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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3일 금요일

2014년 젊은평론가상 수상 작품집



도서명 : 2014년 젊은평론가상 수상 작품집
지은이 : 김종훈 외
분야 : 한국 문학/평론
출간일 : 2014년 6월 13일
ISBN : 979-11-304-1835-3   03810
가격 : 22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308쪽


☑ 책 소개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2000년부터 매해 활발한 비평 활동을 펼친 신진 평론가들 중 한 명을 골라 ‘젊은평론가상’을 수여해 왔다. 이 책은 제15회 젊은평론가상 수상작 및 후보작을 수록한 책으로,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우리 문학을 이끌었던 문제의식과 키워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동시대 젊은 비평의 흐름과 경향, 역할에 주목하면서 매년 ‘젊은평론가상’을 시상해 왔습니다. 2000년에 출발한 이 상은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했습니다. 매해 가장 활발하고 수준 높은 평론 활동을 펼친 젊은 비평가에게 수여하는 ‘젊은평론가상’은 무엇보다도 수상자들이 우리 현대 문학의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평론가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상입니다. 
2013년 한 해 동안 발표된 평론 중에서 젊음의 열정과 패기로 우리 평단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수한 작품들을 선정해 ≪2014년 젊은평론가상 수상 작품집≫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평론들에는 동시대 우리 문학의 다양한 현장의 모습과, 그에 반응하면서 우리 문학을 이끌어 가는 평론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문제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2013년 한국 문학의 새로운 모습과 역동적 현장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실린 평론들은 다양한 목소리로 우리 문학의 역동적 현장을 점검해 보고 있습니다. 
먼저 젊은 작가들의 텍스트를 통해 ‘지금 여기’의 변화한 현실을 날카롭게 해부하고 있는 평론들이 눈길을 끕니다. 세계 속에 복속된 실제 삶을 바꾸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것을 창조해 삶을 유혹하고 삶이 모방하기를 기대하는 방식의 문학을 제안하는 글이나 2000년대 시와 구별되는 2010년대 시의 감성 구조를 ‘주체의 성격’, ‘현실의 모습’ 그리고 ‘시적인 것’이 확보되는 지점 등을 중심으로 꼼꼼하게 탐색한 평론,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활발하게 논의된 바 있는 장편 소설에 관한 담론을 검토하면서 ‘지금 여기’의 서사 환경을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음으로 새로움과 전통 사이에서 우리 문학의 청사진을 그려 보고 있는 평론들입니다. ‘지금 여기’의 사회에 새롭게 ‘귀환’한 ‘슬픈 빈곤’의 문제를 젊은 소설을 중심으로 끈질기게 탐색하고 있는 글이나 ‘노동시’라는 기존의 영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서정의 개척을 제안하고 있는 평론, ‘노동 소외’를 언급했던 기존의 작품들이 무색하리만큼 ‘노동’을 절실하게 시작(詩作)하고 있는 젊은 시인들의 내밀한 자의식 등을 포착하고 있는 글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여기’의 문학이 당면한 딜레마적 현실을 치열하게 내면화하고 있는 평론들입니다. 우리 시대 문학 비평이 직면한 곤혹을 차분한 어조로 길어 올리고 있는 글, 최근의 젊은 시인들이 ‘쓰기의 방식’으로 창안해 내고 있는 ‘윤리적인 장소’를 추적하고 있는 비평, 우리 시대 대표 작가의 텍스트를 ‘독서의 불완전성과 문학의 한계’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어 내고 있는 평론, 직접적으로 정치적 전언을 품고 있지 않은 이미지들의 병존과 운동, 즉 시가 상상하는 방식 속에서 문학의 정치성을 읽어 내는 글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우리 문학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빼어난 문제의식으로 갈무리한 대표적인 평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책 속으로

궁핍과 환상이 나날의 삶이 되고 일상이 낯설게 느껴지는 현재에 삶에 대한 태도와 삶을 전유하는 사유는 무엇보다 소중한 것으로 인식된다. 이미지가 배면으로 물러나고 진술이 전면에 등장하는 현상은 주목할 만한 일이지만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시간의 깊이가 어디에 걸려 있으며, 좁은 문이 어느 길에 놓여 있는지, 어떠한 방법으로 말의 두께와 활로를 확보할 있는지 모색하는 것이 소위 ‘시적인 것’의 행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종훈, <갇힌 주체의 부정성>

“빈곤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며 동시에 모든 가능한 것들의 종말”이라는 깨달음이 “문화적 소외”를 일으키는 소비 미학 시대의 산물이고 한국 사회에서 그 결정적 분기가 ‘1987년’이라고 할 때, 그것은 왜 2000년대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의식되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아마도 이런 답변이 가능할 것이다. “모든 사물은 그것이 야기하는 좌절을 통해서만 의식에 개시된다.”(하이데거) ‘1987년’이 스스로에 가한 좌절, 즉 빈곤이라 불리는 “모든 것의 석양” 말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기발한 발상이나 차별화된 수식으로 완화 혹은 전환되지 않는 바로 그대로의 억압과 고통을 직시하는 방식으로 ‘문학의 정치’를 감행”하는 작가와 작품들이 출현하고 있다. 현실은 지금, 어떻게 귀환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은 어디까지 와 있는가?
−강경석, <모든 것의 석양 앞에서>

노동 운동이 진보 세력의 중추가 아닌 상황이라면, 특히 ‘노동’이 공장에서 수행되는 육체노동에 한정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더구나 ‘노동시’의 시 세계가 노동하는 삶의 고단함이나 자본의 착취에 대한 비판에 국한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이제 ‘노동시’라는 오래된 이름을 버려도 좋지 않을까? 이때 비로소 ‘노동시’와 ‘노동시 아닌 것’, 즉 보통명사로서의 시 사이에 존재해 왔던 장벽이 없어지고 ‘노동시’가 ‘시’의 이름으로 정당하게 평가될 수 있지 않을까? 
−고봉준, <노동시여, 안녕>

“혁명을 과거를 향해 내딛는 호랑이의 도약”이라고 표현한 베냐민의 지적처럼 ‘지금, 여기’의 젊은 시인들이 분투하고 있는 대상은 바로 저 과거의 모순, 노동(민중) 문학의 모순이다. 그들이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말할 때, 시(인)는 비로소 ‘노동’을 시작(詩作)하는 것이다.
−기혁, <타인의 노동을 찬양함>

출구(의미, 가능성, 또 다른 세계)는 재현의 대상인 객관 세계나 삶 속에서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기보다 ‘창조할 수 있는 것’ 속에서 발견되는지도 모르겠다. 의미는 발견되기보다 창조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삶이 모방할 예술’을 만드는 것은 중요해진다. 어쩌면 재현 대상으로서의 세계, 그리고 시스템으로서의 세계 속에 복속된 실제 삶들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먼저 새로운 것을 창조해 삶을 유혹하고 삶이 모방하기를 기대하는 편이 역설적이지만 현실적이다. 
−김미정, <서사의 곤경인가, 세계의 곤경인가>

텍스트를 찾아다니고 또 충격을 받고 막막함에 휩싸였다가 가까스로 제 입을 떼어 다시 새 말을 분만하겠다는 비평의 욕망, 그것은 저 불순한 조건에서 기인할 어떤 음험한 욕구보다 투철하고 전면적이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배정된 몫이 아니라 누구나 제 몫을 보탤 수 있는 과업이다. 비평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읽고 쓸 줄 안다면 더 많이 읽고 써야 한다. 주도권은 장악되지 않고 하방(下方)될 수도 있다. 비평은 본래 전문적인 행위가 아닌지도 모른다. 누구나 비평을 하면서 사는 것이다.
−백지은, <누구나 하면서 산다>

2010년대의 시들은 어쩌면 ‘자기 착취’의 방식과 변별되는 생존의 시학으로의 테크놀로지를 애쓰며 발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이 되기 위한 방식으로의 생존이 아니다. 어떤 존재들은 제자리에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저 자신의 존립을 선언하는 것이다. 모두에게 바치는 글일 수 없는 이 글이(‘자기 자신’에게 바치는 이 글이) 역으로 모두에게 바칠 수 있는 글이 될 수도 있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양경언, <누구에게 이것을 바칠까?>

돈키호테의 독서는 광증을 일으켰다. 그의 모험은 착란의 결과이고, 덕분에 그의 육체는 더 없이 고통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돈키호테의 모험은 위대하다. 그의 삶은 현실을 똑바로 보는 사람들보다 몇 갑절은 더 유쾌한 것이다. 아름에게 독서는 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 병은 거짓말을 뿌린다. 김애란은 이 병이, 이 거짓말이 얼마나 달콤한지 아느냐고 말한다. 이것은 김애란이 우리에게 던진 굉장히 솔직하고 뻔뻔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유인혁, <독서라는 병: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론>

두 시에서 펼쳐지는 시간 착오의 기지와 형이상학적 기상은 그 내용에서 우리로 하여금 정치적 문제를 사유하게 한다. 생경하지 않은 진술로 현재의 문제를 돌아보고 정치적 판단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는 마냥 흠잡을 일은 아니다. 다만, 정동의 차원이 아니라 논리의 차원에서 수렴되는 진술과 이미지는 전언과는 반대로 정치를 비활성화시킬 수 있다. 부분들을 완전 연소시키는 섭생이라는 정치의 스위치를 켜는 것이 결과적으로 전언과 부합하는 바대로 정치적일 수 있는가?
−조강석, <이미지−사건과 문학의 정치>

‘쓰고 싶다’는 욕망과 ‘그만하고 싶다’는 욕망 사이에서 “비명” 같은 글쓰기를 이어 나가는 작가와 더불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읽는 행위만으로도 외부 세계의 더러움으로부터 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경계한 채 이 지난한 독서를 끝까지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조연정, <왜 끝까지 읽는가>


☑ 지은이 소개

김종훈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다녔다. 2008년 <한국 근대시의 ‘서정’: 기원과 변용>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창작과비평≫을 거쳐 평론가로, 2013년 ≪서정시학≫을 거쳐 시인으로 등단했다. ≪한국 근대 서정시의 기원과 형성≫(서정시학, 2010), ≪미래의 서정에게≫(창비, 2012) 등의 저서가 있다. 현재 상명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 재직 중이다.

강경석
1975년 대구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성장했다. 인하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했고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백민석론으로 등단했다. 최근 글로 <장편 소설이라는 아포리아>, <그 시린 진리를 찬물처럼−최근 소설을 통해 본 87년 체제의 감정 구조> 등이 있다. 2006년부터 인천문화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고봉준
1970년에 태어났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되어 등단했고 제12회 고석규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평론집으로 ≪반대자의 윤리≫, ≪다른 목소리들≫, ≪유령들≫이 있다. 현재 계간 ≪포지션≫, ≪딩아돌하≫, ≪문학선≫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기혁
1979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2010년 ≪시인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2013년 ≪세계일보≫를 통해 평론가로 등단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현재 계간 ≪문학선≫의 편집위원이다.

김미정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탈(脫)ᐨ’의 감각과 쓰기의 존재론−배수아론>으로 ≪문학동네≫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백지은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 현대 소설의 문체 연구−김승옥, 이청준, 서정인, 황석영의 글쓰기를 중심으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 평론 부문으로 등단했다. 평론집으로 ≪독자 시점≫이 있으며 현재는 고려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양경언
1985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국문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11년 ≪현대문학≫ 문학평론 부문에 <참된 치욕의 서사 혹은 거짓된 영광의 시: 김민정론>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유인혁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3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로 당선했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조강석
문학 평론가,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교수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저서로 ≪아포리아의 별자리들≫, ≪경험주의자의 시계≫, ≪비화해적 가상의 두 양태≫ 등이 있다.

조연정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주요 평론으로 <순진함의 유혹을 넘어서>, <멜랑꼴리 쏠리다리떼> 등이 있고 저서로 ≪만짐의 시간≫이 있다. 현재 ≪문학과사회≫ 편집 동인이다.


☑ 목차

한국 문학의 역동적 현장···············7


수상작
갇힌 주체의 부정성 / 김종훈 ·············11


후보작
모든 것의 석양 앞에서 / 강경석 ···········35

노동시여, 안녕 / 고봉준 ···············67

타인의 노동을 찬양함 / 기혁 ············89

서사의 곤경인가, 세계의 곤경인가 / 김미정 ·····115

누구나 하면서 산다 / 백지은 ············145

누구에게 이것을 바칠까? / 양경언 ·········177

독서라는 병: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론 / 유인혁 ······················201

이미지−사건과 문학의 정치 / 조강석 ········229

왜 끝까지 읽는가 / 조연정 ·············257


제15회 ‘젊은평론가상’ 심사 경위 ··········305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 1917년의 소고 Несвоевременные мысли. Заметки о революции и культуре



도서명 :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 1917년 소고 
지은이 : 막심 고리키
옮긴이 : 이수경
분야 : 평론
출간일 : 2010년 8월 15일
ISBN : 978-89-6406-575-4
가격 : 12,000원
규격 : A5    제본 : 양장본    쪽 : 182쪽


☑200자 핵심요약

앞서 출간된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에서 고리키는 소비에트 지도부의 잘못을 비판하면서도 볼셰비키의 열정, 이상, 혁명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 1917년 소고≫에서는 모든 사회주의 정치가에 대해 가차 없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비판정신으로 인민을 위한 정치,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꿈꿨던 막심 고리키의 정직한 글을 만나 보자.


☑ 책 소개

막심 고리키의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고리키는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 1917년 소고≫에서 의식 있는 프롤레타리아트, 대중에게 지식인과 단합해 혼란, 폭력, 살인이 난무한 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호소한다. 그들과 지적·정신적 세력인 지식인이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간다면, 그는 살인과 혼란이 난무한 가운데서도 새롭고 자유로운 러시아가 탄생하리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이런 진솔하고 호소력 있는 글은 구시대의 모순과 비리를 조속히 해결하고, 혁명을 통해 이제껏 억압받고 학대받았던 인민이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마음껏 구현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정의로운 사회가 하루빨리 건설되고 정착하기를 바랐던 그의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왜 지금 고리키인가.
고리키가 주장했던 사상들이 지금은 지나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회주의 국가라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정치 체제에서 발표된 글들이기는 하다. 그러나 20세기 초 러시아 혁명기에 고리키가 주장했던 문화와 교육의 역할, 정신적·도덕적 발전의 중요성, 인간 존중 및 노동 존중, 비폭력 사상은, 새로운 세기를 맞이했음에도 인간의 존엄성과 노동의 신성함이 비하되고 있고 그 가치를 상실해 가는 물질 만능주의의 현대 사회에 여전히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사상이다. 인민과 인류, 자신의 조국을 사랑한 한 인간으로서, 문학가, 사회 활동가, 비평가로서 고리키가 인간 정신에 호소하고자 했던 바는 시공을 넘어 더욱 더 광채를 발할 것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추구하고 발전시켜야 할 영원한 가치로 남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는 문화와 교육을 중시한 문화 활동가로서의 작가 고리키의 진면목을 마주할 수 있는 탁월한 작품이라 할 것이다.


☑ 책 속으로

На почве нищеты и невежества никогда не осуществятся наши прекрасные    мечты, на этой гнилой почве не привьется новая культура, на гнилом болоте не разведешь райскийсад - нужно осушить, оздоровить болото.

빈곤과 무지 속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염원은 결코 실현될 수 없다. 이처럼 썩어 빠진 토양에서 새로운 문화는 뿌리내릴 수 없으며, 썩은 늪지에서 천국의 정원은 꽃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늪지를 말리고 개선해야 한다.


☑ 지은이 소개

막심 고리키(Максим Горький, 1868∼1936)
소비에트 리얼리즘이 아버지라는 칭호를 부여받은 작가 막심 고리키는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의 집에서 자란 고리키는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시절 외할아버지의 집에서 자란 고리키는 여섯 살 때 글을 배우고, 1877년 1월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외할아버지가 파산하는 바람에 열 살이 되던 해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1881년 ‘선’이라는 배에서 접시닦이를 하던 그는 글을 모르는 주방장 스무리에게 책을 읽어 주며 책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고골, 네크라소프, 뒤마, 발자크, 플로베르 등의 작품을 접하게 된다.
정규교육을 거의 받지 못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그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마르크스주의 서적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힘든 노동과 미래에 대한 절망을 느낀 그는 1887년 19살이 되던 해에 권총 자살을 시도한다. 자살은 실패로 끝났지만, 이로 인해 만성적인 폐결핵을 앓게 된다.
그 후 고리키는 코롤렌코의 서기로 일하게 되는데, 이때 자연과학, 니체 이론 등을 공부하고, 1891년 러시아를 여행하며 칼류즈니를 만나 그의 권고로 문학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1892년 9월, ‘막심 고리키’라는 필명으로 <마카르 추드라>를 발표하며 등단한다. <마카르 추드라> 이후, 여러 단편들을 계속해서 발표하던 고리키는 여러 신문에 평론이나 칼럼을 쓰며 정치 문제를 다루게 된다. 1898년에는 단편 20편과 수필을 모은 책 ≪수필 및 단편집≫을 출간해 문학적 명성을 얻었으나, 지속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발표해 경찰의 감시를 받는다.
고리키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가열되는 학생 데모와 파업을 봉쇄하기 위해 학생들을 탄압하는 정부를 비파해 세 번째로 수감된다. 톨스토이는 그의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고리키는 감옥에서 <바다제비의 노래>를 발표해, 이 작품은 지식인들 사이에서 혁명의 노래처럼 불리게 된다. 1902년 ≪소시민≫과 ≪밑바닥에서≫가 초연되고, 1904년 ≪별장족들≫을 저술하며 문학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1905년 1차 혁명을 목격하고 차르 정부를 비난하고 결국 유형을 당한다. 1906년에는 차르 정부의 러시아 차관을 차단하는 활동을 해 러시아로의 귀국이 허용되지 않아 1913년까지 이탈리아의 카프리 섬에 정착한다. 1913년 로모소노프 가문 300주년 기념 특사로 사면을 받은 고리키는 페테르부르크로 가 문학·정치 활동을 계속하다가 다시 외국으로 나가기를 권유받게 되며, 1913년 영구 귀국 할 때까지 이탈리아의 소렌토에 살게 된다.
다난하고도 복잡한 삶을 살아 온 막심 고리키는 1936년 6월 모스크바 근교의 별장에서 68세의 일기로 자신의 생애를 마쳤다. 이틀 후 스탈린 등의 국가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국장으로 그의 장례가 치러졌고, 그의 시신은 크레믈 벽에 안장되었다.


☑ 옮긴이 소개

이수경
이수경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어문학을 전공하고, 제1호 러시아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막심 고리키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이후 건국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동화와 민담, 아동청소년문학과 영화 등이다. 막심 고리키, 러시아 동화 등에 관한 논문이 있으며, 저서로 ≪러시아문학 감상≫, 역서로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 1917년 소고≫, ≪붉은 웃음≫, ≪인간의 삶≫, ≪사제 바실리 피베이스키의 삶≫, ≪곱사등이 망아지≫, ≪러시아 현대소설 선집 1≫ 등이 있다.


☑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1. 혁명과 문화
2. 살인에 대해
3. 논쟁에 대해
4. 악몽(일기 중에서)
5. 자연과학 자유협회
6. 수천만 미국 달러
7. 도와주시오
8.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9. 노동자 동지들에게
10. 3년
11.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12.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13. 침묵해서는 안 된다!
14. 민주주의에게
15. 모스크바에서
16. 노동자들이여
17. 선동정치의 열매
18. (무제)
19. (무제)
20. 선동정치의 열매
21. 1905년 1월 9일∼1918년 1월 5일
22. 인민 출신의 지식인에게
23. 재미있는 일
24.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25.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26.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27.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28.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29.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30. 계몽단체 ‘문화와 자유’의 모스크바 공개회의 석상에서의 연설
31. <프라우다> 및 <북쪽 코뮌>의 종사자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옮긴이에 대해


2011년 3월 4일 금요일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 Несвовременные мысли. Заметки о революции и культуре

막심 고리키의 가장 정직한 목소리

막심 고리키의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를 완역했다.
평론집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에는 고리키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인도주의적 세계관과 역사의 격동기에 그에게서 나타난 사회 인식의 모순이 반영되어 있다. 모든 편견과 사심을 버리고, 러시아 역사의 모든 측면을 고려하는 진실한 평가를 이 책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 책 소개


막심 고리키의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평론집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에서 고리키는 무엇보다도 자유의 필요성, 즉 언론의 자유, 혁명 사건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자유, 출판의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그의 생각에 따르면 바로 언론의 자유가 개인에 대한 존경심과 개인의 자유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으로, 그에게 개인이란 세상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대상이기 때문이다. 인간, 개인에 대한 존경심을 심어 주는 것이 바로 한 국가의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토대라 여겨 스스로 작가 활동을 하는 동안 끊임없이 이를 위해 노력한다. 그 때문에 고리키는 그 당시의 사회 문제들, 인민주의 사상의 의미 및 재고찰, 러시아에 발생한 마르크스주의 이론 평가, 1905년 제1차 혁명의 사건들, 이후에 대두한 반동 정치, 그리고 1971년 2월혁명 및 10월혁명의 사건들에 큰 관심을 보인다. 그는 저속한 신문들과 혁명이 러시아 민중의 본성 및 성격 속에 언제나 내재해 있던 단지 어두운 본능만을 충동질하였다고 게재하는 이들에 대해 분노를 표한다.

왜 지금 고리키인가.
고리키가 주장했던 사상들이 지금은 지나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회주의 국가라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정치 체제에서 발표된 글들이기는 하다. 그러나 20세기 초 러시아 혁명기에 고리키가 주장했던 문화와 교육의 역할, 정신적·도덕적 발전의 중요성, 인간 존중 및 노동 존중, 비폭력 사상은, 새로운 세기를 맞이했음에도 인간의 존엄성과 노동의 신성함이 비하되고 있고 그 가치를 상실해 가는 물질 만능주의의 현대 사회에 여전히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사상이다. 인민과 인류, 자신의 조국을 사랑한 한 인간으로서, 문학가, 사회 활동가, 비평가로서 고리키가 인간 정신에 호소하고자 했던 바는 시공을 넘어 더욱 더 광채를 발할 것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추구하고 발전시켜야 할 영원한 가치로 남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는 문화와 교육을 중시한 문화 활동가로서의 작가 고리키의 진면목을 마주할 수 있는 탁월한 작품이라 할 것이다.

☑ 책 속으로

Как наука является разумом мира, так искусство - сердце его. Политика и религия разъединяют людей на отдельные группы, искусство, открывая в человеке общечеловеческое, соединяет нас. Ничто не выпрямляет душу человека так мягко и быстро, как влияние искусства, науки.

과학이 세계의 이성이라면, 예술은 세계의 심장이다. 정치와 종교는 사람들을 개별 집단으로 분리시키나, 예술은 인간 속에 인류 보편적인 것을 일깨워 우리를 단결시킨다. 과학과 예술처럼 인간의 영혼을 그토록 부드럽게, 빨리 바로잡아 주는 것은 없다.

☑ 지은이 소개


막심 고리키(Максим Горький, 1868∼1936)
소비에트 리얼리즘이 아버지라는 칭호를 부여받은 작가 막심 고리키는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의 집에서 자란 고리키는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시절 외할아버지의 집에서 자란 고리키는 여섯 살 때 글을 배우고, 1877년 1월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외할아버지가 파산하는 바람에 열 살이 되던 해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1881년 ‘선’이라는 배에서 접시닦이를 하던 그는 글을 모르는 주방장 스무리에게 책을 읽어 주며 책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고골, 네크라소프, 뒤마, 발자크, 플로베르 등의 작품을 접하게 된다.
정규교육을 거의 받지 못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그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마르크스주의 서적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힘든 노동과 미래에 대한 절망을 느낀 그는 1887년 19살이 되던 해에 권총 자살을 시도한다. 자살은 실패로 끝났지만, 이로 인해 만성적인 폐결핵을 앓게 된다.
그 후 고리키는 코롤렌코의 서기로 일하게 되는데, 이때 자연과학, 니체 이론 등을 공부하고, 1891년 러시아를 여행하며 칼류즈니를 만나 그의 권고로 문학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1892년 9월, ‘막심 고리키’라는 필명으로 <마카르 추드라>를 발표하며 등단한다. <마카르 추드라> 이후, 여러 단편들을 계속해서 발표하던 고리키는 여러 신문에 평론이나 칼럼을 쓰며 정치 문제를 다루게 된다. 1898년에는 단편 20편과 수필을 모은 책 ≪수필 및 단편집≫을 출간해 문학적 명성을 얻었으나, 지속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발표해 경찰의 감시를 받는다.
고리키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가열되는 학생 데모와 파업을 봉쇄하기 위해 학생들을 탄압하는 정부를 비파해 세 번째로 수감된다. 톨스토이는 그의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고리키는 감옥에서 <바다제비의 노래>를 발표해, 이 작품은 지식인들 사이에서 혁명의 노래처럼 불리게 된다. 1902년 ≪소시민≫과 ≪밑바닥에서≫가 초연되고, 1904년 ≪별장족들≫을 저술하며 문학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1905년 1차 혁명을 목격하고 차르 정부를 비난하고 결국 유형을 당한다. 1906년에는 차르 정부의 러시아 차관을 차단하는 활동을 해 러시아로의 귀국이 허용되지 않아 1913년까지 이탈리아의 카프리 섬에 정착한다. 1913년 로모소노프 가문 300주년 기념 특사로 사면을 받은 고리키는 페테르부르크로 가 문학·정치 활동을 계속하다가 다시 외국으로 나가기를 권유받게 되며, 1913년 영구 귀국 할 때까지 이탈리아의 소렌토에 살게 된다.
다난하고도 복잡한 삶을 살아 온 막심 고리키는 1936년 6월 모스크바 근교의 별장에서 68세의 일기로 자신의 생애를 마쳤다. 이틀 후 스탈린 등의 국가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국장으로 그의 장례가 치러졌고, 그의 시신은 크레믈 벽에 안장되었다.

☑ 옮긴이 소개


이수경
이수경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어문학을 전공하고, 제1호 러시아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막심 고리키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이후 건국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동화와 민담, 아동청소년문학과 영화 등이다. 막심 고리키, 러시아 동화 등에 관한 논문이 있으며, 저서로 ≪러시아문학 감상≫, 역서로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 1917년 소고≫, ≪붉은 웃음≫, ≪인간의 삶≫, ≪사제 바실리 피베이스키의 삶≫, ≪곱사등이 망아지≫, ≪러시아 현대소설 선집 1≫ 등이 있다.

☑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시의적절치 않은 생가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

옮긴이에 대해

2011년 3월 3일 목요일

사카구치 안고 산문집 坂口安吾 散文集

내 나라 일본의 국수주의와 사대주의가 부끄럽다


천황이라는 존재에
실제적인 존엄성이 있어야 할 근거는 없다.
일본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가문이라는 것, 그리고 과거에 일본을 지배했던 명문이라는 사실 외에는 의미가 없다.
그리고 그 명문이라는 것도...
신화와 허명의 역사를 부정하는 전후 일본 지식인의 합리주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
<<사카구치 안고 산문집>>






전후 일본의 대표 작가,
사카구치 안고의 산문 네 편을 엄선한 책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책은 전후 일본의 대표 작가인 사카구치 안고의 산문을 모은 것이다. 일본 문화에 대한 보편적 미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기존 작가와 가치에 대한 비평, 나아가 천황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까지 엿볼 수 있다. 여기에 불혹이 넘어 스무 살 시절을 회고하는 아름다운 에세이까지, 사카구치 안고의 대표 산문 네 편을 엄선했다.


☑ 책 소개

사카구치 안고는 일본 전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다자이 오사무와 오다 사쿠노스케 등과 함께 무뢰파 작가로 알려져 있다. 안고는 <파스에 대해>서 밝힌 자신의 독자적 문학관에 입각해 창작한 <바람 박사>에 의해 문체와 표현의 기발함과 참신함을 인정받아 문단의 주목을 받음으로써 신진 작가로 급부상했다.

<일본 문화 사관>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3월에 <신초>에 발표된 에세이풍의 평론으로서, 일본 문화론의 계보를 논함에 있어 거의 예외 없이 거론될 만큼 대표적이며 선구적인 일본 문화론이다. 누구보다 먼저 국수주의적, 민족주의적 시대사조에 반발하며 일본의 전통문화의 고유성과 필연성을 만들어진 것, 강요된 것으로 부정하고, 나아가 새로운 보편적 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가히 획기적인 의의를 갖는 작품이다.

<데카당 문학론>
안고 자신의 무뢰파적 문학관을 피력한 평론으로, 패전 이듬해인 1946년 10월 1일 <신초>에 발표되었다. 기존의 권위에 대한 도발과 부정의 정신이 여실히 드러난다. 안고는 일본 근대의 ‘국민 작가’ 위치에 있는 시마자키 도손과 나쓰메 소세키 등의 문학을 비판하며 자신의 무뢰파 문학의 지향과 의의를 알리고 있다.

<천황 폐하께 바치는 글>
패전 직후인 1946년 1월에 있은 쇼와 천황의 인간 선언에 이어 2월에 천황의 전국 순회가 기획되고 실시되어 이윽고 일본 전국이 천황 환영의 열기로 끓기 시작할 무렵인 1948년 1월 5일 <후호(風報)>에 발표되었다. 이와 같은 전후 일본의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천황의 전국 순회 환영 열기에 대한 비판을 담아 전후 민주주의 체제하에서의 천황의 존재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람과 빛과 스무 살의 나와>
1947년 1월, <문예>에 발표되었다. 안고의 나이 42세 때의 작품으로 20년 이상의 세월을 거슬러 스무 살 때의 교사 시절을 회고한 자전적 에세이다. 언제나 ‘타락’과 ‘육체’를 외치는 그가 풍기는 퇴폐적 인상과는 많이 동떨어진, 지극히 건전하고 청결하며 아름답기까지 했던 그의 청춘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 책 속으로

見たところのスマートだけでは、真に美なる物とはなり得ない。すべては、実質の問題だ。美しさのための美しさは素直ではなく、結局、本当の物ではないのである。要するに、空虚なのだ。そうして、空虚なものは、その真実のものによって人を打つことは決してなく、詮ずるところ、有っても無くても構わない代物である。法隆寺も平等院も焼けてしまって一向に困らぬ。必要ならば、法隆寺をとりこわして停車場をつくるがいい。我が民族の光輝ある文化や伝統は、そのことによって決して亡びはしないのである。

외관이 스마트한 것만으로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무언가가 될 수 없다. 모든 것은 실질의 문제이다. 아름다움을 위한 아름다움은 자연스럽지 않고 결국 진짜가 아니다. 요컨대 공허하다. 그리고 공허한 것은 그 진실로써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이 결코 없으며 결국 있으나 마나한 물건이다. 호류지도 뵤도인도 불타 없어진다 해도 전혀 곤란하지 않다. 필요하다면 호류지를 부수고 정거장을 만드는 게 좋다. 우리 민족의 찬란한 문화나 전통은 그것 때문에 결코 멸망하거나 하지는 않는 것이다.


☑ 지은이 소개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 1906∼1955)
본명은 헤이고다. 1906년 10월 20일 니가타현 니가타시에서 아버지 니이치로와 어머니 아사 사이의 5남으로 태어났다. 사카구치가의 선조는 지금의 후쿠오카현 가라쓰의 도공이었다가 후에 니가타로 이동해 온 지방 부호다. 아버지 니이치로는 당시 중의원 의원이자 니가타 신문사 사장이었고 한시 시인으로도 알려진 정치가로서 언제나 다망했으며 장남을 제외한 자식들에게는 무관심하고 냉담했다. 사카구치가의 재산은 체면과 의리를 중시했던 니이치로의 대에서 탕진되게 된다. 니이치로의 전처와 첩의 아이까지 합한 열세 명의 형제 중 열두 번째 아이로 태어난 안고는, 어린 시절 이미 방랑벽이 있었으며, 골목대장 행세를 하며 싸움질을 하고 돌아다녀 어머니의 미움을 사는 한편, 주로 무사들의 군담을 숙독했고, 남몰래 닌자의 인술을 연구하기도 했다. 1919년 니가타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이 무렵부터 집과 학교를 싫어해서 수업을 빠지고 홀로 방황하는 날들을 보내다 낙제하게 되고, 다니자키 준이치로와 발자크 등의 소설을 탐독하며 지내다가 결국 1922년에 퇴학당했다. 그해 가을 상경해 부잔 중학교에 입학했고 에드거 앨런 포와 이시카와 다쿠보쿠 등을 인생의 낙오자로서 사랑하며 그들의 작품을 숙독했다. 막연하게 엄격한 구도자의 삶을 동경하여 1926년, 도요 대학 인도철학윤리과에 입학한다. 입학 후 불교서와 철학서를 섭렵하는 데 몸을 혹사하며 공부에 매진한 탓에 생긴 신경쇠약 증세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티베트어, 라틴어, 프랑스어 등 어학을 맹렬히 공부한다. 1930년, 대학을 졸업한 후 동인지 <말>과 <청마>를 창간했다. 1931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바람 박사>와 <구로타니 마을>이 소설가 마키노 신이치의 극찬을 받음으로써 신진 작가로 급부상한다. 1932년 여류 작가 야다 쓰세코를 알고 사랑에 빠지지만 1936년 절교한 후 신생을 기하며 교토를 방랑하면서 그녀와의 사랑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눈보라 이야기≫를 썼다. 1946년, 전후의 시대적 본질을 예리하게 통찰하고 파악한 <타락론>과 <백치>에 의해 일약 시대의 총아, 오피니언 리더로 떠오르며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1947년 가지 미치요와 결혼하고, 전후의 시대상을 반영한 소설과 에세이, 탐정소설, 역사 연구, 문명 비평 르포르타주 등 다채로운 집필 활동을 전개하여 전후의 난세에 문화와 역사 및 사회의 흐름에 대한 대중의 지적 갈증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와 동시에 세무 당국을 상대로 한 소송, 경륜 부정 사건 고발, 각성제와 수면제 중독에 의한 정신착란 발작 등 실생활 면에서도 언제나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1955년 2월 17일 지방 취재 여행에서 돌아온 후 자택에서 뇌일혈로 급사했다. 향년 50세였다. 전후 일본 사회의 혼란과 퇴폐를 반영한 작풍을 확립하고 시대의 새로운 윤리를 제시함으로써 일본인에게 충격과 감동을 안겨준 사카구치 안고는 다자이 오사무와 오다 사쿠노스케 등과 함께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무뢰파 작가로 평가된다.



☑ 옮긴이 소개

최정아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통번역대학원 한일어과에서 수학했다. 이후 일본 국립 나라여대 대학원 인간문화연구과에서 일본 근대 문학을 연구했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중기 크리스천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광운대학교 동북아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표 논문으로 <일본 근대문학에서의 기독교의 수용과 변용>, <아쿠타가와 문학에 보이는 여성의 결혼과 사랑, 자아의 관계>, <‘신들의 미소’에 나타난 일본 문화 풍토의 특질>, <아쿠타가와의 일본 명치 문명개화기 문명관> 등이 있고, 역서로 사카구치 안고 작품집 ≪백치·타락론 외≫(책세상, 2007)가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일본 근대 문학에서의 개인의 자아 관념 확립 과정과, 일본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문학인들의 사상적 대응 방식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 왔다. 앞으로는 탈근대의 일본 대중소설로 연구 영역을 확대해 시대와 문명과 삶의 변화와 의미를 탐구하고자 한다.


☑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일본 문화 사관
데카당 문학론
천황 폐하께 바치는 글
바람과 빛과 스무 살의 나와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