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7일 목요일

언어학 개설 Очерк науки о языке

니콜라이 B. 크루솁스키 Николай В. Крушевский(러시아, 1851~1887) 

크루솁스키는 1851년 12월 6일 볼린 주 루츠크 시(현재 폴란드의 남동부)의 퇴역 장교이자 지주인 바츨라프 크루솁스키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루츠크 시에서 3년간 초등교육을 받고 류블린 주의 헬름 시 김나지움에 입학하여 1871년에 졸업했다. 그리고 그해 바르샤바 대학교 역사철학부에 입학했다. 그는 트로이츠키 교수에게 철학을 배웠고, 포테브냐의 제자인 콜로소프 교수에게 언어학을 배워 그의 지도로 “러시아 민중 시가의 한 형태로서의 주문”(1875)이라는 제목의 졸업 논문을 썼다.

대학 졸업 무렵 콜로소프 교수는 크루솁스키에게 언어학 공부에 전념할 것을 권유했으며, 하리코프의 포테브냐 또는 카잔의 보두앵 드 쿠르트네를 찾아가 공부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당시 크루솁스키는 이미 오렌부르그 주 트로이츠크 김나지움의 고전어 강사로 임명되어 있었기 때문에 즉시 언어학 공부를 시작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임지로 가는 길에 카잔 대학교에서 교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보두앵 드 쿠르트네 교수를 만나 향후의 학업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 카잔을 방문했다. 그러나 장학금은 받을 수 없었고, 대신 보두앵 드 쿠르트네 교수로부터 향후 언어 연구에 대한 귀중한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크루솁스키는 트로이츠크 김나지움에서 3년(1875∼1878년)간 고전어를 가르쳤다. 그는 이 기간 중에 향후의 언어학 공부를 위해 충실한 준비를 했다. 저명한 언어학자들의 저작물을 연구하는 한편 산스크리트어, 고대페르시아어, 고대 박트리아어, 고대 그리스어, 리투아니아어 등을 공부했다. 마침내 보두앵 드 쿠르트네 교수의 추천으로 카잔 대학교 어문학부 정원 외 교수 장학생으로 선발되었고,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결국 1878년에 카잔으로 이주하였다.

그는 카잔대학에서 보두앵 드 쿠르트네 교수의 일반언어학, 비교문법, 산스크리트어 강의를 성실하게 수강했다. 그리고 보두앵 드 쿠르트네 교수는 크루솁스키를 위해서 자신의 집에서 슬라브 방언학, 산스크리트어와 리투아니아어, 언어학 중요 문헌 강독 등 실습 중심의 수업을 해주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카잔 대학의 학생들과 젊은 학자들이 이 수업에 동참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보두앵 드 쿠르트네 학파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크루솁스키는 이 수업에서 자신의 언어학 지식과 능력을 십분 발휘했으며, 보두앵 드 쿠르트네 교수가 장기 해외 출장을 가는 경우에는 카잔 학파를 이끌기도 했다.

1879년 5월 크루솁스키는 “강세와 연관된 몇 가지 음성적 현상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비교언어학과 비상근 조교수 직위를 취득했으며, 곧바로 석사학위 취득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1881년 5월에 고대슬라브어 모음에 관한 주제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여 비교언어학과 조교수로 임용되었으며, 1883년 5월에는 “언어학 개설”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보두앵 드 쿠르트네 교수는 크루솁스키를 정식 교수로 임용해줄 것을 대학 당국에 청원한 뒤 카잔 대학을 영원히 떠났다.

크루솁스키는 1885년에 정교수 직위를 취득했으며, 비교언어학, 산스크리트어, 음성 생리학, 러시아어 문법, 로망스어 비교문법, 프랑스어사, 일반언어학, 언어 고고학 등 다양한 과목의 강의를 했다. 그러나 너무 열성적으로 교육과 연구활동에 전념한 결과 건강이 악화되어 자리에 눕게 되었으며, 1887년 11월 1일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해설               

로만 야콥슨도 지적했던 바, 크루솁스키는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 언어학계에서 충분히 평가되지 못하고 잊혀졌던 인물로,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유럽 언어학자들이 그의 연구 성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당시 언어학자들은 소쉬르 이전 세대의 연구 성과를 검토하다가 보두앵 학파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소쉬르 언어 이론의 많은 부분이 저 유명한 ≪일반 언어학 강의≫가 세상에 나오기 30년 전에 이미 보두앵 학파가 발표한 언어 이론들과 많은 부분에서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유럽의 학자들은 보두앵 드 쿠르트네를 중심으로 한 카잔 학파가 현대적인 구조주의 형성에 전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크루솁스키는 36세의 나이로 요절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연구 활동을 수행한 것은 1879년∼1884년의 짧은 기간 동안이다. 이 시기는 독일의 소장문법학파가 형성되던 시기였기에, 크루솁스키는 그들의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파울의 1880년판 ≪언어사의 원리≫를 박사학위 논문에 여러 차례 인용하였다. 그러나 크루솁스키가 소장문법학파의 이론을 전적으로 수용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1881년의 석사학위 논문에서 그들의 이론을 다음과 같이 비판하였다. “그들의 학문을 아리아유럽어족 언어들의 종적 상호관계를 밝히고, 아리아유럽어 조어뿐 아니라 다른 어족 언어들의 조어들도 밝혀내려는 노력으로 규정할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이 학문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입증할 필요도 없다.” 또한 박사학위 논문 서두에서도 라이프니츠를 인용하여 그들의 시도를 비판했다.

크루솁스키는 언어학의 최종 목적이 언어 현상의 법칙들을 밝혀내는 것이 되어야 하며, 그 법칙들은 자연법칙처럼 그 어떤 예외나 이탈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언어 법칙에 대한 그의 생각은 외견상 오스토프나 부르크만의 견해와 유사하지만, 언어 법칙을 언어의 일반 속성을 규정하는 정태적인 법칙과 언어 변화를 규정하는 동태적인 법칙으로 분리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크루솁스키가 제시한 정태적 법칙 가운데 주요한 것이 음성 법칙이다. 그는 모든 음성은 동일한 음향적, 생리적 조건에서 동일 시간대에 동일 방언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동일하다고 했다. 이 점은 그의 스승인 보두앵 드 쿠르트네를 포함한 당대의 학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언어와는 전혀 일치하지 않는 한 사람의 언어를 유일한 실재로 여긴 것과는 반대되는 입장이었다. 크루솁스키는 정태적 법칙에 ‘언어 체계의 조화’, ‘인접 음성들의 상호 영향’ 등도 포함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생리적인 법칙 이외에 인접성과 유사성에 따른 연상 법칙이라는 심리적인 법칙도 제시했다.그는 모든 단어는 인접성에 따른 연상 고리로 다른 단어들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유사성은 음성이나 구조와 같은 외적인 측면뿐 아니라 내적인, 즉 기호론적인 유사성도 포함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단어들이 우리 머릿속의 체계 또는 둥지에 포함되게 되는데, 바로 이 다양한 유형의 체계 또는 둥지가 바로 일반적 의미에서의 패러다임, 즉 동근어들의 다양성, 동일 접사로 파생된 다양한 어근의 단어들이라고 하였다. 한편 일련의 단어들이 항상 연결되어 사용되는 통합체를 구성하는데, 이를 인접성에 따른 연상 법칙으로 설명하였다. 이 같은 언어 단위들 간의 유사성에 따른 연상과 인접성에 따른 연상은 소쉬르의 계열적 관계, 통합적 관계에 각각 상응하는 것이다.

크루솁스키는 동태적 법칙은 정태적 법칙에 기반할 때만 인식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동태적 법칙은 음성이나 음성 결합체들의 변화 내의 단일성으로 나타나며, 이것 또한 생리적 법칙이자 심리적 법칙이다. 그는 일차적인 동태적 법칙 그룹을 음성과 조음의 경계 변화를 근거로 찾아냈으며, 화자의 생리적 활동의 총합체로서의 조음을 일차적 조음이라고 했다. 한 음성의 다양한 조음은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것이지만, 근육 감각이나 음향적 감각을 통한 이전 조음에 대한 기억이 그들의 단일성을 확보해 주며, 그리 크지 않은 조음상의 차이는 하나의 음성으로 받아들이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조음은 힘을 아끼거나 조음을 단순화하려는 인체의 무의식적인 노력 등의 원인으로 점차 변할 수 있다고 했다. 비록 크루솁스키가 ‘음소’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음성적 변화의 누적과 음운적 변화로의 전이 개념에 대해 밝힌 것이다.

그 외에 크루솁스키는 말의 세계를 개념의 세계와 일치시키는 방향으로의 언어 변화, 기호의 자의성, 기호의 양과 내용 간의 반비례 법칙 등 중요한 개념들을 밝혀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서론
I. 발화에 대한 단순 분석. 발화의 다양한 요소들과 환경
II. 음성들과 음성 법칙들
III. 음성과 음성 결합체의 역사
IV. 언어 법칙에 관한 지배적인 시각들에 대하여
V.단어
VI.단어의 형태적 요소들의 분리와 그것들의 특징
VII.구조 해체적 특성의 요인들
VIII.단어의 형태적 요소들의 역사
IX. 단어 내 형태적 요소들과 언어 내 단어들의 합성
X.단어들의 역사

옮긴이에 대해

역자 소개         

김민수는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노어학을 공부했으며, 러시아 치타 국립대학교에서 철학과 인간학을 수학했다(철학박사, 언어학박사).
언어와 사고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으며,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강사로 일하는 한편, 주로 러시아의 과학기술 분야, 에너지 분야의 전문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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