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1일 목요일

베를렌 시선(Poésie de P. M. Verlaine)


도서명 : 베를렌 시선(Poésie de P. M. Verlaine)
지은이 : 폴 베를렌(Paul M. Verlaine)
옮긴이 : 윤세홍
분야 : 프랑스 / 시
출간일 : 2013년 11월 20일
ISBN : 979-11-304-1176-7 03860
가격 : 13500원
사륙판 / 무선제본 / 200쪽




☑ 책 소개

프랑스에서 가장 순수한 서정시인의 한 사람 폴 베를렌. 보들레르의 감성을 계승해 음악적인 상징주의 시를 개척했으며 랭보를 문단으로 이끌었다. 육신은 가난과 광기와 병으로 고통받은 ‘저주받은 시인’이었을지라도 그는 시인들이 뽑은 ‘시인의 왕’이었다. 


☑ 출판사 책 소개

베를렌이 약관(弱冠)의 나이에 평론가로 문단에 첫발을 내디딘 1865년 ≪악의 꽃≫에 관한 에세이를 발표했을 때, 그 작품에 드리운 시인의 예민한 감각이나 고통스러울 정도로 섬세한 정신을 찬양하면서, 보들레르가 보여 준 대로 감성이나 지성을 버리고 감각을 표현하는 새로운 시로 나아갈 것을 촉구했다. 베를렌은 이렇듯 거부할 수 없는 마력에 이끌려 나날이 더욱 확고한 보들레르의 후계자가 되어 갔다. 
그 결과 베를렌은 프랑스에서 가장 순수한 서정시인 중 한 사람으로서, 보들레르의 감성적 측면을 계승해 음악적인 상징주의 시를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 책 속으로

·감상적 산책

석양이 숭고한 빛을 내리쬐고, 
바람은 창백한 수련들을 달래고 있었다.
갈대밭 속에서 커다란 수련들이
잔잔한 물 위로 서글프게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상처를 지닌 채, 희미한 안개에
거대한 젖빛 유령이 떠오르는
버드나무 숲 속 연못을 따라 홀로 배회하고 있었다.
그 유령은 절망에 빠져, 
날갯짓을 하며 기억을 더듬곤 하던
오리 떼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다.
상처를 지니고 나 홀로 배회하던
버드나무 숲 속에서,
암흑의 두꺼운 수의(壽衣)가, 석양의 지고한 빛도,
갈대밭의 수련들도,
잔잔한 물 위의 커다란 수련들도
창백한 물결 속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그는 내 마음속에서 울고 있네

도시에 비가 내리는데,
그는 내 마음속에서 울고 있네.
내 마음에 파고드는
이 번민은 무엇이더냐?

오, 땅에서, 그리고 지붕 위로
들리는 부드러운 빗소리여!
지루함에 빠진 어느 가슴에
오, 빗물이 들려주는 노래여!

역겨워하는 내 마음속에서
그는 이유 없이 울고 있네.
뭐라고! 변심은 전혀 없었다고?…
까닭 모를 이 슬픔.

영문을 모르는 것이란
가장 몹쓸 고통.
사랑도 증오도 없이,
내 마음엔 고통이 가득하네!

·노래여, 그녀를 마중하러 가라

노래여, 나래를 펴고
그녀를 마중하러 가라. 그리고 그녀에게
전해라, 내 충실한 마음속에선
성스러운 빛이자,

기쁜 한 줄기 빛이, 불신, 의혹, 공포 따위의
사랑의 그 어둠을 흩어지게 만들면서
반짝였다고.
이제 환한 대낮이 찾아왔다!

오랫동안 불안해하며 침묵을 지켰지만,
들리나요? 밝은 하늘의
활기찬 종달새처럼,
기쁨이 노래했답니다.

제발, 천진난만한 노래여,
부질없는 후회를 남기지 말고,
마침내 되돌아오는
그녀를 환영하라.

·하늘은 지붕 너머로

하늘은 지붕 너머로
너무도 아름답고, 너무도 평온하여라!
종려나무 한 그루가 지붕 너머로
잎사귀를 흔들어 대누나.

눈에 들어오는 하늘에서
부드러운 종소리가 울리네.
눈에 들어오는 나무 위에서
새 한 마리가 노래하며 탄식하네.

아, 단순하면서도 고요한 삶이
저기 있습니다.
저 평화로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도시에서 들려옵니다.

−오, 거기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너는
무슨 짓을 저질렀더냐,
말해 보라, 거기 있는 너는
네 청춘으로 무슨 짓을 저질렀더냐?


☑ 지은이 소개

폴 베를렌(Paul M. Verlaine, 1844~762)
폴 베를렌은 1844년 3월 30일 프랑스 로렌 주(州) 메츠에서 공병 장교인 아버지와 부농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너무도 귀하게 태어나 가족으로부터 맹목적인 사랑을 받으며 자란 어린 베를렌은 버릇이 없었지만, 다행히도 명민한 아이였다. 열한 살이 되자, 보나파르트 고등학교(Lycée Bonaparte)에 진학했는데, 불어, 라틴어, 그리스어 등, 특히 언어에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 7년 과정의 이 학교에서 베를렌은 처음 3년 동안은 분명 모범생이었지만, 4년째 접어들자 돌연 학교 공부에 흥미를 잃고 시와 소설에 몰입한 문학 소년이 되었다. 1862년 바칼로레아 시험에 합격해서 가까스로 법과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대학생이 된 그는 또다시 문학에만 몰두할 뿐, 정작 법률 공부는 등한시했다.
아버지의 강요로 잠시 보험회사 직원으로 일하던 베를렌은 이내 대학 공부를 집어치우고, 1864년 파리 시청의 직원 채용 시험에 합격해 등초본 계원으로 근무하면서 생활의 안정을 찾게 되었다. 그 덕에 1865년부터 베를렌은 마음 편히 문필 활동을 병행할 수 있었으며, 1869년 친구의 이복여동생인 마틸드 모테를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져 1년의 교제 끝에 혼인했다.
1871년 3월, 파리에 시민 혁명 정부인 코뮌이 수립되자 베를렌은 협력자로서 홍보 관련 일을 맡기도 했는데, 두 달 만에 코뮌이 진압된 후, 그 일로 인해 처벌받을까 두려웠던 그는 외가 친척들 집을 옮겨 다니며 은신하다가 결국 시청으로부터 파면 통보를 받았다. 이 무렵, 안면부지의 열일곱 살 문학청년 랭보가 베를렌 앞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편지와 함께 자작시 몇 편을 보내왔다. 랭보의 시에 탄복한 베를렌은 이윽고 랭보를 불러 처가로 맞아들였다. 하지만 반항적인 랭보는 보름 만에 그 집에서 쫓겨나 베를렌의 친구들 집을 전전했으며, 이때부터 베를렌은 랭보와 아내 마틸드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1873년 7월, 브뤼셀의 한 호텔에서 지내던 베를렌의 부름을 받고 랭보가 찾아왔다. 격렬한 언쟁이 이어졌고 술에 취한 베를렌은 파리로 떠나겠다는 랭보를 향해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두 발의 탄환 중 한 발이 랭보의 손목에 경상을 입혔고, 베를렌은 벌금형과 함께 2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곧장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이듬해인 1874년 4월, 파리 법원은 마틸드의 청원을 받아들여 베를렌 부부의 법적 별거 선고를 내렸는데, 벨기에 몽스(Mons) 감옥에서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베를렌은 가톨릭에 귀의해 7월에 영성체 의식을 치렀다. 1875년 1월이 되자 마침내 베를렌은 석방되었고, 그 뒤 1880년까지 영국과 프랑스의 사립학교 몇 군데를 오가며 교사 일을 하는 동시에 꾸준히 시를 써 나갔다. 1882년 7월, 파리 근교의 한 호텔에 거처를 정한 베를렌은 지난 10년간 소원했던 파리의 문인들 곁으로 돌아왔는데, 그간에 완성한 그의 시들이 ≪현대적인 파리≫를 비롯한 여러 문학잡지를 통해 연이어 소개되었다. 
나날이 깊어 가는 병세에도 불구하고 베를렌은 왕성한 필력으로 여러 편의 산문집과 시집, 희곡 작품을 발표했으며, 어느덧 프랑스 문단의 대표적인 시인이 되었다. 그리하여 1892년에 들어서면서 젊은 숭배자들의 초청으로 베를렌은 네덜란드와 영국, 프랑스를 돌며 시학 강연을 이어 갔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가장 훌륭한 시인을 뜻하는 ‘시인의 왕’이라는 영예로운 칭호가 있었다. 빅토르 위고에게서 그 칭호를 계승한 르콩트드릴이 1894년 세상을 떠나자 시인들은 새로운 ‘시인의 왕’을 뽑아야 했는데, 400명 가까운 젊은 문인들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당대의 유명 시인들 중에서 베를렌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시인의 왕’에 선출되었다.
하지만 살아생전의 영광도 잠시뿐. 1896년 1월 8일, 폐울혈 증세를 보이던 베를렌은 급기야 52세를 일기로 그 자신이 표현했던 “저주받은 시인”다운 처량하고 굴곡진 삶을 마감했다. 이틀 뒤 수천 명의 장례 행렬이 애도하며 그의 유해를 파리 북쪽의 바티뇰(Batignolles) 묘지로 운구했으며, 그와 절친했던 여러 문인들이 애절한 추도사를 낭독했다. 그중 한 사람이었던 시인 말라르메는 베를렌 추모비를 건립하기 위한 기금조성위원회를 발족했고, 그 결실로 마침내 1911년 파리 뤽상부르공원의 양지바른 곳에 그의 흉상을 새긴 추모비가 세워졌다.


☑ 옮긴이 소개

윤세홍
윤세홍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문학 공부를 하고자 유학길에 올랐다. 파리 7대학에서 불어학 학사, 그리고 석사 학위를 받은 다음, 파리 4대학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빅토르 위고의 시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1998년부터 창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프랑스 문학·문화 강의를 맡고 있으며, 빅토르 위고와 폴 베를렌의 시적 예술성에 관한 연구 논문 발표를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 불시 강의≫가 있으며, 역서로는 ≪프랑스 설화 여우 이야기≫, ≪위고 시선≫, 주요 논문으로는 <빅토르 위고의 ‘새로운 시구(詩句)’의 이론과 실제>, <빅토르 위고의 ‘혁명적 각운’의 실제>, <빅토르 위고의 ‘새로운 성서’>, <베를렌 시의 회화성>, <베를렌의 음악적 시>, <베를렌 시의 현대성> 등이 있다.


☑ 목차

죽음 ·······················3
객설(客說) ····················5
결코 다시는 ····················7
서원(誓願) ····················9
3년 뒤 ······················11
내가 자주 꾸는 꿈 ·················13
권태 ······················15
어떤 여인에게 ··················17
고뇌 ······················18
밤의 효과 ····················20
해양화(海洋畵) ··················21
기괴한 사람들 ··················23
석양 햇살 ····················26
감상적 산책 ···················28
신비로운 저녁 황혼 ················29
가을의 노래 ···················30
목동의 시간 ···················32
꾀꼬리 ·····················33
여인과 암고양이 ·················35
시작 ······················36
교외(郊外) ····················38
세레나데 ····················41
달리아꽃 ····················43
산책로 ·····················44
조개들 ·····················45
썰매를 지치면서 ·················46
목신(牧神) ····················50
편지 ······················51
무너져 내린 사랑 ·················54
은밀하게 ····················56
감정 토론 ····················58
부드러운 아침 햇살 ················60
모든 매력과 모든 뉘앙스 ··············61
회색과 녹색의 드레스 차림으로 ···········63
마침내 새벽이 왔기에 ···············65
당신이 떠나기 전에 ················67
하얀 달 ·····················69
기차 여행과 풍경 ·················71
후광을 두른 성녀 ·················73
그녀의 오른팔 ··················75
지루한 헤어짐의 시간 ···············77
고된 시련은 곧 멈추리라 ··············79
노래여, 그녀를 마중하러 가라 ···········81
어제의 만남 ···················83
난로, 램프의 가느다란 미광 ············85
나는 사실 겁이 날 지경입니다 ···········86
내가 가는 길 ···················88
순수하게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89
우리의 자랑스러운 사랑 ··············91
행복의 흥분과 기다림 ···············93
불성실한 길을 가던 나그네 ·············94
겨울은 끝났다 ··················95
번민에 잠긴 황홀 ·················97
창백한 내 사랑이여 ················99
그는 내 마음속에서 울고 있네 ···········100
우리는 서로 모든 것을 용서해야만 합니다 ·····102
가냘픈 손이 쓰다듬는 피아노 ···········103
내 영혼은 그리도 서글펐네 ············104
평원의 끝없는 권태 ···············106
강물 속의 나무 그림자 ··············108
발쿠르(Walcourt) ················109
샤를루아(Charleroi) ···············111
사라져 가는 가을 ················114
끝없는 가로수 길 ················115
목마들 ·····················117
밤의 새들 ····················119
초록 ······················125
우울 ······················126
어린 아내 ····················128
·······················130
저 멀리 절뚝거리는 슬픔과 기쁨이여 ········132
달콤한 이 노래를 들어 보오 ············134
한때 내 것이었던 소중한 두 손 ··········136
이젠 근심을 내려놓고 네 길을 가라 ········138
내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140
병석에 파묻힌 채 ················152
소망은 외양간 지푸라기처럼 빛난다 ········161
캄캄하고 깊은 잠 ················163
하늘은 지붕 너머로 ···············164
왠지 모르겠노라 ·················166
뿔피리 소리 ···················168
찬 바람이 달려든다 ···············169
바다는 더 아름답다 ···············171
잘못된 인상 ···················173
가역성(可逆性) ·················175

해설 ······················177
지은이에 대해 ··················182
옮긴이에 대해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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