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8일 금요일

햄릿 Hamlet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영국, 1564~1616)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그리고 시집 <소네트>를 집필했고,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다. 37편의 희곡 작품들은 상연 연대에 따라 대개 4기로 분류된다. 제1기는 습작기(1590∼1594)로, 이 기간 동안 주로 사극과 희극을 집필했지만 그리 주목할 만한 극작품은 없다. 제2기는 성장기(1595∼1600)로, 1595년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낭만 희극을 상연하여 호평을 받으면서 습작기를 벗어나게 된다. 이 기간에 <한여름 밤의 꿈>, <뜻대로 하세요>, <12야> 등의 낭만 희극과 <베니스의 상인> 등 많은 희극작품들, 그리고 <헨리 4세> 1부와 2부 같은 역사극과 <줄리어스 시저>라는 로마극이 상연되었으며, 본격적인 비극으로는 첫 작품인 <로미오와 줄리엣>도 상연되었다. 이를 통해 비극과 희극, 사극이라는 모든 장르에 탁월한 극작가로서 명성을 쌓게 된다. 셰익스피어를 세계 문학사에서 불후의 명성을 지닌 작가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제3기에 집필된 극작품들일 것이다.
제3기는 원숙기(1601∼1607)로, 이 기간 중 4대 비극작품인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가 상연되었다. 이 작품들에서 셰익스피어는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동시에, 걸출한 등장인물들을 창조하고 있다. <햄릿>에서는 우유부단한 주인공 햄릿을 통해 복수에 관련된 윤리성, 삶과 죽음의 문제, 정의와 불의의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서른일곱 개의 작품 전부를 과연 대학 교육도 받지 않은 장갑 제조업자의 아들 셰익스피어가 혼자 집필했을까 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 어떤 학자는 철학자이며 정치가인 프랜시스 베이컨이 셰익스피어 작품의 실제 저자라고 추정하기도 하고, 에섹스 백작 또는 옥스퍼드 백작이 실제 저자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셰익스피어라는 천재는 대학을 다니지는 않았지만, 자연과 인간의 실제 삶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웠다.


해설                                  

이 작품은 원전의 약 70% 정도를 발췌한 것입니다.
<햄릿>의 배경은 12세기 덴마크 왕가이며,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영국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어느 한 시대의 범주에 갇혀 있진 않다. 이 작품에 인간 본성과 복수 윤리에 대한 당대의 사고가 드러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시대에만 한정될 수 없는 보편성과 심미적 가치를 또한 지니고 있다. <햄릿>에 재현된 한 왕가의 갈등은 현재 어떤 계층의 집안과 어느 집단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문제라 할 수 있으며, 삶과 죽음, 정의와 불의, 진실과 허구라는 문제를 둘러싼 햄릿의 갈등과 경험은 어느 시대에 한정된 문제만은 아니다. 햄릿의 경험은 우리들 중 어느 누구라도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 경험이기 때문이다.

부패한 사회의 한 도덕적 주인공 햄릿의 체험은 우리들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의 한 양식일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과 경험을 이 작품에 투사하여 해석한다. 햄릿은 어긋난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의 전형으로 보이며, 그의 주저함은 이항대립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렇게 하지도 저렇게 하지도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한다.

이 작품은 햄릿처럼 생각이 많은 사람일수록 행동하기가 그만큼 더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정의라는 것이 선한 자의 희생을 치르지 않고서는 결코 쉽게 성취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햄릿의 시대나 지금이나 정의와 불의, 실체와 허구, 이성과 격정, 사랑과 미움은 항상 서로 대립하고, 질서를 유린하는 힘은 항상 존재하며, 삶에 있어서의 불균형은 심각하다. 그러나 극은 희생과 상실로만 끝나지는 않는다. 깨어진 질서는 언젠가는 다시 복구된다는 믿음이 있고, 삶의 균형은 다시 유지될 수 있다는 믿음 또한 존재한다. 이는 모든 비극이 담고 있는 낙관성의 토대다.


본문 중에서              

There’s a special providence in the fall of a sparrow.
If it be now, ’tis not to come; if it be not to come,
it will be now; if it be not now, yet it will come:
the readiness is all:

참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데도,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가 있는 법.
죽음이란, 지금 오면 장차 오지 않을 것이고, 장차 오지 않으면
지금 올 것이 아닌가? 지금 오지 않아도, 언젠가는 오고 마는 법.
마음의 준비를 하고 순리를 따르세.


옮긴이                         

김종환 교수는 1981년 계명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1992년에 미국 네브라스카 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에 제4회 재남우수논문상(한국영어영문학회)을 받았고, 1998년에는 제1회 셰익스피어학회 우수논문상을, 2006년에는 원암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86년부터 계명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무부처장, 국제교육센터장, 통번역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영어영문학회와 한국셰익스피어학회의 편집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와 타자>와 Introduction to Korean Mask-Dance Drama가 있으며, <연극개론(공역)>, <햄릿>, <맥베스>, <오셀로>,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 <줄리어스 시저> 등의 번역서가 있다. 편저로는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공편)>이 있다.


출판사 서평              

“참느냐, 마느냐(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선택의 문제에 직면해서 괴로워하는 햄릿의 독백은 4세기가 지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독백이기도 하다. 그의 주저함은 무한경쟁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대인의 불안을 반영한다. 고독하고도 절망스러운 선택의 순간에 어떻게 결정하고 행동할 것인지를 자문하게 하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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