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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9일 목요일

엉겅퀴 (최영철 육필시집)


도서명 : 엉겅퀴 (최영철 육필시집)
지은이 : 최영철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2년 1월 10일
ISBN : 978-89-6406-299-9 (00810)
가격 : 15000원
A5 / 무선제본 / 214쪽




☑ 책 소개

1986년 등단한 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최영철 시인의 육필 시집.
표제시 <엉겅퀴>를 비롯한 60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습니다.
글씨 한 자 글획 한 획에 시인의 숨결과 영혼이 담겼습니다.



☑ 출판사 책 소개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연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44종을 출간합니다. 
43명 시인의 육필시집과 각각의 표제시를 한 권에 묶은 ≪시인이 시를 쓰다≫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엄선해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과 독자가 시심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시집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현재 한국 시단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들이 자기들의 대표시를 손수 골라 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눌러 쓴 시집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이미 작고하셔서 유필이 된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시인의 시집도 있습니다. 

시인들조차 대부분이 원고를 컴퓨터로 작성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인들의 글씨를 통해 시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글씨에서 시를 쓰는 과정에서의 시인의 고뇌, 땀과 노력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론을 떨치고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시인이 직접 골라 손으로 쓴 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들이 지금까지 쓴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라 A4용지에 손으로 직접 썼습니다. 말하자면 시인의 시선집입니다. 어떤 시인은 만년필로, 어떤 시인은 볼펜으로, 어떤 시인은 붓으로, 또 어떤 시인은 연필로 썼습니다. 시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시인들의 글씨는 천차만별입니다. 또박또박한 글씨, 삐뚤빼뚤한 글씨, 기러기가 날아가듯 흘린 글씨, 동글동글한 글씨, 길쭉길쭉한 글씨, 깨알 같은 글씨... 온갖 글씨들이 다 있습니다. 그 글씨에는 멋있고 잘 쓴 글씨, 못나고 보기 싫은 글씨라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인들의 혼이고 마음이고 시심이고 일생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총 2105편의 시가 수록됩니다. 한 시인 당 50여 편씩의 시를 선정했습니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책머리에 역시 육필로 적었습니다. 육필시집을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쓴 육필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시인의 육필 이외에 그 어떤 장식도 없습니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씨들이 있는데, 독자들이 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맞은 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어주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목록

1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 모음집 ≪시인이 시를 쓰다≫
2 정현종  ≪환합니다≫
3 문충성  ≪마지막 눈이 내릴 때≫ 
4 이성부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5 박명용  ≪하향성≫ 
6 이운룡  ≪새벽의 하산≫ 
7 민영  ≪해가≫ 
8 신경림  ≪목계장터≫ 
9 김형영  ≪무엇을 보려고≫ 
10 이생진  ≪기다림≫ 
11 김춘수  ≪꽃≫ 
12 강은교  ≪봄 무사≫ 
13 문병란  ≪법성포 여자≫ 
14 김영태  ≪과꽃≫ 
15 정공채  ≪배 처음 띄우는 날≫ 
16 정진규  ≪淸洌集≫ 
17 송수권  ≪초록의 감옥≫ 
18 나태주  ≪오늘도 그대는 멀리 있다≫ 
19 황학주  ≪카지아도 정거장≫ 
20 장경린  ≪간접 프리킥≫ 
21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22 고재종  ≪방죽가에서 느릿느릿≫ 
23 이동순  ≪쇠기러기의 깃털≫ 
24 고진하  ≪호랑나비 돛배≫ 
25 김철  ≪청노새 우는 언덕≫ 
26 백무산  ≪그대 없이 저녁은 오고≫ 
27 윤후명  ≪먼지 같은 사랑≫ 
28 이기철  ≪별까지는 가야 한다≫ 
29 오탁번  ≪밥 냄새≫ 
30 박제천  ≪도깨비가 그리운 날≫ 
31 이하석  ≪부서진 활주로≫ 
32 마광수  ≪나는 찢어진 것을 보면 흥분한다≫ 
33 김준태  ≪형제≫ 
34 정일근  ≪사과야 미안하다≫ 
35 이정록  ≪가슴이 시리다≫ 
36 이승훈  ≪서울에서의 이승훈 씨≫ 
37 천양희  ≪벌새가 사는 법≫ 
38 이준관  ≪저녁별≫ 
39 감태준  ≪사람의 집≫ 
40 조정권  ≪산정묘지≫ 
41 장석주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42 최영철  ≪엉겅퀴≫ 
43 이태수  ≪유등 연지≫ 
44 오봉옥  ≪나를 던지는 동안≫



☑ 책 속으로

엉겅퀴−푸조나무 아래

나 하나 볼품없으니 그대 아름답지요 
나 하나 멈추니 그대 가지요 
나 하나 눈물 솟으니 그대 웃지요 

오래도록 애원해서 매정해진 그대
별만 홀로 빛나라고 그믐달이 되었지요 
나 하나 내가 아니면 
그대 들녘에 서걱이는 엉겅퀴 

바삐 가시는 길 붙잡지 않았으면 
그대 정녕 누구의 사랑일 뻔했어요



☑ 시인의 말

나는 이것들을
피의자 진술서를 쓰듯이 썼다.
무기정학 직전,
반성문을 쓰듯이 썼다.

혹시나 누가 볼까
두려워하며 썼다.

수영성 푸조나무를 바라보며
최영철



☑ 지은이 소개

최영철
1956/ 경남 창녕 출생
1984/ <지평>과 <현실시각>으로 작품 활동 시작
1986/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연장론> 당선
2000/ 백석문학상 수상
2010/ 최계락문학상 수상
2011/ 이형기문학상 수상
계간 ≪외국문학≫, 월간 ≪문학정신≫, 월간 ≪현장≫ 편집장,
≪문학과 경계≫ 편집위원 등 역임
부산예술대, 부산외국어대 겸임 교수 등으로 학생들을 가르침
현재 ‘도요출판사’ 편집주간, 계간 ≪시평≫, 계간 ≪시선≫ 자문위원,
격월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 주간
‘시힘’ 동인

시집
≪아직도 쭈그리고 앉은 사람이 있다≫
≪가족 사진≫
≪홀로 가는 맹인 악사≫
≪야성은 빛나다≫
≪일광욕하는 가구≫
≪개망초가 쥐꼬리망초에게≫
≪그림자 호수≫
≪호루라기≫
≪찔러본다≫

산문집
≪우리 앞에 문이 있다≫
≪나들이 부산≫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
어른을 위한 동화 ≪나비야 청산 가자≫

최영철 블로그: http://blog.daum.net/jms5244



☑ 목차

7 시인의 말

 제1부

10 아침
12 풀밭에서
14 섬
16 대숲에서
20 봄 봄
26 5월
28 수박
32 숲 지나기
36 남산 간다
40 나무는
44 잎
46 흥건한 봄
48 엉겅퀴
50 구름
54 나무는 뻗는다
56 나무는 흔들린다
60 나무, 위대한 생애
62 나무가 없다
64 저 산이 나를
68 우짜노
72 화엄정진
74 겨울숲
76 달에게


 제2부

80 사람
82 인연
84 야성은 빛나다
88 복날
92 메밀묵 장수
96 소주
98 쇠에게 주다
102 어느 날의 손님
106 이 세상 사랑에게
110 이 저녁에 땡전 한 푼 없이
114 낡은 집
116 시여 시여
120 무적 FRP
124 톱질
128 지진
130 내가 나의 남성까지도
132 무덤의 추억
134 순장자처럼
138 다대포 일몰


 제3부

144 동태
146 광장의 이유
150 성산 일출봉
152 속도
156 그림자 호수
160 새벽 우포에서
164 촛불에게
168 태풍 전망대
172 종이
174 회진에서
176 연
178 연장론
186 죽어서도 남길 수 없는 이름이여
190 맞는 노래
194 호포에서
198 12월
202 DMZ의 두루미
206 길 

211 시인 연보




2015년 3월 17일 화요일

케베도 시선(Antología de la poesía de Quevedo)


도서명 : 케베도 시선(Antología de la poesía de Quevedo) 
지은이 : 프란시스코 데 케베도 이 비예가스(Francisco de Quevedo y Villegas)
옮긴이 : 안영옥
분야 : 스페인 / 시
출간일 : 2015년 2월 25일
ISBN : 979-11-304-6125-0  03870
가격 : 22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386쪽




☑ 책 소개

언어의 마술사 케베도 이 비예가스. 그는 패러디와 은유, 암시, 말장난을 자유자재로 활용한 것은 물론, 언어를 붙이고 쪼개고 비틀어 새로운 의미를 창조한다. 지고하고 영원한 것을 추구하는 심오하고도 엄숙한 모습과, 천박하고도 비열한 삶의 전경을 잔인한 빈정거림으로 토해 내는 매섭고도 통렬한 모습, 케베도의 두 얼굴은 바로 17세기 스페인 바로크 문학 그 자체다.


☑ 출판사 책 소개

시라면 보편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정리한 형식과 내용에 대한 이론이 있다. 학교에서 배운 정의나 개별적인 경험으로 갖게 된 것으로, 보통 인간 기지의 표현물로서 귀족적인 감정이나 뛰어난 열망 또는 심오하고도 숭고한 사상들이 투영된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스페인 바로크 시대를 바로크답게 만든 케베도의 작품을 보면 우리가 알아 왔던 문학의 존재 이유나 문학의 핵심과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우리가 으레 하고 있던 문학에 대한 이해의 폭이 훨씬 더 광범위해짐을 느끼게 된다. 문학이 존재하는 귀족적인 이유 옆에 문학이 단지 하나의 놀이로 전락해 고귀한 가치 대신 기발한 말장난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케베도의 어휘는 너무나 과격해 철면피라 할 정도의 언어를 구사하고 있는데, 이 언어의 과격성이 탁월한 시적 효과를 낳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힘이 넘친다. 그런데 그 힘은 시의 내용보다 형식에서 연유한다. 즉, 언어를 어떤 방식으로 구사하고 있는가 하는 것에서 케베도 시의 특성이 나타난다. 그는 탁월한 언어 표현 능력의 소유자다. 그의 언어는 눈부실 정도로 화려하게 번쩍이면서도 미세한 감정들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스페인어가 그의 표현 욕구를 충족해 주지 못할 경우에는 스스로 언어를 만들어 썼다. 단어의 어근에 접사를 붙여 파생어를 만들거나, 두 개 이상의 낱말들을 하나의 단어로 묶어 각각의 단어가 갖는 의미들을 하나의 단어에 합해 짜깁기하기도 하고, 하나의 명사에 새로운 형태소를 붙여서 합성어를 만들거나, 하나의 단어를 두 행에다 갈라서 쓰는 어휘 분할도 감행했다. 더 나아가 자기가 스스로 언어를 창조하기도 했으며 성명학을 통한 새로운 어휘를 개발하기도 했다. 기존 시에 있는 단어들을 새로운 단어로 대치해 만들어 내는 일에도 대가였다. 이와 함께 패러디와 은유, 암시, 말장난 등으로 그가 창조해 내는 말들은 바로 케베도의 천재적 두뇌와 스페인어가 갖는 조화미로서만 가능했다. 그래서 그의 시는 기가 막힐 정도로 재미있으면서 어렵다. 낱말들이 본래 갖는 의미 외에 지니는 의미와 이에 연관되는 이미지를 떠올릴 때면 그의 기발함에 감탄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작품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게 된다. 특히 번역으로 말미암아 사라져 버리는 각 낱말 형태의 시적 감흥과 운율의 소멸은 그의 작품의 진가를 크게 손상할 수도 있다.
케베도가 살았던 스페인 바로크 시대 문학의 특징은 과식주의(過飾主義)와 기지주의(機智主義)라 할 수 있다. 공고라(Góngora)로 대표되는 과식주의는 문학의 귀족주의적 양상을 드러낸다. 일상어와는 동떨어진 언어와 과한 장식을 통해 미를 창조하려는 의도는 형식의 복잡성과 더불어 감각적인 즐거움과 이미지를 추구한다. 반면, 케베도로 대표되는 기지주의는 의미 면에서 개념의 강세화, 집중화를 꾀하기 위한 다의어와 대구, 암시 등을 주로 사용해 지적 즐거움을 준다. 즉, 가능한 한 서로 관계없는 사물과 어휘를 연계해 감각과 머리를 놀라게 하는 바로크 미학의 본질 그 자체다. 어떠한 한계도 넘어서려는 경향, 터무니없는 과장, 지독할 정도의 말장난과 뒤틀림, 극한 대조 등을 통해 시를 복잡하고 어렵게 하려는 인위적인 노력은 앞선 르네상스기의 모든 조화와 균형미를 여지없이 깨트리고 만다. 이러한 방식으로 케베도는 인간 정신의 가장 고상한 가치를 강력하게 긍정하면서도 인간의 야비한 측면을 무자비하게 비난했다. 수수하면서도 엄한 문체로써 심오한 사상을 응축되고도 강렬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순수한 정신적 사랑의 감정들을 열정적으로 노래하다가도 정신적 물질적으로 타락한 사회와 인간들을 여지없이 뭉개 버리기도 한다. 그의 작품에는 두 얼굴의 케베도가 있다. 종교적 덕목의 지고함과 영원한 것을 최상으로 하는 심오하고도 엄숙한 케베도와 천박하고도 비열한 삶의 전경을 잔인한 빈정거림으로 토해 내는 매섭고도 통렬한 케베도가 그것이다. 그렇게 철면피한 매춘 문학가로서, 을씨년스러운 철학가로서 케베도는 스페인 문학 중 가장 강하고 힘 있는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바로 17세기 스페인 바로크 시대의 도덕관을 가장 밀도 높고 심오하게 표현해 놓은 바로크 문학의 진수이기 때문이다.


☑ 책 속으로

·구두쇠에게 부치는 글

이 땅 밑에
비천하고도 가엾고도 혐오스런
욕심쟁이 부자가
순금에 싸여 잠들어 있다.

십만 가지의 고통을 안고 죽었지.
고통을 치유할 수도 없었지.
그건
나쁜 체액조차도 버리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어.


·죽음 저 너머의 사랑

백일(白日)이 나를 데려갈 최후의
그림자는 내 눈을 닫을 수 있을 것이며,
영혼의 간청에 귀 기울여
시간도 이 나의 영혼을 풀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사랑이 불탔던
이 세상 강가에다 나의 영혼은 내 기억을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정염은 차가운 물을 헤엄쳐
준엄한 법을 무시할 줄 알기에.

사랑의 신의 포로가 되었던 내 영혼은,
그러한 열정에 체액을 공급했던 나의 혈관은,
영화롭게 타올랐던 나의 뇌수는,

육체는 버려도 사랑의 열정은 버리지 않으며,
재로 화할 것이나 느낌은 가질 것이며,
먼지로 남을 것이나 사랑에 빠진 먼지가 될 것이다.


·대리석에 새겨진 리시의 초상

냉담한 리시스, 어느 한 유명한 조각가가
하나의 돌에 당신을 그대로 옮겨 놓았소.
자연이 당신을 만든 것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 해 놓았더군요.
당신께 희고 얼어붙은 가슴을 주었다면
그 또한 그렇게 했더군요.
자연은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었고
그 또한 그에 못지않은 아름다움으로 당신을 복사했더군요.
그러나 자연은 그토록 연하고 부드러운
재료로써 재스민과 장미와
당신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들었으며
인정 많은 당신을 만들려고 했소.
그런데 그는 당신의 변화를 알아채어
당신을 있는 그대로 은혜를 모르는 돌에 새겨 놓았더군요.


·풍자시

쓴 진실을 입에서,
내뱉고 싶습니다.
쓸개즙이 영혼을 때린다 해도,
그것을 숨기는 일은 바보짓입니다.
고로 진리를 알기를 바랍니다. 나의 태만에
자유를 낳았습니다.
가난입니다.

누가 애꾸눈을 미남자로 만들고
상식 없는 자를 진중한 자로 만들죠?
누가 탐욕스런 늙은이에게
요단 강이 되죠?
진짜 신이 아닌데도
돌로써 빵을 만드는 자는 누구죠?
돈입니다.

누가 홀(笏)과 왕관에게
맹렬하리만큼 무섭게 굴죠?
믿음도 부족한데 성자란
이름을 갖는 자는 누구죠?
하늘로 겸허히 머리를 드는 자는 누구죠?
가난입니다.

향유가 아닌데도 손에 바르면
마음이 부드러워져
뇌물을 좋아하는 재판관을 인간적으로
만드는 자가 누구죠?
철이 아니라 금으로써
폐색증을 고치는 자가 누구죠?
돈입니다.

헛된 영화를 땅에서
멀리하려는 자가 누구죠?
완벽한 크리스천이면서
이단자의 얼굴을 갖고 있는 자는 누구죠?
경멸과 슬픔으로
인간을 괴롭히는 자가 누구죠?
가난입니다.

산이 계곡을,
아름다운 여인이 추남을 무너뜨리게 하는 자는 누구죠?
아무리 불가능한 일이라도
원하는 대로 희망을 품게 할 수 있는 자는 누구죠?
그리고 세상에서
아래의 것을 위로 가볍게 올릴 수 있는 자는?
돈입니다.


☑ 지은이 소개

프란시스코 데 케베도 이 비예가스(Francisco de Quevedo y Villegas, 1580~1645)
돈 프란시스코 데 케베도 이 비예가스(Don Francisco de Quevedo y Villegas)는 17세기 세계 문학사에서도 손꼽히는 스페인의 대표 작가다. 그는 1580년 마드리드에서 태어나서 1645년 비야누에바 데 로스 인판테스에서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버지 페드로 고메스 데 케베도 비예가스는 스페인 왕 펠리페 2세의 부인인 아나 마리아 왕비의 비서였고, 어머니 마리아 산티바녜스는 궁정에서 왕비를 모셨다. 케베도는 초중등과정을 예수교단이 운영하는 제국 학교에서 이수했고 대학 과정은 알칼라 데 에나레스 대학교에서 마쳤다. 라틴어와 그리스어, 신학 등 다양하고도 광범위한 학문을 통해 박식한 인문주의자로 성장한 그는 시칠리아에서 나폴리 태수로 있던 친구 오수나 공작의 재무 관리인으로 일했다. 정치상의 위험한 음모와 모함 속에서 살았기에 어떤 때는 목숨을 구하기 위해 거지로 분장하고 베네치아로 도망하기도 했다. 54세인 1634년에 에스페란사 데 멘도사라는 미망인과 결혼했으나 단 몇 달 만에 헤어졌다. 그가 살았던 시기는 스페인 역사상 제국주의 이상의 좌절, 정치적 불안, 사회 부패, 전염병, 기근 등으로 얼룩진 위기의 시대였다. 그는 이러한 위기의 시대를 살면서 그 시대의 어둠을 작품 속에서 때로는 장엄하게 때로는 애절하게 또 때로는 장난스럽게 증언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적나라한 풍자와 조소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서글플 정도의 감상이 드러나기도 한다.


☑ 옮긴이 소개

안영옥
안영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국립대학교에서 오르테가의 진리 사상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페인 외무부 및 오르테가 이 가세트 재단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스페인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역서로 ≪엘시드의 노래≫, ≪좋은 사랑의 이야기≫, ≪라셀레스티나≫, ≪세비야의 난봉꾼과 석상의 초대: 돈 후안≫, ≪인생은 꿈입니다≫, ≪죽음 저 너머의 사랑≫, ≪죽음의 황소≫, ≪예술의 비인간화≫, ≪세 개의 해트 모자≫, ≪러시아 인형≫, ≪피의 혼례≫, ≪예르마≫,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기발한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 만차≫, ≪기발한 기사 돈키호테 데 라 만차≫ 외 다수가 있고, 저서로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그의 비극적 삶과 죽음, 그리고 작품≫, ≪스페인 문화의 이해≫, ≪올라 에스파냐: 스페인의 자연과 사람들≫, ≪왜 스페인은 끌리는가?≫, ≪서문법의 이해≫, ≪작품으로 읽는 스페인 문학사≫(공저), ≪스페인 중세극≫ 외 다수가 있다.


☑ 목차

초기 시
성자 안톤 제단 옆에 묻힌 신(新)그리스도인 ······4
구두쇠에게 부치는 글 ···············6
약사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마리아 막달레나 일을 견본으로 보이다 ················8
죽음이 말하는 한 의사의 묘비명 ··········10
황금의 죽음을 갖고 온 한 노파에 부쳐 ········12
셀레스티나에 부쳐 ················13
다프네와 아폴로 이야기 ··············15
갈비씨 여인에게 부쳐 ···············24
한 간통녀에 부쳐 ·················33
디아나와 악타이온 ················35
전능한 기사 돈 양반 ···············37

그리스도인 헤라클리토
그리스도인 헤라클리토와 다윗 왕의 찬가를 본딴 제2의 찬가·····················46
나의 이모 도냐 마르가리타 데 에스피노사에게 ····48
시편 제1편 ····················50
시편 제2편 ····················52
시편 제6편 ····················54
시편 제7편 ····················56
시편 제9편 ····················57
죽음을 부르며 ··················59
시편 제16편 ···················61
시편 제17편 ···················63
시편 제18편 ···················66
시편 제19편 ···················68
시편 제21편 ···················70
시편 제26편 ···················73

제1뮤즈: 클리오
유적으로 매장된 로마에 부쳐 ············78
감옥에서 죽음을 맞은 오수나 공작, 돈 페드로 히론에 대한 불멸의 회상 ···············80
돈 펠리페 3세 왕의 총애를 입었으나 지금은 잊힌 레르마 공작의 집에 부쳐 ··············82
자기 시골집에서 은둔의 길을 택한 스키피오는 자기의 업적과 후세에 남을 영광에 대해서 생각한다 ···85

제2뮤즈: 폴림니아
많이 가진 자가 어째서 부자가 아닌지를 가르치다 ···92
남의 헐벗음을 자기 치장을 위해 쓰는 이들에 반(反)하는 도덕서 ··················94
궁정 생활에서 떠나 자신의 생애를 보낸 한 친구에게 부쳐 ·····················96
무절제한 생활로 병과 노약(老弱)을 재촉하는 대식가와 주정뱅이들을 책하며 ············98
우리의 삶이 얼마나 헛되고 짧은 것인지를 보여 주다 ·100
생각도 없이 죽음의 기습을 당해야만 하는 짧은 인생의 의미 ····················102
눈과 귀와 혀를 쓰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이득 ····104
삶에 속아 뿌린 눈물과 후회 ············106
인간 본래의 속을 통해 본 외형에 대한 환멸 ·····108

제3뮤즈: 멜포메네
비문(碑文)−대리석이 말하다 ···········114
돈 파드리케 데 톨레도의 존경스런 분묘 ······116

제4뮤즈: 에라토(제1부)
부나비의 분묘 ··················122
꿈의 거짓된 아첨에 감사한 여인 ··········125
플로리스의 하품에 부쳐 ·············127
부재중에 있는 사랑에 빠진 자의 열정 ·······130

제4뮤즈: 에라토(제2부)
리시의 넘실대는 머리카락 앞에서 그의 마음의 동요 ·137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이 갖는 위험성, 그리고 침묵의 언어 ··················140
그의 사랑은 지상의 것이 아니라 한다 ·······141
재로 된 뒤에도 영원히 살아남을 영혼에 새겨진 사랑 ·143
자기 정염을 읽을 자들에게 자기의 위험으로써 경고한다······················145
반지에 담아 온 리시의 초상 ············147
단 한 번 눈길로 사랑은 생겨나며, 살고, 자라나 영원해진다.·····················150
죽음 저 너머의 사랑 ···············152
상(賞)에 절망하고 사랑에 집요한 연인 ·······154
사랑하게 될 사람에게 그가 걸었던 노정의 발자취를 좇지 말도록 권고한다 ············156
사랑을 불 지핀 아름다움에 사랑의 의미를 두며 그 사랑을 순전히 정신적인 사랑으로 만들고 있다 ···158
과장된 그의 사랑의 감정과 지나치게 겪어야 했던 그의 고통을 끈덕지게 고집하다 ··········161
대리석에 새겨진 리시의 초상 ···········162

제5뮤즈: 테르프시코레
풍자시 ·····················168
풍자시 ·····················171
풍자시 ·····················178
풍자시 ·····················182
풍자시 ·····················189
풍자시 ·····················192
풍자시 ·····················195
에스카라만이 라 멘데스에게 보낸 편지 ·······198

제6뮤즈: 탈리아
코 큰 사람에게 부쳐 ···············214
페티코트를 입어 끝이 뾰족한 여자 ·········217
한 결혼한 자의 사흘 만의 권태 ··········220
어처구니없는 혼인 ···············222
모든 마나님들의 이미지도 될 수 있는 한 마나님의 묘비명 ····················224
대부분 딴것으로 되어 있는 여자를 벗기다 ·····227
삶의 형적과 비참함을 삶의 이름으로 말하다 ····229
치료하지 못하는 병 하나를 위해 많은 것을 처방해 주는 의사 ··················231
입의 도구를 끝장내려 했던 치과 의사 ·······234
결혼식과 들판의 동반 ··············236
수염으로 노인임을 폭로하다 ···········245
여자들에게 주는 것을 남용하는 데 대한 불평 ····251
신참 궁정 대신을 위한 조언과 갖추어야 할 구비 서류에 대해 ··················257
연인들이 주는 우스꽝스러운 사랑의 증표들의 거짓 형상을 조롱하며 ···············269
돈키호테의 유언 ················279
박식한 추녀를 사랑하는 기만적인 석학들을 조롱하며 290
카리온 백작들의 공포 ··············295
행복한 남편들의 이상(理想)으로 오르페우스를 들다 ·307

제7뮤즈: 에우테르페
목과 금발에 연지빛 카네이션을 심은 리시에 부쳐·· 314
사랑을 정의하면 ················316
풍자시 ····················318

제8뮤즈: 칼리오페
······················328
모래시계 ···················335


제9뮤즈: 우라니아
그리스도의 죽음 앞에 냉혹한 인간의 심장 ·····342
성자 마가의 말로써 왕들에게 그리스도의 행실을 닮도록 충고하며 ················344
진흙 등잔으로 어둡고, 너무나 가난한 교회에 부쳐 ··346
이 비참한 생에 대한 회상과 위로 ·········348
성가 ·····················349
성가 ·····················350

원고본으로 보관되어 온 작품들
나이팅게일에 부쳐 ···············354
결혼한 가난한 남자에 부쳐 ············356
소네트 ····················357
여인들에 대한 환멸 ···············360

해설 ······················363
지은이에 대해 ··················371
옮긴이에 대해 ··················373

2014년 9월 16일 화요일

쭈옌 끼에우 천줄읽기



도서명 : 쭈옌 끼에우 천줄읽기
지은이 : 응우옌주(Nguyễn Du)
옮긴이 : 안경환
분야 : 천줄읽기/시(55% 발췌)
출간일 : 2014년 7월 31일
ISBN : 979-11-304-5740-6 03830
가격 : 12000원





☑ 책 소개

고대 그리스에 ≪일리아스≫가 있고 영국에 ≪햄릿≫이 있다면 베트남에는 ≪쭈옌 끼에우≫가 있다!
베트남의 대문호 응우옌 주가 중국 청대(淸代) 소설 ≪금운교(金雲翹)≫를 개작한 장편 서사시다. 베트남에서는 운명을 점치는 ‘끼에우 점’이 있을 만큼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 사람들의 영혼을 사로잡고 있다. ≪심청전≫의 ‘청이’처럼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몸을 팔게 된 끼에우가 겪는 파란만장 만고풍상이 눈물겹지만, 언제나 마지막은 해피엔딩!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쭈옌 끼에우≫는 베트남이 낳은 대문호 응우옌 주가 쓴 걸작이다. ≪쭈옌 끼에우≫는 3254행으로 구성된 6·8조 연서체 장편 서사시로 중국 청나라 시대의 청심재인(靑心才人)이 쓴 통속 소설 ≪금운교(金雲翹)≫를 응우옌 주가 쯔놈 문자로 축약, 번역하여 운문시로 개작하였다.
중국에서는 ≪금운교≫가 고전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였으나, 베트남에서 응우옌 주의 작품 ≪쭈옌 끼에우≫가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갖게 되었으며, 이에 중국에서도 ≪금운교≫에 대하여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쭈옌 끼에우≫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응우옌 주가 ≪금운교≫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주인공인 투이 끼에우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팔게 된 이유가 응우옌 주 자신이 처해 있는 운명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베트남 조정의 혼란스러움으로 베트남 봉건사회의 불합리한 실상을 자신의 작품에 그대로 반영할 수 없었고, 조상 대대로 레(黎) 왕조에 충성을 해왔던 명문 귀족으로서 응우옌(阮) 왕조에 출사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처지를 중국의 ≪금운교≫ 줄거리를 차용하여 투이 끼에우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작품 이름을 ‘창자를 끊어내는 새로운 소리’라는 뜻의 ≪도안 쯔엉 떤 타인(斷腸新聲)≫으로 하였던 것이다.
응우옌(阮) 왕조 제2대 황제인 민망은 ≪쭈옌 끼에우≫에 심취하여 관리들에게 암송하도록 했으며, 한림원 학사들로 하여금 필사를 해 후대에 전하도록 하였다. 제4대 뜨 득 황제 때에는 황제가 국가 대소사를 의논하는 곳에서 ≪쭈옌 끼에우≫를 감상하고 시를 짓도록 하였다. 20세기 들어와서도 ≪쭈옌 끼에우≫는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영화, 연극, 창, 판소리, 회화 등의 예술로 확대되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쭈옌 끼에우≫는 자신의 운명이 마치 그 내용 안에서 전개되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베트남 사람들의 영혼 깊은 곳까지 사로잡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끼에우 점’이 있을 만큼 자신의 운명을 점치는 경전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작품에는 유(儒), 불(), 선()과 같은 시대의 주류적 사상이 면면히 흐르고 있고, 주제는 인간의 재색을 찬탄하는 심오한 인도주의 사상, 부모에 대한 효도 사상, 원앙과 같은 청춘남녀의 행복과 자유로운 사랑의 추구, 착한 일을 권장하고 악한 일을 경계하는 권선징악(勸善懲惡), 재색을 겸비한 아름다운 여인이 박명하여 겪는 곤궁하고 억울한 사연을 딱하게 여기는 애궁도굴(哀窮悼屈), 선과 악에 대한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다루고 있다.
현재 ≪도안 쯔엉 떤 타인(斷腸新聲)≫의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1866년 출판본을 근간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제목도 ≪쭈옌 투이끼에우≫, ≪쭈옌 끼에우≫, ≪낌 번 끼에우≫, ≪끼에우≫등으로 불리고 있으나, 여기서는 베트남에서 일반적으로 부르고 있는 ≪쭈옌 끼에우≫를 제목으로 하였다. 20세기의 저명한 지식인 팜뀐은 “낌 번 끼에우(金雲翹)는 베트남 불후의 문학 걸작품으로 그 심오한 사상적 가치는 영원할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세계문학사에 찬연히 빛나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나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버금가는 작품이다.
 
 


☑ 책 속으로
 
●명(明)나라 가정(嘉靖) 시대에
온 누리가 화평하고, 두 경도(京都)가 모두 융성하였네.
브엉(王)씨라 불리는 생원이 있었으니
가산은 중류 정도라.
막내로 아들이 하나 있었으니
관명(冠名)은 브엉꽌(王寬)으로 유가의 후예라.
위로는 아리따운 딸이 둘 있는데,
투이끼에우(翠翹)는 언니요, 동생은 투이번(翠雲)이라.
몸매는 매화 가지 같고, 마음씨는 백설처럼 청순하니
제각각 아름다움이 절세하구나.
번(雲)은 보기에 유달리 정숙하고,
얼굴은 보름달 같고, 눈썹은 짙더라.
미소는 꽃 피는 듯, 목소리는 옥이 구르는 듯 단아하고,
먹구름은 머릿결에 못 미치고, 백설은 피부색을 당하지 못하네.
끼에우(翹)는 재치도 있고 기지도 있으니
재색을 견주자면 동생을 능가하네.
눈은 추수 같고, 눈썹은 멀리 뵈는 춘산 같으니
꽃들이 시샘하고, 수양버들은 푸르름이 못 미침을 원망하네.
한두 번 눈짓에 나라 잃고, 성(城)을 앗길 정도니
미색과 재색을 견줄 자 없구나.
총명함을 본래 하늘로부터 타고난지라,
시화는 물론이요, 영가에도 뛰어났네.
궁상의 오음도 통달하였고,
특히 비파에 능하여, 손수 음을 골라 작곡한
<박명(薄命)>이란 곡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네.
계례를 올릴 나이가 된 끼에우,
휘장의 안온 속에서 자라온지라,
동편 담장에 나니는 벌 나비엔 관심도 없더라.
 
●낌쫑이 말하기를, “우연히 서로 만난 이래,
훔쳐보며 짝사랑한 지 오래라 심신이 지쳐버렸네.
여기 한두 가지 청하노니
거울님이여! 부평초 같은 이 몸을 비춰주시렵니까?”
“홍엽이건 홍사(紅絲)건
부모님의 뜻에 달려 있으니.
수양버들처럼 약하고 꽃처럼 여린 마음이라,
나이 아직 어려 도대체 무엇을 안다고 감히 대답하리!”
젊은이 말하길, “오늘은 바람 불고 내일은 비가 올는지,
봄날에 이런 우연한 기회는 흔치 않은 것이라.
사랑으로 미칠 것 같은 이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이 가슴 쓰라리면 누구에게 무슨 유익이 있으리!
하늘이 간절한 사랑을 막는다면,
이 내 청춘 쓸쓸히 보내게 되리라.
그대의 도량이 좁아 무관심하다 할지라도,
뒤쫓아 다닌 공이 아주 소용없지는 않을 것이리라!”
자장가처럼 달콤한 말 잠자코 듣더니
끼에우 얼굴에 부끄러움이 역력하더라.
끼에우 말하길, “군자의 마음은 정해진 것이니
내 그대의 말을 금석에 새겨 간직하리라!”
낌쫑은 이 말에 적이 안심이 되어
붉은 보자기에 싼 금비녀를 건네주었네.
낌쫑 말하길, “바로 오늘이 백년가약의 시작이라.
이 작은 것을 이름 하여 언약의 징표로 삼으리다.”
끼에우 손에 든 비단 손수건과 포규선(蒲葵扇)을
금비녀와 즉시 교환하였네.
 
●독방에 갇혀 끼에우, 눈물로 세월 보내니,
신세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슬픔만 깊어지네.
“전생에 수행을 잘못한 죄로
이생에서 업보를 받아야 비로소 풀리리니!
어찌되었건 깨진 병은 이미 돌이킬 수 없으니
몸으로라도 이 세상 빚을 갚아야 업보가 끝나리라!”
중순이 되어 달이 밝아질 즈음 원기가 회복되자,
뚜바 다시 찾아와 조용히 타이르는데,
“손님을 즐겁게 해주는 기술도 많은 수고가 따라야 하느니,
유곽에 있는 여자는 잘 배워놓아야 하느니라.”
끼에우 대답하는 말, “오가는 비바람에
이 몸 맡겨야 한다면 내맡기면 그뿐이라!”
노파 대답하는데, “남자란 다 똑같은 것이라,
돈 잃고 후회하려고 여기 오는 사람 누가 있으리?
이 안에도 재미있는 일이 제법 있으니,
밤엔 팔예(八藝)로, 낮엔 칠자(七字)로 손님과 장난치기라.
얘야, 마음속에 잘 새겨둬야 할 말은,
겉으론 칠자요, 속으론 팔예이니라.
버들 맛, 꽃 맛을 실컷 보여주고는,
손님을 돌 굴리듯 굴리고, 마음을 혹하게 해야 하느니라.
이 모든 게 집안 법도이니,
네가 이러한 자질을 갖춰야 비로소 명물이 될 거야.”
말을 듣고 나니 수치심이 치밀어 오르네.
어찌 인생사 이다지도 이상하고 복잡하기만 한지!
안타깝게도 귀한 집 딸로 태어난 자신이,
한창 인생을 배워갈 나이에 방중술이나 배워야 하다니!
어쩌면 신세가 이렇게 곤두박질할 수가 있을까!
어찌하여 이런 사람 손에 떨어졌단 말인가?
청루의 붉은 휘장 뒤에 유폐시켜 놓고,
옥 값을 높게 부를수록 점점 가치가 올라가는구나.
 
●땀헙 스님 하는 말, “길흉화복은 하늘의 도일지니
그 근원은 인간의 마음에서 연유하는 것이라.
우리의 마음에 하늘 또한 있는 것이니
수행은 복의 근원이요, 정은 원한의 사단이라.
투이끼에우는 재치 있고 영리하지만,
불행이 미인의 팔자로 정해져 있음이라.
더욱이 정이란 글자를
온몸에 싸안고 다니며 자신이 정에 빠져 있는지라
편안한 안식처가 생겨도
평안을 느끼지 못하고 오래 붙어살지를 못하는구나.
악마가 길을 내고 귀신이 인도하니
고통이 있는 곳들을 찾아다니는 것이라.
그 고난이 다하면, 다른 고난이 찾아드니
청루에 두 번, 청의(靑衣)를 입었었구나.
그리곤 서슬 푸른 창검에 둘러싸여 있고,
호 총독과 그의 장졸들에게 하녀로 몸을 맡기게 되지.
급류와 높은 파도가 들이치는 가운데,
교룡(蛟龍)의 입 앞에 미끼 던지듯 더러워진 몸 내던지리라.
그 불행은 정 때문에 계속 일어나는 것이니
자기 혼자만 알리라.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줄은.
생을 포기하고 죽을 운명이니
이 불행을 넘겨야 비참한 팔자 비로소 끝나리라!”
 


 
☑ 지은이 소개

응우옌주(Nguyễn Du, 1766∼1820)
응우옌주(Nguyễn Du, 1766∼1820)는 베트남 역사상 대표적인 문인이다. 자는 또뉴(素如), 호는 타인히엔(淸軒)이다. 베트남의 레() 왕조(1428∼1788)에서 조상 대대로 정치와 학문을 주도한 대귀족의 후예로 1766년 1월 3일 탕롱(하노이의 옛 이름)에서 출생하고 성장하였다. 레 왕조가 멸망하자 레 왕조 복위운동에 연루되어 약 3개월간 구속 수감되었다가 석방되어 향리에 은거하였다.
응우옌주는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를 세운 지아롱(嘉隆) 황제가 제위에 오른 1802년에 부름을 받아 조정에 출사하였다. 1813년에는 정사(正使)로 천거되어 중국에 다녀왔다.
응우옌주는 베트남문학사에 귀중한 문학작품을 남겼는데, 한문으로 된 3개의 시집 ≪청헌시집(淸軒詩集)≫, ≪남중잡음(南中雜吟)≫, ≪북행잡록(北行雜錄)≫이 있고, 쯔놈으로 쓰여진 ≪쭈옌 끼에우≫는 응우옌주의 재능이 총망라된 일생일대의 결정체이자, 베트남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평화위원회는 1965년 12월 응우옌주 탄신 200주년을 기념하여 응우옌주를 세계의 문화인물로 공인하였다.
 
 

 
☑ 옮긴이 소개
 
안경환
안경환(安景煥)은 195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충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하였으며, 베트남의 국립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학교 대학원에서 어문학 석사·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조선대학교 외국어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베트남어회화≫, 역서로는 호찌민의 ≪옥중일기(獄中日記)≫, 응우옌주의 ≪쭈옌 끼에우≫, 권정생의 ≪몽실언 니≫ 등이 있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친선문화진흥공로 훈장, 평화우호 훈장을, 호찌민시로부터 휘장, 응에안 성으로부터 호찌민 휘장을 받았고, 베트남 문학회로부터 외국인 최초의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 목차
 
 
해설······················vii
지은이에 대해··················xv
 
나오는 사람들··················3
제1장 브엉씨 가문················5
제2장 담띠엔의 묘················7
제3장 낌쫑과 끼에우의 첫 만남··········11
제4장 예언···················13
제5장 비밀 약혼·················16
제6장 낌쫑과의 이별···············28
제7장 끼에우의 희생···············30
제8장 유랑···················42
제9장 서카인··················49
제10장 파멸···················56
제11장 끼에우와 툭···············61
제12장 툭과의 이별···············65
제13장 납치···················68
제14장 툭과 끼에우의 재회············73
제15장 또 다른 불행···············78
제16장 끼에우와 뜨하이·············85
제17장 끼에우의 심판··············92
제18장 뜨하이의 죽음··············99
제19장 자살··················103
제20장 구출··················107
제21장 낌쫑의 귀향···············112
제22장 낌쫑과 끼에우의 해후··········119
에필로그····················122
 
옮긴이에 대해··················124


 

2014년 8월 8일 금요일

밥 냄새 (오탁번 육필시집)



도서명 : 밥 냄새 (오탁번 육필시집)
지은이 : 오탁번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2년 1월 10일
ISBN :  978-89-6406-286-9 (00810)
15,000원 /  178쪽



☑ 책 소개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철이와 아버지>가 당선된 이후 시와 소설이 일간지 신춘문예에 잇달아 당선되면서 등단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온 오탁번 시인의 육필 시집.
표제시 <밥 냄새>를 비롯한 50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습니다.
글씨 한 자 글획 한 획에 시인의 숨결과 영혼이 담겼습니다.



☑ 출판사 책 소개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연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44종을 출간합니다.
43명 시인의 육필시집과 각각의 표제시를 한 권에 묶은 ≪시인이 시를 쓰다≫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엄선해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과 독자가 시심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시집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현재 한국 시단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들이 자기들의 대표시를 손수 골라 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눌러 쓴 시집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이미 작고하셔서 유필이 된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시인의 시집도 있습니다.
시인들조차 대부분이 원고를 컴퓨터로 작성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인들의 글씨를 통해 시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글씨에서 시를 쓰는 과정에서의 시인의 고뇌, 땀과 노력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론을 떨치고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시인이 직접 골라 손으로 쓴 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들이 지금까지 쓴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라 A4용지에 손으로 직접 썼습니다. 말하자면 시인의 시선집입니다. 어떤 시인은 만년필로, 어떤 시인은 볼펜으로, 어떤 시인은 붓으로, 또 어떤 시인은 연필로 썼습니다. 시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시인들의 글씨는 천차만별입니다. 또박또박한 글씨, 삐뚤빼뚤한 글씨, 기러기가 날아가듯 흘린 글씨, 동글동글한 글씨, 길쭉길쭉한 글씨, 깨알 같은 글씨... 온갖 글씨들이 다 있습니다. 그 글씨에는 멋있고 잘 쓴 글씨, 못나고 보기 싫은 글씨라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인들의 혼이고 마음이고 시심이고 일생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총 2105편의 시가 수록됩니다. 한 시인 당 50여 편씩의 시를 선정했습니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책머리에 역시 육필로 적었습니다. 육필시집을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쓴 육필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시인의 육필 이외에 그 어떤 장식도 없습니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씨들이 있는데, 독자들이 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맞은 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어주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목록

1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 모음집 ≪시인이 시를 쓰다≫
2 정현종  ≪환합니다≫
3 문충성  ≪마지막 눈이 내릴 때≫
4 이성부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5 박명용  ≪하향성≫
6 이운룡  ≪새벽의 하산≫
7 민영  ≪해가≫
8 신경림  ≪목계장터≫
9 김형영  ≪무엇을 보려고≫
10 이생진  ≪기다림≫
11 김춘수  ≪꽃≫
12 강은교  ≪봄 무사≫
13 문병란  ≪법성포 여자≫
14 김영태  ≪과꽃≫
15 정공채  ≪배 처음 띄우는 날≫
16 정진규  ≪淸洌集≫
17 송수권  ≪초록의 감옥≫
18 나태주  ≪오늘도 그대는 멀리 있다≫
19 황학주  ≪카지아도 정거장≫
20 장경린  ≪간접 프리킥≫
21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22 고재종  ≪방죽가에서 느릿느릿≫
23 이동순  ≪쇠기러기의 깃털≫
24 고진하  ≪호랑나비 돛배≫
25 김철  ≪청노새 우는 언덕≫
26 백무산  ≪그대 없이 저녁은 오고≫
27 윤후명  ≪먼지 같은 사랑≫
28 이기철  ≪별까지는 가야 한다≫
29 오탁번  ≪밥 냄새≫
30 박제천  ≪도깨비가 그리운 날≫
31 이하석  ≪부서진 활주로≫
32 마광수  ≪나는 찢어진 것을 보면 흥분한다≫
33 김준태  ≪형제≫
34 정일근  ≪사과야 미안하다≫
35 이정록  ≪가슴이 시리다≫
36 이승훈  ≪서울에서의 이승훈 씨≫
37 천양희  ≪벌새가 사는 법≫
38 이준관  ≪저녁별≫
39 감태준  ≪사람의 집≫
40 조정권  ≪산정묘지≫
41 장석주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42 최영철  ≪엉겅퀴≫
43 이태수  ≪유등 연지≫
44 오봉옥  ≪나를 던지는 동안≫




☑ 책 속으로

밥 냄새 1
하루 걸러 어머니는 나를 업고
이웃 진외가 집으로 갔다
지나다가 그냥 들른 것처럼
어머니는 금세 도로 나오려고 했다대문을 들어설 때부터 풍겨 오는
맛있는 밥 냄새를 맡고
내가 어머니의 등에서 울며 보채면
장지문을 열고 진외당숙모가 말했다
-언놈이 밥 먹이고 가요
그제야 나는 울음을 뚝 그쳤다
밥소라에서 퍼 주는 따끈따끈한 밥을
내가 하동지동 먹는 걸 보고
진외당숙모가 나에게 말했다
-밥때 되면 만날 온나
아, 나는 이날 이때까지
이렇게 고운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태어나서 젖을 못 먹고
밥조차 굶주리는 나의 유년은
진외가 집에서 풍겨 오는 밥 냄새를 맡으며
겨우 숨을 이어 갔다




☑ 시인의 말

40년 동안 걸어온 시의 궤적을 육필로 베껴 쓰면서 느끼는 감회는 그냥 시집을 묶을 때와는 다르게 아주 남다르다.
내 고향 길섶의 민들레 홀씨여.
백두산 천지의 하늘이여.
스스로 눈물겨운 시인의 영혼 앞에 경배한다.

- 오탁번




☑ 지은이 소개

오탁번
1943/ 충북 제천 출생
 고려대학교 영문과, 동대학원 국문과 졸업
1971~2008/ 육사, 수도여사대, 고려대 교수
1966/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철이와 아버지> 당선
1967/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순은이 빛나는 이 아침에> 당선
1969/ <대한일보> 신춘문예 소설 <처형의 땅> 당선
1987/ <한국문학> 작가상
1994/ 동서문학상
1997/ 정지용문학상
2003/ 한국시인협회상
2010/ 김삿갓문학상
2011/ 고산문학상
 현재 고려대 명예교수, 한국시인협회 평의원

**시집
≪아침의 예언≫(조광, 1973)
≪ 무 많은 가운데 하나≫(청하, 1985)
≪생각나지 않는 꿈≫(미학사, 1991)
≪겨울강≫(세계사, 1994)
≪1미터의 사랑≫(시와시학사, 1999)
≪벙어리장갑≫(문학사상사, 2002)
≪손님≫(황금알, 2006)
≪우리 동네≫(시안, 2010)




☑ 목차

시인의 말 7
밤 8
밥 냄새 1 10
밥 냄새 2 14
지리산 18
설날 22
가는귀 24
동해설송(東海雪松) 26
마늘 28
황진이를 위하여 32
무심사(無心寺) 34
낭모칸천 36
설한(雪寒) 38
그냥커피 42
인동(忍冬) 44
돌 46
탑(塔) 48
수련 50
파 웨스트 러브호텔 52
독도 56
춘일(春日) 60
할아버지 62
아주까리 66
눈썹 70
기차(汽車) 74
할미꽃 78
자살(自殺) 80
백담사(百潭寺) 82
사랑하고 싶은 날 84
눈 내리는 마을 88
벙어리장갑 92
쥐 96
고향 98
장독대 100
작은어머니 102
잠지 106
송편 108
어버이날 110
정말 거짓말 112
연애 114
아기 고래 118
우포 늪 120
선운사 배롱나무 122
엘레지 124
입관(入棺) 126
실비 128
애기똥풀 130
음복(飮福)을 하면서 134
메롱메롱 136
백두산(白頭山) 천지(天池) 140
낙향(落鄕)을 위하여 146
사랑 사랑 내 사랑 150
국민학교 1학년 오탁번 생각 152
1미터의 사랑 156
하관(下棺) 160
라라에 관하여 164
순은(純銀)이 빛나는 이 아침에 168
시인 연보 175


2014년 8월 1일 금요일

초판본 주요한 시선



도서명 : 초판본 주요한 시선
지은이 : 주요한
엮은이 : 김문주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4년 5월 30일
ISBN : 978-89-6680-388-0 03810 
가격 : 16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192쪽




☑ 책 소개

<불노리>의 시인이자 한국 근대시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주요한. 그의 시는 한국 근대시의 형성과 도약, 한계와 파행을 사유하게 만드는 결절점이다. 그의 시를 다시 들여다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1900년 평양 기림에서 태어난 주요한은 도쿄 유학생 선교 목사로 파송된 아버지를 따라 1912년 일본으로 건너간다. 요한은 문학에 심취해 있던 메이지학원 중학부 시절, 시인 가와지 류코(川路柳虹)에게 시를 배워 일어로 된 40여 편의 시를 발표한다. 이는 국문으로 쓴 그의 초기작 <니애기> <샘물이 혼자서>(≪학우≫, 1919. 1), <불노리>(≪창조≫, 1919. 2) 등보다 2년 이상 앞서 발표된 것이다. <불노리>의 시인이자 한국 근대시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되는 요한의 시작(詩作)은 일본 유학 시절의 문학 체험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근대시 형성기에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불노리>를 썼고 1979년까지 생존했지만, 그가 실제로 시 창작에 집중한 시기는 길지 않았으며, 일제 강점 말기에 발표한 대일 협력 시들을 고려할 때 주요한의 시사적 의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한국 시사에 의미 있게 평가되는 것은 <불노리>를 비롯한 몇몇의 시편들이 이루어 낸 성과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기(1912∼1919)를 일본에서 보낸 데다 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일문(日文) 시 창작 경험은 요한으로 하여금 근대적인 문학 형식과 감각에 눈뜨게 한 것으로 보인다. <불노리>는 이러한 경험 위에 식민지 문학 청년의 낭만적 감수성이 더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그의 발군의 문학적 감각은 3·1운동 이후 상하이 망명으로 심화·확대되지 못한다. 1919년 5월 상하이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 정부에 합류한 뒤, 요한은 이광수와 함께 ≪독립신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메시지가 강한 항일 저항시를 주로 창작하고 민족적 성격을 분명하게 하기 위한 시적 방법으로서 민요의 계승을 통한 민중시 운동을 주장한다. 1925년 귀국 후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민중적 삶에 주목하는 시조 부흥 운동을 주창했는데, 이와 같은 요한의 행적은 근대적 시 창안에 선구적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이 문학적 삶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 아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게다가 1930년대 후반부에는 기업인으로, 아울러 대일 협력의 적극적 가담자로, 해방 후에는 기업인과 언론인 그리고 정치인으로 활동함으로써 주요한의 문학이 주로 청년기의 성과임을 시사한다.
주요한의 문학은 대체로 네 시기로 나눌 수 있는데, 이러한 구분은 그의 생의 이력과 맞물려 있다. 이 시기 구분의 큰 경계는 1919년 상하이 망명과 1925년 귀국, 그리고 1937년을 전후로 한 대일 협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경계에 따라 주요한 문학의 시기를 나누어 보면 첫째, 근대적 시 형식을 모색하고 발견하는 일본 유학 시절(∼1919), 둘째, ≪독립신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항일 저항시를 발표한 시기, 셋째, 상하이에서 귀국한 후 언론인으로 일하며 민요와 시조 등 시적 전통의 계승에 관심을 기울인 시기(∼1937), 마지막으로 일제 강점 말기 대일 협력 문학의 시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주요한이 한국어로 남긴 시는 250여 편인데, 그중에 네 번째 시기에 속하는 작품은 30편 정도다.
주요한 시 세계의 이러한 변화 과정은 일제 강점기 한국 근대 문학의 초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우리는 요한 문학의 이력(履歷)에서 우리 시의 서늘한 내면 풍경을 생각하게 된다. <불노리>가 보여 주는 자유분방한 정념의 표출과 산문시 형식은 당대 한국 시의 수준을 비약적으로 갱신하는 경이(驚異)였지만 요한의 시는 오래지 않아 민요와 시조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시적 전통으로 강조하게 되는데, 이는 일제 강점기의 민족 현실에 대한 문학적 응전의 필요성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새로운 시에 대한 인식과 실천의 부족을 드러내는 증표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상하이 망명 이후 그의 시가 보여 주었던 항일 저항시의 면모들이 어떻게 일제 강점 말기 적극적인 대일 협력의 양상으로 환치(換置)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은 주요한의 시가 드러내는 한국 근대 문학의 결절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적 시에 관한 당대 시인들의 시 의식과 한국 시의 내면을 우리는 요한의 시와 삶에서 재삼 생각하게 된다.



☑ 책 속으로

●샘물이 혼자서
샘물이 혼자서
춤추며 간다

산골작이 돌 틈으로
샘물이 혼자서
우스며 간다
험한 산길  사이로.

하늘은 말근데
즐거운 그 소래
산과 들에 욷니운다.

●아츰 처녀

새로운 햇빗이어, 금빗 바람을 니르켜, 니르켜,
나의 몸을 부러 가라, 홧홧 달은 니마를, 을, 두 귀를-
나의 강한 애인에게 나의 ‘’을 가저가면서.

이슬에 저즌 길이어, 빗나라, 빗나라, 나에 아페
스스로 가진 힘을 의심 업시 닷기 위하야.
빗나라 잠 기 시작한 거리거리어
불붓는 동편 하늘로 숨차게 거러갈 에.

아름다운 새벽이어 둘너싸라.
희고 흰 새벽안개여 더운 젓통을 씨스라
나의 한 살의 단 냄새가
모든 강한 애인의 가슴에 녹아들기 위하야.

아, 이어, 붓들라, 나를,
너의 질긴 플 줄기로 나의 버슨 발을 매어
시언치 아는 이 몸을 너의 플밧헤 러 업지르라.

이슬에 저즌 아츰이어, 빗나라, 빗나라, 그에
안탁가운 나의 사랑을 거운 그의 가슴에 비최기 위하야,

●아아 강물이 웃는다, 웃는다, 怪샹한, 우슴이다, 차듸찬 강물이 한 하늘을 보고 웃는 우슴이다, 아아 배가 올나온다, 배가 오른다, 바람이 불 젹마다 슬프게 슬프게 걱거리는 배가 오른다….

저어라, 배를 멀리서 잠자는 綾羅島까지, 물살 른 大同江을 저어 오르라. 거긔 너의 愛人이 맨발로 서서 기다리는 언덕으로 곳추 너의 뱃머리를 돌니라 물결 테서 니러나는 추운 바람도 무어시리오 怪異한 우슴소리도 무어시리요, 사랑 일흔 靑年의 어두운 가슴속도 너의게야 무어시리오, 기름자 업시는 ‘발금’도 이슬 수 업는 거슬-. 오오 다만 네 確實한 오늘을 노치지 말라.
오오 사로라, 사로라! 오늘 밤! 너의 발간 횃불을, 발간 입셜을, 눈동자를, 한 너의 발간 눈물을….

●북그러움

뒷동산에  캐러
언늬 라 갓더니
솔가지에 걸니어
당홍 치마 젓슴네.

누가 행여 볼가 하야
즈름길로 왓더니
오늘라 새 베는 님이
즈름길에 나왓슴네.

밧 녑헤 김 안 매고
새 베러 나왓슴네.




☑ 지은이 소개

주요한(朱耀翰, 1900∼1979)

송아(頌兒) 주요한(朱耀翰)은 1900년 12월 5일(음력 10월 14일) 평양 기림리에서 목사인 아버지 주공삼(朱孔三)의 4남 4녀 중 맏아들로 태어났으며, 소설가 주요섭(朱耀燮), 극작가 주영섭의 형이다. 송아지, 목신(牧神), 주락양(朱落陽), 벌꽃, 낙양(落陽) 등의 필명을 사용했으며, 일본명은 마쓰무라 고이치(松村紘一)이다. 평양숭덕소학교 재학 중이던 1912년 말 도쿄 유학생 선교 목사로 파견된 아버지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1918년 메이지학원(明治學院) 중학부를 졸업하고 도쿄제일고등학교를 다녔다.
메이지학원 중학부 재학 시절 문학에 심취해, 시인 가와지 류코(川路柳虹)의 집을 드나들며 시를 배웠다. 1916년 10월 ≪문예잡지(文藝雜誌)≫에 <5月雨の朝>가 가작 당선된 후 1919년 2월까지 ≪아케보노(曙)≫, ≪수재문단(秀才文壇)≫, ≪반주(伴奏)≫, ≪현대시가(現代詩歌)≫ 등 일본 문예지에 40여 편의 일문 시(日文詩)를 발표한다. ≪청춘≫(1917. 11) 현상 소설 모집에 ‘낙양’이라는 필명으로 소설 <마을 집>을 투고해 2등 당선했으며, 1919년 1월 경도(京都) 유학생들이 발행한 ≪학우≫ 창간호에 <니애기>를 비롯해 5편의 시를, 같은 해 2월에는 김동인·최승만·김환·전영택 등과 함께 동인으로 참여한 ≪창조(創造)≫에 <불노리> 등 4편의 시를 발표함으로써 본격적인 시작 활동을 펼친다.
3·1운동 발발을 계기로 1919년 5월 상하이로 망명해 대한민국 임시 정부에 합류한 뒤 이광수와 함께 임시 정부의 기관지 ≪독립신문≫의 기자로 활동한다. 임시 정부가 와해 상태에 놓이자 임시 정부 관련 활동을 그만두고, 1925년 상하이 후장대학(滬江大學)을 졸업한 뒤 귀국해서 ≪동아일보≫ 취재기자·편집국장·논설위원, 그리고 ≪조선일보≫로 자리를 옮겨 편집국장·논설위원·전무 등을 역임한다.
1924년 첫 시집 ≪아름다운 새벽≫을 간행했고, 1929년에는 이광수, 김동환과 함께 ≪삼인작 시가집(三人作 詩歌集)≫을, 1930년에는 시조집 ≪봉사꽃≫을 상재했다. 안창호, 이광수와 교류했고 도산이 중심이 되어 결성한 흥사단과 수양동우회에 가입·활동하면서 실력 양성 운동과 사회 계몽 운동에 힘쓰다가, 1937년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체포되어 이듬해 이광수, 전영택 등과 함께 전향했다. 이후 일제 총독부 체제에 순응하면서 전시 체제기에는 조선문인보국회, 조선언론보국회 등의 단체에 가담해 적극적으로 대일협력 활동을 했으며, 제5회 조선예술상 문학상을 수상한 와카 형식의 일본어 시집 ≪손에 손을(手に手を)≫(1943, 박문서관)을 비롯해 다수의 친일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1935년 화신상회(和信商會)에 입사해 이사 등을 역임했고, 광복 후에는 기업인과 언론인, 그리고 정치인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광복 후에는 흥사단에 관여하면서 1945년 조선 상공회의소 특별위원에 선출되었고, 1948년 대한무역협회장, 국제문제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1954년 호헌동지회에 참여한 뒤 민주당 소속 정치인으로 활동했고 1958년 서울 중구에서 민의원에 당선되었으며 1960년 5월 출마해 재선했다. 제2공화국 장면 내각에서 부흥부 장관, 상공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5·16 이후에는 경제과학심의회 위원, 대한일보사 사장(1965∼1973), 대한해운공사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1979년 11월 17일 별세했다.




☑ 엮은이 소개

김문주

김문주(金文柱)는 서울에서 태어나 보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7년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1995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조지훈 시에 나타난 생명 의식 연구>로 석사 학위를, <한국 현대 시의 풍경과 전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서울신문≫(문학평론), 2007년 ≪불교신문≫(시)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2008년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주관 제9회 ‘젊은평론가상’, 2011년 제6회 ‘김달진문학상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고, 2010년 ‘대산재단창작기금’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형상과 전통≫, ≪소통과 미래≫, ≪수런거리는 시, 분기하는 비평들≫, ≪백석 문학 전집 1·2≫(편저) 등이 있으며, 가천대와 고려대, 서울과학기술대와 숙명여대 등에서 강의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재직하고 있으며, 계간 ≪서정시학≫과 ≪딩아돌하≫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 목차

≪아름다운 새벽≫
니애기 ······················3
샘물이 혼자서 ···················8
복사이 피면 ···················9
 ·······················10
눈ㅅ결 ·····················11
비소리 ·····················12
봄달 잡이 ····················14
혼잣말 ·····················16
노래하고 십다 ··················17
그 봄을 바라 ···················18
우리 집 ·····················20
집이어, 나의 요람 ·················22
녯날의 거리 ···················24
그 봄의 부름 ···················28
아츰 처녀 ····················30
해의 시절 ····················32
아기는 사럿다(1) ·················35
외로움 ·····················37
손님 ······················41
푸른 하늘 아레 ··················42
가을 멧견 ····················44
삶 ·······················46
주금 ······················48
삶, 주금 ·····················50
기다림(1)  ····················52
기다림(2) ····················53
선물 ······················54
하아햔 안개 ···················55
홀로 안저서 ···················57
上海 소녀 ····················59
歌劇 ······················61
불란서 공원 ···················62
불노리 ·····················65
별 미테 혼쟈서 ··················68
새벽 ·····················71
눈 ·······················73

≪삼인작 시가집≫
가신 누님 ····················79
북그러움 ····················80
남국의 눈 ····················81
아기의  ····················82
자장가 ·····················84
노픈 마음 ····················85
마른 남게 물 주는 은 ··············87
가을은 아름답다 ·················88
드을로 가사이다 ·················90
령혼 ······················92
사랑 ······················94
田園頌 ·····················98
늙은 농부의 한탄 ················100
조선 ······················105
채석장 ·····················108
보지 못한 님 ··················111
봄ㅅ비 ·····················113

≪봉사꽃≫
빛갈 없고 말 업슨 ················117
물꽃 ······················118
마음의 꽃 ····················119
황혼의 노래 ···················121
황혼의 노래 ···················122
명령 ······················124
금속의 노래 ···················125
눈 오는 날 ···················127
기타
노래여 ·····················131
햇빗가치 ····················133
새 생활 ·····················134
나아가자 ····················136
저녁이 되면 ···················139
一日 ······················141
山上曲 ·····················143
特急列車 ····················145
뉴쓰 映畵 ····················149
어머니날 ····················150
아긍 ······················152
島山 安昌浩 先生 追慕歌 ············154
발자취 ·····················156
묘지에서 ····················160

해설 ······················163
지은이에 대해 ··················177
엮은이에 대해 ··················180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이세 모노가타리(伊勢物語)



도서명 : 이세 모노가타리(伊勢物語)
지은이 : 작자 미상
옮긴이 : 민병훈
분야 : 일본 / 시
출간일 : 2014년 8월 5일
ISBN : 979-11-304-5724-6 03830
가격 : 18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304쪽



☑ 책 소개

이 아름다운 시구는 어떻게 태어난 것일까? 시를 읽는 사람이면 누구나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일본 고유의 정형시 와카와 그에 얽힌 사랑 이야기들을 엮었다. 주인공은 일본 최고의 풍류남이자 히카루겐지의 모델인 아리와라노 나리히라다. 125편의 노래와 글이 우리를 헤이안의 낭만으로 인도한다.
 
 


☑ 출판사 책 소개

≪이세 모노가타리≫는 헤이안 시대 전기에 성립한 우타모노가타리(歌物語) 작품으로, ≪이세 모노가타리≫라는 제목 외에 아리와라노 나리히라(在原業平)의 일기라는 의미의 ≪자이고추조 일기(在五中将日記)≫, 아리와라노 나리히라의 모노가타리라는 의미의 ≪자이고가 모노가타리(在五が物語)≫라는 제목으로도 불렀다. ≪이세 모노가타리≫는 와카를 중심에 두고, 대체로 나리히라 또는 나리히라로 추정되는 한 남자를 주인공으로 해서 전개되는 단편 모노가타리집이다. 전본(傳本) 대부분은 와카 209수를 포함한 125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용을 보면 나라(奈良) 가스가 마을(春日の里)에서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로 시작해, 임종을 앞둔 남자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단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일견 한 남자의 일생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단은 주인공을 명확히 하고 있지 않아 모든 단의 남자를 동일인으로 보기 어려우며, 나리히라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각 단은 대부분 ‘옛날, 한 남자가 있었다’로 시작해 그 ‘남자’와 상대방이 와카를 읊은 경위에 대해 설명하는 짤막한 우타모노가타리로, 그중에는 지문 1행에 와카 1수의 짧은 단도 다수 있다. 전체 와카 209수 중 나리히라의 노래는 45수 정도이며, 그 외는 다른 가인의 와카로 ≪만엽집(万葉和歌集)≫, ≪고금 와카집(古今和歌集)≫, ≪후찬 와카집(後撰和歌集)≫, ≪습유 와카집(拾遺和歌集)≫, ≪쓰라유키집(貫之集)≫, ≪다다미네집(忠嶺集)≫ 등에서 확인되며, 작자 미상의 와카도 다수 포함한다. 이러한 와카를 ‘옛날, 한 남자’의 노래로 삼아 모노가타리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125단에 걸쳐 한 남자의 일대기풍으로 이야기를 배열하고 있지만, 나리히라의 일대기가 아니라 완전한 허구에 의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나리히라의 와카와 그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도입한 단에도 역시 허구를 가미해서 창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을 가집이나 설화집으로 부르지 않고 모노가타리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25단 중에서 다섯 단 정도는 서민층의 이야기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모두 나리히라 또는 나리히라와 닮은 남자의 연애와 우정에 관한 이야기인데, 와카를 읊은 때의 남자와 주변 인물의 세세한 심경의 동요를 간결한 문장으로 기록함으로써 와카가 가진 서정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대체로 와카를 중심에 두고 산문을 통해서 결론을 맺고 있으며, 또한 지문에 묘사된 남녀의 심정과 정황이 와카의 서정을 고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 와카와 산문이 교착하는 지점에서 파생하는 섬약한 영탄이 ≪이세 모노가타리≫의 묘미이며, 이 점이 칙찬 와카집(勅撰和歌集)과 매우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고금 와카집≫ 와카의 머리말에 해당하는 고토바가키(詞書)는 노래를 읊은 사정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뿐이지만, ≪이세 모노가타리≫의 지문은 때와 인물을 서두에서 소개하고 사건이 경과함에 따라 움직일 수 없는 구체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는 모노가타리적 방법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세 모노가타리≫ 마지막 단인 125단에는 ‘옛날, 한 남자가 병에 걸려 이제 곧 죽을 것처럼 생각되어 이렇게 읊었다. “결국에 가는 길이라고는 이미 들어 알지만 어제 오늘 일이라 생각도 못했는데(つひにゆく 道とはかねて 聞きしかど きのふけふとは 思はざりしを)”’라고 적고 있다. 그런데 ≪고금 와카집≫에서는 이 와카의 배경으로 ‘병이 들어 약해졌을 때 읊었다−아리와라 나리히라 조신(朝臣)’이라는 고토바가키를 붙이고 있다. ≪고금 와카집≫의 머리말과 ≪이세 모노가타리≫의 지문이 말하고자 하는 것에는 그리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세 모노가타리≫의 지문은 ‘옛날’, ‘한 남자’라고 하는 특정한 때와 인물을 제시하고 ‘죽을 것처럼 생각되어’라고 하는 절박한 심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고금 와카집≫은 ‘결국에 가는(ついにいく)’으로 시작되는 와카만을 문학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세 모노가타리≫는 와카뿐 아니라 지문 모두에서 문학성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지문에 의해 와카는 모노가타리의 일부로서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세 모노가타리≫를 가집이라 칭하지 않고 ‘우타모노가타리(노래이야기)’라고 일컫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 책 속으로
 
·제6단 아쿠타가와 강(芥河)
 
옛날, 한 남자가 있었다. 이 남자에게는 여러 해 동안 마음에 두고 구혼한 여자가 있었는데, 자신의 신분으로는 도저히 얻기 힘든 여자였기 때문에 결국 훔쳐 내기에 이르렀다. 남자는 기회를 틈타 무척 어두운 밤에 여자를 훔쳐 내어 도망친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데리고 아쿠타가와(芥河)라고 하는 강에 다다랐을 때, 여자가 어둠 속에서 빛나는 이슬을 보고 “저것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지만 남자는 정신이 없어 대답하는 것도 잊고 있었다. 갈 길은 멀지만 밤도 깊은 데다가 번개도 격렬하게 치고 비도 심하게 내리므로, 남자는 도깨비가 있는 곳인지도 모르고 황폐한 곳간에 여자를 안쪽으로 밀어 넣고는 활과 전통을 메고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어서 밤이 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곳간 안에 있던 도깨비가 여자를 한입에 삼켜 버렸다. 여자가 “아아” 하고 소리쳤지만 번개 치는 소리에 남자는 듣지 못했다. 이윽고 날이 새어 남자가 곳간 안으로 들어가 보니 데리고 온 여자가 없다. 발을 구르며 울어 보지만 아무런 보람이 없다.
 
저 흰 구슬은 무엇이오 여자가 물어봤을 때
이슬이라 답하고 사라져 버릴 것을
白玉か 何ぞと人の 問ひし時
つゆとこたへて 消えなましものを
 
이것은 이후의 니조 황후(二条の后)가 사촌인 여어(女御)를 시중들듯이 지내고 계실 때의 일로, 그 자태가 매우 아름다워 한 남자가 약탈해 도망가는 것을 오라버니인 호리카와 대신(堀河の大臣)과 장남 구니쓰네 대납언(太郎国経の大納言)이 뒤쫓아 가 구한 일에서 연유한다. 대신과 대납언이 아직 낮은 관직으로 궁에 입궐할 때 심히 우는 여자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뒤쫓아 가 가로막고 되찾아 오신 것이다. 그것을 이렇게 도깨비라고 말한 것이다. 황후도 아직 무척 젊고 보통 신분으로 계실 때의 일이라고 하더라.
 
·제14단 망할 닭(くたかけ)
 
옛날, 한 남자가 특별한 목적도 없이 방랑하다가 마음이 이끌려 미치노쿠 지방(陸奥の国)에 당도하게 되었다. 그곳에 사는 한 여자가 교토 사람은 만나기 힘든 존재라고 생각한 것인가, 한결같이 사모의 정을 품고 있었다. 여자는 자신의 그런 심정을 노래로 읊어 남자에게 보냈다.
 
서툰 사랑에 애타 죽는 일 없이 누에가 되면
좋겠소 아주 짧은 목숨이라고 해도
なかなかに 恋に死なずは 桑子にぞ
なるべかりける 玉の緒ばかり
 
노래까지 촌스러웠다. 그래도 역시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던 것일까. 남자는 여자네 집으로 가서 하룻밤 잠을 잤다. 그런데 남자가 아직 날도 새지 않은 어두컴컴한 시간에 돌아가자 여자는,
 
날이 밝으면 저 망할 닭 물통에 처넣을 테다
밤이 새기도 전에 낭군을 보냈으니
夜も明けば きつにはめなで くたかけの
まだきに鳴きて せなをやりつる
 
라고 애정 담긴 노래를 읊었지만, 남자는 교토에 간다고 말하며,
 
구리하라의 아네하 소나무가 사람이라면
교토의 선물로서 데리고 가 줄 텐데
栗原の あねはの松の 人ならば
みやこのつとに いざといはましを
 
라고 읊어 보냈다. 그런데 여자는 노래의 의미를 잘못 해석해 기뻐하며 “그 사람은 나를 마음에 두고 있었나 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제23단 우물 벽(筒井筒)
 
옛날, 교토를 떠나 오랫동안 시골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아이들은 우물가에 나와 놀곤 했는데, 성인이 되자 남자도 또한 여자도 서로를 부끄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남자는 이 여자를 꼭 아내로 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여자도 이 남자를 남편으로 맞이하고 싶어 해서, 부모가 다른 남자와 결혼시키려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인근에 살고 있던 그 남자가 이런 노래를 읊어 보내왔다.
 
우물의 벽에 키를 맞추며 놀던 나의 신장도
우물보다 컸겠죠 보지 않은 사이에
筒井つの 井筒にかけし まろがたけ
過ぎにけらしな 妹見ざるまに
 
이 노래에 여자가 반가로,
 
길이 대 보던 가르마 탄 머리도 어깰 넘었소
그대 아니고 누가 올려 묶어 주리오
くらべこし ふりわけ髪も 肩すぎぬ
君ならずして たれかあぐべき
 
라고 읊어 보내는 등, 편지를 주고받은 끝에 두 사람은 희망하던 대로 결혼을 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는 사이 여자가 부모를 잃어 생활이 곤궁해져 감에 따라, 남자는 이 여자와 같이 무기력하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해 가와치 지방(河内の国) 다카야스 군(高安郡)에 새로운 처를 만들어 다니게 되었다. 그런데도 이전 여자는 남자를 미워하는 내색도 하지 않고 보내 주는지라, 남자는 여자에게 자기 외에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기 때문에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가와치 지방에 가는 것처럼 꾸미고 마당의 나무 사이에 숨어 보았더니 여자는 무척 꼼꼼히 화장을 하고 시름에 잠겨,
 
바람이 불면 도적이 출몰하는 다쓰타 산을
이 밤중에 당신은 홀로 넘는 건가요
風吹けば 沖つしら浪 たつた山
夜半にや君が ひとりこゆらむ
 
라고 읊는 것을 듣고 남자는 더없이 사랑스럽게 생각해 가와치 지방의 여자에게 가지 않게 되었다.
그 후 한참이 지난 후에 그 다카야스 군의 여자에게 가 보았더니, 다니기 시작할 무렵에는 품위 있게 치장을 하고 있던 여자가 지금은 완전히 긴장감이 풀어져, 스스로 주걱을 들고 그릇에 밥을 푸고 있는 것을 보고 남자는 넌더리가 나서 그 후로는 다니지 않게 되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가와치의 여자는 야마토 쪽을 바라보며,
 
당신이 사시는 쪽을 바라보면서 살겠습니다
구름아 가리지 마 비가 내린다 해도
君があたり 見つつを居らむ 生駒山
雲なかくしそ 雨はふるとも
 
라고 읊조리며 밖을 내다보고 있으려니, 어느 날 야마토의 남자가 “그쪽으로 가겠다”는 편지를 전해 왔다. 여자는 기뻐하며 남자를 기다렸지만 남자는 오지 않고 몇 번이나 허무하게 시간이 지나가,
 
그대 오신다 전해 주신 밤들이 지나쳐 가니
기대하지 않지만 그리며 지냅니다
君来むと いひし夜ごとに 過ぎぬれば
頼まぬものの 恋ひつつぞ経る
 
라고 읊어 보냈지만, 남자는 더 이상 찾아 주지 않았다.
 
 
·제84단 피할 수 없는 이별(さらぬ別れ)
 
옛날,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낮은 신분이었지만 모친은 황족 출신이었다. 그 어머니는 나가오카(長岡)라는 곳에 살고 계셨다. 아들은 교토의 궁정에 출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가 있는 곳을 찾아뵈려고 해도 그리 자주 오지는 못했다. 더욱이 그 남자는 외아들이기도 해서 어머니가 무척 애지중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12월 무렵, 시급한 일이라 하며 어머니로부터 편지가 도착했다. 놀라서 열어 보았더니 노래가 들어 있었다.
 
늙은 몸이라 피할 수 없는 이별 있다고 들으니
왠지 점점 더 보고 싶은 그대입니다
老いぬれば さらぬ別れの ありといへば
いよいよ見まく ほしき君かな
 
그 아들은 심히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읊었다.
 
이 세상 안에 피할 수 없는 이별 없는 것인가
천세를 기도하는 당신 자식을 위해
世の中に さらぬ別れの なくもがな
千代もといのる 人の子のため
 
 

 
☑ 지은이 소개

작자 미상
 

 
☑ 옮긴이 소개

민병훈
민병훈은 일본의 센슈대학(専修大学)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문학연구과에 입학해 ≪이세 모노가타리≫를 중심으로 하는 우타모노가타리 연구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2001)를 취득했다(문부성 국비 장학생). 박사 과정 중에 집필한 논문 <≪伊勢物語≫六段の<あくたがはといふ河>考−地史的視点から−>가 ≪国語と国文学≫에 게재되기도 했다. 귀국 후 2002년 9월 대전대학교 일어일문학과의 전임 강사로 임용되어 현재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재직하는 동안 국제협력센터장, 신문방송사 주간 등을 역임했으며, 대외적으로는 한국일본문화학회 편집이사, 학술이사, 고전분과이사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일본어문학회 학술이사, 한국일어일문학회와 대한일어일문학회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에 ≪歌物語の淵源と享受≫, ≪일본의 신화와 고대≫, ≪わかる日本文化≫(공저, 고등학교 국정교과서), ≪出雲文化圈と東アジア≫(공저), ≪한 권으로 읽는 일본 문학사≫ 등이 있으며, 최근 5년간의 주요 논문으로 <모노가타리의 유리론−박해와 도망의 심층−>, <야마토타케루의 영상−서국 정벌담을 중심으로−>, <≪土佐日記≫における楫取蔑視の視座>, <神話に見る英雄の神性>, <≪土佐日記≫に見る送別の諸相>, <≪竹取物語≫の主題と方法>, <≪土佐日記≫の方法−<前の守>と<船君>と−>, <≪다케토리 모노가타리≫의 성립 시론−모노가타리의 시조성−>, <神話における征討者と統治者の映像> 등이 있다.
 
 
 

☑ 목차

제1단 관례(初冠)·················3
제2단 서경(西の京)················6
제3단 히지키모(ひじき藻)·············7
제4단 서편 건물(西の対) ·············9
제5단 관문지기(関守)···············12
제6단 아쿠타가와 강(芥河)············14
제7단 돌아가는 파도(かへる浪)··········17
제8단 아사마 봉우리(浅間の嶽)··········18
제9단 아즈마 하향길(東下り)···········19
제10단 논 위의 기러기(たのむの雁)········25
제11단 하늘을 떠가는 달(空ゆく月)········28
제12단 도둑(盗人)················29
제13단 무사시 등자(武蔵鐙)············31
제14단 망할 닭(くたかけ)·············34
제15단 시노부 산(しのぶ山)············37
제16단 기노 아리쓰네(紀有常) ··········38
제17단 방문 뜸한 사람(年にまれなる人)······42
제18단 흰 국화(白菊)···············44
제19단 저 구름처럼(天雲のよそ)··········46
제20단 단풍잎(楓のもみじ)············48
제21단 서로 다른 세상(おのが世々) ········50
제22단 천 일 밤을 하룻밤이라(千夜を一夜)·····54
제23단 우물 벽(筒井筒)··············56
제24단 아즈사 활(あづさ弓)············61
제25단 만나지 못하고 자는 밤(あはで寝る夜)····64
제26단 중국 배(もろこし船) ···········66
제27단 대야에 비친 모습(たらいの影) ·······67
제28단 만나기 어려워졌나(あふごかたみ)·····69
제29단 벚꽃 하연(花の賀)·············70
제30단 아주 뜸하게 만났던 여자(はつかなりける女)·71
제31단 좋습니다, 풀잎처럼(よしや草葉よ)·····72
제32단 베실 꾸리(倭文のをだまき)········73
제33단 물가 후미진 곳(こもり江)·········74
제34단 마음을 열지 않는 냉담한 여자(つれなかりける人)·····················76
제35단 거품 엮은 끈(あわ緒)···········77
제36단 칡덩굴(玉かづら)·············78
제37단 허리끈(下紐)···············79
제38단 사랑이라고 하는(恋といふ)·········81
제39단 미나모토노 이타루(源至)··········82
제40단 사랑에 목숨을 건(すける物思い)······86
제41단 자초(紫)·················89
제42단 어떤 이의 길(たが通ひ路)·········91
제43단 소문만 성한(名のみ立つ)··········93
제44단 전별식(馬のはなむけ)···········95
제45단 가는 반딧불(行く蛍)············97
제46단 사이좋은 친구(うるわしき友)·······100
제47단 당신 부르는(大幣の)···········102
제48단 나를 기다리는 곳(人待たむ里)·······104
제49단 젊디젊어서(うら若み)··········105
제50단 동그란 계란(鳥の子)···········107
제51단 국화(菊)·················110
제52단 창포를 베며(あやめ刈り)·········111
제53단 만나기 힘든 여자(逢いがたき女)······112
제54단 냉담한 여자(つれなかりける女)······113
제55단 당신의 말(言の葉)············114
제56단 풀로 엮은 초막(草の庵)··········115
제57단 사랑에 지친(恋ひわびぬ)·········116
제58단 황폐해진 처소(荒れたる宿)········117
제59단 히가시야마 산(東山)···········120
제60단 귤꽃(花橘)················122
제61단 소메카와 강(染河)············124
제62단 꽃잎 떨어진 가지(こけるから) ······126
제63단 늙은 여자의 머리(つくも髪)········128
제64단 구슬 발(玉簾)··············132
제65단 아리와라씨 남자(在原なりける男)·····134
제66단 미쓰 해변(みつの浦)···········141
제67단 눈꽃 피어 있는 숲(花の林)·········143
제68단 스미요시 해변(住吉の浜)·········144
제69단 사냥의 명을 받은 칙사(狩の使)·······146
제70단 어부의 낚싯배(海人のつり舟)·······152
제71단 신의 담장(神のいがき)··········153
제72단 오요도의 소나무(大淀の松)········155
제73단 달 속의 계수나무(月のうちの桂)······156
제74단 첩첩 산(重なる山)············157
제75단 청각채(海松)···············158
제76단 오시오 산(小塩の山)···········161
제77단 봄과의 이별(春の別れ)··········163
제78단 야마시나의 친왕(山科の宮)········166
제79단 천 길 나무 그늘(千ひろあるかげ)·····169
제80단 쇠락한 집안(おとろえた家)········171
제81단 소금가마(塩竈)··············172
제82단 나기사노인(渚の院)···········174
제83단 오노(小野)················180
제84단 피할 수 없는 이별(さらぬ別れ)······182
제85단 그치지 않는 눈(目離れせぬ)········185
제86단 나름대로 살면서(おのがさまざま)·····187
제87단 누노비키 폭포(布引の滝)·········188
제88단 달도 찬미 안 해요(月をもめでじ)·····193
제89단 헛소문(なき名)·············194
제90단 벚나무 꽃(桜花)·············195
제91단 아쉬워해도(惜しめども)·········196
제92단 발판 없는 작은 배(棚なし小舟)······197
제93단 차이 나는 신분(たかきいやしき)······198
제94단 단풍도 꽃도(紅葉も花も)·········199
제95단 견우성(ひこ星)·············201
제96단 아마노사카테(天の逆手)·········202
제97단 마흔 살을 축하하는 연회(四十の賀)····205
제98단 세공한 매화 나뭇가지(梅の造り枝)·····206
제99단 활 경기의 날(ひをりの日)·········207
제100단 망우초(忘れ草)·············209
제101단 기이한 등나무 꽃(あやしき藤の花)····211
제102단 속세의 번잡함(世のうきこと)······214
제103단 함께 잔 밤(寝ぬる夜)··········215
제104단 가모노마쓰리(賀茂の祭)·········216
제105단 하얀 이슬(白露)·············218
제106단 다쓰타 강(龍田河)············219
제107단 처지를 아는 비(身をしる雨)·······220
제108단 파도에 젖는 바위(浪こす岩)·······224
제109단 사람이 먼저 덧없이(人こそあだに)····226
제110단 혼을 묶어(魂結び)············227
제111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まだ見ぬ人)····228
제112단 스마의 어부(須磨のあま)········231
제113단 짧은 마음(短き心)············232
제114단 세리가와 강으로의 행차(芹河行幸) ····233
제115단 미야코시마(みやこしま)·········235
제116단 오래된 가옥(はまびさし)········236
제117단 스미요시로의 행차(住吉行幸)·······238
제118단 잊지 않았다는 말(たえぬ心)·······240
제119단 추억거리(形見) ·············241
제120단 쓰쿠마 마쓰리(筑摩の祭)·········242
제121단 우메쓰보(梅壷)·············243
제122단 이데의 고운 물(井出の玉水)·······245
제123단 메추라기(うづら)············246
제124단 나와 같은 마음의 사람(われとひとしき)··248
제125단 결국에 가는 길(つひにゆく道)······249
 
부록−≪이세 모노가타리(伊勢物語)≫를 통해서 본 고대의 관동(關東)···············251
 
 
해설······················281

옮긴이에 대해··················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