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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4일 금요일

잔, 왕의 딸 Jeanne, fille du Roy


도서명 : 잔, 왕의 딸
지은이 : 수잔 마르텔
옮긴이 : 김명희
분야 : 퀘벡 소설
출간일 : 2011년 10월 25일
ISBN : 978-89-6406-848-9
가격 : 18,000원
A5 / 소프트 커버 / 317쪽



☑ 200자 핵심요약

누벨 프랑스의 낯선 땅을 밟게 된 ‘왕의 딸’ 잔.  혹독한 환경에서도 용기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잔의 활력은, 복잡한 삶 속에서 희망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힘이 되어 준다. 이러한 잔의 건강한 발걸음을 좇다 보면 우리는 17세기 퀘벡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 볼 수도 있다.


☑ 책 소개

17세기 퀘벡(누벨 프랑스)의 삶을 프랑스 소녀의 관점에서 현실적으로 그린 역사소설이다. 
당시 프랑스는 영국과 전쟁 상태였는데, 북미 땅에 프랑스보다 늦게 이주하기 시작한 영국인의 수효가 급속하게 증가하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루이 14세는 더 많은 프랑스인들을 이주시키고 후손을 낳기 위해 필요한 신붓감들을 보내어 북미에 정착한 프랑스인의 수효를 늘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왕의 딸’이란 신분이 생겼는데,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대부분 고아거나 생계가 힘든 가정의 여자아이들이었다. 
1672년, 이야기의 주인공인 잔 샤텔은 열여덟 살이 되면서 ‘왕의 딸’로 징집된다. 고아가 되어 수녀원에서 자란 잔에게 프랑스의 새 개척지 누벨 프랑스로 갈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잔은 퀘벡에 도착하면서 그동안 꿈꿔 왔던 낭만적인 삶은 공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잔의 남편은 모피 사냥꾼으로 자존심 세고 말이 없는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그는 사랑하던 부인이 이로쿼이 인디언들에게 살해당하고 나서 남은 어린아이 둘과 외딴 오두막에서 살고 있었다. 잔은 실망스러운 상황에서도 용기와 상상력을 발휘해 외딴 숲 속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고 자신을 둘러싼 위험에 대처한다. 카누의 노를 젓는 것부터 소총을 쏘는 것까지 배워야 했다. 인디언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도 한다. 이렇게 새 땅에 도착한 지 1년이 되어서야 남편과 가족에게서 인정과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잔은 드디어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느낌을 갖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17세기 퀘벡 주 식민지 개척 시대의 모습을 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이민 와서 사는 상인과 모피 사냥꾼들, 프랑스인에게 동화되어 사는 위로니 인디언들과 영국 편에 서서 프랑스인들과 맞서 싸우는 이로쿼이 인디언들을 현실적인 이야기 설정 속에 등장시켜 당시 생활환경과 관습, 사고방식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혹독한 생활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여성들의 삶과 이러한 환경에서 영향 받아 형성된 사고방식, 여성의 사회적 위치 등 퀘벡의 역사적·사회적 여러 단면을 함께 접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또한 불우한 환경에서도 절대로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용기와 재치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행복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 잔의 불굴의 의지는 모험심과 호기심 많은 모든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잔, 왕의 딸≫은 역사소설인데도 재미있고 쉽게 쓰여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주인공 잔의 활력은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왕의 딸’들이 누벨 프랑스에 도착해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역사학자들조차도 ‘왕의 딸’의 삶을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하는 다른 역사 자료에서부터 짐작하는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역사학자의 관점에서도 ≪잔, 왕의 딸≫은 역사학자들의 수준을 능가하는 업적이라고 인정을 받기도 했다.


☑ 책 속으로

1.
언젠가는 자신의 삶에도 기쁨과 경이의 순간이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2.
춥고 배고플 때도 있었어. 이로쿼이 인디언들은 정말 무서워. 하지만 난생 처음으로 행복해. 삶을 만끽하면서 살아. 그리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뿌듯해. 그리고 고백해야겠지? 남편을 사랑해.

3.
내일이면 우리는 숲 속 우리 집으로 돌아갈 거야. 우리 남편의 영토 안에 있는 내 성으로 말이야. 그곳에서 앞으로도 아이들한테 둘러싸여 살 거고 또 거기서 왕의 딸로 죽을 거야.


☑ 지은이 소개

수잔 마르텔(Suzanne Martel, 1924~)
수잔 마르텔은 1924년 10월 8일 두 자매의 맏이로 퀘벡 시에서 태어났다. 아동작가로 활약하는 모니크 코리보가 그녀의 여동생이다. 어릴 때부터 두 자매는 글쓰기를 좋아해, 시간만 나면 글을 썼다. 어머니가 하루에 8시간 이상은 쓰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수잔 마르텔은 퀘벡 시에 있는 위르쉴린학교를 나와서 토론토대학교에서 문학과 사회학을 이수했다. 1943년 대학을 졸업하고 르 솔레유(Le Soleil)라는 유명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전쟁이 끝날 무렵인 1945년에 직장을 잃었다. 결혼해 여섯 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는 육아에 전념하느라 펜을 놓고 있다가 맏아들이 열두 살 되던 해에 대회에 참가하면서 다시 펜을 들게 되었다.
수잔 마르텔은 대표적인 프랑스어계 캐나다 고전소설가로서, 저서는 총 25권이며 캐나다 문학계, 특히 퀘벡 문학계에서 아동을 위한 작품 활동이 활성화되는 데 공헌한 작가다. 역사, 공상 과학, 스포츠, 동화 등의 종류의 소설을 썼으며, 광범위한 주제를 가지고 성인에서 아동까지 모든 연령층의 독자를 확보한 작가다. 대표작으로는 ≪지하 도시(Surréal 3000)≫, ≪우리 친구 로봇(Nos amis robots)≫, ≪잔, 왕의 딸≫, ≪하키 이야기(Pi-Oui)≫ 등이 있다. 그중 ≪지하 도시≫는 캐나다 문학계에서 프랑스어계의 첫 공상 과학 소설이자 그 후에도 오랫동안 유일한 캐나다 공상과학 소설이었다. 그녀의 소설은 어떤 이야기의 설정에서든 유머와 재치 넘치는 문체와 생생한 묘사력이 특징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데이비드 상(1968), 캐나다 예술협회의 청소년 문학상(1982), 캐나다 총독상(1994) 등이 있으며, ≪잔, 왕의 딸≫을 발표하면서 캐나다 프랑스어교육협회 상과 알빈벨릴 상을 받았다.


☑ 옮긴이 소개

김명희
김명희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에서 1∼2학년을 마치고 1983년 캐나다로 유학해, 몬트리올대학교에서 언어학 학사 과정(1985년)과 석사 과정(1988년)을 마쳤다. 1996년까지 자동 번역, 텍스트 자동 생성 연구소(Montreal, Ithaca, N. Y.)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1991년부터 맥길(McGill)대학교의 한국어 강좌를 맡아 강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현재 맥길대학교의 전임 강사로 재직 중이다.
학생 때부터 퀘벡 이민국, 라디오 캐나다(프랑스어 방송국), 에어 캐나다, 기타 사기업들을 위한 통역·번역 일을 했다. 2009년도에는 몬트리올 교민 다섯 명과 함께 연극 단체 ‘연극사랑’을 창단해 몬트리올 한인 사회의 첫 연극 단체를 출범시켰고 창단 공연으로 김동기의 <아비>를 올렸으며 몬트리올의 프랑스어권 관객들을 위해 원작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공연 시 자막 상영을 해 많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아비>를 번역하면서 문학 번역에 관심을 갖게 되어 문학작품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잔, 왕의 딸>이 두 번째 번역 작품이다.


☑ 목차

잔, 왕의 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1년 7월 21일 목요일

꿰맨 인간 L'homme rapaillé

퀘벡 지식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가스통 미롱의 ≪꿰맨 인간≫은 “흩어진 정체성의 조각들을 꿰매고 이어서, 상처는 있으나 본래 모습을 되찾은 인간”을 뜻한다. 퀘벡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고민이 엿보인다. 그의 시편들에서 우러나는 퀘벡인들의 슬픔은 우리에게도 공감을 일으킨다. 생생한 언어의 고통을 담고 있는 미롱의 미완성 시집을 한국어로 처음 출간한다.











☑ 책 소개
미롱의 시는 비참하다. 시인이 그리는 퀘벡인의 육체와 시선과 영혼은 각기 경직되었거나 상실되었으며 병적인 고통에 빠져 있고 결국 그들의 모든 것은 “죽어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가올 퀘벡인의 혁명은 피를 겉으로 드러냄 없이 내면에 흐르는 “깨진 거울 사이의 네 붉은 피”로 상징된다. 자신을 비출 수 있는 거울이 깨져 있다는 것, 그 사이로 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 그것은 본질이 쪼개지고 흩어진, 그 자신 밖에 있는 인간의 모습이며 그의 정신적 내출혈과 다름 아니다.

퀘벡 문학이 그토록 기다렸던 이 시집 ≪꿰맨 인간≫은 출간 이후 몇 차례 개작 과정을 거쳤지만 저자는 이를 끝까지 미완성의 시집으로 간주한다. 미완성이라는 의미는 새로운 시를 추가해야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 항거와 슬픔의 시가 퀘벡의 치유되지 않는 상처처럼 아직도 생생한 언어의 고통을 담고 있다는 의미다. 미롱은 1970년 이후 많은 시를 쓰지 못했다. 이것은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상황을 반영하는 자신의 시적 문체에 대한 집착이며, 삶의 변화 혹은 현실 개혁에 대한 그의 요구가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셈이다.

미롱의 시는 슬프다. 그러나 시인의 고통은 아름다운 언어로 승화되었으며 그 슬픔 속에는 ‘내일’이 있다. “고달프고 비통한 현존”의 땅 퀘벡은 “태형의 얼굴”을 벗어던지고 “환히 트인 앞날 / 약속의 앞날”을 향해 나아간다. 이것은 ‘조용한 혁명’의 결과이며, 시의 희망이다. 1970년 ≪꿰맨 인간≫의 출판과 함께 혁명은 문학적으로 완성되었다. 미롱의 시집은 결국 퀘벡 시문학이 나아가야 할 바를 조명했으며, 현재의 문단은 그 연결선상에서 시적 서정을 바탕으로 퀘벡의 정체성 확립을 지속하고 있다.


☑ 책 속으로
우리는 나아가고 또 나아간다, 삼각주 같은 이마로
“굿바이, 안녕!”
과거를 짊어지고 우리는 돌아올 것이다
모든 예속들을 증오하는 데 지친 우리는
희망의 사나운 짐승이 되어 있을 것이다
- 본문 45쪽, <우리가 가는 길> 중.

거대한 비탄이 절정에 이르는 어느 날
난 절망의 천둥을 가로지르리라
(…)
… 무너진 돌 더미와
소음 그득한 내 죽음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리라
내 헐벗은 소유를 되찾으리라
- 본문 84쪽, <꺼져 가는 인간> 중.

어제처럼 살아왔던 너는 나를 늘 사랑할 것이고
장차 버림받을 너를 나는 또 사랑할 것이리라
오늘 네가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것
그것은 언제나 영원히 우리의 것
세상의 또 다른 세상에서 난파한 내 여인아
- 본문 129쪽, <미로를 빠져나오며> 중.


☑ 지은이 소개

가스통 미롱(Gaston Miron, 1928∼1996)

1928년 1월 8일 생트아가트데몽에서 태어났다. 1947년에 몬트리올에 정착해 몬트리올 대학교에서 사회과학 강의를 듣고 여러 문인을 만나게 되면서 퀘벡의 현실 문제에 눈을 뜨게 된다. 1953년에 출간된 그의 첫 시집 ≪두 가지 피≫는 시에 대한 강한 열정과 시의 내부에 존재하는 자아, 퀘벡이라는 피지배적 공간 속의 자아를 향한 각성의 외침이었다.
≪두 가지 피≫ 이후 ‘조용한 혁명’ 시기 직전과 그 기간에 생산해 낸 그의 시들을 <사랑을 향한 전진>, <라바테슈>, <꺼져 가는 삶>과 같은 몇 단계의 시적 과정으로 구분해 각기 명칭을 부여했다. 1953년의 시집과 이런 여러 시적 과정의 작품들을 모아 1970년에 ≪꿰맨 인간(L'homme rapaillé)≫을 출간했다.
미롱은 ‘퀘벡성’이라는 퀘벡이 추구하고 간직해야 할 정신적 가치를 한 권의 시집에 남기고 1996년 12월 14일, 68세의 나이로 “고달프고 비통한 현존”이었던 땅 퀘벡을 영원히 떠났다. 작가로서는 최초로 국장의 영광을 받았다.


☑ 옮긴이 소개

한대균

한대균은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투르의 프랑수아 라블레 대학교에서 랭보 작품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청주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위고, 보들레르, 랭보, 본푸아 등 프랑스 시인에 대한 강의 및 연구, 번역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 시의 불역에도 관심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번역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고은의 첫 시집인 ≪피안감성≫을 포함해 몇 권의 1960년대 초기 시집에서 발췌한 ≪돌배나무 밑에서≫와 조정권의 ≪산정묘지≫의 불역본을 프랑스에서, 구상과 김춘수부터 기형도와 송찬호에 이르는 ≪한국 현대시인 12인의 시 선집≫을 캐나다에서 출간했다. ≪산정묘지≫의 불역으로 2001년도에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수여하는 제5회 한국문학 번역상을 수상했으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에서 한국 시에 관한 초청 강연을 하기도 했다.
연구 영역을 불어권으로 확장해 2006년에 한국퀘벡학회를 창설, 캐나다의 프랑스어권 문학의 연구 및 국내 소개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퀘벡 문학에 관한 연구로는 <가스통 미롱과 탈식민주의>, <퀘벡의 저널리즘과 문학> 등 다수가 있다.


☑ 차례
권두시

영향1. 두 가지 피
세월의 바다
내 아름다운 사랑
폭풍의 저녁
앙상한 육신
부술 수 없는 진실
노래
추가 달린 작은 연속
수평선의 성가
화관이여 오, 꽃이여
세상과 사랑을 되찾기 위해
너에게 쓰노라
단아하고 애처로운 나의 여인
2. 이곳을 통해 어떤 곳으로
각자
자기방어
물잔 혹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축소
잡다한 소식
출구 없는 이 세상
선언
우리가 가는 길

사랑을 향한 전진어린 소녀
눈물보다 어여쁜
사랑을 향한 전진
이별의 시 1
이별의 시 2
너와 함께
다를 바 없는 하나의 종말

라바테슈저주받은 커넉
세캉스

꺼져 가는 삶꺼져 가는 인간
슬픔의 유산
나의 본국 송환을 위해
겨울의 세기들
그리고 사랑마저 병들었다
잉걸불과 부식토
정신착란적인 자기 상실에 대한 독백
완전한 고독의 세월들
못대가리
광장에서
아메리카의 친구
10월

사랑과 투사“매일 나는 그대의 육신 속으로…”
“내가 동지들 다음에…”
“나에게 말해 다오 그대에 대해…”
“추위로 몸을 떠는…”
“바다가 이곳에서…”
동지
세월 속에서의 경의

유예된 사랑의 시편들그 홀로 그녀 홀로
떠도는 사랑
미로를 빠져나오며
그 이후에

시 속에서 전진하다인간의 가난
파리
시학
마을에 멈춰서
작은 까마귀
어둠의 어둠
네 번째 사랑
상투적인 말
타고난 가정
퀘벡 인류
수많은 한 문장으로

지은이 연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1년 6월 18일 토요일

중국 편지 Les Lettres Chinoises




도서명 : 중국 편지(Les lettres chinoises)
지은이 : 잉천(Ying Chen)
옮긴이 : 이인숙
분야 : 퀘벡 소설
출간일 : 2011년 6월 24일
ISBN : 978-89-6406-771-0
15,000원 / 162쪽
 
 


 
☑ 책 소개
 
≪중국 편지≫는 상하이에서 이주를 준비하는 사샤와 몬트리올로 이주한 위안과 다리가 편지를 주고받는 서간체 형식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중국에서 약혼한 사샤와 위안의 사랑과 몬트리올에 이주한 후 만들어지는 위안과 다리의 사랑을 대비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이들의 사랑은 이성 간의 사랑보다는 이주자와 모국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위안은 모국인 중국과 이주해 온 나라 캐나다에 대해 어머니의 사랑과 애인의 사랑으로 비유한다. 방랑자적 기질을 타고났지만 조국에 소속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위안은 몬트리올에 이주한 후 마치 신생아처럼 살고 있다고 사샤에게 편지를 쓴다. 유배의 행복감과 고독감 사이에 있는 위안에게 사샤가 결별의 편지를 보내자 그는 절대적인 절망감에 빠진다. 위안에게 사샤는 자신의 과거, 젊음, 가치, 그리고 모국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위안에게 연의 줄은 바로 모국과 연결해 주는 탯줄을 상징하며 사샤와의 관계는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의 사랑과 같은 것이다. 위안은 또 다른 사랑, 서구식의 사랑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합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다리와의 ‘부도덕한’ 사랑이다.
다리는 자신이 서구적 가치와 코드에 따라 자유분방하게 살고 있다고 여겼지만, 위안과 사귀면서 신성한 중국의 약혼을 범하고 있다는 죄의식을 떨쳐 내지 못한다. 성관계를 요구하는 위안을 거부하면서 다리는 중국의 가치들이 얼마나 깊숙이 자신의 내면을 억압하고 있는지 깨닫는다. 그래서 그녀는 무거운 짐에서 해방되려고 다시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난다.
≪중국 편지≫의 두 여인, 사샤, 다리는 동양적 가치관과 서양적 가치관의 내면적 혼재 때문에 두 세계에서 방황하는 인물들이다. 이 두 여인, 사샤와 다리 사이를 방황하는 남자, 위안 역시 사샤가 상징하는 중국의 전통문화와 다리가 상징하는 서양 문화 사이에서 혼란과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들은 결국 두 개의 언어와 두 개의 문화 사이에서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잉천의 문학적 상상력의 산물이다.
 
☑ 책 속으로
1. 뒤표지글
그러나 나는 뿌리를 좋아하지 않아. 뿌리들은 이것이나 저것이나 할 거 없이 모두 추하고 고집스럽고, 편견의 근원이며 또한 헛되고 파괴적이며 고통스러운 갈등을 불러일으켜.
 
2. 위안의 편지 중에서
나는 아주 멀리, 정말로 아주 멀리 날아가는 연과 같아. 당신이 그 연의 줄을 잡고 있어. 만일 당신이 그 줄을 놓아 버린다면 연은 어디로 날아갈까?
 
3. 사샤의 편지 중에서
<빛나는 피>를 기억해? 나를 잊어버리고 그 노래를 불러. 당신이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부탁하는 대로 해 줘. 당신의 순간들, 당신의 매일, 당신의 인생을 즐겨. 바로 그게 내가 제일 원하는 바야.
 
☑ 지은이 소개
1961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잉천은 스물여덟 살 때인 1989년 몬트리올로 이주한 이후 1992년 맥길대학교 문학창작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며 ≪물의 기억≫을 출간했다. 잉천은 1993년 ≪중국 편지≫를 발표한 이후 퀘벡 문학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1995년 ≪배은망덕≫으로 널리 알려졌다. 1995년에는 프랑스의 페미나문학상, 그리고 퀘벡ᐨ파리문학상을 수상했고, 1996년에는 여성 잡지 ≪엘(Elle)≫에서 퀘벡여성독자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세르비아어 등으로 번역되었고, 중국어로는 잉천 자신이 직접 번역, 출간했다. 이후 그녀는 퀘벡의 대표적인 작가로 꼽힐 정도로 대중성과 문학성을 확보했다. 그녀는 1992년 처녀작 출판 이후 지금까지 아홉 편의 소설과 한 권의 에세이집을 발표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잉천의 소설은 중국과 퀘벡 사이에서 상이한 언어와 문화의 괴리로 인해 경험한 정체성에 대한 불안감과 상실감, 중국에서나 퀘벡에서나 주변인, 소수자라는 사회적이며 존재론적 유배의 감정을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체로 표현한다.
잉천의 글쓰기는 여러 문화와 사고의 공존과 차이를 즐기는 작업이다. 그녀의 문학적 상상력은 자기 고유성을 고집하지 않는 비우기를 통해 채우고, 타자를 통해 자아와 만난다. 이러한 상상력은 이주의 글쓰기로 시작한 잉천의 작품이 보편적 가치를 지닌 글쓰기로 변모하도록 도와주었다고 생각한다. 잉천의 문학은 이주로 인해 경험한 상실, 분열, 혼종의 표현을 통해 국경과 경계를 벗어나 보편적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 옮긴이 소개
 
이인숙
이인숙은 한양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에 있는 프로방스대학에서 알베르 카뮈에 대한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양대학교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몬트리올대학의 교환교수 및 방문교수로 2년간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으면서 퀘벡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프랑스의 쇠유출판사에서 서정인의 ≪달궁≫(Talgung, Seuil, 2001)과 이창동의 ≪녹천에는 똥이 많다≫(Nokcheon, Seuil, 2005)를 불어로 번역, 출간했다. 서정인의 ≪달궁≫ 번역으로 2002년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어 번역서로는 ≪처절한 정원≫(문학세계사, 2001)이 있고, 저서로는 ≪한국 문학 외국어 번역≫(민음사, 공저), ≪프랑스 사회와 문화≫(만남, 공저)가 있다.
 
 
 
☑ 차례
중국 편지····················1
해설······················141
지은이에 대해··················149
옮긴이에 대해··················

2011년 3월 2일 수요일

유리알 눈 Des Yeux de verre



가장 신뢰하고 의지해야 할 부모에게 배신당하고 버려졌을 때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동안 금기시 되어 온 가정 내 성폭력, 이제는 덮고 쉬쉬할 것이 아니라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해야 할 때다.

퀘백의 인기 작가 미셸 마르크 부샤르의 문제작 <<유리알 눈>>이 국내 최초로 연극과 동시에 소개된다.


☑ 책 소개

3막으로 된 이 작품은 인형을 만드는 아틀리에에서 하루 반 사이에 일어난 이야기다. 다양한 유형의 인간을 정교하게 닮은 수제 인형을 만드는 아버지 다니엘은 인형 제작 분야의 유명한 장인(마에스트로)이다. 미국 인형 예술가 협회 회원으로 추대되고, 마이애미 시에 있는 박물관에 초청되어 살아 있는 예술가로서는 대단한 명예인 인형 작품 회고전 계획을 언론에 밝히게 되는 기자회견을 앞둔 하루 전날, 펠로피아라는 이름을 가진 어느 아름다운 여인이 찾아온다. 그 여인은 오래전에 사라진 이 집의 막내딸 에스텔이지만, 아버지는 그동안 세월도 흘러 여인으로 성장했고 성형까지 한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폐쇄적인 자기 세계에 갇혀 사는 집착이 강하고 이기적인 예술가 타입의 아버지. 남편이 저지른 짓을 알면서도 오로지 돈과 명예와 자신의 평안을 위해 모든 사실을 덮는 데에만 열중하는 어머니. 집안의 하녀처럼 일하며 부모의 애정을 갈구하는 큰딸, 가장 믿고 의지해야 할 부모에게 배신당하고 버려진 작은딸. 이 작품은 가정이라는 한 공간에 있지만 폐쇄적인 각자의 방에 갇혀, 사랑의 부재, 소통 부재의 핵심에 있는, 인형의 집에 사는 불행한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그동안 터부시되어 쉬쉬해 왔던 가정 내 성 폭력, 특히 아동 성폭력 문제를 고발할 뿐 아니라,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그저 덮고 침묵하려고만 할 때 더 큰 문제와 상처를 만들게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07년 캐나다 퀘벡에 있는 테아트르 도주르디 극장에서 마리 테레즈 폴탱의 연출로 초연된 이후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공연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2011년 2월 23일부터 3월 13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극단 프랑코포니가 공연한다.


☑ 책 속으로

1
난 내 눈이 변하고, 홍채가 딱딱해지는 걸 봤어. 내 눈빛이 꺼져 가는 걸 봤어. 그건 인형의 눈, 유리알 눈이었어. 난 내 얼굴에 남아 있는 가족의 흔적을 메스로 도려내 내 얼굴에서 당신들을 사라지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했어. 하물며 당신들이 결혼 30주년을 행복하게 축하하려고 준비 중이고, 브리지트 언니는 성숙한 여자가 되었을 거라고 상상하기도 했어. 여기를 다신 오지 않으려고 온갖 일들을 상상해 보려고 애썼지. 하지만 엄마, 난 바로 이곳에서 내 상상력을 잃어버렸어. (엄마 귀에다 속삭이면서) 아니, 엄만 모든 걸 깨끗하게 치우지 못했어.

2
곤경에 빠졌을 때, 도움이 필요하면 아빠를 불러 도움을 요청하는 거라고 난 배웠는데. 날 도와줘야 할 그 유일한 사람한테 당했어.


3
“펠로피아”라는 이름 마음에 들어? 옛날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어린 소녀의 이름이야. 아버지가 강간하는 바람에 소녀는 자살하고 말지. 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 어린 소녀들이 자살하는 걸 멈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말이야. 살아서 그 소녀들이 어떤 행동을 한다면 그건 어떨까?


4.
그래요, 생각나는 게 하나 있어요. 저녁 식사 직전이었는데, 우리 두 딸애가 우리 가족을 그린 거라고 하면서 그림을 우리한테 보여 줬어요. 그림마다 태양도 있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굴뚝이 있는 집도 있고, 담장도 있고 정원도 있었어요. 집 앞에는 아빠, 엄마, 두 딸애가 있었죠. 우리 가족이 아름답게 손에 손을 잡고 있었어요. 아니! 에스텔, 그 애 그림에는, 그 애가 손을 뒤로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우리가 애들 그림을 주의 깊게 보지 않았는지 참 이상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 지은이 소개

미셸 마르크 부샤르(Michel Marc Bouchard, 1858∼)
캐나다의 불어권 지역인 퀘벡 출신의 극작가, 시나리오 작가인 미셸 마르크 부샤르는 1958년 퀘벡 주 북쪽 도시 생ᐨ퀘르 드 마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 서클에서 활동하며 자신이 쓴 희곡을 무대화하기 시작했다. 오타와 대학 연극과를 졸업(1980)한 이후인 80년대 초부터는 온타리오에 있는 불어권 극단을 중심으로 극작가 겸 배우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대표작으로 <물 나르는 사람들(Les porteurs d'eau)>, <환경론자 크리시프 탕게의 반본성(La contre-nature de Chrysippe Tanguay, écologiste)>, <펠로피아의 인형(La poupée de Pélopia)>, <고아 뮤즈들(Les Muses Orphelines)>, <레 펠뤼에트 또는 낭만적인 드라마의 반복(Les feluettes ou La répétition d'un drame romantique)> 등이 있다.
특히 <레 펠뤼에트 또는 낭만적인 드라마의 반복>은 첫 공연 이후 몬트리올 신문사 문학상, 우타우에 문학 서클 특별상(1988)과 도라 무어 상 (1991), 샬머 상(1991)을 받았으며, 연출가 세르주 드농쿠르가 새 버전으로 올린 2003년 공연에서도 퀘벡 연극 아카데미에서 주는 관객 마스크 상과 최고 마스크 상, 몬트리올 최고 제작상, 세 배우의 연기상을 휩쓸었다. 이 작품은 다시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고 존 그레이선 감독이 <릴리즈(Lilies)>라는 영어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어 흥행에도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영화제에서 많은 수상을 했으며 아동극인 <거위 이야기(L'Histoire de l'oie)>도 15년 이상 세계 다섯 대륙을 돌면서 수많은 상을 받았다.
희곡과 시나리오 작업 외에도, 작가는 오타와 트릴리움 극장 예술감독(1989∼1991)을 지낸 바 있으며, 오타와 대학과 몬트리올 대학에서 연극을 강의하기도 했다(1992). 또한 여러 박물관 및 전시회의 예술 감독을 맡아 연출하기도 했다.
50대 초반인 그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며 현재 퀘벡 극작가협회 부회장이다. 2005년에는 캐나다 정부에서 주는 중요한 훈장(Officier de l'Ordre du Canada)을 받았다.
그는 2009년 6월, 프랑스문화예술학회가 주관했던 공동 국제학술대회에 초청되어 내한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2009년 ‘극단 프랑코포니’가 그의 희곡<고아 뮤즈들>을 우석 레퍼토리극장에서 초연했고, 2010년 게릴라극장에서 새로운 버전으로 재공연했다. 2011년 2월 23일부터 3월 13일까지 <유리알 눈>이 산울림소극장에서 역시 ‘극단 프랑코포니’에 의해  초연되었다.


☑ 옮긴이 소개

임혜경
임혜경은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프랑스 몽펠리에 제3대학, 폴 발레리 문과대학에서 로트레아몽 작품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숙명여대 불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1년 현재 프랑스문화예술학회 회장이며, ‘극단 프랑코포니’의 대표다.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공이모) 대표, <공연과 이론> 편집주간, 희곡낭독공연회 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공이모와 연극평론가협회 회원으로 연극평론가 활동을 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공역자인 카티 라팽(한국외대 불어과 교수)과 함께 우리나라 문학을 프랑스어권에 소개하는 번역 작업을 시작해 대한민국문학상(번역 신인상), 한국문학번역상을 공역자와 함께 수상한 바 있다.
2004년 이후부터는 희곡 낭독 공연에 참가하는 동시대 불어권 희곡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작업도 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프랑스 작가 장 뤼크 라가르스의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상대방의 자리>, 스웨덴 작가인 라쉬 노렌의 <악마들>, 캐나다 퀘벡 작가 미셸 마르크 부샤르의 <고아 뮤즈들>, 아프리카 콩고 작가 소니 라부 탄지의 <파리떼 거리>, 프랑스 작가 장 미셸 리브의 <동물 없는 연극>을 번역한 바 있다.
그 외 카티 라팽의 시집 ≪그건 바람이 아니지≫(봅데강)를 번역한 바 있으며, 다수의 논문 및 공연 리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