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0일 월요일

금발의 장모




도서명 : 금발의 장모(Моя золотая тёща)
지은이 : 유리 나기빈(Юрий М. Нагибин)
옮긴이 : 김은희
분야 : 러시아 소설
출간일 : 2013년 5월 15일
ISBN : 978-89-6680-379-8 03890
22,000원 / 사륙판(128*188)  / 315쪽



☑ 책 소개

투르게네프-쿠프린-부닌의 문학적 전통을 계승한 작가 러시아 작가 유리 나기빈. 그는 생전에 장모와 스캔들이 있었다는데, 그 경험이 반영된 소설이다. 생전에 발표하기를 꺼렸는지 사후에야 공개됐다. ‘반(反)롤리타’ 정서를 담았다는 의견도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러시아 문학 전통에서 사랑을 다룬 작가로는 투르게네프, 쿠프린, 부닌 등이 있다. 이들의 문학 전통을 계승한 유리 나기빈은 사랑의 테마를 독특한 소재와 형식 속에서 발전시킨다.
1994년 나기빈 사후에 자신의 첫사랑을 소재로 했던 ≪다프니스와 흘로야. 개인숭배, 주의, 정체의 시대≫, 어머니에 대한 회고와 그 시대상을 그렸던 ≪터널 끝의 어둠≫, 장모와의 사랑을 다루었던 ≪금발의 장모≫ 등이 발표되자 과감한 성 묘사와 소재의 파격성 등이 사회와 문단에 파란을 일으키며 그에 대한 재평가가 시도되었다.
≪금발의 장모≫는 장모를 사랑하는 사위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이 작품은 실제로 나기빈의 세 번째 아내의 어머니와 사랑을 소재로 한 자전적 소설로 1994년 발표되었을 때, 독자들의 관심과 비평가들의 격론을 불러일으켰다. 세 번째 부인과 장모는 러시아의 전설적인 회사 ‘Gil(리하초프 기념 모스크바 자동차 공장)’의 사장이었던 리하초프의 딸 발렌티나 리하초바와 그의 아내였다. 리하초프는 스탈린의 총아로서 제2차 세계대전 후 구소련 사회의 핵심부에 자리하고 있었던 인물이다. 나기빈은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전후(戰後) 소련의 시대상과 스탈린 측근들의 생활상, 성적 자유로움과 문란함을 그대로 묘사한다.
이 작품들이 발표된 이후 나기빈은 ‘러시아의 헨리 밀러’로 불리기도 했고, ≪롤리타≫의 작가 나보코프와 비교되면서 ‘반(反)롤리타’로 ≪금발의 장모≫를 분석하려는 시도도 등장했다. 솔제니친은 2003년 ≪신시대≫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나기빈이 평생 쓴 작품들 중에서 ≪금발의 장모≫가 가장 흥미 있다”라고 평하면서 이 작품에는 “구소련 시대에서 70년을 산 나기빈의 삶과 시대상이 잘 나타나 있다”라고 말했다.
금지된 사랑과 치명적 욕망이라는 소재는 고대 신화들 속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 수 있지만 러시아 작가들 중 어느 누구도 나기빈처럼 노골적이고 고백적으로 자신의 치명적 과거를 이렇게까지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작품 속에 쏟아낸 작가는 없었다.
전쟁이 끝나자 사회로 돌아온 주인공 크림은 다소의 곡절을 겪은 뒤 갈랴라는 네 살배기 아들을 둔 이혼녀와 만나게 된다. 갈랴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 진척되었을 때 크림은 갈랴의 약혼자 자격으로 초대받아 간 여름 별장에서 처음으로 장모가 될 여인을 보고 운명처럼 그녀에게 빠져든다.
갈랴의 어머니인 타티야나 알렉세예브나 즈뱌긴체바는 매혹적이고 알 수 없는 매력을 풍기는 수수께끼 같은 여인이다. “금빛을 발하면서, 자신 주위에 어떤 광채를 만들어 내”면서 “꽤 큰 키에, 러시아 미인들이 그러하듯이 통통했으며, 금발에, 회청색 눈에, 약간은 사자코에, 선홍색의 건강한 입술을 가졌다”는 여인이다.
주인공은 첫눈에 장모를 사랑하게 된다. 결국 갈랴와 결혼한 후 크림은 처갓집에 살면서 장모를 더욱 사랑하게 되고 그녀를 탐하는 동물적 본능 속으로 빠져든다.
작가 나기빈은 이 작품 및 자신의 삶을 통해서, ‘결국 사람을 움직이고 살아 있게 만들고 자신을 발현시키는 것은 사랑이란 감정’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 책 속으로

**≪금발의 장모≫ 236~237쪽
우리는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나는 그녀가 원피스 단추를 잠그는 것을 도왔다. 아주 가까이 거리의 초입에 우리 쪽으로 등을 보이면서 푸시킨 동상이 서 있었다. 아마 그는 유쾌한 마음으로 우리를 승인했을 것이다. 옷을 입은 후에 우리는 다시 벤치에 앉았다.
“자네는 나를 어떻게 부를 건가?” 그녀가 물었다. 그리고 마음이 그녀의 얼굴에 안주해 있었고, 마치 새롭게 얼굴을 다시 구성한 것 같았다. 눈썹 위쪽 둥그런 부분은 윤곽이 더 뚜렷해졌으며, 눈구멍이 약간 더 깊어졌고, 광대뼈가 올라왔으며, 턱은 더 부드럽게 둥글어졌다.
“달링이오.” 나는 답했다.
“우리가 둘만 있을 때는 나에게 ‘너’라고 반말로 하면 안 될까?”
“만약 우리가 친밀한 관계가 된다면요.”
“그렇다면 우리는 친밀하지가 않다는 말이야? 어떻게 더 가까워진단 말이야.”
“당신도 알잖아요. 그렇게 될까요?”
그녀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 지은이 소개

유리 나기빈은 1920년에 유복자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러시아 혁명 와중에 백군에 참가했다가 총살당했다. 어머니 크세니아 알렉세예브나는 남편 친구였던 마르크 레벤탈과 혼인신고를 하고 나서 나기빈을 그의 아들로 입적했다. 그러나 마르크 레벤탈도 곧 유형을 떠나게 된다. 이로 인해 나기빈의 어머니는 1928년 작가 야코프 리카체프와 재혼하게 된다. 리카체프는 나기빈의 첫 번째 문학 선생이었다. 리카체프의 권유로 나기빈은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의 영향 아래 마르셀 프루스트, 도스토옙스키, 레스코프, 부닌, 플라토노프 등의 작품들을 만나게 되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1938년 ‘모스크바 의과대학’에 입학했으나 흥미가 없어서 중도 포기하고 ‘소련 국립영화대학’에 재입학했다. 1940년 첫 번째 단편 <이중의 실수>로 문단에 등단한다. 1941년 단편 <회초리> 등을 계속 발표를 하면서 작가로서의 역량을 키워 간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볼호프 전선의 정치국에서 복무한다. 전선에서의 경험은 ≪전선에서 온 사람≫(1943) 등 단편집의 소재가 되었다. 나기빈은 전선에서 두 번 부상당해 후방에서 치료를 받았고, 전쟁이 끝나자 창작에만 몰두하게 된다.
1950∼1960년대에는 ‘농촌’ 단편들을 발표하면서 단편 작가로의 입지를 굳혔다. 1960∼1970년대에는 모스크바를 소재로 한 ‘도시적 자전적’ 소설들과 아울러 역사적 인물들(푸시킨, 레르몬토프, 차이콥스키 등)의 삶과 창작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들의 삶과 문학을 소재로 한 작품을 쓴다.
나기빈은 70세가 넘어서야 총살당한 친부의 사연을 알게 되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자전적·고백적 소설들을 발표했는데, 1987년에 발표된 ≪일어나 가라≫는 친부로 알고 있었던 계부 마르크 레벤탈에 대한 자전적 소설이다.


☑ 옮긴이 소개

김은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20세기 러시아문학사과에서 러시아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출강 중이며, 저서로는 ≪러시아 명화 속 문학을 말하다≫(이담북스), 공저로는 ≪나는 러시아의 현대 작가다≫(경희대 출판사),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이숲)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에고’에 나타난 서술형식과 솔제니친의 역사인식>, <“소네츠카”의 서사구조와 고전의 귀환> 등이 있다.


☑ 목차

금발의 장모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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