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캐나다(퀘벡) 소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캐나다(퀘벡) 소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6월 17일 월요일

카무라스카(Kamouraska)



도서명 : 카무라스카(Kamouraska)
지은이 : 안 에베르(Anne Hebert)
옮긴이 : 안보옥
분  야 : 캐나다 퀘벡(프랑스어) 소설
출간일 : 2013년 6월 18일
ISBN : 978-89-66680-993-6 03860
25,000원 / 사륙판 _ 무선제본 / 394쪽



☑ 책 소개

프랑스 서적상들이 주는 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서 안 에베르의 명성을 높인 작품이다. 1839년 1월 캐나다 소렐과 카무라스카 지역에서 당시 카무라스카의 영주였던 타시 아르쉴이 그의 부인의 연인이었던 의사 홈즈에 의해 살해되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이다. 엘리자베스의 회상, 악몽, 환상 등이 혼합되며 여주인공의 분열된 자아의 목소리가 중요한 소설로, 글쓰기의 모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안 에베르는 캐나다 퀘벡 출신의 소설가이자 시인, 극작가로, 퀘벡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여성 작가다.


☑ 출판사 책 소개

1970년에 발표된 ≪카무라스카≫는 큰 성공을 거두고 프랑스 서적상들이 주는 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서 안 에베르의 명성을 높인 작품이다. 안 에베르의 소설가 여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카무라스카≫는 클로드 쥐트라(Claude Jutra)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더욱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1973년에 발표된 영화는 원작과 비교되며 여러 논쟁거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영화의 파급력 덕분에 ≪카무라스카≫가 대중에게 더욱 친숙하고 영향력 있는 작품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사실이다.
≪카무라스카≫는 1839년 1월 소렐과 카무라스카 지역에서, 당시 카무라스카의 영주였던 타시 아르쉴이 그의 부인의 연인이었던 닥터 홈즈에 의해 살해되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이다.

소설 속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요약해 보자.
일찍 과부가 된 엘리자베스의 어머니는 사생아로 태어난 엘리자베스 돌니에르와 함께 홀로 살다가, 독신으로 사는 그녀의 세 언니들이 거주하는 소렐의 집으로 옮겨 살게 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모들에게서 종교 교육을 비롯해 정숙한 여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여러 가지 교육을 받지만 엘리자베스는 계속 남자애들과 놀기를 좋아하며 남자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많은 호기심을 보이면서 자유분방한 삶을 꿈꾼다. 결국 엘리자베스는 사냥터에서 알게 된 카무라스카의 영주인 앙투안 타시와 결혼해 카무라스카 대저택에서 시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난폭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며 정신착란 증세까지 보이는 앙투안 타시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소렐의 집, 즉 그녀의 어머니와 세 이모가 함께 사는 집으로 피신한다. 그곳에서 앙투안 타시의 중학교 시절의 친구이며 미국 독립 후 캐나다로 이주한 ‘이방인’ 의사 조르주 넬슨을 만나게 된다. 이후, 엘리자베스와 조르주 넬슨의 열렬한 사랑의 모험이 이어진다. 엘리자베스는 조르주 넬슨의 아이를 갖게 되지만 소렐의 사교계와 보수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결혼한 여인의 체면과 가문의 명성을 구하기 위해 남편 앙투안 타시와 거짓 ‘화해’를 하고 앙투안의 아이를 임신한 것으로 가장한다. 이런 모든 굴욕과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녀는 조르주 넬슨과 사랑의 정념을 불태우는 것이다. 결국 그 두 사람의 사랑을 위해 앙투안 타시를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엘리자베스의 하녀 오렐리를 시켜 독약으로 앙투안을 살해하려 했지만 그 계획은 실패로 끝난다. 그리하여 조르주 넬슨이 직접 앙투안 타시를 제거하려고 소렐에서 카무라스카까지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 긴 여정을 떠난다. 1839년 1월, 마침내 앙투안 타시를 살해한 조르주 넬슨은 엘리자베스와 짧은 이별의 시간만을 가질 수 있을 뿐이었고, 곧 국경 넘어 다른 곳으로 도주한다. 엘리자베스는 홀로 남아 공범으로 의심받으며 수감되고 법정에 서게 되지만, 가문의 후광과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 유예되고 석방된다. 조르주의 도주와 부재로 불안을 느끼던 엘리자베스는 결국 소렐의 공증인인 제롬 롤랑과 결혼함으로써 그녀의 체면과 가문의 명성을 구한다. 
이처럼 소설의 중심인물인 엘리자베스의 현재와 과거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카무라스카≫의 이야기 층위는 크게 분류해 엘리자베스의 현재의 삶과 과거의 삶을 알려 주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대부분의 이야기가 중심인물 엘리자베스의 시점으로 전달되고 있다. 
엘리자베스의 회상, 환상, 꿈의 형태가 혼합되며 전해지는 그녀의 내적 독백과 같은 이야기의 화자는 주로 엘리자베스 자신이기 때문에 독자는 엘리자베스의 관점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고,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거나 정당화하는 엘리자베스의 주관적 시선이 개입된 이야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소설 속에는 작가로 동일시될 수 있는 화자의 목소리가 있으며 동시에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어떤 목소리가 엘리자베스에게 또는 제롬 롤랑이나 조르주 넬슨에게 질문이나 조언 등을 하며 각 인물의 내면 상태를 알려 주기도 한다. 여러 화자의 목소리와 여주인공의 내적 독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분열된 자아의 목소리가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텍스트의 특성을 보여 주는 ≪카무라스카≫는 ‘글쓰기의 모험’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분열된 자아의 모습이 중요하게 드러나는 소설 ≪카무라스카≫ 속의 인물들은 내적․외적 갈등 구조 속에 놓이게 된다. 미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해 온 조르주 넬슨은 일찍부터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새로운 언어, 새로운 종교를 배워야 했고, 자유분방한 기질의 엘리자베스는 보수적인 사회에서 정숙한 여인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중적인 모습으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제롬 롤랑을 간호하면서 한편으로는 정숙한 부인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유로운 삶을 열망하는 엘리자베스의 태도에서 잘 나타나고 있듯이 엘리자베스는 기존 사회 체제와 규칙과 질서에 편입해 안정된 삶을 보존하려는 욕망과 내면에서 끝없이 솟구치는 자유를 향한 열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것이다. 이런 엘리자베스의 이중성은 소설의 시공간 구조에서도 나타난다. 큰 단위로 구분할 때 시간적으로는 현재와 과거, 낮과 밤, 공간적으로는 대략적으로 소렐과 카무라스카의 이중적 구조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설의 주제 차원에서도 삶과 죽음, 자유와 규제, 개인과 사회, 사회 속의 중심 집단과 소수자 집단(이방인, 여성 등),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등의 테마를 중심으로 소설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삶을 향한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으면서 상반된 가치 체계 속에서 끝없이 갈등을 겪으며 분열된 자아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을 통해 ≪카무라스카≫의 작가 안 에베르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전쟁과 갈등의 역사를 지닌 퀘벡 사회에서 변화와 현대화의 과정 속에서 제기되는 정체성의 문제를 개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와 공동체 차원에서 제기하며 이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 책 속으로

불모의 들판, 돌 아래에서, 아주 오래전 원시시대의 검은 여인이 산 채로 발견되었다. 이상한 일이지만, 보존된 상태로. 사람들은 그녀를 작은 도시에서 놓아주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집에서 두문불출했다. 사람들이 이 여인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은 그만큼 크고 깊은 것이다. 각자 속으로 말한다, 아주 오래전에 생매장된 이 여인의 삶에 대한 허기는 수 세기 전부터 땅 속에 축적되었으니 몹시 맹렬하고 전적일 거라고! 사람들은 분명히 그와 흡사한 경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달려가며 애원하는 여인이 도시에 나타날 때는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보이는 것은 오로지 닫힌 문, 그리고 길들이 닦여 있는 개간된 땅의 황량함뿐이다. 그녀에게 남은 것은 아마도 허기와 고독으로 죽을 일밖에 없을 것이다.
-≪카무라스카≫ 중에서

 
☑ 지은이  소개

안 에베르(Anne Hébert)는 1916년 8월 1일 퀘벡에서 북서쪽으로 약 40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마을 생트-카트린-드-라-자크-카르티에(Sainte-Catherine-de-la-Jacques-Cartier)에서 태어났다. 아카디아 지방 출신인 그녀의 아버지 모리스 랑-에베르(Maurice Lang-Hébert)는 당시 지방 공무원으로 근무했으며 후에 관광 사무소 책임자로 일하게 된다. 그는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퀘벡에 관련된 서적을 많이 읽었다. 그녀의 어머니 또한 연극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이러한 그녀 부모의 문화 예술적 취향과 호기심은 어린 안 에베르의 감수성을 자극하며 감춰진 문학적 소양을 발전시키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낸 안 에베르는 청소년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 그녀의 첫 번째 습작은 그녀의 어머니에게서 받은 영향 때문인지 희곡이었다. 이후, 안 에베르는 시 창작에도 열정을 보이며 1942년에 첫 번째 시집 ≪불안정한 꿈(Les songes en équilibre)≫을 발표해 호평을 받고 1943년에 아타나즈-다비드(Athanase-David) 상 콩쿠르에서 3등 상을 받는다. 그녀의 두 번째 작품은 1950년에 발표된 단편 모음집 ≪급류(Le Torrent)≫인데, 출간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에 재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희곡, 시,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시도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져 가던 안 에베르는 1950년대 초반에는 라디오 방송용 텍스트를 쓰기도 하며 생활한다. 그러다가 1953년에 국립영화제작소(O.N.F)에 취직되어 오타와에서 스크립터로 일하고 이후 몬트리올에서는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게 된다. 이 경험은 이후 그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인 ≪나무로 된 방들(Les Chambres de bois)≫의 구상에 영향을 끼친다.
퀘벡을 다녀간 프랑스 비평가 알베르 베겡(Albert Béguin)이 안 에베르의 시를 프랑스 문단에 소개하면서 그녀는 프랑스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1954년에는 장학금을 받아 파리에 체류하며 첫 번째 소설 집필에 몰두한다. 1957년 몬트리올로 돌아왔다가 1960년 그녀의 아버지가 사망하자 파리와 퀘벡을 오가며 생활한다. 이후 1965년 그녀의 어머니마저 사망하자 파리에 체류하며 글쓰기에 전념한다.
그녀의 첫 번째 장편소설 ≪나무로 된 방들≫은 1957년에 프랑스-캐나다 협회로부터 상을 받고, 그 이듬해에 출판된다. 이후 그녀는 점점 더 알려지고 여러 협회와 단체로부터 여러 종류의 상을 받는다. 그러면서 안 에베르는 어느 정도 명성도 얻고 문단의 인정도 받게 되었지만, 그녀의 두 번째 소설 ≪카무라스카(Kamouraska)≫(1970)와 함께 진정한 작가로 거듭나게 된다. 그동안 극작가이자 시인이며 단편 작가로 알려졌던 안 에베르가 소설가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이다. ≪카무라스카≫는 프랑스 서적상들이 주는 상을 수상하며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고 1973년에는 클로드 쥐트라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소개되었다. 소설가로서 입지를 확고하게 다진 안 에베르는 계속 파리에 거주하며 창작 활동을 한다. 이후에도 그녀는 수많은 상을 수상했는데 몇 가지만 언급하자면 그녀의 세 번째 소설 ≪안식일의 아이들(Les Enfants du sabbat)≫로 1975년에 총독 상, 1976년에 프랑스 학술원 상을 수상했다. 또한 1982년에 안 에베르는 그녀의 다섯 번째 소설 ≪가마우지(Les Fous de Bassan)≫로 페미나 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서 큰 영광을 누린다. 1984년에 프랑스 캐나다 학술원은 그녀의 작품 전체를 위해 그녀에게 메달을 수여한다.
1998년 초에 안 에베르는 30년 이상 거주했던 파리를 떠나 몬트리올로 돌아와 창작 활동을 계속한다. 그리고 2000년 1월 22일 몬트리올의 노트르담 병원에서 사망한다.
안 에베르는 말년에 한 어느 인터뷰에서 “이 나이에도 작가의 번뇌는 그대로 있다. 허공으로 몸을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은 처음과 똑같다”고 말하며 작가의 끊임없는 고뇌를 토로할 정도로 생을 마감하는 시기까지 치열한 글쓰기를 지속했다고 할 수 있다. 혼돈된 사회 속에서 자아의 정체성 문제, 자아의 해방, 여성의 지위와 역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환상적인 문체로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시도한 시인이자 극작가며 소설가인 안 에베르는 퀘벡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여성 작가다.

 
☑ 옮긴이 소개

안보옥
안보옥은 가톨릭대학교(구 성심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파리3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수의 논문을 썼으며, 번역서로 가스통 바슐라르의 ≪불의 시학의 단편들≫(2004), ≪장 아누이의 안티고네≫(2011) 등을 출간했다.

 
☑ 목차

카무라스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서적상



도서명 : 서적상
지은이 : 제라르 베세트
옮긴이 : 김명희
분 야 : 캐나다(퀘벡) 소설
출간일 : 2012년 11월 30일
ISBN : 978-89-6680-556-3 03860
16,500원 / A5 무선제본 / 145쪽

☑ 책 소개

1980년에 문학적 공헌을 인정받아 퀘벡 문학계의 가장 명망 높은 아타나즈다비드 상을 받은 제라르 베세트의 대표작으로, 주인공 에르베 조두엥을 통해 성당의 권위와 억압에 반항하는 암흑기 말기의 퀘벡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퀘벡 문학의 대표 작품 중 하나로 많은 문학 연구의 대상이 되었으며, 작가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읽힌 작품이다. 현재 퀘벡 주의 대다수 고등학교의 필독 도서며 1961년 문학위원회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 출판사 책 소개

이 작품이 출간된 1960년은 퀘벡 주의 조용한 혁명이 시작된 시기다. 퀘벡 사회를 지배하던 지배 세력에서 벗어나 ‘과거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기운이 충만했던 때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문학계에도 영향을 미쳐 퀘벡 사회를 지배하던 성당 세력과 그들이 내세웠던 가치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서적상≫은 이 시기 문학계의 흐름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나중에 반체제 문학 대열에 참가한 다른 작가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준 작품이다.

조용한 혁명은 물론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벌써 1940년대에 조금씩 일기 시작하던 사회 변화가 1950년대를 거치면서 무르익어 1960년대 조용한 혁명으로 이어졌다. ≪서적상≫의 시대적 배경은 1950년대로, 조용한 혁명이 일어나기 전 뒤플레시를 주 수상으로 한 권위 정부의 시기, 즉 암흑기(1945∼1959년)의 후반이다. 이 시기에는 텔레비전의 출현뿐 아니라 시골을 버리고 도시로 이주하는 이농 현상과 도시화, 중산층의 확대, 노조의 형성과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현상에 맞서기 위해서 전통 엘리트 계층(의사, 치과 의사, 변호사, 성직자 등)은 더욱더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고 교육과 지식을 관할하던 고위 성직자들은 금서 목록을 만들어 주민의 사고까지 조정하려 했다. 모든 권리가 하느님에게서 오기 때문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고와 생활윤리, 도덕 면에서 성당의 간섭을 받고 있던 주민들의 태도에 변화가 일기 시작하고 성당의 세력도 점차 약해졌다. 1959년에 뒤플레시가 죽고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 장 르사주가 이끄는 퀘벡 자유당이 들어서서 퀘벡의 프랑스계 주민의 정체성 확보와 공립 복지국가 건설에 힘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고위 성직자 대신 공무원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정부와 성당이 분리되어 성당이 차지하고 있던 권력이 정부로 이양되었고 산업화와 도시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도시화가 확대되면서 도시는 시골과 달리 과거의 가치관, 성당의 반대 세력의 상징이 되었다.

≪서적상≫은 주인공 에르베 조두엥을 통해 성당의 권위와 억압에 반항하는 암흑기 말기의 퀘벡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몬트리올 출신 주인공 에르베 조두엥은 지식인이지만 야망도 희망도 없이 사는 사람이다. 게으르고 성격도 항상 삐딱하다. 살기 위해 할 수 없이 일을 하는 사람이며 아무 할 일이 없는 일자리를 찾는다. 바깥세상에 완전히 무관심하다. 한때 책도 많이 읽었고 아는 것도 많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처음엔 성직자들이 운영하는 중학교에서 복습 교사로 일했지만 실직하자 새 직장을 찾기 위해 정부 기관인 취업 알선소에 가게 되는데 거기서 우연히 만난 학교 동창의 소개로 몬트리올에서 몇 시간 거리의 생조아생이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한 서점의 서적상 자리를 얻게 된다. 생조아생은 성당의 영향이 주민의 생활 모든 면에 편재(遍在)하는 곳이었다. 길 이름까지도 성인들의 이름에서 따왔을 뿐 아니라 퀘벡 주의 고위 성직자들이 발간한 금서 목록을 가지고 서점이 판매할 수 있는 서적을 감시하면서 주민의 사고까지 주도했다. 어느 누구도 성당 세력에 불복하거나 반항할 수 없었다. 사고방식이 좀 더 개방된 도시 출신 주인공 에르베는 성당의 권위나 생조아생 사람들의 도덕관념에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서점 사장이 아무도 모르게 간직하고 있던 금서들을 성당 몰래 “믿음이 가는 독자”들에게만 팔아 달라고 요구했을 때 망설이지 않는다. 어느 날, “위험한 독자”로 낙인찍힌 한 중학생이 금서 목록에 있는 서적을 찾았을 때 에르베는 그 중학생에게서 자신의 옛 모습을 발견하고 그 책을 팔게 된다. 결국, 그 지역 관할 신부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자 궁지에 몰린 사장은 신부들을 미궁에 빠트리고 책망을 피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에르베에게 실행하도록 한다. 하지만 에르베는 자기만의 획책으로 신부와 사장을 동시에 따돌리고 혼자만의 이익을 챙긴다.


☑ 책 속으로

학생이 ≪사회도덕론≫을 달라고 했을 때 처음엔 거절하려고 했다. 그런 책은 없다고 하려 했다. 그런 책을 이런 학생한테 팔아 봤자 돌아올 것은 골치 아픈 일밖에 없을 게 뻔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꿨다. 호기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일종의 연대감? 젊은 시절의 추억? 어쨌든, 작가의 이름을 말해 달라고 했다. 학생이 작가의 이름을 댔을 때 나는 사회조사 연구서냐고 물었다. 학생은 나를 깔보는 듯한 표정으로 역사와 해석에 관한 책이라고 했다. 나를 무식한 바보로 생각하는 게 분명했다. 어쨌든. 적어도 원하는 걸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잡동산이 밀실’의 책을 판 어느 누구보다도 더 믿을 만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문 57~58쪽에서


☑ 지은이 소개

제라르 베세트는 1920년 생탄드사브르부아 근처의 한 농장에서 태어나 생탈렉상드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930년부터는 몬트리올에서 살았다. 생트크루아 학교와 자크카르티에 사범학교를 거쳐 몬트리올대학에 진학했다. 몬트리올대학에서 1946년에 석사 학위를, 1950년에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무신론자라는 이유로 퀘벡 주에서는 교편을 잡지 못했다. 미국의 피츠버그에 있는 듀케인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다가 1958년에 캐나다 온타리오 주 킹스턴에 있는 왕립 사관학교로 이직한다. 1960년부터 같은 도시에 있는 퀸스대학에서 20년 동안 문학을 가르치다가 1979년에 은퇴한 후 창작 활동에 몰두했다. 2005년 킹스턴에서 생을 마쳤다.

제라르 베세트는 소설, 수필, 시, 희곡 등 여러 문학 장르에서 알려진 작가며 퀘벡 문학계에서 대표 작가로 손꼽힌다. 1954년에 창작가로서 등단해 초기에는 문학비평, 프로이드적인 심리분석 접근 방법을 적용시킨 심리 비평 연구를 발표했다. 또한 퀘벡 문학 선집의 구성과 출간을 주도해 퀘벡 문학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고 퀘벡의 내면생활 탐험에 크게 공헌한 작가다.

작가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57년 아버지가 치명적인 병에 걸리면서부터다. 초기작으로는 ≪싸움(La bagarre)≫(1958), ≪서적상(Le libraire)≫(1960), ≪교육가(Les pédagogues)≫(1961)를 꼽을 수 있는데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사실적이며 현실적이고 객관적이다. 이러한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초기 문체는 점차 신소설 문학 운동의 영향을 받아 실험적 문체로 변화한다. 벌써 ≪잠복기(Incubation)≫(1965)에서 구두점을 생략해 주인공의 기나긴 의식의 흐름을 끊지 않고 표현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고 이후의 작품에도 이러한 실험은 계속되었다. 심리의 이해, 무의식 세계의 탐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새 단어의 창조와 구두점의 관례적인 용법에서 벗어나 괄호나 하이픈 등의 부호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사용해 무의식 세계를 좀 더 실감 있게 묘사하려 노력했다. 이러한 문체의 후기 작품으로는 ≪식사 초대 손님(La commensale)≫(1975)과 작가의 최고 작품이라 평받는 ≪유인원(Les anthropoïdes)≫(1977)과 자서전격 소설 ≪학기(Le semestre)≫(1979) 등 다수가 있다.

≪서적상≫은 문학위원회 대상을, ≪삶의 순환(Le Cycle)≫(1971)과 ≪잠복기≫는 각각 총독상을 받았다. 그리고 1980년 총 작품의 문학적 공헌을 인정받아 퀘벡 문학계의 가장 명망 높은 아타나즈다비드 상을 받았다.


☑ 옮긴이 소개

김명희

김명희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에서 1∼2학년을 마치고 1983년 캐나다로 유학해, 몬트리올대학교에서 언어학 학사 과정(1985년)과 석사 과정(1988년)을 마쳤다. 1996년까지 자동 번역, 텍스트 자동 생성 연구소(Montreal, Ithaca, N. Y.)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1991년부터 맥길(McGill)대학교의 한국어 강좌를 맡아 강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현재 맥길대학교의 전임 강사로 재직 중이다.

학생 때부터 퀘벡 이민국, 라디오 캐나다(프랑스어 방송국), 에어 캐나다, 기타 사기업들을 위한 통역·번역 일을 했다. 2009년도에는 몬트리올 교민 다섯 명과 함께 연극 단체 ‘연극사랑’을 창단해 몬트리올 한인 사회의 첫 연극 단체를 출범시켰고 창단 공연으로 김동기의 <아비>를 올렸으며 몬트리올의 프랑스어권 관객들을 위해 원작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공연 시 자막 상영을 해 많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아비>를 번역하면서 문학 번역에 관심을 갖게 되어 문학작품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역서로는 ≪잔, 왕의 딸≫이 있다.


☑ 목차

서적상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