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6일 수요일

마의 늪 La mare au diable

조르쥬 상드 George Sand(프랑스, 1804~1876)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아버지는 폴란드 왕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귀족적인 가문 출신이고, 어머니는 파리 세느 강변의 새장수의 딸로 가난한 서민 출신이다.
일찍 아버지를 여윈 상드는 프랑스 중부의 시골 마을 노앙에 있는 할머니의 정원에서 루소를 좋아하는 고독한 소녀 시절을 보냈다.
18세 때 뒤드방 남작과 결혼했으나 순탄치 못한 생활 속에 이혼하고, 두 아이와 함께 파리에서 문필 생활을 시작하여 <피가로>지에 짧은 글들을 기고하며 남장 차림의 여인으로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다.
이때 여러 문인, 예술가들과 친교를 맺었는데, 특히 6살 연하인 시인 뮈세와 음악가 쇼팽과의 모성애적인 연애 사건은 그 당시 상당한 스캔들을 일으켰다. 또한 화가 들라크루아, 소설가 플로메르와의 우정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상드는 이처럼 72년의 생애동안 우정과 사랑을 나눈 사람들이 이천 명이 넘는 신비와 전설의 여인이었으며 ‘정열의 화신’이었고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사랑의 여신’이었다.
남녀평등과 여성에 대한 사회 인습에 항의하여 여성의 자유로운 정열의 권리를 주장한 처녀작으로 ≪앵디아나≫(1832)를 발표하여 대성공을 거두었고 같은 계열의 작품으로 ≪발랑틴≫(1832), 90여 편의 소설 중에서 대표작인 자서전적 애정소설 ≪렐리아≫(1833)와 ≪자크≫(1834), ≪앙드레≫(1835), ≪한 여행자의 편지≫(1834∼36), ≪시몽≫(1836), ≪모프라≫(1837), ≪위스코크≫(1838)등 연이어 나온 소설들도 호평을 받았다.
다음으로 장 레이노, 미셸 드 부르주, 라므네, 피에르 르루 등과 교제하여 그 영향으로 인도주의적이며 사회주의적인 소설을 썼는데, 이 계열의 작품으로 ≪프랑스 여행의 동료≫(1841), ≪오라스≫(1841∼42), ≪앙지보의 방앗간 주인≫(1845), ≪앙투완 씨의 죄≫(1845), 대표작이며 대하소설인 ≪콩쉬엘로≫(1842∼43), ≪뤼돌스타드 백작 부인≫(1843∼44), ≪스피리디옹≫(1838∼39), ≪칠현금≫(1839), ≪테베리노≫(1845) 등이 있다.
상드는 다시 1844년 ≪잔느≫를 필두로 해서 일련의 전원 소설들을 발표했는데, 이 계열의 작품으로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전원소설 ≪마의 늪≫(1846), ≪소녀 파데트≫(1848∼49), ≪사생아 프랑수아≫(1849), ≪피리부는 사람들≫(1853) 등이 있다.
노년에는 방대한 자서전인 ≪내 생애의 이야기≫(1847∼55), 손녀들을 위한 동화 ≪할머니이야기≫를 쓰면서 초기의 연애 모험소설로 돌아가 ≪부아도레의 미남자들≫(1857∼58)과 ≪발메르 후작≫(1860), ≪검은 도시≫(1861), ≪타마리스≫(1862), ≪캥티니양≫(1863), ≪마지막 사랑≫(1866), ≪나농≫(1872)등을 발표했으며 25편의 희곡과 시, 평론, 수필, 일기, 비망록, 기행문, 서문, 기사 등 180여 편에 달하는 많은 글을 남겼다.
특히, 그녀가 남긴 편지들은 파리의 클라식 가르니에 출판사에서 조르주 뤼뱅이 26권으로 편집 완성한 방대하고 기념비적인 서간집으로 세계 문학사에서 서간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고 있다.
그 동안 교환 서간집으로는 ≪상드와 플로베르≫(1904), ≪상드와 뮈세≫(1904), ≪상드와 아그리콜 페르디기에≫, ≪상드와 피에르 르루≫, ≪상드와 생트 봐브≫, ≪상드와 마리 도르발≫, ≪상드와 폴린 비아르도≫등이 간행되었다.

내용 소개        

아내를 잃은 농부 제르맹은 부유한 과부와 재혼을 결심하고 남의 집 양치는 일로 떠나는 이웃의 마리와 함께 선을 보러가게 된다. 도중 마의 늪에서 날이 저물고 안개가 자욱하여 길을 잃고 밤을 새웠다. 다음 날 과부를 만나 실망하여 돌아오는 길에 성격이 사나운 주인집을 떠나오던 마리와 다시 만난다. 그는 끝내 마리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된다.

해설    

국내 최초 소개.
조르주 상드의 방대한 전 작품(180편)중에서 소설은 90여편 되는데, ≪마의 늪≫은 그녀의 작품 연대기 중 제3기에 속하는 것으로 오늘날까지 가장 많이 읽혀진 작품이다. 상드의 일련의 전원소설들은 그녀가 소녀 시절에 호흡한 전원의 공기를 그리워하며 추상하면서 쓴 것으로 ≪쟌느≫(1844), ≪마의 늪≫(1846), ≪소녀 파데트≫(1846~49), ≪사생아 프랑수아≫(1849), ≪피리 부는 사람들≫(1853)이 있다. 그 중에서 상드의 천분이 가장 잘 발휘된 작품이 바로 겨우 4일 만에 완성했다는 ≪마의 늪≫이다.
상드는 원래 앞에 언급한 전원소설을 연작으로 ≪삼굿장이의 야화≫라는 제목을 붙일 계획이었으나 실현되지 않았으며, 그녀의 민주사상은 고향 농민에 대한 공감으로 승화되었는데, 작품 속에서 인물의 미묘한 심리의 움직임, 단순한 줄거리, 뛰어난 풍경 묘사에 대한 그녀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마의 늪≫은 상드가 1844년의 어느 날 홀바인의 명화 <죽음의 무도>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고향인 노앙의 들길을 산책하고 있을 때, 제르맹이라는 젊은 농부의 건강미 넘쳐흐르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 모습이 홀바인의 그림과 좋은 대조를 이룬 것에서 모티브를 얻어 집필한 작품이다.
그 모습을 본 상드의 가슴에는 농부의 평화롭고 깨끗한 생활을 그려 보고 싶은 의욕이 일어났다. ≪마의 늪≫에서 농부 제르맹의 아내는 세 자녀를 남겨놓고 죽는다. 제르맹은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지만 장인의 뜻을 받아들여 부유한 과부와 재혼할 것을 결심한다. 어느 토요일, 제르맹은 과부와 선을 보러 가는 길에 남의 집 양치는 일을 하기 위해 떠나는 이웃에 사는 마리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가는 도중 ‘마의 늪에 이르자 날이 저물고 안개가 자욱하여 두 사람은 그만 길을 잃고 함께 밤을 지새운다. 이튿날 교만하고 허영심이 강한 과부와 선을 보고 실망하여 돌아오던 제르맹은, 성격이 사나운 주인집을 떠나오던 마리와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된다. 제르맹은 이 처녀를 때가 되면 아내로 삼을 생각이었으나, 마리는 돈을 좀더 벌어서 젊은 남자와 결혼할 의향이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두 사람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상드가 발자크에게 “당신은 인간희극을 쓰지만 난 인간목가를 쓰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어두운 현실 광경보다도 시골의 피리소리를 쓰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상드의 본의가, 작품 속에서 농민의 생활을 단순하고 소박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묘사함으로써 드러난다. 상드는 전원문학의 천재였다. 상드는 독자들을 전원의 벌판 한가운데로, 전답 깊숙한 곳으로 인도한다. 테오크리트 이후로 조금도 돌보지 않았던 시의 깊고 그윽한 원천이 전원 속에 숨어 있었고, 상드는 그것을 발견했다. 그녀가 아름답게 꾸며 놓은 것은 다만 형식뿐이니, 근본은 지극히 참된 것이고 세밀히 파고 들어가면 더 한층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 상드는 전원소설을 발명했다. 파리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에서, 자신들의 독특한 풍속을 보존한 채 살아가는 농부를 참으로 이해한 것은 그녀가 처음이었다. 농부의 소박함과 인내와 흙과의 결합 속에 숨어있는 위대함과 시적 감정을 맨 처음 느낀 것이 상드였다. 그녀는 농군의 정서와 정열의 깊이와 조용한 집착에 감동되었고, 그것을 작품 속에서 흙을 사랑하고 일과 벌이에 열심이고, 슬기롭고 남을 경계하되 마음이 바르고, 옳은 것을 사랑하며 신비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농사꾼의 삶임을 증명했다.
상드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랑을 위해서 투쟁했으며, 사랑을 믿고 사랑의 완성을 위해 노력했다. 상드의 모든 작품들도 사랑의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그녀의 생애와 예술을 통해 본 사랑의 개념은 미완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상드는 개인적으로 가장 불행하고 절망적인 상태에 빠졌을 때마다 그녀의 어린 시절,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영향 받은 고향 베리 지방의 자연과 흙과 전원을 배경으로 한 전원소설을 썼는데, 소녀시절의 자신을 모델로 한 어린 소녀들, 즉 마리(≪마의 늪≫)나 파데트(≪소녀 파데트≫)같은 16세의 소녀들이 사랑으로 성숙되는 과정을 작품화하면서 자신의 슬프고 고독한 현실적인 불행을 아름답게 승화시켰던 것이다.
이 작품은 전체 17장과 부록 4장중에서 1장, 2장, 그리고 부록 전체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의 원전으로는 ≪Texte présenté, établi et annoté par Pierre Salomon et Jean Mallion. Classiques Garnier, Paris, 1981≫을 사용하였다.

지은이 서문    

≪삼굿장이의 야화≫라는 제목으로 한데 모으려고 마음먹었던 일련의 전원소설을 ≪마의 늪≫으로부터 시작했을 때, 나는 문학에 대한 아무런 이론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또한 혁명적 포부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자기 혼자서는 혁명을 이룩할 수 없다. 특히 예술에 있어서는, 모든 사람이 관계되기 때문에 인류가 어떤 것인지를 아주 잘 알지 못하면 더욱더 그러하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은 시골 풍속을 그린 소설에는 적용될 수가 없다. 시골 풍속을 그린 소설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는데, 그 형식들은 때로는 화려하기도 하고 때로는 고식적이기도 하며 어떤 때는 소박하기도 하였다.

과거에 말한 바를 여기서 다시 되풀이하자면 전원생활에 대한 꿈은 언제나 도시 사람들의 이상이었고 심지어는 궁정 사람들의 이상이기도 했다. 나로서는 문명화된 사람을 원시생활의 매력에로 이끌어가는 경향을 따르기는 하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한 것은 없다. 나는 새로운 어법을 만들려고도 하지 않았으며, 또한 자신을 위해 새로운 방식을 찾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내가 많은 신문소설에서 그렇게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는 내 자신의 의도가 어떤 것이지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으며, 가장 단순한 생각과 가장 저속한 환경이 예술 작품을 탄생시키는 유일한 영감인 경우에, 평론이 그렇게까지 깊이 파고드는 것은 언제나 놀라운 일이다. 특히 ≪마의 늪≫으로 말하자면, 내가 서문에서 언급한 사실들, 즉 나에게 깊은 감명을 준 홀바인의 판화와, 그와 같은 시기의 파종 때에 내 눈앞에 전개되었던 씨 뿌리는 광경 등, 바로 이런 모든 것들이 내가 날마다 거닐던 소박한 풍경 가운데에 펼쳐짐으로 이런 조촐한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나에게 무엇을 하고자 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주 감동적이고 순박한 일을 하고자 했으나 내 뜻대로 이룩하진 못했다고 대답할 것이다.

나는 그 순박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기도 했고 느끼기도 했지만, 그러나 보는 것과 묘사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예술가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눈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 아름다움을 보라고 권하는 것이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그 순박함을 보고 하늘과 들판과 나무를 볼 것이며, 특히 그 속에서 선량함과 진실성을 지니고 있는 시골 사람들을 보라. 그대들은 내 책에서 그것들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겠지만 자연 속에서 오히려 훨씬 더 많은 것을 볼 것이다.

1851년 4월 21일 노앙에서

조르주 상드

본문 중에서     

Tout à coup elle se retourna; elle était tout en larmes et le regardait d'un air de reproche. Le pauvre laboureur crut que c'était le dernier coup, et, sans attendre son arrêt, il se leva pour partir, mais la jeune fille l'arrêta en l'entourant de ses deux bras, et, cachant sa tête dans son sein:

"Ah! Germain, lui dit-elle en sanglotant, vous n'avez donc pas deviné que je vous aime?"

갑자기 마리는 몸을 돌렸다. 그녀의 얼굴은 온통 눈물에 젖어 있었고, 원망스런 눈빛으로 제르맹을 쳐다보았다. 가엾은 농부는 이젠 끝장이로구나 생각하고 그녀의 결정을 기다리지도 않고 떠나기 위해 일어섰다. 그러나 그녀가 두 팔로 그를 멈춰 세우곤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껴 울면서 말했다.

“제르맹 씨, 당신은 그래,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짐작하지도 못하셨나요?”

역자소개       

이재희는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한국외대 불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에서 조르주 상드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프랑스와 유럽의 상드 문학 현장을 여러 차례 답사했고 노앙에서 개최한 상드와 쇼팽 애호가들 모임이나 상드 국제회의에 여러 번 참가했으며 뉴욕 상드 협회 <상드 연구>지 국제 편집인이었고 프랑스 에시롤 노앙 상드 협회 회원이었다. .현재 파리의 상드협회 회원이며 외대 불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자서전 연구서 ≪조르주 상드, 문학 상상력과 정원≫주제 연구서 ≪상드 연구 (1, 2)≫가 있고, 번역서 ≪상드 서간집(1, 2)≫, 자전적 애정 소설 ≪렐리아≫, 전원소설 ≪마의 늪≫, ≪소녀 파데트≫, ≪사생아 프랑수아≫들과 동화 ≪할머니이야기≫가 있으며 그 밖의 ≪쇼팽과 상드≫, ≪상드전기≫, ≪상드 문학 앨범≫, ≪상드연구(3)≫ 등이 있다.

편집자 리뷰     

사람이 사람에게 반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의사는 뇌 인지 시간을 계산하며 약 90초에서 4분 사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언제나 마냥 어리게만 보이던 소녀가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느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순박한 농부 제르맹은 수줍게 말할 것이다. 마의 늪에서 보낸 그 하룻밤만큼의 시간이라고. 우직한 농부 제르맹과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새침떼기 마리의 이야기. 하루, 사랑에 빠지기에 충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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