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6일 금요일

사람의 집 (감태준 육필시집)


도서명 : 사람의 집 (감태준 육필시집)
지은이 : 감태준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2년 1월 10일
ISBN : 978-89-6406-296-8  (00810)
가격 : 15000원
규격 : A5    제본 : 무선제본    쪽 : 180쪽




☑ 책 소개

1972년 등단한 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온 감태준 시인의 육필 시집.
표제시 <사람의 집>을 비롯한 35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습니다.
글씨 한 자 글획 한 획에 시인의 숨결과 영혼이 담겼습니다.


☑ 출판사 책 소개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연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44종을 출간합니다.
43명 시인의 육필시집과 각각의 표제시를 한 권에 묶은 ≪시인이 시를 쓰다≫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엄선해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과 독자가 시심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시집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현재 한국 시단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들이 자기들의 대표시를 손수 골라 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눌러 쓴 시집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이미 작고하셔서 유필이 된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시인의 시집도 있습니다.

시인들조차 대부분이 원고를 컴퓨터로 작성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인들의 글씨를 통해 시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글씨에서 시를 쓰는 과정에서의 시인의 고뇌, 땀과 노력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론을 떨치고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시인이 직접 골라 손으로 쓴 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들이 지금까지 쓴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라 A4용지에 손으로 직접 썼습니다. 말하자면 시인의 시선집입니다. 어떤 시인은 만년필로, 어떤 시인은 볼펜으로, 어떤 시인은 붓으로, 또 어떤 시인은 연필로 썼습니다. 시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시인들의 글씨는 천차만별입니다. 또박또박한 글씨, 삐뚤빼뚤한 글씨, 기러기가 날아가듯 흘린 글씨, 동글동글한 글씨, 길쭉길쭉한 글씨, 깨알 같은 글씨... 온갖 글씨들이 다 있습니다. 그 글씨에는 멋있고 잘 쓴 글씨, 못나고 보기 싫은 글씨라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인들의 혼이고 마음이고 시심이고 일생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총 2105편의 시가 수록됩니다. 한 시인 당 50여 편씩의 시를 선정했습니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책머리에 역시 육필로 적었습니다. 육필시집을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쓴 육필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시인의 육필 이외에 그 어떤 장식도 없습니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씨들이 있는데, 독자들이 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맞은 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어주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목록

1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 모음집 ≪시인이 시를 쓰다≫
2 정현종  ≪환합니다≫
3 문충성  ≪마지막 눈이 내릴 때≫
4 이성부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5 박명용  ≪하향성≫
6 이운룡  ≪새벽의 하산≫
7 민영  ≪해가≫
8 신경림  ≪목계장터≫
9 김형영  ≪무엇을 보려고≫
10 이생진  ≪기다림≫
11 김춘수  ≪꽃≫
12 강은교  ≪봄 무사≫
13 문병란  ≪법성포 여자≫
14 김영태  ≪과꽃≫
15 정공채  ≪배 처음 띄우는 날≫
16 정진규  ≪淸洌集≫
17 송수권  ≪초록의 감옥≫
18 나태주  ≪오늘도 그대는 멀리 있다≫
19 황학주  ≪카지아도 정거장≫
20 장경린  ≪간접 프리킥≫
21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22 고재종  ≪방죽가에서 느릿느릿≫
23 이동순  ≪쇠기러기의 깃털≫
24 고진하  ≪호랑나비 돛배≫
25 김철  ≪청노새 우는 언덕≫
26 백무산  ≪그대 없이 저녁은 오고≫
27 윤후명  ≪먼지 같은 사랑≫
28 이기철  ≪별까지는 가야 한다≫
29 오탁번  ≪밥 냄새≫
30 박제천  ≪도깨비가 그리운 날≫
31 이하석  ≪부서진 활주로≫
32 마광수  ≪나는 찢어진 것을 보면 흥분한다≫
33 김준태  ≪형제≫
34 정일근  ≪사과야 미안하다≫
35 이정록  ≪가슴이 시리다≫
36 이승훈  ≪서울에서의 이승훈 씨≫
37 천양희  ≪벌새가 사는 법≫
38 이준관  ≪저녁별≫
39 감태준  ≪사람의 집≫
40 조정권  ≪산정묘지≫
41 장석주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42 최영철  ≪엉겅퀴≫
43 이태수  ≪유등 연지≫
44 오봉옥  ≪나를 던지는 동안≫


☑ 책 속으로

사람의 집

구름의 집은 바람이 불어 가는 쪽에 있고, 사람의 집은 마음이 불어 가는 쪽에 있다

하루 종일 아는 길만 따라다니다 보니
나도 또 어제 그 자리,
바람이 불어와서
아무도 한자리에 서 있지 않는 거기,
저녁이 오면
저녁이 재빨리 깊어진다

장난감 곰은 지금도 그 가게에 있을까?
건강하고 마음이 비었으니
마땅히 행복할까?

횡단보도에 빨간불이 켜지면
나는 갑자기
생각 밖으로 목이 길어진다
목이 더 길어지기 전에
그래, 한번은 달라져야지
잘 움직이는 기계
언제 보아도 한 가지 웃음을 띠고
북을 치는 반달곰
너는 태엽이 풀리는 그때까지
되풀이 북을 칠 것이고
나는 아침에 마신 물을
저녁에도 마신다

저녁에는 술도 마신다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서른넷
얼굴을 너무 많이 허용하고
힘의 안배에 실패한 것일까
벌써 다리가 풀리고
허전한 저녁에는 술을 마신다
홍 형과 나는
흩어진 구름을 한자리에, 바쁘게 잔을 바꾸고
서로 잔이 되어
잔의 주인도 바꿀 때,
그때에도 바람은 문득문득
등 뒤에서 불어 가고
우리는 또 처음부터 잔을 바꾼다

바람이 멎지 않을 때는
술집도 바꾼다
바꾼 잔을 다시 바꾸고 담배를 바꾸고
얼굴을 바꾸고 여자를 바꾼다
잠자리도
꿈도 바꾼다

어제는 섣불리 꿈을 바꾸었다
발랄한 아가씨와 나란히
밤길을 걸을 때
언덕 위 숲 속으로
짐짓 수줍은 듯 나를 태우고 달리는 흰 말의
엉덩이를 눈앞에 보았을 때,
나는 몇 차례나 마음에
무덤을 파곤 했다

이젠 스스로 빛나리라
삽을 쥐고 돌아서면서
마음에도 큰 삽을 쥐여 주고 돌아서면서,
저녁 하늘을 찾아 나선 어떤 샛별처럼
이젠 무덤 밖에서 빛나리라

‘인간은 약하며
인간은 구원받아야 한다고
십자가를 높이 단 교회의 메부리코 전도사가
또 찾아오기 전에!’

바꿀 것이 없을 때는
우리 별이 됩시다

링 구석에서 구석으로 몰리는 사내는 끝내
구석에서 모로 쓰러지고,
네에, 역부족입니다
안됐군요
한마디로 넉다운입니다

나는 무엇이며
마음에 도는 이 풍차는 무엇인가?
옆구리에 봉투를 낀 채
혼자서 잔을 기울이는 아저씨,
당신의 눈에 구름은 무엇인가?
천장에 목을 매단 전등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이며예수는 무엇인가?

생각하면, 시간은 늘 얼굴을 가린 채
내 앞을 성큼성큼 걸어가고
한번 잘못 들어선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것,
구름은 언제나
머문 곳이 집이었지, 과연 그럴까?

내 귓속에는
뭔가 지나가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이제도 막 자리를 뜨는 한 패거리꾼들이
학도가를 부르며 지나가고
돌아보면 벽인데
누가 철책 너머로 나를 기웃거리며 지나가고

오늘의 새 소식
17세의 정신이상자가
간호원을 살해하고 달아났습니다
시오리 밖에는 안개가 끼는데
여러분들께서는 밤길을 밤길을…

조심하시길, 술집 밖에는
안개비가 낮게 깔리는 밤 아홉 시
어린이 여러분,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강한 어린이가 됩시다
술집 밖에는
수십 층 빌딩이 나를 내려다보고 서 있다
내 꿈의 머리까지 보이는 듯
공중에 철근을 감추고
철근 위에 벽돌과 타일을 붙인 너는
정말 늠름해

너를 보고 있으면
내가 점점 작아진다
너무 작아져서
오늘같이 마음이 흔들릴 때는
내가 안 보인다

웃기지 마, 홍 형이 말했다
내일까지는 아직도 긴 밤이 우리 앞에 가로누워 있고
여기는 사람이 만든 도시,
눈 감지 마
안 보이면
뒤를 봐,
넌 뒤에 있을 거야, 언제나

발로 차면 굴러가고
던지면 날아가는 돌들처럼
우리 걸어온 자리,
사람과 차가 뒤섞여 흐르고
집이 없는 곳,
바람이 불어와서
아무도 한자리에 서 있지 않는 거기,

행인을 보고
한없이 꾸벅거려 절을 하는
기계인형 옆에서
고개를 비스듬히, 북을 치는 반달곰은
마땅히 행복할까?

가을보다 먼저 단풍 든 가로수가 나를 보고
생각난 듯 낙엽 진다
잘 가게, 안개비 속으로
홍형은 허리를 구부정히
사람들과 한 물결이 되어 흘러가고,

단풍잎 틈틈이
아직 파랗게 살아서 안개비를 맞는
이 잎은 시인의 딸
이 잎은 시인의 둘째 딸, 밀림의 곰을 타고 아프리카로 가는
이 잎은 시인의 아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강한 어린이가 됩시다

방금 바람을 따라간 가랑잎은
내가 아는 얼굴인데,
곰은 아니고
이름 앞에 번호를 단 여자
35번 미스 정도, 전도사도, 17세의
정신이상자도 아닌데,
나는 아닌지
내가 아는 누구인데

누구인들 어때
여기는 사람이 만든 도시,
철근과 바람을 섞어
빈터에 교회를 짓고
빈터가 없으면 상가 건물에
상가 건물 벽면에 예수를 걸어 놓고 꿇어앉아
사랑과 용서와
구원을 비는, 하느님의 종들이
언제부턴가
자신을 더 믿어 온 도시,

나는 아직도 마음보다 발이 먼저 머무는 곳,
장난감 곰은 지금도 그 가게에 있을까?
집을 짓다 말고, 밤에는 나도 구름처럼 바람을 따라가는
한 마리 곰이 아닐 것인가


☑ 지은이 소개

감태준
1947/ 경남 마산 출생
1972/ ≪월간문학≫에 <내력>으로 등단
1978/ 시집 ≪몸 바뀐 사람들≫ 발간
1982/ 제2회 녹원문학상 수상
1986/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1988/ 제4회 윤동주문학상 수상
1991/ 제25회 한국잡지언론상 수상
≪현대문학≫ 편집장 및 주간, 중앙대 예술대학장 지냄.

주요 저서
시집 ≪몸 바뀐 사람들≫(일지사, 1978)
시집 ≪70년대 젊은 시인들(공저)≫(문학세계사, 1981)
시집 ≪마음이 불어 가는 쪽≫(현대문학사, 1987)
시집 ≪마음의 집 한 채≫(미래사, 1991)
논저 ≪이용악 시 연구≫(문학세계사, 1991)
편저 ≪한국 현대 시 감상≫(혜원출판사, 1986)


☑ 목차

6 사모곡(思母曲)
8 내력(來歷)
16 선(線)은 살아
18 귀향
20 흔들릴 때마다 한 잔
22 몸 바뀐 사람들
26 빨래·1
30 빨래·2
32 빨래·3
34 빨래·4
38 단독무늬
40 타관 일기
44 그 사람
46 낙법(落法)
50 썰물 다음
54 두 아이
58 약도
62 철새
66 떠돌이새·3
72 떠돌이새·4
78 떠돌이새·6
82 떠돌이새·7
86 서울특별시 고향구(故鄕區)
90 사람의 집
112 소인 일기(小人日記)
114 내 갈 곳은
116 마음의 집 한 채
122 아까운 꿈
126 거리의 새
130 허공
134 아름다운 나라
136 슬픈 첫눈
138 우리 사는 세상
170 너무 작은 이슬·1
172 너무 작은 이슬·9

177 시인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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