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7일 목요일

소림 笑林

한단순 邯鄲淳(중국, ?~?)

생애가 확실치 않으나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문학가로 일명 축(竺)이라고도 하며, 자는 자숙(子叔) 또는 자례(子禮)이고, 영천[潁川, 지금의 하남성(河南省) 우현(禹縣)] 사람이다. 그는 젊어서부터 특출한 재능이 있었다. 한(漢)나라 환제(桓帝) 원가(元嘉) 원년(151)에 상우 현령(上虞縣令) 도상(度尙)이 효녀 조아(曹娥)의 비(碑)를 세우려 했는데 당시 한단순은 도상의 제자였다. 연회석상에서 도상이 한단순에게 비문을 지으라고 하자 곧장 붓을 들어 내리썼는데 더 이상 보탤 것이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그래서 마침내 그 명성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헌제(獻帝) 초평(初平) 연간(190∼193)에 한단순이 형주(荊州)에서 기거할 때 그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던 조조(曹操)가 그를 불러 잘 대우해 주었다. 후에 문제(文帝) 조비(曹丕)가 즉위한 뒤 황초(黃初) 연간(220∼226) 초에 박사급사중(博士給事中)에 임명되었다. 한단순이 <투호부(投壺賦)> 천여 언을 지어 봉헌하자 문제가 훌륭하다 칭찬하고 비단 천 필을 하사했다. 그때 그의 나이는 이미 90여 세였다. 그의 저작으로는 ≪소림≫ 3권 외에 문집(文集) 2권과 ≪예경(藝經)≫ 1권이 있으며, <투호부>·<효녀조아비(孝女曹娥碑)> 등의 문장이 있다.

해설           

국내 최초 소개
∙이 작품은 원전의 분량이 많지 않으므로 발췌하지 않고 모두 번역했습니다. 저본에는 총 29조의 고사가 집록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한 조를 둘로 나누고(제12, 13조) 맨 마지막에 새로 한 조를 추가하여 총 31조로 정했습니다. 아울러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한단순전(邯鄲淳傳)>과 <역대저록(歷代著錄)>을 부록으로 실었습니다.

소화(笑話)는 문학 양식의 일종으로, 풍부한 상상력과 해학이 넘치는 고사를 간결한 문장 형식과 소박한 언어로 묘사하여 현실 사회의 각종 모순을 신랄하게 풍자함으로써, 독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깊은 생각에 젖게 한다. 그래서 소화에는 오락성과 교훈성이 병존한다. 특히 비루하고 천박하고 탐욕스럽고 우매하고 인색한 부정적인 인간 군상의 언행을 제재로 하여 현실성이 강하고 애증의 태도가 분명하다. 소화는 이른바 생활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소림(笑林)≫은 바로 이러한 소화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소화서(笑話書)의 전형으로서, 중국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최초의 지인소설집(志人小說集)이자 중국 최초의 소화전집(笑話專集)이다.

≪소림≫의 문학예술성은 크게 다음의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1) 농후한 생활 체험에서 우러난 강한 현실성
2) 오락성과 교훈성의 조화
3) 전형적인 인물 형상의 창출
4) 과장 수법과 대화체의 적절한 운용
5) 고사의 극화 가능성

≪소림≫은 그 자체의 한계성 때문에 완전한 지인소설이 되기에는 몇 가지 미흡한 점이 있긴 하지만 위진남북조 지인소설의 선하(先河)이자 중국 소화문학의 비조(鼻祖)로서 지인소설 가운데 특색 있는 하나의 유파를 열었다고 하겠다.

이 책은 ≪노신집록고적총편(魯迅輯錄古籍叢編)≫(北京: 人民文學出版社, 1999)에 수록된 ≪고소설구침(古小說鉤沈)≫본 ≪소림≫을 저본으로 하고, ≪예문유취(藝文類聚)≫·≪태평광기(太平廣記)≫·≪태평어람(太平御覽)≫·≪옥함산방집일서(玉函山房輯佚書)≫·≪옥함산방집일서속편삼종(玉函山房輯佚書續編三種)≫에 집록된 고사를 참고했다.

차례         

해설 ······················11
지은이에 대해 ··················32

소림

장대 들고 성문 들어가기 ··············37
제나라 사람의 거문고 배우기 ············38
봉황으로 둔갑한 꿩 ················40
모습을 안 보이게 하는 나뭇잎 ···········42
무조건 따라 하라기에 ···············45
남의 글을 베낄 땐 이름은 빼야지 ··········47
먼저 불을 비춰줘야 불붙일 도구를 찾지요 ······49
배꼽이 얼마나 큰지 ················51
너무 뚱뚱해서 그것을 찾을 수 없어 ·········53
한나라의 구두쇠 노인 ···············54
버릴망정 남 주기는 아까워 ·············56
주고는 싶은데 좋은 것 주기는 아깝고 ········58
소금물일지라도 아껴야지 ·············60
죽어서도 사랑이라 ················61
부인을 친정으로 돌려보낸 이유 ···········62
대자리를 삶으면 죽순이 될 텐데 ··········64
타락죽 먹고 되게 혼난 오 지방 사람 ·········66
이젠 처음 보는 건 절대로 안 먹어 ··········68
불길이 닿지도 않았는데 ··············70
곱삿병을 잘 치료하는 방법 ·············71
음악의 ‘음’ 자도 모르면서 ·············73
곡소리를 잘못 알아들어서 ·············76
자꾸 소금을 넣는데도 왜 싱겁지? ··········78
이렇게 하면 절대로 안 잃어버리죠 ·········80
누가 진타를 죽였지? ···············81
3년 동안 공부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84
자기 코를 자기 입으로 물어뜯었다고요 ·······87
따라 할 것이 따로 있지 ··············88
바보 사위 ····················90
오랜만에 먹은 고기에 뱃속이 놀라 ·········92
거울을 처음 본 부인 왈 ··············93

부록

한단순전 邯鄲淳傳 ················97
역대저록 歷代著錄 ···············103

옮긴이에 대해 ··················109

본문 중에서   

어떤 사람이 국에 간을 맞추느라 국자로 떠서 맛을 보았는데, 소금이 부족하면 곧 더 넣었다. 나중에 다시 아까 떴던 국자 속의 국물을 맛보고는 여전히 말했다.
“소금이 부족하군.”
이렇게 여러 번 하여 한 되 정도의 소금을 더 넣었으나 여전히 짜지지 않자,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人有和羹者, 以杓嘗之, 少鹽, 便益之. 後復嘗之向杓中者, 故云: “鹽不足.” 如此數益升許鹽, 故不鹹, 因以爲怪.

옮긴이         

김장환은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세설신어 연구(世說新語硏究)>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에서 <위진남북조 지인소설 연구(魏晉南北朝志人小說硏究)>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강원대학교 중문과 교수와 미국 하버드옌칭연구소(Harvard-Yenching Institute) 객원교수(Visiting Scholar)를 지냈다. 전공 분야는 중국 문언소설과 필기문헌이다.

그동안 쓰고 번역한 책으로는 ≪중국문학입문≫, ≪중국문언단편소설선≫, ≪중국연극사≫, ≪중국유서개설(中國類書槪說)≫, ≪봉신연의(封神演義)≫(전5권), ≪열선전(列仙傳)≫, ≪서경잡기(西京雜記)≫, ≪세설신어(世說新語)≫(전3권), ≪고사전(高士傳)≫, ≪태평광기(太平廣記)≫(전21권), ≪태평광기상절(太平廣記詳節)≫(전8권), ≪중국역대필기(中國歷代筆記)≫ 등이 있으며, 중국 문언소설과 필기문헌에 관한 다수의 연구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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