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0일 목요일

길지연 동화선집


도서명 : 길지연 동화선집
지은이 : 길지연
해설자 : 최미선
분야 : 한국 동화
출간일 : 2013년 6월 10일
ISBN :  978-89-6680-753-6  04810/978-89-6680-667-6(세트)
12000원 / 사륙판 _ 무선제본 / 224쪽




☑ 책 소개

길지연은 일본 유학 중 만난 유명한 아동문학 평론가인 ‘시미즈 마사코’ 교수의 권유를 따라 동화작가가 되었다. 그의 동화는 결이 고운 문체 속에서 조부모 세대가 베푸는 무한정한 사랑의 숨결을 전한다. 또한 어른 세계의 염세와 혐오를 장식 없이 보여 주며 그리움을 간직한 이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열네 살, 그해 저녁>을 포함한 13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길지연의 동화는 조금 특별한 작가의 삶을 잘 보여 준다. 하긴, 특별하지 않은 작가의 삶이 또 어디 있을까. 무릇 작가란 무난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신의 삶도 스스로 거부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아닌가.

1. 조손간의 특별한 사랑
길지연의 글에서는 우선, 조부모 세대가 보여 주는 무한정한 사랑의 숨결이 전해진다. <감귤나무 아래서>, <꽃구경> 등에는 그런 조손간의 사랑이 따듯하게 드러나 있다. 여기서 조부모 세대에 해당되는 인물은 때로 혈육 관계를 초월해서 사랑과 지혜와 관용을 베푼다.

2. 세상 밖으로 똑, 똑, 똑
<열네 살, 그해 저녁>은 조숙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다. 노래방 도우미를 하며 가정을 이끌어 가는 엄마와, ‘창문을 열 수도 없는 11평 오피스텔 방에서 엄마의 술 냄새와 터질 것 같은 더위’를 참고 사는 열네 살 소녀 수라. 아름답게 채색되어야할 사춘기 소녀의 현실은 잔인하기만 하다. 수라는 ‘찜통 같은 더위를 견디듯이’ 고장 난 선풍기와 엄마의 술 냄새를 견디면서 어른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열네 살, 그해 저녁>은 이처럼 혐오와 염세의 어른 세계를 장식 없이 보여 준다.

3.그리움의 직조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무엇인가의 결여를 말한다. 그것은 물질의 비어 있음이 아니라 마음의 비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정서의 결여는 그리움이 된다. 그래서 노을이 비끼는 서쪽 하늘을 향해 달려 보기도 하고, 약속도 없이 역으로 나가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바람을 타고 가는 꽃기차>의 동규는 그런 아이다. 엄마, 아빠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마음에 빈 곳이 있는 아이다. 동규는 그 비어 있는 마음에 그리움을 채우기 위해 매일 역에 나와서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기차를 기다린다. 그 역에는 동규와 같은 또래의 아들을 잃은 연두 아저씨가 역을 지킨다. 연두 아저씨는 동규에게 아들의 의자를 내주며 빈 마음을 그리움으로 채운다.

4. 결 고운 언어의 수호자
길지연의 아동문학세계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따스한 사랑과 성장의 고통, 인간의 원형질적 심상을 두루 담았다. 이뿐만 아니라 <새봄왕>처럼 무분별한 동물 학대에 대한 경고와 <버드나무가 말했어>처럼 형식적 탁상공론에 대한 비판도 있다.
길지연의 결이 고운 문체는 아동문학 정신을 빛내 준다. 요즘의 아동문학 문체에서 심히 염려되는 현상 중의 하나가 거친 언어의 남용이다. 어린이들의 생활 일면을 그대로 담아낸다는 취지로 순화되지 않은 언어들이 아동문학 속에서 활개를 친다. 실생활 언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침투되는 비속어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길지연이 이런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언어를 고수하는 것은 많은 아동문학가들의 귀감이 될 것이다. 그것은 작가의 삶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외로움 속에서도 진주를 빚어내는 백합 조개의 노력과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작가의 삶의 결은 작품 안에 화석이 되어 독자들에게 그것을 보여 준다.


☑ 책 속으로

1.
“할머니! 가지 말라고 했잖아, 그래도 신발은 신고 가야 하잖아요.”
나는 할머니 꽃신을 들고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아파트 마당에는 벚꽃이 한창입니다. 나란히 서 있는 나무들이 벚꽃 동굴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유모차를 밀고 나온 엄마, 콩콩 뛰어다니는 동네 꼬마들, 노인정 앞 의자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옹기종기 앉아 계셨습니다.
우리 할머니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자 꽃잎들이 눈처럼 날립니다. 엷은 분홍 잎들이 내 머리로 얼굴로 나풀나풀 떨어집니다.
“할머니!”
할머니의 꽃신 속으로 내 눈물이 톡 떨어집니다.
<꽃구경> 중에서

2.
“할아버지! 바람공원 언덕이 위험하대요.”
나는 할아버지를 향해 양손 엄지를 추켜올렸어요.
“와! 할아버지가 교수님보다 더 똑똑해요.”
어느 때처럼 할아버지는 가만히 고개만 끄덕이셨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과학자도 아닌데 어떻게 아셨어요?”
“버드나무가 말했거든.”
할아버지 말씀이 맞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내 손을 가만히 잡으셨습니다.
“린아! 사람과 도로와 빌딩. 자동차만이 달리는 세상이 오면 안 된다.”
나는 할아버지 말씀을 알아들었습니다. 그런 세상은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그 말도 버드나무가 해 준 거예요?”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끄덕하셨습니다.
<버드나무가 말했어> 중에서

3.
“할아버지는 바보가 분명해요. 우리들 마음도 모르면서 어떻게 어린이 책을 써요?”
순간, 고 선생은 얼굴이 붉어졌다.
“너 그럼 내 책을 읽은 게냐?”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길 잃은 고양이를 데려다 아기처럼 돌봐 주는 착한 소년, 그건 할아버지의 생각일 뿐이지요. 우리는 그렇게 착하지만은 않아요. 침 뱉고 총알 쏘고 어른한테 욕도 하면서 논다고요.”
고 선생은 부글부글 화가 끓어올랐다. 도대체 무슨 재수 없는 날이란 말인가? 오늘같이 기쁜 날, 이상한 여자애가 나타나 약을 올리고 가더니 이제는 못돼 먹은 남자애랑 부딪쳐 이 나이에 말싸움을 해야 하다니! 고 선생은 뒤도 안 돌아보고 가 버렸다.
“정말 버르장머리가 없구나.”
“할아버지야말로 무례해요. 앞으로 거짓말 책은 쓰지 마세요. 우리들은 예의 바르고 얌전하고 바르지만은 않다고요.”
<고병익 선생의 아이들> 중에서


☑ 지은이 소개

길지연
길지연은 1958년 서울 약수동에서 아버지 태어났다.
가족의 사랑만이 전부였던 그에게 문학은 넓은 세계와 환상과 이상, 용기, 감동, 나눔을 가르쳐 주었다.
작가에게 ‘아동문학’을 하라고 권한 사람은 동경외국어전문대학에 있던 한 여선생이다. 그 선생은 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 결정할 때 서슴없이 ‘아동문학’을 권해 주었고 ‘아동문학’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대학을 소개해 주었다. 문학의 길을 걷게 해 준 첫 번째 안내자인 셈이다. 작가가 진학했던 아동교육학과는 영어 시험이 없었다. 그러나 소논문과 실기 시험을 치러야 했다. 실기 시험은 즉흥으로 창작을 하는 것인데 작곡, 연주, 미술, 춤, 그리고 문학 중 한 가지를 택해야 했다. 작가는 가장 짧게 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를 택했다.
작가는 딱 두 명 뽑는 유학생 시험에 합격했고 일본에서 명문이라는 그 대학에 들어갔다. 그 대학의 아동문학과 교수는 일본의 유명한 아동문학 평론가인 ‘시미즈 마사코’ 교수였다.
졸업 작품 역시 선택이었다. 작곡, 연주, 미술, 문학 등에서 잘할 수 있는 것을 창작해 내야 했다. 이때도 의지와 상관없이 문학을 택해야 했지만 문제는 원고 매수였다. 일본어로 500매를 써 내야 했다.
작가는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 교수에게 ‘한국’을 각인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 시절 생체 실험을 당한 한국사람 이야기를 썼다. 문장도 문체도 없이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써 나갔다.
졸업식 때 시미즈 교수는 작가에게 만년필을 선물하며 동화를 쓸 것을 권했다. 작가는 그녀의 뜻대로 그 만년필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화 <통일 모자>로 1994년 ≪문화일보≫ 하계문예에 당선되었다.
작가는 공존과 생명 존엄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 인간만이 최고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가고 존중해 주는 그런 문학세계를 가꾸어 간다.


☑ 해설자 소개

최미선
1993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2000년에 아동문예 문학상, 2004년에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2005년에 경남아동문학상을 받았다.
2007년에 펴낸 창작동화집 ≪가짜 한의사 외삼촌≫이 있고, <한국 소년소설의 형성 전개 과정>, <전래동화에 나타난 상징성 비교 고찰>, <이원수 소년소설의 서사성 연구>, <1920년대 ≪신소년≫의 아동서사문학 연구> 등의 논문이 있다.
2012년에 국립경상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아동문학 창작과 이론 연구를 하며 경상대학교, 진주보건대학교 등의 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 목차

작가의 말

판도라의 열쇠
풍경 소리
바람을 타고 가는 꽃기차
다 가질 거야
새봄왕
맨드라미 핀 어느 날
열네 살, 그해 저녁
꽃구경
버드나무가 말했어
현주야! 미안해
고병익 선생의 아이들
감귤 나무 아래서
예니를 찾아라!

해설
길지연은
최미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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