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일 목요일

초판본 장만영 시선





도서명 : 초판본 장만영 시선
지은이 : 장만영
엮은이 : 송영호
분야 : 시선집
출간일 : 2013년 4월 9일
ISBN : 978-89-6680-647-8 03810
16,000원 / A5  / 146쪽




☑ 책 소개

카프와 민족문학이 빛을 잃자 순문학이 꽃핀다. 시문학파, 이미지즘, 생명파, 청록파…. 본격적인 현대문학으로 거듭나는 백화요란의 중심에 장만영이 있었다. 순수 서정시의 면모를 간직한 채 이미지즘의 기법을 사용하고, 시적 초월을 꿈꾸는 가운데 자연을 지향한다. 1930년대 우리 시단의 산 증인이다.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 근현대시선’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초애(草涯) 장만영(張萬榮, 1914. 1. 25∼1975. 10. 8)은 1932년 ≪동광(東光)≫지 5월호(통권 33호)에 안서 김억(金億)의 추천으로 <봄노래>를 발표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그는 <물장난>, <동무여!>(≪조선일보≫, 1932. 7. 3), <마을의 여름밤>(≪동광≫, 1932. 10), <정처 없이 떠다니고 싶지 않나?>, <자네는 와서>(≪동광≫, 1933. 1), <나비여!>, <알밤>(≪신동아≫, 1933. 10) 등을 꾸준히 발표하며 본격적인 시작(詩作) 활동을 전개한다.
한국 현대시사에서 장만영의 시 세계는 1930년대 시단에 나타나는 주요 시작 기법을 두루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초기 시편들은 김영랑, 박용철, 이하윤, 정지용, 신석정 등이 참여한 ≪시문학≫파의 순수 서정시의 면모를 일정 부분 간직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1932년 김기림, 김광균 등이 중심이 되었던 이미지즘 계열의 시적 특성을 강하게 환기한다. 이와 아울러 그의 시에는 서정주, 유치환, 오장환 등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시적 초월의 기표, 정신의 내면 탐구 및 1938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지를 통해 등장한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으로 구성된 청록파의 시 세계가 중첩되어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장만영의 시 세계는 1930년대 한국 시단의 전반적인 특성이 혼재된 양상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의 시는 시적 언어의 확대와 현대시의 본질에 대한 탐구가 가능해진 1930년대 시사의 특성을 입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 책 속으로

●바람과 구름
어머니 언니가 羊들을 다리고 나아간 지는 발서 여러 달이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언니는 웨 돌아오지 않을까요?
나는 오늘도 저− 銀杏나무 아레로 나아가
언니를 기다리는 日課를 잊지 않겠읍니다
어머니 夕陽이 되여 언니가 羊들을 몰고
저 山기슭을 돌아 휫파람 불며 올 때가 되였것만
언니는 영영 오지 않고
구름만 뭉게뭉게 山을 넘어옵데다
어머니
어데서 어린 뻑국새 소리가 들려옵니다
만일 언니가 뻑국새가 되였다면
숲에서 오직이나 외로워하겠읍니까?
애기야 저 파아란 하눌을 바라보아라!
맑은 하눌에 나붓나붓 떼 저 다니는
하−얀 구름이 보이지 않늬?
너의 언니는 하눌에 사는 바람이 되고
떼 지어 다니는 하−얀 구름은
언니가 사랑하든 羊들이란다
오늘도 너의 언니는 고요한 하눌의 푸른ㅅ길로
羊들을 몰고 다니는고나!
낮윽이 갈 때는 휫파람 소리도 들이지 않겠늬?

●달, 葡萄, 잎사귀
順伊 버레 우는 古風한 뜰에
달빛이 潮水처럼 밀여왔고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었다
달은 과일보다 香그럽다
東海 바다 물처럼
푸른
가을

葡萄는 달빛이 스며 고읍다
葡萄는 달빛을 먹음고 읶는다
順伊 葡萄 넝쿨 밑에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젖어 호젓하고나!

●生家
누륵이 뜨는 내음새
술지김이 내음새가 훅훅 품기든 집
방마다 광마다
그뜩 들어차 있는 독 안에서는
술이 끓었다
술이 읶었다
해수병을 앓으시는 어머니는
숨이 차서… 기침이 나서…
겨을이면
요를 둘른 채
어둔 등잔불 곁에서
긴긴 밤을 노상 밝히군 했다
아버지는 집을 나가신 뒤
몇 해를 두고 소식이 없으시고
오십 간 가까운 크나큰 집을
어머니와 두울이서 지키는 밤은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어…
바람 소리
기와꼴에 떨어저 굴르는 나무 잎새 소리에도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도 쉬지 못하였다

●감자
할머니가 보내셨구나,
이 많은 감자를.
야, 참 알이 굵기도 하다.
아버지 주먹만이나 하구나.
올 같은 가물에
어쩌면 이런 감자가 됐을가?
할머니는 무슨 재주일가?
화로불에 감자를 구우면
할머니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이 저녁 할머니는 무엇을 하고 계실가?
머리털이 허이언
우리 할머니.
할머니가 보내 주신 감자는
구워도 먹고 쪄도 먹고
간장에 조려
두고두고 밥반찬으로 하기도 했다.


☑ 지은이 소개

장만영(張萬榮, 1914. 1. 25∼1975. 10. 8)
장만영(張萬榮, 1914. 1. 25∼1975. 10. 8)은 본관은 안동(安東)이고 호는 초애(草涯)로 황해도 연백군 은천면 영천리 87번지에서 부친 완식(完植)과 모친 연안(延安) 김씨 숙자(淑子)의 삼대독자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만영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전북 지역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으며 이후에도 사업상의 일로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유년 시절의 장만영은 형제, 자매가 없어서 늘 혼자서 외롭게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머니가 읽어 주는 동화를 듣고 동화책을 애독했다고 후에 그의 산문에서 외로웠던 어린 시절을 술회한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부재를 자주 경험했으며, 생활을 떠맡게 된 그의 어머니는 일하는 사람을 여럿 두고 양조장을 운영했다.
1923년 열 살이 되던 해, 장만영은 황해도 배천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한다. 그리고 1927년에는 4년제인 배천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상경해 경성제2고등보통학교(현재 경복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서울에서 거처할 곳이 없었던 장만영은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에서 하숙을 하면서 많은 문학 서적을 접하고 탐독하게 된다. 한편 이 시기 그의 부친은 배천에서 온천을 발견해, 이상과 한하운 등의 문인들이 요양했던 곳으로 잘 알려진 배천 온천을 운영하게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재산을 축적했다.
시인의 자전에 따르면, 고등보통학교 2학년 때인 1928년부터 장만영은 밀턴의 ≪실락원≫,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비롯한 세계 문학 작품들과 본격적으로 대면한다. 또한 3학년에 진학하면서 고교 동창생인 정현웅, 이시우 등과 함께 교지를 간행한다. 1931년에는 당시 주요한이 발행하는 ≪동광≫지의 독자 투고란에 습작 시를 발표하는데, 이때 안서 김억은 시평을 서면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성제2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1932년, 안서의 추천으로 ≪동광≫지 5월호에 <봄노래>를 발표한다. 이 무렵 그는 안서 김억의 소개로 신석정과 교우하게 되며, 박영희와도 친교를 맺는다.
1934년 일본 도쿄로 건너가 미자키(三崎)영어학교 고등과에 입학한다. 이때부터 외국 문학 서적과 서정시집 등을 사서 많은 독서를 하며 2년여 학업을 계속했으나, 부모의 강한 권유에 의해 1936년 학교를 그만두고 귀국한다. 같은 해 안서의 소개로 정비석, 김광균, 이육사 등의 문인과 교우를 맺고, 10월에는 신석정의 소개로 그의 처제인 전라북도 김제 출신의 박영규(朴榮奎)와 결혼한다.
1937년 첫 시집 ≪양≫을 100부 한정판으로 자비 출판한다. 이후 그는 도합 7권의 시집을 출판하는데, 특이한 점은 새 시집을 간행할 때마다 글자 수를 한 자씩 늘려 갔다. 첫 시집 ≪양≫에 발표된 시 <달, 포도, 잎사귀>는 장만영이 가장 아끼던 대표작으로 제목의 단어까지도 글자 수가 한 자씩 많아진다.
1938년 홀로 다시 상경해 서울 종로구 관수동 22번지에 거처하면서 창작 활동을 계속한다. 이 시기 정지용, 최재서, 김기림, 서정주, 오장환, 이봉구 등과 교우하면서 다음 해인 1939년 두 번째 시집인 ≪축제≫(인문사)를 간행한다. 1940년에는 고향으로 낙향해 1944년부터는 배천 온천을 직접 경영한다. 이 시기 서울에서 만난 문인들이 온천을 자주 찾아온다.
1945년 광복 이후, 해방 공간의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장만영은 가족과 함께 고향을 떠나 서울 중구 회현동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한다. 이어서 그는 1948년 서울 회현동 자택에 산호장이라는 출판사를 차리고 자신의 세 번째 시집인 ≪유년송≫을 간행한다. 장만영이 운영하던 출판사 산호장은 전후 무렵에 이르기까지 김기림을 비롯한 소장 시인들의 시집을 발간했다.
1949년 윤곤강, 조병화 시인과 교유하며 이들의 시집 간행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 1953년에는 종군 작가단으로 활동하며 ≪현대시 감상≫(산호장), ≪중학문예독본≫(대양출판사)을 출판했다. 다음 해인 1954년에는 서울신문 출판국장에 재임하며 ≪신천지≫와 ≪신문예≫ 등을 주간하고 독일 문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 시집을 번역해 정양사에서 출판한다.
1956년 제4시집 ≪밤의 서정≫(정양사)을 출판하고, 같은 해 세계 서정시집 ≪남구(南歐)의 시집≫을 역시 정양사에서 간행한다. 1957년에는 제5시집 ≪저녁 종소리≫(정양사)를 출간하고, 다음 해에는 자작시 해설집 ≪이정표≫(신흥출판사)를 간행한다. 1959년에는 한국시인협회 부회장에 피선되고 한양대학교 문리대 강사로 재임한다. 이후 1966년 한국시인협회장에 선임될 때까지 ≪바이런 시집≫, ≪하이네 시집≫, ≪릴케 시집≫ ≪베를렌느 시집≫을 번역 출간하며 자선 시집 ≪장만영 선시집≫(성문각)과 수필집 ≪그리운 날에≫(한일출판사)를 발표한다.
1970년 제7시집 ≪놀 따라 등불 따라≫(협신출판사)를 준비했으나 출판이 미루어진다. 이 시집은 시인 사후인 1988년 경운출판사에서 유고 시집으로 간행된다.
1973년에는 마지막 시집 ≪저녁놀 스러지듯이≫(규문각)를 출판하나 1973년 1월에 동맥 경화증과 위궤양이 발병한다. 1975년 10월 8일 새벽 2시에 급성췌장염 등의 합병증으로 62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 엮은이 소개

송영호
송영호는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시 전문 계간지 ≪시와시학≫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새벽을 기다리는 마음의 시학>이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나태주의 시정신 연구>, <신석정 시의 상징체계와 시정신 연구> 등이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만해 학술원 연구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 목차

봄 들기 前 ····················3
바람과 구름 ····················4
羊 ························6
도라오지 않는 두견이 ···············7
봄을 그리는 마음 ················8
별 1 ·······················9
풀밭 우에 잠들고 싶어라 ··············10
아직도 거문고 소리가 들이지 않습니까? ·······11
비 ·······················12
달, 葡萄, 잎사귀 ·················14
港口 夕景 ····················15
風景 ······················16
順伊와 나와 ···················18
湖水로 가는 길 ··················19
바다로 가는 女人 ·················21
女人 1 ······················24
바다 ······················25
少年 ······················28
賣笑婦 ·····················29
歸去來 ·····················30
生家 ······················31
幼年 ······················33
달밤 ······················34
마중 ······················35
비의 image ···················38
愁夜 ······················39
뻐꾹새 感傷 ···················41
눈이 내리는 밤에 ·················43
풀밭 ······················45
觀水洞 ·····················46
光化門 삘딩 ···················48
貞洞 골목 ····················50
사랑 ······················52
山으로 가고 싶지? ················54
산개나리꽃 ···················56
네 눈 속 그윽한 곳에 ···············58
春夜 ······················59
晩秋 ······················60
거리 ······················61
山峽 ······················62
溫泉이 있는 거리 ·················64
黃昏 ······················65
해바라기 ····················66
溫室 ······················67
靜夜 ······················69
Tea-Room Rainbow ················71
哀歌 ······················73
病室에서 ····················75
내가 눈감기 전에 ·················76
記憶의 들길에서 ·················77
상처 입은 산짐승처럼 ···············78
물방울 ·····················79
감자 ······················80
소쩍새 ·····················82
잠자리 ·····················84
저녁 종소리 ···················86
놀 따라 등불 따라 ················100
소리의 Fantasy ·················102
裸婦 ······················104
포도알 風景 ···················106
푸른 골짜기 ···················108
조그만 동네 ···················110
女人圖 ·····················112
봄비 소리 ····················113
길손 ······················115
BOND STREET ·················117

해설 ······················119
지은이에 대해 ··················131
엮은이에 대해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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