 꽃이 노란 분칠을 한 버들강아지에 맺힌 듯하다!
실로 이것들이 곳간이요, 그 안에 낟가리를 담고 있다.
점점이 환한 이 울타리는 신랑 그리스도를 안전하게,
  그리스도와 그 모친과 모든 그의 성인들을 감싸고 있구나.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의 희생


알록달록 발그레한 
볼, 섬세히 곡선을 이룬 입술,
가느다란 금발, 맑은 잿빛
눈, 모두가 조화롭다−
이것, 이 모든 꽃피는 아름다움을
이것, 이 모든 뿜어나는 신선함을
소모할 가치가 있는 동안 하느님께 드려라.

이제 생각과 근육이 모두 더 담대하며
자연의 명령을 받아 우뚝 솟나니,
머리, 가슴, 손, 발, 어깨가
힘차게 고동치고 호흡한다−
이 한창때의 즐거움은
장난감이 아니라 도구로 의도된 것임을 알고
그리스도께서 쓰시는 대로 맡겨 두라.

마음속에 든 도량과 안목과 
학식과 통달은
비단 재 안에 식지 않고 있고,
껍질 속은 익을 대로 익었다−
죽음이 빗장을 반쯤 올렸고,
지옥이 곧 채 가려 하고 있으니
지체 없이 이 모두를 봉헌하라!
·‘내 마음’


내 마음에게 더 많은 연민을 갖자. 이제부터는
내 슬픈 자신에게 친절하게, 자선을 베풀며 살자. 
이 고통 받는 마음을 이 고통 받는 마음으로
고통을 주면서 살지 않기로 하자.

나는 내가 얻지 못할 위안을 찾아다니며
나의 위안 없는 내면을 더듬고 있나니, 마치 먼눈이
어둠 속에서 낮을 찾을 수 없음과 같으며, 목마름이
물뿐인 세상에서 결코 궁극의 바람을 이루지 못함 같구나.

혼이여, 자아여, 오라, 가엾고 평범한 자아여, 내가 여윈 네게
충고하노니, 잠자코 있어라. 잠시나마 다른 데로 생각을
돌려라. 위안이 뿌리내릴 여유를 주어라. 기쁨이 커지게 하라,

비록 그때와 그 크기는 하느님이 아시지만. 그분의 미소는
짜낸다고 나오지 않으며, 오히려 예기치 않던 순간에−산과 산 사이로 
알록달록한 하늘이 나타나듯−가는 길을 아름답게 밝혀 주나니.



☑ 지은이 소개

제라드 맨리 홉킨스(Gerard Manley Hopkins, 1844~1889)
제라드 맨리 홉킨스(Gerard Manley Hopkins)는 1844년 7월 28일 런던 근교의 스트랫퍼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여덟 남매 가운데 맏이였으며, 그의 가족은 영국 성공회의 고교회파에 속하는 경건한 교인들이었다. 그는 10세부터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하이게이트 스쿨(Highgate School)에서 공부했는데 이 기간 동안 대학 진학을 위한 그리스어와 라틴어 중심의 학업에 열중하면서 꾸준히 시를 썼고 장차 시인이며 미술가인 로세티(Dante Gabriel Rossetti, 1828∼1882)와 같은 예술가가 되고 싶어 했다.
그는 1863년 4월 옥스퍼드 대학교의 베일리얼 칼리지에 입학했는데 그곳에서 그는 자연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자연 현상을 언어로 재구성하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 그는 또한 후일 영국의 계관 시인이 된 로버트 브리지스와 자신의 가톨릭 개종에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 딕비 돌번(Digby Dolben)과 우정을 쌓았다. 그는 옥스퍼드에서 고전 문학, 역사, 철학, 성서, 논리학 등을 공부했는데 조엣(Benjamin Jowett), 그린(T. H. Green), 페이터(Walter Pater) 등으로부터 세심하게 분석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옥스퍼드 대학 시절에 그의 종교적 신념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었다. 1864년부터 그는 가톨릭교회의 성체 성사와 신의 현존 교리에 강하게 이끌렸는데, 여태까지 그가 준봉해 온 국교인 성공회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요체라고 할 “성체 성사 안의 그리스도의 현존”을 믿지 않는 “모호하고, 위험하며, 비논리적인” 교회라는 확신에 이르게 되었다. 가톨릭의 현존 교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1866년 그로 하여금 성공회에서 받던 고해성사를 스스로 중단하게 했고 그는 학위를 받은 후 즉시 가톨릭으로 개종할 결심을 했다. 그래서 그는 한때 성공회 사제였고 뛰어난 설교로 명성이 자자했으나 1845년에 가톨릭으로 개종한 ‘옥스퍼드 운동’의 대부 뉴먼(John Henry Newman)을 만났고, 그는 홉킨스를 지체 없이 가톨릭교회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홉킨스의 개종은 그의 가족과 절친한 국교도 친구들에게 커다란 고통의 원인이 되었다. 다음 해인 1867년 6월 그는 고전학에서 수석의 명예를 안고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뉴먼이 설립한 버밍엄의 오라토리 스쿨에서 고전을 가르쳤는데 가톨릭 사제성소(司祭聖召)를 진지하게 생각하던 그는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1868년 예수회 입단을 청원했다. 이때 그는 시 쓰는 일이 성직의 직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창작을 중단하고 지금까지 쓴 시들도 소각했다. 그는 사제가 되기 위한 첫 과정인 ‘수련 수사’가 되어 예수회의 만레사 하우스에서 성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신 수련≫에 따른 30일간의 엄격하고 긴 피정을 마친다. 수련 수사가 된 지 2년 후인 1870년 9월 8일 그는 예수회원으로 서원하며 랭커셔의 스토니허스트에서 3년 과정의 철학 공부를 시작한다. 이때부터 그는 로만 칼라와 검정색 수단을 착용하게 된다. 이 동안에도 그는 자연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그로부터 얻는 기쁨을 꾸준히 일기로 기록했으며 강렬하고 독창적인 이미지들을 창조해 나갔다. 1872년 그는 피터 롬바드(Peter Rombard)의 ≪문장론≫에서 던스 스코터스에 관한 글을 읽고 거기에서 ‘인스케이프’의 개념을 신학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확고한 이론적 근거를 발견한다. 1873년 그는 로햄튼에서 논리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이때 예수회에 대한 심한 반감으로 관계가 소원했던 로버트 브리지스와 다시 교류를 시작한다. 1874년 8월 그는 북웨일스의 성 보노 대학에서 4년 과정의 신학 공부를 시작한다. 여기서 그는 웨일스의 아름다운 자연에 반하고 웨일스어의 음악적 아름다움에 크게 매료되며 웨일스어를 배우기도 했다. 
홉킨스의 예술적 침묵은 한 사건에 의해 종지부를 찍게 된다. 1875년 12월에 템스 강 하구에서 독일 여객선 도이칠란트 호가 좌초되어 다섯 명의 수녀와 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해난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대학 총장이던 제임스 존스 신부는 홉킨스에게 그 사건을 기리는 시를 썼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홉킨스는 7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그의 대작 <도이칠란트 호의 난파>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작품을 이듬해인 1876년 봄에 완성해 예수회 월간지 ≪먼스(The Month)≫에 기고했으나 난해하다는 이유로 출판이 거부되었다. 그러나 1877년은 <하느님의 장엄>, <봄>, <황조롱이> 등 일련의 주옥같은 자연시들이 쏟아져 나온 기념비적인 해였다. 그는 같은 해 9월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가족은 아무도 서품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듬해인 1878년 3월 영국 훈련선 유리디시 호가 인근 해역에서 침몰해 317명이 사망하는 대형 해난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이 사건을 기려 <유리디시 호의 침몰>을 써서 다시 ≪먼스≫에 기고했으나 이 역시 출판이 거부되었다. 그는 4월에 스토니허스트 대학으로 보내져 그곳에서 런던 대학 학위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며 <5월의 마니피카트>를 창작한다. 
1879년 이후 1883년까지 그는 보좌 신부나 임시 업무 등을 맡으며 여러 지역의 가톨릭 성당에서 성직을 수행했는데 사목에는 크게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그는 다양한 체험들을 주옥같은 시로 승화시켰다. 1879년에는 <던스 스코터스의 옥스퍼드>, <빈지의 미루나무들>, <헨리 퍼셀> 등을 썼고, 이듬해인 1880년에는 사목 활동에서 얻은 체험을 통해 <필릭스 랜들>을 썼으며, 오늘날 홉킨스의 가장 애송되는 시 가운데 하나인 <봄과 가을>도 이 시기에 썼다. 이 시기는 사제로서 홉킨스가 가장 보람을 느끼고 행복했던 때였다. 1882년 그는 다시 랭커셔의 스토니허스트 대학에서 고전을 가르치게 되는데 이 시기에 쓴 <납 메아리와 금 메아리>는 그가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1883년 5월 성모의 달을 기념해 <우리가 숨 쉬는 공기 같은 복되신 동정녀>를 쓰는데 이것은 후에 홉킨스가 쓴 성모 마리아에 관한 시들 가운데 가장 많이 애송되는 작품이 되었다. 
홉킨스가 더블린에서 보낸 마지막 삶은 불행했다. 1884년 2월 그는 아일랜드 로열 유니버시티의 연구원으로 임명되고 더블린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그리스어 교수로 부임했다. 당시 이 대학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고 건물은 낡을 대로 낡은 채 예수회에 일임되어 있었다. 그는 과중한 시험과 성적 처리 업무 등에 짓눌려 심한 피로와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고, 계속되는 시민 봉기와 영국에 대한 아일랜드 사람들의 적대감, 그리고 조국으로부터 버려졌다는 소외 의식 등은 해가 갈수록 그를 절망에 빠지게 했다. 1885년 그의 고통은 이른바 ‘어둠의 소네트’, 곧 <‘부육(腐肉)의 위안’>, <‘최악은 없다’>, <‘이방인’>, <‘나는 잠 못 이루며 느끼노라’>, <‘내 마음’> 등과 같은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정서가 담긴 시들을 낳았다. 1886년부터는 우울과 좌절의 고통에서 다소 회복되긴 했으나 그가 더블린에 도착한 지 3년째 되던 1887년 2월 17일자 일기에서 그는 이렇게 술회했다. “나는 아일랜드에서 3년째인데 그것은 힘겹고 사람을 지치고 마르게 하는 허비된 세월이었다.” 1889년 그는 <‘주님, 당신은 정말 옳으십니다’>에서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예언자 예레미야의 고난에 비유해 표현했고, 같은 해 4월 마지막 작품이 되고 만 <R. B.에게>에서 자신이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을 만큼 시적 영감이 고갈되었다고 탄식했다. 
홉킨스는 악성 장티푸스에 감염되고 복막염이 겹쳐 1889년 6월 8일 44세를 일기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임종 때 그는 “나는 매우 행복합니다, 나는 매우 행복합니다, 나는 내 인생을 사랑했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선종했다. 그의 유해는 더블린의 북쪽에 위치한 글래스네빈 공동 묘역에 안장되었다. 그가 죽은 지 29년 뒤인 1918년 영국의 계관 시인이던 로버트 브리지스는 홉킨스의 첫 시집 ≪제라드 맨리 홉킨스 시집≫을 런던에서 출간했고, 1975년엔 그의 탁월한 문학적 공적을 기려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시인 구역’에 그의 기념 표석이 놓였다. 


☑ 옮긴이 소개

김영남
옮긴이 김영남은 충북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했고 서강대학교 대학원 영문과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82년부터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과에 재직하면서 학부와 대학원에서 영미시 개론, 17세기 영시, 영미시 세미나, 중세 영문학 등의 문학 과정들을 집중적으로 강의했다. 특히 제라드 맨리 홉킨스를 주 전공으로 연구하고 가르쳤으며 <홉킨스와 인스케이프의 시학>을 비롯한 홉킨스 관련 논문 30여 편과, 그 밖에 초서, 셰익스피어, 던, 밀턴, 키츠, 시의 이론과 비평 등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92년 성바오로 출판사를 통해 ≪불멸의 금강석≫이란 제목의 홉킨스 시집을 번역 출간했으며, 2010년에는 충북대학교 출판부를 통해 영미 자연시 대표작 번역 선집 ≪자연과 사람과 시≫를 출간했다. 2012년 퇴직해 현재 충북대학교 명예교수로 중세 영문학 및 홉킨스에 관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 목차

1. 초기 시: 1864∼1876
하늘나라 항구 ···················3
부활절 영성체 ···················4
도시의 연금사 ···················6
‘내 기도는 놋쇠 하늘에 부딪쳐’ ···········9
‘나로 하여금 당신을 맴도는 새 같게 하소서’ ·····11
중간의 집 ····················13
나이팅게일 ···················16
완벽의 옷 ····················20
논둠 ······················23
부활절 ·····················27
아드 마리암 ···················29
로사 미스티카 ··················32

2. 웨일스의 성 보노 대학 시기: 1877
헌시(로버트 브리지스) ··············39
도이칠란트 호의 난파 ···············41
은경축일 ····················70
펜마인 풀 ····················72
하느님의 장엄 ··················76
별이 빛나는 밤 ··················78
·······················80
엘루이 강 계곡에서 ················82
바다와 종달새 ··················84
황조롱이 ····················86
알록달록한 아름다움 ···············88
수확의 환호성 ··················89
새장에 갇힌 종달새 ················91
집 밖의 등불 ···················93

3. 더비셔, 옥스퍼드, 리버풀, 스토니허스트 시기:1878∼1882
유리디시 호의 침몰 ················97
5월의 마니피카트 ················106
빈지의 미루나무들 ················110
던스 스코터스의 옥스퍼드 ············112
헨리 퍼셀 ····················114
집 안의 촛불 ··················117
잘생긴 심성 ···················119
나팔수의 첫 영성체 ···············121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의 희생 ··········126
안드로메다 ···················128
평화 ······················130
결혼 행진곡을 들으며 ··············132
필릭스 랜들 ···················134
형제 ······················137
봄과 가을 ····················140
인버스네이드 ··················142
‘물총새들이 불이 붙고’ ··············144
리블스데일 ···················146
납 메아리와 금 메아리 ··············148
우리가 숨 쉬는 공기 같은 복되신 동정녀 ······153

4. 더블린 시기: 1885∼1889
시빌의 잎에서 받은 암시 ·············163
사람의 아름다움은 무엇을 위해 있나 ········166
‘군인’ ······················168
‘부육(腐肉)의 위안’ ···············170
‘최악은 없다’ ··················172
‘이방인’ ·····················174
‘나는 잠 못 이루며 느끼노라’ ···········176
‘인내’ ······················178
‘내 마음’ ····················180
톰의 화관 ····················182
농부 해리 ····················184
저 자연은 헤라클레이토스의 불이며 부활의 위안 ··186
성 알폰소 로드리게스 ··············190
‘주님, 당신은 정말 옳으십니다’ ··········192
‘목자의 이마’ ··················194
R. B.에게 ····················196

해설 ······················199
지은이에 대해 ··················216
옮긴이에 대해 ··················223



2014년 4월 29일 화요일

워즈워스 시선



도서명 : 워즈워스 시선(Selected Poems of William Wordsworth)
지은이 :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옮긴이 : 윤준
분야 : 영국 / 시
출간일 : 2014년 3월 31일
ISBN : 979-11-304-1215-3 03840
가격 : 145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240쪽



☑ 책 소개

1798년, 콜리지와 함께 ≪서정담시집≫을 발간해 영국 낭만주의 시대를 연 워즈워스. 그는 정치와 경제 혁명에 발맞추어, 문학 혁명을 일으켰다. 정형화된 시어법, 세련된 수식을 버리고 “사람들이 실제 사용하는 언어를 골라” 개인의 주관적 내면을 주시한다. 자연이 처음으로 생명을 지닌 자립적 존재로 기능하게 되었다.


☑ 출판사 책 소개

영문학사에서 낭만주의 시대는 일반적으로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와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 1772∼1834)가 ≪서정담시집(Lyrical Ballads)≫(1798)을 합작해 발간한 1798년부터 월터 스콧 경(Sir Walter Scott, 1771∼1832)을 비롯한 주요 작가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더 이상 작품 활동을 하지 않게 된 1832년까지를 가리킨다. 사실 낭만주의 시대는 정치사 면에서나 경제사 면에서 격동의 시대였다. 당대의 역사적 사건들, 특히 자유와 평등과 박애의 이념을 내걸었던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을 낭만주의 시인들은 ‘새로운 종류의 이념적 혁명’으로 받아들였고, 각자 다른 방식과 목소리로 이 혁명에 반응을 보였다. 블레이크와 워즈워스와 콜리지의 몇몇 시편들은 프랑스 혁명을 직접 소재로 삼았고, 많은 시인들은 프랑스 혁명이 고취한 희망과 공포 또는 혁명의 변질 과정에 대한 환멸의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썼던 것이다. 경제사 면에서도 당시 영국은 부와 권력이 주로 토지를 소유한 귀족 계급에 편중된 농업 위주 사회로부터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가들과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 계급 중심의 근대적 산업 국가로 변모해 가던 상황이었다.
이런 격동의 시대에 워즈워스와 콜리지가 발간한 ≪서정담시집≫은 문학이나 예술에 대한 관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새 ‘시대정신’의 산물이었다. 그들이 시를 통해 맞서고자 했던 것은 당대의 지배적인 문예 사조였던 신고전주의의 문학·예술관이었다. 드라이든(Dryden)·포프(Pope)·존슨(Johnson) 같은 대표적인 신고전주의 시대(1660∼1798) 문인들은 양식·이성·규칙·억제·질서·세련미 등을 강조했으며, 이를 작품 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다. “시인의 임무는 개체가 아니라 종(種)을 조사하는 것이고 보편적 속성과 거시적 외관을 주시하는 것”이라고 말한 존슨에게서도 그런 관점의 중요한 측면이 드러나며, ‘틀림없는 자연’을 기준과 규칙으로 받아들이고 또 이성만이 다른 모든 능력과 맞먹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포프에게서 우리는 신고전주의 문학·예술관의 전형적 표현뿐만 아니라 근거까지 찾아볼 수 있다. 이 관점에 따르면 상상력은 창조적인 기능을 수행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장식적인 역할, 즉 정형화된 시어법을 통해 이미 알려진 진실에 기지(機智, wit)를 덧붙이는 일에만 국한된다.
그러나 워즈워스를 비롯한 낭만주의 시인들이 중요하게 여긴 것은 보편적 질서가 아니라 개인의 주관적 내면이었고, 종래의 합리주의적 기계론에서는 단순한 도구로 여겼던 자연이 처음으로 생명을 지닌 자립적 존재로 기능할 수 있게 되었다. 워즈워스는 무엇보다도 이전 시대 시의 정형화된 시어법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언어를 골라” 일상생활에서 얻은 소재를 다루었다. 그 자신이 ≪서정담시집≫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가엾은 수전의 몽상>, <우린 일곱이에요>, <사이먼 리> 등 이 시집에 수록한 그의 많은 시편들의 목표는 ‘자연의 영속적인 아름다운 형상들’과 교류하는 평범한 시골 사람들의 생활에서 사건과 상황을 선택한 후, 여기에 상상력의 채색을 가함으로써 인간성의 기본적인 법칙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워즈워스는 무엇보다도 저절로 흘러넘치는 자신의 느낌들을 창조적 상상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더욱이 산업 혁명으로 인한 악몽 같은 산업 도시에 위협을 느낀 워즈워스는 아름다운 경치의 중심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삶에 유익한 영적 영향을 미치는 힘으로서의 자연에 깊은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그에게 자연은 영감의 원천이면서 종교의 대체물인 셈이었다. 다른 낭만주의 시인들과 마찬가지로 워즈워스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소중하게 여겼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일상적인 삶에서 경이감을 느끼고 또 새로운 감수성으로 그것을 찾아 나섰다.


☑ 책 속으로

·누이에게
3월 들어 처음으로 포근한 날.
시시각각 더 상쾌해지고,
문 옆의 키 큰 낙엽송에서
붉은가슴울새는 노래하는구나.
공중엔 행복한 기운이 서려 있어,
벌거벗은 나무들, 민둥산,
녹색 들판의 풀들에
기쁨의 느낌을 주는 것 같구나.
누이여! (바라건대)
아침 식사가 끝났으니,
아침 일과는 내버려 두고 서둘러
이리 나와 햇살을 느껴 보렴.
에드워드도 따라올 테지.−그러니 제발
서둘러 산책복으로 갈아입어라.
책은 가져오지 마라. 오늘만은
빈둥거리며 보내자꾸나.
기쁨 없는 어떤 예식도
우리의 살아 있는 달력을 규제하지는 못하리라.
벗이여, 오늘부터 우리는
한 해를 새로 시작하자.
이제는 온 누리에 태어난 사랑이
가슴에서 가슴으로, 땅으로부터 사람으로,
사람으로부터 땅으로 몰래 스며드는 중.
−지금은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
지금 한순간은 애써 궁리한 몇 해보다
더 많은 걸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법.
우리 마음은 기공(氣孔) 하나하나에서
이 계절의 기운을 들이마시리라.
우리 가슴은 무언의 율법을 만들어
오래도록 따르리라.
다가올 해를 위해 바로 오늘에서
우리의 기질을 얻을 수도 있으리라.
여기저기 위아래로 구르는
그 행복한 힘으로
우리 영혼의 가락을 빚어 보자,
영혼이 사랑에 조율되도록.
그러니 오라, 누이여! 오라, 제발,
서둘러 산책복으로 갈아입어라.
책은 가져오지 마라. 오늘만은
빈둥거리며 보내자꾸나.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네.
어린 시절에도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니,
늙어서도 그러하기를.
    아니면 차라리 죽게 해 다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건대 나의 나날들이
자연에 대한 경애(敬愛)로 묶여 있기를.

·변화
변함없는 화음을 지닌 장엄한 곡조의 음계를 따라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소멸은 기어올랐다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가라앉는다.
그것은 범죄나 탐욕이나 쓸데없는 근심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듣기 좋지만 우울한 화음.
진리는 변함없다. 하지만 가장 오래도록 살아남는
그 외적 형상들도 아침에 언덕과 평원을 하얗게 만들고는
더는 흔적도 없는 흰 서리마냥
녹고, 당당하게 잡초들의 왕관을 썼지만
적막한 허공을 가르는 어떤 우연한 외침이나
시간의 믿기 어려운 손길을
견디지도 못하는 어제의
웅장한 탑처럼 쓰러진다.

·한 조각 구름처럼 외로이 떠돌다가
골짜기와 언덕 위로 높이 떠다니는
한 조각 구름처럼 외로이 떠돌다가
문득 나는 보았네 한 무리,
무수한 금빛 수선화들이
호숫가 나무 아래
산들바람에 한들한들 춤추는 것을.
은하수에서 빛나며
반짝거리는 별들처럼 이어져
수선화들은 만(灣) 가장자리를 따라
끝없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네.
고개를 까딱이며 활기차게 춤추는
만 송이 수선화를 언뜻 나는 보았네.
곁에 있는 물결도 춤췄지만, 반짝이는 물결도
수선화의 환희를 당해 내진 못했네.
이토록 명랑한 무리와 함께 있으니
시인이 어찌 흥겹지 않으랴.
지켜보고 또 지켜보았지만, 미처 몰랐네
이 광경이 내게 얼마나 값진 것을 안겨 주었는지.
종종 멍하니 아니면 생각에 잠겨
침상에 누워 있노라면
고독의 축복인 그 마음의 눈에
수선화들 문득 번뜩이기에.
그럴 때면 내 가슴 즐거움으로 가득 차
수선화들과 함께 춤추기에.


☑ 지은이 소개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는 1770년 4월 7일 영국 컴벌런드 호수 지방의 북서부 끝자락에 자리한 코커머스라는 유서 깊은 소도시에서 5남매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워즈워스는 펜리스에서 초등학교(여기서 그는 뒷날 아내가 될 메리 허친슨과 함께 공부했다)를 마친 후 코커머스 그래머스쿨에 입학했지만 채 여덟 살도 되기 전에 어머니가 31세의 젊은 나이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열세 살 때인 1783년, 그의 아버지 또한 세상을 떠났다. 조실부모의 경험과 아끼던 누이동생 도로시와 이별한 경험으로 인해 그는 뒷날 자신의 시에서 빈번히 가족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다.
1787년에 워즈워스는 케임브리지대학교 세인트존스칼리지에 입학했지만, 정규 교과과정보다는 선배 시인들의 시를 읽고 이탈리아어를 배우는 일에 더 열중했다. 1790년에 그와 벗 로버트 존스는 프랑스와 스위스를 거쳐 알프스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까지 여행했는데,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 여행 경험은 ≪서곡≫ 6권에서 상세히 서술된다. 대학 졸업 후 두 사람은 북웨일스를 거쳐 멋진 경관으로 널리 알려진 와이 강 계곡까지 걸어서 여행했다. 1791년 11월 워즈워스는 혁명의 열기에 휩싸여 있던 프랑스로 건너갔다. 혁명 지지자였지만 왕당파 지지자들과도 어울렸고, 아네트 발롱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1792년 10월 말 프랑스를 떠나 12월 말에 영국에 도착했고, 그사이(12월 15일)에 두 사람의 딸 캐롤라인이 태어났다.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선언한 상황에서 워즈워스는 발롱과 결혼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포기했지만, 이후에도 그들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1795년 혹스헤드 그래머스쿨 시절의 벗의 동생인 레이슬리 칼버트가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유산으로 남겨 준 900파운드 덕분에 그의 경제적 여건은 훨씬 나아졌다. 워즈워스와 도로시는 도싯 주 레이스다운으로 이주했고, 그는 이미 1793년에 알프스 산맥 도보 여행이 배경이 된 ≪저녁 산책≫과 ≪소묘≫를 발간함으로써 시인으로서의 명성을 쌓아 가던 중이었다. 그는 이 시집들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은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1772∼1834)와 로버트 사우디(1774∼1843) 같은 시인들과 유니테리언파 신자인 출판업자 조지프 코틀을 브리스톨에서 만났다. 1797년 6월 자신들의 집을 방문해 몇 주간 머문 콜리지에게 호감을 느낀 워즈워스 남매는 당시 콜리지가 살던 네더스토이에 가까운 서머싯의 알폭스덴하우스로 이주했고, 두 시인은 ≪서정담시집≫을 합작해 발간할 계획을 세웠다. 1798년 워즈워스는 도로시와 함께 와이 계곡을 다시 찾았는데, 이때의 경험은 널리 알려진 <틴턴 수도원…>으로 결실을 맺었다. 워즈워스가 브리스톨로 돌아온 직후 쓴 이 시가 포함된 ≪서정담시집≫은 1798년 9월 코틀의 도움으로 익명으로 발간되었고, 두 시인의 ‘창조적 공생’의 성공적인 결실인 이 시집은 영국 낭만주의 시대의 서막을 연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정담시집≫이 발간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워즈워스 남매는 콜리지와 함께 배를 타고 독일로 갔고, 워즈워스 남매는 작센 주의 고즐라에, 콜리지는 괴팅겐에 머물렀다. 도로시와 함께 혹독한 겨울을 고즐라에서 보내는 동안 워즈워스는 이른바 ‘루시 시편들’과 대표작이 될 ≪서곡≫ 1∼2부를 썼다. 이듬해 봄에 귀국한 워즈워스 남매는 1799년 12월 그라스미어의 더브코티지로 이주했는데, 이 집이 그가 호수 지방에서 거주하게 될 세 집 중 첫 집이었다. 이곳에서 지낸 8년은 그의 삶에서 가장 행복하고 생산적인 기간이었다. 이 기간에 그는 ≪서정담시집≫ 2권을 추가했고, 이 시집은 여러 번 판을 거듭했다. 또 1805년에는 13권으로 구성된 자전적 장시인 ≪서곡≫을 완성했고, 또 다른 장시인 ≪소요≫를 쓰기 시작했으며, 1807년에는 ≪합본 시집≫을 발간했다. 1802년에 메리 허친슨과 결혼한 워즈워스는 1803년부터 1806년 사이에 세 자녀를 낳았다. 도로시의 생생하고 매혹적인 일기들은 이 행복했던 더브코티지 시절을 다루고 있다. 1808년부터 1811년까지 3년간 워즈워스 일가는 앨런뱅크에 거주했고, 이곳에서 자녀 두 명이 더 태어났다. 1813년에 워즈워스 일가는 앰블사이드와 그라스미어 사이의 라이덜마운트로 이주했고, 워즈워스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곳에 거주했다.
1814년에 워즈워스는 장시 ≪소요≫를 발간했고, 첫 두 시집의 수준에는 못 미치는 다른 시집들도 뒤따랐다. 1820년대부터 그의 명성은 점차 높아졌고, 성공의 보상들이 잇따랐다. 그는 1838년에는 더럼대학교로부터, 1839년에는 옥스퍼드대학교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옥스퍼드대학교 학위 수여식에서는 “우레 같은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1843년에 사우디의 뒤를 이어 영국의 계관시인으로 임명된 그는 1850년에 세상을 떠났고, 그라스미어 교회 묘지에 묻혔다. 그는 13권으로 구성된 1805년본 ≪서곡≫을 생전에 발간하지 않고 평생 동안 끊임없이 다듬어 14권으로 재편성했는데, 그의 사후 아내 메리 허친슨은 이 1850년본 ≪서곡≫을 처음으로 독자들 앞에 내놓았다.


☑ 옮긴이 소개

윤준
윤준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부터 현재까지 배재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영문과에서 풀브라이트 방문학자(1992∼1993)로 연구했으며, 한국현대영어영문학회 제1회 우수논문상(2005)을 수상했다. 콜리지와 워즈워스를 비롯한 영국 낭만주의 시인들과 현대 영미 시인들에 관한 일련의 논문들을 발표해 왔고, 한국현대영미시학회장(2011∼2012)과 한국현대영어영문학회장(2011∼2013)으로 일했으며, 저서로 ≪콜리지의 시 연구≫(2001), 역서로 ≪문학과 인간의 이미지≫(1983), ≪거상−실비아 플라스 시선≫(공역, 1986), ≪영문학사(제4개정판)≫(공역, 1992), ≪Who’s Who in Korean Literature≫(공동 영역, 1996), ≪티베트 원정기≫(공역, 2006), ≪영미시의 길잡이≫(2007), ≪티베트 순례자≫(공역, 2007), ≪영문학의 길잡이≫(2008), ≪마지막 탐험가−스벤 헤딘 자서전≫(공역, 2010), ≪콜리지 시선≫(2012) 등이 있다.


☑ 목차

가엾은 수전의 몽상 ················3
동물적 평온함과 쇠잔함 ··············5
누이에게 ·····················7
초봄에 지은 시 ··················11
우린 일곱이에요 ·················14
사이먼 리 ····················19
충고와 대답 ···················26
돌려놓은 탁자 ··················29
틴턴 수도원에서 수마일 떨어진 상류 지점에서 지은 시−1798년 7월 13일, 여행 중에 와이 강둑을 다시 찾았을 때 ························32
개암 따기 ····················42
문득 북받치는 슬픔을 나는 느꼈네 ·········46
그녀는 인적 없는 곳에 거주했네 ··········49
3년을 그녀는 햇살과 소나기 속에서 자랐네 ·····51
선잠이 내 정신을 봉해 버렸네 ···········54
모르는 사람들 사이를 나는 돌아다녔네 ·······55
루시 그레이 ···················57
4월의 두 아침 ··················62
뻐꾸기에게 ···················66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네 ·······69
1801년(‘나는 보나파르트를 애통해했다’) ·······70
결의와 자립 ···················72
웨스트민스터 교(橋)에서, 1802년 9월 3일 ······84
고요하고 상쾌한 아름다운 저녁이어라 ········86
런던에서, 1802년 9월 ···············88
런던, 1802년 ···················90
베네치아공화국의 멸망에 부쳐 ···········92
수녀들은 수녀원의 비좁은 방에 불만이 없고 ·····94
우리는 너무 속세에 물들어 버렸네 ·········96
의무에 부치는 송가 ················98
송가−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얻은 불멸성의 암시 ··103
한 조각 구름처럼 외로이 떠돌다가 ·········117
그녀는 기쁨의 화신 ···············119
서쪽으로 걸어가다가 ···············122
홀로 추수하는 처녀 ···············125
비가(悲歌) ···················128
갑작스러운 기쁨에 ················133
더든 강 ·····················135
케임브리지대학교 킹스칼리지 채플 안에서 ·····137
변화 ······················139
종달새에게 ···················141
소네트를 깔보지 마오 ··············142
증기선, 고가교, 철도 ···············145
눈을 들지 않고 천천히 땅 위를 걷는 건 정말 기분 좋구나 ·····················147
제임스 혹의 부고를 접하고 쓴 즉흥시 ·······148
≪서곡≫(1850) ·················153
   오, 축복 있구나 이 온화한 미풍에 ········153
   내 영혼은 멋진 파종기를 맞았고 ·········157
   어느 여름날 저녁 ···············159
   위낸더의 소년 ·················162
   생플롱 고갯길 ·················166
   시간의 점 ···················175
   스노던 산 등정 ················181
부록−≪서정담시집≫(1802) 서문(초록) ······193

해설 ······················201
지은이에 대해 ··················215
옮긴이에 대해 ··················223

2013년 6월 11일 화요일

로세티 시선(Selected Poems of Christina Rossetti)



도서명 : 로세티 시선(Selected Poems of Christina Rossetti)
지은이 : 크리스티나 로세티(Christina Rossetti)
옮긴이 : 윤명옥
분야 : 영국 / 시
출간일 : 2013년 6월 12일
ISBN : 978-89-6680-999-8 03840
18,000원 / 사륙판 _ 무선제본 /  270쪽




☑ 책 소개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시인 로세티의 시집이다. 현모양처의 규범을 강요하던 시대, 남성 시인들 사이에서 독자적인 여성의 목소리를 냈다. 단순하게 즐길 수 있는 동요시부터 고차원적 기법을 구사하는 시까지 폭넓은 시 세계를 담았다.


☑ 출판사 책 소개

크리스티나 로세티(Christina Georgina Rossetti, 1830∼1894)는 19세기 빅토리아 영국 사회의 남성 중심 이데올로기와 반여성주의 관습 속에서 독신 여성 시인으로서 여성의 주체적인 목소리를 새로이 낸 독창적인 시인으로 꼽힌다. 오빠들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Dante Gabriel Rossetti)와 윌리엄 로세티(William Rossetti)를 포함해 7명의 화가, 조각가, 문인으로 출발한 라파엘 전파(Pre-Raphaelte Brotherhood)가 펼친 유미주의 예술 운동의 영향을 받으면서 시작(詩作) 활동을 했으며, 이들의 기관지에 시를 발표하고, 또 이들의 그림을 위해 모델을 하면서 일찍이 여성으로서 자기 세계를 파악하고 탐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 예술가가 주도하는 예술 세계의 모델이라는 독특한 경험은 그녀로 하여금 남성 예술가에 한정된 당대의 예술 세계에서 여성 예술가로서 주체성을 더욱더 강화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대적 상황과 그 시대에 따른 예술적 표현의 한계를 간파한 그녀는 우회적인 기법과 전략을 선택해 당대의 눈을 거스르지 않는 체념과 인내의 시학을 구사한다. 이는 자기희생, 자기 유폐, 자기 부정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내세 지향적인 세계관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말하자면 그녀는 고통, 죽음, 인내, 체념과 같은 마스크를 사용하고, 판타지와 알레고리 같은 형식을 사용하고, 죽은 자가 산 자를 엿본다거나 그림 속의 모델이 화가를 엿본다거나 하는 등 기존의 사고로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전도되고 전복된 시각을 작품 속에서 구사한다. 이는 그녀 자신이 당대의 남성적 시각의 검열을 교묘히 피하면서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자신의 세계를 은밀히 내세우는 하나의 방법이었는데, 이는 그 자체로서 새롭고 혁신적인 시 기법이었다.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자신의 시에서 대체로 삶에 대한 거부를 드러낸다. 그녀가 살고 있는 삶이 자신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할뿐더러 고통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으로서 억압된 삶을 살아야 하고 질병으로 인해 고통스럽고 변절한 애인으로 인해 사랑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이 세상은 그녀가 존재하고 싶지 않은 세계다. 따라서 그녀는 현세를 부정하고 인생무상을 노래하기도 하는데, 이는 ‘일체 세상사가 헛되고도 헛되다(vanity of vanities)’는 성경의 가르침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리고 그 허망함의 근저에는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놓여 있다.
따라서 죽음은 그녀가 즐겨 다룬 주제다. 삶과 죽음, 세상과 인간, 그리고 많은 사물들에 대해 치열하게 숙고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각기 언어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 그녀에게 죽음은 유한한 모든 인간이 도달해야 하는 종착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독신으로 살아가며 시를 쓰고, 사랑의 아픔을 경험하고, 폐결핵, 협심증, 그레이브스병, 암 등 많은 질병으로 고통스런 삶을 살았던 그녀에게 죽음은 그 어느 시인보다도 끊임없이 숙고하고 명상해야 할 크나큰 주제였다. 같은 시대의 여류 시인 엘리자베스 브라우닝(Elizabeth Barrett Browning)은 불치병이 있었음에도 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을 만나 결혼을 하고 그와 참된 사랑을 주고받으며 여성적인 사랑의 시를 구가함으로써 당대에 사랑시의 대가로 유명해진 것과 달리,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고독과 병고에 시달리며 종교적 절제 속에서 죽음의 시를 쓰며 일생을 보냈다. 이런 그녀에게 시 쓰기는 힘겨운 삶 속에서 자신을 지탱해 주는 친구였으며 힘겨운 난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애인이었고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공표하는 대변자였다고 할 수 있다.


☑ 책 속으로

·오, 숙녀 케이트, 내 사촌 케이트,
  너는 나보다 더 예쁘게 자랐지.
그가 네 아버지 문 앞에서 너를 보더니,
  너를 택하고는 나를 버렸지.
그가 길을 걸어가는 너를,
  호밀밭에서 일하는 너를 지켜보았지.
그가 너를 천한 집에서 들어 올려
  높은 곳에 그와 함께 앉도록 했지.

네가 아주 착하고 순수하기 때문에
  그는 너를 반지로 붙잡았지.
이웃 사람들은 너를 착하고 순수하다고 하고,
  나를 버림받은 것이라고 하지.
내가 이렇게 먼지 속에 앉아 울부짖는데,
  너는 금화 속에 앉아 노래 부르고 있지.
이제, 우리 중 누가 더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걸까?
  너는 나보다 더 강한 날개를 가졌지.

오, 사촌 케이트, 내 사랑은 진심이었고,
  네 사랑은 그저 모래 위에 쓴 것이었지.
만일 그가 내가 아니라 너를 갖고 놀았더라면,
  만일 네가 지금 내 위치에 있었더라면,
그는 그의 사랑으로 나를 얻지 못했을 텐데.
  땅으로 나를 사지는 못했을 텐데.
나는 그의 얼굴에 침을 뱉고
  그 손을 잡지도 않았을 텐데.

하지만 나는 네가 갖지 못하고,
  가질 것 같지도 않은 재능을 가졌지.
네가 좋은 옷과 결혼반지를 모두 가졌어도
  곧 초조하게 만들 게 분명한 재능을.
나의 수치이자 자랑거리인 금발의 아들아,
  더 가까이, 더 가까이 내게 붙어 있어라.
네 아버지가 그의 관을 쓸 사람에게
  땅을 물려주게 될 테니.

·내가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날 위해 슬픈 노래 부르지 말아요.
내 머리맡에 장미도 심지 말고,
  그늘 드리우는 사이프러스도 심지 말아요.
내 무덤 위에 있는 푸른 풀이
  소나기와 이슬방울에 젖도록 내버려 두세요.
그리고 당신이 기억하고 싶으면, 기억해 주세요.
  또 당신이 잊고 싶으면, 잊어 주세요.

난 그늘을 보지 못할 거예요.
  비가 오는 것도 느끼지 못할 거예요.
나이팅게일이 계속해서
  고통스런 노래를 불러도 듣지 못할 거예요.
떠오르지도 않고 지지도 않는
  저 어스름 빛 속에서 꿈을 꾸면서,
어쩌면 나는 당신을 기억할지 몰라요.
  또 어쩌면 당신을 잊을지도 몰라요.

·무엇이 무거울까? 바닷모래와 슬픔 중에.
무엇이 짧을까? 오늘과 내일 중에.
무엇이 연약할까? 봄꽃들과 청춘 중에.
무엇이 깊을까? 바다와 진리 중에.

·하나의 얼굴이 그의 모든 캔버스로부터 밖을 내다보고 있네.
똑같이 생긴 하나의 모습이 각각의 캔버스에 앉거나 걷거나 기대어 있네.
그녀는 그 캔버스들 바로 뒤에 숨어 있었다네.
거울이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든 모습을 비춰 주었다네.
오팔이나 루비로 장식된 드레스를 입은 여왕,
가장 신선한 여름의 신록을 걸친 이름 모를 소녀,
성녀, 천사.− 모든 캔버스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가지 똑같은 의미를 표현하고 있네.
그는 밤이고 낮이고 그녀의 얼굴을 먹고 살고,
진실로 착한 눈을 가진 그녀는 돌아서서
달처럼 아름답고 빛처럼 즐겁게 그를 본다네.
기다림으로 이지러지지도 않고, 슬픔으로 흐릿해지지도 않은 채,
실재가 아닌 그녀는 희망이 밝게 빛날 때처럼 있었고,
실재가 아닌 그녀는 그의 꿈을 채워 주고 있다네.


☑ 지은이 소개

크리스티나 로세티(Christina Georgina Rossetti, 1830∼1894)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1830년 12월 5일 영국 런던의 샬럿 가 38번지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이탈리아 중부 지방인 아브루초에서 런던으로 정치 망명한 이탈리아 시인 가브리엘레 로세티였고 모친은 바이런과 셸리의 친구이며 내과 의사이자 작가인 존 윌리엄 폴리도리의 여동생 프랜시스 폴리도리였다. 막내딸인 그녀에게는 두 명의 오빠와 한 명의 언니가 있었는데, 오빠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Dante Gabriel Rossetti)는 빅토리아조 후기 예술가들의 문예 운동인 라파엘 전파(Pre-Raphaelite Brotherhood)를 결성하고 이를 주도적으로 이끈 화가이자 시인이었고, 또 다른 오빠 윌리엄 마이클 로세티와 언니 마리아 프란체스카 로세티는 작가였다.
주로 낭만적인 시, 종교적인 시, 동시를 쓴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어려서부터 문학에 조숙한 감상력을 나타냈으며, 오빠처럼 시인 기질을 타고 났는데, 열두 살인 1842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오빠 단테는 일찍이 그녀의 천재성을 인정해 시를 발표하도록 권고했는데, 열여덟 살인 1848년에 그녀는 ≪아테나 신전(Athenaeum)≫에 첫 번째 시를 발표했고, 그 후에는 “엘렌 앨런”(Ellen Alleyne)이라는 필명으로 라파엘 전파가 간행하고 오빠 윌리엄이 편집을 맡은 문학잡지 ≪기원(The Germ)≫에 여러 편의 시를 발표했다. 그리고 서른한 살 때인 1862년에는 그녀의 첫 시집이자 가장 유명한 시집인 ≪고블린 시장과 기타 시들(Goblin Market and Other Poems)≫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많은 비평적 찬사를 받았으며 그녀를 당대 주요 여류 시인으로 확고히 서게 해 주었는데, 1861년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이 죽고 그 이듬해에 나온 이 시집은 곧바로 그녀를 엘리자베스의 계승자로 열렬한 환호를 받도록 했다. 또한 환상적인 시, 동시, 종교시, 설교문, 논설문에 뛰어난 재주를 보인 그녀에게 홉킨스, 스윈번, 테니슨 등도 찬사를 보냈으며, 후에 암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테니슨의 뒤를 이을 계관시인 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했다.
1870년대 초부터 그녀는 고통스럽고 보기 흉한 그레이브스병(안구가 돌출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걸려 고생했다. 그리고 1893년에는 유방암에 걸려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그 이듬해에 재발해 결국 1894년 12월 29일에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생전에 미국 남부의 노예제도, 동물을 실험에 이용함으로써 학대하는 것, 미성년자를 창녀로 이용해 노동 착취하는 것 등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 옮긴이 소개

윤명옥
윤명옥은 충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원에서 존 키츠의 시에 대한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와 뉴질랜드에서 시 창작을 공부했다. 충남대학교에 출강하는 한편, 국제계관시인연합 한국위원회 사무국장과 한국시 영역 연간지 ≪POETRY KOREA≫의 편집을 맡았었으며, 현재는 홍익대학교와 가천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영미학, 교양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영미 시와 캐나다 문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해 왔으며, 전공 저서로 ≪존 키츠의 시 세계≫, ≪역설·공존·병치의 미학: 존 키츠 시 읽기≫가 있고, 우리말 번역서로 ≪키츠 시선≫, ≪엔디미온≫, ≪바이런 시선≫,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사랑시≫, ≪로버트 브라우닝 시선≫, ≪디킨슨 시선≫, ≪나의 안토니아≫,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 등 다수가 있다. 영어 번역서로 ≪A Poet's Liver≫, ≪Dancing Alone≫, ≪The Hunchback Dancer≫ 등이 있다.
허난설헌 번역문학상, 세계우수시인상, 세계계관시인상을 수상했으며, 한국과 미국에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말 시집(필명: 윤꽃님)으로 ≪거미 배우≫, ≪무지개 꽃≫, ≪빛의 실타래로 풀리는 향기≫, ≪한 장의 흑백사진≫, ≪괴테의 시를 싣고 가는 첫사랑의 자전거≫가 있고, 미국에서 출간된 영어 시집(필명: Myung-Ok Yoon)으로 ≪The Core of Love≫, ≪Under the Dark Green Shadows≫가 있다.


☑ 목차

꿈나라 ······················3
집에 돌아와서 ···················5
겨울비 ······················7
사촌 케이트 ···················10
그래스미어의 어린양들 ··············14
생일 ······················16
여름철 소망 ···················18
날 기억해 주세요 ·················20
죽은 후에 ····················21
종말 ······················23
나의 꿈 ·····················25
사과 수확 ····················30
노래(한 쌍의 비둘기) ···············32
메아리 ·····················33
겨울: 나의 비밀 ··················35
또 한 번의 봄 ···················38
종의 울림 ····················40
5월 ·······················42
날개 위에서 ···················43
고요한 황혼 ···················45
아내가 남편에게 ·················50
신기루 ·····················52
추방 ······················53
새의 노래 ····················55
숙면(熟眠) ····················56
노래(그녀는 앉아서 노래했네) ···········58
노래(내가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59
죽음 이전에 죽은 ·················61
달콤하기에 씁쓸한 ················62
안식 ······················63
수녀원 문턱 ···················64
언덕 위 ·····················74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으리” ·········76
더 귀한 부활 ···················78
아름다운 죽음 ··················80
한 가지 확실한 것 ·················82
상징 ······················84
“들판의 백합화를 봐요” ··············86
세상 ······················88
바다에서 잠자다 ·················89
평온한 봄 ····················95
초상화 ·····················97
한 해 동안 바람에 떨어지는 것들 ·········100
조감도 ·····················106
왕실의 공주 ···················111
삶과 죽음 ····················123
새인가, 짐승인가? ················125
추위 ······················127
바닷가에서 ···················128
푸른 옥수수밭 ··················130
이브의 딸 ····················132
낙원 ······················133
모국(母國) ···················137
생명의 실 ····················140
여름은 끝나고 ··················144
낮은 산의 봉우리는 햇빛으로 물들고 ········145
희망의 노래 ···················146
“그런 다음, 그것들은 누구의 것이 될까?” ······148
“너희가 그들보다 훨씬 더 낫지 않은가?” ······149
만일 ······················151
베일 속에 ····················153
세상사 ·····················154
키츠에 관해 ···················155
여왕 장미 ····················157
진보하는 중 ···················159
마침내 잠들어 ··················160
거미줄 ·····················161
어느 화가의 스튜디오에서 ············162
애도가 ·····················164
고블린 시장 ···················166
크리스마스 때 ··················199
크리스마스 캐럴(황량한 한겨울에) ·········200
크리스마스 캐럴(별빛이 흐려지기 전에) ······203
말이 없는 친구 ·················205
나는 눈을 파고 또 팠네 ··············208
홍방울새가 슬픔에 차서 하는 말을 들어 보세요 ···209
희망은 태어날 때부터 떠는 초롱꽃과 같다네 ····210
물가에는 골풀들이 있고 ·············211
내가 여왕이 되면 ················212
무엇이 무거울까? ················213
갈색의 털 많은 쐐기벌레야 ············214
손수건 단을 꿰매는 일 ··············215
만일 돼지가 가발을 쓰면 ·············216
무엇이 분홍빛일까? ···············217
핀은 머리가 있지만, 머리카락이 없다네 ······218
도시 쥐는 집에 산다네 ··············220
물고기들이 우산을 쓴다면 ············221
개는 개집에 누워 있고 ··············222
만일 희망이 덤불에서 자라고 ···········223
나는 손을 심었네 ················224
백합은 기품이 있다네 ··············225
마거릿은 우유 통을 채워야 한다네 ·········226
쾌활한 양 한 마리 ················227
세 명의 꼬마들 ·················228
한 마리 하얀 암탉이 ···············229
나는 세상에 단 한 그루의 장미를 갖고 있네 ·····230
“나를 강 건너 주오” ···············231
누가 바람을 보았다 하는가? ············232
다이아몬드인가요, 석탄인가요? ··········233
에메랄드는 풀처럼 푸르다네 ···········234
작은 배는 강을 항해하고 ·············235
나는 사랑스런 남편이 있다네 ···········236
모든 종이 울리고 있네 ··············237
벌은 무얼 하지? ·················238
카드로 만든 집은 ················239
아기가 자고 있네 ················240
엄마 없는 아기와 아기 없는 엄마 ·········241
자장자장, 오, 자장자장! ·············242

해설 ······················243
지은이에 대해 ··················252
옮긴이에 대해 ··················257

2012년 12월 28일 금요일

엔디미온: 시적 로맨스




도서명 : 엔디미온: 시적 로맨스
 Endymion: A Poetic Romance
지은이 : 존 키츠(John Keats)
옮긴이 : 윤명옥
분야 : 영국 시
출간일 : 2012년 12월 27일
ISBN : 978-89-6680-618-8 03840
18000원 /A5 /  304쪽



☑ 책 소개

키츠가 최초로 쓴 장시로, 4050행짜리 대서사시다. 단 25년의 짧은 생애 동안 영문학사에 길이 빛나는 명시들을 남긴 천재 시인 키츠. 그가 이상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고뇌를 그리스 신화로 재구성했다. 환상적인 표현과 그 속에 담긴 빛나는 이상은 낭만주의의 정수를 맛보게 한다.


☑ 출판사 책 소개

존 키츠는 자신의 시적 야심을 실험하기 위해 그의 최초의 장시인 ≪엔디미온: 시적 로맨스(Endymion: A Poetic Romance)≫를 쓴다. 키츠 자신이 “시도하는 시”로 명명했던 것처럼, 이 시는 시의 분량이 방대하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내용에 통일성이 결여되고 산만하다. 그러나 키츠의 시론과 더불어 그의 다양한 시적 장치에 대한 태동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 나온 그의 대작들의 산실이란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또한 이 시는 키츠가 그의 대부분의 시에서 표현하고 있는 지상과 천상, 육신과 영혼, 인간과 신에 관한 사고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어 키츠 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이 시에서는 이원적인 주제의 한 통로로서 지상과 천상, 인간과 신, 그리고 육신과 영혼의 공존에 대한 희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런 희구가 인간 세상에서 참된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해진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시의 뼈대가 되는 이야기는 신화 속 달의 여신과 아름다운 소년 목동이 나눈 사랑에서 차용한 것이다. 본래의 신화에 의하면 라트모스 산의 아름다운 양치기 소년인 엔디미온은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사랑을 받는다. 어느 날 그가 잠든 것을 지켜보던 아르테미스가 내려와 키스하고 그를 달로 데려감으로써 그는 천상의 세계로 승천한다. 이 신화에서 우리는 엔디미온이 매우 수동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키츠는 그의 시에서 엔디미온을 본래의 신화와 정반대로 그 스스로 자신이 연모하는 대상인 달의 여신을 찾아다니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인물로 변모시킨다. 키츠는 옛 신화를 변형해 그 신화 속에 인간적인 의미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 시는 그 부제가 암시하듯 시적 로맨스로서 상상력에 의한 유동성과 그 유동성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점진적인 발전과 상승을 보여 준다. 인간은 먼저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지하고, 나아가 사랑과 우정으로 다른 인간과 동화하며, 감각적인 성적 사랑을 거쳐 자기 상실, 혹은 몰개성을 통해 본질과 일치해 불멸을 성취하는 것으로 발전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인간은 정수(essence)인 신에 용해되어 불멸을 인식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자기 소멸을 통해 자연미의 인식을 거쳐 “하나가 됨(oneness)”에 이르고, 거기서 다시 자기 소멸은 더욱 심화되어 우정과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 책 속으로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
그 사랑스러움은 오로지 증가할 뿐, 결코
무(無)가 되지 않는다네. 그것은 우리에게 영원히
조용한 쉼터가 되어 주고, 감미로운 꿈으로
가득 찬 잠을 주고, 건강과 차분한 호흡을 준다네.
그러므로 우리는 아침마다 
지상에 우리를 묶어 두는 화환을 만든다네.
탐구하라고 있는 우리의 실망과
비인간적인 면이 없는 고상한 천성들과 우울한 날들,
건전하지 못하고, 너무나 암울한 모든 일이 있음에도−
그렇다네, 이런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형상은 우리의 어두운 영혼들로부터
관보(棺褓)를 걷어치워 멀리 보내 버린다네. 태양, 달,
순박한 양을 위해 그늘의 은혜를 베풀어 주는
젊거나 늙은 모든 나무들이 그렇다네. 그들이 함께 살고 있는
초목의 세계 속에 있는 수선화들, 더운 날
스스로 서늘한 은신처를 만드는 맑은 실개천,
그리고 반짝이는 아름다운 사향 장미들로 풍성한
덤불숲이 그렇다네. 그리고
죽은 위대한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상상하는 운명의 장관,
우리가 듣거나 읽은, 모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
천국의 가장자리로부터 우리에게 불멸의 물을 뿜어내는
영원불멸의 샘물 또한 그렇다네.

●  천 개의 미로들을 지나친 후에,
마침내, 갑작스레 걸음을 멈추고 그는
도금양으로 벽이 쳐지고, 나무 그늘이 높이 드리워져 있고,
빛, 향기, 부드러운 음악으로 가득 찬,
그리고 그 옆에는 아름답고 신기한 것들이 더욱 많은
침실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네.
왜냐하면 장밋빛 긍지의 실크 침상 위에,
모든 것들 가운데, 가장 멋있는 아름다움, 진실로 아름다움에 있어
한숨이 헤아릴 수 있는 것, 혹은 만족이 도달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멋진 한 젊은이가 거기서 누워 잠을 자고 있었기에.
●  그 저주스러운 마법사의 이름이 내 대략적인 추측 위에
얼음처럼 마비된 채 떨어졌다오. 진실이 벌거벗은 채
군대의 칼처럼 내 가슴을 겨눴다오.
나는 분노가 죽음의 화살촉을 벼리고,
살해당한 나의 정신이 공포로 휘감긴 채
밤의 어두운 굴속에서 기절해 가는 것을 보았다오.
나의 구세주여, 내가 깨어 있는 것이 얼마나
황량한 것인지 생각해 보시오! 수십 겹이나 되는
혐오와 증오와 공포가 나를 그들 사이에서
한 점의 전리품으로 찢어 놓았다오. 난 야생의 숲에 있는
지하 감옥의 가장 안쪽으로 달아날 준비를 했다오.
나는 사흘을 도망쳤다오− 그때 보시오! 내 앞에는
성난 마녀가 노려보며 서 있었다오. 오, 디스 신이시여!
●    그러니, 슬픔이여 오라!
    가장 달콤한 슬픔이여!
내 아기인 양, 나는 그대를 내 품에 안으리니.
    나는 그대를 속이고
    그대를 떠날 생각을 했지만,
이제 나는 세상 모든 것 중에서도 그대를 가장 사랑한다네.


☑ 지은이 소개

존 키츠(John Keats, 1795∼1821)
영국 낭만주의 시인들 중 막내인 존 키츠는 1795년 10월 31일 영국의 런던 페이브먼트 로 무어필즈 24번지에서 마차 대여업자의 고용인인 아버지와 그 집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키츠는 학교에서 책을 많이 읽었으며, 키가 다 컸을 때 154cm였을 정도로 작고 몸은 약했지만, 명랑하고 싸움도 잘하고 매우 남자다운 성향을 지녔으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동생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일찍이 인간 삶의 고통과 슬픔을 경험한 그는 약제사 겸 외과의가 될 생각으로 학교를 마친 후 병원에서 견습생을 거쳐 의사와 약제사 면허를 받지만 문학에 심취해 개업을 포기하고 문학 서적을 읽으며 인간 삶의 고통과 우울, 그리고 이에 대한 해독제로서의 사랑과 영원한 아름다움에 대한 시들을 쓰기 시작한다.
키츠에게 문학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는 영국 낭만주의 시인의 막내가 될 초석을 닦은 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첫 작품집 ≪시집(Poems)≫에 이어 ≪엔디미온(Endymion)≫을 출간하고, 여러 작품들을 발표하며 유명한 시인이 된다.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 이탈리아 로마로 가서 스페인 광장 26번지(26 Piazza Di Spagna)에 방을 얻어 지내다가 1821년 2월 23일에 스물여섯 살의 젊은 나이로 죽어 로마의 신교도 묘지에 묻히고 만다. 그의 묘비에는 엘리자베스 시대의 극작가인 프랜시스 보몬트(Francis Baumont)의 <필래스터(Philaster)>에서 따온 문구인 “여기 물 위에 이름을 쓴 자가 누워 있노라(Here lies one whose name was writ in water)”가 쓰여 있다.


☑ 옮긴이 소개

윤명옥
윤명옥은 충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원에서 존 키츠의 시에 대한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와 뉴질랜드에서 시 창작을 공부했다. 충남대학교에 출강하는 한편, 국제계관시인연합 한국위원회 사무국장과 한국시 영역 연간지 ≪POETRY KOREA≫의 편집을 맡았었으며, 현재는 홍익대학교와 가천대학교에서 영미 시와 교양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영미 시와 캐나다 문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해 왔으며, 전공 저서로 ≪존 키츠의 시 세계≫, ≪역설·공존·병치의 미학: 존 키츠 시 읽기≫가 있고, 우리말 번역서로 ≪키츠 시선≫, ≪바이런 시선≫, ≪테니슨 시선≫,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사랑시≫, ≪로버트 브라우닝 시선≫, ≪디킨슨 시선≫, ≪휘트먼 시선≫, ≪가넷 시선≫, ≪나의 안토니아≫,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 등 다수가 있다. 영어 번역서로 ≪A Poet's Liver≫, ≪Dancing Alone≫, ≪The Hunchback Dancer≫ 등이 있다.
허난설헌 번역문학상, 세계우수시인상, 세계계관시인상을 수상했으며, 한국과 미국에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말 시집(필명: 윤꽃님)으로 ≪거미 배우≫, ≪무지개 꽃≫, ≪빛의 실타래로 풀리는 향기≫, ≪한 장의 흑백사진≫, ≪괴테의 시를 싣고 가는 첫사랑의 자전거≫가 있고, 미국에서 출간된 영어 시집(필명: Myung-Ok Yoon)으로 ≪The Core of Love≫, ≪Under the Dark Green Shadows≫가 있다.


☑ 목차

제1권 ······················1
제2권 ······················61
제3권 ·····················137
제4권 ·····················209

해설 ······················279
지은이에 대해 ·················292
옮긴이에 대해 ·················296

2012년 6월 8일 금요일

블레이크 시선



☑ 책 소개


윌리엄 블레이크는 시에 삽화를 그려 넣어 특별한 작품을 만들어 냈던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으로, 미술성이 뛰어났다. 1793년까지의 짧은 시 전체와 장시 세 편을 실었다. 단순한 시어를 통해 민중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영국 현실의 모순을 폭로하고 비판한다. 신과 인간과 자연을 새롭게 인식해야한다는 블레이크 시의 주장은 여전히 현실성을 지니고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블레이크 시의 탄생 지점

그가 시를 쓰고 동판화를 제작한 1780년대 이후는 1789년에 발발한 프랑스혁명으로 영국 및 유럽의 경우 격동의 시기였다. 18세기 초엽에 영국으로부터 일어난 산업혁명은 일반 민중들의 삶을 그 근간에서부터 바꾸어 놓고 있었다. 산업혁명이란 사실 중세의 종언을 불러온 자본주의가 가속적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이었다. 이런 변화는 영국을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만들어 주긴 했지만, 다수 민중들의 삶을 더욱 곤궁하게 만들었다.

현실 모순의 대응 방식

그의 시는 런던의 시민들, 나아가 영국의 민중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현실의 모순을 낱낱이 폭로하고, 그 원인을 드러낸다. 당시 영국 민중들의 삶을 불행의 나락으로 밀어 넣은 것은 민중들의 개혁 열망과 생활의 곤궁함을 무시하는 왕과 귀족들의 폭정이었으며, 새로이 부상한 자본가 계급의 탐욕이었다. 또한 이러한 현실의 모순을 수수방관하거나, 그 현실을 재생산하는 데 기여하는 성직자들의 무능과 무책임이었다. 현실의 역사를 주도하는 지배자들은 폭정과 전쟁을 일삼았고, 성직에 종사하는 이들은 신의 진정한 가르침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았다.

우선 그는 시에서 사람들의 인식 구조를 바꾸어 만물을 새로운 모습으로 보도록 교육하고자 한다. 현실의 온갖 모순들은 블레이크가 보기에, 기본적으로 신과 인간과 자연을 대하는 사람들의 그릇된 태도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블레이크가 ≪순수의 노래≫의 작품들에 경험의 노래들을 더해 합본 ≪순수와 경험의 노래≫(1794)를 준비했던 1790년대 초반은 영국의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가 보수화의 일로를 걷고 있을 시기다. 한편 자본주의의 발전과 산업혁명의 진전은 빈부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켰다. 이런 현실의 모순을 목도한 블레이크의 경험의 노래들과 일부 예언 시들은 더욱 직접적으로 인간의 왜곡된 가치 체계와 관련한 현실을 비판하게 된다.

또한 1790년대 중반을 지나가며 그의 시는 신화적 측면을 강하게 드러내는데, 그의 장시들이 주로 구상되고 쓰이기도 하는 1790년대 후반쯤에는 블레이크의 개인적 신화 체계가 거의 완성된다.

블레이크 시의 신화 체계는 한편으로 유럽의 실제 역사 너머에 있는 인류 역사의 또 다른 가능한 모습에 대해 교육하기도 하며, 때로는 당시의 왜곡된 사회 현실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하고, 또 동시에 과거의 오류로부터 벗어나 신성한 세계의 건설에 동참하지 않는 당대의 지배자들에 대한 예언적 심판을 행할 수 있게 해 주는 시적 장치로 기능하는 것이다.


☑ 책 속으로

But most thro' midnight streets I hear

How the youthful Harlots curse

Blasts the new-born Infants tear

And blights with plagues the Marriage hearse

그러나 무엇보다 나는 듣노라 한밤중 거리에서

어떻게 젊은 창녀의 저주 소리가

갓난아기의 눈물을 메마르게 하고

역병으로 결혼영구차를 병들게 하는가를.


☑ 지은이 소개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

윌리엄 블레이크는 1757년 11월 28일 런던의 브로드가(Broad Street) 28번지에서 아버지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와 어머니 캐서린 블레이크(Catherine Blake)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2세가 되는 1769년부터 짧은 시들을 습작했고, 이때의 작품들은 ≪시적 소묘(Poetical Sketches)≫(1783)에 실려 있다. 15세 때부터 7년 동안 당시 꽤 알려져 있던 판화가 제임스 버자이어(James Basire) 밑에서 도제 생활을 했다. 그의 이른바 완성작이라고 불리는 동판화 시화집 제작에 필요한 밑그림, 수채화, 유화 등의 기술들이 이때 연마된다.

청년 블레이크는 남의 책에 삽화를 그려 넣거나, 판화를 제작해 돈을 벌었고, 간간이 시를 쓰기도 했다. 그는 25세가 되던 1782년에 채소 농장을 경영하던 윌리엄 바우처(William Boucher)의 딸 캐서린 소피아 바우처(Catherine Sophia Boucher)와 결혼한다. 결혼한 이듬해에 인쇄된 ≪시적 소묘≫ 이후 블레이크는 더 많은 자신의 글과 그림을 동판화로 제작하는데, ‘채색 인쇄법(illuminated printing)’이라는 자기 고유의 동판화 제작법을 고안해 내기도 한다. ≪순수와 경험의 노래≫를 위시한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은 모두 이 방법에 의해 동판화로 제작되었다.

1790년 템스 강의 반대편 지역인 램버스(Lambeth)로 이사하고 이곳에서 ‘램버스 예언시’라고 불리는 일련의 예언시들을 쓴다. 이때의 블레이크는 출판업자 조지프 존슨(Joseph Johnson)의 출판물에 삽화를 그려 넣기도 하며, 그의 집에서 당시의 급진적 개혁주의자들인 조지프 프리슬리(Joseph Priestley), 토머스 페인(Thomas Paine), 윌리엄 고드윈(William Godwin), 메리 울스턴크래프트(Mary Wollstonecraft) 등과 회동하게 된 것도 이 어름이다.

블레이크가는 1800년에 남부 해안의 시골 마을 펠펌(Felpham)의 조그만 오두막으로 이사하게 된다. 이곳에서 그의 장시 3부작이 구상되거나 일부 창작된다.

1803년 8월에 있었던 펠펌에서의 술 취한 국왕 직속 기병대 소속의 사병 ‘스코필드(John Schofield) 사건’ 으로, 일련의 송사 이후 이 사건은 그의 시세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는 스코필드와 그 동료를 ≪예루살렘≫에서 악당의 한 무리로 형상화해 심판한다. 나아가 그는 후기의 장시들을 두꺼운 개인적 신화 체계로 둘러싸 시의 상징적이고 암시적인 분위기를 더욱 강화했다.

만년의 블레이크는 시 창작보다는 동판화 작업에 더 경주했다. 이 시기 초서(Geoffrey Chaucer)의 ≪캔터베리 이야기≫, 그리고 <욥기> 및 단테의 작품, 밀턴의 ≪복낙원≫ 등의 삽화를 제작했다. 블레이크는 1827년 8월 12일 6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9세기 중엽 스윈번(Algernon Charles Swinburne)을 위시한 라파엘전파의 시인들이 그의 천재성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20세기 초엽을 지나며 그의 시세계가 지닌 독창성과 문학적 가치는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성취로 간주되게 되었다.

반파시즘을 호소한 희곡 <하얀 역병>(1937)과 <어머니>(1938)에서는 군비 경쟁의 정지를 호소하고, 나치의 체코슬로바키아 침입을 앞두고 침략자와의 싸움을 호소한다.

일설에 의하면 차페크가 노벨 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당시 유럽을 영향권 아래에 두고 있던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스에 의해 반(反)나치주의자였던 그의 수상이 무위로 돌아갔다고 한다. 차페크의 미망인의 증언에 따르면, 히틀러의 눈치를 보던 스웨덴 한림원이 차페크로 하여금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작품을 다시 쓰면 노벨상을 고려해 보겠다고 했지만, 그는 벌써 박사 논문을 제출했으니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체코슬로바키아를 독일 나치에게 넘겨준다는, 영국·프랑스·독일 3국에 의한 뮌헨 협정의 체결로 조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진 1938년 크리스마스에, 48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그는 자신의 일생을 통해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현대 사회와 기계문명의 병폐에 대한 아픔을 작품화한 문학적 재능과 열정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지금까지도 깊이 기억되고 있다.


☑ 옮긴이 소개

서강목

서강목은 경남 진해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논문 <Searching for the Absolute: T. S. Eliot의 ≪Four Quartets≫ 연구>로 석사학위를, <윌리엄 블레이크의 역사 다시쓰기: ≪네 조아들≫까지의 한 읽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의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한신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영미문학연구회 공동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연구 논문으로 <유토피아적 충동과 블레이크의 시: <올비언의 딸들의 비전>을 중심으로>, <쉬운 시, 어려운 시: 블레이크의 ≪순수와 경험의 노래≫>, <텍스트, 비평, 비평이론: 생태비평과 게리 스나이더의 시> 등 다수가 있고, 번역 시집으로 ≪IF: 러드야드 키플링 시선집≫, ≪이 현재의 순간: 게리 스나이더 시선집≫ 등이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문학 작품 연보

모든 종교는 하나다

자연종교는 없다(a)

자연종교는 없다(b)

텔의 서(書)

순수와 경험의 노래: 인간 영혼의 상반된 두 상태를 보임

순수의 노래

서시

목동

메아리치는 들판



검둥이 소년



굴뚝닦이

길 잃은 어린 소년

되찾은 어린 소년

함박웃음 노래

요람 노래

신성한 형상

성목요일





보모의 노래

갓난 기쁨



남의 슬픔에 대해

경험의 노래

서시

대지의 답변

흙덩이와 자갈돌

성목요일

잃어버린 소녀

되찾은 어린 소녀

굴뚝닦이

보모의 노래

병든 장미

파리

천사

호랑이

나의 예쁜 장미 나무

아! 해바라기

백합

사랑의 정원

꼬마 부랑자

런던

인간의 추상

갓난 슬픔

독 나무

길 잃은 어린 소년

길 잃은 어린 소녀

터자에게

남학생

노시인의 목소리

한 신성한 형상

천국과 지옥의 결혼

논지

악마의 목소리

기억할 만한 상상

지옥의 잠언

기억할 만한 상상

기억할 만한 상상

기억할 만한 상상

기억할 만한 상상

자유의 노래

코러스

올비언의 딸들의 비전

논지

비전들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