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5일 화요일

신이경 神異經


동방삭  東方朔 (중국,  BC 154 ~ BC 93) 

자는 만천(曼倩)이고 평원(平原) 염차[厭次, 지금 산서성(山東省) 양신현(陽信縣) 동남쪽에 해당되는 지역] 사람이다. 서한(西漢) 무제(武帝) 시기 태중대부(太中大夫)까지 지냈던 인물이다. 걸출한 외모, 익살스러운 언변과 거침없는 행동 때문에 동방삭은 생존할 당시부터 이미 무성한 소문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특히 동방삭의 해학과 말재주를 좋아하였다고 전해지는데, 동방삭에 관련된 설화는 한국에서도 널리 유행하였다. 《한서(漢書)》 권65 〈동방삭전(東方朔傳)〉에는 그의 저술로 〈답객난(答客難)〉, 〈비유선생(非有先生)〉, 〈봉태산(封泰山)〉, 〈책화씨벽(責和氏璧)〉, 〈황태자생매(皇太子生禖)〉, 〈병풍(屛風)〉, 〈전상백주(殿上柏柱)〉, 〈평락관부렵(平樂觀賦獵)〉, 〈팔언칠언(八言七言)〉, 〈종공손홍차거(從公孫弘借車)〉 등이 언급되어 있다. 이 외 《신이경》과 《십주기(十洲記)》 등 지괴(志怪)소설의 저자가 동방삭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모두 가탁된 것으로 추정된다.
먼 변방의 진기한 사물, 인간과 귀신 간의 자유로운 왕래, 신선들의 화려한 낙원, 서왕모(西王母)와 동왕공(東王公)과의 아름다운 만남―이것이 바로 《신이경》의 상상력 세계가 만들어내는 황홀경들이다. 《신이경》은 인간이 직접 갈 수 없는 먼 변방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상력과 환상의 힘을 빌려 인간 사회를 넌지시 풍자하기도 한다. 《신이경》의 상상력이 가지는 힘은 아마도 여기에 있으리라. 유학자들은 《신이경》을 두고 ‘정도(正道)에 위배되는 허망한 이야기’라고 비난해 왔지만, 사람들은 《신이경》을 통해 유가경전에서 표현할 수 없었던 환상과 상상력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었다. 공식 담론에서 무시해 왔던 소외된 지식들, 인간의 정서나 감성, 다양한 생활상 등 ‘황당무계한 이야기’의 이면에 담긴 상징과 의미들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로 하여금 무한한 정신적 해방감을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

내용 소개       

《신이경》을 읽노라면 자연스럽게 중국 신화 《산해경(山海經)》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지리서적 외형(外形)을 빌어 와 각 변방의 사물에 대해 기록한 서술 방식부터 《산해경》과 매우 유사하여 《수서, 경적지》나 《구당서, 경적지》, 《숭문총목》 등에서 《산해경》과 나란히 지리류(地理類)로 분류되기도 하였다. 《신이경》을 “《산해경》의 모방작”으로 보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신이경》은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고 있다. 《신이경》은 《산해경》의 여러 모티브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임에 틀림없지만 수용된 모티브들은 도교 설화(道敎說話)의 색채를 띤 새로운 의경(意境)으로 창출되었다. 《신이경》은 변방에 있는 기괴한 신이나 짐승, 신기한 사물들에 대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보이면서도 동시에 《신이경》만의 독특한 개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특히 괴걸(怪傑) 동방삭의 명성에 힘입어 위상을 지켜왔던 《신이경》에서 간간이 보이는 풍자 정신은 한대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십주기(十洲記)》나 《한무내전(漢武內傳)》, 《동명기(洞冥記)》 등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풍자나 해학적인 내용을 찾아볼 수 있어 환상문학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머리말 중에서   

본 편역은 《사고전서(四庫全書)》를 저본(底本)으로 하되 주를 달거나 교감을 하는 과정에서 대만(臺灣) 왕국량(王國良)의 《신이경연구(神異經硏究)》[문사철출판사(文史哲出版社), 1985]와 주차길(周次吉)의 《신이경연구(神異經硏究)》[문진출판사(文津出版社), 1986]를 참조하였다. 현재 《신이경》 판본은 송(宋), 원(元)대까지 산발적으로 흩어져 전해지다가 명대(明代)에 와서야 단행본으로 정리된 것이다. 이 때문에 각 유서(類書)들에 전해지는 판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편역 과정에서 다양한 서적들을 참조하여 가능한 가장 완전한 문장의 형태를 갖추도록 교감하려고 노력하였다. 주(注)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거나 어려운 한자들의 뜻을 풀이하였고, 원문을 고증하고 교감한 내력에 대해 비교적 꼼꼼하게 제시하였다. 내용이 중복되어 전해지는 조목을 제외하고 《신이경》의 거의 모든 원문에 대해 역주를 시도하였고, 현재 전해지는 《신이경》 판본에는 남아 있지 않으나 다른 서적들에서 전해지는 일문(佚文)까지 아울렀다. 이에 일반 독자들의 교양을 위한 서적이 될 뿐 아니라 학술적인 가치까지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다.

출판사 서평      

“서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서영춘이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아기가 수한무(壽限無)하라고, 즉 오래 살라고 숨 가쁘게 읊어대던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에 등장할 만큼 동방삭은 예부터 우리에게 친근한 이름이었다. 그 동방삭이 먼 변방의 진기한 사물, 인간과 귀신의 자유로운 왕래, 신선들의 화려한 낙원 등 황홀한 상상력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본문 중에서      

大荒之東極, 至鬼府山臂, 沃椒山脚. 巨洋海中, 昇載海日, 蓋扶
桑山. 有玉鷄. 玉鷄鳴則金鷄鳴, 金鷄鳴則石鷄鳴, 石鷄鳴則天下
之鷄悉鳴, 潮水應之矣.

변경의 동쪽 끝은 귀부산의 팔과 옥초산의 발까지 이른다. 거대한
바다 가운데에서 해를 실어 올리는 곳이 부상산인데 여기에 살고
있는 옥계가 울면 곧 금계가 울고 금계가 울면 곧 석계가 울고
석계가 울면 곧 천하의 닭들이 모두 울고 바닷물도 여기에 대답한다.

역자 소개         

김지선
이화여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고려대 중문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중국 천진(天津) 남개대학(南開大學)에서 고급진수생(高級進修生)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중문과 전임강사로 재직 중이다. 논문으로 <신이경(神異經) 시론(試論) 및 역주(譯註)>(석사학위논문, 1994),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지괴(志怪)의 서사성(敍事性) 연구(硏究)>가 있고, 저서로 《동아시아 여성의 기원》(이화여대출판부, 2002), 《공자, 현대 중국을 가로지르다》(새물결, 2006)가 있으며, 역서로 《목천자전(穆天子傳), 신이경(神異經)》(살림, 1997)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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