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8일 수요일

초판본 박목월 시선


 
도서명 : 초판본 박목월 시선
지은이 : 박목월
엮은이 : 노승욱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3년 5월 8일
ISBN : 978-89-6680-648-5 03810
16,000원 / 사륙판 /  214쪽



☑ 책 소개

<윤사월>, <청노루>, <나그네> 등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청록파 시인 박목월. 그러나 그는 청록파에 머물지 않았다. 동시에서 자연시로, 생활시로, 신앙시로 끊임없는 확장과 변모를 거듭했다. 1939년 등단한 이래 1978년 타계할 때까지의 방대한 시 세계를 한 권에 담았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박목월(朴木月)은 1939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文章)≫지 9월호에 <길처럼>, <그것은 연륜(年輪)이다>가 1회 추천되고, 12월호에 <산그늘>이 2회 추천되었다. 그 후 1940년 ≪문장≫지 9월호에 <가을 어스름>과 <연륜(年輪)>이 3회 추천 완료되면서 문단에 정식으로 등단했다. 3인 공동 시집인 ≪청록집(靑鹿集)≫을 해방 이듬해인 1946년에 발간한 이래, 5년 정도를 주기로 시집을 출간하며 1978년에 타계할 때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그는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통해 이룩한 양적 성과 못지않게 질적으로도 개성적인 차원의 개척에 성공한 시인으로 평가된다. 이는 그가 철저하게 양질의 순수 서정시를 추구하면서도 새로운 기법을 실험하는 창작 의욕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박목월이 그의 시에서 향수의 미학을 추구하게 된 외적 요인이 1930년대 문단 상황 속에서 ≪문장≫지와 정지용, 그리고 <청록파> 등의 영향이라고 한다면, 내적 요인은 독실한 기독교인 어머니 슬하에서 신앙 교육을 받으며 유년 시절을 보낸 경상도 경주의 지역 배경과 문학적 원체험인 동시 창작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향수의 미학은 ≪청록집≫과 ≪산도화≫에서는 정신적 고향으로서의 자연으로, ≪난·기타≫와 ≪청담≫ 등에서는 생활 기반으로서의 가정으로, ≪어머니≫와 ≪크고 부드러운 손≫ 등에서는 모성적 본향으로서의 절대자로 주제화되고 있다.
박목월은 그의 시에서 민요적 전통과 동양적 정신주의를 추구하면서도 서구적 세련됨과 기독교적 신앙심도 함께 나타내고자 했다. 이렇듯 그는 상반되어 보이는 두 측면을 조화롭게 화해시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조화와 균형의 감각은 그의 시가 이상과 현실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는 것을 막아 준다. 그로 인해 동일한 향수의 미학으로부터 자연시, 생활시, 신앙시 등을 다양하게 창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박목월은 변모를 거듭하면서 스스로의 시 세계를 확장해 온 시인이다. 그러한 변모는 단순한 실험 정신을 넘어서 시적 주제의 끈질긴 추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관된 주제 의식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향수가 일종의 생리적 서정성으로써 기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그가 자신의 시 세계를 통해서 구현하고자 한 것이 바로 향수의 미학이었던 것이다. 결국 박목월은 고향에 대한 시적 형상화를 추구함으로써 그의 정신세계를 구체화하고자 했던 것이다.
박목월의 시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인 향수는 또한 피붙이 정서로 나타난다. 이는 정신적 고향의 의미를 지니는 자연이 훼손된 도시 생활 속에서 목월이 향수의 정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 가정은 생활의 감각과 시적 상상력이 함께 작용하는 공간이었다. 이로 인해 도시 생활 속에서도 가정을 통한 고향의 역설적 추구가 가능했던 것이다.
목월의 동시, 자연시, 생활시, 신앙시 등은 모두 어머니와 밀접한 연관 관계를 지니고 있다. 특히 후기의 신앙시에서는 어머니의 은유가 더욱 확대되어 드러난다. 목월에게 유년 시절의 체험은 특히 중요한데, 그 이유는 동시 창작과 경주의 독특한 심상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심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목월은 자연시에서 출발해 결국 신앙시로 시 세계를 귀결 짓게 된다. 요컨대 목월의 시는 어머니의 존재로 인해 향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자연시에서 생활시를 거쳐 신앙시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 책 속으로

●靑노루

머언 산 靑雲寺
낡은 기와집
山은 紫霞山
봄눈 녹으면
느름나무
속ㅅ잎 피어 가는 열두 구비를
靑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밥床 앞에서

나는 우리 信奎가
젤 예뻐.
아암, 文奎도 예쁘지.
밥 많이 먹는 애가
아버진 젤 예뻐.
낼은 아빠 돈 벌어 가지고
이만큼 선물을
사 갖고 오마.
이만큼 벌린 팔에 한 아름
비가 變한 눈 오는 空間.
무슨 짓으로 돈을 벌까.
그것은 내일에 걱정할 일.
이만큼 벌린 팔에 한 아름
그것은 아버지의 사랑의 하늘.
아빠, 참말이지.
접때처럼 안 까먹지.
아암, 참말이지.
이만큼 선물을
사 갖고 온다는데.
이만큼 벌린 팔에 한 아름
바람이 설레는 빈 空間.
어린것을 내가 키우나.
하느님께서 키워 주시지.
가난한 者에게 베푸시는
당신의 뜻을
내야 알지만.
床 위에 饌은 純植物性.
숟갈은 한 죽에 다 차는데
많이 먹는 애가 젤 예뻐.
언제부터 惻隱한 情으로
人間은 얽매어 살아왔던가.
이만큼 낼은 선물 사 오께.
이만큼 벌린 팔을 들고
神이어. 당신 앞에
肉身을 벗는 날,
내가 서리다.

●어머니의 香氣

어머니에게서는
어린 날 코에 스민 아른한 비누 냄새가 난다.
보리대궁이로 비눗방울을 불어 올리던 저녁노을 냄새가 난다.
여름 아침나절에
햇빛 끓는 향기가 풍긴다.
겨울밤 풍성하게 내리는
눈발 냄새가 난다.
그런 밤에
처마 끝에 조는 종이 초롱의
그 서러운 석유 냄새
구수하고도 찌릿한
白紙 냄새
그리고
그 향긋한 어린 날의 젖내가 풍긴다.

●크고 부드러운 손

크고 부드러운 손이
내게로 뻗혀 온다.
다섯 손가락을
활짝 펴고
거득한 바다가
내게로 밀려온다.
인간의 종말이
이처럼 충만한 것임을
나는 미처 몰랐다.
허무의 저편에서
살아나는 팔.
치렁치렁한
성좌가 빛난다.
멀끔한
목 언저리쯤
가슴 언저리쯤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그것은 보석
그것은
눈짓의 신호
그것은 부활의 조짐
하얗게 삭은
뼈들이 살아나서
바람과 빛 속에서
풀잎처럼 수런거린다.
다섯 손가락마다
하얗게 떼를 지어서
맴도는 새.
날개와 울음.
치렁치렁한
성좌의
둘레 안에서.


☑ 지은이 소개

박목월(朴木月, 1916∼1979)
박목월(朴木月)은 1916년 1월 6일, 경상남도 고성(固城)에서 부친 박준필(朴準弼)과 모친 박인재(朴仁哉) 사이의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태어난 곳은 고성이지만, 본적지는 경상북도 월성군 서면 모량리(毛良里) 571번지로 기록되어 있다. 본명은 영종(泳鍾)인데 동시를 지을 때는 이 이름을 사용했다.
그는 계성중학교 재학 중에 동요시인으로 각광을 받았다. 1933년, 윤석중(尹石重)이 편집하던 ≪어린이≫란 잡지에 동시 <통딱딱 통딱딱>이 특선되고 같은 해 ≪신가정(新家庭)≫이란 여성 잡지의 현상 공모에 동요 <제비맞이>가 당선된 이후 많은 동시를 썼다.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 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어릴 적에 누구나 애송했던 이 동요도 목월의 동시인 <얼룩송아지>를 가사로 하고 있다.
목월은 1939년 9월호에 <길처럼>과 <그것은 연륜(年輪)이다>로 첫 번째 추천을, 같은 해 12월에 <산그늘>로 두 번째 추천을, 그리고 1940년 9월에 <가을 어스름>과 <연륜(年輪)>이란 시로 세 번째 추천을 받고 공식적으로 시단에 등단했다. 후세에 남겨진 박목월(朴木月)이란 이름은 목월이 ≪문장≫지에 응모할 때 본인 스스로 지은 이름이다. 작명할 때 아이디어는 수주(樹洲) 변영로(卞榮魯)와 소월(素月) 김정식(金廷湜)에게서 따왔다. 수주의 나무 수 자를 나무 목으로 바꾸고 소월의 달 월 자를 그대로 따와서 붙인 이름이다.
조국이 해방되자 당시 출판계에 발이 넓었던 조풍연(趙豊衍)은 ≪문장≫의 추천 시인 몇 사람을 묶어 합동 시집을 내면 좋겠다고 을유문화사에 제의해서 ‘자연(自然)’을 공통분모로 시작을 하고 있던 박목월, 박두진(朴斗鎭), 조지훈(趙芝薰) 등 3인의 합동 시집을 기획하게 되었다. ‘청록집(靑鹿集)’이란 시집명은 목월이 제안해서 이루어졌다. 그 결과 1946년 6월 6일, 해방 후에 처음 나온 창작 시집으로 ≪청록집≫이 간행되었다.
1947년 목월은 10여 년 가까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에 모교인 대구 계성중학교의 교사로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1949년 서울의 이화여자고등학교 교사로 초빙되어 교편을 잡으면서 한국문학가협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산아방(山雅房)’이라는 출판사를 경영했다.
1950년 6월에는 ≪시문학≫ 창간호를 조지훈, 박두진, 이한직(李漢稷) 등과 함께 발행했다. 그러나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그 창간호는 종간호가 되고 말았다. 전쟁이 발발하자 목월은 공군종군문인단의 일원이 되어 활동했다. 그는 휴전 후에 홍익대학교와 서라벌예술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다가 1959년 4월 한양대학교에 부임해 1978년 은퇴할 때까지 국문학과 교수로 재임하면서 문리과대학 학장을 지냈다.
1968년에 시인협회 회장에 선임된 이래 작고할 때까지 연임했다. 1955년에 시집 ≪산도화(山桃花)≫로 제3회 아세아자유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68년에는 시집 ≪청담(晴曇)≫으로 대한민국문예상 본상을, 1969년에는 ≪경상도(慶尙道)의 가랑잎≫으로 서울시문화상을, 그리고 1972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지 ≪아동≫(1946), ≪동화≫(1947), ≪여학생≫(1949), ≪시문학≫(1950) 등을 편집하고 간행했으며 1973년부터는 월간 시 전문지 ≪심상(心象)≫을 발행했다.
교수로, 시인협회 회장으로, ≪심상≫의 발행인으로 1인 3역을 감당하던 목월은 과로가 쌓여 갔다. 당시 그는 이미 고혈압을 지병으로 앓고 있었다. 1973년 삼중당에서 ≪박목월 자선집(自選集)≫을 간행했다. 그리고 1976년에는 생애 마지막 시집이 된 ≪무순(無順)≫을 발간했다. 한양대 교수직에서 퇴임한 목월은 그의 나이 63세 되던 해인 1978년 1월, 서울 원효로의 효동교회에서 장로 안수를 받았다. 그러나 장로 장립을 받은 지 약 두 달 만인 3월 24일, 새벽 산책에서 돌아온 뒤 현기증을 느끼며 자리에 누워 지극히 평안한 모습으로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그의 유해는 용인 모란공원에 안장되어 있다.


☑ 엮은이 소개

노승욱
노승욱(盧承郁)은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 ≪황순원 문학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와 인하대, 서울시립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대우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황순원 문학의 수사학과 서사학≫(지식과 교양, 2010)을 출간했으며, 편서로는 ≪초판본 윤동주 시선≫(지식을만드는지식, 2012)을 엮은 바 있다. 최근 논문으로는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에 나타난 중층적 상호텍스트성>, <김동리 소설의 샤머니즘 수용 양상> 등이 있다.


☑ 목차

≪청록집≫
閏四月 ······················3
三月 ·······················4
靑노루 ······················5
나그네 ······················6
달무리 ······················7
박꽃 ·······················8
年輪 ·······················9
春日 ······················10
산이 날 에워싸고 ·················11
산그늘 ·····················12

≪산도화≫
달 ·······················17
山桃花·一 ···················18
山桃花·二 ···················19
山桃花·三 ···················20
해으름 ·····················22
임에게·一 ···················23
임에게·二 ···················24
임에게·三 ···················25
임에게·四 ···················26
靑밀밭 ·····················27

≪난·기타≫
思鄕歌 ·····················31
下棺 ······················34
唐人里 近處 ···················36
寂莫한 食慾 ···················39
某日 ······················41
書架 ······················42
素饌 ······················44
한 票의 存在 ···················45
詩 ·······················48
孝子洞 ·····················49
사투리 ·····················51
藤椅子에 앉아서 ·················53

≪청담≫
家庭 ······················59
밥床 앞에서 ···················61
果肉 ······················63
나무 ······················65
돌 ·······················66
深夜의 커피 ···················69
迂廻路 ·····················71
回歸心 ·····················73
이 時間을 ····················75
磨勘 ······················77

≪경상도의 가랑잎≫
蘭艸 잎새 ····················81
往十里 ·····················82
白菊 ······················83
靑坡洞 ·····················84
山 ·······················85
日常事 ·····················87
木炭畵 ·····················89
離別歌 ·····················93
萬述 아비의 祝文 ·················95

≪어머니≫
水曜日의 밤하늘 ·················99
어머니가 앓는 밤에 ···············101
少年 時節 ···················103
어머니의 香氣 ··················105
갈릴리 바다의 물빛을 ··············107
어머니의 時間 ··················108
어머니의 눈물 ··················110
당신의 呼名 ···················112
어머니의 옆모습 ·················114
母子 ······················116
母性 ······················118

≪무순≫
龍仁行 ·····················123
同寢 ······················125
耳順 ······················126
樂器 ······················129
지팡이 ·····················131
비둘기를 앞세운… ················133

≪크고 부드러운 손≫
開眼 ······················137
자리를 들고 ···················139
어머니의 언더라인 ················141
우슬초 ·····················143
부활절 아침의 기도 ···············145
오늘은 자갈돌이 되려고 합니다 ··········147
희고 눈부신 천 한 자락이 ·············149
내리막길의 기도 ·················151
성탄절의 촛불 ··················154
크고 부드러운 손 ················156

해설 ······················159
지은이에 대해 ··················195
엮은이에 대해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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