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5일 일요일

초판본 구자운 시전집



도서명 : 초판본 구자운 시전집
지은이 : 구자운
엮은이 : 박성준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4년 5월 27일
ISBN : 978-89-6680-431-3  03810
가격 : 16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222쪽



☑ 책 소개

모더니즘이 팽배했던 1950년대 문단에서 한국 전통시의 서정성을 회복하려 애썼다. 소아마비도, 가난도 시인의 영혼을 꺾지는 못했다. 그가 ‘청자수병’에서 찾아낸 동양적 완결성은 모성을 품은 생명의 근원 ‘바다’가 되고, 마침내 한 마리 ‘학’이 되어 절대 미의 세계로 날아간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구자운은 1950년대와 1960년대 우리 시문학사에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주요한 시인이다. 서정주의 추천으로 ≪현대문학≫ 1955년 3월호에 시 <균열(龜裂)>을 비롯해 1956년 5월호에 <청자수병(靑磁水甁)>, 1957년 6월호에 <매(梅)>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추천이 완료된 시점이 31세였으니 46세로 작고할 때까지 단 15년 동안 시작 활동과 문필 활동을 한 셈이다. 
≪현대문학≫에 추천이 완료되었을 당시 소감으로 밝힌 “우리는 순수 서정에 발디딤을 하여 민족 언어-시조로부터 이어 온 우리의 현대시를 이룩해야 한다”는 말도 그러하거니와, 구자운의 초기 시 세계는 1950년대 문단의 급박한 상황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1950년대 전후 문단 안팎의 사정이나 실존주의 문학론의 대두, 뉴크리티시즘의 유입과 후반기 동인들을 중심으로 한 모더니즘 문학론이 팽배하게 지배했던 이 시기는 초기 남한 문단의 형성 과정을 잘 보여 준다. 그러나 구자운의 경우, 1950년대 한국 시가 처한 역사적 질곡과 한국 시의 무너진 서정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사명과 소임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동양적인 사상적 틀과 그윽한 시적 정제미를 통해 한국 전통시의 기상이 단절된 참혹함을 복구하려고 애썼다.
구자운은 초기 문단의 형성 과정에서 미학적 완결성을 도자기, 꽃 등 자연과 전통적 즉물들에서 찾아 한국 현대시의 서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애썼으며, 4·19 이후 당대 지식인으로서 혹은 한 세대의 시인으로서 세대론적 사명을 다하려고 평생을 바쳤다. ‘바다’의 상징이나 여성·모성적 시원에 대한 호출로 혼동만 난무한 현실 속에서 근원적 절대미와 삶의 질서를 찾으려고 했다. 그리고 말기에는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시와 삶이 나아가야 할 절대미의 세계를 학을 통해 구체화하려고 애쓰기도 했다. 그러므로 구자운의 시 세계는 ‘고기(古器)’-‘바다’-‘모성’-‘학’을 이동 경로로 취하고 있으며, 시인은 늘 분명히 의식하고 있는 완결된 세계를 지향해 왔고, 그의 시 세계는 그런 이상향에 대한 낭만성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으로

●균열(龜裂)
그건
어떤 깎고 닦은 돌 面相에 龜裂 진 금이었다.
어떤 것은 서로 엉글려서 楔形으로 헐고
어떤 것은 아련히 흐름으로 계집의 裸體를 그어 놨다.
그리고 어떤 것은 천천히 구을러
또 裸體의 아랫도리를 풀 이파리처럼 서성였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러한 龜裂 진 금의 아스러움이
-그렇다, 이건 偶發인지 모르지만
내 늙어 앙상한 뼈다귀에도 서걱이어
때로 나로 하여금
허황한 꿈속에서 황홀히 젖게 함이 아니런가? 고.

●地下道
나는 길을 간다.
먼지가 적은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을.
지하도의 층층다리에 엎드려
흙먼지에 얼굴이 보얀
더러운 아이가 누워 있다.
눈물자욱이 얼룩졌다.
그 언저리엔 상냥한
가랑잎이 하나 굴러 있다.
나는 모르는 일이
너무 많다.
가로수의 썩은 잎새 그늘은
서늘하다.
나는 생각한다.
어린아이의
더럽히지 않은 꿈을.
찻잔에 가득히 찬 우유젖을.
받들은 그 가녈픈 손을.
저편 밝은 양지받이는
깔깔댄다.
나는 모른다.
역시 세상은 꽃다발이
가득한 것일까?

●사람들 그 소리를 듣고
사람들, 그 소리를 듣고
소란스런 지루한 잠으로부터 문득 깃을 떨치며 깨어나지 않을 것인가?
빌딩을 삼키는 커다란 파도의
말아 오른 분노의 아픔보다도 더한.
사람들, 그 소리를 듣고
짐승의 울부짖음을 가슴어리에 으넌히 끌어안지 않을 것인가?
-아, 꿈속 같은 벌거숭이의 계집이여
아무리 너희가 신의 상냥스러움으로
그 눈에, 타오르는 입술에, 또 그 어지러운 봄 언덕 젖통 위에
영롱한 빛을 어른거릴지라도
그 소리의 망막한 넓이에는 져 버리고 만다.
이렇듯 수북히 하늘 드높은 산 덩어리마저 가라앉히는.


●모두 다 떠나 버린 다음
너희들이 모두 다 떠나 버린 다음
나도 천천히 일어나 가리라.
-어둡고 고된 나달이여,
내 사랑, 변함이 없는 길이라면
진실을 찾아 헐벗고 방황하는 것은
아름답고 외로운 깃발이리니.
그러나 너희들 웃음을 마련하여
모두들 훌훌히 떠나 버린 다음에
남는 것은 이지러지고 서러운 모습들.
괴로움에 등을 지고 가 버린 이를
탓하지 말자. 다만 말하리라,
우리들 더불어 한때를 예 있었거니.
어둡고 고된 나달이어.
사랑과 더불어 끝이 없거라.


☑ 지은이 소개

구자운(具滋雲, 1926∼1972)
구자운(具滋雲, 1926∼1972, 부산 출생)은 ≪현대문학≫에 서정주의 추천으로 1955년 시 <균열>을 비롯해 1956년 <청자수병>, 1957년 <매>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49년 동양외국어전문학교 노어과를 수료했으며 소아마비로 평생을 불구의 몸과 싸우며 시작에 전념했다. 생전에 한국의 바이런이라는 칭송을 들었으며, 1959년 제4회 ≪현대문학≫ 신인상을 수상하고 박성룡, 박재삼, 박희진, 성찬경 등과 ‘60년대 사화집’ 동인으로 활동했다.
1955년 대한광업회 근무, 1962년 국제신보 상임 논설위원, 1966년 월간스포츠의 편집장 등을 역임했고, 그 뒤로 번역과 출판물의 편집 등으로 생계를 이어 갔다. 1971년부터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를 지낸 바가 있다. 저서로는 프린트판 시집 ≪처녀 승천(處女昇天)≫과 시집 ≪청자수병≫(삼애사, 1969)이 있고, 시인 민영이 편집한 시 전집 ≪벌거숭이 바다≫(창작과비평사, 1976)가 사후에 출간되었다.


☑ 엮은이 소개

박성준

박성준은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 현재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2009년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에 시 <돼지표 본드> 외 3편으로 등단했고,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평론 <모글리 신드롬-가능성이라 불리는 아이들>로 문단에 데뷔했다. 석사 논문으로는 <조정권 시의 문채 특징 연구>가 있으며, 저서로 시집 ≪몰아 쓴 일기≫(문학과지성사, 2012)와 산문집 ≪소울 반띵≫(멘토프레스, 2013), 앤솔러지 산문집 ≪시인의 책상≫(랜덤하우스코리아, 2013)이 있다.


☑ 목차

1부
墳土에서 ·····················3
벌거숭이 바다 ···················4
濤聲 ·······················6
바다를 버린다 ···················7
두 얼굴 ······················9
有象의 거리에서 ·················11
明暗 ······················13
龍의 팔뚝 ····················16
蟋蟀 ······················18
가을 斷章 ····················22
素材에서 ····················24
多率寺 Ⅲ ····················26
多率寺 Ⅳ ····················28
梵鐘의 音響 ···················30
木愛日記(抄) ··················33
酒 ·······················38
바다로부터 오다 ·················40
海女들의 겨울 구름 ················43
斷涯 ······················47
木愛詩篇 ····················48
靑春 ······················53
도둑 日記 ····················54
歸家 ······················56
2부
質疑 ······················59
靑磁水甁 ····················60
葡萄圖 ·····················63
古器類聚 ····················65
梅 ·······················67
龜裂 ······················69
봄 ·······················70
古陶二品 ····················73
蘭草紋甁 ····················75
雲鶴紋 靑瓷甁 ·················77
農家의 어둠 ···················79
穢德 ······················82
異香二首 ····················84
慰問 ······················89
大橋에서 ····················92
禱歌 ······················95
不眠症 ·····················98
움직여 돌아다니는 힘 ··············101
地下道 ·····················103
墨蘭 ······················105
秘唱 ······················107
金貨 ······················108
3부
우리들은 샘물에 ·················111
젊은 짙은 피로써 물들인 큰길에서 ·········113
親和 ······················116
城 ·······················118
봄, 그리고 죽은 그들 ···············120
禪榻秘話 ····················121
너희들 잠에서 깨어날 때 ·············127
네온싸인 ····················129
默示 ······················130
밤 ·······················133
旅愁 ······················134
不可思議한 공 ·················135
漂流 ······················137
밤의 노래 ····················140
사람들 그 소리를 듣고 ··············144
雪夜愁 ·····················146
鷲 ·······················148
墓碑銘 ·····················150
열리는 獄門에 기대어서 ·············151
그대들 둘이서 ··················154
信號 ······················156
橫斷 ······················157
4부
가을의 浮浪者 ·················161
定型 小曲 ···················162
아침잠 ·····················164
埠頭 小曲 ···················166
일하는 者의 손에 대해서 ·············168
通信 ······················170
洗劍亭의 노래 ·················171
오늘의 聖者 ···················172
失職 ······················174
續 失職 ····················175
노래 ······················177
鶴들 ······················178
越南女 ·····················179
일하는 자와 일하지 않는자 ············180
밤길 ······················181
힘 ·······················183
鶴 ·······················185
‘가랑잎과 여자의 마음’에서 ············188
모두 다 떠나 버린 다음 ··············190

해설 ······················191
지은이에 대해 ··················208
엮은이에 대해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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