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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일 월요일

언어학 개론 천줄읽기


도서명 : 언어학 개론 천줄읽기
지은이 : 허웅
옮긴이 : 권재일
분야 : 천줄읽기
출간일 : 2011년 10월 31일
ISBN : 978-89-6406-887-8 00760
가격 : 12000원
규격 : A5    제본 : 무선제본    쪽 : 174쪽




☑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언어학개론≫은 허웅 선생이 1960년대 초, 분명하고 독창적인 체계로 세운 언어학 이론을 우리 학계에 소개한 책이다. 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언어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지은이의 관점에서 창의적으로 틀을 짜서 세운, 우리나라 처음의 언어학 개론서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언어학을 연구하고 국어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 오랫동안 주요한 지침서가 되었다는 점에서 한국 언어학의 고전으로 높이 평가된다. 이 책이 당대 국어학계와 언어학계의 발전에 끼친 영향은 실로 컸다.
이 책은 원전의 약 30%를 발췌했다.


☑ 출판사 책 소개

고(故) 허웅(1918~2004) 교수가 소쉬르의 구조주의적 관점에 자신의 독창적인 관점을 접목하여 쓴 우리나라 최초의 언어학 개론서다. 아직까지도 개별언어학인 국어학이 일반언어학과 곧장 연결이 되지 않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이 책은 선구적으로 일반언어학 이론의 토대 위에 개별언어학인 국어학의 연구 성과를 종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60대에 이런 책을 출간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 책 속으로

이 책의 체계는, 소쉬르 언어학의 랑그 빠롤의 분리와, 통시 공시의 원리를 지키면서, 그 구조주의적 관점을 취해서 언어 구조를 파악하려는 데 주안을 두었다. 그러나 랑그의 파악은, 그 빠롤로서의 실현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어의 구체적인 자료상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 지은이 소개

허웅(1918~2004) 선생은 20세기 후반 우리나라 대표적인 언어학자이자 국어학자였으며, 한편으로는 국어운동가였다. 생전에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와 한글학회 회장을 오랫동안 지냈다. 허웅 선생의 업적은 첫째, 국어 연구를 위한 이론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1960년대에 지은 저서 「언어학개론」(1963년), 「개고신판 국어음운학」(1965년)을 통해 외래 이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이를 독창적인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둘째는, 국어 자료를 바탕으로 국어 구조의 참모습을 밝혔다. 15세기 우리말 체계를 세우고 이 체계에 따라 옛 말본(=문법) 연구를 집대성하여 「우리 옛말본」(1975년)을 펴냈다. 선생은 이를 바탕으로 한편으로는 국어의 역사를 추적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20세기 현대국어를 연구했다.


☑ 옮긴이 소개

권재일
1953년 경북 영주에서 출생하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및 대학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다. 대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언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일반언어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어 문법과 문법 변천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알타이 언어 현지 조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남북언어 표준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국립국어연구원 어문규범연구부장,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장 등을 겸임한 바 있으며, 지금은 문화부 국어심의위원,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 한글학회 연구이사, 우리말글학회 회장, 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어통사론≫, ≪한국어 문법의 연구≫, ≪한국어 문법사≫, ≪언어학과 인문학≫(공저), ≪국어지식탐구≫(공저), ≪구어 한국어의 의향법 실현방법≫, ≪20세기 초기 국어의 문법≫, ≪인문학의 학제적 연구와 교육≫(공저), ≪남북 언어의 문법 표준화≫ 등이 있다.


☑ 목차

해설 ·····················9
지은이에 대해 ················18

말이란?
1. 말의 정의 ················25
2. 언어기호의 성격 ·············27
3. 말의 개별성과 사회성 ···········32

언어의 정태와 진화
1. 정태와 진화 ···············38
2. 정태와 진화의 연구 ············39
3. 정태와 진화 연구의 의존성과 독자성 ·····41

말의 소리 1 (음성학)
1. 음성과 음성학 ··············49
2. 음성기관 ················50
3. 자음 ··················51
4. 모음 ··················55
5. 소리의 세기, 높이, 길이 ··········57
6. 음절 ··················58

말의 소리 2 (음운론)
1. 음성과 음운 ···············60
2. 음성학과 음운론 ·············64
3. 음운의 대립 관계와 결합 관계 ·······67
4. 음운 분석 ················68
5. 운율음운 ················71

의미 (의미론)
1. 의미와 의미론 ··············73
2. 단의, 유연성과 무연성 ···········77
3. 복의 ··················79
4. 반대어 ·················84
5. 어휘의 구조 ···············85

문법
1. 문법과 문법학 ··············87
2. 문법학의 두 부문 ·············90
3. 형태론 ·················93
4. 통사론 ·················103
5. 문법범주 ···············110

문자
1. 문자의 발생 ··············114
2. 중국 문자 ···············116
3. 한자의 표음문자화 ············118
4. 이집트 문자의 표음문자화 ·········121
5. 훈민정음 ···············122

말의 변함 1 (소리의 변함)
1. 통합적 관계로 일어나는 변화 ·······125
2. 연합적 관계로 일어나는 변화 ·······133
3. 그 밖의 원인으로 일어나는 변화 ······135

말의 변함 2 (의미의 변화)
1. sense 사이의 관련성으로 일어나는 의미 변화 ·138
2. name 사이의 관련성으로 일어나는 의미 변화 ·142
3. name과 sense의 동시적 관련 의미 변화 ···144

언어의 비교
1. 언어의 친족관계 ············147
2. 친족관계의 증명−대응의 통칙 ·······149
3. 공통조어의 복원 ············152
4. 언어의 계통적 분류 ···········156

방언
1. 방언 ·················158
2. 방언지리학 ···············162

언어학의 발자취
1. 18세기까지의 언어 연구 ·········164
2. 19세기의 역사−비교언어학 ········167
3. 20세기의 언어 연구 ···········170

엮은이에 대해 ················173

2015년 1월 22일 목요일

서포만필 西浦漫筆 천줄읽기


도서명 : 서포만필 西浦漫筆 천줄읽기
지은이 : 김만중
옮긴이 : 이복규
분야 : 인문 > 인문학 일반 > 인문학 교양
출간일 : 2009년 11월 15일
ISBN : 978-89-6406-387-3
가격 : 12,000원
규격 : A5    제본 : 양장본    쪽 : 194쪽



30% 발췌



200자 핵심요약

국문 소설인 ≪사씨남정기≫, ≪구운몽≫을 쓴 김만중의 수필집·비평집. 김만중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책으로 꼽힌다. 이 책은 대부분 시와 관련된 이야기 및 비평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소설과 산문과 관련된 것들도 있다. 주자주의를 견지하면서도, 주자주의적 문화관과 문학관을 비판했으며 우리말로 이루어진 국어문학의 독자성과 의의를 주장했다. 김만중의 선진적이고도 주체적인 견해는 문학관의 진보를 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서포만필(西浦漫筆)≫은 1687년(숙종 13년) 선천(宣川) 유배 이후인 말년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서포만필≫에는 주자주의를 견지하면서도 주자주의와 일정한 거리를 보여주는 글들이 담겨 있다. 또한 김만중의 사상적 편력과 박학한 지식을 알려주는 여러 가지 기사들이 엿보이며, 불가(佛家)·유가(儒家)·도가(道家)·산수(算數)·율려(律呂)·천문(天文)·지리(地理) 등 구류(九流)의 학에 대한 견해도 살펴볼 수 있다.

주자주의적 문화관에 대한 비판

당시의 문화관은 주자주의적 문화관, 즉 , 중국 중심주의에 입각한 문화관으로서 ‘화이론(華夷論)’이라 불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만중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하나는, 주자의 오류에 대한 비판을 통해서, 또 하나는 국어문학의 독자성과 가치를 인정함으로써다. 김만중은 주자의 문화관이 변방 나라의 문화에 대한 무지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폭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화이론’에 타격을 주었다. 그 예로, 인도의 불경이 중국의 고전인 ≪열자≫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졌다고 본 것이라든가, 중국인의 시에만 각운이 등장한다고 오해한 것을 지적한다. 또 같은 맥락에서 송강 정철이 지은 <관동별곡>과 <전후사미인곡(前後思美人曲)> 같은 가사 작품이 중국의 <이소>와 맞먹을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주장은, 중국의 문학만이 가치 있다는 통념을 거부하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주자주의적 문학관에 대한 비판

당대의 문학관 역시 주자주의적 문학관이었다. 당대에는 문학의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른바 ‘재도론(載道論)’이라 하여, 문학은 철학이나 사상에 비해 부차적인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김만중은 문학 자체의 독립적인 기능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백사 이항복의 시조가 광해군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일화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또 역사책인 ≪삼국지≫를 읽을 때와는 달리, 소설 ≪삼국지연의≫를 읽을 때면, 주인공인 유비가 패배할 때는 함께 슬퍼하고, 그 적대자인 조조가 패배할 때는 쾌재를 부른다면서, 문학인 소설이 독자적인 감동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논증했다. 이와 같이 문학을 역사나 철학의 수단으로 여기던 통념이 지배하던 그 시대에, 김만중은 문학의 자율성, 독자성을 적극 주장함으로써 문학관의 진보를 자극했다.


☑ 책 속으로

苟有能言者 各因其言而節奏之 則皆足以動天地通鬼神 不獨中華也. 今我國詩文 捨其言而學他國之言 設令十分相似 只是鸚鵡之人言.
진실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각각 그 말에 따라 리듬을 갖춘다면, 똑같이 천지를 감동시키고 귀신과 통할 수 있는 것이지 중국만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시문은 자기 말을 내버려 두고 다른 나라 말을 배워서 표현한 것이니 설사 아주 비슷하다 하더라도 이는 단지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


☑ 지은이 소개

김만중(金萬重, 1637∼1692)
조선 후기에 활동했던 정치가이며 문인이다. 아버지 익겸은 일찍이 정축호란 때 강화도에서 순절했기에, 만중은 유복자로 태어나 어머니 윤씨한테서 형 만기와 함께 자상하고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어머니 윤씨는 한문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직접 아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만중은 형 만기와 함께 오직 어머니 윤씨만을 의지하고 살았고, 윤씨 부인은 두 형제가 아비 없이 자라는 것에 대해 걱정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키우기 위해 모든 정성을 기울였다.
김만중은 16세에 진사시에 합격하고 29세에 문과에 장원급제를 한 이래 정계에 진출하여 대사간·대사성·대사헌·예조판서 등 여러 관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문인의 최고 영예로 꼽혔던 대제학이란 직책을 두 차례나 지냈다. 하지만 강직한 성격 때문에 임금 앞에서 바른말을 서슴지 않아 여러 차례 벼슬에서 쫓겨나야 했다. 귀양도 세 번이나 갔다. 남해에 유배 가 있을 동안에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죄인의 몸이라 갈 수가 없어, 슬피 울부짖다가 병을 얻어 마침내 세상을 떠났다.
김만중은 주자주의가 지배하는 조선 왕조에서 집권 세력의 일원이었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위치에 있었으므로 당연히 주자주의로 일관했을 법하다. 하지만 훌륭한 가문이라서 언론과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때문인지, 주자주의에 대한 회의를 내비치기도 하고 불교적 용어를 거침없이 사용하기도 함으로써 진보적인 성향을 보여주어 주목된다. 당시의 보편 문어였던 한문으로 써야만 글로 여겼던 당대 분위기에서 김만중의 이 같은 자각은 매우 이례적이고 소중한 것이 아닐 수 없다.


☑ 옮긴이 소개

이복규(李福揆)
 서경대학교(옛 국제대학)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한문초서 연수과정도 수료한 바 있다. 전공이 고소설이지만 고소설과 아주 가까운 관계인 우리 구전설화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데도 힘을 기울여, 탈북자를 통해 북한 구전설화를 조사하고,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구전설화도 채록했다. 고소설과 설화의 배경을 이루는 우리 민속에도 매력을 느껴 틈틈이 관련 논문이나 책을 쓰고 있다.
현재 서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과 우리 이야기를 어린이 버전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국제어문학회 회장, 국어국문학회 전공이사 겸 편집위원, 동아시아고대학회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종교민속연구회의 회원으로서 ≪종교와 조상 제사≫, ≪종교와 일생 의례≫ 등 매년 종교·민속 관련 공동 저서를 꾸준히 내고 있다.
1991년에 보진재에서 ≪한국한문학개론≫, 1993년에 집문당에서 ≪임경업전 연구≫, 1997년에 시인사에서 ≪설공찬전−주석과 관련자료≫, 2003년에 박이정에서 ≪설공찬전 연구≫, 2004년에 역락에서 ≪우리 고소설 연구≫, 2009년에 지만지에서 ≪임장군전≫과 ≪사씨남정기≫ 등을 낸 바 있다. 최근에는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생애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서(序)
서포만필(西浦漫筆)

옮긴이에 대해


2015년 1월 21일 수요일

고백(Les Confessions) 천줄읽기


도서명 : 고백(Les Confessions) 천줄읽기
지은이 : 장 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
옮긴이 : 서익원
분야 : 천줄읽기/수필
출간일 : 2012년 11월 30일
ISBN : 978-89-6680-421-4 03860 
가격 : 12000원
규격 : A5    제본 : 무선제본    쪽 : 240쪽



* 이 책은 원전의 20%를 발췌한 것입니다.



☑ 책 소개

≪고백≫은 장 자크 루소의 자서전이다. 루소는 “지금 존재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을 유일한 인간상”을 보여주기 위해 ≪고백≫을 집필했다. 이 작품의 매력은 텍스트에서 드러나는 개성뿐만 아니라 인간의 자아 상실이라는 현대적 문제점을 고찰하는 데에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18세기에 프랑스는 경제적·사회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깊은 변화를 겪는다. 루이 15세와 루이 16세는 이 새로운 현실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개혁을 할 수 없었고, 결국 구체제는 1789년 몰락하게 된다. 하지만 볼테르, 루소, 디드로 등으로 대표되는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이 현실을 이해하고,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을 고수했다. 첫째, 그들은 이성인(理性人)으로서 과학적인 관찰에 의해 입증된 것 혹은 논리적인 추론에 의해 증명된 것만을 진실로서 받아들인다. 둘째, 정신과 지식의 진보를 믿기에, 지식에 관련된 모든 영역에 흥미를 느끼면서 그것을 퍼뜨리려고 애쓴다. 셋째, 투쟁하는 인간으로서, 인간의 자유와 존엄과 행복을 위한 싸움에 참여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루소가 1750년부터 1762년까지 쓴 작품들, 즉 ≪학문예술론≫, ≪인간 불평등 기원론≫, ≪사회계약론≫, ≪에밀≫, ≪사부아 보좌신부의 신앙고백≫, ≪신 엘로이즈≫ 역시 인간의 운명을 개선하고자 하는 자의 근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루소와 ‘철학자들’은, 루소와 두드토 부인 사이의 연애 사건을 계기로 파국을 맞이했다. 루소는 1756년에 에르미타주로 이주했는데, 그가 마음의 평안과 서서히 다가오는 노년의 슬픔 등 새로운 감정에 젖어 있을 때, 30세의 두드토 부인을 만나게 된다. 디드로가 그를 위로하기 위해 에르미타주에 왔을 때, 루소는 그에게 그녀와의 목가적 사랑을 상세히 이야기했고, 디드로는 그 사실을 전 파리에 알렸으며, 소문은 증폭된다. 프리드리히 그림의 획책대로 데피네 부인은 루소를 멀리하게 되고, 1757년에 루소는 결국 에르미타주를 떠난다.
이 사건 이후 루소는 ‘철학자들’이 그를 파멸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공작을 꾸민다고 생각한다. 박해받고 있다는 의식과 자신의 무고함에 대한 확신으로 인해 그는 “지금 존재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을 유일한 인간상”을 보여 주는 작품을 쓸 생각을 한다. 그의 계획은 ≪고백≫을 통해 구현되고, 그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삶을 밝히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 작품은 총 1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권부터 6권까지는 유년기와 형성기를, 7권부터 11권까지는 성공의 시기를, 그리고 12권은 박해의 시기를 묘사하고 있다.
독자들이 오늘날 ≪고백≫을 읽고 어떤 흥미를 느낀다면, 그것은 글쓰기의 선택이나 이 텍스트에 드러나 보이는 개성 때문에 독자들이 이 작품에 무관심해질 수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자서전이 인간의 자아 상실이라는 현대적인 문제점을 뚜렷하게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소는 이 자아 상실의 원인을 교육 방식과 사회생활의 속박, 타인의 시선 속에서 찾고 있다. 이에 루소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제기한다. 어떻게 억누르지 않고 교육하는가? 어떻게 자연에 어긋나지 않게 교육하는가? 어떻게 강요하지 않고 가르치는가? 어떻게 현실적인 경험과 책에서 얻어진 지식을 양립시키는가? 어떻게 사람들을 타락시키지도 자연에 어긋나지도 않게 하면서 그들 사이의 관계를 조직하는가? 어떻게 사회를 개인이 억압받는 장소가 아니라 자아의 개화와 실현의 장소로 만들 것인가? 어떻게 개인이 자신에 대해 갖는 이미지와 타인들이 그에 대해서 갖는 이미지를 일치시킬 것인가? 어떻게 루소의 바람대로 자신의 영혼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를 세울 것인가? 이 질문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시사성이 있는 것들이다.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은 곧 상실해 가는 자신의 본모습을 찾는 것이고, 이 작품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한 인간의 성실한 고백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고백을 디딤돌 삼아 오늘날 자아를 상실해 가는 우리 자신의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것이다.


☑ 책 속으로

Je forme une entreprise qui n'eut jamais d'exemple, et don't l'exécution n'aura point d'imitateur. Je veux montrer à mes semblables un homme dans toute la vérité de la nature; et cet homme, ce sera moi.

나는 일찍이 유례가 없었고, 또 앞으로도 실행에 옮기려는 모방자가 없을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 동포들에게 한 인간을 본성의 참다운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 인간이 바로 나일 것이다. - 22쪽

그렇게 열여섯 살이 되었다. 나는 불안했고, 내 신분에 대한 취향도 없이, 내 나이 또래의 기쁨도 없이, 모든 것에, 심지어는 나 자신에까지 불만이었다. 욕망이 가슴에 사무치는데도 그 대상을 알 수 없었고, 눈물을 흘릴 이유도 없이 울었으며, 까닭도 모르면서 한숨지었다. 결국 주위에서는 내 꿈에 비길 만한 어떤 것도 볼 수 없으니까, 그 꿈만을 소중하게 마음속에 품는 것이었다. - 40~41쪽

학문에 조금이라도 진정한 관심을 가진다면, 거기에 몰두하면서 처음에 느끼는 것은 그것들 사이의 연관이다. 학문들이 서로 끌어주고, 서로 도와주며, 서로 명확해지도록 하는 연관, 한 가지 학문이 다른 학문 없이는 지탱할 수 없는 그런 연관 말이다. - 130쪽

은둔자들에 대한 여러 가지 무례하지만 아직은 참을 수 있는 말들 중에, “홀로 있는 것은 사악한 자뿐이다”라는 조금도 가차 없이 신랄하고 가혹한 잠언을 발견하고서, 나는 깜짝 놀랐고 심지어는 좀 슬퍼지기까지 했다. 이 잠언은 애매해서 내 생각에는 두 가지 뜻을 나타낸다. 하나는 아주 옳고 다른 하나는 아주 그릇되었다. 홀로인 사람과 홀로이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를 해칠 수 없고 또 해치기를 바랄 수도 없으며, 따라서 그가 사악하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194쪽


☑ 지은이 소개

장 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 1712~1778)
장 자크 루소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났다. 1728년까지 가족의 품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랑베르시에 목사의 기숙학교에서 잠시 교육을 받으며, 조각사 수습공이 된다. 1728년 제네바를 떠나 각지를 떠돌다 후원자인 바랑 부인을 만나고 가톨릭으로 개종한다. 바랑 부인의 후원으로 신학교에 들어갔으나 사제가 될 의향이 없어 신학 공부를 포기하고 르메트르의 지도하에 음악을 공부한다. 1732년부터 1740년까지 샹베리와 샤르메트에서 바랑 부인 곁에 살면서 음악에 몰두하고, 많은 독서를 하며 다방면에 걸쳐 교양을 쌓는다. 1742년 새로운 악보 표기법을 정리하고, 파리로 가서 그것을 아카데미에서 발표하지만 기대했던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1745년 일생을 함께할 테레즈 르바쇠르를 만난다. 그들 사이에 다섯 아이가 태어나지만 모두 고아원에 맡긴다. 1749년 달랑베르의 ≪백과전서≫ 편찬에 참여해서 음악에 할당된 항목을 쓰고 다음해에 ≪학문예술론≫을 출판한다. 1752년 오페라 <마을의 점쟁이>를 작곡하고, 1755년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발표한다. 1756년 에르미타주에 정착해서, ≪사회계약론≫, ≪신 엘로이즈≫, ≪에밀≫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1761년에 ≪신 엘로이즈≫가 파리에서 간행되어 큰 성공을 거둔다. 1762년 ≪에밀≫과 ≪사회계약론≫을 출판하는데, 이 두 작품은 성직자를 공격하기 때문에 물의를 빚고, 파리에서 유죄를 선고받는다. 1764년 ≪시민들의 감정≫이라는 익명의 작품(나중에 볼테르였음이 밝혀진다)이 제네바에 나타나 루소를 공격한다. 이것에 응수하기로 결심하고서 ≪고백≫을 집필하기 시작해서 1769년에 완성하고, 1772년부터 1776년에 걸쳐 ≪루소가 장 자크를 판단한다≫를 쓴다. 1777년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쓰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 명상하지만 집필을 끝내지 못하고, 1778년 7월 2일 죽는다.


☑ 옮긴이 소개

서익원
고려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신 엘로이즈에 나타난 자연>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경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루소의 ‘쥘리 또는 신 엘로이즈’ 연구서설−정념과 미덕의 관계를 중심으로>, <루소의 자연법 연구>,<루소 연구서설−소설의 윤리성을 중심으로> 등이 있고, 역서로는 ≪신 엘로이즈≫가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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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에 대해


2014년 9월 26일 금요일

전쟁론 천줄읽기


전쟁론 천줄읽기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지음 / 정토웅 옮김
분야 : 천줄읽기
출간일 : 2011년 11월 11일
ISBN : 978-89-6406-988-2 00300
12000원 / A5 제본 / 122쪽




☑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전쟁론≫ 이전에 전쟁 이론은 대부분 전략 및 전술 중심의 테마로 구성되었으나 ≪전쟁론≫은 그 단계를 뛰어넘어 광범위하게 전쟁 자체의 현상, 구조, 내재적 역학, 그리고 전쟁과 사회의 관계 등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들을 다룬 점에서 선구적이었다. 또한 시대를 초월하여 항구적 가치가 있는 이론들을 밝힌 것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전쟁론≫은 클라우제비츠가 집필하기 전에 그가 소망한 대로 “2∼3년 지난 뒤면 쉽게 잊혀져버리는 것이 아니고 전쟁과 군사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두고두고 읽고 참고할 만한 책”으로서 최고의 고전이다. 원전의 약 10%를 발췌했다.


☑ 출판사 책 소개

<전쟁론>은 병법 차원의 방법론적 기술만이 아니라, 전쟁의 본질과 성격을 논함으로써 전쟁을 사회과학적 이론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 책이다. 이 발췌본은 전쟁의 본질과 성격을 논한 1, 2편과 결론에 해당하는 8편을 번역하여 전쟁이 정치의 수단임을 알려주고자 했다. 군사 이론가뿐만 아니라 정치학자나 사회학자들에게도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 책 속으로

Der Krieg ist ein Instrument der Politik; er muß notwendig ihren Charakter tragen, er muß mit ihrem Maße messen; die Führung des Krieges in seinen Hauptumrissen ist daher die Politik selbst, welche die Feder mit dem Degen vertauscht, aber darum nicht aufgehört hat, nach ihren eigenen Gesetzen zu denken.

전쟁은 정치의 한 수단이다. 전쟁은 필연적으로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정치적 잣대로 평가되어야 한다. 따라서 전쟁지도는 대국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정치 자체이며 펜 대신에 칼을 든 정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정치가 고유의 법칙에 따라 생각하는 것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 지은이 소개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1780~1831)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1780년 6월 1일 프로이센의 작은 도시 부르크에서 중산층 가정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일찍이 12살의 나이에 소년병으로 입대한 그는 프랑스혁명 후에 프로이센이 프랑스와 벌인 싸움에서 처음으로 전투 경험을 가졌으며 1831년 11월 16일 사망할 때까지 평생을 군에서 보낸 직업군인이었다.
그는 1803년 베를린 정규 사관학교를 수석 졸업했는데 당시 프로이센군 개혁의 기수였던 사관학교 교장 샤른호르스트(Gerhard von Scharnhorst) 중령의 총애를 받았으며 졸업 후 장교 생활 중에도 줄곧 두 사람은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클라우제비츠에게 샤른호르스트는 그의 말대로 “정신적인 아버지이자 친구”였다.
임관하자마자 클라우제비츠는 샤른호르스트의 천거로 프로이센의 젊은 황태자 아우구스트(August) 장군의 전속부관으로 발탁되었다. 그 후 그는 궁중 출입을 자주 하면서 여왕의 시녀였던 마리 폰 브륄(Marie von Brühl)을 만나 결혼하였다.
1806년 나폴레옹 군과 맞서 싸운 아우에르슈테트(Auerstädt) 전투에서 그는 황태자 아우구스트와 함께 포로로 붙잡혀 1년 동안 파리에 억류되었다. 포로 생활을 마치고 귀환한 뒤 그는 샤른호르스트 장군의 핵심 참모로 기용되었으며 프로이센군의 개혁과 개편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일련의 개혁 논쟁에서 인력 정책과 군기 및 훈련 제도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당시 군내 분위기에서는 파격적인 주장을 많이 했다. 그 바람에 과격주의자라는 평판이 항상 따라다녔다.
그런데 클라우제비츠는 무엇보다도 프로이센 정부의 프랑스에 대한 굴욕적인 종속 상태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 침공 지원을 요구해왔을 때 프로이센 정부가 너무 쉽게 그것을 수용하는 비굴한 모습을 보고서 그는 도저히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조국의 군대를 떠났다.
1812년의 전쟁에서 그는 러시아군에 입대하여 참전하였다. 이때 그는 대령 계급이었으나 언어 장벽 때문에 관전자 이상의 주요한 직책을 맡지 못했다. 그러나 종전 무렵에 프로이센군 군단장 요르크 폰 바르텐부르크(Yorck von Wartenburg) 장군을 찾아가 나폴레옹 군대에서 이탈, 전향하도록 설득함으로써 프랑스군에 큰 타격을 입혔다.
프로이센이 드디어 1813년에 반기를 들고 대(對) 프랑스 전쟁에 가담함으로써 이보다 앞선 클라우제비츠의 행동들은 모두 정당화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Friedrich Wilhelm III)는 클라우제비츠의 프로이센군 복귀 요청을 상당 기간 동안이나 거절했다. 그의 과거 돌출적 행동에 대한 괘씸죄를 적용한 것이다.
프로이센군에 복귀한 클라우제비츠는 1815년 나폴레옹의 백일천하(百日天下) 시절에 제3군단 참모장으로 근무했다. 이 군단은 워털루(Waterloo) 전투에서 프랑스군의 그루시(Grouchy) 군단을 묶어놓는 중요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연합군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나폴레옹전쟁이 끝난 뒤에 클라우제비츠는 프로이센 군부 내에서 늘 보수파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아 최고위급 요직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1818년에 그는 당시 비교적 한가한 행정직인 베를린 사관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덕분에 오랫동안 중단한 연구를 다시 재개함으로써 한직은 오히려 그를 위대한 전쟁 이론가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서 그는 스승 샤른호르스트 전기를 집필하고 그 밖에 많은 독창적인 정치 및 군사 관련 논문들을 저술하였다. 그리고 역작 ≪전쟁론≫을 집필하는데 1819년부터 시작해 오랜 기간에 걸쳐 온 정열을 다 바쳤다. 하지만 초고 집필을 마친 뒤, 세심하게 수정 작업을 하던 중에 1831년 콜레라에 감염돼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결국 이듬해에 그의 부인이 유고를 모아 출판하였다. 따라서 엄격히 말하면 ≪전쟁론≫은 하나의 미완성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옮긴이 소개

정토웅
육군사관학교에서 생도들에게 전쟁사를 30년 이상 가르쳤고 현재는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캔자스 주립대학교에서 군사사를 전공해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전쟁사 101장면≫, ≪20세기 결전 30장면≫, ≪역사 속의 전사들≫, ≪세계전쟁사≫(공저), ≪한국전쟁사≫(공저), ≪군사사상사≫(공저) 등이 있다.


☑ 차례

해설 ·····················7
지은이에 대해 ················13

제1장 전쟁의 본질
1. 전쟁이란 무엇인가? ·············19
2. 전쟁의 목적과 수단 ·············37
3. 군사적 천재 ················51
4. 전쟁에서의 위험 ··············67
5. 전쟁에서의 육체적 노력 ···········70
6. 전쟁에서의 정보 ··············73
7. 전쟁에서의 마찰 ··············76
8. 결론 ···················82

제2장 전쟁 이론
1. 전쟁술의 분류 ···············87
2. 전쟁 이론 ·················94

제3장 전쟁 계획
1. 군사적 목표에 대한 상세한 정의 ·······107
2. 정치적 목적이 군사적 목표에 미치는 영향 ···113
3.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다 ···········116

옮긴이에 대해 ················121

2014년 9월 16일 화요일

쭈옌 끼에우 천줄읽기



도서명 : 쭈옌 끼에우 천줄읽기
지은이 : 응우옌주(Nguyễn Du)
옮긴이 : 안경환
분야 : 천줄읽기/시(55% 발췌)
출간일 : 2014년 7월 31일
ISBN : 979-11-304-5740-6 03830
가격 : 12000원





☑ 책 소개

고대 그리스에 ≪일리아스≫가 있고 영국에 ≪햄릿≫이 있다면 베트남에는 ≪쭈옌 끼에우≫가 있다!
베트남의 대문호 응우옌 주가 중국 청대(淸代) 소설 ≪금운교(金雲翹)≫를 개작한 장편 서사시다. 베트남에서는 운명을 점치는 ‘끼에우 점’이 있을 만큼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 사람들의 영혼을 사로잡고 있다. ≪심청전≫의 ‘청이’처럼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몸을 팔게 된 끼에우가 겪는 파란만장 만고풍상이 눈물겹지만, 언제나 마지막은 해피엔딩!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쭈옌 끼에우≫는 베트남이 낳은 대문호 응우옌 주가 쓴 걸작이다. ≪쭈옌 끼에우≫는 3254행으로 구성된 6·8조 연서체 장편 서사시로 중국 청나라 시대의 청심재인(靑心才人)이 쓴 통속 소설 ≪금운교(金雲翹)≫를 응우옌 주가 쯔놈 문자로 축약, 번역하여 운문시로 개작하였다.
중국에서는 ≪금운교≫가 고전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였으나, 베트남에서 응우옌 주의 작품 ≪쭈옌 끼에우≫가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갖게 되었으며, 이에 중국에서도 ≪금운교≫에 대하여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쭈옌 끼에우≫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응우옌 주가 ≪금운교≫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주인공인 투이 끼에우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팔게 된 이유가 응우옌 주 자신이 처해 있는 운명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베트남 조정의 혼란스러움으로 베트남 봉건사회의 불합리한 실상을 자신의 작품에 그대로 반영할 수 없었고, 조상 대대로 레(黎) 왕조에 충성을 해왔던 명문 귀족으로서 응우옌(阮) 왕조에 출사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처지를 중국의 ≪금운교≫ 줄거리를 차용하여 투이 끼에우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작품 이름을 ‘창자를 끊어내는 새로운 소리’라는 뜻의 ≪도안 쯔엉 떤 타인(斷腸新聲)≫으로 하였던 것이다.
응우옌(阮) 왕조 제2대 황제인 민망은 ≪쭈옌 끼에우≫에 심취하여 관리들에게 암송하도록 했으며, 한림원 학사들로 하여금 필사를 해 후대에 전하도록 하였다. 제4대 뜨 득 황제 때에는 황제가 국가 대소사를 의논하는 곳에서 ≪쭈옌 끼에우≫를 감상하고 시를 짓도록 하였다. 20세기 들어와서도 ≪쭈옌 끼에우≫는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영화, 연극, 창, 판소리, 회화 등의 예술로 확대되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쭈옌 끼에우≫는 자신의 운명이 마치 그 내용 안에서 전개되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베트남 사람들의 영혼 깊은 곳까지 사로잡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끼에우 점’이 있을 만큼 자신의 운명을 점치는 경전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작품에는 유(儒), 불(), 선()과 같은 시대의 주류적 사상이 면면히 흐르고 있고, 주제는 인간의 재색을 찬탄하는 심오한 인도주의 사상, 부모에 대한 효도 사상, 원앙과 같은 청춘남녀의 행복과 자유로운 사랑의 추구, 착한 일을 권장하고 악한 일을 경계하는 권선징악(勸善懲惡), 재색을 겸비한 아름다운 여인이 박명하여 겪는 곤궁하고 억울한 사연을 딱하게 여기는 애궁도굴(哀窮悼屈), 선과 악에 대한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다루고 있다.
현재 ≪도안 쯔엉 떤 타인(斷腸新聲)≫의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1866년 출판본을 근간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제목도 ≪쭈옌 투이끼에우≫, ≪쭈옌 끼에우≫, ≪낌 번 끼에우≫, ≪끼에우≫등으로 불리고 있으나, 여기서는 베트남에서 일반적으로 부르고 있는 ≪쭈옌 끼에우≫를 제목으로 하였다. 20세기의 저명한 지식인 팜뀐은 “낌 번 끼에우(金雲翹)는 베트남 불후의 문학 걸작품으로 그 심오한 사상적 가치는 영원할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세계문학사에 찬연히 빛나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나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버금가는 작품이다.
 
 


☑ 책 속으로
 
●명(明)나라 가정(嘉靖) 시대에
온 누리가 화평하고, 두 경도(京都)가 모두 융성하였네.
브엉(王)씨라 불리는 생원이 있었으니
가산은 중류 정도라.
막내로 아들이 하나 있었으니
관명(冠名)은 브엉꽌(王寬)으로 유가의 후예라.
위로는 아리따운 딸이 둘 있는데,
투이끼에우(翠翹)는 언니요, 동생은 투이번(翠雲)이라.
몸매는 매화 가지 같고, 마음씨는 백설처럼 청순하니
제각각 아름다움이 절세하구나.
번(雲)은 보기에 유달리 정숙하고,
얼굴은 보름달 같고, 눈썹은 짙더라.
미소는 꽃 피는 듯, 목소리는 옥이 구르는 듯 단아하고,
먹구름은 머릿결에 못 미치고, 백설은 피부색을 당하지 못하네.
끼에우(翹)는 재치도 있고 기지도 있으니
재색을 견주자면 동생을 능가하네.
눈은 추수 같고, 눈썹은 멀리 뵈는 춘산 같으니
꽃들이 시샘하고, 수양버들은 푸르름이 못 미침을 원망하네.
한두 번 눈짓에 나라 잃고, 성(城)을 앗길 정도니
미색과 재색을 견줄 자 없구나.
총명함을 본래 하늘로부터 타고난지라,
시화는 물론이요, 영가에도 뛰어났네.
궁상의 오음도 통달하였고,
특히 비파에 능하여, 손수 음을 골라 작곡한
<박명(薄命)>이란 곡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네.
계례를 올릴 나이가 된 끼에우,
휘장의 안온 속에서 자라온지라,
동편 담장에 나니는 벌 나비엔 관심도 없더라.
 
●낌쫑이 말하기를, “우연히 서로 만난 이래,
훔쳐보며 짝사랑한 지 오래라 심신이 지쳐버렸네.
여기 한두 가지 청하노니
거울님이여! 부평초 같은 이 몸을 비춰주시렵니까?”
“홍엽이건 홍사(紅絲)건
부모님의 뜻에 달려 있으니.
수양버들처럼 약하고 꽃처럼 여린 마음이라,
나이 아직 어려 도대체 무엇을 안다고 감히 대답하리!”
젊은이 말하길, “오늘은 바람 불고 내일은 비가 올는지,
봄날에 이런 우연한 기회는 흔치 않은 것이라.
사랑으로 미칠 것 같은 이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이 가슴 쓰라리면 누구에게 무슨 유익이 있으리!
하늘이 간절한 사랑을 막는다면,
이 내 청춘 쓸쓸히 보내게 되리라.
그대의 도량이 좁아 무관심하다 할지라도,
뒤쫓아 다닌 공이 아주 소용없지는 않을 것이리라!”
자장가처럼 달콤한 말 잠자코 듣더니
끼에우 얼굴에 부끄러움이 역력하더라.
끼에우 말하길, “군자의 마음은 정해진 것이니
내 그대의 말을 금석에 새겨 간직하리라!”
낌쫑은 이 말에 적이 안심이 되어
붉은 보자기에 싼 금비녀를 건네주었네.
낌쫑 말하길, “바로 오늘이 백년가약의 시작이라.
이 작은 것을 이름 하여 언약의 징표로 삼으리다.”
끼에우 손에 든 비단 손수건과 포규선(蒲葵扇)을
금비녀와 즉시 교환하였네.
 
●독방에 갇혀 끼에우, 눈물로 세월 보내니,
신세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슬픔만 깊어지네.
“전생에 수행을 잘못한 죄로
이생에서 업보를 받아야 비로소 풀리리니!
어찌되었건 깨진 병은 이미 돌이킬 수 없으니
몸으로라도 이 세상 빚을 갚아야 업보가 끝나리라!”
중순이 되어 달이 밝아질 즈음 원기가 회복되자,
뚜바 다시 찾아와 조용히 타이르는데,
“손님을 즐겁게 해주는 기술도 많은 수고가 따라야 하느니,
유곽에 있는 여자는 잘 배워놓아야 하느니라.”
끼에우 대답하는 말, “오가는 비바람에
이 몸 맡겨야 한다면 내맡기면 그뿐이라!”
노파 대답하는데, “남자란 다 똑같은 것이라,
돈 잃고 후회하려고 여기 오는 사람 누가 있으리?
이 안에도 재미있는 일이 제법 있으니,
밤엔 팔예(八藝)로, 낮엔 칠자(七字)로 손님과 장난치기라.
얘야, 마음속에 잘 새겨둬야 할 말은,
겉으론 칠자요, 속으론 팔예이니라.
버들 맛, 꽃 맛을 실컷 보여주고는,
손님을 돌 굴리듯 굴리고, 마음을 혹하게 해야 하느니라.
이 모든 게 집안 법도이니,
네가 이러한 자질을 갖춰야 비로소 명물이 될 거야.”
말을 듣고 나니 수치심이 치밀어 오르네.
어찌 인생사 이다지도 이상하고 복잡하기만 한지!
안타깝게도 귀한 집 딸로 태어난 자신이,
한창 인생을 배워갈 나이에 방중술이나 배워야 하다니!
어쩌면 신세가 이렇게 곤두박질할 수가 있을까!
어찌하여 이런 사람 손에 떨어졌단 말인가?
청루의 붉은 휘장 뒤에 유폐시켜 놓고,
옥 값을 높게 부를수록 점점 가치가 올라가는구나.
 
●땀헙 스님 하는 말, “길흉화복은 하늘의 도일지니
그 근원은 인간의 마음에서 연유하는 것이라.
우리의 마음에 하늘 또한 있는 것이니
수행은 복의 근원이요, 정은 원한의 사단이라.
투이끼에우는 재치 있고 영리하지만,
불행이 미인의 팔자로 정해져 있음이라.
더욱이 정이란 글자를
온몸에 싸안고 다니며 자신이 정에 빠져 있는지라
편안한 안식처가 생겨도
평안을 느끼지 못하고 오래 붙어살지를 못하는구나.
악마가 길을 내고 귀신이 인도하니
고통이 있는 곳들을 찾아다니는 것이라.
그 고난이 다하면, 다른 고난이 찾아드니
청루에 두 번, 청의(靑衣)를 입었었구나.
그리곤 서슬 푸른 창검에 둘러싸여 있고,
호 총독과 그의 장졸들에게 하녀로 몸을 맡기게 되지.
급류와 높은 파도가 들이치는 가운데,
교룡(蛟龍)의 입 앞에 미끼 던지듯 더러워진 몸 내던지리라.
그 불행은 정 때문에 계속 일어나는 것이니
자기 혼자만 알리라.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줄은.
생을 포기하고 죽을 운명이니
이 불행을 넘겨야 비참한 팔자 비로소 끝나리라!”
 


 
☑ 지은이 소개

응우옌주(Nguyễn Du, 1766∼1820)
응우옌주(Nguyễn Du, 1766∼1820)는 베트남 역사상 대표적인 문인이다. 자는 또뉴(素如), 호는 타인히엔(淸軒)이다. 베트남의 레() 왕조(1428∼1788)에서 조상 대대로 정치와 학문을 주도한 대귀족의 후예로 1766년 1월 3일 탕롱(하노이의 옛 이름)에서 출생하고 성장하였다. 레 왕조가 멸망하자 레 왕조 복위운동에 연루되어 약 3개월간 구속 수감되었다가 석방되어 향리에 은거하였다.
응우옌주는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를 세운 지아롱(嘉隆) 황제가 제위에 오른 1802년에 부름을 받아 조정에 출사하였다. 1813년에는 정사(正使)로 천거되어 중국에 다녀왔다.
응우옌주는 베트남문학사에 귀중한 문학작품을 남겼는데, 한문으로 된 3개의 시집 ≪청헌시집(淸軒詩集)≫, ≪남중잡음(南中雜吟)≫, ≪북행잡록(北行雜錄)≫이 있고, 쯔놈으로 쓰여진 ≪쭈옌 끼에우≫는 응우옌주의 재능이 총망라된 일생일대의 결정체이자, 베트남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평화위원회는 1965년 12월 응우옌주 탄신 200주년을 기념하여 응우옌주를 세계의 문화인물로 공인하였다.
 
 

 
☑ 옮긴이 소개
 
안경환
안경환(安景煥)은 195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충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하였으며, 베트남의 국립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학교 대학원에서 어문학 석사·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조선대학교 외국어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베트남어회화≫, 역서로는 호찌민의 ≪옥중일기(獄中日記)≫, 응우옌주의 ≪쭈옌 끼에우≫, 권정생의 ≪몽실언 니≫ 등이 있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친선문화진흥공로 훈장, 평화우호 훈장을, 호찌민시로부터 휘장, 응에안 성으로부터 호찌민 휘장을 받았고, 베트남 문학회로부터 외국인 최초의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 목차
 
 
해설······················vii
지은이에 대해··················xv
 
나오는 사람들··················3
제1장 브엉씨 가문················5
제2장 담띠엔의 묘················7
제3장 낌쫑과 끼에우의 첫 만남··········11
제4장 예언···················13
제5장 비밀 약혼·················16
제6장 낌쫑과의 이별···············28
제7장 끼에우의 희생···············30
제8장 유랑···················42
제9장 서카인··················49
제10장 파멸···················56
제11장 끼에우와 툭···············61
제12장 툭과의 이별···············65
제13장 납치···················68
제14장 툭과 끼에우의 재회············73
제15장 또 다른 불행···············78
제16장 끼에우와 뜨하이·············85
제17장 끼에우의 심판··············92
제18장 뜨하이의 죽음··············99
제19장 자살··················103
제20장 구출··················107
제21장 낌쫑의 귀향···············112
제22장 낌쫑과 끼에우의 해후··········119
에필로그····················122
 
옮긴이에 대해··················124


 

2014년 7월 29일 화요일

윤리학(Ethik) 천줄읽기


도서명 : 윤리학(Ethik) 천줄읽기
지은이 : 니콜라이 하르트만(Nicolai Hartmann)
옮긴이 : 이을상
분야 : 서양철학
출간일 : 2014년 7월 15일
ISBN : 979-11-304-5721-5 (93160)
가격 : 12,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274쪽




☑ 책 소개

비판적 존재론 철학을 편 니콜라이 하르트만의 역작이다. 윤리의 문제를 현상학, 가치론, 도덕 형이상학의 관점에서 풀었다. 셸러의 가치윤리학과 칸트의 의무윤리학을 토대로 완성된 윤리학을 구성하려는 그의 시도를 핵심만 뽑아 확인할 수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하르트만의 윤리학은 프란츠 브렌타노와 후설이 주창한 가치의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고, 셸러의 ‘가치윤리학’을 실질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하르트만은 가치를 경험하고 평가하는 의식적 삶에 초점을 맞추는 셸러의 가치감정의 윤리학에 머무르지 않고, 실재하는 본질로서 가치를 기술하는 ‘가치의 현상학’으로 관심을 돌렸다. 이러한 관심의 전환을 불러온 것은 그의 비판적 존재론이다. 하르트만의 존재론에 따르면 가치는 사물과의 실제적인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도, 주관에서 생겨나는 것도 아닌 ‘이념적 본질’이다. 이념적 본질로서 가치는 그 자체로 선천적, 절대적으로 존재한다.
가치 그 자체는 존재론에서 볼 때 이념적 존재다. 이러한 이념적 존재에는 가치 외에도 논리적 법칙, 수학적 공리 등이 속한다.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이념적 존재가 실제적인 모든 것들을 지배한다는 점이다. 즉, 이념적인 것은 실재 세계에 대해 ‘법칙’이 되고, 이로써 실제적인 것은 이념적인 것에 종속된다. 하지만 가치는 약간 다르다. 그 이유는 현실세계에서 우리가 가치에 따르기도 하고 따르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물이 가치 있거나 가치 없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가치 그 자체는 처음부터 인간의 평가와 무관하게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치의 존재를 우리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가? 하르트만에 따르면 그것은 우리의 ‘내적 태도’에 의존한다. 내적 태도란 일종의 ‘자발적 감정’을 말한다. 이 자발적 감정에서 체험한 사실에 대한 가치반응이 나타난다. 여기서 가치직관도 가능해지는데, 가치반응과 결부된 직관에서 가치는 스스로 드러난다. 이렇게 가치가 스스로 드러나게 하는 내적 태도가 ‘현상학적 방법’이다. 오직 그것만이 가치의 객관성을 훼손하지 않고 가치 자체에 반응하고 응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원서는 3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부에 부제가 붙어 있다. 1부 ‘윤리적 현상의 구조’에는 ‘도덕 현상학’, 2부 ‘윤리적 가치의 영역’에는 ‘도덕 가치론’, 3부 ‘의지 자유의 문제’에는 ‘도덕 형이상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 부제에서 보듯이 하르트만은 먼저 현상학적 방법에 입각해서 윤리적 현상을 파악했고, 다음으로 가치론에 근거해서 도덕을 정초했으며, 끝으로 의지 자유의 문제인 도덕 형이상학에서 윤리학을 완성하려고 했다.
이 책은 하르트만의 ≪Ethik≫ 4판(Berlin: Walter de Gruyter & Co., 1962)을 번역했다. 방대한 분량의 원서에서 5%의 핵심만 발췌해 간결하게 소개했다.
 
 

☑ 책 속으로
 
고난도 가치다. 고난이 어째서 가치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실제로 불행을 견뎌 낼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고난은 반가치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견뎌 낼 만큼 충분히 강한 사람은 고난을 통해 스스로 강해진다. 이로써 그의 인간성과 덕성이 증대된다. 이러한 사람에게는 고난도 가치다.
127쪽
 
사랑의 눈은 현실적인 인간의 배후에 있는 인간의 이념적 본질을 본다. 인격가치와의 관계에서 말한다면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이 참된 본래의 인간을 보지만,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보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인격성에 대해 맹목적이라는 말은 옳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인격가치를 인식한다.
182~183쪽
 
 

☑ 지은이 소개
 
니콜라이 하르트만(Nicolai Hartmann, 1882~1950)
19세기 말과 20세기 전반기에 걸친 격동기를 산 그는 15세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유학한 후, 매우 다채로운 학문적 편력을 겪는다. 처음에는 의학, 고전 문헌학 등을 공부했다. 하지만 1905년 러일전쟁으로 러시아 정국이 불안해져 대학이 폐쇄되자, 독일 마르부르크로 학적을 옮겨 당시 신칸트학파의 선봉이었던 헤르만 코헨, 파울 나토르프 등에게서 철학을 본격적으로 배웠다. 그리하여 1907년에 <플라톤의 존재 논리(Platos Logik des Seins)>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09년에는 <수학의 철학적 시원에 관해(Des Proklus Diadochus philosophische Anfangsgrande der Matemathik)>라는 교수 자격 논문을 제출했다. 그 후 1차 세계대전(1914∼1918)이 발발하자 정보장교로 참전했고, 1920년 마르부르크대학 원외교수가 된 뒤 1922년에는 그의 스승인 나토르프의 후임으로 정교수로 취임했다. 이후 1925년부터는 쾰른대학에서, 1931년부터는 베를린대학에서, 1945년부터는 괴팅겐대학에서 강의와 연구에 몰두했고, 마침내 1950년 괴팅겐에서 생을 마감했다.
 
 

☑ 옮긴이 소개
 
이을상
부산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아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정훈장교로 3년 근무했다(육군 중위 예편). 1993년 동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아대, 부경대, 동의대, 동서대, 부산대, 신라대 등에서 강의했고, 동아대학교 석당연구원 전임연구원, 동의대학교 인문대학 문화콘텐츠연구소 연구교수 등을 거쳐 현재는 영산대학교 교양교육원 전임연구원으로 있다. 관심 분야는 생명윤리학, 진화윤리학, 신경윤리학, 트랜스휴머니즘의 윤리 등이고, 한편으로 M. 셸러, A. 겔렌, N. 하르트만 등의 저서 번역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 목차
 
 
해설·······················7
지은이에 대해··················23
 
 
서론······················27
 
제1부 윤리적 현상의 구조: 도덕 현상학
제1장 관조적 윤리학과 규범적 윤리학········35
제2장 도덕은 다수이고, 윤리학은 하나임······40
제3장 철학적 윤리학의 미로············45
제4장 칸트의 윤리학···············50
제5장 윤리적 가치의 본질·············60
제6장 당위의 본질················79
제7장 형이상학적 전망··············97
 
제2부 윤리적 가치의 영역: 도덕 가치론
제1장 가치표에 대한 일반적 관점·········107
제2장 가장 보편적인 가치대립··········117
제3장 내용적으로 제약하는 근본 가치·······123
제4장 도덕적 근본 가치·············132
제5장 특수한 도덕적 가치: 제1군·········145
제6장 특수한 도덕적 가치: 제2군·········156
제7장 특수한 도덕적 가치: 제3군·········168
제8장 가치표의 법칙성··············184
 
제3부 의지 자유의 문제: 도덕 형이상학
제1장 비판적 예비 문제·············201
제2장 인과와 자유의 이율배반··········213
제3장 당위와 자유의 이율배반··········226
제4장 윤리적 현상의 증명력···········239
제5장 인격적 자유의 존재론적 가능성·······258
 
 
옮긴이에 대해··················272


예기 (禮記)



도서명 : 예기(禮記)
엮은이 : 대성(戴聖)
옮긴이 : 도민재
분야 : 사상 / 유교
출간일 : 2014년 7월 31일
ISBN : 979-11-304-5736-9 03150
가격 : 12,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182쪽




☑ 책 소개
 
오경(五經)의 하나인 ≪예기(禮記)≫는 주나라 말기에서 진한 시대까지의 예(禮)에 관한 이론과 실제를 기록한 책이다. ≪주례(周禮)≫, ≪의례(儀禮)≫와 함께 ‘삼례(三禮)’로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영향력이 가장 컸다. 의례를 해설하고 음악·정치·학문 등 일상생활의 사소한 영역에 이르기까지 예의 다양한 근본정신을 기록한다.
이 책은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의미가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약 15%를 발췌했다.
 

 
☑ 출판사 책 소개
 
≪예기≫의 성립
한나라 무제가 유학을 관학으로 삼은 뒤 분서갱유로 망실되었던 서적이 다시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예에 관한 것으로는, 고당생이 <사례(士禮)> 17편을 전했고 하간헌왕이 고례에 관한 기록 131편을 모아 정리했으며, 이후 기록을 더해 유향이 214편으로 엮었다. 고당생의 학문은 소분을 거쳐 대덕·대성·경보 등에게 내려온다. 그들은 흩어져 있는 예설을 수집·편찬했는데, 대대(大戴)라고 불린 대덕이 편찬한 책은 ≪대대례기≫ 85편이고, 소대(小戴)라 불린 대성이 편찬한 책은 ≪소대례기≫ 49편이다. 한나라 학자 정현이 ≪주례≫·≪의례≫와 함께 ≪소대례기≫에 주석을 붙여 ‘삼례’라 칭하게 된 후, ≪소대례기≫가 ≪예기≫로 일컬어지게 되었다.
 
≪예기≫의 내용
정현과 원나라 오징의 분류를 종합하면 ≪예기≫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의례에 대한 해설 부분이고, 둘째는 예 일반에 대한 철학적 이론 또는 잡다한 기록 부분이다. 주된 내용은 중국 고대사회의 생활 의식에 관한 것이다. 고대사회에서 예의 영역은 국가의 통치 제도에서부터 사회적인 도리(道理)의 규정, 개인의 수신(修身)에 이르기까지를 망라하는 광범위한 것이었다.
 
≪예기≫의 영향력
≪예기≫는 유교적 예치주의(禮治主義)를 선양하기 위한 교재로 중시되었으며, 그 영향은 ‘삼례’ 중에서 가장 컸다. 또한 중국 전국시대와 진한 시기의 유교사상이나 사회사상을 연구하고 유교적 예치주의를 이해하는 데에도 기본이 되는 책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우리의 생활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 책 속으로
 
○ 악(樂)은 사람의 내면으로부터 나오고, 예(禮)는 밖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악은 내면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고요하고, 예는 밖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형식이 있다. 훌륭한 음악은 반드시 그 곡조가 쉽고, 훌륭한 예는 반드시 그 형식이 간편하다. 악이 지극하면 원망이 없게 되고, 예가 지극하면 다투지 않게 된다. 인사하고 겸양하여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은, 바로 예악을 두고 하는 말이다.
樂由中出 禮自外作 樂由中出故靜 禮自外作故文. 大樂必易 大禮必簡 樂至則無怨 禮至則不爭. 揖讓而治天下者 禮樂之謂也.
 
 


☑ 엮은이 소개
 
대성(戴聖)
생몰년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기원전 1세기 전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전한시대의 경학자로 자(字)는 차군(次君)이며, 양(梁) 땅 출신이다. 금문예학(今文禮學)인 소대학(小戴學)의 창시자다. 한나라 선제(宣帝) 때에 구강태수(九江太守)를 지냈으며, 학관에 예(禮)가 설치되었을 때 박사(博士)가 되어 궁정에서 예를 강의했다. 기원전 51년에 개최된 석거각회의(石渠閣會議)에 참가해 ‘오경동이(五經同異)’를 강론했다. 숙부인 대덕과 함께 후창에게 예를 배웠다. 대덕은 ‘대대’, 조카인 대성은 ‘소대’라고 일컬어졌다. 대성은 자신의 학문을 동향(同鄕) 사람인 교인(橋仁)과 양영(楊榮)에게 전수했는데, 이로 인해 대성의 학문은 교인과 양영 두 학파로 나뉘게 되었다. 대성이 고대의 각종 예의와 관련된 논술을 모아 ≪소대례기≫ 49편을 편찬한 것이, 지금의 ≪예기≫다.
 
 


☑ 옮긴이 소개
 
도민재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유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치고, <조선전기 예학사상 연구>라는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 북경대학 철학과에서 고급진수과정을 이수했고, 성균관대학교·대구한의대학교·상지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영산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청주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유가철학과 예학 분야로, 특히 전통 예절의 현대적 의미 및 고전교육과 인성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공저로 ≪논어의 종합적 고찰≫(심산, 2003)과 역서로 ≪효경≫(지식을만드는지식, 2008)이 있으며, <한강 정구의 학문과 예학 사상>, <한국의 전통 가정교육과 유교>, <유교 제례의 구조와 의미>, <전통사회 ‘소학’ 교육과 청소년 예절교육의 방향> 등 다수의 연구 논문이 있다.
 
 


☑ 목차
 
해설
엮은이에 대해
 
1. 곡례 상(曲禮 上)
2. 곡례 하(曲禮 下)
3. 단궁 상(檀弓 上)
4. 단궁 하(檀弓 下)
5. 왕제(王制)
6. 월령(月令)
7. 증자문(曾子問)
8. 문왕세자(文王世子)
9. 예운(禮運)
10. 예기(禮器)
11. 교특생(郊特牲)
12. 내칙(內則)
13. 옥조(玉藻)
14. 명당위(明堂位)
15. 상복소기(喪服小記)
16. 대전(大傳)
17. 소의(少儀)
18. 학기(學記)
19. 악기(樂記)
20. 잡기 상(雜記 上)
21. 잡기 하(雜記 下)
22. 상대기(喪大記)
23. 제법(祭法)
24. 제의(祭義)
25. 제통(祭統)
26. 경해(經解)
27. 애공문(哀公問)
28. 중니연거(仲尼燕居)
29. 공자한거(孔子閒居)
30. 방기(坊記)
31. 중용(中庸)
32. 표기(表記)
33. 치의(緇衣)
34. 분상(奔喪)
35. 문상(問喪)
36. 복문(服問)
37. 간전(間傳)
38. 삼년문(三年問)
39. 심의(深衣)
40. 투호(投壺)
41. 유행(儒行)
42. 대학(大學)
43. 관의(冠義)
44. 혼의(婚義)
45. 향음주의(鄕飮酒義)
46. 사의(射義)
47. 연의(燕義)
48. 빙의(聘義)
49. 상복사제(喪服四制)
 
옮긴이에 대해



2014년 7월 14일 월요일

죄와 벌



도서명 : 죄와 벌 천줄읽기
Преступление и наказание
지은이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옮긴이 : 김정아
분야 : 천줄읽기/소설
출간일 : 2011년 1월 20일
ISBN : 978-89-6680-224-1 (00890)
가격 : 12000원
규격 : A5 제본 : 무선제본 쪽 : 228쪽




☑ 책 소개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 그 첫 번째 작품. 4년간의 수감 생활과 6년간의 유형을 통해 정립된 그의 철학과 인생관, 이념이 가장 솔직하고 명확히 담겨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희망적인 작품 ≪죄와 벌≫. 그 핵심으로 안내한다. 그 글자 한 자, 숫자 하나에 숨겨진 상징까지 놓치지 않고 짚어 주는 깊이 있는 해설이야말로 이 책의 백미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죄와 벌≫은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의 시작을 알리며, 그중 유일하게 주인공이 정신적 부활을 경험하는 행복한 결말이 본문 속에서 그려지는 작품이다. ≪죄와 벌≫에서는 유형 후 최초로 쓰여진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시작된 이념적 투쟁이 예시적이고 더욱 강력한 형태로 계속되고 있으며,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회고록의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는 주인공의 경험과 깨달음과 다짐이 예술 작품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분신인 주인공을 회의와 논쟁, 이성적인 오만한 자아와 본능적인 선함을 가진 동정 어린 자아 사이의 갈등을 경험케 하고, 신을 부정하고 그의 자리를 넘보려 하는 무신론의 문턱으로까지 이끌어 간 후에야, 고통을 통해 새로운 삶으로의 부활로 이끈다. 작가는 페트라솁스키 사건과 그에 따른 유형 등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니힐리즘과 공리주의에 물든 1860년대 인텔리겐치아들이 처한 상황 및 당면한 사회문제와 잘 버무려 예술적 걸작을 탄생시켰다. 체험을 통해 달구어진 작가의 기독교적 메시지는 작가 자신의 어떤 논문보다도 시공을 넘어 독자에게 더욱 강력하게 담금질된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19세기의 나사로인 라스콜리니코프는 4년 만에 시베리아 감옥에서 부활한 도스토옙스키 자신이다.
공리주의를 바탕으로 한 서구 사상은 사람들에게 가슴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인류애가 아닌, 이론적이고 허구적인 인류애를 가르친다. ‘무가치한’ 한 명의 목숨을 없애서, 그로부터 취한 재물로 자신과 같은 비범한 초인의 앞날의 초석을 다지고, 그럼으로써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것이 서구에서 온 이론이 라스콜리니코프에게 가르친 가짜 인류애다. 추상적인 인류에 대한 사랑을 기본으로 하는 이 사상 속에는 정작 피와 살로 된 ‘이웃에 대한 사랑’은 없다. 또 이 사상 속에는 자신이 남보다 위대하다는 오만함이 있다. 도스토옙스키에게 있어 오만은 그리스도의 겸허와 상극에 서 있는 것으로, 그것은 악마의 것이다. 겸허에서 우러나는 동정과 연민, 그것은 내려다보는 오만한 가짜 동정이나 연민과는 차원이 다르다. 에필로그에서 꾸게 되는 전 인류를 감염시키는 아메바의 꿈을 통해, 라스콜리니코프는 오만한 가짜 연민의 실체와, 그런 가짜 동정과 연민의 종말은 구원이 아닌 자신을 포함한 전 인류의 파괴라는 참극임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주인공을 구원으로 이끌고 있는 정신적인 지주인 소냐와 포르피리에 의해 주인공이 자수를 하기는 했으나, 그는 자신이 초인이 아니라는 사실에만 화가 났을 뿐이지, 자신이 근거한 이론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진정한 참회는 본문이 끝날 때까지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에필로그에서 상징적인 마지막 꿈인 아메바 꿈을 꾼 이후에는, 자신이 초인이 아님은 물론이요, 자신이 그려 왔던 초인이 실제로는 아메바에 감염된 병자에 다름 아니며, 초인이라고 믿는 많은 사람들이 종국에는 세상의 구원자가 아니라 파괴자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 진정한 초인은 자신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으며 남을 아래로 내려다보고 불쌍해하는 오만한 동정을 보내는 자가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내지는 않지만 타인의 아픔에 대해 진심으로 연민하고 동정하며 그들을 위해 기꺼이, 그리고 겸허히 자신을 희생하는 그리스도적 사랑을 실천하는 소냐와 같은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 책 속으로
 
●그럼 이렇게 한번 생각해 봐요. 만약 이 모든 문제에 대한 결정권이 당신에게 맡겨졌다고 해 봅시다. 이 세상에 누가 살아야 할까요? 루진이 살아서 계속 나쁜 짓을 해야 하는가,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죽어야 하는가 말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결정을 내리겠습니까? 그들 중 누가 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그걸 당신에게 묻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제가 어떻게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겠어요? 더구나 어째서 당신은 해서는 안 되는 질문들을 하시죠? 무엇 때문에 그런 무의미한 질문을 하시죠? 어떻게 그것이 제 결정에 달려 있을 수가 있나요? 누가 살아야 하고, 누가 살아선 안 되는지에 대한 재판권을 대체 누가 제게 맡겼단 말씀이시죠?
 
 
●만약에 말이야, 이를테면 나폴레옹이 내 입장에 있다고 한다면, 자기의 출셋길을 여는 데 있어, 툴롱이니, 이집트니, 몽블랑 원정이니 하는 것들이 아무것도 없고, 이 모든 아름답고 기념비적인 것들 대신에, 시시껄렁하기 이를 데가 없는 14등관의 과부 할멈밖에 없다고 한다면 말야, 게다가 그 할멈의 트렁크에서 돈을 훔쳐 내기 위해서는(출세를 위해서 말이야, 알겠어?) 그 할멈을 죽여야만 한다면, 그러니까 다른 출구가 전혀 없다면 말이야, 나폴레옹은 그것을 실행에 옮겼을까? 그것이 기념비적인 것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는 점과, 또 …죄를 짓는 일이라는 점 때문에 그가 망설이진 않았을까?
 
●소냐, 나는 이런저런 이론들과 관계없이 그냥 죽이고 싶었던 거야, 자신을 위해서, 나 한 사람만을 위해서 죽이고 싶었던 거야! 이 점에선 나 자신에게조차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어! 어머니를 돕기 위해서 죽였다고? 아니, 다 헛소리야! 수단과 권력을 손에 넣고, 전 인류의 은인이 되기 위해 죽였다고? 그것도 헛소리야! 나는 그저 죽인 거야. 날 위해서, 나 하나만을 위해서 죽인 거라고! (…) 더구나 중요한 것은, 살인을 했을 때 내게 필요했던 것은 돈이 아니었어. 돈보다 오히려 다른 그 무엇이 필요했던 거야….
 
 

☑ 지은이 소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Фёдор Михайлович Достоевский, 1821∼1881)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는 1821년 10월 30일(신력으로는 11월 11일) 군의관이었던 미하일 안드레예비치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모스크바 빈민 병원에서 일을 했으며, 잔인할 정도로 엄격한 성격의 소지주였다. 종교적이고 온화한 성격의 어머니와는 달리, 잔혹한 아버지의 이미지는 도스토옙스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 그의 작품 속 아버지들은 처음부터 부재하거나, 무능하거나, 잔학하여 자신의 자식들을 길거리로 내몰아 몸을 팔게 하거나, 자식들에게 살해당하거나, 아니면 그 자신이 자녀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심지어 성적인 폭군으로 등장하거나 한다.
도스토옙스키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곳은 그의 아버지가 의사로 일하던 모스크바 빈민 병원이었는데, 그 병원의 많은 환자들은 모두가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었으며, 어린 도스토옙스키는 이들과 대화하기를 즐겼다. 가난의 심리학의 대가가 될 씨앗이 여기서부터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작가 스스로도 평생을 가난의 굴레에서 허덕였다. 그는 돈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는 결코 “현실적”이지 못했던 사람이고, 자신이 감당할 능력이 있건 없건 간에 떠넘겨지는 짐을 사양할 줄 몰랐다.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1846년)에는 작가의 가난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과 가난이 인간 심리와 삶에 끼치는 영향들, 그리고 가난하고 핍박받는 자들에 대한 강한 동정심이 잘 나타나 있다. 이런 젊은 날의 도스토옙스키에게 형제애 속에서 모두가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르치는 유토피아 사회주의자들의 모임인 페트라솁스키 서클은 목마른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반가운 만남이었다. 하지만 차르 니콜라이 1세의 반동 정치하에서는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뿐만이 아니라, 사회주의적 유토피아 등에 대해 토론하는 것, 금지 서적을 읽는 것들만으로도 총살감이었다.
고골에게 보내는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된 도스토옙스키는 사형은 간신히 면했으나 시베리아로 끌려갔고, 4년간의 감옥 생활과 또 4년간의 유형이 끝난 후, 도스토옙스키의 인간관 및 세계관은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 있었다. 1840년대 사회주의적 유토피아를 지향했던 도스토옙스키는 1860년대 완전히 극우 보수주의자(슬라브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유형을 마치고 돌아온 작가는 1861년 러시아의 문화적 정치적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그의 형 미하일과 함께 잡지 ≪시대(Время)≫를 창간했고, 1863년 ≪시대≫지가 정치적 이유로 발행정지 조치를 받게 되어 폐간된다. 이듬해 형 미하일과 함께 두 번째 잡지, 더욱더 극우적이고 슬라브주의적인 잡지 ≪세기(Эпоха)≫를 발간하여, 그 첫 호에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발표한다.
1866년, 후에 그의 부인이 된 속기사 안나를 고용하여 ≪노름꾼≫과 ≪죄와 벌≫을 속기하게 하여 발표하고, 1868년 그리스도를 닮은 “긍정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인간”을 그리고자 한 ≪백치≫를, 1872년 ≪악령≫을, 죽기 한 해 전인 1880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모두 ≪러시아 통보≫에 발표했다.
이렇게 해서 세계문학사 중 가장 위대한 작가 도스토옙스키는(역자는 이렇게 말하는 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다) 1881년 1월 28일, 그의 소설만큼이나 극적인 사건들이 넘쳐 나는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러시아 철학자 니콜라이 베르댜예프가 말한 것처럼, 도스토옙스키라는 작가를 낳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지구상에 러시아인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제대로 접한 독자라면 베르댜예프의 이 말에 충분히 공감을 할 것이다.
 
 

☑ 옮긴이 소개
 
김정아
김정아는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서울대학교 박사과정 중 미국으로 유학해, 일리노이 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슬라브 어문학부 대학원에서 슬라브 문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전공으로는 폴란드 문학을 공부했다. 박사 논문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 나타난 숫자와 상징>이며, 다수의 소논문을 국내외 언론에 발표했고, 서울대학교 등에서 문학을 강의했다. 번역서로는 ≪집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다닐 하름스, 청어람 미디어), ≪부실한 컨테이너≫(미하일 조셴코, 청어람 미디어), ≪되찾은 젊음≫(미하일 조셴코, 청어람 미디어), ≪지하생활자의 수기≫(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카람진 단편집≫(니콜라이 카람진, 지식을만드는지식), ≪무엇을 할 것인가?≫(니콜라이 체르니솁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가난한 사람들≫(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죽음의 집의 기록≫(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등이 있다. 20세기 소비에트 문학과 소비에트 여성의 문제, 그리고 유토피아 문학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으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소비에트 시기 문학작품의 번역을 준비하고 있다.
 
 

☑ 목차
 
 
해설·······················7
지은이에 대해··················57
 
 
나오는 사람들··················65
제1부······················69
제2부·····················98
제3부·····················118
제4부·····················141
제5부·····················166
제6부·····················183
에필로그····················208
 
 
옮긴이에 대해··················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