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7일 월요일

한산 시선(寒山 詩選)



도서명 : 한산 시선(寒山 詩選)
지은이 : 한산(寒山)
옮긴이 : 박석
분야 : 시
출간일 : 2012년 11월 5일
ISBN : 978-89-6680-340-8
18000원 / A5 무선제본 / 186쪽


☑ 책 소개


이 책은 ≪한산 시집≫에 수록된 시 가운데서 비교적 유명하거나 한산의 시 세계를 잘 드러내는 작품 65수를 추린 것이다. 직역을 위주로 하되 시적 운율을 살려 번역했으며, 한산의 시심(詩心)과 아울러 한산의 선심(禪心)에 한발 다가갈 수 있도록 중국 문학 전공자이자 명상가인 옮긴이의 해제를 실었다.


☑ 출판사 책 소개

한산(寒山)은 시의 극성기이자 불교의 전성기였던 당(唐)나라 중엽에 절강성(浙江省) 천태산(天台山) 국청사(國淸寺) 근처에 살았던 은자로 전해진다. 그의 시는 정통 시단에서는 그다지 비중 있게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민간과 불교계에서는 꽤 일찍부터 널리 유포되었다. 당나라 시대에 이미 한산 시를 언급한 선사들이 등장했고 후대에 이르러 한산과 습득이 고승 열전에 수록되면서 그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송대 이후에는 고려와 일본에도 널리 유포되었다. 한산 시가 가장 널리 환영받았던 곳은 일본으로, 현재 중국과 한국에서는 한산 시에 대한 주석본이 남아 있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여러 승려들이 한산 시에 대해 주석을 남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하이쿠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마쓰오 바쇼(松尾芭蕉) 또한 한산 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한산 시가 일본에 얼마나 널리 퍼졌는가를 알 수 있다. 한산 시는 20세기 후반에 영어로 번역되어 구미 사회에서도 크게 유행했는데 이는 일본의 선승들과 선학자들의 영향이 크다. 한산 시에는 자신의 시가 눈 밝은 지음(知音)을 만나 천하에 퍼지기를 바란다는 구절이 있는데 천년의 세월이 지나 바다 건너 구미 사회에서 인기를 얻을 줄은 그도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구미에서의 한산 시 열풍에 힘입어 중국에서 다시 한산 시 연구 붐이 일기도 했다.

이 시선은 6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자연을 노래한 작품들이다. 산수를 노래하고 있지만 단순히 산수만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선적(禪的) 정취가 잘 녹아들어 다른 시인들의 시에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정취가 있다. 제2부는 한산 자신의 선적 깨달음을 노래한 작품들로 선시(禪詩)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제3부는 불교의 철리나 선사상을 노래한 작품들로 어려운 사상을 평이한 말투로 쉽게 풀이하고 있다. 제4부는 인생의 무상을 노래하는 작품들이다. 인생무상은 중국 시가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지만 한산 시에서는 좀 더 강렬하고 계몽적인 느낌이다. 제5부는 세상 사람들을 꾸짖고 깨우치려는 작품들이다. 탐욕에 빠진 세상 사람들을 꾸짖을 뿐만 아니라 고관대작, 심지어 출가자들까지 따끔하게 질타하고 있다. 제6부에서는 그의 인간적인 고뇌가 담겨 있거나 불교적 인생관과는 조금 다른 시각이 드러나는 작품들을 모아보았다. 한산의 살 냄새와 아울러 색다른 정취가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현대인은 과거에 비해서 엄청난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그만큼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 지나친 경쟁과 스트레스 그리고 불안 때문에 오히려 진정한 행복과는 더욱 멀어진 것은 아닌지. 깊은 산 맑은 계곡에서 마음의 참 평화를 노래하는 한산 시는 오염에 찌든 대도시에서 탐욕과 불안 속에서 괴로워하는 많은 사람에게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으로

1. <높고 높은 봉우리 꼭대기> 中

샘물에는 마땅히 달이 없으니

달은 스스로 푸른 하늘에 있구나.

이 한 곡조의 노래를 부르니

노래 속에 선이 있지 아니한가?

泉中且無月

月自在青天

吟此一曲歌

歌中不是禪


2. <내 마음 가을 달과 같아>

내 마음 가을 달과 같아

푸른 연못처럼 맑고 희고 깨끗하구나.

감히 비교할 수 있는 물건이 없으니

어떻게 말로 할 수 있나?

吾心似秋月

碧潭清皎潔

無物堪比倫

教我如何說


3. <어젯밤 꿈에 집으로 돌아가니> 中

어젯밤 꿈에 집으로 돌아가니

아내가 베틀에서 베를 짜는 것을 보았네.

북을 멈추고 생각에 잠긴 듯

북을 올릴 때는 아무런 힘이 없는 듯,

소리쳐 부르니 고개를 돌려 보는데

멍하니 다시 알아보지도 못하는구나.

昨夜夢還家

見婦機中織

駐梭如有思

擎梭似無力

呼之回面視

怳復不相識


☑ 지은이 소개

한산(寒山, ?∼?)

한산은 자신을 완벽하게 감춘 은자이기 때문에 그의 실명이 무엇인지 어떤 생애를 보냈는지 알 길이 없다. 태주 자사(台州刺史) 여구윤(閭丘胤)이 남긴 ≪한산 시집≫ 서문을 통해 그의 삶을 약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여구윤의 글은 처음부터 다소 전설에 가까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결여되어 있지만, 그의 글과 한산이 남긴 시를 통해 한 가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한산은 출가한 승려가 아니지만 불교에 매우 깊은 조예가 있어 심오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깨달음을 얻었으면서도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했던 것 같다.

남송(南宋)의 승려 지남(志南)이 ≪한산 시집≫을 발간하면서 한산을 당 태종(太宗) 정관(貞觀) 시대의 인물로 기록함에 따라 이후에 나온 대부분의 불교 서적에서는 그 설을 쫓아서 정관 시대 사람으로 보았다. 그러나 근래에는 한산 시에 나타난 내용들을 분석해 볼 때 초당 시대의 작품이 아니라 성당(盛唐) 이후의 작품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학자들이 많다. 또한 선종 사상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산 시에 나타나는 내용들은 돈오(頓悟)를 주장하는 남종선(南宗禪)이 어느 정도 확립되고 난 뒤의 작품이기 때문에 정관 시기의 작품이 될 수 없다. 특히 시 가운데 ‘애써 벽돌을 갈아본들 어찌 거울을 만들 수 있겠는가’라는 구절은 유명한 마조선사(馬祖禪師)의 고사에서 나온 것이기에 최소한 성당 이후의 작품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산의 생존 연대에 대해서는 아직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대체로 성당에서 중당(中唐) 사이에 생존했던 인물로 보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편이다.


☑ 옮긴이 소개

박석(朴錫)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상명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중국 문학 연구를 시작한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명상에 입문해 지금까지 명상 수련을 하고 있다. 석사 학위 논문으로 <한산자 선시 연구(寒山子禪詩硏究)>를 씀으로써 한산과 인연을 맺었다. 저서로는 ≪송대의 신유학자들은 문학을 어떻게 보았는가≫, ≪대교약졸−마치 서툰 듯이 보이는 중국문화≫, ≪명상 길라잡이≫, ≪동양사상과 명상≫, ≪하루 5분의 멈춤≫ 등이 있고, 공저로 ≪두보 초기시 역해≫, ≪중국시와 시인−송대 편≫ 등이 있다.


☑ 목차

제1부 한산의 길 오르는데

층층 바위 내 사는 곳

한산은 깊어

해가 가니 시름의 날도 바뀌고

스스로 평생의 도를 즐기는데

오늘 바위 앞에 앉으니

아, 스스로 한산에 거한 지

우스워라 한산의 길이여

사람들 한산의 길 묻지만

아득하구나, 한산의 길

한산에는 기이한 일 많으니

한산의 길 오르는데

높고 높은 봉우리 꼭대기


제2부 내 마음 가을 달과 같아

옛날 지극히 가난에 고생을 하며

나의 집은 본래 한산에 있나니

내 집에 굴이 하나 있는데

내 마음 가을 달과 같아

푸른 시내에 샘물은 맑고

뭇별들이 펼쳐져 있는데 밤은 밝고 깊고

천 년의 돌 위에 옛사람의 흔적

한산의 정상에 외로운 둥근달

한산자

한산의 길


제3부 모래를 삶아 밥을 지으려 하고

화는 마음속의 불이니

우습구나, 오음의 동굴에서

인생은 백 년이고

한 병은 쇠로 주조한 것이고

나에게 여섯 형제 있는데

모래를 삶아 밥을 지으려 하고

아주 귀한 천연의 물건

세상에 일 많은 사람들

밥을 이야기한다고 끝내 배부르지 않고

여러 어진 사람들에게 이르노니


제4부 성안의 아리따운 아가씨

꽃 위의 꾀꼬리

성안의 아리따운 아가씨

밝고 환한 노씨 집 아가씨

소년은 무엇을 근심하는가

명마에 산호 채찍으로

내 보건대 세상 사람들

사철은 멈추지 않나니

복숭아꽃 여름을 넘고 싶어도

내 황하의 물을 보니

자고로 여러 철인들


제5부 내 보건대 백 마리 열 마리 개들

내 어리석은 사람들 보니

항상 듣건대 나라의 대신들

너희 출가의 무리에게 말하노니

세상에 일등 간다는 무리들

내 잠시 산에서 내려와

늙은 영감이 젊은 색시를 맞이하니

중생의 병을 슬퍼하노니

탐욕스러운 사람 재물 모으기 좋아하는 것

장부여 곤궁함을 지키지 말지니

부자들 으리으리한 집에 모였는데

내 보건대 백 마리 열 마리 개들

사람 사는 것 백 년을 채우지 못하는데

무릇 내 시를 읽는 사람들


제6부 어젯밤 꿈에 집에 돌아가서

한번 한산에 와서 앉은 뒤로

지난해 봄 새 지저귈 때

어젯밤 꿈에 집으로 돌아가니

옛날에는 그럭저럭 가난했지만

홀로 앉아 있어도 항상 허둥거리고

크게 우스운 일이 있는데

하늘이 백 척의 나무를 내었는데

생사의 비유를 알고 싶은가

즐거움이 있으면 모름지기 잠시 즐겨라

시골집에서 더위 피하는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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