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2010년 12월 지만지 <한유 서간문>




진실한 마음을 담은 편지가 드문 시대, 
한유의 편지로 마음을 전합니다.


손편지 자주 쓰시나요? 전 작년 친구 생일에 짧은 카드를 쓴 것이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트위터다 문자메시지다 해서 편지 쓸 일이 별로 없습니다. 쉽고 편하기는 하지만, 어쩐지 예전만큼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대와 헤어진 지 오래되었는데,
제가 그대를 생각하는 마음을 통해
그대가 늘 저를 잊지 않고 생각하고 있음을 압니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한유의 편집입니다. 받는 사람에 따라 다른 말투와 형식, 구성을 사용해 변화의 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대문장가이니 만큼 유려하고 섬세한 문장은 말할 것도 없죠. 특히 스승으로서 질문에 답하는 편지가 인상 깊습니다. 한 수 알려준다면서 거드름피우는 태도가 아니라, 대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견해를 진솔하면서도 정성스럽게 쓰고 있습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지는데, 아마 편지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유(韓愈)는 고문운동(古文運動)을 통해 형식일변도의 문학을 비판하고, 글 속에 충실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가 개혁한 산문 문체는, 송대 이후 중국 한문 문체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서간문은 위진남북조 시대를 거치면서 크게 부행하서, 이를 통해 문학을 담론하는 것이 문인이나 학자 사이에 크게 유행했습니다. 당시의 문학 주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서간문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의 서간문은 현재 50여 편이 남아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유 서간문>에서는 그의 문집 원본에 들어 있는 서간문 50편 전부를 번역하고 간단한 작품 해설과 주석을 붙였습니다. 옮긴이 이종한은 산문 연구를 계속해 왔는데, 한유의 산문에 대해 다수의 논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원문의 틀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쉬운 우리말로 옮기고자 노력했습니다.

단아한 글씨체로 조용한 편지지 위에 써내려간 편지가 참 그립습니다. 빠른 호흡으로 순간을 살아가야 하는 요즘, 한유가 긴 호흡으로 한 글자 한 글자 고심해 쓴 편지글을 당신에게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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